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일_2018.06.10 심사기간_2018.07.01-16 게재확정일_2018.07.30
신경학적 고찰을 통한 조형성 생성모델에 관한 연구 – 건축에 나타난 조형성을 중심으로 -
A Model of Creating the Characteristics of Form through a Neurologic Analysis - characteristics of form in architecture -
황영지,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 조택연(교신저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
Hwang, Yeong ji_Graduate School of Spatial Design Hongik University /
Cho, Taigyoun_Industrial Design Dept., Hongik University, Ph.D, AIA
차례 1. 서론
2. 조형과 시지각 2.1. 지각심리학적 접근 2.2. 신경과학적 지각 2.3. 조형과 형태요소
3. 조형성의 신경학적 고찰 3.1. 조형성과 선행연구 3.2. 조형성의 인지 처리 3.3. 조형성 생성모델
4. 언어에 내재된 조형성 분석 4.1. 건축에 나타난 조형성 4.2. 조형 분석 방법 4.3. 조형 분석 및 분석종합
5. 결론
참고문헌
신경학적 고찰을 통한 조형성 생성모델에 관한 연구 – 건축에 나타난 조형성을 중심으로 -
A Model of Creating the Characteristics of Form through a Neurologic Analysis - characteristics of form in architecture -
황영지,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공간디자인전공 / 조택연(교신저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
Hwang, Yeong ji_Graduate School of Spatial Design Hongik University /
Cho, Taigyoun_Industrial Design Dept., Hongik University, Ph.D, AIA
요약 기존의 조형이론은 조형 요소로부터 발생하는 심리적 효과에 대한 분석을 다뤄왔다. 이는 보편적 원리이기보다
개인적 탐구에 가까워 이를 바탕으로 조형성을 생산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실증적 방법을 통해 예술 연구를 시 도하는 신경미학 분야 역시 미술 비평적 성격의 신경과학 연구에 초점을 맞추므로 창작자가 사용할 수 있는 검 증 가능한 조형이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본 연구는 조형성의 의미 및 구조를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규명하 여 조형성 생산에 적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틀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해부학적 기능을 중심으로 인간의 인지 체계를 이해하는 인지 신경과학과 예술을 과학적 방법을 통해 실증적 근거로써 이해하는 신경미학을 살펴 본다. 연구는 시지각 대상으로서의 조형과 이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적 가치인 조형성을 구분하여 살 펴본다. 우선 눈에서 두뇌에 이르는 시각 정보의 처리과정을 바탕으로 초기 지각 단계에서 읽히는 조형의 구성 요소를 확인한다. 이후 조형과 구분되는 조형성의 의미를 선행연구와 이론적 고찰을 바탕으로 밝히고자 하였다.
나아가 조형성을 발생시키는 요소를 인지 처리모델의 각 단계에 대응시켜 검증 가능한 조형성 생성모델을 제시 하였다. 제시한 모델의 타당성은 세계적인 건축 웹사이트에서 구독자의 투표로 선정하는 건축 조형 128개에 대 한 창작자의 텍스트를 분석함으로써 검토하였다. 그 결과, 인간의 의식에는 형상성과 사상성의 층위가 유의미하 게 내재함을 확인하였다. 이는 인지 처리과정에 따라 층위적으로 구분되는 조형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 에서 제시한 조형성 생성모델은 의식에 내재한 조형성을 실제 조형으로써 생산해낼 수 있는 구조적 틀로 활용 할 수 있다.
The existing principles of form are not specific enough to be employed as tool for creating form as they tend to focus on its psychological effects. The recent literature in neuroaesthetics also lacks a specific theory of form creation that can be empirically tested, limiting itself in viewer-centered analyses of basic elements or critical analyses. This study aims to present a practical framework that can be applied when creating the characteristics of form by identifying them based on scientific theories. We explore the discipline of cognitive neuroscience that understands the human cognitive system centered on the anatomical function. In a similar vein, we also take a detailed look at the field of neural aesthetics that uses a scientific method to investigate aesthetic experiences and aesthetic behaviors. In this study, we first analyze the visual system from the eye to the brain and identify the components of shape to be read in the earlier visual processing stage. Then, the meaning of ‘characteristics of form’ is clarified by drawing a clear distinction between ‘characteristics of form’ and ‘shape’ based on theoretical considerations and the existing literature. This research suggests a practical model of creating the characteristics of form that can be empirically tested by identifying how each characteristic of form corresponds to the different levels of the cognitive processing model dictated by cognitive neuroscience. The feasibility of the model is tested by analyzing texts of the architects in the 128 buildings that selected by vote of the subscribers in the global website. The analysis shows that one can draw a clear distinction between the level that perceives shape and that makes a deliberate aesthetic judgement in human senses. This implies that there are distinctive levels in characteristics of form matching each stage of the cognitive processing.
중심어
시지각 신경미학 인지 신경과학 조형성 디자인
ABSTRACT Keyword
Visual perception Neuroaesthetics Cognitive neuroscience Form
Design
1. 서론
현대 미술교육에 있어 교과내용의 대부분은 1920년대 독일의 미술공예학교인 바우하우스로 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특히 기초조형이론은 1922년 바우하우스에 교수로 임용된 칸딘스 키가 형태와 색채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후 이를 종합하여 정리한 책 『점, 선, 면』을 기반으로 한다. 이를 통해 점, 선, 면은 기하학에서 사용하는 수학용어에서 기초조형을 표현하는 조형언 어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보편적 조형원리인 점, 선, 면의 반복과 변형, 리듬감 등의 기초 교육1)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의 감각에 따라 만들어진 조형의 미적 가치는 그 편차 가 커 여전히 미술은 특별한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영역으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현재의 조형원리의 의의와 한계를 짚어보고 높은 미적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모델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시각정보의 인지 처리를 바탕으로 조형성을 연구하는 기초조형에 관한 연구로 서 생산자가 인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조형성 생성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는 먼저 조형을 시각 대상으로서 지각하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형태를 구성하는 요소를 확인한다. 또한 지각 단계 이후 대상을 조형으로서 인지하는 과정을 통해 조형성의 의미와 특성을 구체적으로 규명한다. 이를 위해 해부학적 기능을 중심으로 지각 및 인지를 이해하는 인지 신경과학과 예술과 미적 경험을 과학적 방법을 통해 실증적 근거로써 이해하는 신경미학 을 살펴본다. 본 연구에서는 인지 신경과학에서의 인지 처리 모델의 각 단계에 대응하는 조형 성을 밝혀 실증적으로 검증 가능한 조형성 생성모델을 제시한다. 제시한 모델의 타당성은 선정 된 건축조형 128개를 분석함으로써 검토하고, 해석의 범위를 확대하여 모델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조형과 시지각 2.1. 지각심리학적 접근
본 연구는 미술은 인간의 시지각 대상이므로 이를 과학적인 체계로써 연구해야한다는 루돌프 아른하임(1995)의 관점을 바탕으로 하였다. 그는 시각이 심리학적 연구 영역에 속함에도 불 구하고 심리학적 설명을 근거로 미술에 대한 창작과 경험의 과정을 논한 사람이 없음2)을 지적 하며 과학적 연구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그의 저서인 『미술과 시지각』에서 인용하는 실험과 심리학적 사고의 원리들은 대부분 그의 스승인 막스 베르트하이머(Max Wertheimer)가 제시 한 게슈탈트 심리학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게슈탈트(Gestalt)는 부분 요소들이 전체로 지각될 때의 형태로서, 인간은 시각적으로 본 대상을 그대로 지각하지 않고 조직화하여 지각하 므로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형태지각을 지각적 조직화 법칙 을 통해 설명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조형요소를 세분화하고 이들 간의 관계적 의미를 분석 하며 나아가 지각하는 주체인 인간의 심리를 통합하여 연구하였다. 저서에는 조형요소 중 균형 을 강조하고 형과 형태를 구분하여 설명한다. 조형요소를 성장과 운동의 변화적인 특성과 공간 이나 빛과 같이 지각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특성까지 망라하여 지각심리학적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연구는 지각심리학, 조형론, 미술 교육을 비롯해 최근에는 현상학에도 광범위하게 적용 되는 학문적 배경이 되고 있다. 다만 현재의 인지 신경과학적으로 측면에서 게슈탈트 원리는
<그림 1>과 같이 특정 상황에서 부정확한 지각이 일어나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원리로 여겨진다. 또한 뇌 영상기법(fMRI)을 통해 시지각이 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 며 망막에서부터 두뇌 피질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야만 대상을 지각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되었다. 시각기관인 눈에서 보이는 현상만을 대상으로 실험한 게슈탈트 법칙은 두뇌 의 처리 과정이 배제된 결과이다. 이에 따라 인지 신경과학적 측면에서 형태지각에 대한 연구 는 지각항상성과 상징화에 대한 연구로 확장되어 논의되고 있다.
1) 안금희, 장지성, 김선아, 김경원, 이선혜, 구경주 『(초등학교) 미술. 3~4』, 천재교과서, 2014, p.21 이 외에도 교육부 검정 교과서 에 기재된 내용 참고
2) Rudolf Arnheim, 김춘일 옮김, 『미술과 시지각』, 미진사, 1995, p.7
<그림 1> 게슈탈트원리의 부정확한 지각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출처: E. Bruce Goldstein, 『감각과 지각』
2.2. 신경과학적 지각
아른하임이 추상적인 미술 연구를 과학적인 시지각 대상으로서 논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 다면, 본 절에서는 앞서 살펴본 형태지각을 최근의 신경과학적 연구를 반영하여 살펴본다.
형태를 지각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망막에 수용된 전기적 신호는 초기의 공간적 배열이 보존된 채 뇌의 시각 수용 영역인 선조피질(striate cortex, V1)에 전달된다. 이후 V1영역은 앞 이마 쪽에 위치한 선조 외 피질(extrastriate cortex, 시각연합피질)의 고위시각영역들에 앞먹임(feedforward)을 보내 상호작용하며 형태로 지각한다. 초기 시각 영역인 선조피질에는 방향 선택적 세포, 끝-멈춤 세포와 같은 세포들이 특정 시각정보에만 반응하여 각기 수용한 다. 이후 선조피질 인접 영역의 뉴런에서 축삭연결을 보내는 세포 구축의 구조는 선조피질과 약간 다른데 특정 처리 단계들을 구성한다. 선조 외 피질의 일부는 모양이나 운동 그리고 색과 같은 특정 시각적 특성의 분석을 전담한다(Felleman and van Essen, 1991). 시각피질 이후의 처리과정은 배측경로와 복측경로 두 경로가 대표적이며 대상을 특정 사물로서 재인하는 것은 주로 복측경로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림 2>와 같이 최근에는 고해상도 fMRI 영상을 통해 뇌의 정보처리 경로를 보다 세분화하여 밝히고 있다. 또한 PET, fMRI를 통해 얻은 영상은 지각 및 인지와 같은 뇌의 활동 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므로 예술을 실증적 방법으로 검증하여 이해하고자 하는 신경미학 분야 에서도 활용된다. 신경미학은 예술과 미에 대 한 신경반응과 현상을 밝히는 학문으로3) 대표 적인 시각예술 관련 연구는 세미르 제키 (2001)가 몬드리안이나 말레비치, 초상화, 야 수주의 작품을 특정 신경뉴런의 활동으로 감상 함을 밝히고4), 마가렛 리빙스턴(2002)이 모 네의 작품을 휘도와 지각으로 설명하는 연구5) 가 있다. 초기에는 회화 작품을 감상하는 뇌의 활동 기전을 밝히는 연구에서 현재는 색채나 패턴과 같은 세부 표현, 미적 경험과 아름다움 등을 다루는 연구로 확장되어 주제가 다양화·
세분화되고 있다. 연구는 대체로 피실험자가 시각예술작품 혹은 세부 특징적 요소와 같은 시각 자극을 보게 한 후 fMRI를 통해 신경 반 응을 확인하는 방법을 취하므로 수용자의 감상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러한 배경으로 신경미학 연구는 미학을 다루는 실증적 연구임에도 조형 생산자가 이를 활용하기 적당하지 않다. 본 연구는 예술의 비평보다는 조형의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로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2.3. 조형과 형태요소
조형은 국립국어원의 정의에 따르면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구체적인 형태나 형상을 만 듦’이다.6) 조형 생산자가 구체적인 형태를 생산할 수 있도록 초기 지각 단계에서 발견되는 형태의 구성요소를 파악하고자 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상의 시각 정보는 일차적으로 빛으로써 망막의 수용기에 전기적 신호로 입력된다. 망막의 수용기로는 간상체와 추상체가 있는데, 간상체는 명암을 식별하는 시세포로 흑백 정보 수용기이다. 간상체에서 외측슬상핵 (LGN)을 거쳐 일차시각피질에 이르는 동안 흑백정보는 일정한 전기적 신호를 유지한다. 전기 적 신호는 대상의 공간주파수7)에 따라 망막에 입력되므로 뇌에 일차적으로 지각되는 시각
3) 김채연, 「신경미학의 현황-발전과 전망」, 한국심리학회지: 인지 및 생물 27(3), 2015, p.358 4) Semir Zeki, 박창범 옮김, 『이너비전: 뇌로 보는 그림, 뇌로 그리는 미술』, 시공아트, 2003, p.129 5) Margaret S. Livingstone, 정호경 옮김, 『시각과 예술』, 2010, p.40
6) http://stdweb2.korean.go.kr/search/View.jsp?idx=484444, 국립국어원의 정의 참고
7) Hugh J. Foley, Magaret W. Martlin, 민윤기 외 옮김, 『감각과 지각』, 박학사, 2013, pp.190-194
<그림 2> 7.0T MR tractography를 통해 밝혀진 최근의 SLF(superior longitudinal fasciculus), 출처: Zang-Hee Cho, Review of Recent Advancement of Ultra High Field Magnetic Resonance Imaging: from Anatomy to Tractography, 2016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공간주파수의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높은 공간주파수를 띄는 자극은 모서리, 경계라는 조형언어와 대응한다. 단위 거리 당 밝기 값의 변이가 큰 자극은 대상이 다른 대상으로부터 분리되는 부분인 모서리와 경계로서 이에 주의를 기울여 하나의 모양으로 보도록 한다. V1 영역에 분포하는 세포 중 방향 선택적 세포는 특정한 작은 영역에서 보이는 기울기에 대해서만 반응을 한다.8) 끝-멈춤 세포 또한 V1영역에 많이 분포하는 세포로 특정 크기의 선분이나 모서리 등의 움직임에 최적의 반응을 보인다(Hubel & wiesel, 1965).9) 이러한 세포는 시각피질에 입력된 높은 공간주파수에 대해 반응하는 세포임을 알 수 있다.
반면 낮은 공간주파수의 자극은 면의 조형언어와 대응한다. 단위 거리 당 일정한 밝기 값의 변이가 거의 없어 단색의 평면으로 보이거나 그라데이션이 있는 곡면으로 보인다.
망막에 있는 빛 수용기 중 다른 하나인 추상체는 색채를 망막에 입력하는데 이는 장파장, 중파 장, 단파장에 대응하는 세 종류의 추상체가 있기 때문이다. 추상체가 세 가지 시각색소의 작용 으로 넓은 범주의 파장을 받아들이면 외측슬상핵(LGN)의 blob영역을 거쳐 후두엽 대뇌피질 인 V1 영역에 도달한다. 이 영역에 존재하는 색-대립 세포를 통해 상대적인 파장을 비교하고 이를 통해 색으로 지각한다. 각기 다른 색을 선호하는 두 세포의 동시 발화율을 비교해야 대상 의 색을 볼 수 있으므로10) 파장의 정도를 조합해 특정 색채로 지각할 수 있다. V1 영역에서의 색채는 아직 휘도나 주변 색과의 차이 등의 정보가 통합되지 않은 색채를 의미한다.
구분 모서리 경계 평면 곡면 색채
이미지
수용기 간상체 추상체
자극 높은 공간주파수 낮은 공간주파수 빛의 상대적 파장
지각 끝-멈춤 세포의
반응을 통해 지각
방향 선택적 세포의 반응을
통해 지각
감수영역 내에서 변화가 거의 없음
감수영역 내의 그라데이션을
지각
색-대립 세포가 파장의 대비를
비교, 통합하여 지각
<표 1> 형태 구성 요소
시각대상의 자극과 선조피질의 지각 특성에 따라 초기 지각요소를 형태의 구성요소로써 <표 1>과 같이 분류하였다. 이를 통해 형태 요소들이 보편적으로 알려진 점, 선, 면과 유사하게 모서 리, 경계, 면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색채는 지각의 초기 단계에서 대상의 주의를 끄는 요소로서, 최근 연구에서도 선과 형태, 시각적 움직임에 반응하는 매우 초기 단계의 선조피 질에서 반응함을 확인한다(Yoshihito Shigihara, Hideyuki Hoshi, Semir Zeki, 2018).
3. 조형성의 신경학적 고찰 3.1. 조형성과 선행연구
기초 조형을 지각 처리과정에 따라 형태의 구성요소로서 확인했다면 본 장에서는 조형원리와 조형성을 살펴보고 인지 처리를 따르는 조형성 생성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조형이 지각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형태를 만드는 행위라면, 조형성은 조형을 통해 발생하는 미적 특성을 포괄 하는 개념이다. 조형성 생성을 위해 ‘조형성’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국내의 연구를 살펴보면,
공간주파수란, 시야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특정 부분에서 단위 거리 당 밝기 값의 변이를 명암으로 보는 것을 말하며 시각 세포는 공간 주파수 마다 상이한 민감 채널을 만들어낸다. 이 책에서는 모양 지각에 대해 공간주파수 분석의 기여도를 설명하고 있다.
8) Semir Zeki, 박창범 옮김, 『이너비전: 뇌로 보는 그림, 뇌로 그리는 미술』, 시공아트, 2003, p.95 9) E. Bruce Goldstein, 김정호 외 옮김, 『감각과 지각』, 시그마프레스, 2010, p.72
10) Richard Dawkins, 이한음 옮김, 『조상이야기』, 까치, 2005, p.172
디지털 건축디자인에 나타나는 기하학적 조형성(김세영, 2013), 일본전통 혼례복의 디자인 조형성과 상징성에 관한 연구(신혜성, 2012), 고궁 공공시설물의 조형성(김영주, 허준, 김신 원, 2011)에 관한 연구 등이 있다. 해당 용어는 공통적으로 ‘특정 대상의 조형성’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조형의 미적 특성을 나타내는 피수식어 혹은 조형으로부터 발생하는 미적 가치를 표현 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조형 이론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조형성 생성 원리를 확인하였다.<표 2>
연구자 이론 혹은 서적 기초 조형 원리 및 예시
Johannes Itten
색채의 예술, 1961 디자인과 형태, 1963
“감정적, 주관적 형태의 학습, 재료와 질감의 연구, 형태구성, 율동대비, 색채연구”
11)Paul Klee 바우하우스 교육
“조형(Gestalten)을 형태(Form)와는 달리 생동감과 생성되어가는 움직임의 의미를 포함한 것으로 조형 창작의 기본은 움직임을
형태화 하는 것”
12)Wassily
Kandinsky 점, 선, 면, 1947
“점, 선, 면의 위치, 크기, 방향, 밀도 등에 따른 다양한 표현 가능성”
13)예시) 수평선과 수직선에 대해 무한한 움직임으로 설명 Rudolf
Arnheim 미술과 시지각, 1972 “균형”, “형”, “형태”, “성장”, “공간”, “빛”, “색”, “운동”, “긴장”
14), 표현을 심리학적으로 분석
<표 2> 기존 기초조형원리 관련 연구
이론을 통해 살펴본 바에 의하면 소재나 형태 간의 관계와 이의 실습을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바우하우스 초기 예비과정을 담당한 요하네스 이텐은 소재, 재질, 색채 등의 교육을 담당 하였는데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형태의 학습을 강조한다. 칸딘스키 또한 내적 필연성의 원칙에 따라 조형원리보다 예술가의 직관과 종합을 강조했다. 이러한 기존의 이론은 조형 요소를 통해 심리적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표현을 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조형성은 개별적 표현 능력에 따라 발생하는 특성이므로 해당 원리만으로 이를 이끌어낼 수 없음을 말한다.
한편 신경미학에서는 주관적 조형성보다는 검증 가능한 조형성을 연구한다. 뇌의 일부 영역은 특정 조형성을 볼 때 반응이 활성화되는데, 대표적으로 편도체(amygdala) 및 측위신경핵 (nucleus accumbens) 영역에서는 미술 작품에 대한 미적 선호를 보일 때 다른 영역과 함께 활성화를 보인다. 또한 내측안와전두피질(OFC, orbito frontal cortex의 내측)과 전대상회 (anterior cingulate gyrus)는 학습된 지식이 있는 경우 미적 선호 반응을 보인다.(Kirk, Skov, Christensen, & Nygaard, 2009). 그밖에 얼굴 자극에 대해서는 방추상회(fusiform gyrus)에 서, 대칭성이 있는 자극에 대해서는 상두정소엽(superior parietal lobule), 두정내구 (intra-parietal sulcus), 전운동 영역(premotor area)에서 활성화를 보였다(Jacobsen, Schubotz, Hofel, & Cramon, 2006). 국내에는 프랙탈에 대해 반응하는 뇌 활성화 영역을 추적 하는 연구(이승복, 정우현, 손정우, 조성우, 2011)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조윤설, 윤자정, 조 택연(2013)은 피보나치수열과 보로노이 패턴의 강도에 따른 호감도를 설문조사하여 적합도 가 높은 원리를 발견하고자 시도한 바 있다.15) 이와 같은 신경미학의 연구는 조형성의 개별적 특성을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3.2. 조형성의 인지 처리
앞서 신경미학의 연구에서 검증 가능한 개별 조형성이 드러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검증된 개별 요소가 아직 적고 검증된 조형성이라도 신경 반응 영역의 역할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귀납적 접근은 불완전한 조형원리로 귀결된다. 따라서 미적 판단을 내리
11) 이정순, “예술학교 제도 개혁의 맥락에서 본 바우하우스 교육”, 「서양미술사학회 논문집」, 서양미술사학회, 제 5집, 1993, p. 138 12) 김정희, 김경순, 「파울클레(Paul Klee)의 조형 교육 이론에 기초한 조형요소와 원리교육에 대한 논의」, 한국초등미술교육학회
43(0), 2015, p.5
13) 윤민희, 「학문적 통섭에 기초한 바우하우스 조형교육의 재조명」, 한국디자인문화학회지, vol.14 no.4, 2008 p.336 14) Rudolf Arnheim, 김춘일 옮김, 『미술과 시지각』, 미진사, 1995, 목차에서 발췌하였다.
15) 조윤설; 윤자정; 조택연, 「자연의 형상 발생 구조에 내재한 미의식 연구」, 한국공간디자인학회 논문집, 26(0), 2013
는 두뇌의 인지 처리 모델을 살펴보면서 이를 따르는 조형성의 층위를 동시에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림 3>의 기능적 구조체계는 인지의 두 가지 고전적인 모델을 결합한 기능적 구조체 계이다(Baddeley & Hitch, 1974, atkinson & Shiffrin,1968).16) 모델에 따르면 외부의 감각 이 입력된 후 인지를 집행하는데 내부감각을 바탕으로 행동을 계획하고 이에 대해 반응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그림 3> 기능적 구조체계 (Baddeley & Hitch, 1974, atkinson & Shiffrin, 1968)
<그림 4> 미적 경험 모델 (Leder, H., Belke, B., Oeberst, A., & Augustin, D., 2004)
이러한 인지 신경과학의 모델은 시각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층위가 상호 복합적이므로 <그 림4>의 신경미학에서 제시하는 예술 작품 감상에 관련한 인지모델을 살펴보았다(Helmut Leder, et al., 2004). Leder와 연구진(2004)은 현대미술을 감상하는 인지 과정을 설명하였는데 먼저 초기 지각적 분석(Perceptual Analyses)의 단계에서 암묵적 기억 통합(Implicit Memory Integration)을 차례로 거친다. 이후 단계에서는 명시적 분류(Explicit Classification) 인지적 숙련 및 평가(Cognitive mastering and Evaluation)의 과정이 상호 앞먹임과 되먹임을 통해 이루어진다. 각 단계에서 처리하는 조형성을 살펴보면 지각적 분석 단계에서는 대칭, 조직화와 질서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진다. 이후 암묵적 기억 통합 단계에서는 익숙함, 원형성, 정점이동 의 특징을 인지한다. 명시적 분류 단계부터는 감상자의 전문적 지식을 근거로 인식하는데 작품 의 내용, 일반화, 작가의 성향, 예술 사조 혹은 작가의 언급에 따라 작품을 감상한다. 모델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미적 판단과 감정을 구분하는데 미적 판단은 감상자의 지식과 같이 미적 대상에 대한 인식적 평가로부터 측정된 결과이고, 미적 감정은 인지모델의 각 단계에서의 수행 으로써 이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했는지에 따라 미적 호감의 정도가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3.3. 조형성 생성모델
조형성을 생성할 수 있는 인식적 체계를 만들기 위해 조형성에 반응하는 뇌의 영역을 살펴보고 이를 인지 체계에 따라 구조화하고자 한다. 이에 앞서 논의의 초점을 맞추기 위해 조형성의 개념을 인지 신경과학적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일부 신경미학 연구는 예술을 생물학적 보편성을 지닌 아름다움 혹은 보상 체계로서 설명한다. 레더와 연구진(2004)에 따르면 미적 감정은 주어진 시각 정보처리 과제를 원활하게 수행할 시 나타나는 긍정적 정서를 의미한다.
여기서 아름다움과 인지 처리의 보상은 구분된다. 이를테면 <그림 5>와 같은 데미안 허스트 의 작품에는 소의 잘린 내장이 표현되어 있어 아름답지 않다. 그럼에도 데미안 허스트라는 작가의 성향이나 작품의 내용에 대한 학습된 지식이 있는 전문가라면 이 작품에 대해 긍정적으 로 판단할 것이다.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에서 조형성, 즉 미적 가치는 미적 판단과 더불어 이를 수월하게 처리함으로써 발생하는 미적 감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조형성을 보편적 아름다 움의 의미로 사용하지 않고 조형이라는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인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긍정적 인 정서로서 초점을 맞춘다.
이에 따라 미적 감정을 발생시키는 조형성을 형태성, 형상성, 사상성의 세 가지 층위로 분류하 였다. 먼저 형태성은 초기 지각적 분석 단계에 포함되는 단계이다. 형태성에는 앞서 2장에서 살펴본 형태 요소인 모서리, 경계, 평면, 곡면, 색채가 해당된다. 이는 시각 영역의 선조피질에
16) Bernard J. Baars, Nicole M. Gage, 강봉균 옮김, 『인지, 뇌, 의식』, 교보문고, 2010, p.30
<그림 5> Damien Hirst, Love's Paradox, 2007 (출처:
http://www.damienhirst.com)
서 지각하므로 독립적으로 지각되지 않고 자동적으로 하나의 조형으로 종합되어 지각되는 요 소이다. 그러므로 형태 요소는 그 자체로서 미적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보다는 다음 단계의 조형 성을 수월하게 지각할 수 있게 하는 요소로써 조형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 단계인 형상성은 형태의 질서 구조를 인지해 시각 대상을 쉽게 파악하도록 하는 물체 재인 단계에서 읽혀지는 조형성이다. 초기 시각피질의 바로 다음 경로에 위치하는 뉴런들은 의미 없는 단순한 형태보다 물체나 질서가 있는 모습에 더 강한 반응을 보인다. 대표적으로 세 가지가 있는데 먼저 LOC라고 불리는 외측후두복합체(The Lateral Occipital Comlex)의 영역들은 물체 재인을 담당한다. 또 하나는 방추얼굴영역(fusiform area, FFA)으로 다른 사물 보다 얼굴에 대한 반응을 한다. 또 다른 하나인 부해마 위치영역(parahippocampal place area, PPA)은 건물이나 배치도, 풍경에 선택적으로 반응한다.17) <표 3>을 통해 형태성을 형상성 과 비교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형태는 초기 지각의 단계로 지각은 하지만 대체로 잘 인지되지 않는데 이를 통해 형태보다는 형상을 인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형상C를 가리고 형상A와 B만을 비교하면 질서가 있는 A가 B보다 더 쉽게 인지된다. 형상B가 형상C로 변형되면 원소의 수가 많고 질서가 더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질서가 읽히지 않는 B보다 C를 더 쉽게 인지한다.
형태 형상 A 형상 B 형상 C
지각은 하지만 주의를 끌지 않음
규칙적인 형상은
인지하기 쉬움 인지하기 어려움 불규칙한 형태가 질서를
가지면 다시 호감을 보임
<표 3> 형태와 형상의 비교
이와 같이 형상성은 질서가 있는 형상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로, 대상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할 때 느껴지는 정서적 보상의 반응이다. 또한 Leder의 모델에 따르면 대비와 색채 요소 또한 지각적 처리단계에 포함시키지만, 대비의 경우 지각의 초기 단계에서 무의식적으로 지각되는 형태 요소임을 앞서 확인하였다. 색채 또한 지각의 매우 초기 단계인 선조피질에서 반응하므로 (Semir zeki et al., 2017) 형상적 조형성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다만 색채가 점차적인 단계를 갖고 배열되는 경우 색채라는 형태 요소가 질서를 가지므로 형상성으로 볼 수 있다.
사상(思想)성은 숙고적 처리단계에 속하며 레더의 단계에 따르면 명시된 분류와 인지적 숙련 및 평가의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작품의 내용이나 양식, 일반화, 작가의 성향 등과 같이 학습된 지식을 바탕으로 인지 처리를 수행한다. 뇌의 뉴런 연결망은 감각기관으로부터 신호가 도착하면 특징적인 흥분 패턴이 만들어진다. 학습 시 이 패턴이 연속해서 발생하는데 시냅스 연결부를 미엘린이 감싸 전기적 신호가 누출되지 않게 한다. 이를 수초화(myelination)라고 하며 전기 신호는 수초화가 일어나지 않은 축삭돌기에서보다 10배 이상의 속도로 전달한 다18). 유연성 이론(fluency theory)에 따르면 대상을 처리할 때 신속하게 처리 할수록 긍정적 인 반응을 얻으므로19) 학습된 대상에 대해 매우 빠른 속도로 인지처리를 수행하며 이에 긍정 적인 정서적 보상이 발생한다. 경험적 학습에 의해 발생하는 조형성인 사상성에 대한 실험은 다음과 같다. Kirk 와 그의 연구진(2009)이 진행한 건축가와 일반인 집단에게 건축물 사진과 얼굴 사진을 보여주고 뇌 반응을 측정한 연구가 있다. 여기서 건축가는 건축물 사진을 봤을 때 일반인이 봤을 때에 비해 전대상회와 내측안와전두피질에서 더 활성화됨을 보였다. 이 밖에
17) E. Bruce Goldstein, 김정호 외 옮김, 『감각과 지각』, 시그마프레스, 2010, p.97 18) 승현준, 신상규 옮김, 『커넥톰, 뇌의 지도』, 김영사, 2014, pp.331-332
19) Michael S. Gazzaniga, 박인균 옮김, 『왜 인간인가: 인류가 밝혀낸 인간에 대한 모든 착각과 진실』, 추수밭: 청림, 2009, p.303
도 예술작품의 진품 라벨이 있는 경우와 모사품 라벨이 있는 경우를 비교한 결과 전자에서 전두극(이마극, frontal pole)의 피질과 설전부가 더 활성화되었다.20)
살펴본 바에 따라 뇌의 인지 처리과정에서 조형에 관련한 처리는 형태성, 형상성, 사상성의 세 층위로 분류할 수 있다. 인지모델의 처리영역과 조형에 대한 두뇌의 반응 영역을 교차 확인 한 분류표에 조형성 요소를 분류하였다. <표 4>는 인지 처리에 따른 조형성 층위로 조형생산 자가 생산에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식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층위에 해당하는 조형성 생성 요소를 분류하였으며 다음 장에서 이를 검증하고자 한다.
구분 형태성 형상성 사상성
두뇌의 활성화
영역
후두엽 시각 선조피질 (V1)
외측후두복합체(LOC) fusiform area(FFA), parahippocampal place area(PPA), extra-striate
body area(EBA) 등
내측안와전두피질 전대상회, 전두극, 설전부 등
인지처리단계 초기 단계의 지각 물체 재인 숙고, 의식
레더 모델 지각적 분석 지각적 분석, 암묵적 기억 통합 명시적 분류, 인지적 숙련, 평가
조형성
생성 요소 모서리, 경계, 면, 곡면, 색채
대칭, 조직화, 질서, 익숙함, 원형성,
정점이동(peak-shift) 등
감상자의 전문적 지식, 대상의 내용, 일반화, 작가의
스타일, 양식, 풍경, 색채 등의 언급 등
<표 4> 조형성 생성 모델
4. 언어에 내재된 조형성 분석 4.1. 건축에 나타난 조형성
인간은 자연 상태에 머물러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환경 속에서 살아왔다. 아폴리아의 벌통집, 헤브리디스제도의 검은집, 나바호족의 호건과 같이 몇몇 유형의 주거지들은 선사시대 이래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건축은 오랜 기간 인간에 의해 계획된 산물이었으므로 인간은 건축의 특성에 대해 섬세하게 반응한다. 신경생리학적으로도 건축적 공간에 대해 민감 하게 반응하는 두뇌 모듈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부해마 위치영역 (parahippocampal place area, PPA)은 집이나 기둥과 같은 건축적인 요소에 대해 활성화된다.
뇌에서 재인과 관련한 세 가지 특화된 모듈 중 복합적인 물체, 얼굴과 더불어 건축에 대한 모듈이 있다는 것은 인간이 다른 조형보다 건축적 특성에 대해 예민하게 판단할 수 있는 미의 식이 내재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건축에서 나타나는 조형성을 통해 조형성 생성 모델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다수의 사람들이 선호하는 건축조형이라면 조형 성 요소가 다수 포함될 것이다. 따라서 대중의 선호를 받은 조형의 분석을 통해 모델을 검증함 으로써 궁극적으로 조형생산자가 조형성의 층위를 인식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축 조형의 선정을 위해 다음과 같이 기준을 세웠다. 첫째, 구체적 실체인 조형에 대한 조형성 을 분석하기 위함이므로 종합적인 측면을 담고 있는 3차원 조형을 대상으로 하였다. 둘째, 건축에서 조형 의지를 반영하기 어려운 역사적 건축은 제외하고 기술의 발달로 조형 작업이 비교적 수월한 현대의 건축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를 기준으로 세계적인 건축 관련 웹사이트 (http://www.archdaily.com)가 선정하는 올해의 건축(Building of the Year)으로 선정된 건축 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아키데일리(Archidaily) 사이트 이용자는 건축회사, 프리랜서 건축 가, 건축 설계사무소, 건축 관련 공공기관, 건축 관련 연구자와 학생으로 구성되며 그 외에는 경관, 도시, 인테리어, 그래픽디자인, 사진, 부동산 중개업자, 기계 설계, 대학 경영, 건축과 무관한 공공기관, 건축적 제품 제공자, 미디어 홍보 담당자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선정의 주체 가 미의식을 기반으로 건축 문화를 생산하는 전문가 집단임을 보여준다. 선정된 건축은 전문가 집단의 투표와 게시물 구독수로 선정되었다. 아키데일리(Archidaily)에 따르면 해당 건축은
20) 김채연, 「신경미학의 현황-발전과 전망」, 한국심리학회지: 인지 및 생물 27(3), 2015, p.349
매년 투표 기간을 설정하여 통계를 낸 결과로 2012년 70,000표, 2011년 65,000표, 2010년 30,000표 이상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건축이라고 언급한다. 선정된 조형에서 인지 처리과정을 따르는 조형성 생성 모델이 드러나는지 확인하여 타당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4.2. 조형성 분석 방법
줄리언 제인스는 『의식의 기원』에서 “의식은 모두 언어는 아니지만 언어로 생성되고 언어로 접근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의식을 신경학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Bernard J. Baars, Nicole M. Gagerk는 인지처리에 대해 기능적 구조체계를 제시한다. 이에 따르면 모든 의지적 인 활동을 감독하는 중앙집행부(central executive)단계 하에 작동저장의 단계가 이루어진다.
이 작동저장의 바탕이 되는 내부감각은 시공간스케치북과 언어리허설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언어에 관련해 살펴보면 사람들은 일상의 거의 대부분 내부발언을 하며(Luria, 1976; Morin, 1993) 이는 지금 당장 의식하고자 하는 대상에 관심을 두도록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Singer, 1993). 언어리허설, 즉 내부발언은 말을 하게 하는 브로카영역과 말을 이해하는 베르니케영역 이 관여하여 출력한다. 이러한 인지과정은 의식의 바탕에 시공간적 심상과 더불어 언어적 정보가 있으며 이를 출력하는 수단으로써 다시 언어가 사용됨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언어적으로 표현된 텍스트에는 의식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건축가가 자신이 만들어낸 조형에 대해 작성 한 텍스트라면 인식적인 조형성과 더불어 인식하지 못한 무의식적 조형성도 드러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언어적 표현에서 나타난 미의식을 추론하기 위하여 조형 생산자인 건축 가의 텍스트를 기반으로 조형성 층위에 적용 및 분류하였다. 아키데일리(Archidaily)에서는 건축에 대한 건축가의 디자인 의도를 제공받아 업데이트하며, 본 연구에서는 해당 텍스트에서 형태성, 형상성, 사상성에 해당하는 특성이 언급될 경우 이를 4.3장의 분석표에 표기하였다.
표기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8년 6월 9일에 분석 결과 및 표기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검토를 실시하였다. 박사 및 박사급 연구원 10명과 석사 및 석사급 연구원 36명을 대상으로 확인하였으며 그 중 3분의 2이상인 31명이상이 동의할 경우에만 ‘언급 여부’ 란에 ‘O’로 표기 했다. 128개의 사례 중 9개의 건축을 본 논문에 기재하였으며, 이 밖의 119개의 건축도 같은 방식으로 분석하여 조형성의 분류가 유의미한지 확인하였다. 조형성의 층위가 텍스트에 유의 미하게 분포하고 있을 경우 첫째, 인간의 의식에 해당 층위가 내재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최근 10년 간 건축가가 적극적으로 사용해온 조형성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건축가가 전문가 집단에서 선호하는 건축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조형성 의 층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4.3. 조형분석 및 분석종합
[Zaryadye Park] Diller Scofidio + Renfro, 2018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이미지
구분 표현 상세 언급
여부
형태성 해당사항 없음 X
형상성 1) 대칭적인 공원 공간: symmetrical park spaces O
사상성
1) 역사적 구역: historic district
2) 러시아에서 찾을 수 있는 풍경: regional landscapes found in Russia: tundra, steppe, forest and wetland.
O
<표 5> 연구 사례
[Crystal Houses] MVRDV, 2017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이미지
구분 표현 상세 언급
여부
형태성 해당사항 없음 X
형상성 1) 벽돌 조적과 창문의 모양: down to the layering of the bricks and the details
of the window frames O
사상성
1) 네덜란드 유산: Dutch heritage and international architecture 2) 건축가, 건축적 특징과 개성: MVRDV’s Crystal Houses, maintaining
architectural character and individuality
O
<표 6> 연구 사례
[Ribbon Chapel] Hiroshi Nakamura & NAP Architects, 2016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이미지
구분 표현 상세 언급
여부
형태성 1) 흰색 칠: painted white O
형상성 1) 나선: Two Spirals Become One O
사상성 2) 기술: We established an overhang-type tuned mass damper (TMD) to
control the vibration. O
비고
The simple building is composed only of paths, along which sceneries of ocean, mountains, sky, and distant islands successively appear and disappear. 이와 같이 건축가는 길을 의도적으로 생산하고 이를 매우 강조했으나 이에 해당하는 조형성 요소의 신경학적 근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표 7> 연구 사례
[Fogo Natural Park Venue] OTO, 2015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이미지
구분 표현 상세 언급
여부
형태성 해당사항 없음 X
형상성 1) 긴 벽: the long walls outline the building,
2) 경사진 땅의 연속: A succession of sloped terrain O
사상성
1) 국가지정보호구역: The status of protected area of national 2) 문화·오락의 상호작용을 위한 공간: Spaces for cultural and recreational
interplay
O
<표 8> 연구 사례
[Tete in L’air] KOZ Architects, 2014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이미지
<기존 건물>
구분 표현 상세 언급
여부
형태성 해당사항 없음 X
형상성
1) 표면의 시각적 배열, 톤: The very graphic laying of the wooden cladding further fragments the perception of the built volume, gives a very quiet tone
and values the sensuous presence of the rough natural wood.
O
사상성
1) 길의 미적 정신을 위해 보존: asked for the preservation of the building on the street to retain it’s picturesque spirit
2) 기술: A sort of high tech use of a low tech material
O
비고
All the apartments living rooms are opened on it , to connect oneself to this small piece of urban nature and to connect neighbors together. ‘거실의 확장으로 이웃과 자연으로의 접근성을 높임’이 해당 건축의 가장 큰 특징이나 이에 해당하는 조형성 요소의 신경학적 근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표 9> 연구 사례
[CCTV Headquaters] OMA, 2012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이미지
구분 표현 상세 언급
여부
형태성 해당사항 없음 X
형상성
1) 파사드의 대각선 망: The structure of the CCTV Headquarters is visible on its façade: a web of diagonals that becomes dense in areas of greater stress,
looser and more open in areas requiring less support.
O
사상성 1) 건축가: The CCTV project was led by OMA / Rem Koolhaas
2) 구조적 지지: The structure of the CCTV Headquarters O 비고 파사드의 패턴과 기술적 구조를 일치시킴으로써 형상성과 사상성성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표 10> 연구 사례
[BTEK – Technology Interpretation Center] ACXT, 2009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이미지
구분 표현 상세 언급
여부
형태성 해당사항 없음 X
형상성 1) 모양: The geometry of the covering should be triangular—similar to the
shape O
사상성 1) 기술: highly energy efficient
2) 랜드마크: the aim of making the building a landmark in its landscape. O
<표 11> 연구 사례
[Denmark Pavilion, Shanghai Expo 2010] BIG, 2010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이미지
구분 표현 상세 언급
여부
형태성 해당사항 없음 X
형상성 1) 하나로 된 형태: a monolithic structure in white painted steel
2) 타공 패턴: The steel of the facade is perforated in a pattern O
사상성 1) 건축가: designed by BIG with ARUP and 2+1
2) 덴마크 정신: danish spirit it represents. O
<표 12> 연구 사례
[Museum of Ocean and Surf] Steven Holl Architects & Solange Fabiao, 2011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이미지
구분 표현 상세 언급
여부
형태성 해당사항 없음 X
형상성
1) 오목한: A concave “under the sky” shape forms / slightly cupped edges 2) 볼록한: The convex structural ceiling forms the “under the sea” / along the
dynamic curved surface
3) 투명으로 편안한 톤: A combination of insulated glass units with clear and acid-etched layers animates the visual dynamics enhancing interior comfort.
4) 흰색 플라스터와 나무 바닥(색채대비): The interior of the main space is white plaster and a wooden floor provides under-floor wiring flexibilities.
O
사상성 1) 건축가, 현상설계: The design by Steven Holl Architects in collaboration with Solange Fabiao is the winning scheme from an international competition O
<표 13> 연구 사례
구분 건축 이름 완공년도 형태성 형상성 사상성
1 Zaryadye Park 2018 O O O
2 Crystal Houses 2017 X O O
3 Ribbon Chapel 2016 X O O
4 Fogo Natural Park Venue 2015 X O O
5 Tete in L’air 2014 X O O
6 CCTV Headquaters 2012 X O O
7 Museum of Ocean and Surf 2011 X O O
8 Denmark Pavilion, Shanghai Expo 2010 2010 X O O
(중간 생략)
128 BTEK 2009 X O O
조형 요소 합계 16 101 128
<표 14> 분석 종합
분석 결과 전체 128개의 건축 중 사상성은 128개의 건축에서 모두 언급되었다. 형상성은 101 개의 건축에서 언급되며 이는 전체 건축 중 78.9%에 해당한다.21) 텍스트의 언급된 내용을 보면 질서(배열, 변형된 형태, 비대칭, 나선형, 기하학 등)는 78개의 건축에서 언급되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색채대비와 패턴이 각 19개의 건축에서 언급되었다. 다만, 형태성을 언급 한 경우가 있었는데 특정 색채를 단독으로 언급한 건축이 11개 모서리와 가장자리를 언급한 건축이 5개 있었다. 이를 통해 첫째, 인간의 의식에 형상성과 사상성의 층위가 유의미하게 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조형의 구성요소인 형태성이 12.5%에서만 언급되었는데 이는 건축에 있어서 형태성이 조형성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요소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석을 종합하면 건축에서 사용되는 사상적 조형성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건축적 구조 및 기술 력, 건축가 혹은 현상설계와 같은 명성, 생태적 지속가능성을 가장 강조하고 있었다. 또한 형상 성은 특정 모양을 만드는 질서를 가장 강조하고 색채대비와 패턴을 유사한 정도로 언급했다.
주목할 점은 형상성은 사상성에 해당하는 건축 구조적인 부분과 결합하여 설명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어 CCTV의 경우 외관의 입혀진 패턴은 구조적으로 힘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 이므로 조밀하게 배열하였다고 표현함으로써 두 가지 조형성을 동시에 설명하여 각 층위를 상호 강화한다. 또한 형상성에 해당하는 색채 대비의 경우도 사상성의 건축적 자재와 질감에 따른 부차적인 효과로서 언급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형상성에 사상성을 더해 긍정적인 정서 를 강화하려는 시도이다. 반면 사상적 조형성은 독립적이며 상세하게 언급되었는데 인식적으 로 명확하게 규명되어 있는 지식이므로 표현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분석 결과 건축에 있어 형태성보다는 형상성이, 형상성 보다 사상성을 적극적으로 사용함을 알 수 있었다.
5. 결론
현재의 조형이론은 조형으로부터 불러일으켜질 심리적 측면에 집중되어 생산자가 조형성을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활용하기에 구체적이지 않았다. 최근의 신경미학 연구 역시 실증적으로 검증 가능한 조형이론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감상자 중심의 단편적인 요소의 분석이나 미술 비평적 성격의 분석들만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본 연구는 인지 신경과학에서의 인지 처리 모델 의 각 단계에 대응하는 조형성을 밝혀 실증적으로 검증 가능한 조형성 생성모델을 제시하였다.
제시한 모델의 타당성은 선택된 건축물 128개를 분석함으로써 검토하였다. 그 결과 첫째, 인 간의 의식에 형상성과 사상성의 층위가 유의미하게 내재함을 확인하였다. 이는 인지 처리에 따라 층위적으로 구분되는 조형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형태성은 건축에서 조형성을 이끌 어내는 역할을 하지 않았다. 셋째, 전문가 집단의 선택을 받은 건축에서 형태성보다는 형상성 이, 형상성보다는 사상성을 적극적으로 사용함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각 층위가 상호 관계를 갖게 하여 조형성을 보다 강화하고자 함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건축 생산자는 조형성 생성 모델에서 사상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조형성의 층위를 상호 연관 지어 해당 조형성을 강화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본 연구에서는 일관된 분석을 위해 건축만을 대상으로 제한하였으나 형태성이 거의 드러나지 않고 사상성이 매우 강조되어 조형성의 층위 가 고루 분포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건축 조형이 담고 있는 시각정보가 많아 형태 요소가 단독으로 읽히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시각정보가 제한된 일러스트나 회화와 같은 2차원 조형에서는 형태적 요소가 보다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추후 다양한 범주의 조형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조망하기, 길을 걷기, 이웃과의 교류 등과 같이 형상성 혹은 사상성에 포함되지 않는 영역이 건축 조형에서 강조되어 사용되고 있으나 이에 해당하는 조형성의 신경학적 근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적용 대상의 범위를 확장하고 조형성 층위를 세분화하여, 구체적으로 조형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후속 연구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21) 128개 건축 조형을 같은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텍스트에 나타난 조형성 관련 표현은 총 748번 언급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전체 언급 빈도 중 형상성이 178번으로 전체의 23.79%를, 사상성이 570번으로 76.2%를 차지함을 확인하였다. 그 중 형상성이 강 조된 건축은 12개이며 사상성이 강조된 건축은 122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문헌
Bernard J. Baars, Nicole M. Gage, 강봉균 옮김, 『인지, 뇌, 의식』, 교보문고, 2010 E. Bruce Goldstein, 김정호 외 옮김, 『감각과 지각』, 시그마프레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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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garet S. Livingstone, 정호경 옮김, 『시각과 예술』,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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