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6월 12일부터 6월 17일까지 미국 라스 베가스의 Riviera Hotel에서 제2차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olymer Batteries and Fuel Cells (PBFC-2) 국제학회가 개최되었다. 제1차 학회는 지 난 2003년 6월 제주도에서 있었는데, Electrochemical Society의 후원 하에 KAIST의 박정기 교수님이 주 도하여 이루어졌다. 1차 학회는 국내의 여러분들이 수 고한 덕분에 상당히 내실 있고, 참여 열기도 높았으며, 즐겁고 유익한 학회였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번 학 회는 연료전지 전해질막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 는 Virginia Tech 대학 James E. McGrath 교수가 의장을 맡아서 학회를 준비하였으며, 세계적인 관광 도시인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까닭에 일본과 한국에서 온 참가자들이 많았다.
근년에 들어서는 연료전지 연구가 붐을 일으키면서 연료전지 관련학회가 지구 곳곳에서 일 년 내내 수도 없이 열리고 있는데, PBFC학회는 학문적으로 이웃사 촌 격인 연료전지와 배터리를 묶어서 학회를 만들었 다는데 특색이 있다. 배터리는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 이고, 연료전지는 수소나 메탄올과 같은 연료를 사용 하여 전기를 발생시키는 발전기라는 점에서 큰 차이 가 있지만, 기본적인 전지의 구조가 동일하고, 분석기 기, 분석방법, 관련 용어 등도 매우 유사하다. 더구나 연료전지 시스템은 거의 예외 없이 배터리를 같이 사 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연구자들 중에는 연료전지와 배터리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경우도 꽤 있기 때문에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 한 관계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구성재료나 작 동원리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유사점이 매우 적은 것도 사실이다.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연구자들 중에는 고분자 전해질 분야가 많은데, 이것은 고분자의 신축성이 좋아서 잘 늘어나기 때문 에 이쪽저쪽 다리를 걸쳐도 가랑이 찢어질 염려가 없 기 때문이라는 루머도 있단다.
학회 발표 논문은 총 210편이었고, 구두발표는 86 편, 포스터는 124편이었으며, 배터리 분야가 연료전지 분야보다 발표 편수가 많았다. 발표내용은 새로운 연 구방향이나 센세이션널한 연구결과가 제시되지는 않 았으나, 생각보다는 상당히 재미있는 논문들이 많았 으며, 특히 이름 있는 기관에서 나온 연구자들의 발표 는 꽤 들을 만했다. 고분자 연료전지 분야의 경우에는 연료전지의 장기성능에 관련된 논문들이 특히 흥미로 웠다. 높은 전위에 노출되면 캐소드의 백금촉매가 용 해되는 현상이 나타나서 촉매입자가 커지거나 전해질 막 쪽으로 이동되어 장기적으로 성능이 저하되는 현 상에 대한 연구들은 매우 유익했으며, 이외에도 고분 자전해질막이나 비백금 대체 촉매에 대한 발표도 들 을 만했다. 배터리 세션은 애노드, 전해질, 시스템 분 야로 구분하여 발표가 이루어졌다. 필자의 경우에는 배터리에 문외한이라서 잘 모르지만, 전언에 의하면 새로운 이슈가 제기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정리 가 잘된 발표가 많이 있었다고 한다.
라스베가스는 인구 47만명의 관광과 도박의 도시로 네바다주 최대의 도시이다. 스페인어로 ‘초원’이라는 뜻의 지명은 1700년대 초에 라스베가스 계곡을 처음 으로 발견한 스페인사람들이 지은 것이다. 1936년에 도시 근교에 그 당시로서는 세계 최대의 후버댐이 완 성되고, 도박장이 늘어나면서 관광·환락지로서 각광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23, No. 5, 2005…557
회 참 관 기 학
Polymer Batteries and Fuel Cells
하 흥 용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료전지센터, [email protected]
을 받기 시작하였는데, 연중무휴의 독특한 사막휴양 지로서 호화스런 호텔·음식점·공인도박장 등이 즐 비하며, 야간에도 관광객으로 성황을 이루어 ‘불야성’
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대환락가가 되었다. 주위 에 원자력위원회의 폭격·핵폭발실험장, 넬리공군기 지, 사격장 등이 입주하면서 방위산업이 도시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이곳은 이혼수속이 간단한 것으로도 유명하여 이혼을 목적으로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찾아오기 때문에 일명 ‘이혼도시’라고도 불린단다.
라스베가스는 뭐니 뭐니 해도 돈 잃는 재미로 가는 곳인데, 24시간 운영하는 카지노에는 초저녁부터 새 벽까지 돈 잃고 싶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물론 필자도 없는 돈 털어서 적당히 기분을 맞춰 주고 왔지만, 그 래도 인내심을 발휘하여 집에서 쫓겨나지 않을 정도 로 지출을 제어하는 저력을 발휘하느라 용깨나 썼음 을 고백하는 바이다. 그런데, 필자가 묶었던 리비에라 호텔의 카지노는 별로 물(水)이 안 좋은 편이어서, 역 시 예쁜 것들은 도박을 안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였는 데, 나중에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으니 주변의 최고급 호텔들은 물이 엄청 좋더란다. 아이고, 억울하여라. 하 여간, 돈과 수질은 정비례하는 것이 자고로 동서고금 의 움직일 수 없는 법칙인가 보다. 그런데, 라스베가스 초보자들을 위해 한 가지 정보를 알려드리면, 라스베 가스는 최고급 호텔의 방값이 별로 안 비싸니 겁내지 말고 좋은 호텔에서 묵어도 된다. 방값은 싸지만 카지 노에서 돈 벌 수 있으니 호텔로서는 손해가 아니라는 계산인 셈이다.
라스베가스에서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는 다양 한 쇼를 관람하는 것인데, 필자는 ‘Crazy Girls’라고 하는 쇼를 보았다. 역시 crazy girl 들이 나와서 여러 가지 우아한 포즈를 취하면서 춤을 추고 노래도 하였 으며, 가끔씩 막간을 이용하여 crazy guy 들도 나와서 접시를 돌리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하면서 언니들에게 쉴 시간을 주는 역할을 하였다. 걸들은 엄청 볼 만 하 였으나,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기 때문에 그 냥 눈요기만 하고 나와야 했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
면, 라스베가스는 역시 밤이 볼만하여서 고급 호텔이 늘어서 있는 거리에 나가면 경치도 좋고 재미있는 공 연도 볼 수 있다. 특히 Treasure Island 호텔 앞 연못 에서는 거의 실물과 유사한 크기의 커다란 보물선이 있는데, 밤만 되면 해적들에게 납치된 어여쁜 아가씨 를 구출하기 위해서 한바탕 싸움판이 벌어진단다. 필 자가 나갔을 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 공연을 취소하였는데, 그 이유인 즉 바람이 너무 불어 서 배우들이 위험하기 때문이라나.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는 환락의 도시에서 닷새 동 안 귀를 막고 학회에서 열심히 공부하느라 필자는 살 이 빠질 지경이었으나, 일부 부지런한 사람들은 5시간 동안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서 근처의 그랜드캐년을 방문하였단다. 그랜드캐년을...
하여간 라스베가스에서의 일주일은 또 그렇게 시나 브로 지나갔는데, 이번 학회는 주요 학술기관이 직접 주관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미국(서양)사람들이 주 최하는 전형적인 예에서처럼 다소 루즈하고 성의 없 이 진행된 것 같아 아쉬웠다. 학회에서 주는 점심도 별로 맛이 없었다. 그래도 필자는 몇 가지 중요한 정 보를 얻을 수 있어서 그것으로 위안을 삼기는 하였지 만, 다음에는 아무래도 일본이나 한국에서 개최해야 좀 더 내실 있고 재미있게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 들었다. 그리고, 가능하면 유명 스피커들을 좀 더 섭외해서 참여자들을 많이 끌어들이는 방안도 강구해 야 할 것이다.
558…NICE, 제23권 제5호, 2005
학·회·참·관·기
포스터 세션에서 좌로부터 이중기 박사, 조성무 박사와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