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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시 연구사의 검토와 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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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한시 연구사의 검토와 과제

– 최근 10년 한국한시연구를 회고하며 –

39)

이 은 주*

❙국문초록❙

본고의 목표는 최근 10년간의 한국한시 연구를 대략적으로 정리하면서 그 성과를 요약하고 향후 과제를 제 안하는 데에 있다. 동아시아 담론의 연장선상에서 한국 한시 연구에서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경향이 나 타나고 있지만, 이 글에서는 이와는 별도로 최근 한시 연구의 주제와 방법론적 측면에서의 한계와 이를 보완할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 역점을 두었다.

그간의 한시 연구에서 이루어진 접근 방법은 한시 텍스트에 대한 전통적 시각과 문화적 접근, 부분적으로는 이미지와 모티브 같은 해석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한시 텍스트가 난해하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독법에 의존하거나 당대 문화를 재구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텍스트에 대한 현대적 해석과 문학적 논 점의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한국 한시의 성격상 중국 한시뿐만 아니라 중국 한시 연구의 흐름과 연계해야 한다는 점과 북한 및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시 연구 동향에 접근할 수 있는 창구의 확대를 대안으로 제안했다. 그리고 이러 한 시도는 한시 텍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문학적 쟁점을 발굴해내려는 노력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주제어] 한국한시, 동아시아 담론, 한시연구 현황, 현재성, 통합 연구

❙목 차❙

Ⅰ. 문제제기

Ⅱ. 최근 10년간 한국한시연구의 현황과 주요 주제

Ⅲ. 한시연구의 과제와 대안

Ⅳ. 결 론

*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부교수/inhara@snu.ac.kr

(2)

Ⅰ. 문제제기

2014

10

18

일에 열렸던

한국고전문학자대회

에서 한문학과 관련된 두 발표는 모두 한문학 연구의 새 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

강명관

,

김동준 두 중진연구자의 문제제기와 대안 은 그 동안의 한국학 연구 성과를 정리하면서 동시에 고심어린 제언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

이 발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먼저 강명관의 발표는 지금까지 국문학사

(

한문학사

)

는 서구의 발전사관에 입각한

상상된 이야기

이며 이제 근대 담론의 힘이 사라지고 난 장에서 한문학의 의미나 방향을 어떻게 잡아 야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

이 발표는 서구의 발전사관과 정전

(

正典

)

의 실효성에 대해 비판하며

,

한문 학의 실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그 일환으로 한문학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유리된 것이 아니라

생 활과 교직되어 있

으며

, “

짓고 읽고 베끼는 과정은 삶의 한 부분

이었으므로 이제

범작들을 이루는 상투적 수사학

,

미학

을 밝혀야 하며

,

한문학이 사족의 지배도구로서 어떻게 기능했는 지로 시선을 옮겨야 한다고 한 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

그동안 한문학 연구의 관심 밖에 있었던 묘도문자

,

제문

,

상소문 같 은 장르 연구

,

문학사에서 거의 언급되지 못한 비서울 지역 사족의

(

가문 단위의

)

한문학 연구

,

윤리성이나 생 태적이고 유기적 농업 등의 주제에 집중할 것을 권한다

.

1)

김동준의 발표는 결국

경계 확장

으로 정리될 수 있다

.

연구의 범위가 일국사에서 확장되고 연구자가 국 가 간에 교류하는 현실에서 최근 한문학 연구는 한중일 교류 연구와 동아시아론

,

문화론 – 문명론으로 확장되 어 왔으며

,

그 중에서 특히 문화론적 방향 설정과

동아시아 문예공화국

2)을 제안한다는 내용이었다

.

물론 이 러한 범위 확장이 핑크빛 미래를 약속하지는 못할 것이다

.

그래서 이러한 문명론적 접근 방식을 통해 우리

(

나라

)

연구의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 이렇게 제안한 동아시아론이 국가 간에 문학 적 자산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중국과 일본

(

특히 중국

)

사이에서 소외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잊 지 않았다

.

3)

이러한 문제 제기는 공통적으로 동아시아 담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

이 두 연구자의 문제제기는 각각

근 대

의 극복과 이를

동아시아적

인 어떤 요소와 가치를 발굴함으로써 대체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지적이라고 볼 수 있다

.

동아시아 담론의 큰 줄기

,

곧 동아시아의 텍스트를 서구

/

근대라는 잣대로 접근하는 연구의 방향성이 부적절하거나 일정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과 새로운 방향성의 제시는 충분히 경청 할 만하고 설득력이 있다

.

그러나 대안은 여전히 모호하고 구체적인 형태를 띠고 있지 않다

.

한문학

,

특히 한시 연구에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

쟁점과 본격적인 논의를 펼치기 전에 원문 텍스트의 난해성을 돌파

1)강명관, 「발전사관을 넘어 – 한문학 연구의 새로운 지평 모색」, 2014년도 한국고전문학자대회 발표문 – 한국고전문학 연구와 인문학의 미래뺸, 고려대학교 한자한문연구소, 2014. 10. 18.

2) 이 발표에서 문예공화국(Republic of Letters)’의 개념은 정민의 뺷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뺸(문학동네, 2014)의 책 에서 가져왔다. 정민의 이 책에서는 문예공화국의 개념은 17세기 후반 이후 유럽에서 쓰이던 용어이며 라틴어를 공통 문어로 나라와 언어의 차이를 넘어 소통하던 지적 커뮤니티를 지칭하는 상상속의 공화국이라고 한다.

3) 김동준, 「경계의 확장과 한국한문학 연구의 미래」, 2014년도 한국고전문학자대회 발표문 – 한국고전문학 연구와 인문학의 미래뺸, 고려대학교 한자한문연구소, 2014. 10. 18.

(3)

해야 하는 한시 연구는 적지 않은 연구 성과가 축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논리와 쟁점이라는 측면으로 보면 아쉬운 점들이 많다

.

그렇게 생각하면 동아시아 담론은 기존의 논의를 보완하는 틀로 유의미할 것이며

,

이와 함께 그간 이루어진 한시 연구의 부족분을 보완할 여러 방안들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다

.

따라서 동아시아 담론에 기반한 새로운 방향 설정을 모색하기 전에 지금까지 한시 연구의 성과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

본고에서는 편의상 최근

10

년의 한국 한시 연구의 성과를 검토하면서 한시 연구의 성과와 향후 과제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

Ⅱ. 최근 10년간 한국한시연구의 현황과 주요 주제

이 글에서 한국한시연구의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살펴본 저널은 편의상4)

4

종이다

.

뺷한국한시연구뺸

,

뺷한 국한문학연구뺸

,

뺷고전문학연구뺸와 한해의 연구사 정리가 이루어졌던 뺷국문학연구뺸에서

2005

년부터 최근까 지의 연구 성과를 대상으로 간단하게 경향성을 일별하였다

.

한시분야로 범위를 좁혀보면 뺷한국한시연구뺸를 제외한

3

종에서는 한시 관련 논문의 숫자가 적은 편이기 때문에 저널별로 구분해서 서술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뺷한국한시연구뺸를 중심으로 검토할 때 최근

10

년간 연구에서 여전히 주된 경향은 해당 시인 또는 작품의 문예미를 규명하는 것이다

.

뺷한국한시연구뺸는 애국 계몽기

(2005

13

), 17

세기

(2006

, 14

), 18

세기

(2007

, 15

),

고려후기

(2013

, 21

)

로 시기별로

,

또는 국문시가와 관련하여

(2008

16

)

한시의 문예 미를 조명하는 작업을 부단히 진행해 왔다

.

미적 성취 또는 특질에 주목한 대표적인 사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한국한시연구 13권(2005) 기태완, 「황매천의 중국시에 대한 시각 – 논시절구를 중심으로」

한국한시연구 14권(2006) 여운필, 「동명시와 삼연시의 거리」

한국한시연구 15권(2007) 박동욱, 「이용휴 한시의 파격적 구성과 실험성」

한국한시연구 15권(2007) 남재철, 「이덕무 시에 나타나는 기궤첨신의 미학」

기태완의 논문은 황현의

<

논시절구

>

를 분석한 것으로

,

중국 시인과 작품을 논평하는

<

논시절구

>

의 특성 을 고려하여 관련 문인 또는 시를 가지고 와서

<

논시절구

>

의 각 구절이 어떤 의미이고 어떤 맥락에서 이해 해야 하는 지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

여운필의 논문은 정두경과 김창흡의 관계

(

김창흡이 정두경류의 시를 비 판했다는 점에서

)

에 착안하여 두 사람의 경물시를 비교하여 기상

(

장건한 기상

/

다양한 기상

),

전고의 활용

(

성 4) 저널의 선택은 중요한 선행연구의 여부보다는 발표자의 편의와 접근성이 쉬운 점을 고려했다. 뺷한국한시연구뺸는 한시 전문

저널이고 뺷한국한문학연구뺸에도 한시 논문이 상당수 수록되었으나 여기에서는 중요한 연구 성과를 정리하는 것이 목적이 아 니라 선행 연구의 경향성을 주로 다루었고, 한시 연구의 경향성 문제는 특정 저널에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4)

당 이전

/

명대이전의 시

),

시풍

(

당풍

/

송풍

)

에서 각각의 차이를 도출하고 있다

.

박동욱의 논문은 독특하다고 평 가되는 이용휴의 시가 어떤 점에서 파격적이거나 실험적인지를 해명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구성방식

,

시어 배치 등의 형식적인 면을 주로 다루고 있다

.

남재철의 논문도 비슷한 맥락에서 김택영이 평한

기궤첨신

이 실제로 이덕무의 시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소재와 장면 묘사

,

구법을 통해 입증하고 있다

.

이 네 편의 연구의 공통점은 모두 한시라는 텍스트를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

이는 한시라는 영역이 텍스트 의 설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라는 뜻일 것이다

.

한자가 더욱 낯설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자로 쓰 인

,

특히 함축과 전고로 가득 찬 한시 텍스트는 번역의 단계를 거치는 것만으로는 이해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

때문에 한시의 경우 어떤 전고를 활용했는지

,

어떤 미감을 자아내는지 등의 해석과 감상에 대해 기본 적인 설명을 할애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

이때 주로 동원되는 한시의 풍격 연구

,

한시의 장법 연구는 한시 감상의 기본이자 본질이며 일종의 고급비평이지만

,

동시에 이러한 논의에 대해 비판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 니다

.

텍스트를 설명하는 이러한 해석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 시대 이후로 지속되어 온 과거 비평의 부연이 자 조술

(

祖述

)

이다

.

그리고 이렇게 당대 비평에 의존한 해석은 결국 과거 한시 작가와 한시 텍스트를 완성품 으로 전제한 뒤 이를 읽어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작가와 텍스트의 신성화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

5) 특 히 한시의 풍격은 현대의 언어로 설명하고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한시 문화가 공유되고 텍스트를 설 명하지 않아도 되는 그 당시에나 가능한 담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

한시를 감상하고 향유하는 대신 번역과 해석을 통해 한시를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지금 시점에서 이러한 접근 방법은 일방적인 설명에 가까워서 반론이나 검증이 불가능한 논의의 나열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

.

물론 이러한 접근법 자체가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

텍스트의 본래적 의미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작업은 꾸 준히 이어져야 하지만

,

실제 텍스트 분석에서 현대의 한시 연구자가 갖는 장점을 발휘할 여지가 적다는 것이 다

.

특히 한시는 한문학에 포함된 다른 장르보다도 훨씬 더 텍스트가 만들어질 때의 작자와 독자의 평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

단적으로 어떤 작품을 정전으로 내세울 것인가라는 문제에서 그 시대 권위자의 평가 가 거의 절대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한시 연구에서 창작된 시기를 재구하는

회귀성

이 주류를 이루는 것은 당연하다

.

그러나 과거의 텍스트라 고 해서 그 당시의 관점만으로 바라볼 수는 없다

.

어차피 한시라는 장르가 시대성을 담보하고 있고 오늘날의 연구자에게도 낯선 시대의 산물이기 때문에 텍스트의 미학이나 텍스트가 만들어지는 환경 등을 재구성해야 만 한다

.

그러다 보니 한시 텍스트를 둘러싼 제반 요소들

,

예컨대 문인의 가문이나 교유관계 등 문인들간의 관계 설정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

그러나 이러한 주변 환경들을 모두 고려하여 텍스트의 내용을 심도 있게 파악하는 것을 넘어 이 시대 연구자들이 분석하고 평가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가는 역시 짚어봐야 할 부분인 것 같다

.

그런 의미에서 위에서 언급한 고전과 현대의 소통 문제는 완전하게 분석되고 이해된 텍스트를 그렇지 않 은 외부에 이해시킨다는 느낌이 강하다

.

연구자들에게 당연하게 느껴지는

시적 성취

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5) 정재서 편, 뺷동아시아 연구뺸, 살림, 1999.

(5)

영역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박한 자료 소개처럼 느껴지는 것은 한시 텍스트는 전통적인 맥락에서만 이해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

한시 텍스트가 오늘날과 전혀 다른 어떤 시기의 미학과 문화를 읽는 도구만 이 아니라면 당대적 해석과 비평의 맥락을 도외시하지 않는 선에서 텍스트의 미학을 탐구해야 하는데

,

이 문 제는 중요하지만 동시에 어려운 작업이기도 하다

.

이런 문제들은 한시 텍스트를 둘러싼 여러 상황과 관련되어 있다

.

현대 한시 연구자들은 한시 이해에 있 어서 이전의 창작자나 향유자의 수준에 미치기 어렵다는 문제

,

텍스트 번역이 수없이 많은 논문과 번역서에 서 양산되지만

괜찮은 번역

에 대한 학계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

,

이해와 해석의 열 세를 보이는 상황에서6) 새롭거나 현대적인 해석을 할 때 이것이 텍스트를 이해하는 당대의 문학적 관점이나 맥락과 상충되는 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

특히 세 번째 문제에 부딪히게 되면 오늘 날의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주저되기 마련이다

.

그럼에도 이제 한시 텍스트를 오늘날의 연구자의 눈으로 해석 하고 평가해 내는 방법론의 모색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

.

한시의 문예미 외에 한시를 통해 당대의 문화를 읽어내려는 노력도 꾸준히 이어졌다

.

한국한시연구 14권(2006) 성범중, 「16, 17세기 호남지방 원림문학의 지향과 그 변이」

한국한문학연구 39권(2007) 박영미, 「일제강점기 재조일인(在朝日人)의 한시 고찰」

한국한문학연구 42권(2008) 박영미, 「한시에 표상된 근대의 풍경 – 정만조의 일본 기행 한시를 중심 으로」

한국한시연구 18권(2010) 이종묵, 「김창업의 채소류 연작시와 조선후기 한시사의 한 국면」

한국한시연구 18권(2010) 성범중, 「새해맞이 한시 연구 – 설날 의례와 풍속 관련 한시를 중심으로」

한국한시연구 21권(2013) 성범중, 「목은 이색의 풍속 관련 한시 일고」

텍스트에 담긴 당대 문화 중 구체적으로 무엇에 착목하는가는 연구자의 성향과 결부된 문제인 것 같다

.

성범중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원림문학

,

세시풍속 이외에 서연

(

書筵

)

의 진강시

(

進講詩

)

에 대한 관심을 피력 하고 있으며 박영미는

20

세기 초 한시에 나타난 식민지 담론이나 조선 또는 일본의 풍경을 읽어내려는 노력 을 하고 있다

. 20

세기 초 한시 연구는 대체로 텍스트 분석보다는 문화 읽기에 주력하는 논문들이 많은데 이 는 어떤 의미에서는

20

세기 초 한시는 조선시대 한시에 비해 당대 품평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서 텍스트 분석과 평가를 내리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인 탓도 있다

.

이종묵의 논문은 채소류 연작시가 성행하게 된 배 경을 당대의 문화적 요인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할 수 있다

.

6) 텍스트 이해라는 점에서 현대의 연구자와 독자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열세라는 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한문학 분야에서 이 문제를 보완하려는 노력도 끊임없이 이어져서 현재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한문학 분 야는 초창기 학문적 전통이나 바탕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이천 년대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급속한 발전을 거 듭하면서 각 기관의 소장본을 중심으로 한 해제, 해설의 축적은 물론 한국역사정보통합시스템이나 한국고전종합db 등을 비 롯하여 수많은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 자료 자체에 접근하거나 검색, 통계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 아졌다. 이와 함께 대규모의 번역 사업으로 상당량의 자료들이 번역되었기 때문에 그 결과 우리는 완전하지는 않다고 해도 한문으로 된 어려운 텍스트를 해설한다는 차원보다는 분명히 더 나아간 지점에 위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기본적인 자 료 확보와 번역을 넘어선 이후 단계에서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

(6)

한시는 넓은 범위에서 한문학 연구를 다룰 때 드러나지 않는 연구의 난점을 분명하게 가지고 있다

.

비교 적 장편에 속하거나 중량감 있는 시를 제외하고는 성격이 다른 여러 시를 묶어서 논의하거나

,

관례적이거나 문학적인 다양한 종류의 시를 구비한 작가를 논점화시켜 연구하는 측면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

그러다보니 작가별로 묶든 시사

(

詩社

)

나 시맥

(

詩脈

)

으로 묶든 간에 그 안에는

취사선택

이라는 문제점이 상 존해왔다

.

그야말로 강명관이 지적한 대로 연구자의 의도 아래 특정한 측면을 취사선택함으로써 관습적이거 나 개인의 독특함과는 무관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함으로써 텍스트의 온전한 실상을 지워버리는 결과를 낳 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셈이다

.

그런 점에서 한시에서 작가나 작품의 특징보다 당대 문화를 포착한다는 착안점은 실상과 부합한다는 장점 을 가지고 있다

.

그럼에도 한시 연구에서 문학 활동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문화 찾기

는 우려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

위에서 강명관이 대안으로 제시했던 묘도문자로의 장르 확장

,

비서울 사족의 한문학 연구

,

유 기적이고 생태적인 농업 같은 주제들은 들여다보면 결국 이 맥락에서의

현재성

이란 현대 사회의 대안을 찾 기 위해 과거를 조명한다는 논리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

이러한 제안이 한문학의

(

또는 한시의

)

현재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한시 연구에서

현재성

은 소재적 차원으로 확 대하기 전에 문학 텍스트 비평이라는 기본 단계에서 우선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

장르나 시대를 불문하고 최근 문학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론적 접근 방법은 텍스트를 중심으로 작자와 독자의 관계

,

이들의 소통과 당대의 문화적 맥락을 담는다는 점에서 분명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제안 이라고 할 수 있다

.

문제는 한시 텍스트를 이해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일 이 대안이 텍스트 분석 방법론이 거의 부재한 현실에서 거의 유일하게 합당하고 효율적인 연구방법으로 받아들여질 위험성을 간과할 수 없다 는 것이다

.

지금 같은 시대에서 이러한 접근법의 최종결과는 문학 이해가 아니라 결국 문화 이해일 가능성이 높다

.

이는 문화를 도출한다는 목표를 설정할 때 문집이라는 텍스트를 공유하는 여러 분야 사이에서 문학 연 구자들이 어떤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

이상의 두 가지 유형이 텍스트를 통해 텍스트 자체의 의의나 당대 문화를 재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면

,

현 대적인 관점이 두드러진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

한국한시연구 15권(2007) 김성언, 「백주 이명한의 관각풍 한시 연구」

고전문학연구 31권(2007) 유호진, 「율곡 시의 이미지 연구」

한국한시연구 16권(2008) 김주수, 「김시습 시의 ‘자연성(自然聲)에 의한 파몽(破夢)’ 모티브」

한국한시연구 17권(2009) 김성언, 「한국 한시에 나타난 길의 상상력」

한국한시연구 19권(2011) 권혁명, 「송강 시의 이미지 연구」

한국한시연구 19권(2011) 김성언, 「한국 한시에 나타난 수사의 수사학」

김성언의

2007

년 논문은 정치와 문학의 접점을 탐색해 온 일련의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반면

2009

년 논문과

2011

년 논문은 새로운 방향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 2009

년 논문은 특정한 표현

(7)

이 갖는 연상의 범위를 정리하고 있으며

2011

년 논문은 숫자가 등장하는 시구에 주목하면서 그 효과를 설명 하고 있다

.

그 외에 위의 논문에서 두드러진 부분은

이미지

’, ‘

모티브

라는 방법론이다

. ‘

이미지

모티브

는 그 자체 로는 너무나 익숙하지만 그래도 그간 다른 장르에서 적용된 이 방법론이 이제 한시 분석의 방법론으로 종종 등장하고 있다는 것은 반길만한 부분이다

.

다만 연구자의 관점에서 텍스트 분석과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작업들이 종종 다른 텍스트와의 비교를 거친 일종의 논증의 결과가 아니라 제한된 텍스트를 바탕으로 한 자의적인 판단이 주조를 이룰 때가 많다는 점에서 여전히 일정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이러한 일반논문에서 최근 연구의 경향성을 한 눈에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뺷국문학연구뺸의 한문학 연구 동향으로 주요 이슈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2006년(김보경, 2007):한문학의 폭과 넓이를 확대하려는 움직임, 지역, 일상, 문학의 외연과 확장, 한국과 이웃의 교섭, 고전과 현재의 소통

2007년(김은정, 2008):‘주체와 타자’ 논의, 글쓰기 언어 번역, 한국학 연구 영역의 확대와 학제간 연구 필요성 강조

2008년(구본현, 2009):한문학과 중국문학의 관계 조망, 문학공간과 문화지리학에 대한 관심 2009년(박경남, 2010):교류, 일상, 여성, 장르, 문체, 지역, 인물로 분석.

2010년(노경희, 2011):18세기, 20세기에 대한 시기별 관심, 지역성, 상상성, 로컬리티, 디아스포라 같은 공간에 주목

연구동향은

2010

년도까지 정리되어 있으므로 그간의 이슈들을 되짚어보면 대체로 유사한 주제가 지속적 으로 제기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

텍스트의 외연과 내연의 확대라는 목표 아래 자료 발굴을 비롯하 여 지역

,

일상

,

중국문학과의 영향 관계 등이 가장 주된 관심사로 보인다

.

현황을 정리한 연구자의 제언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

예를 들어

2007

년도의 현황을 정리한 김은정이 학제간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 서 특정 텍스트를 중심으로 여러 분야의 연구자와 함께 발표를 하는 것이 심도 있는 논의를 담보하지 않는다 는 지적이나

2009

년도의 박경남이 학회지의 소통 문제를 거론하면서 기획주제가 중복되지 않고 효율적으로 분담할 수 있도록 한문학 통합 사이트를 구축하자는 제안도 경청할 만하다

.

박경남이 설명한 것처럼 현재 우 리는

세계화 시대에 한문학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라는 문제에 당면해 있기 때문에 여러 연구자들이 계속 언급했듯이 최근의 논의에서 동아시아론

,

중국문학과의 관계 설정에 주목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현 단계의 답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8)

Ⅲ. 한시연구의 과제와 대안

그렇다면 과거 텍스트에 현재성이 들어갈 여지는 어디에 있을까

.

과거로의 의존성을 극복할 수 있는 해법 은 어쩌면 위에서 언급한 김은정이나 박경남의 지적을 단서로 일말의 해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

이 른바 학제간 심도 있는 논의나 한문학 내부를 통합하는 장을 모색하자는 제안은 다른 말로 한다면 학계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논문이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으며 다양한 발언이 하나의 흐름으로 묶여서 전개되기가 어려 웠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

학회를 통해 연구자를 인적으로 통합하는 것도 중요하다

.

그러나 새로운 방법론 을 모색할 때 제시되는 여러 방법론이 낯익은 느낌이 드는 것은 관련되는 분야가 연구사적으로 통합되지 않 아서 생겨난 결과일 것이다

.

해당 텍스트의 성격에 따라서 연구자들은 개별 논문을 쓸 때 부분적으로 관련되는 여러 분야나 국외의 자 료들을 참고한다

.

그러나 한문학

(

한시

)

분야에서 논문의 참고범위는 같은 전공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쉽게 벗 어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

.

그래서 극단적으로 말하면 비슷한 주제를 각각의 좁은 장에서 각자 이야기하거나 각자의 영역에서 서로 인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

물론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을 모아 연구를 기획하 는 궁극적인 목표는 연구 성과의 공유에 있을 것이고 지금은 그 목표를 위한 중간 단계일 것이다

.

그래서 결 국 국내외 학문의 교류 또는 학제간 교류의 종착점은 연구사 정리의 통합적 서술이며 그 바탕 위에서 한국 한시만의 논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국내외든 관련된 학제간이든 공통적으로 합의된 논점을 확대된 장 에서 분담해서 수행해 나갈 것인가에 무게가 놓이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예상된다

.

국내에서 연구사적 통합이 중요하듯이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일국주의적인 관점을 넘어서는 것이다

.

곧 한국 한시

(

한문학

)

라는 공통 텍스트의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 성과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

.

북한을 비롯하여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 한시 연구의 성과는 개별적이거나 산발적으로 들어와서 국내 연구자가 그 성과를 참고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

최근에 해외 연구자의 학회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연구자가 세계의 한국학 연구 동향이나 주요 이슈에 대해 접근할 만한 통로는 별로 없는 편이라고 판단된다

.

또 해외의 한국학 연구에 대한 관심이 정작 가까운 북한의 연구에 대한 관심이나 접근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다

.

예컨대 북한의 한문학 연구 동향에 대한 논의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상황이 곧바로 보고되는 것도 아니고

,

있다고 하더 라도 부분적이거나 소략하다는 한계가 있다

.

세종어문연구 8권(1995) 이재복, 「이규보의 한문학에 관한 남·북한의 연구성과 비교」

한국문학논총 39집(2005) 강혜선, 「남북한 한문학 연구의 비교 시론:북한의 최근 한문학 연구를 중심으로」

돈암어문학 26집(2013) 강혜선, 「북한의 최근 한문학 연구 동향」

(9)

강혜선은 두 논문에서 북한의 한시 연구를 언급하면서 남북한 한문학 공동 연구를 제안하면서

일차 자료 및 번역 성과의 상호 공개와 공유

”, “

문학연구의 주요 개념에 대한 상호 논쟁

을 제시하고 있다

.

이러한 제안 이 실현되기 위한 전제는 인적 교류 그 자체보다는 연구 성과의 공유에 있다고 생각한다

. ‘

북한자료센터

홈 페이지에서 북한의 연구 성과를 어느 정도 찾아볼 수 있으나 대부분의 논문에서 논의의 범위에 포함시킬 정 도로 접근성이나 수용에 대한 인식이 진전된 것 같지는 않다

.

한자 문명권으로서의 공통점을 바탕으로 한 한중일 교류 연구는 텍스트 이해의 장

(

)

을 확대시킬 수 있 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

그러나 외적 확대를 위해서는 단단한 내실의 확보를 전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당 대 텍스트의 통합적 이해라는 점에서 다른 영역과의 교류도

,

또 한시라는 점에서 한중일의 연구 교류도 중요 하지만

,

이와 함께 한국 한시를 중심으로 관련된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한국학 연구 성과를 포섭하려는 노력이 어떤 시스템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

.

이와 함께 한시 분야에서 텍스트의 문학적 설명이나 분석만이 아니라 이를 문학적인 쟁점으로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

그간 학제간 통합 연구를 모색해 온 이유는 근본적으로 문학적 성격이 강한 한시의 경우에도 문사철이 결합된 텍스트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만

,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학제간 통합 연구의 실제 모습은 이러한 의도와는 다소 거리를 보이고 있는 듯하다

.

여러 전공의 연구자들이 다각적이고 입체적 으로 바라볼 때 텍스트의 종합적인 이해가 가능하다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

문제는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텍스트를 문학적으로 접근하는 연구자들이 겪는 문제이다

.

특정 텍스트를 중심에 둔 학제 연구 발표에 서 문학

,

특히 한시 분야 연구가 시 내용을 개략적으로 소개하거나 분류하는 식의 단순한 소개 차원에서 머 무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텍스트 또는 작가가 문예적이지 않거나 문학적인 논점을 이끌어오지 못하기 때 문이다

.

구체적인 착안점의 생성이 텍스트의 천착보다는 여러 의견의 교류에서 나오기 쉽듯이 한시의 문학적 논점 을 마련하는 일 역시 관련되는 분야를

쉽고

” “

넓게

참고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

우선적 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문학적 논리를 찾는 것이다

.

예컨대 한시사의 전개를 설명하는 논리에서

훈구 파

’, ‘

사림파

또는 당색에 따른 시풍의 흐름은 엄밀히 보면 역사학적 논리에 견인된 측면이 강해서 때때로 정 치적 분류에 따라 문학적 성향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

관건은 텍스트를 종합적으로 바라본 다는 의도 아래 문학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명하거나 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일 것이다

.

궁극적으로 가장 요청되는 것은 문학 내적인 논리를 구축하는 것이다

.

그런 점에서 다른 고전 문학의 연구 동향을 참고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

.

특히 한국 한시는 중국 문학과 의 연관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중국 문학 연구의 동향 역시 한국 한시 연구에서 함께 참조하는 것 이 적절할 것이다

.

여기에서 역시 최근

10

년간 중국시 연구를 수록한 저널

(

한국중국어문학회 편 뺷중국문학뺸

,

고려대학교 중국학연구소 뺷중국학논총뺸

,

중국어문학회 편 뺷중국어문학지뺸 이상

3

)

의 논문들을 훑었을 때 참조할 만한 사례들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

중국문학 49집(2006) 김상호, 「중세 중국문인 시의 여성적 글쓰기 경향에 관한 연구」

(10)

중국문학 62집(2010) 김보경, 「소식과 도연명의 ‘만남’-소식에 의한 도연명 전범화를 중심으로」

중국학논총 24(2008) 김화진, 「장법 연구의 모식과 그 가치 – 진만명의 장법학을 중심으로」

중국어문학지 47권(2014) 이주해, 「당송 ‘독시시(讀詩詩)’의 사회적 기능과 문인들의 심리」

김상호의 논문은 육조 시대의 궁체시

,

규원시에서 남성 문인들이 여성 화자를 등장시킨 동력 또는 이유가

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일종의 성 모호화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현대 이론을 고전 텍스트에 적용해서 재해석하는 참고할 만한 사례로 보인다

.

김보경의 논문에서는 도연명 시가 소식이라는 창 구에 의해서 후대 문인들의 시야 속으로 들어왔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

비단 이 논문만이 아니라 실제로 한국 한시 연구에서

화도시

(

和陶詩

)’

를 주제로 하고 있는 연구들은 적지 않으나 문학연구에서

확장

이라는 개념을 중국시 텍스트에 한정시킬 뿐 중국 시 연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에 끌어오려는 시도는 그다지 보 이지 않는다

.

김화진의 논문은 우리가 한시 텍스트를 바라볼 때 부지불식간에 염두에 두는 장법

(

章法

)

적 사 고를 새 로운 방법론으로 제시한 대만 학자 진만명

(

陳滿銘

)

의 장법학

(

章法學

)

을 소개한 것이다

.

한시 분석의 모식을 구체적인 유형 분류로 제시한 이 방법론에 대해 주목하고 평가하고 있는데

,

전대의 한시 작법을 집대 성하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관점을 절충한 한시 분석의 방법론을 설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측면이 있다

.

이주해의 논문은 시에 대해 비평을 시도하는 독시시의 사회적 기능을 논하면서 독시시의 작자는 시를 학습하 고 모방하면서 더 나아가 창조하는 면모를 가지고 있으며

,

그런 점에서 당송대 문인의 심리를 현대적으로 풀 어냈다는 점에서 제시했다

.

중국 문학쪽 연구를 대략적으로 훑어보면 이 분야에서의 연구 주제가 한국 한시 분야의 연구 주제와 그다 지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

여성적 글쓰기

독시시

는 한시 텍스트 자체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고

도연명

의 전범화는 한시 텍스트의 범위가 동아시아인 만큼 그 영향력은 한시를 쓰는 동아시아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

이렇게

문학적 관점

이라는 점에서 한국 한시 연구와 가장 접점이 많 은 분야가 중국시 연구이고 한국 한시가 중국 한시의 영향과 무관할 수 없는 만큼 중국 시 원전에 대한 관심 은 많지만

,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중국 문학 연구와 논점이나 연구 성과를 공유하려는 시도는 그 렇게 많지 않다

.

물론 전범과 영향

,

변용이라는 점에서 시각차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학계의 논 점을 소개해주는 통로이자 연구하는 텍스트의 유사성을 감안할 때 한시 연구의 깊이와 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

그런 맥락에서 한시 연구는 문

·

·

철 학제간 통합 연구만큼 고전 문학을 다루는 관련 문학 분야와의 쟁 점 공유가 필요하다

.

이것은 그동안 부단히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해 온 외국 문학의 사례에서 시사점을 얻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유사한 텍스트를 연구하는 관련 분야와 쟁점을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불필 요한 연구의 중복을 줄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

(11)

Ⅳ. 결 론

한시 연구는 여러 측면에서 어려운 분야이다

.

텍스트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영역을 겨우 지날 무렵에는 사명감과 애정만으로

그들만의 리그

에 있는 느낌이다

.

그리고 개체의 발생이 종의 진화를 반복하듯이 한자 가 더 낯설게 된 후속 세대 연구자들은 더욱 더 한시 연구의 영역에 들어오는 데에 어려움을 겪으리라고 예 상된다

.

이 글의 논지는 그동안 이루어졌던 한시 연구

,

특히 작가

,

작품을 당대에 맞게 재구하는 지난 방식을 극복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

다만 지금 시점에서 한시 연구에서 스펙트럼은 좀 더 다양해 질 필요가 있고 고전 텍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논의가 좀 더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피력하는 정도 이다

.

한시의 미학적 탐구

,

또는 텍스트의 정전화

(

正典化

)

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동시에 현대와는 다른

대단한 옛날 사람들

이라는 의식을 주입시키는 것 같다

.

그래서 여전히 문인들이 윤리적으로 평가되는 경우 도 있고 고전풍의 문체나 고전적 작법의 세계로 회귀해서 고전의 세계를 완성하려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

그러나 한시 텍스트의 이해는 그 속이 아니라 바깥에서 더 잘 보일 때도 있다

. “

고전이 우리에게 의미가 있 는 것은 늘 새로운 해석과 활용에 열려 있기 때문임을 인정한다면

,

그 존재를 확인하는 기존의 연구경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작업을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

7)는 새삼스럽지만 여전히 유효한 발언이다

.

학제간 연구에서 문학 연구자가 보여줄 수 있는 비교우위는 진부하지만 지속적인 논제 설정에 있다고 생 각한다

.

그리고 그 논제 설정은 한국한시연구에서 새롭게 제안하는 어떤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

한국 한시 연구에서 논점이 흐릿한 문제는 그게 논점이든 연구 성과이든 공유되지 않고 단절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라 고 생각한다

.

다시 말하면 시야를 좀 더 확장하면 고전 시 텍스트 연구에서 논점은 없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아서 선명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역설적인 상황에 우리가 놓여 있다는 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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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문은

2015

5

28

일에 투고되어

,

2015

6

9

일까지 편집위원회에서 심사위원을 선정하고

, 2015

6

26

일까지 심사위원이 심사하고

,

2015

7

6

일 편집위원회에서 게재가 결정되었음

.

(14)

❙Abstract❙

Review of Sino-Korean Poetry Research

8)

Yi, Eunju*

The aim of this paper is to recap the points from the sino-korean poetry research during in the past ten years, and to present research task. Though current topics of the subject are based on discourse of East Asia, separately this paper places emphasis on indicating problems in research topics and methodology issues and pointing out perspectives.

So far main ways of previous Sino-Korean poetry researches are mostly interpretation by conventional anaysis methods, discovery of social and cultural factors, and application of images or common motifs. Especially poetic texts are convoluted, so many articles have tendency in relying in traditional reading and reconstructing the cultures of the time. It is urgently needed the current interpretation on the texts and the building of literary issues in this situation.

This paper suggests alternatives as follows. We need to link to the in-country studies of chinese literature, and to add channels for korean studies abroad. It need to be refuted by modern analy- sis as well as by traditional interpretation with this.

[Key Words] Sino-Korean poetry, discourse of East Asia, present status of Sino-Korean poetry, nowness, integrated study

* A Lecture-only Associate Professor. Faculty of Liberal Educ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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