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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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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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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노어노문학과 백용식교수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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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강의내용 1. 작가소개 2. 작품소개 3. 줄거리 소개 4. 제목

5. 장르

6. 시공간과 환경 7. 인물

8. 인물관계와 갈등 9. 사건과 슈제트

10. 새로운 연극으로서의 <바냐 아저씨>

11. 작가의 의도,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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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이런 정신적 우월감은 설교의 형태로 나타난다. 자기 스스로도 하지 않고 혹은 하지 못하는 것을 타인들에게 설교한다.

“그러나 작별인사로 이 늙은이가 한 가지만 지적하도록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 다. 여러분, 일을 해야 합니다! 일을 해야 한다니까요!”(4막:541)

-극에서 무위의 삶을 사는 인물은 교수와 그의 부인이다. 그는 자신에게 할 말을 자신에게 하지 않고, 다른 일하는 사람들을 향해 한다.

-행위가 없는 인간, 우월감을 가진 사람의 공허한 설교/요구라 할 수 있 다.

7.4 엘레나 안드레예브나

- 27세, 배우, 음악학원 졸업, 나이든 교수인 세레브랴코프와 결혼, 농촌 의 남성들(바냐, 아스트로프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엘레나가 결혼의 이유를 소냐에게 말한다.

“엘레나 안드레예브나: 자, 그만 됐어···. (운다) 이상한 사람이야. 나도 울고 말 았잖아! (사이) 잇속을 챙기려고 네 아버지와 결혼했다는 이유 때문에 넌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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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화를 낸 거지. 만일 네가 맹세를 믿는다면, 사랑 때문에 그이와 결혼했다고 맹세 할 수 있어. 학자이자 저명인사이기 때문에 난 그이한테 끌렸던 거야. 진정한 사 랑이 아니라 인위적인 사랑이었지만. 그땐 그것이 진정한 사랑일라고 믿었던 거지! 내 잘못이 아니야. 그런데 결혼 당일부터 넌 교활하고 의심하는 눈길로 나를 괴롭힌 거야···.

<중략>

소냐: 친구로서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행복하세요?

엘레나 안드레예브나: 아니!

소냐: 알고 있었어요. 하나만 더 물어볼게요.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젊은 남편 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시진 않나요?

엘레나 안드레예브나: 아직도 어린애 같구나···. 물론, 바라지! (웃는다) 자, 뭐든 지 물어보렴. 물어봐···.”(??막:507)

- 엘레나는 교수와의 결혼이 진정한 사랑에서 비롯되지 않았음을 고백 한다. 학자로서 교수의 명성에 마음이 끌렸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 했다는 것이다.

-현재의 결혼생활에 대해서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고, 젊은 남편을 생 각해 본다고 솔직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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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엘레나가 보이니쓰키에게: 그녀의 절망적 상황이 표현됨.

“엘레나 안드레예브나: 아아, 나태하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죠! 모든 사람들이 남편을 욕하고 있어요. 모두가 동정하는 눈으로 나를 봅니다. 불행한 여자 같으 니, 늙은 남편과 살다니! 나에 대한 이런 동정. 안, 나도 잘 알고 있어요! 방금 전 에 아스트로프가 말한 것처럼 당신들 모두는 무분별하게 숲을 파괴하고 있어서, 이제 곧 지상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겁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당신들은 무 분별하게 인간을 파괴하고 있으며, 그래서 곧 당신들 덕분에 지상에는 어떤 성 실도, 순수함도, 자신을 희생할 능력도 남지 않을 거예요. 자기 아내도 아닌데 어째서 당신들은 여자를 무심하게 바라볼 수 없는 건가요? 그 의사가 옳게 말한 것처럼 당신들 모두의 내부에는 파괴의 악령이 도시라고 있기 때문이에요. 당신 들은 숲도, 새도, 여자도, 누구에 대해서도 동정하지 않아요.”(1막:487)

-늙고 병든 남편의 부인인 젊은 엘레나는 남성을 비롯하여 주변 사람들 의 편견에 시달린다. 그러나 그 편견은 가혹하지만 틀린 것은 아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동정도 달갑지 않고, 더구나 도시 출신인 엘레나에게 시골생활은 지루하고 그것은 나태로 표현된다.

-엘레나는 바냐와 아스트로프와 같은 젊은 남자들에 둘러싸여 있고 동 시에 늙은 남편의 질투와 의심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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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세레브랴코프: 당신한텐 제일 역겨울 테지. (엘레나 안드레예브나가 물러나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앉는다.) 물론 당신이 맞아. 나도 어리석지 않아서 알고 있다 니까. 당신은 젊고 건강하며 아름답게 살고 싶을 거야. 하지만 난 늙은이이고 거 의 송장 같아. 왜? 정말 내가 모르고 있을까? 그래, 지금껏 내가 살아 있다는 건 물론 어리석은 짓이야. 하지만 조금만 기다려줘. 얼마 안 있어 당신들 모두를 해 방시켜 줄 테니까. 얼마 동안은 그래도 근근이 살아야 해.

엘레나 안드레예브나: 사샤, 난 지쳐버렸어요. 제발 아무 말 마세요.

세레브랴코프: 나 때문에 모두가 지쳐버렸고 따분하며 젊음을 망치고 있는데, 오직 나 한 사람만 인생을 향락하고 만족하고 있다는 애기로군. 그럼. 그래, 물 론이야!

엘레나 안드레예브나: 그만해요! 날 괴롭히고 있잖아요!

세레브랴코프: 모든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지. 그렇다마다!

엘레네 안드레예브나: (울면서) 견딜 수 없어! 나한테 바라는 게 뭐죠?”(2막:490)

- 늙고 병든 남편에 묶여 병수발해야 하는 엘레나의 삶은 그 것만으로도 힘겹다.

- 그녀는 남편의 질투와 불평 그리고 정신적 학대를 견디어야 하는 상황 이다.

- 바냐와 아스트로프 사이의 엘레나

- 엘레나의 개인적/가정적 상황은 절망적이다.

- 시골에서 만단 바냐와 아스트로프는 결혼한 여자로서 엘레나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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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위기와 위협이지만, 젊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개인 엘레나에게는 탈출구 가 된다.

“보이니쓰키: 뭘 괴로워하세요? (생기 있게) 자, 소중하고 화려한 이여. 영리해지 세요! 당신 혈관 속에는 루살카의 피가 흐르고 있어요. 루살카가 되어보세요! 일 생에 한 번만이라도 마음대로 해 보세요. 어떤 물의 정령과 조속히 흠뻑 사랑에 빠져보시라고요. 교수님과 우리 모두가 깜짝 놀랄 정도로 소용돌이 속으로 깊숙 이 풍덩 빠지세요.”(3막:511)

- “흠뻑 사랑에 빠져보시라고요.”라는 말은 엘레나를 사랑하는 바냐가 자신의 관점에서 하는 말이다. 즉 바냐의 말 속에는 자신의 사랑에 대한 엘레나의 응답을 기다리는 소망이 포함되어 있다.

- 동시에 그의 말은 엘레나에게도 영향을 준다. 불만스런 결혼생활 때문 에 엘레나의 마음 속에 새로운 사랑에 대한 욕구가 싹트고 있었기 때문 이다.

-엘레나는 독백의 형식으로 아스트로프를 사랑하는 소냐의 마음상태에 대한 말하다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

“엘레나 안드레예브나: <중략> 그런 사람의 매력에 굴복하고, 정신을 잃는다는 것은···. 나 자신도 조금은 매혹된 것 같아. 그래, 그분이 안 계시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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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무료하고, 그분을 생각하면 이렇게 미소 짓게 되니 말이야···. 바냐 외삼촌은 내 혈관 속에 루살카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고 말했어. “일생에 한 번만이라도 마 음대로 해보세요.” 정말? 어쩌면 그런 게 필요할지도 몰라···. 자유로운 새처럼 당신들 모두에게서, 당신들의 졸린 표정과 대화에서 멀리 날아가서 당신들 모두 가 이 세상에서 존재하고 있다는 걸 잊는다면··· 하지만 난 겁이 많고 수줍에서

···. 양심의 가책이 느껴져···. 저분이 매일 여기 오는 까닭을 헤아릴 수 있어. 왜 그가 여기 오는지 말이야.(3막:515)

- 엘레나는 동요하고 있다. 늙고 병든 남편에 충실할 것인가 아니면 새 로운 사랑을 찾을 것인가의 문제 사이에 있다.

- 엘레나의 마음은 새로운 사랑으로 향하고 있으나, 그녀는 아스트로프 가 사랑을 고백했을 것 그것을 거부한다.

- 엘레나에게도 희망은 없다.

7.5 소냐(소피야 알렉산드로브나)

-소냐는 세레브랴코프 교수의 딸이고, 바냐의 조카다. 그녀는 어머니 사 망 후 영지를 물려받아 성실히 관리하고, 아버지를 경제적으로 후원한 다.

-소냐는 대체로 봉사와 헌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의 성격을 갖는다.

아픈 아버지를 돌보고 때로 바냐도 소냐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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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소냐는 대체로 봉사와 헌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의 성격을 갖는다.

아픈 아버지를 돌보고, 때로 바냐도 소냐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기도 한다. 교수가 영지매각을 발표했을 때, 아버지가 아니라 바냐의 편을 든 다.

- 소냐는 교수가 자신들의 수고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자신과 바 냐에게 동정심을 가져달라고 애원한다.

“소냐: (무릅을 꿇은 채 아버지를 향해서, 눈물을 글썽이며 신경질적으로) 동정 심을 가지세요. 아빠! 저와 바냐 외삼촌은 정말로 불행해요!(절망을 견디면서) 동정심을 가지셔야 해요! 아빠가 조금 더 젊었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그때 바냐 외삼촌과 할머니는 밤마다 아빠를 위해서 책을 번역하고 아빠의 논문을 정서 하셨어요···. 밤이면 밤마다, 밤이면 밤마다! 저와 바냐 외삼촌은 쉬지 않고 일했 어요. 한 푼이라도 낭비할까 걱정하면서 전부 아빠한테 보내드렸어요···. 우린 공짜로 빵을 먹은 게 아니에요! 말하려고 한 건 이게 아닌데. 이걸 말하려고 한 게 아닌데, 저희를 이해하셔야 해요. 아빤. 동정심을 가지셔야 해요!”(3막:528- 529)

- 소냐는 의사 아스트로프를 연모하지만 동시에 외모에 대한 열등감으 로 고통 받는다.

“소냐: (혼자서) 그분은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분의 영혼과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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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여전히 알지 못하는데 난 왜 이렇게 행복하다고 느끼는 걸까?(행복해서 웃는다) 그분께 말했어. 당신은 우아하고 고상하며 그토록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지셨다 고 말이야···. 혹시 이게 부적절한 것은 아닐까? 그이의 목소리가 떨리고 나를 어루만지고··· 그분을 대기 속에서 느끼고 있어. 그런데 누이동생에 대해서 말 했을 때 그분은 이해하지 못했어···. (두 손을 쥐어짜면서) 오, 내가 못생겼다는 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참으로 무서워! 내가 못생겼다는 것을 알아. 알고 있 어. 안다니까···. 지난 일요일에 사람들이 성당에서 나오면서 나에 대해 말하는 걸 들었어. 어떤 여자가 말했지. 선량하고 착하지만 참 못생겼어, 라고. 못생겼 어···.”(2막:505)

- 소냐는 엘레나에게 아스트로프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다. 그녀 는 사랑의 강도와 열등감의 크기는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소냐를 더 욱 고통스럽게 만든다.

“소냐: 아니에요! (거울에 비치는 자기 모습을 보려고 뒤돌아본다) 아니에요! 여 자가 예쁘지 않으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죠. “당신은 눈이 아름다워요. 당신은 머릿결이 고와요···.” 전 그분을 6년 전부터 사랑해왔어요. 돌아가신 어머니보다 더 사랑해요. 매순간 그분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과 악수하던 손길을 느끼죠. 그 리고 문을 바라고보 기다려요. 그분이 당장이라도 들어올 거란 생각이 계속 들 거든요. 지금도 보시다시피 저는 그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늘 당신께 오곤 합 니다. 요즘 그분은 매일 이곳에 계시지만, 저를 쳐다보지도 않고, 눈길을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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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않아요···. 너무도 괴로워요! 제겐 희망이라곤 없어요. 없습니다, 없다고요!(절망 적으로) 오, 하느님. 제게 힘을 보내주세요···. 밤새 기도했어요···. 자주 그분한 테 가서 먼저 말을 걸기도하고, 그분의 눈을 바라봅니다···. 저한텐 이미 자존심 도, 스스로를 통제할 힘도 없어요···. 억제하지 못하고 어저께 바냐 외삼촌계 그 분을 사랑한다고 고백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분을 사랑한다는 걸 하녀들 모 두가 알아요. 모두가 안다니까요.”

-소냐 스스로 언급한 것처럼 소냐는 사랑에서 희망의 부재상태에 처해 있다. 절망의 원인은 6년간의 희망 없는 짝사랑 그리고 볼품없는 외모 에 대한 열등감이다.

8. 인물관계와 갈등

- 갈등은 인물관계로부터 나온다.

- 인물들은 행위원칙을 갖고 목적지향적으로 행동한다. 인물들은 목적 을 성취하기 위해 현실을 판단하고, 가치기준을 세우고, 구체적인 수단 을 결정한다. 서로 다른 목표와 행위원칙을 소유한 등장인물들이 충돌 하여 갈등이 발생하고, 갈등으로부터 사건이 나오고 사건은 슈제트(플 롯)으로 발전한다.

- <바냐 아저씨>에서는 사랑, 영지매각, 교수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인물관계를 설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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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1) 사랑

소냐

엘레나

아스트로프

바냐

- 사랑을 중심으로 <아스트로프-소냐-엘레나>의 삼각관계와 <엘레나- 바냐-아스트로프>의 삼각관계를 설정하고 있다.

- 형식상 아스트로프를 중심으로 소냐와 엘레나가 대립관계를 형성하 고, 엘레나를 중심으로 바냐와 아스트로프가 대립관계를 이룬다.

- 이 삼각관계는 암시적이다. 분명하게 드러난 갈등으로 전개되지 않는 다.

- 아스트로프-소냐-엘레나

- 소냐와 엘레나 둘 모두 아스트로프를 사랑하거나 마음에 두고 있음은 작품 속에 드러나지만 그것이 둘 사이의 갈등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둘은 이해와 협조관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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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엘레나는 자신도 아스트로프에게 마음이 가면서도 동시에, 아스트로프 가 소냐를 사랑하는 지 알아 봐주겠다고 소냐에게 약속한다.

-엘레나가 소냐에게 아스트로프가 소냐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전한 후에 도 셋의 관계는 극적인 전개를 갖지 못한다. 엘레나가 남편과 함께 시골 영지를 떠남으로써 이 삼각관계도 사라져버린다.

- 엘레나-바냐-아스트로프

- 바냐와 아스트로프 둘 모두 엘레나를 사랑하지만, 역시 이 두 남자의 관계도 경쟁관계나 갈등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 극의 시작부분에서는 바냐가 노골적으로 엘레나에게 구애하고, 아스 트로프는 3막에서 자신의 사랑을 엘레나에게 고백한다.

- 이미 인물성격에서 살펴 본 것처럼, 엘레나도 소극적이지만 아스트로 프에게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은 인용에도 드러난다.

- 아스트로프와 엘레나가 키스하고 포옹하는 것을 바냐가 목격하지만, 이 장면은 이것으로 종료된다. 즉 삼각관계의 모티브는 일회적 에피소 드로 끝나고 본격적인 갈등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 엘레나는 남편과 함께 떠나고, 작별의 순간에 다시 한 번 시도되는 아 스트로프의 구애는 실패한다. 그리고 아스트로프와 바냐의 우정은 유지 되고, 둘 사이에 엘레네를 둘러싼 갈등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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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두 갈래의 삼각관계에서 일견 승리자는 엘레나와 아스트로프인 것처 럼 보인다. 비극은 아스트로프의 말처럼 ‘알았는데 즉시 헤어져야 한다’

는 데 있다.

- 아스트로프와 엘레나의 사랑 혹은 도덕적 일탈이 암시되지만, 그들은 다시 원점으로 회귀한다.

-엘레나는 교수의 아내로 남고, 사랑은 명시적으로 확인도 되기 전에 종 말을 맞는다.

- 소냐와 아스트로프의 사랑의 가능성:

- 극의 마지막에는 또 하나의 사랑의 가능성이 암시된다. 소냐와 아스트 로프가 발전될 것 같은 암시.

-아스트로프가 지주의 저택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의 대사는 마치 ‘가 정’이란 둥지의 따스함에 대한 그리움을 고백하는 것같은 인상을 준다.

“고요하군. 펜이 사각거리고, 귀뚜라미가 우네. 따뜻하고 아늑해···. 여길 떠나고 싶지 않아.”(4막:542)

- 그리고 아스트로프는 소냐의 “언제 만나게 되나요?”라는 질문에 다음 과 같이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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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여름 이전엔 안 될 겁니다. 겨울에는 안 될 거고···. 당연한 일이지만 무슨 일이 라도 있으면 알려주세요. 오겠습니다.(악수한다.)”(4막:543)

-끝난 사랑의 새로운 시작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아스트로 프의 “겨울에는 안 될 거고”라 말은 “당장 달려올 테니까요.”란 말에 의 해 부정된다.

-그러나 그뿐이다. 희곡은 새로운 사랑에 대해서도 명시적으로 답하지 않는다.

-사랑을 중심으로 두 삼각관계를 설명할 수 있으나, 극의 중심사건을 촉 발하고 전개하는 본격적 갈등으로 발전하지 못한다.

2) 영지매각

- 영지를 매각하겠다는 세레브랴코프의 계획은 3막의 가족회의에서 공 개될 때까지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 영지매각은 본질적으로 극의 전체 흐름과 직접적인 연관관계를 형성 하지 않는다.

- 그러나 영지매각은 가족들을 대립하게 만들고, 유대관계를 단절시키 는 모티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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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영지매각을 중심으로 <교수 - 소냐, 바냐>의 대립관계가 형성된다.

- 가족 사이의 불편함 관계 혹은 대립은 이미 영지매각 계획이 선언되 기 이전에 존재했다.

- 교수의 계획 발표는 이 암시적 대립을 명시적으로 전환시킨다.

- 영지매각 계획은 우발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가족사에서는 결정적이다.

- 그러나 영지매각 계획은 그 이상의 파국으로 발전되 않는다.

- 바냐와 소냐의 반대에 교수가 쉽게 자신의 계획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 그리고 존경과 헌신을 기반으로 형성되었던 경제적 관계는 이제 형식 과 계약 관계로 전환된다.

- 영지매각은 바야 아저씨를 결말로 이끄는 중요한 에피소드다.

- 그러나 영지매각을 둘러싼 갈등은 극 전체의 사건을 야기하고 견인하 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에피소드로서 시작되어 간단하게 종료된다.

9. 사건과 슈제트

- 사랑 그리고 영지매각을 중심으로 인물들의 대립은 존재한다.

- 대립은 암시적이거나(사랑) 명시적이다.(영지매각)

- 사랑과 관련된 대립은 극의 중심사건으로 발전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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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엘레나에 대한 바냐의 구애는 1막부터 발견되지만, 그것은 본격적인 사건으로 발전하지 못할뿐만 아니라, 아스트로프가 엘레나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바냐가 목격한 후에는 완전히 사라진다.

- 아스트로프와 엘레나의 관계도 중심사건이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3 막에서 둘 사이의 관계가 명시적으로 되지만, 아무런 결과 혹은 심화된 갈등을 발생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 아스트로프에 대한 소냐와 엘레나의 사랑도 본격적인 갈등이 없으므 로, 사건으로 발전되지 못한다. 사랑의 의지 혹은 의도만이 표현될 뿐이 다.

- 영지매각을 둘러싼 에피소드도 작품의 중심 사건은 아니다. 3막에만 등장하는 영지매각 계획 발표는 총격사건을 야기하지만 일종의 우발적 사고일 뿐이다. 이 사고는 1막부터 준비된 것도 아니고, 그 결과가 극의 결말에서 드러나지도 않는다. 역시 사건은 아니다.

- 전체적으로 <바냐 아저씨>에는 극을 관통하는 하나의 중심 사건이 부재하다.

- 사건이 없다는 것은 사건의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슈제트의 부재 혹은 약화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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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10. 새로운 연극으로서의 <바냐 아저씨>

- 전통적인 연극의(예: <뇌우>) 갈등, 사건, 슈제트가 없다면 과연 희곡

<바냐 아저씨>에는 무엇이 있는가?

- 체홉의 <갈매기>가 처음 공연되었을 때, 청중과 비평은 작품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 그들은 기존의 연극과 전혀 다른 혹은 새로운 연극을 보았던 것이고, 그 새로움 즐기지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 즉 전통적인 갈등, 사건, 슈제트의 부재가 청중과 비평가들을 당황하 게 만들었다.

- 그러나 체홉에게 <갈등, 사건, 슈제트의 부재>는 실패가 아니라 새로 운 연극의 창조였다.

1) 시간

- 두 종류의 시간

* 희곡 안의 시간: 희곡 텍스트의 행위들이 일어나고 진행되는 시간

* 희곡 밖의 시간: 희곡 텍스트의 행위와 관련되어 있으며, 희곡 시작 전 에 존재했던 행위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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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엘레나는 소냐와의 대화 중 “벌써 9월이야.”(3막:512)라고 말한다. 희 곡의 안의 시간은 9월 초로 생각된다.

-아스트로프는 4막에서 엘레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남편과 함께 이곳으로 오자... <중략> 여름 내내 당신 남편의 통풍과 당 신한테 매달려야 했습니다. <중략> 내가 정신이 나가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한 달 동안에도 사람들은 병이 났고...(4막:539)

- 교수부부는 여름 동안 시골영지에 머물렀고 그것은 대략 1개월이다.

- 이러한 사실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교수부부는 8월 초 혹은 그 직전 영지에 도착하여 살기 시작했다.

- 교수부부는 영지에서는 1개월 정도 혹은 1개월 보다 약간 긴 시간(여 름 내내)을 영지에서 보냈다.

- 극의 행위가 진행되는 시기는 9월 초다.

- 희곡 안의 시간과 희곡 밖의 시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간다.

희곡 밖의 시간 희곡 안의 시간 여름

(대략 8월 초에서 9월 초까지) 9월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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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2) 사건

- 희곡 밖의 시간과 희곡 안의 시간을 모두 포함시켜 인물들의 행위를 재구성하면 비로서 <바냐 아저씨>의 사건을 설명할 수 있다.

-다시 아스트로프의 대사는 시간과 사건을 규명하는 단초가 된다.

“아스트로프: (악수한다.) 그래요, 떠나세요···. (생각에 잠겨서) 당신은 선량하고 친절한 분 같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당신이란 존재에는 무엇인가 이상한 것도 있는 듯합니다. 당신이 남편과 함께 이곳으로 오자 여기서 일하고, 떠돌고, 무엇 인가 창조하던 사람들 모두는 자기네 일을 내팽개쳐 버리고, 여름 내내 당신 남 편의 통풍과 당신한테 매달려야 했습니다. 두 사람, 당신과 남편은 우리 모두에 게 나태를 전염시켰어요. 내가 정신이 나가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한 달 동안 에도 사람들은 병이 났고, 내 숲과 어린 나무 숲에도 농부들이 가축을 풀어 놓 았죠···. 그러니까 당신과 남편은 어디를 가시든 그곳에 파괴를 가져오는 겁니 다···. 물론 농담입니다만, 하지만···. 이상한 일이죠. 만일 당신이 머무신다면 거 대한 황폐가 발생하게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나도 파멸할 테지만, 당신도··· 피 하지 못할 겁니다. 자, 떠나세요. Finita la comedia!”(4막:539)

-아스트로프 대사의 핵심 내용은 교수 부부가 도착한 여름 이후 영지와 관련된 사람들의 생활은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아스트로프가 사용한 ‘파괴’라는 표현은 교수부부가 가져온 부정적 영 향을 함축한다. 사람들은 일을 하지 않게 되었고, 그것은 교수부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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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전염시킨 나태의 결과다.

-교수부부가 야기한 생활의 변화, 무질서, ‘파괴’에 대한 언급은 다른 인 물들에게서도 발견된다.

“보이니쓰키: 그래··· 잘 잤네.(하품한다) 교수가 부인이랑 여기 살기 시작한 날 부터 삶이 탈선해버렸어···. 아무 때나 잠을 자고, 아침식사와 점심시간에 여러 가지 소스를 먹고 포도주를 마시고··· 모든 게 불건전해! 전에는 한가로운 짬이 라곤 없었어. 나와 소냐는 엄청나게 일했지. 그런데 지금은 소냐 혼자 일하고, 나 자고, 먹고, 마시고··· 안 좋아!

마리나: (머리를 흔든 다음) 말도 못해요! 교수님은 12시에 일어나시는 데, 사모 바르는 아침부터 끓으면서 계속 교수님을 기다려요. 그분들 오시기 전에는 남들 처럼 언제나 12시쯤 점심을 먹었는데, 그분들 오시고 나서는 6시나 되어야 점심 을 먹는다니까요. 밤에 교수님은 책을 읽으시고 글을 쓰시는데, 느닷없이 새벽 1시에 종을 치기도 하시고···. 나리, 무슨 일이십니까! 차 가져와! 교수님을 위해 서 사람들을 깨우고, 사모바르를 올리고···. 말도 못해요!”(1막:476)

- 교수부부의 영지가족은 영지의 삶 모두를 변화시킨다.

- 희곡 밖의 시간과 희곡 안의 시간을 고려하며 인물들의 행위를 재구 성하면 사건의 윤곽이 드러난다.

(22)

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도시 시골영지

교수부부 소냐, 바냐, 아스트로프

- 표에서 보듯이 교수부부는 도시와 그의 규범 공간에 속해있고, 바냐, 소냐, 아스트로프는 시골영지와 그의 규범공간에 속한다.

- 희곡 밖의 시간인 초여름에 교수부부가 시골영지에 도착한 것은 자신 의 규범공간에서 경계를 넘어 타자의 규범공간으로 이동한 것이며, 이 것은 곧 사건의 발생(시작)이다.

- 그리고 희곡 밖의 시간인 여름 동안 일어나 모든 ‘파괴’는 이 사건으로 부터 비롯된다.

- 사건은 희곡 밖의 시간에서 발생하여 여름 동안 진행되고 희곡 안의 시간인 9월 초에 마무리된다.

- 여름 동안 발생하고 진행된 사건의 시작과 경과는 희곡 밖의 시간에 속하며 희곡에서는 다루어지지 않는다. 다만 파편적으로 인물들에 의해 언급될 뿐이다.

- 그리고 희곡에서 다루는 것은 여름에 발생한 사건의 ‘결말’부분이다.

- 즉 여름 동안 발생한 사건, 즉 교수부부의 파괴에 대한 불만이 영지매 각 계획 발표로 폭발하고, 사건은 교수부부의 떠남으로 종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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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교수부부는 영지에 도착하여 영지의 모든 삶을 파괴했고, 인물들의 정 신(절망, 사랑 등)을 파괴했다. 절망적인 상황은 교수도착 이전에도 존재 함.

-중요한 것은 교수와 엘레나의 도착이 그 절망을 확인하고 후회하고 원 망 하기기 시작했다는 것에 있다.

- 영지매각계획은 파괴의 절정이 될 수 있었다.

- 영지매각계획은 실패하고, 영지의 최종적 파괴는 모면하게 된다.

- 영지 사람들의 일상도 회복하게 된다. 즉 교수부부가 떠난 후에 그들 은 일로 복귀한다.

- 독자/관객이 <바냐 아저씨>에서 목격하고 확인하는 것은 사건의 결 말 부분일 뿐이다.

- 사건을 기대하는 독자/관객에게 사건의 결말만은 희곡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당혹스런 일이다.

-동시에 이것은 체홉 희곡의 새로움이라고 할 수도 있다.

10.2 <바냐 아저씨>의 사건과 상황 - 다시 희곡 텍스트 안으로 돌아간다.

- 이미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희곡 텍스트는 갈등, 사건, 슈제트의 부재 혹은 약화를 특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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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그렇다면 희곡은 무엇을 보여주는가?

- 상황이다.

- 우리는 이미 상황 중심의 희곡에 대해 고골의 <검찰관>의 자연파적 특성에서 언급한 바 있다.

- 즉 사건이 약화되는 부분에서는 환경의 상황이 강조된다.

- 그렇다면 <바냐 아저씨>에서는 무엇이 강조되는가?

- 사건이 약화된 자리에 드러나는 것은 ‘인물들의 심리적 상황’이다.

- 인물들은 모두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들의 대부분의 대사는 자신의 생각, 감정, 정서 등을 말한다.

- 인물들의 성격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그들은 모두 자신의 절망 적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 사건이 부재한 자리에 <인물들의 심리적 상황>이 자리를 잡는다.

-인물의 성격부분에서 인용한 거의 모든 것들이 인물들의 심리적 상황 에 대한 대사이자 정보라 할 수 있다.

10.3 대화의 부재

- 대화: 연극에서 대화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 갈등과 사건의 원인이자 동기이며, 사건을 추동하고 전개하고 이끄는 핵심 방법이다. 그러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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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연극에서 대화는 가장 중요한 행위이며, 연극에서 대화는 곧 행위다라 고도 할 수 있다.

- 이러한 대화의 기능은 대화가 갈등, 사건, 슈제트의 전개와의 밀접한 관계 속에 진행됨을 의미한다.

- 이것을 역으로 말하면, 갈등, 사건, 슈제트가 없다는 <바냐 아저씨>에 서 진정한 의미의 연극적 대화도 없다고 할 수 있다.

- <바냐 아저씨>에서는 대사는 있지만 대화는 없다.

- 모든 대사들은 하나의 갈등, 사건으로 연결되지도 않고 발전하지도 않 는다.

-대신 대사들은 인물들의 심리적 상태를 설명하는 이상이 아니다.

-<바냐 아저씨>에 대한 고리끼의 찬사:

“<바냐 아저씨>와 <갈매기>는 새로운 드라마 예술이며, 거기서 사실주의는 감 동적이며 깊이 고안된 상징에까지 고양되고 있다고들 말합니다. 그것은 매우 타 당한 생각이라고 믿습니다. 당신의 희곡을 들으면서 저는 우상에게 희생된 삶에 대하여, 인간들의 저급한 삶에 개입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그리고 여타의 근본 적이고 중요한 것에 대하여 생각합니다. 다른 드라마들은 당신의 드라마가 그 리고 있는 것처럼 인간을 현실로부터 철학적인 일반화에까지 확산시키지는 못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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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바냐 아저씨>를 극찬한 고리끼는 이 작품이 “삶의 근본적이고 중요 한 것”에 생각하게 만들고, 무엇보다 “인간을 현실로부터 철학적인 일반 화”에 이르게 한다고 말한다.

- 즉 흥미진진한 사건보다는 인간에 대해 성찰한다는 점에서 고리끼는 이 작품의 장점을 본다.

-인간에 대한 성찰이 강점이라면 그것은 사건의 희생을 통해서 비로소 가능하게 되었다.

11. 작가의 의도, 주제

- 19세는 유럽에서도 그리고 러시아에서도 격동과 위기의 시대였다.

- 진보와 보수, 세대 간의 대립은 격화되고, 19세기 후반 러시아에서 혁 명의 물길은 점점 강력졌다.

-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현실에 대한 응답’이라는 과제를 던졌다.

- 그 응답은 주로 거대한 주제에 대한 것이었고, 그것을 담당한 것은 소 설이었다.

- 러시아의 소설이 19세기 중반 이후에 빛을 발하게 된 것은 그러한 거 대한 주제를 다루기 적합한 장르였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유럽에서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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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 그러나 19세기 말에 이르러 희곡 혹은 연극은 중요성을 상실하고 쇠 퇴하게 된다.

- 왜냐하면 분량/공연시간의 제한 때문에 연극은 사회가 요구하는 거대 주제를 다루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 그 결과 독자와 관객은 연극을 외면하고, 연극의 위기란 말이 언급되 었다.

- 이러한 상황에서 체홉의 드라마는 연극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으로 등장하였다.

- 체홉은 자신의 희곡을 통해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 비록 사건을 포기하여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사라졌지만, 체홉은 인물 들의 심리적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절망과 희망의 부재시대를 살아가는 러시아인들을 연극으로 형상화하였다.

- 4막에서 교수부부가 영지를 떠나고 바냐와 소냐 그리고 아스트로프 등의 인물들은 자신들의 일상으로 복귀한다.

- 자신들의 삶에 절망하던 그들에게 일은 절망 극복을 위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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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아스트로프: 떠났군. 교수는 아마 기쁠 거야! 이곳에 다시는 오고 싶지 않겠지.

마리나: (들어온다.) 가셨어요. (안락의자에 앉아서 양말을 뜬다.)

소냐:(들어온다) 가셨어요. (눈물을 닦으면서) 제발 무사하시기를. (외삼촌에게) 자, 바냐 외삼촌. 무엇이든 하도록 해요.

보이니쓰키: 일을 해야 해, 일을···.

소냐: 우리가 이 탁자에 함께 앉은 지도 참 오래됐어요.(탁자에 있는 램프에 불 을 붙인가) 잉크가 없는 것 같아요···. (잉크병을 들고 장롱으로 걸어가서 잉크 를 따른다) 떠나시고 나니 슬프네요.

마리야 바실리예브나: (천천히 들어온다.) 떠났어! (앉아서 독서에 몰두한다.) 소냐: (탁자에 앉아서 장부를 넘긴다) 바냐 외삼촌. 출납 회계부터 쓰도록 하죠.

정말로 방치돼서요. 회계 때문에 오늘도 사람을 보냈더라고요. 쓰세요. 외삼촌 이 이쪽 회계를 쓰세요. 제가 저쪽을···.

보이니쓰키:(쓴다) “회계··· 아무개 귀하···”(4막:542-3)

- 체홉에 의해서 ‘일상’이 감동적인 것으로 변한다.

- 일로의 복귀, 영지의 일상으로의 복귀는 절망 극복의 시작이 될 수 있 지만, 그 자체로 극복의 완성이나 위로는 아니다. 왜냐하면 현실과 과거 는 본질상 변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일은 절망적인 현실을 견디는 최소의 방법이다. 그럼에도 감 동은 있다.

- 그렇다면 위로와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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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희곡 12주차: 체홉의 <바냐 아저씨>

-소냐가 바냐에게 하는 마지막 대사에서 위로와 희망이 암시된다.

“소냐: 휴식이란 걸 모른 채 지금도 늙어서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해요. 그러 다가 우리의 시간이 오면 공손히 죽음을 받아들이고 내세에서 말하도록 해요.

우리가 얼마나 괴로웠고, 얼마나 울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슬펐는지 말이에요.

그러면 하느님이 우릴 가엾게 여기실 테고, 저와 외삼촌, 사랑하는 외삼촌은 밝 고 아름다우며 우아한 삶을 보고 우리는 쉬게 될 거예요.”(4막:545)

- 소냐가 보는 위로는 내세에 있고, 그것은 희망이다.

- 누구에게나 현실은 절망적이고 고통스럽다. 그러나 일은 특히 타인을 위한 일은 현실의 고통과 절망을 견디는 유일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은 죽음 후의 행복한 내세를 통해 위로를 준다.

- 내세의 위로는 살아있는 인간이 확인할 수 없고 주장할 수 없다. 그렇 다면 절망과 고통의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을 무엇을 해야하는가? 그러 한 상황에 있던 동시대인들에게 체홉은 무엇을 말하고 요구하는가? 그 것은 일에 충실하는 것, 타인을 위한 일을 하고 삶을 사는 것이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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