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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 펼쳐진 새로운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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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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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현황 및 문제점

홍익대학교(이하 홍대) 인근지역은 도시계획법상 으로 상업공간과 주거공간이 혼재한 준주거지역 으로 용도가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단란주점, 모 텔 등 유흥소비업종의 허가가 크게 제약받고 있었 고,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적 구심지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가로를 중심으로 음식점, 바, 패션 등 다양한 소규모 상업 시설이 밀집해 있고, 이면도로 뒤편으로는 원룸, 다세대주택 등 주거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주거공 간과 중첩되어 출판, 디자인 및 인터넷 관련 업체 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홍대문화를 상징하는 클럽 들은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아 주택가에 접한

이면도로 지하에 주로 위치하고 있다.

최근 두드러지는 변화는 비교적 환경이 좋은 단독주택들이 원룸, 다세대주택으로 재건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고층화된 업무시설이 없는 홍대지역에서 전문업종들을 수용하기 위한 나름 의 대안이 되고 있다. 또한, 대로를 중심으로 한 고층업무 빌딩이 하나둘 늘어나고 홍대전철역을 중심으로 가로변이 급속하게 상업화되고 있다는 점도 두드러진다. 이로 인해 지가상승, 유흥소비 업종의 침투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으며, 홍대정문 앞을 중심으로 한 준주거지역에도 그 영향을 미치 고 있다. 신촌지역과 차별화될 수 있었던 홍대지 역의 공간적 특성이 빠르게 허물어지면서 문화환 경도 크게 위협받고 있는 형편이다.

놀이터 프로젝트의 목적은 홍대전철역 주변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상업화되고 있는 흐름에 대응하여 놀이터공간을 홍대문화 의 상징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지역 내적인 문화생산력을 결합하여 문화와 상업이 공존하면 서 기존 상업화의 흐름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던 것이다.

놀이터에서 펼쳐진 새로운 실험

- 서울시 마포구 홍대 앞 놀이터 프로젝트

최정한|클럽문화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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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만들기의 배경

홍대 앞 놀이터는 홍대지역의 문화적 구심점이자 관문이다. 형식상의 명칭은‘홍익어린이공원’이 지만 홍대지역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고 교 류하는 공간으로 그 성격이 변화되었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2001년부터 놀이터 주변가로의 상인 들은 놀이터를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비해줄 것을 구청에 요청하게 되었다. 구청도 지역상인과 문화예술집단, 시민단체가 주관한 놀 이터 워크숍에 적극 참여하고, 완성된 디자인설계 안에 대해 함께 설명회를 여는 등 민관파트너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다양한 공연과 전시, 교류가 자생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데도 놀이터는 공간의 협소함, 부적절한 시설물의 방치, 나무와 어두운 조명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 었다. 2002년 월드컵경기를 앞둔 지역행사 준비 는 놀이터공간에 대한 관심과 결합되어 월드컵 기 간중‘놀이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행 사가 진행되었다.

놀이터 프로젝트의 또다른 목적은 홍대전철역 주변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상업화되고 있는 흐름 에 대응하여 놀이터공간을 홍대문화의 상징공간 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와 지역 내적인 문화생산력을 결합하여 문화와 상 업이 공존하면서 기존 상업화의 흐름과는 차별화 되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던 것이다.

마을 만들기의 진행과정 및 사업내용

1. 홍대신촌문화포럼 구성

월드컵을 앞두고 신촌지역의 상인회, 문화예술단 체, 클럽, 갤러리 등 50여 개 단체 및 시설이 모여 홍대신촌문화포럼을 구성하였다. 포럼은 월드컵 관련 사업의 추진뿐만 아니라 홍대지역문화의 정 체성 확립과 지역문화의 발전방향 및 지향점을 모 색하고, 지역의 인적∙물적 문화역량들을 연결하 는 구심체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2. 놀이터 워크숍

공간문화센터 및 지역상인연합회, 문화예술집단, 관련시설 실무자, 전문가, 구청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2002년 3월부터 10월까지 4차에 걸쳐 놀 이터 워크숍이 개최되었다.

물리적인 면에서의 놀이터 정비뿐만 아니라 프 로그램 면에서의 놀이터 발전에 대한 고민이 이뤄 졌다. 관리가 되지 않아 기능을 상실한 홍대정문 앞 놀이터에 대해 공간문화센터와 상인연합회를 중심으로 문화예술활동의 활성화를 위한 놀이터 재정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사업과정 에서 놀이터 재정비에 관한 구청의 일방적인 공사 일정과 디자인작업에 대해 문화예술인들은 문제 를 제기하였고, 의견수렴과 공사 후 사후관리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놀이터 워크숍을 통해 지역단체 및 문화예술인, 전문가, 구청관계자, 설계회사 대

roadclubfestival 디제이 라이브공연

roadclubfestival 거리레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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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및 담당 직원들은 수차례 워크숍과 설명회를 갖고 놀이터 디자인을 수정하면서 최종안을 만들 었다.

3. 월드컵기간중의 놀이터 프로젝트

놀이터 프로젝트는 홍대신촌문화포럼이 중점적으 로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월드컵 시기의 문화프로 그램에서 지금은 일상적인 홍대앞 문화프로그램 으로 변경하여 실행되고 있다. 크게 프리마켓(벼 룩시장, 아트벼룩시장)과 설치물, 공연 등의 프로 그램이 이루어졌다.

프리마켓은 하나의 행사프로그램으로 시작되 어 격주 토요일 오후 놀이터 프리마켓 상설화로 발전했고, 프리마켓기획단이라는 조직을 구성하 게 되는 성과도 거두었다. 프리마켓과 연계하여 작은 공연으로 독특한 음악색깔을 선보이고 있는 뮤지션, 인디밴드들의 공연(카바레사운드, 하자센 터의 거리악사들 등)과 한국실험예술정신‘코파 스’의 퍼포먼스 파티가 열리기도 한다.

4. 월드클럽데이 개최

월드클럽데이는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 저녁 홍대 지역의 전문댄스클럽(테크노, 힙합, 록) 열 군데 를 만 원짜리 티켓 한 장으로 입장할 수 있도록 한 홍대 클럽데이를 월드컵기간에 맞추어 재편한 프 로그램이다. 당초 서울시는 젊은 청년들과 외국인 들이 즐겨 찾는 홍대 클럽을 도시마케팅의 주요

콘텐츠로 인정하여 1천만 원의 지원금을 공식화 했다. 그러나 서울시 감사실에 익명의 사이버민원 이 접수되면서 서울시의 지시에 따라 구청이 단속 을 하게 되고, 10개 클럽 중 4개에 대해 영업정지 예고통보를 해왔다. 그 이유는 도시계획법상 준주 거지에서 클럽의 영업이 허가되지 않기 때문에 일 반음식점으로 허가받은 뒤 춤추는 클럽으로 운영 할 때는 불법이라는 것이었다. 홍대 앞에서 춤추 는 일이 불법이라는 사실에 대해 공간문화센터와 클럽주모임에서는 클럽합법화운동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서울시의 지원 없이 월드클럽데이를 축소 하여 놀이터에서 진행했다. ‘Feel∙合’이란 주제 로 테크노음악과 국악공연, 패션쇼 등을 결합하여 열린 놀이터와 갇힌 클럽문화가 새로운 만남을 시 도한 것이다.

5. 꽃향기 날리는 사운드스트리트 파티 개최 놀이터 앞 거리를 상인들은 스스로 사운드스트리 트라고 이름 붙였다. 원래 상인들이 기업협찬, 기 금마련을 통해 거리 가로등에 스피커를 부착하고 매일 음악을 방송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기 사용, 가로시설물 설치, 민원 등과 관련된 부정적 측면을 해소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 결실 을 맺지는 못했다. 공간문화센터에서는 지역상인 들이 생각하는 음악과 거리의 미관을 하나로 통합 하여 놀이터와 연계된 거리 전체의 문화적 특성과 분위기를 살려 나가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놀이

재즈클럽에반스공연( )과 클럽 코스모에서의 힙합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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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와 사운드스트리트에 접한 가게 앞에 화분과 설 치미술작품 등을 설치하고‘꽃향기 날리는 사운 드스트리트 파티(일종의 마을잔치)’개최를 제안 하였지만 상인들의 참여는 부진했다.

마을 만들기의 주체

1. 주민조직의 역할

홍대지역은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고급단독 주택이 많은 전형적인 주거지역이 1990년대 이후 급변하고 있다. 원룸과 다세대주택이 늘고 중저층 의 주상복합빌딩이 재건축되는 사례가 늘어나면 서 전문직 종사자들이 새로운 주민계층으로 자리 잡았다. 주민의 정체성이 불명확해지면서, 마을만 들기의 주대상이 되는 주민은 곧 의사소통의 결절 점이 되는 상인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 한 측면에서 놀이터 앞 상인들이 주도하는 홍익상 인회는 다양화되고 분절화된 지역사회와의 소통 을 가능하게 해주는 통로로서 역할을 했다.

2. 시민단체의 역할

개별화되고 상호 경쟁적 측면이 두드러진 홍대문 화의 흐름 속에서 놀이터 프로젝트와 같은 공동의 작업이 가능했던 요인은 전문적 문화예술집단이 아닌 커뮤니티 활동의 조직화와 프로그램화를 목 표로 한 공간문화센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간문 화센터가 주도한 클럽데이는 홍대문화의 새로운

생산에 원동력이 되었으며, 참여하고 있는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홍대신촌문화포럼을 결성하는 토대가 되었다. 그간 지역사회와는 동떨어진 문화 예술인, 뮤지션들이 만든 폐쇄적 문화의 대명사였 던 홍대문화가 놀이터공간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 을 만들고 상인 등 지역사회와 호흡하려고 시도했 다. 또한, 서울시, 구청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추구하면서 주민참여의 놀이터 정비과정을 모색 해 나갔다.

3. 행정의 역할

행정기관에서 홍대신촌문화포럼과의 파트너십을 인정하고 놀이터 정비를 진행하게 된 일차적인 동 기는 월드컵행사였다. 월드컵행사에 참여하는 외 국인들을 겨냥한 도시마케팅과 홍보가 주목적이 었다고 볼 수 있다.

놀이터 정비의 실행주체는 마포구청이었지만 마포구청이 주민참여를 통한 새로운 정비절차와 과정을 수용한 것은 서울시 차원의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4. 주체간의 파트너십

구청과의 파트너십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진행되 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인들이 참여하는 마을만들 기의 가능성을 제공해주었다. 공간문화센터가 상 인들의 참여를 통해 문화예술집단과 지역사회를 소통시키면서 홍대지역의 장소성과 문화환경에

클럽 펑키펑키에서의 밴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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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는 체험의 장을 만드 는 데 기여한 것이다. 공간문화센터 및 홍대신촌 문화포럼이 가진 행정과의 교섭력, 공신력은 홍대 문화의 장에서 그리고 지역사회 내적으로 구심역 할을 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였다.

2002년 이후의 과제

1. 놀이터공간의 유지관리

2002년 12월 놀이터는 정비가 완료되어 홍대 앞

의 문화적 구심공간으로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놀이터 정비를 주도했던 홍대신촌문 화포럼은 월드컵 이후 해체되었고 관리주체가 사 실상 불분명한 가운데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관 리주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유지관리는 단지 시설 물 관리와 쓰레기청소에 국한되지 않고, 놀이터 주변이 노점상에 의해 점거되는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2. 지역사회와의 새로운 소통구조 만들기

2002년 놀이터 정비는 홍익상인회를 통한 주민과

의 교류, 지역사회와의 만남을 극히 제한된 수준 에서 제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면도로 뒤편에 입지한 주거지역의 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와 통로는 거의 막혀 있다. 주거환경을 보호하려는 주민과 상인들의 이해가 일치되지 않고 상인들도 입지한 가게의 위치에 따라 대립하는 경향도 보인

다. 따라서 주민 다수와의 의사소통구조를 새롭게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주민들을 끌어낼 만한 이 슈가 없는 지역에서는 지역사회 전체와의 의사소 통을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활용할 수 있다.

3. 행정의 측면

구청은 현재 홍대문화지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홍대지역의 문화환경을 보호∙육성하는 데 그 취 지가 있다. 그러나 홍대지역의 장소성을 공간적으 로 어떻게 유지하면서 문화를 활성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결여되어 있다. 홍대 전철역 뒤편 이 면도로가 구청에 의해 걷고 싶은 거리로 정비된 후 제2의 신촌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물리적 정비 위주의 접근은 폐해를 남길 수밖에 없다. 구청은 그 장소가 가지고 있는 문화생태적 환경을 이해하 지 못하기 때문에 놀이터 정비 및 관리에서도 혼 란스럽고 이중적 잣대로 접근하고 있다.

앞서 지적했듯이, 놀이터의 기능과 관련하여 상당한 딜레마를 안고 있다. 노점상 단속의 필요 성과 프리마켓 지원, 지역사회 구성원간의 수요 차별 등은 공공적 개입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 나 놀이터의 대체공간 제공이나 노점 단속에 따른 형평성 시비 및 생존문제, 시설유지관리 등은 구 청에서 사실상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놀이터와 연계되어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 해서는 지구단위의 정비계획과 관리방안이 민관 파트너십 체제에 의해 마련되어야 한다.

‘클럽 후퍼앞’

‘홍대앞 놀이터 퍼포먼스팀 공연’모습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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