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드 칼리에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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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유럽 외교의 핵심, 프랑스.
그 프랑스의 외교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외교대신이 전하는 협상의 비법!
사업에서나 인생에서나 영원히 변치 않을 협상의 성공 모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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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원로대신의
협상에 관한 충고
어느 원로대신의 협상에 관한 충고
프랑수아 드 칼리에르 지음/ 남경태 옮김 위즈덤하우스/ 200 1년 1월/ 15 0 쪽/ 9 ,0 00 원
▣ 저자 프랑수아 드 칼리에르
프랑수아는 루이14세의 치세에 뛰어난 활약상을 보인 프랑스의 노련한 외교관이었다. 그가 저술한 이 책은 외교술을 주제로 한 역사상 가장 뛰어난 문헌으로, 현대 서구의 외교는 물론 비즈니스계의 필독 서가 되고 있다.
▣ 옮긴이 남경태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사회과학 원전들을 번역했으며 역사와 철학 대중서들을 써 왔다. 『현대 철학은 진리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한국사 X파일』 『남경태가 읽어주는 종횡무진 동양사』 『남경태 가 읽어주는 종횡무진 서양사』 등의 저서가 있고, 역서로는 『위대한 CEO 엘리자베스 1세』 『침대 밑의 인류학자』 『아서 니호프 교수의 사람의 역사』가 있다.
▣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룬 이후, 우리 역사는 비록 몇 차례 왕조의 교체는 있었지만 늘 단일 왕조가 지 배하는 과정으로 이어져 왔다. 사실 우리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가 그렇다. 동아시아는 문명의 발 상기부터 지리적 중심이 있었고, 그 후로도 내내 그곳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기에 각 지역마다 일찍부 터 정치적 통합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동아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세계, 특히 유럽의 역사는 사뭇 다르다.
유럽의 역사에서는 국가보다 국제가 훨씬 익숙한 개념이다. 오늘날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에스파냐 등은 예전에는 그냥 지역의 이름일 뿐이었다. 이들이 정식 국가로 성립된 시기는 1648년 30 년 전쟁이 끝나고 유럽의 군주들이 모여 베스트팔렌 조약을 체결한 때부터이다. 그전까지 국경의 개 념조차 명확하지 않았던 유럽은 그때부터 영토와 국민을 확정하고 관세 제도를 도입해 새로운 국제관 계의 틀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전에 없던 개별 국가체제가 생겨나자 국제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그 국제관계에서 빚어지는 가 장 대표적인 사건은 전쟁으로, 근대 유럽의 역사는 각 나라간의 치열한 전쟁의 역사로 점철되고 있 다. 그러나 전쟁만 있었다면 유럽은 공멸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유럽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라 는 서양 문명의 꽃을 피워, 오늘날 세계 문명의 주역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전쟁의 이면에 숨어 있는 외교와 각 나라간의 협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외교의 정수는 사람을 경영하는 데 있다. 외국에 파견되는 대사는 현지에서 자국을 대 표하는 자격을 지니므로 군주의 입장에서는 어느 경우보다도 인선에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이것 을 기업 경영에 적용한다면 CEO가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 쪼록 이 책에서 외교와 협상의 기본 원칙, 사람 경영의 노하우와 더불어 고전의 향기마저 느낄 수 있
어느 원로대신의 협상에 관한 충고
프랑수아 드 칼리에르 지음/ 남경태 옮김 위즈덤하우스/ 200 1년 1월/ 15 0 쪽/ 9 ,0 00 원
협상의 유용성
역사를 살펴보면 작은 사건에서 커다란 분쟁이 싹트는 경우가 허다하다. 처음에는 호미로도 쉽게 막 을 수 있었던 사태가 점점 커지면서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되고, 마침내는 기독교권의 군주국들을 길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따라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교 분야에서 우호적인 나라와 동맹을 맺는 조치와 협상이 필요하 며, 적의를 품고 있는 나라에는 시의 적절하게 대응을 해야만 한다. 아무리 힘센 군주라 해도 상대국 의 군주들이 힘을 합쳐 도전하면, 혼자서 그들 모두를 당해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협상을 통하 여 우호적인 동맹국을 만들어 두는 것은 대단히 필요하다고 하겠다.
훌륭한 협상자의 개인적 자질
훌륭한 협상자의 자질에는 복종하는 태도, 쾌락이나 경박한 오락 같은 것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헌신 적인 정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알고 쓸데없이 지나치게 고상하거나 복잡한 길로 빠져들어 상대방에게 거부감을 사는 일 없이 목표를 향해 매진할 줄 아는 건전한 판단력 등이 포함된다.
나아가 협상자는 사람들의 생각을 파악하고 조그만 표정 변화로도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아내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노련한 협상자라면 그러한 변화를 능히 감지할 수 있다. 또한 협상자는 의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을 잘 넘길 수 있을 만큼 편법과 수완도 능해야 한다.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져도 신속하고 현명한 반응을 보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하며, 자칫 헛발을 내디뎠을 때에도 슬기롭게 반응하여 자신을 추스를 줄 알아야 한다.
또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언제나 주의 깊게 들을 수 있는 침착한 자세와 차분한 인내심이 필 요하며, 항상 열린 자세로 정중하면서도 명랑하고, 편안하고 친절한 태도를 보여 주변 사람들에게 유 쾌한 인상을 주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훌륭한 협상자라면 자신이 할 이야기를 미리 충분히 숙고하기 전에는 섣불리 말하지 않을 만큼 자제력을 갖춰야 한다. 대화의 모든 부분에 관해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고, 즉각 대답할 수 있는 능 력을 과시함으로써 명성을 얻으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어느 외국 대사는 논쟁을 워낙 즐기는 탓에 논쟁의 열기가 고조될 때마다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요한 비밀들을 누설하는 실수를 저지 르는 것으로 유명한데, 협상자는 특히 그러한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하나, 협상자가 경계해야 할 위험은 비밀스런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협상자가 자신 을 비밀로 치장하면 할수록 자신이 상대하고 있는 사람들의 신뢰를 얻기가 더 힘들어진다. 계속해서 자신을 감추려 하면 마치 문에 자물쇠가 굳게 잠겨진 것처럼 녹이 슬어 결국에는 아무도 그 문을 열 수 없게 된다.
돈의 힘
군주의 호의를 얻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군주의 마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게서 우 호적인 반응을 확보하는 것이다. 따라서 훌륭한 협상자는 상당한 비용을 들여서라도 자신의 예의범절 과 뛰어난 통찰력, 인간적인 매력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계획은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선물을 제공할 경우 상대방이 그 선물을 받을지, 거절할 지를 미리 알고 있어야만 한다. 즉 선물을 주고받는 데에도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올바른 사람에게 올바른 시간에 올바른 마음으로 주는 선물은 그것을 받는 사람에게 10배가 넘는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비록 거기에 드는 돈은 적다 하더라도, 그 작은 행동이나 관습을 실천하는 방식이 정책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노련한 협상자라면 궁정 내에 수완이 좋은 사람들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궁중 의 오락을 담당하는 무희들은 직업상 비공식적인 궁정 출입이 가능하고 어느 대사보다도 군주와 친분 이 두터우므로 협상에서 중요한 중개인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군주가 주변에 하급관리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을 경우에는, 그들 가운데 군주와 밀접한 접촉을 가지는 책무를 맡은 사람에게 적절한 선 물을 주면 중요한 비밀을 알아낼 수도 있다.
용기
용기는 협상자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이다. 협상자는 위기에 처할 경우가 많은데, 그런 상황에서 협상 자는 오로지 자신의 용기와 힘에만 의지하여 위험에서 탈출해야 하며, 동시에 진행 중인 협상에 피해 를 미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심한 사람은 비밀 계획을 성사시키기 어렵다. 그런 사람 은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두려움에 떨며, 안색이 바뀌거나 말하는 태도가 달라짐으로써 자 신의 비밀을 쉽게 내보이게 된다. 또한 자신의 안위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쓰다가 자신이 해야 할 책 무를 손상시키는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
논쟁에서의 단호함
훌륭한 협상자는 위기에서 용기를 발휘해야 할 뿐만 아니라, 논쟁에서도 단호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천성적으로 용감한 사람들은 많지만, 논쟁에서 자기 견해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논쟁에 서 필요한 단호함이란, 문제를 용의주도하게 검토한 다음 어떠한 타협에도 굴하지 않고 애초에 마음 먹은 것을, 실현될 때까지 일관되게 추구하는 자세를 말한다. 타협은 우유부단한 사람이 쉽게 찾는 도피처이다.
우유부단한 사람들은 문제를 바라볼 때 너무 많은 방향을 따지느라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 지를 잊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큰 사건들을 처리할 때 잘못된 결과를 빚기 쉽다. 그런 사건들에서는 결단력 있는 행동이 요구되며, 이익과 불이익을 신중하게 따져 보고 지체없이 주요한 목적을 추구하 는 태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뢰의 중요성
훌륭한 협상자는 자신이 지킬 수 없는 약속이나 불신을 근거로 해서 임무를 완수하려 하지 않는다.
영리한 협상자라면 사기에도 능해야 한다는 생각은 널리 퍼진 오해이다. 사기는 사실 사기치는 자의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디서나 마찬가지겠지만 협상에서 정직은 최선의 방책이다. 부정 직하게 얻은 성공은 아무리 화려해도 기반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패배한 측에서는 복수심 을 품게 되며, 증오심을 키우게 되기 때문이다.
정직과 높은 지적 능력에 의해 협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본 경험은 장차 다른 일을 시작할 때에도 큰 이득이 될 수 있다. 어디를 가든 그런 사람은 존경과 환대를 받을 것이다. 협상자는 자신이 말한 모든 약속을 반드시 충실하게 지켜야 한다.
협상자의 사생활
가정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불규칙하고 난잡한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 중요한 협상을 맡기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그러한 사람에게는 공공의 문제에서 바르고 품위 있는 자세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 이다. 따라서 사생활에서 나타난 것을 기준으로 삼아 그 사람의 역량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도박이나 술, 기타 경박한 오락을 지나치게 즐기는 사람이라면, 고도의 협상을 맡길 수 없다.
전혀 믿을 수 없는 인간이라서 언제든 자신의 통제되지 않은 욕망을 추구하느라 지극히 중요한 비밀 을 팔아 넘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침착한 태도
논쟁이 민감한 순간에, 이를테면 상대방 협상자가 심기를 건드릴 만한 말을 해왔을 때 협상자는 자신 을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 쉽게 화내는 사람은 자신의 비밀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화가 났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말해버린다면 영리한 상대방은 그 말의 본질을 쉽게 추리해서 협상자의 계획을 어긋나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
추기경에 오르기 전에 마자랭은 중요한 사명을 띤 사절로서 밀라노 총독인 페리아 공작에 게 갔던 일이 있었다. 그는 어떤 문제에 관해 공작의 진의를 알아내야만 했는데 교활하게 도 공작의 화를 돋우는 방법을 써서 비밀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만일 공작의 화를 돋 우지 못하여 공작이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았다면, 그는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것 이다.
자신을 통제할 줄 알고 언제나 냉정을 유지할 줄 아는 사람은 가볍고 쉽사리 흥분하는 사람에 비해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협상에서 성공하려면 말을 하는 것보다는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냉담한 기질, 자제력, 완벽한 분별력, 인내심, 이런 것들이 성공의 조건이다.
융통성
협상자는 변덕스런 기분에 빠지지 말아야 하지만, 남들의 어리석은 짓을 용납할 줄 알아야 하며, 때 로는 자신도 남들의 변덕에 적절하게 장단을 맞출 줄도 알아야 한다. 마치 신화 속의 프로테우스( 변 신에 능한 그리스 신화의 신)처럼 상황과 필요에 따라 자유자재로 태도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언제 나 지침을 자구(字句) 그대로 고지식하게 따르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협상자는 열정과 지성을 다해서 주어진 우호적인 상황으로부터 이득을 취해야 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군주의 이익을 낳을 수 있는 우호적인 상황을 창출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현장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급하고 중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고, 주인의 명령을 기다릴 만한 여유가 없어 나름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 때에 도 협상자는 자기 행동의 모든 결과를 예견할 만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어울리는 연설방식
군주를 상대하든 대신들을 상대하든, 협상자의 연설 방식은 대체로 온건과 겸양을 기본으로 해야 한 다. 어조를 높여서도 안 되고, 평범한 어조를 유지하면서 간결하고도 품위 있게 자신의 지위에 대한 자부심과 아울러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
실질적인 내용보다 허식적인 겉치장을 더 중시하는 군주들이 으레 하는 것처럼 장황하고 허풍을 떨며 말하는 방식을 피해야 한다. 그러나 상원이나 의회에서 이야기해야 할 경우에는 개인의 지지를 얻는 수단과 집단의 지지를 얻는 수단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의회를 상대로 하는 공적 연 설에서는 어느 정도 수사의 자유가 허용되지만, 그럴 때에도 용인되는 범위를 넘어 연설을 길게 늘리 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장황하게 연설하지 말라는 점에 관해서는 사모스 섬에서 온 협상자의 연설을 듣고 스파르타인들이 말 한 다음과 같은 대답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당신이 늘어놓은 장광설의 처음 부분을 잊었고 중간 부분은 잘 듣지 못했소. 오 로지 당신의 연설이 끝나는 순간만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었다오.
칭찬의 활용
국왕이나 고관들은 태어날 때부터 주변 사람들의 복종과 아울러 존경과 찬사를 받는 데 익숙하다는 점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로부터 늘 충성을 받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그들은 비 판에 아주 민감하며 자기 생각에 반대되는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는다. 신하들로 하여금 쉽게 진실 을 말하도록 하는 군주는 거의 없다.
하지만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협상자는 외국 궁정에서 그 나라의 진실을 말해 줄 의무는 없으므 로, 외국 군주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익혀온 왕족의 자부심을 상하게 할 일은 최대한 피하 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협상자가 빈말로 찬사를 늘어놓거나 비난해 마땅한 일을 칭찬하는 행위 등을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찬사가 필요한 경우 협상자는 품위와 기품을 갖춰 찬사를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군주들은 늘 찬미의 노래를 듣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찬사에 대해 감식능력이 발달해 있고 시의적절 한 칭찬을 제대로 식별할 줄 안다. 특히 국왕이 상당한 지성을 가진 사람일 경우, 그가 소유하지 못 한 자질에 관해 그를 칭찬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무차별한 찬사에 기뻐하는 바보 군주의 신망을 얻는 일은 바보라도 할 수 있다.
높은 이념
사실 아무런 실수 없이 명령을 완벽하게 이행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스스로 높은 이념을 길
협상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아무리 실망스럽고 화가 나더라도 언제나 침착하게 행동할 것.
- 자신의 길 위에 놓인 모든 장애물 - 우연이든, 신의 뜻이든, 인간의 사악한 계획이든 - 을 제거하 기 위해 끈기 있게 노력할 것.
- 사태의 흐름이 불리하게 돌아갈 때에도 차분하고 단호한 태도를 잃지 말 것.
- 사적인 감정이나 분노를 행동의 길잡이로 삼는다면 그것은 파멸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할 것.
외교는 이익을 얻는 거래
고대의 어느 철학자는 사람들간의 우정이란 단지 서로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거래일 뿐이라고 말 했다. 군주들간에 맺어지는 연계와 조약도 마찬가지다. 모든 조약은 상호 이익에 바탕을 둔다. 사실 그런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는 조약은 조약이라고 할 수도 없으며, 언제든지 무산될 가능성을 안고 있 다. 따라서 협상의 비밀은 양측의 공통적인 이익을 분명하게 도출하고, 그 이익이 서로간에 균등하게 배분될 수 있도록 조정하는 데 있다.
힘이 센 군주와 약한 군주간에 협상이 진행될 때에는, 힘센 군주가 먼저 조약을 제안하고 약한 이웃 과의 조약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 대부분을 담당해야 한다. 왜냐하면 힘센 군주는 장차 그 조약 을 통해 더 큰 이득을 꾀할 수 있을 것이며, 그가 약한 군주에게 내주는 혜택이나 보조금은 곧바로 그의 구상을 성사시키는 대가로 되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협상의 목적은 양쪽 당사자간의 이해관계를 조화롭게 조정하는 데 있다. 만약 협상자가 이성 과 설득을 바탕으로 한 정직하고 솔직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그 반대로 교만하고 위협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그것은 곧 군대를 동원하여 그 나라를 침공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조화는 이상적인 상태
주변에 강한 적이 없는 군주는 인근 나라들로부터 공물을 받는 정도에 그치지만, 권력의 확대가 목표 이거나 강적들을 가진 군주는 약소국들과 동맹을 맺어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자신과의 동맹이 그들에게 이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려 한다.
그러므로 협상자의 첫째 역할은 자기 주군과 상대국의 군주 사이에 조화로운 통합을 이끌어 내거나, 모든 힘과 수단을 동원해서 기존의 동맹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 협상자는 오해 를 걷어내고, 분쟁거리가 생겨나지 않도록 예방하며, 외국에서 자기 군주의 명예와 이익을 수호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협상자는 위기를 회피하려고 하지 않는 군주나 국가는 이 세상에 없다고 가정해야 한다. 풍랑이 심한 바다에서 낚시를 즐기는 군주는 항상 비바람을 몰고 오게 마련이며, 대개는 자신이 불러일으킨 폭풍 에 자신이 허우적대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므로 현명한 협상자는 도발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 든 조치를 다해야 한다.
정보의 탐색
협상자의 둘째 역할은 궁정이나 내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아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협상자는
무엇보다도 먼저 전임자에게서 자신이 부임할 나라의 국가 대소사들을 전해 듣고, 그에게서 유용한 지침을 얻어야 한다. 또한 전임자가 만들어놓은 우호 관계와 인맥을 물려받아 거기에 새로운 인간관 계를 추가해야 한다.
베네치아 공화국에서는 외국 궁정에서 일을 마치고 귀환하는 대사는 의무적으로 그 나라에 관한 공적 인 정보는 물론 후임자에게 전하는 지침까지 포함하여 상세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그 덕 분에 유럽에서 베네치아 대사보다 나은 협상자는 없다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모든 소식을 검증하라
영리한 협상자는 자기 귀에 들리는 모든 이야기를 그대로 믿지 않으며, 검증할 수 없는 조언은 아예 받아들이지 않는다. 협상자는 자신에게 제의를 해온 사람들의 이해관계와 동기뿐만 아니라, 정보의 원천도 검토해야 한다. 나아가 그 정보를 입수한 수단을 알아내려고 해야 하며, 다른 정보와 비교해 서 그 정보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부합하는 지를 조사해야 한다. 또한 식별력을 갖춘 사람은 하 나의 정보를 다른 정보들과 맞춰봄으로써 진실 여부를 알아낼 수도 있다.
비밀을 간파하는 직감력
협상자는 그 나라의 권력자들과 자주 어울림으로써 국가적 비밀을 알아낼 수 있다. 고관들에게 접근 할 수 있는 통로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지 않은 나라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왜냐하면 대신들은 대개 신중하지 못하고 자신이 말해야 할 것 이상을 말하게 마련이며, 자신의 불만과 시기심을 충족시 키기 위해 비밀을 털어놓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노련하고 신뢰할 만한 대신이라도 항상 철저하게 비밀을 지킬 수는 없는 법이다.
대단히 유능하고 명망이 높은 정치가가 대화 중에, 혹은 다른 신호를 통해 국가 정책에 대한 단서를 입 밖에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자신의 정치적 비중이나 통찰력을 과시하기 위해서 쉽사리 비 밀을 털어놓는 조신들도 있다. 따라서 적극적이고 충성스러우며 지혜로운 협상자라면 중요한 공공 정 책을 사전에 충분히 알아낼 수 있다. 국가의 대소사가 계획되고 집행되는 와중에서는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많은 비밀들을 공유할 수밖에 없으며, 그다지 신중하게 처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입을 통 해 비밀이 새어나올 위험성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격려의 중요성
좋은 격려가 커다란 위로를 주고, 친분을 배양하며, 교류의 자유를 증진시킨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 다고 할 것이다. 때로는 따뜻한 포도주 한 잔으로도 중요한 비밀을 알아낼 수 있다. 자신이 할 일을 잘 아는 협상자는 그러한 기회를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그 기회를 틈타 자기 주군이 외국 궁정 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음을 보여 줄 것이다.
최고의 협상자는 자기 주군의 명령을 예견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 협상자는 주군의 의도를 잘 파 악하고 있기 때문에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행동하며, 다른 나라 외교관이 그 문제를 미처 생각 해보기도 전에 적절한 말로 주군의 감정을 표현한다. 혹시 그 문제에 관해 실제로 주군의 명령을 받 아본 결과, 내용이 그가 앞서 조치한 것과 다를 경우에도 기민하게 처신함으로써 그 차이를 메울 줄 안다.
남의 말을 잘 듣는 기술
훌륭한 협상자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 중 하나는 남의 말을 잘 듣는 태도이다. 자신에게 제기되는 모 든 질문에 대해 교묘하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응답하는 방법, 결코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주장 을 밝히는 한편 감정은 잘 드러내지 않는 태도와 상대방의 진의를 파악하기 전에 협상의 서두에서 자 신의 생각을 다 밝히지 않도록 조심하는 자세, 다른 사람들의 표정과 말에 따라 처신을 달리 할 줄 하는 노련함 등이 필요하다.
외교의 커다란 비밀은 사소한 것에서 진정한 것을 찾아내고 조금씩 상대방의 마음속에 파고들어 자신 이 필요로 하는 원인과 논거를 추출해내는 데 있다. 이런 방법을 통해 협상자의 영향력이 부지불식간 에 점점 상대방의 마음속으로 스며들어가는 것이다.
외교관과 볼링 선수
까다로운 협상에 임할 경우 외교의 진정한 수완은 마치 뛰어난 볼링 선수가 코스의 경사도를 잘 이용 하듯이 안건 속에 이미 존재하는 편향을 찾아내는 것이다.
고대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물건에는 그것을 옮기는 데 쓰는 손잡이 가 두 개씩 있다. 하나는 다루기 쉽고, 다른 하나는 다루기 어렵다. 대개 어려운 손잡이 를 선택하면 물건을 옮기기는커녕 들어올리기도 어려우므로 선택하지 않는 편이 좋다. 그 러나 어려운 손잡이라 해도 올바른 방향을 잡으면 능히 물건을 옮길 수 있다.
올바른 방향을 찾아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자신이 제기한 주장이 협상 상대방의 이익을 옹호하는 것 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외교의 목적은 공동의 행동이나 합의의 축을 찾아내는 데 있으므로 상 대방이 협상자의 관점에서 협상자의 구도를 바라보고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면, 그렇게 해서 생겨난 협력 관계는 양측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다.
인간 본성의 편향
노련한 외교관은 인간 본성을 잘 이용해서 특정한 견해에 대해 아무리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상대방 이라도 조금씩 누그러뜨릴 수 있다. 이는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접근 방식을 버리고 문제를 다른 각도 에서 바라보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세워준다거나 해서 기분을 좋게 해주면 상대방은 문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 볼 수 있게 되고, 결국에는 그가 처음에 한사코 반대했던 협상안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무리 대다수 사람들이 비합리적이라 해도 인간은 내심 이성을 상당히 존중하고 있으므로 다른 사람들에게 언제나 합리적인 인물처럼 보이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협상자는 그러한 미묘한 지적 자존심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협상 상대방이 둘 이상인 경 우 노련한 외교관은 각자의 약점을 잘 이용해야 하지만, 그러면서도 상대방의 합리적이고 정치가다운 태도를 적절히 칭찬해서 분위기를 유리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첫인상
길고 복잡한 사업에 관한 협상을 시작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면한 현안을 가급적 간단하면서
도 유리한 방향으로 제시하고, 협상 상대방의 환심을 사서 상대방이 일의 방대한 규모를 알아차리기 전에 일을 착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협상자는 우선 상냥하고, 해박하고, 선견지명을 지닌 사람처럼 보여야 하며, 지나치게 음모를 꾸미는 것 같거나 영악한 사기꾼 같은 인상을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협상 기술 의 본질은 감추는 데 있다. 협상자는 늘 자신의 실제 모습을 감추고 동료 외교관들에게 성실하고 양 심적으로 비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또한 결정을 강요하려 한다거나, 협상에서 생겨나는 어려움을 대충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행동한다면 이는 필경 상대방에게 혐오감을 줄 것이며, 자기 주군의 계획에 대해 편견을 불러일으키 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에는 차라리 실제보다 더 어리숭하게 보이는 편이 낫다.
외교는 협박이 아니다
군주의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의 외교관은 오히려 더욱 부드러워야 한다. 힘이란 원래 주변 사람들 에게 시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힘이나 영향력을 과시하기보다는 자기 군주의 정 당한 권리를 옹호하는 온건한 태도로 설득하는 것이 좋다.
협박은 항상 협상에 해가 된다. 협박은 상대방을 극단으로 몰아넣어 도발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수단 이 없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냉정하게 계산한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길로 빠져들게 마련이다.
지혜와 신중함의 필요성
외교관의 지혜와 신중함이 특히 필요한 상황은 많이 있다. 이를테면 측근들로부터 아첨을 받는 데 익 숙해 있는 군주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거나 불쾌한 충고를 해야 하는 경우가 그렇다. 군주의 측근들은 대개 여러 가지 개인적인 이유로 나쁜 소식은 군주에게 전하지 않으려 하기 마련이다.
돈 에스테반 데 가마레는 에스파냐 왕을 위해 오랫동안 열성과 충성을 다해 전쟁과 외교 에 있어서 커다란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그는 보수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으며, 오히려 그의 후배들이 그보다 더 높은 직책에 오르는 것이었다. 그는 마드리드의 친척을 찾아가 자신이 그 동안 이루어낸 많은 중요한 성과들이 간과되고 잊혀졌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친척은 그의 말을 듣고는 침착한 어조로 이렇게 대답했다. 그 모든 게 자네 탓이네. 결 국 자네의 성실성이 승진에 걸림돌이 된 셈이지. 자네의 보고서는 늘 국왕 폐하에게는 입 안에 가시와도 같은 쓰라린 진실로 가득 차 있었으니까 말일세.
진실이란 두 명의 담당자를 필요로 한다. 그것은 바로 진실을 말하는 자와 진실을 듣는 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