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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국가의 해체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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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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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도시정책포럼 초청 외부전문가 특강

개발국가의 해체과정

발표|권태준(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정리|김형진(국토연구원 연구원)

국토연구원에서는 지난 5월 6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권태준 명예교수의 특강이 있었다. 이번 특강은 지역도시정책포럼에서 마련한 것으로서, 개발국가의 해체과정을 조망하고 한국사회의 현 실과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권태준 교수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서울시정개발연 구원장,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이 글은 권 교수의 특강내용과 질의 및 응답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국가중심성 시대(centrality of state)에 있어서 국가는 모든 분야의 주도적인 개발자(developer), 선도자 (initiator), 운행자(mobilizer)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국민은 이러한 국가에 대해 의존도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국가형태를 개발국가(developmental state)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국가중심성 시대 는 해방 후부터 본격화되는데, 당시 국민들의 소득수준 및 생활형편이 열악하여 국가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그러한 시대적 양상을 이끌게 된 배경이 되었다. 예를 들어 1940년대 우리나라 도시 의 총 임금노동자 수가 20만 명에 불과했고, 1950년대에는 한 해의 60% 이상 쌀 부족기간을 겪어야 했 던 일명 절량농가가 전체 농가의 80%를 차지할 정도였다. 따라서 국민의 생존은 국가에 절대적으로 의 존할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은 미국 등 해외로부터의 양곡지원·산업복구자금 등 의 원조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른바‘생존의 정치(politics of survival)’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해방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이는 시민 개인의 능력과 시장의 능력을 기반하여야 가능한 것으로서 먹고 사는 것(물질적 기반)이 유일한 과제였던 이 시대에는 사실상 형성될 수 없었다. 당시 약 300여개의 정당이 난립하였으나, 이들은‘1인 1당’의 형태로 운영되 었을 뿐 시민의 의사반영 역할이 미미하였으므로 일부 학자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를 시민사회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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및 자율성의 증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당시 우리 나라의 지식인은 세계 철학자들과 이념적, 사회적 동시대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지적 수준이 높았지 만, 시민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수준보 다 지나치게 앞서 나감으로써 결과적으로 범 시민 사회와의 괴리가 컸다.

따라서 국가중심성 시대에 있던 우리나라가 생 존 및 경제발전을 위해 내세웠던‘1천 달러 소득,

100억 달러 수출’

이란 목표는 국민 모두가 따를 수밖에 없었던 국가적 과제(national project)로서 개인적 이익보다 전체 국가의 이익을 자신의 목표 로 인식하는 초계급적 인식 및 목표가 형성된 것 이었다. 일반적으로 계급적 이익은 시민사회와 국 가권력을 연결하는 수단이 되지만, 이러한 시대에 서는 계급적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계급의 형성조 차 힘들었다. 이같은 맥락에서 1980년대까지 자본 가 계급이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자본가 계급 없이 노동자 계급이 존재할 수 없었다. 최근

17대 총선결과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입했는데,

이제야 비로소 시민들의 노동자 계급에 대한 인식 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국가적 목표의 추진은 1만 달러 소득 을 달성한 문민정부에 들어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 기 힘들어지고, 국정목표를 도덕적 가치 중심의

‘선진화’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종결되었다고 본 다.

국가중심성 시대를 이끌던 거족적, 거국적 국가 목표보다 이익의 합리적 분배와 같은 도덕적 가치 가 중요시되면서 개발국가는 종식하게 되고, 시민 자율성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정치분야에서 도 국가중심적 보스정치가 막을 내리고 정치세력

이 점차 다원화되면서 행정부와 정당간 정책적 견 제가 이루어지는 본격적인 의회민주주의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시민사회에서는 민족의식 및 국가의 식이 희석되고 이에 따른 거국적 합의도출이 어려 워짐으로써 상호 타협 및 거래가 중시되는 양상 (consensus building mechanism)이 전개될 것이다.

질의 및 응답내용

Q: 개발국가의 해체에 따라 과거 국가적 과제추진

에서 볼 수 있었던 효율성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 지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시간을 충 분히 갖기에는 오늘날 세계화의 위력이 너무 막강 하며, 국가간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우리 사회 가 변화의 시기에 있다는 것은 동감하나 이를 논 하기에 앞서 이미 세계화의 흐름은 더 빠르게 진 행되는 것이 아닌가?

A: 오늘날 선진국들이 좌파냐, 우파냐 하는 식의

사상대립을 넘어서서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는 사 이 우리는 이제 막 이념논쟁을 시작하였다. 즉, 세 계시간(grobal time)과 지역시간(local time)의 괴 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본다. 세계시장은 이미 윤 리시대를 앞서가고 있는데, 우리가 이제야 윤리적 인식에 매여 있다면 세계시간대에 뒤쳐질 우려가 있다. 1980년대 윤리의식이 강조되던 서유럽 국가 들의 실업률이 증가하는 등 국가경쟁력이 약화되 었을 때 영국에서는 마가렛 대처를 총리로 선택한 바 있는데, 우리나라 역시 시대상을 반영한 시민 의 선택과 판단이 중요할 것이다.

Q: 개발국가 이후의 시대에서 도시개발 양상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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떻게 전개될 것인가?

A: 국토전반에 대한 물리적 개발 중심의 정책 대

신, 가이드라인 제시 위주의 정책으로 변화할 것이 라고 본다. 즉, 수시로 이합집산하는 시민집단이 공간변화과정에 개입함에 따라 소규모에서 대규모 까지 전반적으로 정책결정자와 갈등을 유발할 것 이다. 따라서 자치단체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 이며, 이에 따라 임기응변대책(minimum standard) 의 창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Q: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현재 국가적 이슈(national question)로서의 중

요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쿠데타 발발 가능성 및 북한 내부에서의 문제가 더 위협적이고 중요하다고 본다.

Q: 개발국가가 해체되고 시민자율성의 시대가 시

작됐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시민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때로는 국가의 강력한 정책을 요구하 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에 따라 국가권력의 규모는 축소되지만 더 강력한 역할을 감당하는 등의 새로 운 국가모델의 형성도 가능하지 않나?

A: 현재는 시민이 모든 이슈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축소되고 있는 국가권 력의 개입은 전체적 합의가 필요한 커다란 이슈에 만 한정될 것이고, 따라서 국가는 최소한의 기준 (basic minimum)으로서의 정책만 제시하면 될 것 이다. 그러나 아직 국가 및 사회 전반에 걸쳐 합의 과정에 대한 훈련이 부족하므로 민주적 합의과정 (deal) 형성이 중요하다.

Q: 국토연구원의 향후 방향 및 전망을 어떻게 내

다보는가?

A: 미국의회의 다수 분과위원회에 각 이슈별 전문

가가 참여하는 것과 같이 우리나라의 국회도 행정 부 정책을 견제할 수 있도록 정책개발을 위한 연구 소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는 다른 의미로 본다 면 행정부의 정책독점이 해체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재까지 행정 부의 정책개발 위주였던 국책연구소의 새로운 역 할과 방향이 필요할 것이다.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