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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부대학교 도시계획학과 교수(제1 저자)
전화:041-750-6741, e-mail:[email protected]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제2 저자)
전화:02-3299-3087, e-mail:[email protected] 응용경제 제6권 제2호
2004년 9월, 한국응용경제학회
세계의 지역혁신 사례 분석
- 관련 이론, 성공 요인 및 실패 사례 -
강 현 수*․정 준 호*
논문 초록
참여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정책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 이 지역의 내생적 산업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클러스터 육성 및 지역혁신체제 구 축” 정책이다. 이글에서는 참여정부의 이러한 정책이 성공하기를 기대하면서 외국 사례를 통해 교훈과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 논문에서는 외국의 클러 스터 및 지역혁신과 관련된 이론, 클러스터의 성공 요인, 클러스터 정책의 특징 및 성공 조건, 외국의 정책 실패 사례를 유형별로 분석하고 이에 근거하여 정책 제언 을 도출해 보고자 한다.
JEL 분류번호 : O2, R0, R3
핵심주제어 : 클러스터, 지역혁신체제, 네트워크, 지역발전, 지역혁신정책
Ⅰ. 머리말
1)노무현 대통령이 이끄는 참여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해 대통령자문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주축으로 각종 균형발전 정책 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참여정부는 새로운 국가균형발전 패러다임으로 지역혁신과 지방주도를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지역간 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참여정부의 균형발전정책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지역의 내생적 산업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클러스터 육성 및 지역혁신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춘 정책 이다. 이러한 정책은 이미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구의 최근 지역 정책에서 널리 보 급, 실행되고 있는 것으로서, 그 방향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어 보 인다.
그렇지만 다음과 같은 제약 조건들 때문에 참여정부의 클러스터 육성 및 지역혁 신체제 구축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그 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관련 중앙 부처들은 현재 지역 클러스터 육성이나 지역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 한 정책들을 시행중이나, 이들 부처 사이의 연계․조정체계가 미약하다. 지방정부는 재정자립도가 낮고, 관련정책의 기획 및 집행 경험이 미약하여 독자적인 정책추진 이 어렵고 주로 중앙정부의 재원과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혁신의 핵심거점으로 간주되고 있는 지방대학의 현실적 혁신역량이 미비한 실정이다.
한정된 국가 예산 및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또 계속 심화되고 있 는 지역경제의 쇠락 현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클러스터 및 지역혁신체제에 초점을 맞춘 참여정부의 지역산업 발전정책은 반드시 성공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보다 먼저 이러한 정책을 실행해 본 바 있는 다른 나라의 경험들은 우리 에게 유용한 교훈과 시사점을 줄 것으로 여겨진다.
이 글에서는 외국의 클러스터 및 지역혁신과 관련된 성공 요인과 정책 실패 사례 를 유형별로 분석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교훈으로부 터 참여정부 지역정책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이러한
1) 이 글은 강현수․정준호가 2004년 “클러스터 정책의 수행에 있어서 정부정책 개입의 방 향 - 외국의 관련정책 실패사례와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의 내용 중 일부를 수정 보완 확대한 글이다.
작업을 위해 우선 먼저 클러스터 및 지역혁신체제와 관련된 이론 동향을 살펴보는 작업부터 시작할 것이다.
Ⅱ. 관련 이론 : 지역혁신체제와 클러스터의 개념, 관계 및 유형
1. 지역혁신체제(Regional Innovation System, RIS)의 개념과 등 장 배경
지역혁신체제의 개념에 관한 정의는 논자2)에 따라 다양하지만, “지역발전을 도모
<그림 1> 지역혁신체제 구축을 통한 지역발전 개념도
자료: Morgan and Nauwelaers(2003: 27).
2) 예를 들면, 장재홍(2003)은 상호작용적 학습의 적정 단위로서의 지역 내 혁신주체간의 신뢰(trust)와 호혜성(reciprocity)을 토대로 지식의 창출, 확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일련의 협력체계’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정한 지역에서 지식을 창출, 확산, 활용하는 과정”으로 정의 할 수 있다(Oughton et al., 2002). 이와 같은 정의에 따르면, 지역혁신체제 형성 의 궁극적인 목표는 혁신을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정책의 목표는 지역 내 혁신주체간의 신뢰를 형성하고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떻게 지역발전이 이루어지는가를 나타낸 것이 <그림 1>이다.
지역혁신체제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혁신이 가장 발생할 수 있는 적정 공간범위 는 국가가 아니라 지역(region)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의 공간적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가 중요한 논점 중의 하나이다. Amin and Thrift(1994) 는 적정 지역규모를 ”제도적 네트워크와 제도적 밀집성(thickness)이 발전될 수 있 는 공간범위”라고 제시한다. 이러한 주장은 다분히 이론적이다. 또한 이들은 지역규 모를 설정하는데 있어서 “신뢰와 협력이 구축되어 대면접촉이 가능할 수 있는 규모 가 작지만 규모와 범위의 경제가 향유될 수 있는 규모가 큰 공간”을 동시에 고려해 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상적으로 지역은 국가의 하위단위로서 경제, 사회, 문화, 지 리적 동질성을 공유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지역혁신체제의 논의를 주도한 Cooke(2003)은 상호작용적 학습의 적정 단위, 규모의 경제, 정책적 요소 등을 고려 하여 스페인처럼 자율성을 가진 지역공동체로서 연방국가의 주(州) 또는 도(道)가 지역혁신체제 형성의 적정 공간수준이라고 제안한다.
지역혁신체제의 논의가 세계화와 지방화에 대응한 서구의 신지역주의(new regionalism)와 국가의 공동화(hollowing out of the state) 논의와 맥을 같이하 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차원이 더욱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Cooke, 2003). 이러한 맥락에서 지역은 ‘전략적 경제단위’로서 부각되며 국민경제의 하위지 역 경제권이 지역혁신체제 구축의 적정 공간단위로 설정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Ohmae(1995)는 세계화 시대의 개방경제하에서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4C(Communication, Capital, Corporation, Consumer)가 순 환하는 인구 500-2000만 규모의 경제권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예 를 들면, 일본은 초광역 단위의 9개 지역에서 19개의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하 고 있으며3), 영국은 잉글랜드 지역을 9개 지역으로 나누고 지역정부를 출범하려고 하고 있다(<표 1>참조).
3) 특히 일본의 경우는 47개 행정구역을 6-12개로 통합하는 초광역권 형태인 도주제(道州 制)에 대한 논의가 세를 얻고 있으며, 시범지역으로 홋카이도(北海道)가 유력시되고 있 다.
- 전 문 화
- 클 러 스 터 중 심 에 기 업 과 지 식 의 집 중
- 지 원 기 업 - 보 완 적 기 업
- 기 술 인 프 라 - 물 리 적
인 프 라
- 지 식 인 프 라
- 벤 처 캐 피 탈 -공 적
금 융 지 원 - 관 습 , 사 회 적 자 본
- 촉 진 자 , 조 정 자
-중 앙 및 지 방 의 지 원 체 계
혁 신 인 프 라
인 센 티 브 (금 융 ) 제 도 와 거 버 넌 스
- 전 문 화
- 클 러 스 터 중 심 에 기 업 과 지 식 의 집 중
- 지 원 기 업 - 보 완 적 기 업
- 기 술 인 프 라 - 물 리 적
인 프 라
- 지 식 인 프 라
- 벤 처 캐 피 탈 -공 적
금 융 지 원 - 관 습 , 사 회 적 자 본
- 촉 진 자 , 조 정 자
-중 앙 및 지 방 의 지 원 체 계
혁 신 인 프 라
인 센 티 브 (금 융 ) 제 도 와 거 버 넌 스
<표 1> 주요 OECD 국가의 인구규모와 지역구분 현황(2001년 기준)
국가 국가인구
(천명) 도의 개수 도 당
인구수(천명) 비고
한 국 47,008 16 2,938
미 국 275,372 50 5,507
일 본 126,926 47 2,701 道州制 구상(6-12개)
독 일 82,205 16 5,138 9개주 통합안 구상
프랑스 58,893 22 2,677 6개 계획권역
영 국 58,655 63 931
잉글랜드 9개 지역정부 및 웨일즈와 스코틀랜드 분권화
이탈리아 57,189 20 2,859
스웨덴 8,872 21 422
핀란드 5,181 6 864
덴마크 5,340 14 381
주:1) 여기서 도란 국가의 바로 하위에 있는 지방행정 계층 일반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함.
자료:이동우 외(2003: 30)에서 재구성.
<그림 2> 완결적인 지역혁신체제의 구성요소
자료:Andersson and Karlsson(2002).
한편 혁신의 대상은 기술뿐만 아니라 조직, 마케팅, 금융, 지역행정조직 등 경영 활동 전반과 지역정부 등을 포괄할 수 있다. 지역혁신체제는 이처럼 광범위한 혁신 이 발생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 기업지원, 금융, 생산체계 등과 이를 지원하는 제 도와 인프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지역혁신체제는 협소한 의미의 산업클러스 터, 혁신인프라, 금융시스템, 제도와 거버넌스(governance)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2> 참조). 정책적인 차원에서 지역혁신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문별 각종 지원정책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통합․운영하는 것이 핵심적인 과 제로 등장한다.
2. 클러스터의 개념과 구성요소
한편 지역혁신체제와 유사한 개념으로 정책분야에서 최근 많이 수용되는 Porter(1998)의 클러스터 개념이 있다. Porter의 정의에 따르면, 클러스터는 “공유 성과 보완성으로 연계되어, 어느 특정 분야에 상호 관련된 기업들과 연관기관들(예:
교육․훈련, 연구소, 규제기관, 공공기관, 중개기관, 금융기관 등)이 지리적으로 인접 한 집단”을 의미한다. 지리적 집중, 전문화, 연관기업의 존재, 연계성 등이 바로 클 러스터를 형성하는데 필수적인 구성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연관기업(및 기관) 의 존재와 연계성 등은 클러스터와 지역혁신체제 개념들이 공유하고 있다. 공간적 범위의 차이를 제외하면 이들 개념들은 서로 수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Nauwelaers, 2003).
Porter의 클러스터 개념을 확장하고 정책차원에서 적용하기 위하여 EU 정책자 문그룹(Nauwelaers, 2003)은 클러스터를 “임계규모의 경제 행위자와 연관기업(및 조직)의 지리적 집중이 이루어지고, 공통 분야에 전문화되고, 시장과 비시장적 상호 관계를 발전시켜 클러스터의 구성원과 지역혁신과 경쟁력에 기여하는 생산체계의 조직양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EU 정책자문그룹의 정의는 Porter에서 강조되는 지리적 집중, 전문화, 기업과 연관기업(및 기관)의 존재, 연계성 등의 요소들뿐만 아 니라 구조적 특성, 임계규모, 혁신의 중요성 등의 요소들을 강조하고 있다.
생산조직양식으로서 클러스터는 프로젝트 관계로 형성되는 일시적인 기업집단과 는 상이한 구조적인(장기적인)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표 2> 참조). 클러스터는 장 기적인 현상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일시적인 관계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어서 일시 적이고 구조적인 연계 모두를 포괄한다(<표 3> 참조).
< 클 러 스 터 형 성 이 전 의 가 치 사 슬 과 생 산 조 직 ( 예 시 ) >
< 가 치 사 슬 과 다 양 한 유 형 의 클 러 스 터 ( 예 시 ) >
가 치 사 슬 의 일 부 다 양 한 유 형 의 클 러 스 터 가 치 사 슬 의 일 부
다 양 한 유 형 의 클 러 스 터
콤 비 나 트
재 벌
<표 2> 시장조직의 비교: 네트워크와 클러스터
네트워크 클러스터
∙제도적인 '배치(arrangement)' ∙제도적 ‘환경’
∙주주(shareholder)로서의 기업 ∙이해당사자(stakeholder)로서의 기업
∙강한 결속(strong ties) ∙약한 결속(week ties)
∙클럽 기구(club institutions) ∙사회적 기구
∙신뢰, 매몰비용 ∙사회적 신뢰, 평판
∙코드북(codebooks) ∙사회적 코드북(codebooks) 자료:Maskell and Lorenzen(2004).
<표 3> 시장조직의 편익: 클러스터와 네트워크의 비교 산업 조건
불확실성 高 불확실성 低
경제적 편익 지식 창출 프로젝트 관계의 클러스터
자원 효율성 유연적 관계의 클러스터 네트워크
자료:Maskell and Lorenzen(2004).
<그림 3> 클러스터와 가치사슬
자료:Duch(2003)에서 재구성.
가치사슬의 일부 다양한 유형의 클러스터 가치사슬의 일부
다양한 유형의 클러스터
생산조직양식으로서 클러스터는 공간적․기능적으로 가치사슬의 일부 요소를 수 평적으로 연계한 것이고(<그림 3> 참조), 이러한 연계가 경제적인 의미를 갖고 지 속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임계규모를 필요로 한다. 가치사슬의 모든 구성요소를 수 직적으로 통합한 생산체계의 전형적인 예로서 구소련의 콤비나트를 거론할 수 있다.
또한 상이한 부문의 가치사슬 일부를 비관련 다각화를 통해 수평적․수직적으로 통 합하여 기업집단 차원에서 가치사슬의 전체 요소를 보유한 생산시스템의 전형적인 예로서 재벌을 생각할 수 있다. 구체적인 현실에서는 가치사슬 요소간의 다양한 공 간적․기능적 연계를 수반하고 있기 때문에 클러스터의 전형적 모습을 추출하는 것 은 어려우며, 일정한 유형으로 구분이 가능할 뿐이다. 클러스터 내에서 주도적인 경 제 행위자(예: 대기업 또는 공공기관)가 클러스터 활성화의 주요 토대가 될 수 있 으며, 클러스터의 임계규모를 형성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가치사슬 요소간의 기능적․공간적 연계를 통해 기술혁신, 기술의 상업화, 조직 및 경영혁신 등 다양한 혁신들의 조합을 통해 광범위한 의미에서 혁신이 창출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될 수 있다. <그림 4>는 클러스터간의 공간적․기능적 연계를 통 해 가치사슬 전체의 차원에서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며, 이러한 연계는 지역․국 가․세계적 수준에서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가치사슬의 모든 요소
<그림 4> 클러스터의 지역간 연계:클러스터와 가치사슬의 재조정
자료:Duch(2003)에서 재구성.
를 완비한 자기 충족적인 단일의 클러스터를 상정하거나 의도적으로 그러한 것을 창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뿐만 아니라 잠금(lock-in) 현상 등과 같은 부정적 인 의미의 경로의존성을 발생시켜 폐쇄적인 생산시스템을 배태할 가능성이 존재한 다. 가치사슬의 관점에서 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촉진되기 위해서는 생산과 연구개 발의 결합이라는 가치사슬 요소의 단순한 보충이 아니라 실질적인(real) 수요에 기 초해야 하고, 클러스터간의 공간적․기능적 연계를 통해 보완적 요소를 부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지역혁신체제와 클러스터간의 관계
클러스터는 ‘축소된 형태의 혁신체제(reduced-form innovation systems)’로 이 해가능하다(Bergman, Charles and den Hertog, 2002). 클러스터는 혁신과정의 상호작용적 현상으로서 혁신체제의 ‘조작적 번역(operational translation)', 즉 혁 신체제를 현실에 구축하려는 구체적인 정책대상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러한 의미 에서 OECD는 축소된 국가혁신체제(reduced National Innovation System)로서 클러스터를 이해한다(OECD, 2001). 클러스터와 지역(또는 국가)혁신체제 개념간의 주요한 차이는 전문화 정도와 혁신에 대한 강조에 달려 있다(Nauwelaers, 2003).
전문화 정도는 클러스터는 높지만 RIS는 그렇지 않으며, 혁신에 대한 강조는 클러 스터에는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RIS에는 상당한 정도로 강조되고 있다.
지역혁신체제가 지역의 집합적 자산을 활용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내생적 발전전 략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점(김선배 외, 2003)에서 클러스터와 지역혁신체제의 경 제적 이점은 국지적인 외부경제와 공동행위(joint action)의 결합에 의해 발생되는 비교우위, 즉 집합적 효율성(collective efficiency)을 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논 의의 초점은 단순히 개별 기업(또는 개별 혁신주체)이 아니라 기업 집단(또는 혁신 주체간의 연계)이 된다.
경제학자 A. Marshall은 산업집적의 세 가지 요인으로 노동시장 풀링(pooling), 중간재(intermediate inputs), 기술의 확산효과(spill-overs) 등을 제시하였다. 이 로 인하여 국지적인(local) 외부경제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외부경제의 개념은 경 제 행위자가 (그가 행한) 투자의 모든 편익을 (그가 생산한) 제품의 가격에서 회수 (capture)할 수 없다는 것, 즉 ‘다른 행위자에게 편익이 누출된다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따라서 외부경제는 비의도적(involuntary)이고 우연적(incidental)이기 때문 에4) 이 개념만으로 클러스터 현상을 설명할 경우에 일정한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
즉, 산업집적의 세 가지 외부경제효과만을 가지고 클러스터를 설명하는 것은 불충
분하다. 의식적으로 추구되는 경제주체의 공동행위(joint action)5)가 부가될 필요가 있다(Schmitz, 1999). 왜냐하면, 클러스터는 시장규모 효과(Krugman, 1995)뿐만 아니라 혁신주체간의 상호작용적 학습효과(Saxenian, 1994)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 이다. 공동행위는 경제행위의 양자간․다자간 협력뿐만 아니라 가치사슬의 수평적․
수직적 의미에서의 협력을 포함한다. 구체적으로는 전략적 제휴, 공동 R&D, 장비 의 공동 활용, 협회 및 컨소시엄의 구성, 협력적인 하청관계의 유지 등을 거론할 수 있다(<표 4> 참조).
<표 4> 공동행위의 유형(예시)
양 자 간 다 자 간
수 평 적1) 예:장비 공유, 신제품 개발 등 예:부문별 조합, 생산자 컨소시엄 등 수 직 적2) 예:생산자와 사용자의 부품의 품질
향상 등 예:가치사슬간의 제휴 등
주:1) 경쟁자간. 2) 생산자와 투입요소의 사용자간/생산자와 산출물의 판매자간.
자료:Schmitz(1999).
이처럼 클러스터와 지역혁신체제는 집합적 효율성을 추구하며(<그림 5> 참조), 이는 개별행위의 우연적인 외부효과와 의식적으로 추구된 공동행위 양자의 결과이 다. 따라서 클러스터와 지역혁신체제는 시장적 관계(traded interdependency)뿐만 비시장적 관계(untraded interdependency)가 일정한 지리적 공간 내에서 상승작 용을 일으키는 사회․경제․지리적인 현상으로 파악될 수 있다. 클러스터 현상과 지역혁신체제의 구축에서 의식적인 공동행위가 주요한 구성요소의 하나이기 때문에 정책개입의 근거가 마련될 수 있다.
4) Mishan(1971 : 2)은 “외부효과의 본질적인 특질은 생산된 효과가 다른 경우라면 일부 정당한 활동의 의도적인 창출이 아니라 비의도적이거나 우발적인 부산물”라고 언급한다.
5) 집합적 행위(collective action)는 양자간 사업거래(bilateral ventures)를 파악하지 못 하고, 협력(cooperation)은 게임이론에서 시장거래에서의 속임수를 의미하기 때문에 공 동행위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의미를 배제하면 협력과 공동행위는 동일한 의미로 사용가능하다.
공동행위(joint action) : 조정, 신뢰, 소통 집합적 효율성
(Collective Efficiency)
숙련 노동력의 풀(pool)
중간재 공급사슬
기술확산(spillover)
(경제) (사회경제학) (사회)
클러스터
(+)
근접성 (상호작용의
반복을 촉진) 개별행위의 우연적인
외부효과 (개별기업 외부적)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집합적 외부효과 (기업집단 내부적)
(지리)
공동행위(joint action) : 조정, 신뢰, 소통 집합적 효율성
(Collective Efficiency)
숙련 노동력의 풀(pool)
중간재 공급사슬
기술확산(spillover)
(경제) (사회경제학) (사회)
클러스터
(+)
근접성 (상호작용의
반복을 촉진) 개별행위의 우연적인
외부효과 (개별기업 외부적)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집합적 외부효과 (기업집단 내부적)
(지리)
<그림 5> 집합적 효율성의 구성요소
자료:Schmitz(1999)에서 재구성.
4. 지역혁신체제의 유형 구분
지역혁신체제의 유형은 그 정책적 의도와 목적에 따라 다르게 구분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정책전달체계의 변화가 주요 목적이라면 거버넌스 측면을, 혁신역량 강 화가 주요 목적이라면 혁신주체별 특성을 기준으로 유형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혁신 선도주체가 어느 집단인가에 따라 기업중심형, 대학중심형, 연구소중심형, 혼합형 등으로 구분할 수도 있고, “지역”과 “산업”의 포괄범위에 따라 Mega- cluster형, Meso-cluster형, Micro-cluster형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OECD, 1999).
Cooke & Morgan(1994)은 거버넌스의 형태에 따라 ‘자생형’(Grassroots RIS),
‘네트워크형’(Network RIS), ‘통제형 또는 중앙주도형’(Dirigiste RIS)으로, 기업의 혁신활동의 범주에 따라 ‘지역 내포형’, ‘상호작용형’, ‘글로벌화형’으로 구분하고 이 를 결합하여 지역혁신체계를 9개로 유형화하였다. 이러한 기준에 입각하여 Cooke et. al.(2002)은 세계 주요 지역의 혁신유형을 <그림 3>과 같이 구분하였으며 가장 바람직한 유형으로 ‘네트워크형’/‘상호작용형’을 제시하였다.
한편 Asheim and Isaksen(2000)은 Cooke and Morgan(1994)과 유사한 시각 에서 지역혁신체제를 지역 토착형(territorially embedded), 지역 네트워크형 (regionally networked), 지역화된 국가혁신체계형(regionalized national
<그림 6> 세계 주요 지역의 지역혁신체계 유형 구분
자료:Cooke et. al.(2002).
<표 5> Asheim과 Isaksen의 지역혁신체계 유형구분
지역혁신체제 유형 지식기구의 입지 지식의 흐름 협력강화의 주요 요인
지역 토착형 지역 내에 입지하나, 그 수는 매우 희소
상호작용적 (interactive)
지리적, 사회적, 문화 적 근접성
지역 네트워크형
지역 내에 입지하며, 지 식기구간의 협력 강화 중시
상호작용적 계획적, 체계적 네트워 킹
지역화된
국가혁신체제형 주로 지역 외에 입지 단선적(linear) 동일한 교육과 경험을 갖춘 개인들
자료:Asheim and Isaksen(2000).
innovation systems)등 3개 유형으로 구분하고, 각 유형의 특징을 <표 5>와 같 이 정리하였다.
Asheim and Isaksen의 분류는 Cooke and Morgan(1994)의 분류방법과 유사 한데, 후자의 9개 유형을 통합하여 3개 유형으로 압축한 것이다. 지역 토착형은 Cooke and Morgan(1994)의 자생형(grassroots RIS)과 유사하며, 지역 네트워크 형은 상호작용형 및 네트워크형과 유사하다. 다만, Cooke and Morgan(1994)의 글로벌화 지향형 대신에 지역화된 국가혁신체계형을 도입한 점에서 구별된다.
Cooke and Morgan, Asheim and Isaksen의 분류체계를 공간차원에서 해석하면 OECD의 분류체계인 Micro-Cluster, Meso-Cluster, Mega-Cluster와 대응된다 (장재홍 외, 2003).
Ⅲ. 클러스터의 성공 요인
6)지역혁신체제 혹은 클러스터의 성공 요인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와 기관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분야이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른바 성공 지역들의 성공 요인들이 제각기 다르긴 하지만, 그 속에서도 공통적으로 중시되는 성공 요인들을 몇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국 정부는 일련의 클러스터 조사연구 작업을 통하여 클러스터의 발달에 중요한 요인들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고 자 하였는데, 이 결과 다음과 같은 10개의 클러스터 발달 요인을 제시한 바 있다 (DTI, 2001).
그런데 이와 같은 다양한 성공 요인들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요소들을 거론하 자면, 첫째, 네트워크와 파트너십, 둘째, 혁신기반, 셋째, 기술기반이다(DTI, 2004).
여기에 대해 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6) 이제부터 이 글에서 살펴볼 세계 각 지역의 성공 요인과 실패 사례에 대한 분석은 지역 혁신체제 개념에 입각하기 보다는 주로 클러스터 개념에 한정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그 까닭은 클러스터와 지역혁신체제가 현실에서는 지역 규모의 차이 이외에는 별다른 개념 적 차이가 없으며, 또 지역혁신체제 그 자체가 성공인지 실패인지 판단하기는 매우 곤란 하며, 굳이 판단한다면 지역혁신체제의 주요 구성요소라고 할 수 있는 클러스터의 성패 여부를 가지고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표 6> 영국 정부 DTI 보고서의 클러스터 발달의 핵심 요소 10가지
① 높은 수준의 과학기반
② 기업가 문화
③ 활발한 기업 기반
④ 핵심 인력을 유치할 수 있는 매력적 환경
⑤ 자금 조달 능력
⑥ 부동산과 양호한 하부구조
⑦ 기업 지원서비스와 관련 대기업의 존재
⑧ 숙련 노동력
⑨ 효율적 네트워크
⑩ 정책적 지원 자료:DTI(2001)
1. 네트워크와 파트너십
우선 모든 클러스터의 성공 요인으로 가장 중시되는 것은 제대로 작동하는 네트 워크와 파트너십의 존재 여부이다. 클러스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정보의 원활한 흐름이 전제 조건이 된다. 그런데 지식과 정보의 흐름은 바로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진다. OECD에서도 이미 1996년에 “클러스터 내부에서 많은 소규모 기 업들의 성공의 열쇠는 바로 공식적, 비공식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서로 협력하면 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라고 정리한 바 있다(OECD, 1996). 특히 클러스터 안에서 암묵적 지식 이전과 관련된 비공식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비공식 네트 워크를 통해 ‘시장에서는 거래될 수 없는(untraded)’ 정보가 클러스터 내에서 확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를 통하여 이러한 암묵적, 비거래 지식에 접근할 수 있을 때, 집합적 학습이 가능해지고 지역 차원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것이 다. 비공식 네트워크는 클러스터 내에서 사회관계의 기초가 되며, 어떤 경우에는 직 장 이동의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클러스터는 "지식 공동체 (knowledge community)"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공식, 비공식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참 여자 간에 신뢰 관계에 기초한 진정한 의미의 파트너십이 이루어져야 한다. 신뢰 관계나 파트너십은 무의 상태에서 쉽게 이루어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일이다. 이는 서로 공통의 목표를 공유할 때, 그리고 지향하
는 문화적 가치가 충돌하지 않을 때 더 강화될 수 있다. 또한 이는 그 지역의 제도 적 구조에 큰 영향을 받으며, 그 지역의 사회 자본의 성숙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네트워크를 통한 지식 공유, 특히 비공식 네트워크를 통한 지식 공유는 대면 (face-to-face) 접촉을 통해 주로 이루어지게 된다. 그런데 클러스터의 규모가 큰 경우라면, 이러한 대면 접촉을 통해 이루어지는 네트워크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이 경우 좀 더 복잡하고 공식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예컨대 웹의 활 용 등), 이때 그 지역의 제도적 구조의 역량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는 이러한 제도적 구조 (Amin 의 표현으로 하면 제도적 밀집성) 가 세계에서 가장 잘 발달되어 있다고 알려진 곳이다.
만약에 어떤 지역의 제도적 구조가 취약할 경우에는 공공 부문이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개입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런데 제도를 보완 하고,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공공 부문이 개입하는 과정과 방식 도 그 지역의 상황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 (예를 들면 클러스터의 라이프사이클 에 따라 발육 단계 클러스터와 성숙 단계 클러스터에 대한 개입 방식이 각기 달라 야 한다)를 띠게 된다.
2. 지역 혁신기반
두 번째 성공 요인으로 손꼽을 수 있는 것이 우수한 연구개발(R&D) 활동이 뒷 받침되는 강력한 지역 혁신기반의 존재이다. 혁신에도 여러 유형이 있지만 대체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성공적인 제품 혁신이나 공정 혁신은 뛰어난 연구 개 발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대학, 공공연구소, 민간 연구소 등을 포함하 는 연구기관들이 이러한 혁신을 촉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대학은 가장 대표적인 연구기관인데,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 대학이 혁신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의 성공에는 스탠포드 대학이, 보스턴 루트 128 지역의 성공에는 MIT가, 영국의 캠브리지 지역의 성공에는 캠브리지 대 학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고 대학이 그 지역의 혁 신에 있어서 필요충분조건인 것은 아니다. 대학이 별로 기여하지 못한 곳에서도 성 공적인 클러스터가 발전한 사례가 많이 있다. 그렇지만 대학을 포함한 연구기관의 역할이 클러스터의 성공에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따라서 이 들과 기업체 사이의 산학 연계를 강화하여 지식의 이전과 교류를 촉진시키거나, 연 구 결과의 상업화를 촉진시키려는 여러 정책적 노력들이 시행되고 있다.
3. 지역 기술 및 숙련기반
세 번째 요인은 지역이 강력한 기술 및 숙련 기반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이다.
여러 연구자들이 클러스터의 성공 요인을 숙련 노동력 및 이들이 보유한 고급 기술 기반에서 찾고 있다. 이러한 기술 및 숙련기반의 존재는 그 지역 소재 기업의 성공 을 보장할 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 기업을 유치하는데 있어서도 아주 매력적인 요 인이 된다. 특히 높은 수준의 질을 지닌 노동력의 양적 풍부함, 그리고 그 노동력 구성의 다양성이 바로 그 지역의 기술기반의 우월성을 판단하는 여부가 된다. 대도 시에서 금융 산업이나 문화미디어산업 클러스터가 발달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대도시에 이러한 산업에 종사할 노동력의 양과 질, 다양한 구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클러스터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의 기술 및 숙련기반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역 노동력의 교육과 훈련 체계를 제대로 갖추는 것이 중요 하다. 산업과 기업의 수요에 맞는 적절한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교육훈련 체계의 역량이 바로 그 지역 기술 및 숙련기반의 성공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훈 련 체계는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젊은 노동력 뿐 아니라, 구조조정을 통해 퇴 출된 기존산업 인력에 대해서도 제대로 작동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4. 기타 성공 요인
앞서 살펴 본 세 가지 요인 외에도 클러스터의 성공에 있어 보편적으로 중시되고 있는 요인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클러스터를 선도하는 대기업의 존재 여부이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비하여 기술개발, 시장창출, 숙련향상 등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 규모 덕분에 그 자체가 하나의 혁신체제로 기능할 수도 있다. 대기업은 자신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연구개발 능력을 통하여 스스로 혁신을 창출하여 이를 주변의 중소기업에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그 지역의 중소기업들에게 기술 이나 자금을 지원하는 후원자(mentor)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대기업은 관련 중소 기업들로 구성된 가치사슬의 핵심 관리자 혹은 네트워크의 핵심 결절(node) 역할을 수행하게 되어, 지역 클러스터의 지식과 정보 교류의 중심이 된다. 클러스터에서 대 기업 역할의 가장 모범적 사례는 일본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일본의 대기업은 그 주 변의 중소기업들과 신뢰에 기반한 협력적이고 안정적인 파트너쉽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섯 번째 요소로, 지역의 적절한 물리적 하부구조도 클러스터 성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잘 발달된 교통 통신망이 그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공지의 사실이다.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 전통적 하부구 조와 아울러 초고속 인터넷망 등 최근 새롭게 중요성이 부각되는 정보통신 하부구 조의 발달은 원자재 구득 및 제품 판매 과정에서 수송비용을 낮추며, 지식과 정보 의 거래와 전달을 원활하게 하며, 고급 숙련 노동력의 유치에 큰 도움을 준다.
여섯째로 들 수 있는 성공 요인으로 진취적인 기업가정신을 들 수 있다.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의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심, 위험(risks)을 감수하 면서 기존 관습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수용하거나, 기존 기업 이나 연구기관, 대학으로부터 분리 창업하는 것 등의 진취적 기업가 정신이 있는 지역 문화는 클러스터의 성공에 큰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빼 놓을 수 없는 요소로 금융 (finance) 에 대한 접근성을 들 수 있 다. 기업이 창업하거나 확장하거나 연구개발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며, 이러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가는 해당 기업 및 클러스터의 성공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기술개발 가능성을 제대로 분석하고, 이에 과감히 투 자할 수 있는 벤처 캐피탈은 혁신 창출 및 그 상업화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5. 외부적 요인
지금까지 살펴본 것이 클러스터 내부의 관점에서 살펴본 성공 요인이라고 한다 면, 클러스터 내부의 노력과는 다소 무관한 선험적, 외부적 요소도 클러스터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외적 요소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입지 적 요인이다. 오래 전부터 훌륭한 산업 전통을 지니고 있던 지역은, 그렇지 못한, 이제 막 개발하려는 지역에 비해 출발선부터 훨씬 우월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대도시는 기존의 오랜 역사적 산업 전통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풍부한 노동력, 높은 수준의 생활환경, 도시화 경제 및 집적경제를 누릴 수 있기 때 문에 클러스터 발전에 매우 유리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금융 및 문화산업 클러스 터는 대체로 대도시 내부 도심지역에, 첨단 기술 산업클러스터는 대도시 인근 지역 에서 발견되고 있다.
외부적 요소로 또한 중요한 것이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투자이다. 클러스터의 발 전에 있어서 기업과 시장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긴 하지만, 정부의 역할 역시 절대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시장의 역할이 가장 강조되고 있는 국가로 알려진 미국에서
도 사실은 정부가 큰 역할을 했다. 실리콘밸리의 발전을 가져온 계기도 이 지역 항 공우주산업 분야에 대한 막대한 투자였으며, 보스턴 루트 128지역의 성공도 방위산 업 분야의 투자가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Markusen(1991)은 미국 첨단산업의 입 지가 국방 분야에 대한 투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 일본의 쓰꾸바, 대만의 신죽, 한국의 대덕 같은 곳은 정부가 직접 나서, 물리적 하부구조 조성 및 공공 연구기관 이전을 통해 혁신 클러스터를 육성하고자 한 대표적 사례이다. 사실 기존의 대도시 지역에서 멀리 떨 어진 지역, 산업의 전통이 미비한 지역에서는 시장의 힘을 통한 클러스터 발전이 어렵기 때문에 공공 부문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
Ⅳ. 클러스터 정책의 특징과 성공 조건
1. 클러스터 정책의 특징
지역혁신을 위한 클러스터 정책은 새로운 정책영역이라기보다는 전통적인 정책영 역에 있던 기존 정책수단들의 혁신적인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다양한 정책영 역의 인터페이스(interface)를 확대시키려는 시도로서, 산업․혁신․지역정책 등을 상호작용적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혁신을 위한 클러스터 육성 정 책이 기존 정책과 다른 점은 상호작용적인 정책의 입안과 실행방식에 더욱 의존한 다는 것이다(Nauwelaers, 2003). 클러스터가 본질적으로 비즈니스 과정이기 때문 에, 클러스터 행위자(주로 기업)와의 조정, 대화, 파트너십이 정책 형성에 핵심적이 다. 다시 말해 이 정책의 새로움이란 정책수단의 실제 내용에 있다기보다는 정책 거버넌스(governance)의 측면에 그 의의가 있다. 클러스터의 촉진에 필요한 정책 영역간의 시너지와 보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책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기능적으로 분절된 기존의 정책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조정능력이 요구된다. 기업, 연구기관, 교육훈련기관,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 클러스터의 각종 행위자들이 클러스 터 정책의 기획과 실행에 밀접히 연관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정책형성의 상호작용적 특성이 강조된다. 따라서 클러스터 정책의 타당성 평가 역시 단일 정책수단의 평가 보다는 정책의 인터페이스에 강조를 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지역혁신을 위한 클러스터 정책을 입안하기 위해서는 경제구조 의 현황과 전개과정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로부터의 환
류(feedback), 그리고 다양한 수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의 배양 등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의 형성 과정에서부터 실행 과정, 사후 평가 과정에 이르기까지 높은 수준의 지적 사고와 이해능력이 필요하다.
2. 클러스터 정책의 성공 조건
(1)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클러스터 성공의 핵심 요인은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이다.
따라서 클러스터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민간부문과 공공부문간 효율적 파트너 십 형성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민간과 공공의 이해나 목표가 항상 선험적으로 일치 하는 것은 아니다.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부문과 공익추구를 목적으로 하 는 공공부문의 목표가 일치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렇지만 서로 다른 이해와 목표를 집합적 효율성을 위해 서로 조정하는 것이 바로 클러스터 정책 의 요체이다. 시장이나 민간의 요구에 무조건적 순응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시장이나 민간의 요구나 수요를 무시한 공공의 일방적 계획은 더 큰 문제이다. 특 정산업 혹은 특정기술의 선정과 같은 너무 구체적이고 세부적 차원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는 공공정책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가 있기 때문에, 올바른 정책은 “의 도된 방만”의 요소를 지닐 필요가 있다. 대신 공공 정책은 수요와 시장에 맞는 인 력 양성 및 기업가 정신을 격려하는 경쟁 문화, 교육 등 지역 환경적 요소에 집중 할 필요가 있다.
Schmitz(1999)에 따르면, 클러스터는 국지적인 외부경제와 공동행위에 기초한 경쟁우위로서 집합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클러스터란 시장적 관계(traded interdependence)뿐만 비시장적 관계(untraded interdependence)가 일정한 지리 적 공간 내에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사회․경제․지리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클러 스터는 순수한 시장 경제적 요소로만 구성되는 것도 공공 계획적 요소로만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올바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 서 중요한 것은 시장 경제적 요소, 사회문화적 요소, 공공 계획적 요소들 간의 상호 상승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민간의 지나친 시장주의적 편향도, 공공의 지나친 관료주의적, 공급자주의적 편향도 경계하여야 한다.
(2) 완결형 클러스터가 능사가 아님
클러스터 정책 방향 및 내용과 관련하여 자주 오해를 사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
로 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서는 클러스터가 자체적으로 완결된 가치사슬 체계, 즉 연구개발, 부품생산, 조립생산, 금융 등 지원서비스 등 생산과정 전반 모두를 갖추 어야만 한다는 강박적인 관념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생산조직양식으로서 클러스터는 공간적․기능적으로 가 치사슬의 일부 요소를 수평적으로 연계한 것이고, 이러한 연계가 경제적인 의미를 갖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임계규모를 요구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연계가 반 드시 수평적 연관성을 가질 필요는 없으며, 또한 가치사슬의 모든 요소를 완비한 자기 충족적 클러스터(이른바 완결형 클러스터)일 필요는 없다. 완결형 클러스터를 의도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현실적으로도 힘들 뿐만 아니라, 부정적 경로의존성을 발생시켜 폐쇄적인 생산시스템을 배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가치사슬의 관점에서 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촉진되기 위해서는 생산과 연구개발의 결합이라는 가치사슬 요소의 단순한 보충이 아니라 실질적인 수요에 기초해야 한다. 이 때 클러스터들 사이의 공간적․기능적 연계를 통해 보완적 요소를 채우는 대안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세계화 시대 개방경제, 분업경제에서는 지역 자체적으로 완결된 클러스터를 지향하는 것 자체가 무리(사회주의 자급자족경제나 구소련의 지역콤비나트의 실패 예)일 수 있다7).
(3) 공공 부문의 정책 역량
앞서 살펴본 것처럼 클러스터 정책은 정책의 기획과 수행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지적 사고와 이해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공적 개입과 지원을 위해 사전적으로 지역 전략산업이나 클러스터가 정부에 의해 선정, 육성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정부 부문 에서 고도의 분석 능력과 예측 능력이 요구된다. 또한 클러스터 정책이 효과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데 있어서 민간 부문과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는 공공 부문의 능력이 중요한 관건이라 할 수 있다.
7) 예컨대, 연구기능으로 특화된 대덕은 생산기능이 부족하므로 생산단지 조성이 필요하고, 생산기능으로 특화된 울산은 연구개발 기능이 부족한 약점이 있으므로 연구개발 기능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발상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대덕의 경우 생산단지 조성보다 더욱 더 시급한 것은 현재 대덕에 있는 정부출연연구소들의 역할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즉 지 금까지 미흡했던 정부출연연구소들의 산업지원기능을 강화하는 정책이 더 우선적으로 필 요한 것이다. 울산의 경우 외생적으로 연구개발센터를 조성하는 것보다, 현재 울산에 있 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경쟁력강화와 노사관계의 안정화가 더욱 시급하며, 이를 위해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사이의 신뢰관계나 중소부품업체들의 인력교육, 울산의 지역 노사 정 협의회의 활성화 등이 우선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4) 클러스터 정책의 한계
한편 낙후지역 또는 농촌지역에는 내생적인 자원의 부재와 잠재력의 약화로 인하 여 지역혁신이나 클러스터를 강조하는 유형의 정책이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즉 클러스터 정책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클러스터 정책 은 기존 지역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특정 경로를 제시하는 것이고, 무 (無)에서 클러스터를 창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Ⅴ. 클러스터 정책 실패사례의 유형과 교훈
정책의 실패는 정책 투입비용에 비해 투자성과가 낮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 인 해 국가자원의 왜곡과 낭비를 초래함은 물론, 지역경제 회생을 위한 시간적 기회마 저 상실케 한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클러스터 정책을 수행해 본 경험이 있는 해외 각국의 경우 이미 정책의 실패 경험이 있고, 그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해외 각 국의 클러스터 정책 실패사례를 유형별로 분석해 보면 크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 지역의 현실과 유리된 정책 추진으로 인한 실패 유형이 있다. 클러스터 정 책의 요체는 지역특성에 맞는 지역 맞춤형 정책이어야 하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정 책 추진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둘째, 연계나 네트워크에 대한 순진한 기대나 환상으로 인한 실패 유형이 있다.
클러스터 정책의 목표는 각 관련 주체들 간의 연계와 네트워크를 강화시키자는 것 인데, 이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니고 매우 어려운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너무 쉽 게 생각하거나 순진한(naive) 발상으로 추진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셋째, 정책기획 및 집행을 담당할 공공부문의 능력부족에 따른 실패 유형이 있다.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공공부문이 지나친 정치적 고려, 관료주의의 폐해, 민간 의 수요를 무시하거나 민간과의 원활한 파트너십을 형성하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지역정책을 클러스터 정책에만 의존하여 실패하는 유형이 있다. 지역 정책에 있어서 클러스터 정책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따라서 지역의 실정에 맞게 다른 차원의 정책(예컨대 물리적 하부구조 확충, 지역 교육문화환경 개선, 외자유치 정책 등)이 더 우선적으로 추진되거나 병행되어야 할 경우도 있다.
<표 7> 은 세계 각국의 클러스터 정책 실패 사례를 유형별로 구분해 본 것이다.
이제부터 이에 대해 조금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표 7> 세계 각 국 클러스터 정책의 유형별 실패 사례
대분류 세분류
지역의 현실과 유리된 정책 추진
지역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위로부터의 획일적, 표준적 정책 지역의 정책 수용 능력을 고려하지 못한 정책
첨단산업에 대한 환상 연계 혹은
네트워크 구축 실패
지역 내부연계에 대한 지나친 집착
산학연계에 대한 환상과 대학 및 연구소에 대한 지나친 기대 물리적 집적이 기능적 연계를 이루리라는 환상
정책을 담당하는 공공부문의 실패
정치적 고려로 인한 정책의 왜곡(political lock-in) 현상 민간-공공 협력 혹은 파트너십의 실패
정책 담당자인 공공부문의 능력 부족(특히 지방정부의 경우) 정부 부처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정책조정의 실패 정책의 지속성, 일관성 부족 문제
클러스터 정책에만 의존하는 문제
거시 경제적 정책요소를 간과함 사회 통합적 정책요소를 간과함
1. 지역의 현실과 유리된 정책
(1) 지역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위로부터의 획일적, 표준적 정책
지역은 각기 다양한 사회 문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고, 각 클러스터 역시 다양한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정책수단은 각 클러스터의 현실에 적합한 정책을 펴야 한다. 즉 클러스터 정책은 지역적 맥락에 민감해야 (Context-Sensitive) 한다. 가 장 나쁜 클러스터 정책은 획일화, 표준화된 정책모형과 정책수단이다. 'Tool Push approach'와 'One-Size-Suits all approach'는 매우 위험하다(OECD, 2001:
415).
우리나라 중앙부처의 경우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모델을 하나 개발하면, 이를 16 개 시․도, 혹은 각 시․군․구에 일률적으로 보급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그 부처 사업이나 부처 예산 확대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획일적, 표준적 정책을 지역에 강요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올바른 클러스터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중앙부처에서 개발한 특정 사업모델을 모든 지역에
천편일률적으로 시행하려는 발상은 버려야 한다. 이 경우 한 지역에서는 성공하더 라도, 다른 지역에서는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획일적이고 표준적인 정책보 다는 그 지역의 특수성과 클러스터의 발전단계(life cycle), 실현가능성을 고려하여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2) 지역의 정책수용능력(absorptive capacity)을 고려하지 못한 정책 위와 마찬가지 맥락에서 각 지역은 정책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에서 차이가 있 다. 어떤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수용되는 정책이 다른 지역에서는 지역 역량이 안 되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 지역의 정책수용능력을 고려하지 못한, 공 급자 중심의 일방적 정책 공급은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경제활동 인구도 얼마 안 되는 농촌마을에 지나친 규모의 시설과 자금을 지원하여 이를 감당 하지 못하는 경우나, 대학에 고가의 기자재를 지원했으나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나 이를 운용할 인력이 없어 방치하는 경우가 그런 실패 사례가 된다.
이러한 문제들은 혁신의 역설(Innovation Paradox)과 관계가 깊다(Oughton et al.., 2002). 혁신의 역설이란 혁신에 대한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더 필요한 낙후지 역의 경우, 발전지역에 비해 지역의 혁신 수용능력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혁신에 대한 투자가 더 필요한 낙후지역일수록, 공공자금 이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투자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혁신의 역설이 발생하는 이유 는 낙후지역의 경우 공공투자에 대한 흡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 의 현실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정책집행 이전에 선행되어야 한다. 지역의 현실여건 에 맞는 눈 높이식 정책과 지역의 정책수용능력 향상 속도와 맞물리는 단계별 순차 적 정책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첨단산업에 대한 환상(high tech fantasies)
개별지역이 지니고 있는 혁신체제의 잠재성과 현실을 간과한 맹목적 첨단산업 물 신주의를 조심해야 한다. 모든 지역이 첨단 클러스터 형성 기반을 갖추고 있지 않 으며, 전 세계에서 실리콘밸리와 같이 성공적인 첨단 클러스터는 단지 몇몇 지역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참여정부에서도 우리나라 각 지역이 모두 IT, BT 등 첨단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고 이로 인해 중복과잉투자나 비효율적 투자가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첨단산업이 아닌 재래산업에서도 첨단기업 은 존재한다. 따라서 지역에 뿌리내린 전통산업의 구조고도화(high-road) 전략이 더 현실적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2. 연계나 네트워크에 대한 순진한 기대나 환상
(1) 지역 내부연계에 대한 지나친 집착
개방화, 세계화 시대에 지역 클러스터의 핵심기술이나 핵심인력 공급이 반드시 그 클러스터 내부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외부에서 끌어오는 경우도 가능하다. 즉 특정 핵심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춘 경우, 일부 부족분은 외부수입이 가 능하며, 또 외부수입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외부 의존형 클러스터의 발전 사례를 살펴보면 핵심기술이나 핵심인력을 꼭 클러스터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할 필요는 없 음을 알 수 있다. 대만, 중국, 인도의 클러스터는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자국 출신 엔지니어의 귀환에 의해 추동되었다. 이스라엘 클러스터의 핵심기술 및 인력의 공 급처는 러시아 출신 유태인 이민자들이었다. 최근의 실리콘밸리도 핵심 전문 인력 을 미국 밖의 엔지니어들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현실 경제영역에서 기업들 혹은 기업들과 외부 지원기관들간의 연계나 네트워크 는 상품생산과정에서의 필요조건과 각 주체간의 이해관계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형 성, 작동, 발전되고 있다. 이러한 실제 현실에서의 연계나 네트워크의 미시적 작동 기제에 대한 이해 없이, 당위에 입각하여 연계나 네트워크 형성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가치사슬의 관점에서 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촉진 되기 위해서는 생산과 연구개발의 결합이라는 가치사슬 요소의 단순한 보충이 아니 라 실질적인 수요에 기초해야 한다.
(2) 산학연계에 대한 환상과 대학 및 연구소에 대한 지나친 기대
산업계와 대학 및 연구소간 연계, 즉 산학연계의 필요성과 당위론에 대한 목소리 는 높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생각처럼 그리 잘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혁신 체제에 관한 가장 대표적인 조사연구서인 OECD 국가혁신체제 보고서에 따르면 대 학의 이해와 기업의 이해 사이에 큰 장벽이 있음을 알 수 있다(OECD, 1997). 또 한 이 OECD 보고서에서 인용한 범유럽혁신조사(Community Innovation System: CIS)에서도 대학이 혁신의 원천 역할을 하는 경우의 비중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혁신의 원천을 묻는 조사에서, 기업 스스로나 기업간의 관계 속에서 혁신을 창출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대학으로부터 혁신을 얻었다는 응 답이 가장 적었다.
경쟁력 있는 특화산업 클러스터 육성을 위해 국제적 수준의 연구기관의 유치가
경쟁적으로 추진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역 연구기관이나 관련 기업과의 사전 네트 워크 구축 없이 클러스터의 핵심요소로서 연구기관의 유치만을 추진하는 경우, 유 치를 위해 소요되는 과도한 투자비 지출에 비해 지역산업 경쟁력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3) 물리적 집적이 기능적 연계를 이루리라는 환상
특정지역에 기능들이 물리적으로 집적되어 있다고 해서, 그들 사이에 연계나 혁 신의 확산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R&D활동들을 지역에 끼워 넣 는다고 혁신이 저절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클러스터 소속기업들의 외 부적 연계범위가 특정한 국지적 공간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기업들은 더 넓은 공간범위에 걸쳐서 연계망을 구축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또한 유럽의 과학기술단지 사례를 보더라도 유럽의 저발전 지역에 조성된 여러 과학기술 단지들이 그 지역의 지역산업과의 연계 혹은 기술이전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기보 다는, 단지 부동산 개발을 통해 외부자본 유치에만 몰두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음을 알 수 있다.
3. 공공부문의 능력 부족
(1) 정치적 고려로 인한 정책의 왜곡 현상
공공부문이 미래를 내다보고 향후 바람직한 정책의 효과성이나 파급효과를 고려 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관련주체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책이 흘러가서 결 과적으로 정책의 실패를 야기하기도 한다. 즉 합리적, 경제적 고려가 아니라 정치적, 정략적 고려에 따른 정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공공부문이 국가 단위에서 발생하는 정책 실패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지역에 대한 정치적 배려 때문에 투입자원의 분산을 가져와 선택과 집중이나 규모 의 경제 창출이 어렵다. 일본 테크노폴리스 조성 정책이 대표적인 사례이다.8) 둘째, 8) 일본에서 1983년에 제정된 고도기술공업집적지역개발촉진법, 일명 테크노폴리스법은 오 일쇼크 이후 일본 국내산업의 구조조정과 함께 지역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미국의 실 리콘밸리 등 첨단기술지역의 고도성장에 착안하여 첨단산업의 지방입지를 도모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초기에 이를 주도한 통산성은 전국 47개 都道府縣중 1개 혹은 2개 지역을 선정하여 집중 육성할 계획을 수립하였으나, 이를 지방산업 쇠퇴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자 중앙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한 거의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테크노폴리스 지정 신청을 하게 되었다. 결국 일본정부는 각 지역의 압력에 못 이겨
지역산업정책이 실제로 지역경제 육성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지역 간의 정치적 사회적 통합을 위한 정책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제정책과 사회통합정책을 명확 히 서로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내부단위에서 발생하는 실패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 내 기존 경제주 체들의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쇠퇴 불가피 산업에 대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 정책 지원이 되기 쉽다. 즉 이른바 정치적 잠금(political lock-in) 현상 발생으로 지역의 경로 의존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둘째, 지역 내 주요 헤게모니 집단(지역 주력 산업 협회, 지역 대학, 지역 부동산개발업자 등)의 사적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비효율적 정책 지원이 되기 쉽다. 이는 지역 토호집단의 기득권 혹은 지역 지배구 조의 온존과 관련된 문제이다.
(2) 민간-공공협력 혹은 파트너십의 실패
우선 민간이 배제되고 공공이 지나치게 관여함에 따라 실패할 수도 있다. 혁신의 핵심주체인 민간이 배제되고, 공공이 지나치게 구체적인 부분까지 관여할 경우 이 러한 정책은 공급 지향적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민간주체에 과도한 의존심을 키워주어 장기적으로 클러스터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공공은 민간이 해야 할 영역에서는 직접적 영향을 배제하고, 공공이 해야만 할 환경조성 등의 역할에만 치중할 필요가 있다. 의욕만을 앞세운 과도한 공공계획은 지역자원 활용의 기회비용을 높인다. 하지만 지나친 민간 요구에 그대로 순응할 경 우에도 실패할 수 있다. 민간기업의 경우 기본적 목표가 자기 기업만의 이익이나 단기적 이익에 있으므로, 지역의 장기적 발전 방향과 어긋나는 정책을 요구할 가능 성이 높다. 이때 공공이 올바른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민간의 요구에 순 응만 할 경우에 장기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3) 정책 담당자인 공공부문의 능력부족
공공부문의 경우 외부의 시장여건이나 기술변화에 대체로 둔감하기 때문에 공공 의 능력만 가지고는 신속하고도 올바른 정책방안 수립이 곤란할 수 있다. 공공의
1989년까지 26개 지역을 모두 테크노폴리스 지역으로 지정하게 되어 당초의 의도와는 많이 벗어나는 계획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지정지구가 증가하게 되자 지정의 효과는 자 연스럽게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의 경우 테크노폴리스 지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지정지역을 여러 곳으로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정지역에 대한 지 원조치의 확대에 있었다는 사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