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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건축 잡상 (11) 반동산(半動産)과 이동형 음압 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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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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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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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대해 떠올리게 될 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모 습들이 있다. 노래 가사에도 있듯이, ‘푸른 초원 위에 박공 모양의 경사 지붕을 가진 그림 같은 집’이 일반적인 형태 일 것이다. 혹은 ‘한 건물에 모여서 거주하는 공동주거방 식(아파트 등)’을 떠올릴 수도 있다. 공통점으로는 땅에 단 단히 박혀 있는 영속성을 전제로, 두꺼운 재료들과 기둥·

벽·지붕 등이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와는 달 리 최근에는 현대 사회의 빠른 흐름에 맞게, 주거에도 점 차 가변성·임시성·경량화·이동성 등 다양한 성격이 요 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되어 반동산(半動産)이라는 개념이 있다.

1)

일 반적으로 인식되는 ‘움직이는’ 성질의 자산인 동산(動産)과

‘움직일 수 없는’ 항구적인 성격의 부동산(不動産) 사이에 서 가역적인 성능을 지니면서도 가변성능을 가진 중간 지 대의 주거형태

2)

를 얘기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들을 충족해야한다. ‘멈춰있지 않아야하며, 크지 않아 야하며, 무겁지 않아야하며, 건축재료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집의 형태를 가지지 않아야 하는’ 등의 내용이 그것 이다. 이에 따르면 상기에 언급했던 박공형 주택이나, 아 파트 등은 모두 반동산의 개념에는 적합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보다는 캠핑카나 텐트 같은 형식이 반동산의 넓은 범위 안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건축

1) 일본 와세다 대학의 요시무라 교수(Yasutaka Yoshimura : 1972 ~ ) 는 반동산(半動産) 건축을 연구하며, 이를 토대 로 건축가들의 근현대시대 유명 주거 작품을 연표로서 정 리하여 소개하였다. (신건축 잡지, 10월호, 2020년 / 반동 산(半動産) 건축년표, 출처 : https://www.youtube.com/

watch?v=n0yKO9R9v_4)

2) Semi-movable architecture 라고도 한다.

물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프랑스 건축가 장 푸르베(Jean Prouve : 1901~1984)는 2차대전직후인 1945년에 임시주거 형태로서 언제든지 해 체 및 조립이 가능한 주택을 계획하였다.

3)

그가 고안한 주 택은 공업화 시대의 기술력을 통해, 낮은 단가로서 대량

3) Demountable House 로 불리우며, 6mX6m, 8mX8m, 6mX9m 의 사이즈로 제작되었다.

그림 1. 반동산(半動産) 건축의 개념 소개.

(출처 : https://japan-architect.co.jp)

그림 2. 장 푸르베 하우스 실내 모습.

(출처 : https://www.metalocus.es)

(2)

생산이 가능하도록 제안되었다. 장 푸르베 하우스는 금속 프레임과 나무 패널 벽체, 그리고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시소같은 균형추 기둥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세 명의 기술 자가 볼트 결합으로 이틀만에 현장에서 지을 수 있도록 공 장에서 사전 제작되었다.

4)

1960년대에 프랑스 건축가 장 벤자민 마네발(Jean- Benjamin Maneval : 1923~1986)은 6개의 플라스틱 쉘구 조를 사용하여 곡면으로만 이루어진, 미래지향적인 디자

4) Pre-fabrication (사전제작방식)의 주거 형태는 당시로서 획기적 인 발상이었다. 장 푸르베 하우스는 6X6타입이 160개, 6X9 타입 은 45개만이 제작되었으며, 현재 6X9 타입의 20개를 포함하여 소 수만이 남아 있다. 이중 한 점이 한국에도 들어와 있으며, 건축물 공개행사인 ‘오픈하우스 서울’을 통해 ‘가회동 장 푸르베 하우스’

로 소개된 바 있다. (참고 : https://youtu.be/5NuZ8Md1TGQ)

인 주거를 선보였다. 36㎡ 면적에 현관·침실 2곳·거실·

주방·화장실 등이 있었으며 전체의 무게는 불과 1.5톤에 불과하여 트럭으로 운송후 현장에서 며칠만에 조립 및 설 치할 수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연결 모듈에 따라 2개 이상 의 주거를 연속적으로 붙여 확장도 가능하였다.

5)

이처럼 ‘단독 주거의 부분요소들이 모듈화되거나 사 전 제작’될 수 있다면, 비슷한 개념이 공동주택에도 적용 될 수 있지 않을까? 엘리베이터·설비배관·전기 등을 공 유하는 코어는 수직으로 설치하되, 개별 주거는 모듈화하 여 언제든지 조립·설치·교체가 용이하도록 짓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1972년 일본에 서는 ‘개별 주거 유닛들이 캡슐로서 사전 제작’되어, 중심 코어타워에 플러그인 형태로 연결된 공동주택이 등장하였

5) Bubble House 라고도 불린다. 6개의 폴리에스터(Polyester) 쉘구 조 벽체와 메타크릴레이트(Methacrylate) 곡면 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부의 육각형 금속 프레임과 상부의 폴리에스터 돔으로 개별 쉘들을 접합 연결하였다. 총 300여개가 생산되었으며, 현재 그 중 일부가 남아 있다.

그림 3. 장 푸르베 하우스 조립 개념도.

(출처 : http://static.dezeen.com)

그림 4. 장 푸르베 하우스 실제 설치 모습.

(출처 : https://www.metalocus.es)

그림 5. 트럭으로 쌓아서 운송이 가능한 버블하우스의 조립 개념도.

(출처 : https://www.inexhibit.com)

그림 6. 버블하우스 외관 모습.

(출처 : https://www.inexhibit.com)

(3)

다. 메타볼리즘 건축 사조의

6)

대표적인 건물로 꼽히는, 건 축가 키쇼 쿠로가와(Kisho Kurokawa : 1934~2007)의 나 카긴 캡슐 타워가 그것이다. 140여개의 개별 캡슐 주거는 2.5mX4.0m의 규격에 일체형 데스크와 침실 및 화장실 등 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금속 트러스 구조로 제작되어 계단 과 엘리베이터·설비배관 등이 있는 중심부 콘크리트 코 어 타워에 4개의 고장력 볼트만으로 매달리도록 설계되었 다. 사전 제작된 캡슐 주거 유닛들 및 프리캐스트 콘크리 트 계단 등을 활용하여, 11층과 13층으로 구성된 두 개의

6) Metabolism 이라고 하며 생물이 신진대사를 하듯이, 대형 건물 과 도시도 고정된 형태와 불변적인 속성을 버리고 유기적인 성장 과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1960년대 일본의 건축운동이며, 전세 계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쳤다.

캡슐 타워는 불과 30일만에 완성할 수 있었다.

7)

갑작스런 재난 및 전쟁 등으로 발생하는 난민들을 위한 임시 주거 형태의 쉘터 또한 이러한 반동산의 개념에 포함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건축가 시게루 반(Shigeru Ban : 1957~)은 두꺼운 종이심과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활용하여 임시 쉘터를 구현함으로서 친환경적이면서도 언 제든지 해체와 조립이 용이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건물을

7) 초기에는 25년마다 개별 주거 캡슐들을 교체할 수 있도록 지어졌 으나, 반세기가 되도록 보수나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아 30여개 의 주거는 방치되어 있으며 현재 철거와 존치 사이의 기로에 놓 여 있다. (출처 : 'Fate of Tokyo's original capsule tower hangs in balance', April, 2020, Nikkei Asia, https://asia.nikkei.com) 그림 8. 확장형태의 버블하우스 개념도.

(출처 : https://www.inexhibit.com)

그림 9. 나카긴 캡슐타워의 외관.

(출처 : https://www.archdaily.com)

그림 10. 나카긴 캡슐 타워의 조립 개념도.

(출처 : https://www.metalocus.es) 그림 7. 버블하우스 주거 내부의 모습.

(출처 : https://www.inexhibit.com)

(4)

제시하였다.

8)

유명 가구회사인 이케아가 몇 해전 선보인

‘더 나은 쉘터 프로젝트’는 기존의 단순한 텐트 시설을 넘 어, 사생활보호·전기공급·지속성·보안성 등을 강화하 였다. 이를 위해 태양광 시스템으로 실내 열에너지 공급을

8) 1995년의 고베 대지진부터 시작하여 2016년 에콰도르 지진에 이 르기까지 20여년에 걸친 시게루반의 임시 쉘터 프로젝트는 지속 적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이재민들에게 신속한 주거 환경을 제공 하였다. 에콰도르 지진 쉘터의 개별 사이즈는 380X525X328.5cm 이며, 플라스틱(맥주)박스·방수천·대나무·철사·로프 등 주 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구성하였고 $2,000의 낮은 건축 비용으로 완성하였다.

높이고 재활용 플라스틱 등을 통해 보다 지속적인 주거로 서 기능하게 하면서도, 불과 두 개의 박스에 담긴 형태로 제작하여 언제든지 운반 및 설치·조립이 용이하도록 구 성하였다.

9)

코로나 시대의 음압병동은 치료 받는 환자들에게는 또

9) Better Shelter Project 로 불린다. 면적은 17.5㎡ 이며, 5인기준 3 년간 주거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제안되었다. 각각의 박스는 80kg의 무게이며 금속구조·환기지붕 및 태양광패널·창호가 달린 벽체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4인이 5~6시간만에 조립할 수 있다. 2015년부터 UNHCR(유엔난민기구)와 함께 50여개의 나라 에 5만여개가 제공되어 사용중이다.

그림 11. 나카긴 캡슐 타워 시공 모습.

(출처 : https://thethinkingarchitect.wordpress.com)

그림 14. 시게루 반의 종이심 쉘터 내부.

(출처 : https://divisare.com) 그림 12. 나카긴 캡슐 타워 주거의 내부 모습.

(출처 : https://www.iconichouses.org)

그림 13. 시게루 반의 종이심 쉘터 외관.

(출처 : https://divisare.com)

(5)

하나의 주거로서 여겨질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도에 따라 음압병동은 신속한 설치 및 해체·운반 등이 매 우 중요한 이슈였는데, 얼마전 국내 기술팀에 의해 에어돔 막구조 방식을 활용한 관련 기술 및 시제품이 개발되었다.

기존의 건물형 음압 병동에 비해 제작비용이 1/5에 불과하 고, 옥외 어디든지 5일안에 설치가 가능하며, 쓰지 않을 때

는 공기를 빼내어 1/10의 부피로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이동 및 보관이 용이하고 해외 수출도 기대할 수 있다.

이렇듯 최근의 주거에 대한 다양한 개념들은 더 이상 집이란 영구적으로 땅에 박혀서 무거운 재료들로 지어지 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설치와 해체·이동이 가능하도 록 다양한 재료와 형태를 통해 제작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 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의 현장 제작 위주인 건설업 방식 에 사전 공장 제작 방식의 제조업적 특성이 도입되어야 함 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무쪼록 천편일률적인 방법 이 아닌, 다양한 방식의 ‘집’들이 우리 사회에도 등장하고 공급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림 15. 이케아의 ‘더 나은 쉘터’ 텐트.

(출처 : https://bettershelter.org)

그림 16. ‘더 나은 쉘터’ 조립개념도.

(출처 : https://www.popsci.com)

그림 17. 이동형 음압병동 외관 모습.

(출처 : https://www.chosun.com)

그림 18. 이동형 음압병동 내부 구성 모습.

(출처 : https://www.seoul.co.kr)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