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dx.doi.org/10.3938/NPSM.68.536
Investigation of Ptolemy’s Refraction Law from a Physics Education Perspective
Bongwoo Lee
∗Department of Science Education, Dankook University, Yongin 16890, Korea (Received 30 March 2018 : revised 4 April 2018 : accepted 5 April 2018)
The law of refraction has been studied by many scientists for a long time. In this study, I investigated Ptolemy’s refraction law from a physics education perspective. The main findings are as follows: First, Ptolemy’s study of refraction followed the entire process of scientific inquiry used in school science and can be used as a good example of inquiry teaching. Second, I discuss research ethics by using Ptolemy’s distortion of experiment data as an examples, and I propose the necessity for a refraction experiment without using trigonometric function. Third, the interpretation of the refraction law by using temporal brevity, that is, the principle of least time, should be included in secondary physics education.
PACS numbers: 01.40.ek, 01.40.gb, 01.65.+g
Keywords: Ptolemy, Refraction law, Snell’s law, Inquiry, Research ethics, Principle of least time
물리교육 관점에서 프톨레마이오스의 굴절 법칙의 탐색
이봉우
∗단국대학교 과학교육과, 용인 16890, 대한민국
(2018년 3월 30일 받음, 2018년 4월 4일 수정본 받음, 2018년 4월 5일 게재 확정)
굴절 법칙은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얻어진 물리 법칙이다. 본 연구는 최초로 굴절 현상을 연구했던 프톨레마이오스의 굴절 법칙에 대한 연구 과정을 물리교육 관점에서 탐색하는 것이다. 주요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프톨레마이오스의 굴절 법칙에 대한 연구과정은 학교 과학에서 다루는 과학적 탐구 과정의 전과정을 따르고 있으며, 이를 탐구 지도의 좋은 사례로 활용할 수 있다. 둘째, 프톨레마이오스의 결론 도출 과정에서 이루어진 데이터 왜곡에 대한 사실로부터 연구 윤리를 생각할 수 있으며, 삼각 함수를 사용하지 않고 굴절 법칙을 발견할 수 있는 실험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셋째, 시간적 간결성인 최소 시간의 원리를 이용하여 굴절 법칙에 대한 해석을 중등 물리교육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
PACS numbers: 01.40.ek, 01.40.gb, 01.65.+g
Keywords: 프톨레마이오스, 굴절 법칙, 스넬 법칙, 탐구, 연구 윤리, 최소 시간의 원리
∗E-mail: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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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 론
중등 학교 물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법칙에는 역학 에서 뉴턴의 운동 법칙과 에너지 보존 법칙, 전자기학에서의 옴의 법칙, 그리고 광학에서는 굴절 법칙 등이 있다. 굴절 법칙은 파동이 하나의 매질에서 다른 종류의 매질로 진행할 때 입사각의 사인 값과 굴절각의 사인 값의 비가 항상 일정 하다는 법칙으로 굴절 현상을 정량적으로 잘 설명해 주는 매우 중요한 법칙이다.
굴절 법칙은 네덜란드의 ‘스넬 (Willebrord van Roijen Snell, 1591-1626)’ 이 발견하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스 넬의 법칙’ 으로 불리지만, 프랑스에서는 ‘데카르트의 법칙 (la loi de Descartes)’ 또는 ‘스넬-데카르트의 법칙 (la loi de Snell-Descartes)’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나의 법칙에 두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유는 굴절 법칙에 대해 여러 사람이 기여했기 때문이다. 스넬이 굴절 법칙을 발견한 것은 대략 1621년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그 는 이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데카르트 (René Descartes, 1596-1650) 가 1637년에 발표한 <Dioptrics> 에서 독자적 으로 연구한 결과인 굴절 법칙이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많은 이론들이 여러 과학자들의 노력에 의해서 발전되어 현재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지만, 근대 과학 이론 중에서 빛 의 본성을 제외하고 굴절 현상만큼 여러 과학자들의 업적이 얽혀 있는 이론도 찾기 어렵다.
굴절에 대한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인 아리스토판 네스 (Aristophanes, 446BC–386BC) 에서 찾을 수 있다. 그 가 집필한 작품 <The Clouds> 에는 햇빛을 렌즈로 모아서 빚이 적힌 기록을 모두 없애버릴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즉, 아르키메데스의 오목 거울을 이용한 빛의 집광과 더불어 이미 고대 그리스에서는 볼록 렌즈를 이용하면 빛을 한 점에 모을 수 있다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 알려져 있었다.
굴절 현상을 최초로 연구한 과학자는 프톨레마이오스 (Claudius Ptolemy, 100?-170?) 이다. 프톨레마이오스의 굴절에 대한 연구 과정은 II장에서 다룰 것이다. 프톨레마 이오스는 천문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굴절에 관심을 가졌 고,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를 이용하여 굴절 현상을 물리적 으로 해석하였다. 그는 이 결과를 포함하여 <Optics> 를 집필하였다. 이 책은 초기 광학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저술 작품이며, 중세시대의 암흑기 동안 과학 발전의 동력이었던 이슬람의 과학에 영향을 주었는데, 특히 11세기에 집필된 알하젠의 <Book of Optics> 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프톨레마이오스의 굴절 법칙은 오늘날의 굴절 법칙과 다른 모습이다. 프톨레마이오스는 굴절을 해석함에 있어 삼각 함수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Kwan과 Lantz는 ‘스넬의 법칙’ 을 발견한 사람이 누구 인지에 대한 연구 [1]에서 스넬과 데카르트는 물론 케플러 (Johannes Kepler, 1571-1630), 알하젠 (Abu Ali al-Hasan Ibn al-Haytham, 1250-1275) 등도 언급하였으며, 정확한 굴절 법칙을 처음 밝힌 과학자는 이븐 사흘(Abu Said al-Ala Ibn Sahl, 940-1000) 이라고 밝혔다. 이븐 사흘은 렌즈를 이 용해서 불을 붙이는 도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굴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여 <On the Burning Instruments> 를 집필하였는데, 이 결과에 대한 Roshdi Rashed의 연구 [2]를 통해 새롭게 드러나게 되었다. 이븐 사할은 프톨레마이오스 의 <Optics> 를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더 발전시켜 굴절, 렌즈 등에 대한 많은 연구를 수행하였다. 구면 거울 은 물론 포물경, 타원경에 의한 빛의 집속을 분석하였고, 쌍곡 평면-볼록 렌즈 (hyperbolic plano-convex lens), 쌍곡 양볼록 렌즈 (hyperbolic biconvex lens) 를 분석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오늘날의 굴절 법칙과 동일한 식을 제시하였다 [2].
서구에서 굴절 법칙이 다시 등장한 것은 토마스 해리엇 (Thomas Harriot, 1560-1621), 케플러, 스넬, 데카르트 등 에 의해서이다. 해리엇은 이미 굴절 법칙을 완전히 알고 있 었다고 전해지는데 (정확한 데이터를 케플러에게 보내주기 도 했다), 건강상의 문제로 출판을 하지 못했으며, 케플러는 입사각이 작은 경우에 입사각과 굴절각이 서로 비례한다는 정도까지 밖에 제시하지 못했다 [1]. 이후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데카르트와 스넬은 각각 독자적으로 굴절 법칙을 밝 혔다.
굴절은 광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초등학 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반복적으로 학습되고 있다.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 [3]에 따르면, 학생들은 초등 학교 6학년의 ‘빛과 렌즈’ 단원에서 처음으로 굴절 현상을 학습하게 된다. 빛이 공기 중에서 유리나 물과 같이 다른 물 질을 만나면 빛의 진행 방향이 꺾이는 굴절 현상을 관찰하고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정도까지 학습한다. 중학교에서는 렌즈에서의 굴절을 배우며, 고등학교 물리학 I에서 매질에 따라 파동의 속력이 다름을 통하여 굴절 법칙을 배우게 된다.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굴절 현상이 법칙으로 나타나는 것이 고등학교에서나 가능한 것은 굴절 법칙에 포함된 삼각 함수 때문이다. 삼각 함수는 중학교 3학년에서나 배우기 때문에 [4] 중학교에서는 사인(sine)을 도입할 수 없다. 따라 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단순히 굴절 현상을 관찰하는 수준에서 그치거나 공기에서 물로 빛이 진행하면서 굴절할 때 입사각이 굴절각보다 크다는 정도만 배우게 된다.
삼각 함수는 일부 각도에 대해서만 그 값을 외우고 있을 뿐 임의의 각도에 대해서는 계산기를 가지고 있어야 알 수
Fig. 1. Ketch of Ptolemy’s experiment of refraction [10].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삼각 함수가 나오면 매우 곤란해 하며, 이 때문에 굴절 현상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갖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학생들이 물리를 어려워하는 이유가 수학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 [5–8]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삼각 함수는 기원전 3세기경에 고대 헬레니즘의 수학자 들에 의해서 연구되기 시작되었다. 2세기 경 프톨레마이 오스가 그의 저서 <Almagest> 에서 비교적 상세한 삼각 함수표를 제시하기도 했지만,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삼각 함수는 9세기경에 이슬람 수학자들에 의해 완성이 되었다는 사실 [9]을 생각해보면, 굴절 현상을 삼각 함수로 표현하려는 시도는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프톨레마이오스의 굴절에 대한 연구에 초점 을 둔 것은 프톨레마이오스가 굴절 현상을 물리적으로 밝힌 최초의 과학자이기 때문이다. 비록 사인 값을 사용한 정확한 굴절 법칙을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자기만의 완성된 형태의 이론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적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프톨레마이오스 가 자신의 굴절 이론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살펴보고, 그의 연구과정을 물리교육적 관점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II. 프톨레마이오스의 굴절에 대한 연구
프톨레마이오스는 그리스의 천문학자로 천체를 관측하는 과정에서 대기에 의한 빛의 굴절 현상을 발견하였고, 다양한 광학 연구를 수행하여 그 결과를 <광학> 으로 발표하였다.
이 책은 뉴턴이 저술한 <광학 (Opticks)> 이전에 저술된 가장 유명한 광학 저술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에서 그가 제시한 빛의 진행이나 반사 이론은 유클리드나 헤론과 같 은 다른 과학자들의 연구와 유사한 것이지만, 그가 제시한 굴절 이론은 독창적이었다. 그 당시에 굴절 현상은 이미
Table 1. Comparison between Ptolemy’s data and ideal value [10].
Incidence Refraction angle Refraction angle Difference angle (Ptolemy’s data, r1) (Ideal value, r2) (r1− r2)
0◦ - - -
10◦ 8◦ 7.5◦ 0.5◦
20◦ 15.5◦ 14.9◦ 0.6◦
30◦ 22.5◦ 22.0◦ 0.5◦
40◦ 29◦ 28.8◦ 0.2◦
50◦ 35◦ 35.1◦ -0.1◦
60◦ 40.5◦ 40.5◦ 0.0◦
70◦ 45.5◦ 44.8◦ 0.7◦
80◦ 50◦ 47.6◦ 2.4◦
잘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굴절 현상을 물리적으로 해석한 최초의 과학자가 바로 프톨레마이오스다.
한 투명 매질에서 다른 투명 매질로 빛이 진행하면서 통과할 때, 두 매질의 접촉면에서 빛이 꺾이는 현상이 나타 나는데, 프톨레마이오스는 입사 광선과 굴절 광선이 각각 경계면의 법선과 이루는 각인 입사각과 굴절각 사이의 관 계를 알아보려고 하였다. 프톨레마이오스는 반사 현상에서 입사각과 반사각이 서로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굴절 도 반사와 동일한 원리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입사각과 굴절각은 선형적인 비례 관계에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이 현상을 실험을 통해서 확인하려고 시도했다.
Fig. 1은 입사각과 굴절각을 측정하기 위해서 프톨레마이오 스가 고안한 실험 장치의 모식도이다. 그는 유리로 반원통 모양 (TKL) 을 만들고, 그 밖에 놋쇠로 만든 원판을 밖에 설치하였다. 반원통 안과 밖에 공기, 유리, 물 등의 매질 을 넣고, 두 매질 사이에서 굴절이 일어날 때의 입사각과 굴절각을 각각 측정하였다. Table 1은 공기에서 물속으로 빛이 진행하는 경우에 대한 프톨레마이오스의 실험 데이터 (i: 입사각, r: 굴절각) 를 이상적인 값과 비교하여 나타낸 것이다.
프톨레마이오스의 데이터를 이상적인 값과 비교하면, 입사각 40◦, 50◦, 60◦에 대해서는 거의 동일한 결과를 나 타내었고, 입사각이 80◦인 경우를 제외하면 0.5◦ ∼ 0.7◦ 이내의 차이를 보여 비교적 비슷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입사각과 굴절각 사이의 비례 관계를 구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입사각이 10◦씩 증가할 때마다 굴절각은 순서대로 8◦, 7.5◦, 7◦, · · · 등과 같이 증가하여, 입사각의 증가량에 대한 굴절각의 증가량의 비율이 점차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굴절각이 증가 하는 정도가 0.5◦씩 감소하는 규칙성이 있음을 알아내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굴절 법칙의 발견 과정을 연구한 Smith 는 프톨레마이오스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굴절 관계를 다음 과 같은 식으로 나타내었다 [10].
r = R−
n∑−1 1
d2= R−n(n− 1)
2 d2 (1) 여기서 r 은 굴절각, d2는 굴절각 차이의 감소량 (공기-물의 경우에는 0.5) 이고, n 은 i/10 이다. 또한 R 은 굴절각이 감소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는 이상적인 값으로 공기-물의 경우에는 8, 16, 24, 30, · · · 등이다. 즉, 입사각과 굴절각 사이에는 선형적인 관계를 나타내지는 않지만, 가상의 R 을 이용하여 입사각과 굴절각 사이의 관계를 나타낼 수 있었다. 그 결과, 굴절각이 입사각의 2 차식으로 주어지 는 결론을 얻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입사각과 굴절각 사 이에 정비례 관계가 아닌 연속적인 불비례성 (continuous disproportionality) 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III. 물리교육 관점으로 바라본 프톨레마이오스의 광학 연구
프톨레마이오스의 굴절에 대한 연구와 관련하여 물리 교육 관점에서 몇 가지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프톨레마이오스가 굴절 법칙을 얻어내는 과정의 탐구 과정 으로의 해석이다. 일반적으로 학교 과학에서 탐구의 과정은
‘문제 인식 - 가설 설정 - 변인 통제 - 자료 해석 - 결론 도출 - 일반화’ 등의 순서를 통해 진행되도록 교육하고 있다 [3].
그러나 교과서에 제시된 탐구들은 대부분 요리책식 실험 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교과서 실험 활동이 학생들의 탐구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오래 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11,12]. 우리나라에서도 2007 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자유 탐구’ 를 도입하여 학생들의 연구 활동을 장려하기도 하였지만, 많은 교사들은 탐구 지도에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으며, 학생들은 탐구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13].
그 이유 중 하나는 탐구 과정에 대한 적절한 사례를 제시 해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탐구를 처음 수행하는 학생들은 모범적인 탐구 과정을 소개받으면서 이를 탐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길잡이를 삼아야 하는데, 특히 과학사의 사례 중에서 탐구 과정 전체를 담아내는 사례는 흔치 않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과학 탐구 실험> 교과에 ‘역사 속의 과 학 탐구’ 를 도입하여 뉴턴의 결정적 실험,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 발견, 파스퇴르의 생물 속생성 도출과정 등이 교 과서에 포함된 것도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의 과정이다 [3].
프톨레마이오스가 굴절 현상을 연구하는 과정은 상당히 오래 전 수행된 연구 활동이지만, 그 과정을 잘 파악할 수 있으며, 과학자들의 연구들이 중·고등학생들이 이해하기 어 려운 내용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것에 비해 ‘굴절’ 이라는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자연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규칙성을 찾아내는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 으로 구성되었다 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프톨레마이오스의 굴절에 대한 연구 과정을 탐구 과정에 맞추어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 (문제 인식) 프톨레마이오스는 물 컵에 넣은 젓가락이 휘어지는 것처럼 성질이 다른 매질로 빛이 진행할 때 꺾이는 현상인 굴절 현상을 관찰하고 이때 입사각 과 굴절각이 어떤 물리적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다.
• (가설 설정) 그는 빛이 반사할 때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굴절은 반사와 비슷한 광 학적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굴절률이 작은 매질에서 큰 매질로 빛이 진행할 때 입사각보다 굴절각이 작은 것을 고려하였을 때, 입사각과 굴절각은 어떤 선형 비례 관계를 나타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 (변인 통제) 빛이 굴절할 때의 입사각과 굴절각을 측 정하기 위해서 반원통형의 유리통을 만들어, 그 안팎 에 물, 유리, 공기 등을 채울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입사각을 10도씩 변화시키면서 굴절각을 측정하도록 하였다.
• (자료 해석) 그는 공기-물, 공기-유리, 물-유리 등의 3 가지 굴절 상황에 대해 변화하는 입사각에 따른 굴절 각을 측정하였고, 그 결과를 표로 정리하였다. 이때 굴절각이 증가하는 정도가 일정한 값 (-0.5◦) 이 나타 남을 알게 되었다.
• (결론 도출, 일반화) 결과적으로 굴절각은 입사각의 2차식으로 표현될 수 있으며, 프톨레마이오스는 이 실험을 통해 빛이 굴절할 때 입사각과 굴절각 사이에 는 선형 비례 관계가 성립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물론 프톨레마이오스가 ‘과학적 탐구 방법’이라고 일컫는 위의 과정을 고려하여 연구를 진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연구한 과정은 오늘날 과학자들이 수행하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며,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 용할 수 있는 ‘학생 수준의 과학적 탐구 방법’ 의 좋은 예를 제시해 줄 수 있다. 중·고등학생들은 과학 교과에서 탐구를
수행하기도 하고, 동아리 활동이나 기타 비교과활동으로 과학 연구 활동을 수행한다. 이러한 학생들을 교육할 때 탐 구의 과정을 따라서 수행해보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프톨레마이오스의 굴절 연구를 사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물리학1 교과서에는 굴절 실험 장치를 이용 하여 입사각을 변화시키면서 굴절각을 측정하는 탐구가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교과서에 제시된 탐구는 학생들이 자신이 측정한 데이터로부터 일반화된 규칙 (스넬 법칙) 을 유도하도록 구성되어 있지 않다. 학생들에게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구하고, 그 데이터를 입사각과 굴절각의 사인 값 으로 계산하여 관계를 비교해 보도록 요구하고 있다. 즉, 교과서에 제시된 탐구는 실험을 통해 물리 법칙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 법칙에 실험 데이터를 대입하여 확인해 보는 수준으로 탐구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는 부족한 실정 이다.
물론 탐구를 수행하기에는 물리의 수업시수가 매우 작을 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학생들이 스넬 법칙을 알고 있기 때 문에 모르는 것처럼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요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공기에서 물로 빛이 진행하면서 굴절하는 현상에 나타나는 과학적인 규칙성을 찾도록 하는 탐구는 학생들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하여 비교적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실험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탐구 과정을 익히는데 유용한 활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크다.
특히 데이터로부터 일반화된 규칙을 얻는 과정을 학습하 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물리교육에서 시사점을 줄 수 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광학의 여러 가지 연구를 수행한 점도 큰 업적이지만, 그는 실험 연구의 명시적이고도 설득력 있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더 큰 업적을 남겼다고 할 수 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연구를 물리교육 관점으로 볼 수 있는 두 번째는 실험에서의 데이터 왜곡이다. 앞에서 제시한 바 와 같이 프톨레마이오스가 제시한 실험 데이터는 입사각이 10◦씩 증가할 때마다 굴절각이 증가하는 비율이 정확하게 0.5◦씩 감소하고 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데이터는 정확한 측정 결과로 얻어지는 값과 약간씩 차이가 있으며, 특히 80◦ 에서는 매우 큰 차이가 나타났다. 빛의 굴절에서 굴절각을 측정하는 것이 그렇게 큰 오차가 발생하는 실험이 아니기 때문에 프톨레마이오스가 고안한 장치의 정밀성을 고려하 였을 때, 이 값은 프톨레마이오스가 자신이 생각한 모델에 맞추어 데이터를 왜곡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10]. 정확하게 0.5◦씩 굴절각의 증가량이 감소하는 데이터 를 보면 누구나 조작된 데이터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실험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취하는 것은 탐구에서 경계해야 될 중요한 부분이다. 과학사에서도
실험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논란에 빠진 많은 사례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밀리컨의 기름방울 실험이다. 이 실험 은 학부과정 물리학 실험에도 자주 등장하는 실험이지만, 실제로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밀리컨이 발표한 논문에서는 58개의 기름방울 데이터가 제시되었 지만, 실제 그의 연구노트에는 175개의 데이터가 있었다.
훗날 밀리컨의 데이터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연구 윤리를 위반한 사례로 자주 언급되곤 했다. 최근에도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을 비롯하여 자신의 결과를 정당화하기 위한 다양한 데이터 조작 사례는 많이 언급되고 있다.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의 <과학> 교과에서는 ‘교 수 학습 방향’ 을 통해 과학의 본성과 관련하여 과학 윤리를 학습하도록 권유하고 있고, <과학 탐구 실험> 교과에서는
‘과학 탐구에는 준수해야 할 생명 존중, 연구 진실성, 지식 재산권 존중 등과 같은 연구 윤리와 함께∼’를 통해 과학적 태도에서 연구 윤리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 그 러나 실제로 연구 윤리를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다. 연구 윤리는 학생들이 탐구의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런 차원에서 프톨레마이오스의 사례는 좋은 사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프톨레마이오스가 자신의 이론에 데이터를 맞추려고 한 것은 실험을 수행하기 전에 예상했던 입사각과 굴절각 사 이의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은 각도에서는 입사각과 굴절각이 서로 비례하지만, 입사각이 커지면서 비례 관계가 성립하지 않게 된다. 삼각 함수에 대해 익숙하 지 않은 학생들도 프톨레마이오스와 같은 실험 결과가 나 온다면 입사각과 굴절각의 규칙성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빛의 굴절에 대한 실험 (Fig. 2) 에서 입사각과 굴절 각을 측정하지 않고 AB의 길이와 CD의 길이를 측정한다면 Table 2에 주어진 것처럼 AB/CD가 일정한 값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굴절이라는 자연 현상에서 규칙성을 찾게 될 것이다. 물론 기하학적으로 보면 AB는 sin(입사각) 에 해당되고, CD는 sin(굴절각) 에 해당된다.
그렇지만 굴절 실험 장치에서 각도를 측정하지 않고 길이를 측정하게 한다면 중학생 수준에서도 굴절에서의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논의할 내용은 공간적 간결성 (spatial brevity) 와 시간적 간결성 (temporal brevity) 이다 [10]. 공간적 간 결성은 빛이 최소 거리를 선택하여 진행한다 (ray-as-least- distance) 는 원리이다. 공간상의 두 점에서 가장 짧은 거 리를 선택하면 이 경로가 빛이 진행하는 경로가 되는데, 이 원리를 적용하면 반사의 법칙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프 톨레마이오스가 굴절에도 이 원리를 적용하였던 것이 그가
Fig. 2. (Color online) Refraction of light from air to water.
굴절 법칙을 성공적으로 얻지 못한 요인이었을 것이다. 두 지점을 이동할 때 가장 짧은 경로를 택한다는 것은 동일한 매질에서의 빛의 이동에만 적용해야 하는데, 굴절은 빛이 성질이 다른 두 매질을 이동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공간적 간결성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굴절에서는 시간적 간결성인 최소 시간의 원리 (principle of least time) 를 이용해야 한다. 즉, 빛이 진행할 때에는 최단 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택한다는 것이다.
빛의 속도는 매질 속에서 느려지기 때문에 기하학적으로 본 최단 거리가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가장 짧은 경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매질 속에서 빛의 속도를 고려하여 최소 시간이 걸리는 경로를 선택하게 되면 굴절면에서 빛의 경로가 꺾이는 결과를 얻게 된다.
17세기의 프랑스 수학자인 페르마는 극대 극소 문제의 해법을 광학 분야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페르마의 원리를 제시하였다. 페르마의 원리를 이용하면 반사의 법칙은 물론 굴절 법칙도 쉽게 유도할 수 있다. 이때 매질 속에서의 빛의 속도는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에 비해 굴절률만큼 작아지게 된다. 따라서 성질이 다른 두 매질 사이를 이동하는 데 걸 리는 시간을 구해 최솟값이 되는 경로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때 극소값을 구하는 과정에서 미분이 활용된다. 일반적으 로 미분은 고등학교 2학년 수준에서 학습하기 때문에 최소 시간의 원리에 의한 굴절 법칙의 유도는 대학교 물리에서나 다룰 수밖에 없다.
고등학교 물리학I에서는 성취 기준으로 ‘파동의 진동수, 파장, 속력 사이의 관계를 알고 매질에 따라 파동의 속력이 다른 것을 활용한 예를 설명할 수 있다.’ 를 제시하면서 굴 절을 학습하도록 한다. 이때에는 파동의 굴절을 다루면서 파면의 이동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이용하여 굴절이 일어
Table 2. Relation between incidence angle and refraction angle.
θ1 θ2 θ1/θ2 AB/CD
0◦ 0◦ - -
10◦ 7.5◦ 1.33 1.33
20◦ 14.9◦ 1.34 1.33
30◦ 22.1◦ 1.36 1.33
40◦ 28.9◦ 1.38 1.33
50◦ 35.2◦ 1.42 1.33
60◦ 40.6◦ 1.48 1.33
70◦ 45.0◦ 1.56 1.33
80◦ 47.8◦ 1.67 1.33
나는 원리를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굴절 법칙을 유도한다.
빛도 파동이기는 하지만, 학생들은 빛을 입자적 관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굴절이 일어나는 원리를 최소 시간의 원리를 이용하여 정성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실험 결과를 통해 일반화하는 과정으로 굴절 법칙을 유도하 는 것을 넘어 왜 굴절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 중 하나로 시간적 간결성인 최소 시간의 원리를 이용하여 정성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IV.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의 목적은 굴절 법칙이 성립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과학자들의 연구가 이루어졌음을 인식하 고 그 중 프톨레마이오스의 굴절 현상에 대한 연구 과정을 물리교육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것이다. 주요 연구 결과와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프톨레마이오스가 수행한 연구의 과정을 학교 과학 에서의 탐구 과정에 기초하여 해석할 수 있다. 프톨레마이 오스는 굴절 현상에 대한 인식을 통해 입사각과 굴절각과의 관계를 탐색하고자 하였고, 스스로 실험 장치를 설계하여 얻은 데이터를 통해 자신만의 굴절 법칙을 완성하였다. 이 전체의 과정은 학교 과학에서 제시하는 탐구의 과정 (문제 인식 - 가설 설정 - 변인 통제 - 자료 해석 - 결론 도출) 으로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과학사를 학교 과학에 도입하면 선대 과학자들이 과학적 발견이나 개념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다양한 경험들과 이들이 사용했던 논리 적인 과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좀 더 생생하게 과학적 사실을 배울 수 있게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과학적 탐구 방법을 익힐 수 있어 매우 긍정적이다. 뉴턴의 광학 연구에서 탐구 교육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한 연구 [14]나 2015 개정교육과정의 ‘과학 탐구 실험’ 에서 과학자들의
연구 과정을 통해 탐구 역량을 신장시키려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연구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였으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굴절 현상에 대한 여러 과학자들의 연구들이 진 행되었기 때문에 차후 여러 과학자들의 연구 방법에서의 차이를 분석하여 학교 과학에서의 탐구에 활용할 수 있는 교수 학습 자료로 개발한다면 교육적 효과가 매우 높을 것 이다.
둘째, 프톨레마이오스의 결론 도출 과정에서의 데이터 왜 곡에 대한 논의를 다루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자신이 얻은 데이터를 이용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데이터를 조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발견되었다.
학교 과학에서의 탐구는 표면적으로는 실험을 통해 과학적 법칙을 유도하는 것처럼 구성되었지만, 실제로는 교육과정 상에 제시된 법칙을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수준으로 이루 어지고 있다. 많은 학생들은 자신의 실험 결과가 법칙에 맞지 않는 경우에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오차로 생각하곤 한다. 물론 물리 법칙을 확인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과학 연구는 결론을 아는 상태에서 진행 하는 것이 아니고, 실험을 통해 얻는 데이터를 일반화하는 과정에서 법칙을 도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해석하고 일반화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프톨레마이오스의 탐구 사례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굴절 현상에 대한 해석에서 공간적 간결성과 시간 적 간결성에 대한 논의이다. 공간적, 시간적 간결성은 굴절 법칙의 식을 유도하는데 사용될 수도 있지만 빛이 굴절하는 과정을 정성적으로 설명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고등 학교 물리학I에서 성질이 다른 매질 속에서 파동의 속도가 다르다는 것으로부터 굴절 법칙을 유도하였지만, 이는 빛의 파동성을 이용한 것이다. 빛이 입자적 성질도 갖고 파동적 성질도 갖기 때문에 어떤 것으로 설명해도 상관은 없지만, 빛이 입자처럼 진행한다는 것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입자적 관점에서 빛의 굴절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시간적 간결성인 최소 시간의 원리를 이용한 빛의 굴절에 대한 설명이 중·고등학교 과정에 포함되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감사의 글
이 연구는 2017학년도 단국대학교 대학연구비 지원으로 연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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