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국토종합계획과 관련 부문 · 지역계획이 2020년에 만료됨에 따라 현재 제5차 국토종합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제5차 국토종합계획은 2020~2040년을 계획기간으로 한 다. 저출산 ·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4차 산업혁명, 기후변화 등 메가트렌드의 영 향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수립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저출산 · 고령화로 대별 되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삶의 질, 건강, 환경,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 증대는 개발과 성 장 중심의 국토정책에서 벗어나 회복과 관리 중심의 국토정책으로 전환되는 중요한 동인 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국토계획과 환경계획의 통합관리를 위한 정책 및 제도가 본 격 시행됨에 따라 과거 그 어떤 국토계획과 다른 통합적 접근과 노력이 요구된다.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서는 ‘국토환경의 회복과 형평’이라는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토 대로 압축적 성장과정에서 비롯된 훼손과 단절을 진단하고 복원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 인간을 다시 연결하고, 국토경관과 생활공간에서의 고품질 환경서비스를 모든 국민이 공 평하게 향유할 수 있도록 정책방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사항으로 산-강-바다를 연결하는 국토생태축 구축, ‘일상자연’을 향유하는 그린인프라 제도화, 국 가기준 미흡 생활공간 제로화, 자연 스카이라인과 근대성을 고려한 국토도시 경관관리, 소외되지 않는 국토환경의 5가지를 제언한다.
산-강-바다를 연결하는 국토생태축 구축
자연환경보전지역 지정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나, 국제사회 요구에 비해 여전히 미 흡하고 체계적인 보호지역 관리체계 확립은 부족한 실정이다. 25년 만에 무등산 국립공 원을 지정(2013년 3월)하는 등 보전지역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육상보호지역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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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석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email protected])
깨끗하고 아름다운 국토환경 만들기
특집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바란다
적 비율은 10.3%(2014)에 불과하여 OECD 평균 보전지역 비율인 16.4%와 생물다양성협 약(CBD)에서 제시한 목표인 17%에 비해 여전히 낮은 편이다. 1970년대 이후 압축적 성장 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면서 국토생태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미흡하였지만, 이제는 과 거 압축성장과정에서 발생한 국토생태 훼손지역을 치유하고 복원하면서 국토의 자연생태 적 가치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국토의 자연생태적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자연생태보전지역의 지속적인 확대와 더 불어 국토의 핵심생태축을 보전하여 산-강-바다가 서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 해 백두대간, 비무장지대, 도서연안 등과 같은 생태축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핵심생태 축 및 권역별 생태축의 훼손 · 단절지역 복원 및 지역별 특화된 관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강, 낙동강 등 5대 강의 경우 보와 하굿둑에 대한 자연생태적 가치평가 및 대안 마련을 토대로 산과 바다를 서로 연결하여 국토생태적 기능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 다. 보와 하굿둑에 대해서는 하천생태 및 자연성 회복의 측면에서 완전개방, 해체 등 다각 적인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상자연’을 향유하는 그린인프라 제도화
도시나 동네 주변의 작은 산, 녹지, 작은 하천이나 습지 등은 주민들이 일상생활을 유지 하면서 자연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일상자연에 해당된다. 이들 일상자연은 보전지역으
접경지역
휴전 이후 군사활동 이외 인간의 간섭이 배제되어 온 생태 계의 보고이며, 역사문화, 전쟁과 평화, 환경생태의 다양한 가치가 존재하는 곳임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및 MAB 지정, 이동성 조류 보호 등 국제기 구 협력사업 등
한강 등 5개 강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섬진강은 백두대간 등 산에서 발원하여 도시, 농경지를 연결하면서 하구와 바다까지 연 결되는 생태축이면서 자연생태, 문화, 생명적 가치를 지니 고 있는 곳임
훼손된 수생태계 복원, 보 및 하굿 둑 등 인공구조물 환경성 평가 및 대안 마련, 수변생태벨트 구축 등
도서 및 연안지역
풍부한 갯벌(2,487㎢)과 도서(3,677개) 등 다양한 생태적 가치와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연안오염과 생태계 훼손 이 심화되고 해수면 상승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가 높을 수 있음
해수면 상승 위험지역의 토지관리 강화, 하구역 및 해안사구, 폐염전 등의 복원 등
로 지정할 만큼의 자연생태적 가치는 낮을지라도, 도시나 동네의 장소성과 정체성을 형성 하고 주민의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측면에서 체계적인 보전 및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 일 상자연을 보전하고 즐길 수 있도록 이들을 그린인프라(Eco-infra)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 다. 그린인프라는 철도, 도로 등과 같이 일상자연을 국민의 복지와 편리, 삶의 질을 좌우 하는 사회기반시설(SOC)로 보고 정부가 투자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이미 영국 등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그린인프라를 제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계획이 개발 위주로 되어왔기 때문에 국토 · 도시의 생태를 보전하고 환경성을 높이는 시설 조성은 미흡한 실 정이다(최정석 2018). 도시기반시설로 공원과 녹지, 환경기초시설을 두고 있지만 이들 외 에는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훼손된 자연환경을 재생 · 복원하거나 국토 · 도시의 환경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미흡하다. 그린인프라를 제도화함으로써 일상자연을 체계 적으로 관리하고 즐길 수 있으며,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도시나 동네의 환경적 질을 제 고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기준 미흡 생활공간 제로화
국민소득의 증가, 지방분권 및 지방화의 정착, 건강 및 삶의 질 중시 등에 따라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의 질 개선 요구가 높아질 것이다. 생활공간에 영향을 주는 환경적 요 소인 대기, 물, 폐기물, 소음/진동 등에 대해 살펴보면, 고령화에 따라 대기 질 취약집단 이 증가하고, 농업용수 수요는 줄고 상대적으로 깨끗한 원수가 요구되는 생활용수 수요는 증가하며 물 인프라의 노후시설 증가도 예상된다. 폐기물의 경우 싱글족, 노인가족 등 소 규모 가구수 증가에 따라 일회용 생활폐기물 배출량이 증가하고 처리 편의성이 강조되며, 소음이나 진동에 대한 환경민감도도 증가할 것이다. 다중이용시설 등 실내 공기질에 대한 요구도 높아질 것이다.
갈수록 높아지는 생활공간 환경수준에 대한 정책적 수요를 최저선(Minimum Standard)을 기본 전제로 하는 국가기준으로 모두 충족시키는 어렵다. 따라서 행복 및 건 강, 쾌적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역환경기준을 설정하고, 배출총량 및 환경영 향을 고려한 오염원 관리가 생활권 등 생활공간 수준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생활공간에서 대기, 폐기물, 소음/진동 등의 국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이 없도 록 ‘국가환경기준 미흡 생활공간’의 제로화(Zero)를 목표로 생활공간을 관리하고, 국가기 준 이상의 경우 지역특성과 수요를 고려한 지역환경기준을 마련토록 한다.
특집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바란다
준 1994). 서울시의 경우 북한산, 북악산, 남산, 관악산, 한강 등의 자연경관이 도시지역 을 둘러싸면서 고유한 자연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롯데월드타워, 삼성동 글 로벌 비즈니스센터(GBC) 등과 같이 500m를 넘는 초고층 빌딩이 새롭게 조성되고 계획 되면서 도시의 랜드마크를 변화시키고 있지만, 이들 인공 랜드마크의 조성 역시 자연 스 카이라인과의 조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서울시의 경우 인사동, 삼청동 등을 넘어 익선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방문객 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지역 및 경제적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오래되고 낡은 것으 로 생각되었던 이들 지역의 고유한 근대적 경관이 새롭게 조명되고, 가치를 부여받은 것 이다. 문화재 등 역사적 경관에서 벗어나 근대 경관에 대한 적극적인 보전 노력이 필요하 다. 이러한 자연 스카이라인과 근대 경관 등 경관자원을 장소별로 기록 및 목록화하고 물 리적, 사회적, 시각적 접근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물리적 접근 성은 도로 등의 토지이용과 공간배치 등을 통해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이고, 사회적 접근 성은 서로 다른 이용자의 유형이나 계층에 얼마만큼 열려 있느냐에 대한 것이다. 시각적 접근성은 ‘보여지는 대상’이 얼마나 쉽게 ‘보는 대상’에게 보여질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다 (임승빈, 허윤정 1995). 이들 접근성을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국토경관 접근성과 국 토경관용량(스코틀랜드, 미국 TAHOE 지역 등)에 대한 지표 개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토경관 접근성은 경관충격지수(최영국, 박상필, 전성자 2004) 등에 관한 관련 연구를 참고할 수 있다.
<그림 1> 근대적 경관이 보존되어 새롭게 가치가 조명되는 서울 종로구 익선동
소외되지 않는 국토환경
OECD는 2017년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환경정의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였다. OECD 회원 국 중에서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환경정의란 ‘환경관련 법령을 제정 · 개정하거나 정책 을 수립 · 시행함에 있어 모든 사람들이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받고 환경적 혜택과 부담의 배분에 있어 공평하게 대우를 받으며 환경오염 또는 환경훼손으로 인한 피해를 공정하게 구제받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국토환경을 통해 누릴 수 있는 혜택과 불가피한 피해 구제에서 ‘소외되지 않는 것’이다.
소외되지 않는 국토환경 실현을 위해서는 환경정의와 사회불평등에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추장민, 김태현, 이상윤, 이지예 외 2017). 첫째, 저소득층 등 사회적 취약계층, 어린이, 여성, 노인 등 생물학적 취약계층, 그리고 환경적으로 취약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 민들에게 환경필수재인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와 물을 공급하여 분배적 정의를 실현함 으로써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하는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둘째, 환경안전의 확보를 위해 환경재난에 취약한 계층과 지역의 경우 사전예방, 응급대응, 사후복구를 포함한 사 회적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회적 안전망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진보 를 활용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셋째, 소득, 고용, 교육, 보건, 주거 등 사회경제 정책과 연계 · 통합한 정책과 사업을 개발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통합 적 접근을 위해 국토환경에 대한 혜택과 오염, 피해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담긴 백서를 발간할 수 있다. 백서에는 상세 공간정보를 담도록 하고 주기적으로 발간 및 갱신하여 현 황을 파악하고 관련 정책을 마련하는 기본자료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환경정의 혹은 소외되지 않는 국토환경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지만 현실에 맞는 제 도 및 정책의 수립 및 운영에 대한 경험은 미비한 실정이다. 따라서 그동안 제기된 문제 점을 토대로 소외와 환경정의 관련 정책 및 사업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효과적인 추진 을 위한 리빙랩(Living Lab)으로서 ‘(가칭)소외되지 않는 환경정의 시범도시/지역(추장민, 김태현, 이상윤, 이지예 외 2017)’을 지정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임승빈, 박창석, 김성준. 1994. 도시스카이이라인 보전·관리 기법에 관한 연구(Ⅱ). 한국조경학회지 22권, 3호: 105-120.
임승빈, 허윤정. 1995. 도시녹지의 시각적 접근성 측정모델에 관한 연구. 한국조경학회지 23권, 3호: 1-14.
최영국, 박상필, 전성자. 2004. 국토경관보호를 위한 경관충격지표 개발 연구. 안양: 국토연구원.
최정석. 2018. 초효율·공유지향 축소도시의 국토환경관리. 국토연구원,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주최 남/북교류, 4차 산업혁명 시대 국토종합계획의 새로운 역할 세미나, 12월 19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
추장민, 김태현, 이상윤, 이지예, 반영운, 김미선, 심수은 외. 2017. 환경정의 실현을 위한 정책방안 마련 연구. 세종: 환경부.
특집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