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 강 프리젠테이션
현대인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에 필수적이고도 효과적인 수단의 하나가 구두 발표(프리젠테이션)라 할 수 있다. 구두 발표는 여러 가지 기회를 통하여 이루어지는데, 대표적인 예로 학술회의(academic conference)와 학위논문 발표, 그리고 특정 과제 수행 시 위탁기관으로의 연구결과 보고 등이 있다.
프리젠테이션은 논문이나 보고서와 차이점이 있다. 논문이나 보고서는 정확한 내용 전달을 위해 가급적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내용이 서술되어야 하며 그 형식도 매우 중요시된다. 반면 프리젠테이션은 제한된 시간 내에,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만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1. 발표의 준비
좋은 발표를 위해서는 철저한 계획, 치밀하게 준비된 발표 자료, 그리고 좋은 발표 요령 등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준비의 과정은 다음의 5 가지 단계를 밟아 준비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즉 ‘3P 분석’, ‘발표전략 구축’,
‘청중과의 상호작용 준비’, ‘발표자료 작성’, ‘발표연습’의 5 단계이다.
(1) 3P 의 분석
3P 분석이란 3 가지 P 분석으로서 청중(People), 목적(Purpose), 장소(Place)를 말한다. 이 3 가지 P 를 분석하면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목적으로, 어떤 장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지 알 수 있다.
1) 청중의 분석
발표 내용 자체는 상당히 우수한데 청중들에게는 깊은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청중들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발표자의 의도가 정확하게 전달되려면 우선 구두 발표를 청취하게
되는 청중들의 특성을 파악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학술회의의 경우는 대개 발표 주제에 관해 깊은 관심과 어느 정도의 기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주된 청중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 지나치게 상식적인 배경 설명을 할 경우는 청중들로 하여금 지루하게 느끼게 할 가능성이 크므로 그보다는 자신만의 기여나 핵심 조사 내용만을 인식시키는 데 주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한편 학위논문 발표의 경우에는 대개 학생이 소속된 학교, 특히 소속 학과의 교수들이 주 발표 대상이 된다. 요즈음처럼 전공이 세분화되어 있는 경우는 자신의 세부전공과 동일한 교수만을 심사위원으로 모시지 않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곧바로 자신의 공헌을 설명하기보다는 가급적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하여 해당 연구 분야의 중요성, 연구 배경, 연구 동기 등을 간략하나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위의 두 가지 예에서와 같이 발표의 내용은 청중의 관심사나 수준에 따라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한편 청중의 보다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면 청중의 수, 성별, 나이, 지위, 문화적 배경 등이다. 청중의 수가 적을 경우 모든 청중이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이므로 내용을 좁히면서 깊게 할 수 있고 반면 청중의 수가 많은 경우 발표의 내용을 보다 일반적인 것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 청중이 대부분 남성이라면 논리적인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이 좋고 청중이 대부분 여성이라면 논리보다는 감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좋다.
청중의 연령층이 젊은 층이라면 내용을 모험적, 혁신적, 도전적인 것으로 하는 것이 좋고, 중장년층의 청중이라면 내용을 현실적이고 보수적이고 원칙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 외국인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한다면 그 나라의 관습, 사회적 통념, 이데올로기, 금기사항, 가치관 등도 고려해야 한다.
2) 목적 분석
발표자의 프리젠테이션의 목적은 정보전달, 설득, 동기부여 등인데 보통은 이것들이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본인의 프리젠테이션 목적에 각각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발표자의 프리젠테이션 목적과 청중의 목적은 대부분의 경우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발표자가 본인의 목적만을 생각하여 일방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한다면 청중들에게 관심을 얻기 힘들다. 발표자는 항상 청중이 무엇을 듣기 원하는지, 어떤 이익을 얻으려 하는지를 파악하여야 하며 청중의 목적이 달성되면 발표자의 목적이 자동적으로 달성되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3) 장소 분석
발표자는 항상 발표장의 여건, 프리젠테이션 룸, 설비 및 비품 등에 신경 써야 한다. 처음 보는 장소에서는 누구든지 긴장하기 쉽다. 이런 경우 그 장소를 사전에 답사해 두는 것이 좋다. 답사 때에는 발표장소의 위치, 교통여건, 주위환경, 휴게소, 화장실 등을 알아두면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
프리젠테이션 룸에서는 청중들의 의자배치와 발표자의 위치, 발표자의 동선 범위, 스크린 위치, 조명조절 방법 등을 미리 파악하여 어느 정도 크기의 목소리를 낼 것인가, 마이크를 사용할 것인가, 무대에서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할 것인가, 최적의 조명을 위하여 어떻게 조명조절을 할 것인가 등에 대한 생각을 하여야 한다.
또한 발표장의 시설 및 비품에 대한 점검을 하여야 하는데 빔 프로젝터 및 스크린의 설치 여부, 컴퓨터 설치 여부, 마이크 및 오디오 시설, 레이저포인터 준비여부, 칠판 및 화이트보드의 사용가능 여부 등을 사전에 확인해 두어야 한다.
(2) 발표전략 구축 1) 발표의 내용
프리젠테이션은 청중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을 얘기하는 행위이므로 발표의 내용에는 반드시 청중의 입장에서 그들이 듣기 원하는 것, 흥미, 관심, 기대, 목적 등이 고려되어 들어가야 한다.
모든 발표에는 반드시 본인의 의견이 제시되어야 한다. 단지 사실만을 제공하는 발표라면 본인이 꼭 발표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고
청중의 의견을 묻는 상호의견 교환의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인의 의견을 제시할 때에는 청중에게 확신과 신뢰를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발표자의 열정적 말투와 태도가 필요하다. 밋밋한 의견 제시로는 청중을 설득하기 힘들다. 발표자는 본인의 감정을 넣어 열의와 성의가 가득한 의견제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발표의 순서
발표의 순서는 가능한 한 중요한 결론을 먼저 말하고 그것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전개하는 것이 좋다. 발표자가 결론부분을 먼저 말하면 청중은 그 결론을 중심으로 집약적인 발표를 들을 수 있게 된다.
도입부에서 미리 결론을 말한다면 본론부에서는 그 결론에 대한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여야 한다. 이후 결론부에서 다시 한 번 그 결론을 강조하는 3 단계 방식으로 전체적인 구성과 순서를 짜야 한다. 도입부에서의 진행은 인사, 자기소개, 환영의 말, 배경, 결론, 목차안내의 순서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본론부에서는 서론에서 제시한 결론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고 결론부는 전체적인 요약을 한 후 결론을 내리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순서를 정한 후 정한 순서에 따라 발표내용을 작성하고 발표를 진행해 나간다면 논리적으로 자신 있게 발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3) 청중과의 상호작용
일방적으로 청중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프리젠테이션은 청중을 압도하겠지만 청중은 수동적이 됨과 동시에 발표자와의 사이에는 두터운 벽이 생기게 되어 청중에 대한 설득과 청중에 의한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갖게 한다. 또한 대부분의 청중들은 발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문제점을 규명하고, 의견을 제시하고, 반론을 내려하고 충분히 시간을 가지면서 의사결정을 하려 한다. 이러한 쌍방 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은 프리젠테이션이 양방향식 논의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양방향식 논의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발표자는 청중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발표를 하여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청중들로 하여금 의견을 제시하게 한다거나, 청중에게 질문을 한다거나, 청중에게 반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프리젠테이션은 질문이 있으면 마지막에 몰아서 받는 것이 통례이다. 그러나 청중들에게 일부러 질문을 하거나 질문을 받는다면 현재 청중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 안고 있는 문제점, 이해의 정도 등을 중간에 파악할 수 있는 장점과 청중의 주의를 환기하고, 청중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청중의 의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4) 발표 자료 작성
좋은 발표를 위해서는 항상 좋은 발표 자료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본 항에서는 좋은 발표 자료 준비를 위한 지침들을 살펴본다. 이러한 발표 자료의 순서로 권장할 수 있는 구성은 다음과 같다.
모든 발표의 첫 장은 물론 발표 제목과 발표자에 대한 소개이다. 발표 제목은 비록 짧은 몇 개의 단어 나열에 불과하나 모든 청중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림 10-1> 제목 하단에는 일반적으로 발표자의 이름과 소속이 뒤따른다.
한국의 평판 디스플레이어 산업
홍길동
한경대학교 화학공학과
<그림 10-1> 제목 슬라이드의 예
그 뒤에 뒤따르는 것이 <그림 10-2>와 같이 발표의 순서를 소개하는 부분으로 목차, 개요 등의 제목을 갖는다. 목차는 너무 자세하지 않게 본 내용의 순서를 제시해야 하는데, 청중들이 어느 대목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지를 미리 일러주어 관심을 집중시키는데 효과적이다.
목 차
Ⅰ. 서론 - 한국의 평판 디스플레이어 산업
Ⅱ. 본론
- LCD 디스플레이어 산업 - PDP 디스플레이어 산업
Ⅲ. 결론
<그림 10-2> 목차 슬라이드의 예
발표의 마침은 결론으로 끝을 맺게 되어있다.
결 론
1. 평판 디스플레이어 기술은 차세대 핵심 기술로 그 산업적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2. 현재의 생산기술을 단순화하여 생산가격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 10-3> 결론 슬라이드의 예
(5) 발표 매체의 선정
일반적으로 모든 발표는 특정 매체의 도움을 받게 된다. 대표적인 발표 매체로는 Beam Projector 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보조 매체로서 비디오나 CD 플레이어를 사용할 수 있다.
Beam Project 사용시 컴퓨터를 사용하여 파워포인트(Powerpoint)와 같은 발표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일정 출력 단자로 신호를 내보내고, 그 신호를 Beam Projector 를 통해 투사하는 방식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노트북 컴퓨터에 Beam Projector 를 연결하여 사용하는 예가 그것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발표용 소프트웨어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여 화려한 발표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슬라이드와 같은 소모재가 필요치 않다는 것도 커다란 경제적 장점이다.
(6) 좋은 발표 자료 제작을 위한 조언
발표 자료는 비교적 적은 분량의 글과 그림을 담고 있으나, 그 내용은 상당히 함축적이기 때문에 그 준비는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발표 자료를 제작하기 전에 자기 자신에게 물어봐야 하는 세 가지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러한 질문은 발표 자료에 담아야 할 정보를 도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1) 나는 청중들이 무엇을 얻기를 원하는가?
2) 발표 주제와 관련하여 청중들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
3) 발표의 목적은 무엇인가?
* 발표 자료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주의 사항.
1) 핵심단어를 사용하여 요점만 적는다. 내용은 신문의 기사 제목과 같은 표제문의 형태로 기술 한다. 문장 부호는 사용을 억제한다.
2) 구두 발표 자료는 단순할수록 유리하다. 영문- Arial(혹은 Helvetica) 국문- 고딕체를 사용한다.
3) 글씨의 크기는 쉽게 눈에 들어오도록 하여야 한다. 한 장의 슬라이드에 는 담을 수 있는 분량이 제약되어 있다.
4) 글씨의 색체는 검은색이나 파랑색 등을 사용하되 배경색이 있는 경우 배경과 대조되는 색을 선택한다.
5) 제목과 내용이 구별되도록 글씨 크기나 색채를 다르게 하되, 제목, 부제목, 내용의 순으로 글씨 크기가 점차 작아지는 순이어야 한다.
6) 그림이나 표를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7) 슬라이드의 제목이나 그림·표의 제목은 의미 있고 유용해야 한다. 8) 슬라이드의 장수를 시간에 맞춰 조절한다.
9) 슬라이드를 옆으로 작성할 수도 있고 밑으로 길게 작성할 수도 있다. 이를 각각 산수화(landscape)방향과 초상화(portrait)방향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산수화 방향이 발표용으로 많이 쓰인다.
10) 슬라이드가 많으면 발표자의 편의상 쪽수를 매기는 것이 도움이 되 기도 한다. 그러나 작은 크기의 글씨를 사용한다.
11) 한 슬라이드를 여러 곳에서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필요한 횟수만큼 준비하여 삽입해 둔다.
12) 슬라이드의 내용을 멀리서 가리키는 레이저 포인터를 준비한다.
13) 질문과 답변 시간에 최종 슬라이드는 감사의 문장만으로 구성된 슬라이드를 올리는 것이 깔끔하다.
감사합니다 !
<그림 10-4> 감사 슬라이드
2. 구두 발표의 유의사항
(1) 우수한 구두발표를 위해 유의할 점.
1) 처음에 발표의 방향과 순서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목차의 설명은 이러한 측면에서 중요하다.
2) 중요한 사항은 여러 가지 수단(밑선, 글자의 크기, 색깔과 서체 등)을 통해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들을 너무 많이 사용하여서도 안 된 다.
3) 청중의 반응을 살핀다. 청중을 발표자가 의도하는 결론까지 유도하기 위해서는 청중과의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리허설을 통한 연습이 매우 필요하다.
4) 말의 속도는 결코 빠르다는 느낌이 들 정도여서는 안 된다. 중간 중간 에 여유가 있는 것이 좋다.
5) 작은 버릇에 주의한다.
6) 지나치게 단조로운 톤을 피한다. 중요한 대목에서 인위적으로 음성을 크게 내거나 높이를 달리 한다.
7) 적절한 멈춤을 활용한다. 발표자가 긴장하게 되면 나타나는 현상중의 하나가, 아무런 멈춤 없이 빠르게 발표하는 것이다.
8) 레이저 포인터나 지침봉 등의 보조 기구를 적절히 활용한다. 레이저 포 인터나 지침봉은 발표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9) 발표자가 스크린 앞에 나와 있으므로 발표자가 스크린을 가리거나 스크린에 그림자가 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0) 발표 과정에서 발표자가 슬라이드를 오래 보면 안 된다. 청중을 보고 얘기하는 것이 발표이다.
11) 발표 자료의 내용을 그대로 읽지 않도록 한다. 가급적이면 발표 자료 의 내용과 다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단조로운 발표를 피하게 해준 다.
12) 질문은 정확하게 이해하고 답하도록 한다.
13) 예상 질문에 대해 준비한다. 흔한 질문으로는
- 이 논문이 기존 연구와 다른 점 또는 개선된 점(즉, 독창성)이 무엇 인가?
- 이 논문이 결과적으로 성취한 것은 무엇인가?
- 이 논문에서 가정한 사항 또는 제약 조건은 무엇인가?
- 이 논문의 취약점은 무엇인가?
질문에 대한 대답은 솔직해야 하며, 모르면 모른다고 대답하여야 한 다.
14) 사전에 충분한 연습을 한다. 연습은 여러 가지 형태로 할 수 있는데, 혼자서, 동료 앞에서, 그리고 최종적으로 실제 상황에서 하는 연습을 그 순서대로 행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종적으로 연습은 가급적 실제 상황과 같은 환경에서 한다.
15) 적절한 손동작을 구사하는 것이 좋으며 ‘1, 2, 3’, ‘첫째, 둘째, 셋째’, ‘하나, 둘, 셋’등의 기수나 서수를 표현할 때 손가락을 사용하여 표 현하면 효과적이다.
이때 손바닥이 청중을 향해야 한다.
16) 발표 진행시 청중들에게 시선을 골고루 주는 것이 좋으며 시선을 이동할 때는 너무 빠르지 않도록 한다. 이때 몸의 방향은 시선을 주는 방향으로 향해 있어야 한다.
17) 주어진 무대를 적절히 이동하면서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좋으며 이동 시에는 시선 맞추기를 하면서 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천천히 이동한 다. 무대를 앞뒤로 이동할 때는 가능한 한 청중에게 등을 보이지 않도 록 주의 한다.
(2) 좋은 구두 발표의 조건
발표자가 아무리 말하는 기교가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내용이 빈약하거나 신뢰감을 주지 못하면 좋은 구두 발표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좋은 구두 발표는 우선 내용 자체가 진실하고, 시기가 적절해야 한다. 또한, 그 내용이 명쾌하고 간결한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전달될 때, 비로소 청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일반적인 좋은 구두 발표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신뢰감을 주는 발표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말은 배척하는 성향이 짙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표현을 높이 평가한다. 장기적으로 볼때는 진실한 구두 발표가 가장 효과적인 발표가 된다.
2) 명쾌한 발표
명쾌한 구두 발표가 되기 위해서는 주장이나 결론, 논리와 체계 그리고 표현방식 모두가 분명해야 한다.
① 주장과 결론이 분명히 제시되어야 한다.
사실이나 자료만 늘어놓고, 정작 본인의 주장이나 결론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하면 청중은 혼란을 느끼게 된다. 청중에게 ‘그래서 어떻다는 말인가?’, ‘무엇을 주장하는지?’등의 의문을 남기는 구두 발표는 결코 좋은 구두 발표라 할 수 없다.
② 논리가 정연해야 한다.
서론, 본론, 결론이 구별되어야 청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두서없는 구두 발표는 청중을 혼란에 빠뜨리기 십상이다. 설득을 목적으로 할 경우에는 물 흐르듯이 일관성 있게 논리나 체계는 발표자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③ 표현 역시 명쾌해야 한다.
구두 발표는 의미가 명확한 단어로 발음을 또렷하게 하고, 알기 쉬운 용어로 전달해야 한다. 아무리 주장과 결론 그리고 논리와 체계가 분명하더라도 그 표현이 애매모호하거나 장황하고 부정확하면 발표 내용 전체가 손상된다.
3) 자연스러운 발표
발표라고 하면 무조건 큰 목소리나 과격한 몸짓을 요구하는 웅변식 발표를 떠올리기 쉬우나, 좋은 발표는 대화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 물론 연인들 간의 대화처럼 하라는 말이 아니라, 친구들과 중요한 문제를 놓고 정열적으로 토론을 벌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역동적인 실행이 구두 발표의 생명인 것이다.
4) 간결한 발표
발표는 간결해야 한다. 간결한 발표는 전체적으로 잘 짜여져야 하고, 각각의 주장이 간명한 논리로 입증되어야 한다. 핵심을 흐리지 않고 요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주장의 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발표가 간결하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서론과 결론이 짧아야 한다.
5) 시기적절한 발표
가장 효과적인 발표는 때와 장소에 알맞은 발표이다. 때와 장소에 적절하게 발표한다는 것은 청중의 성격이나 반응 그리고 주어진 상황에 따라 발표의 내용과 양식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6) 유머가 있는 발표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청중에게 친밀감을 주는데 유머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
상대에게 웃음을 준다면 서로에 대한 긴장과 경계가 자연스럽게 풀리고, 친밀하게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된다.
유머가 있는 발표는 전달 효과가 높으며, 적절한 유머는 복잡한 설명이나 논리보다 훨씬 더 큰 설득력을 지니기도 한다. 그러나 유머는 잘못 사용하면 경박하다는 인상을 주거나 혐오감을 주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3. 구두 발표의 기법
(1) 효과적인 전달 테크닉
구두 발표에서 주장을 명확히 구사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1) 일반적인 것에서 특수한 것으로 진행하라
단순히 정보 전달만이 목적인 발표에서는 그 출발점이 청중의 지식수준으로 결정된다. 다양한 지식수준을 지닌 청중들에게 발표할 때에는 전달 대상을 중간층으로 정하고 발표한다. 발표자의 임무는 청중에게 정보를 알리고 청중이 그것을 기억하도록 돕는 것이다. 따라서 말을 너무 빨리 하면 발표가 끝나고 한 시간 후에는 청중 가운데 어느 누구도 여러분이 말한 내용의 20%조차도 기억하지 못한다. 청중의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여러분이 말하는 내용을 청중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단계별로 설명해야 한다.
2) 청중의 관심을 검토하라
산업화된 세계에서 청중은 정보의 바다에 빠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말하려는 것을 얘기하기도 전에 그들은 이미 많이 알고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청중들도 자신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발표자가 다시 반복해 얘기하는 것을 원치 않을 수도 있으므로, 청중의 관심사항을 사전에 조사할 필요가 있다.
3) 자극을 주면서 시작하라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가 구조적으로 잘 짜여져 있고 적절하다 하더라도 청중이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발표 초반에는 현재나 가까운 미래에 대해 말하면서, 아래와 같은 표현으로 청중의 욕구를 자극시켜 보는 것이 필요하다.
⦁ 다음 주면 8 년간의 결실을 보게 됩니다.
⦁ 내 이웃은 현재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설치하는데 1 주일 밖에 안 걸린다고 합니다.
좋은 보도 자료와 신문 기사가 바로 이러한 규칙을 따르고 있는데 독자의 관심을 끈다는 점에서 목표는 같다.
4) 집중도 높은 지점을 이용하라
사람들은 흔히 처음과 마지막에 들은 것만을 기억한다. 반면, 발표 중간에는 대부분 졸면서 시간을 보낸다. 5 분 이상 발표하는 경우에는 늘 이러하다. 훌륭한 교사는 집중·이완 곡선을 잘 파악하여 학생들에게 적용한다. 그래서 수업 시작과 끝에 가장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5) 음성을 이용하라
말의 리듬이 처지면 청중은 졸게 된다. 확신 없고 맥없는 말투는 여러분 자신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며, 메시지에 대한 확신을 떨어뜨리게 한다. 중요한 순간에는 볼륨과 주파수를 높여라.
6) 청중이 보는 도구를 수시로 바꿔 보아라
화이트보드에서 플립차트, OHP, Beam Projector 등으로 청중이 보게 되는 도구를 수시로 바꿔서 보여 주어라. 다양한 도구는 청중의 자극을 불러일으키는데 도움을 준다.
7) 청중에게 무언가를 하게 하라
발표장은 놀이터나 장난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발표 중에는 사실상 청중이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다. 이런 발표장의 딱딱한 공간 개념을 새로운 환경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청중에게 손뼉을 치게 하거나, 손을 잡게 하고, 호주머니를 비우도록 하고, 종이에 답을 쓰게 한다. 또한, 잠시 눈을 감게 하고 있다가 눈을 뜨게 한 후 서로를 보게 하고, 앉거나 일어서게도 할 수 있다.
8) 여러분의 주장에 엄격한 구조를 부여하라
① 청중에게 필요한 상황을 제시하라 : 현재 우리의 상황은 …입니다.
②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여 주어라 : …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③ 선택 사항을 제시하라 : …도 할 수 있고 …도 할 수 있고 …도 할 수 있습니다.
④ 선택 사항을 평가하라 : x 라는 이유로 …y 에도 불구하고 …z 를 고려합 니다.
⑤ 여러분이 제안을 하라 : 확실한 선택은 …입니다.
안토니 제이(Antony Jay)는 이과정을 ‘4P’
‘상황(Position)→문제점(Problem)→가능성 (Possibilities)→제안(Proposal)’의 네 단계로 압축하고 있다.
(2) 효과적인 말하기 기법
효과적인 구두 발표를 위해서는 전달 테크닉의 이용과 함께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말하기 기법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강조해서 말하기
‘강조’는 말이 갖는 다양한 표현수단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표현방법이다.
말하려는 사실에 힘을 주어 더 실감나게 표현함으로써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주려는 표현방법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에 강세를 주면서 강조하여 표현한다.
강조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소리를 크게 내는데, 오히려 중요한 부분에서 보통 때보다 작은 목소리로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일 경우도 있다.
2) 띄어서 말하기
구두 발표는 유창하게 말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청중을 공감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으므로 띄어서 말하기가 매우 중요하다. 효과적인 발표를 위해서는 우선 의미를 확실히 이해하도록 띄어서 말해야 하며,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적·정서적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호흡을 조절해야 한다.
3) 입체적으로 말하기
우리말은 단어를 발음할 때 고저를 구분하지 않고 장단만 구분하기 때문에 긴 소리와 짧은 소리를 정확하게 구분하여 발음할 필요가 있다.
4) 감정을 실어 말하기
발표의 내용을 자신의 이야기처럼 머릿속에 그리면서, 절실한 감정을 담은 목소리로 표현할 때 청중의 반응이 커진다. 발표자가 감정을 싣지 않고 그저 알고 있는 사실만 밋밋하게 이야기한다면, 청중에게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만큼 전달 효과도 미미해진다.
(3) 서론과 결론의 효과적인 활용
시작 혹은 서론은 청중들에게 앞으로 전개될 것에 대한 준비를 하도록 해준다.
결론은 청중들에게 발표가 거의 끝나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좋은 구두 발표를 위해서는 서론과 결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두 발표에서의 서론의 역할 및 효과적인 활용법은 다음과 같다.
1) 관심과 흥미를 유발한다
발표자가 매우 유명하거나 주제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청중의 관심을 유발하고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서론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청중은 발표자와 멀어지게 된다.
* 발표 첫머리에서 청중들을 사로잡기 위하여 필요한 방법
① 주제를 청중의 관점에 맞추어라.
② 통계자료 등을 이용하여 주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라.
③ 청중이 놀랄만한 이야기로 시작하라.
④ 청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라.
⑤ 청중에게 질문을 하라.
⑥ 주의를 끌 수 있는 인용문으로 시작하라.
⑦ 주제와 관련된 실제 혹은 경험적인 이야기로서 시작하라.
2) 주제를 밝힌다
주의를 끌기 위해서는 발표주제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주제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면 청중들은 논점에 대하여 혼란스럽게 될 것이며, 이렇게 혼란스러운 발표에서 청중들이 몰입하게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청중들이 주제에 대하여 이미 알고 있다 하더라도, 서론에서 주제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언급해야 한다.
3) 신뢰와 호감을 얻는다
신뢰성은 주어진 주제에 대한 발표자의 자격 문제이며, 청중들로 하여금 자격을 인정토록 하는 것이다.
4) 발표내용을 사전에 알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듣는 것에는 지루해 한다. 아무리 태도가 좋은 청중이라 할지라도 발표내용을 정리하는 데는 도움이 필요하다. 이러한 청중을 도울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청중이 어떠한 내용을 듣게 될 것인지를 서론에서 알려주는 것이다. 이외에, 예고는 발표내용이 시작된다는 신호로서의 목적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예고는 청중들이 발표내용을 이해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보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 구두 발표에서의 결론의 역할 및 효과적인 활용법
발표에서는 마지막 인상이 청중의 마음속에 남게 되므로 결론은 특히 중요하다.
따라서 서론에서와 마찬가지로 결론도 잘 가다듬도록 해야 한다. 어떤 종류의 발표든지 결론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5) 발표의 종료에 대한 신호 기능을 한다
발표에서는 청중에게 발표가 곧 끝날 것이라는 걸 알도록 해야 한다. 갑작스런 종료는 청중들을 당황하게 하고 불만족스럽게 한다. 항상 발표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청중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말로써 뿐만 아니라 행위로써도 가능하다.
6) 발표에서의 핵심을 강조하는 기능을 한다
결론의 주요 기능으로는 핵심사항에 대한 청중의 이해나 실행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법은 다음과 같으며, 이러한 방법은 개별적으로 혹은 혼합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① 발표내용을 요약하면서 종료한다.
② 인용문으로 종료한다.
③ 극적인 문장으로 종료한다.
④ 서론을 다시 언급하며 종료한다.
발표에서 첫인상은 매우 중요하며, 이에 못지않게 마지막 인상도 또한 중요하다.
그러므로 발표에서는 강렬한 서론과 결론을 필요로 한다. 평상시에 명확하고 강력한 서론과 결론을 제시할 수 있도록 창조적인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