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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줄기가 백두대간이구먼! 야�, 정말 좋다!”
지난 가을, 붉은 단풍이 보고 싶어 지리산 산행에 나섰다가 우연히 중년의 남자들과 만나 앞서거니 뒤서 거니 보조를 맞추게 되었습니다. 땀을 얼마나 흘렸을까. 오랫동안 발품을 팔은 끝에 드디어 천왕봉 (1,915m) 정상에 올랐습니다. 우리들은 아름다운 지리산 경치에 넋을 잃을 지경이었습니다.
최고봉인 동쪽 천왕봉에서 제석봉, 촛대봉, 영신봉, 형제봉, 토끼봉, 삼도봉을 거쳐 서쪽의 노고단까지 이어지는 주릉은 장장 40여km. 해발 1400m를 훌쩍 넘는 고봉 준령들이 아득히 이어져서 남한에서 가장 길고도 장쾌한‘꿈의 능선’으로 불리는 지리산을 조망하였으니 뉘라서 감탄사를 터뜨리지 않겠습니까.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라고 쓰인 정상 표석의 글귀는 왜 그리 가슴 뛰게 하던지…. 그런데 무 엇보다 그 중년의 남자들이 던진‘백두대간’이라는 단어는 너무도 감동적이었습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에서‘소백산맥’을 떠올리며 발품을 팔았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백두대간 홍보에 앞장서던 한 산악전문지에서의 기자 생활은 비록 힘들었지만 굉장한 보람이 었습니다. 당시는 학계에서도 백두대간에 관심을 별로 보이지 않던 때였죠. 그 시절, 소백산맥이나 태백산 맥이 아니라 백두대간이나 금북정맥, 낙동정맥 같은 순수 우리 산줄기에서 만나는 민초들의 삶과 그 흔적, 조상들의 문화유산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흥분이 되었습니다.
21세기에 들어와선 사정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백두대간 개념은 이젠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백두 대간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전통 산줄기 개념은 언론계뿐만이 아니고 학계에서도 아직 제대로 정확하게 받 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같이 보였습니다. 그 어울리지 않는 두 개념을 헷갈려하고 있는 거지요.
사정이 이러하니 자신의 고을을 홍보하는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도 제목은‘백두대간’이면서 내용은
‘태백산맥’등으로 풀어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물론 아직도 오로지 태백산맥으로만 풀어간 경우도 많습니다. 어찌 보면 지금은 백두대간 개념과 태백산맥 개념을 함께 섞어서 쓰는 과도기일지 모릅니다. 그 날 지리산에서 만난 그 중년남자들도 감탄사 끝에 이런 말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소백산맥은 어디서부터 시작하지?”
어서 빨리 백두대간의 온전한 개념을 되찾아야 하겠습니다.
민병준|산악인, 프리랜서
백두대간의 온전한 회복을 위하여
짧 은 글 긴 생 각 4도면-01 2004.12.7 10:51 AM 페이지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