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 사람과 과정을 중심으로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2

Share "“ 사람과 과정을 중심으로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Copied!
5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 사람과 과정을 중심으로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 온영태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김상조|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인터뷰)

온영태(溫泳泰)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1972) / 서울대학교 도시계획학 석사(1975) / University of Pennsylvania 도시계획학 박사(1988)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부설 지역개발연구소(1980~1981) / 국토개발연구원 수석연구원(1989~1992) / 건축도시공간연구소장(2007~2009) /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1992~현재)

이 · 슈 · 와 · 사 · 람 · 97

2012. 11. 29. 경희대학교

(2)

사회 전반적으로 변화의 물결이 거세다. 공간을 구성 하는 계획환경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계획 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위기의식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 안 추진해온 일련의 계획들을 살펴보고 계획가의 역할 을 다시금 주목해봐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번 호 ‘이 슈와 사람’에서는 온영태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를 만나 변화의 시기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의 역할에 대 해 들어보았다.

▶김상조(이하 ‘김’): 최근 10여 년간 인구증가세의 둔 화 및 감소전망, 경제의 글로벌화 및 침체, 부동산 경기 하락 등 여건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 한 환경의 변화가 우리나라 국토·도시계획 전반에 어 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 ▶ 온영태(이하 ): 이제까지의 도시계획이나 국토계획의 과제는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늘어 나는 수요를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의 문제였습니 다. 직선적으로 예측 가능 범위 내에 있는 것들을

하면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저성장이라 할 수 있습 니다. 과거 성장시대에 만들어진 계획이 이걸 어 떻게 다뤄야 할지 당황하고 있는 것입니다.

변화에 대응하여 기민하게 움직여야 하는데도 대응할 만한 계획적 수단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 다. 이러한 환경에서 계획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김: 바로 관련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만, 국토종 합계획, 도종합계획 등 종합적, 사업중심적 광범위 계획 들이 제대로 작동을 못하고 있습니다. 향후 이들의 역할 과 성격은 어떻게 규정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 온: 저는 이러한 변화에 따라 상위 계획일수 록 정책적, 전략적 성격을 띠고 단순화되어야 한 다고 생각합니다. 하위 계획은 상황에 따라 적합 하게 수정 및 보완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국토 종합계획이 4차 수정계획까지 수립되어 시행되고 있지만 세세한 것까지 모두 규정할 수는 없습니 다. 저성장 시대에는 언제나 불확실성이 존재하 므로 상위 계획은 큰 방향을 정해서 전략적 선택 에만 집중하고, 하위 체계의 규정까지 디테일하게 규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위계획일수 록 장소와 과정이 중심이 되는 계획체제로 바뀌어 야 합니다. 이같은 변화가 동반되지 않고서는 계 획환경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판 단하고 있습니다.

전략적이라는 의미가 애매하게 들릴 수 있겠 습니다. 전략이라고 하면 대개 추상적이기는 하 지만 바꿀 수 없는 정책방향이라고 생각들을 합 니다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목표를 향 해 가고자 할 때 지금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 온영태

(3)

원을 선택적으로 집중해서 해야 할 일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산업구 조를 바꾸고 싶은 도시를 하나 설정해 봅시다. 우 선 이 도시의 현재 여건을 파악해서 현재 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다음 단계에는 어느 부문에 에너 지를 집중해야 하는지에 관한 방향 설정이 필요 할 것입니다.

▶김: 그렇다면 그 전략적이라는 것은 얼마나 구체적 이어야 합니까?

▶ ▶ 온: 장소와 시기에 따라 구체성의 정도는 다를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지향해야 할 일련의 목 표와 향후 목표달성을 위한 수단선택의 준거를 천 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고, 전략적 수단을 구체적으로 기술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을 것입 니다. 한 도시나 지역이 자신의 발전을 위한 교두 보를 특정 공간개발사업을 통해 확보하려 한다면 이 사업의 실현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 을 전략계획에 담아야 할 것입니다.

▶김: 저성장,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과거 개발시대 의 틀로 만들어진 도시기본계획이 전혀 작동을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계획의 재검토기간과 지자체장의 임 기 불일치, 제도의 경직성 등으로 지자체에서는 오히려 장기발전계획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문제를 어 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요?

▶ ▶ 온: 도시기본계획이 관리계획과 연동되어 있 는 것을 떼어내야 합니다. 도시관리계획은 그야말 로 도시를 관리하기 위한 계획입니다. 현재 우리 나라의 도시계획 시스템은 새로운 개발사업을 추 진하게 되면 도시기본계획을 바꾸고, 관리계획을 바꾸고, 집행계획을 바꾸도록 구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도시관리계획은 주로 용도지역과 도시계 획시설이 중심이기 때문에 비교적 먼 미래를 내 다보고 안정적으로 계획되어 있어야 합니다. 도 시기본계획에 변경사항이 있다고 해서 관리계획 까지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시관리계 획은 도시관리계획대로 확정해놓은 후 필요한 부 분이 생기면 부분적으로 추가하거나 수정하면 됩 니다. 용도지역을 변경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것 이 꽤 많습니다.

반면 도시기본계획은 전략적인 성격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의 발 전방향을 정하고 중요한 핵심사업을 선정하면 됩 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어떻게 집 중할 것인지는 지자체장이 나서면 됩니다. 굳이 용도지역까지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핵심사업을 진행하다 필요한 경우 용도변경을 할 수는 있겠습 니다만 용도지역은 상당부분 지속성을 가져야 한 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렇게 도시관리계획이 별도의 시스템으로 안 김상조 이 · 슈 · 와 · 사 · 람

(4)

들어 마을 만들기, 거버넌스 위주의 도시재생사 업 같은 사람과 과정이 중심이 된 사업이 정착되 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도시계획체계에는 이런 활동들이 스스로 운영되는 하위 시스템이 없습니 다. 상위에서 도시기본계획과 관리계획만 긴밀하 게 연결되며 일관성을 유지하느냐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생활단위공간에서 자유롭게 일어나는 활동을 담아낼 그릇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 라고 하겠습니다.

▶김: 생활공간단위계획은 흔히 말하는 근린재생사업 과 연관된다고 봐야겠군요. 그렇다면 경제기반재생사 업은 어떻게 연계되는 건지요?

▶ ▶ 온: 그렇죠, 생활공간단위계획은 근린재생이라 고 봐야죠. 그런데 이 근린재생은 기존 계획으로는 할 수가 없습니다. 참여 주체들이 과정을 창조적으 로 디자인해나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반대로 경 제기반재생사업은 도시기본계획 같은 계획체계에 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략적으로 구체화시켜줘 야 합니다. 도시기본계획에

서는 재생이 아닌 신개발이 전략계획으로 정해질 수도 있습니다.

장소를 중심으로 한 관점 에서 도시계획을 본다면 문 제가 많습니다. 학교나 공원 등은 개념을 바꾸면 열린 시 설이 됩니다. 단순히 하나 의 기능으로 규정하고 사용 하지만 이를 주민들이 주도

지금 시점에서 우리 도시가 가지고 있는 기반시 설과 공간만 가지고도 주민 스스로 얼마든지 공간 을 새롭게 쓸 수 있습니다. 주민이 직접 공간을 디 자인할 수 있도록 한다면 더 많은 것이 바뀔 것입 니다. 하위 단위의 계획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 야 합니다. 도시관리에 필요한 전략적인 계획기능 은 상위 계획에 있는 게 바람직합니다.

▶김: 그런데 성미산 마을을 보면 수십 개의 조합이 얽 혀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공간계획 전문가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도시계획하는 사람이 할 일인지 의문입니다.

▶ ▶ 온: 전통적인 도시계획은 관리계획을 수립하 는 것입니다. 하지만 마을 만들기와 같은 사업은 새로운 영역입니다. 마을 만들기에서 공간계획의 역할은 공간을 중심으로 사람을 엮는 것입니다.

개개인을 상대하기 때문에 훨씬 세련되고 정교해 져야 합니다. 앞으로 계획가는 단순히 계획을 수 립하는 역할만 하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5)

또, 마을 만들기를 하면서 물리적으로 필요한 내용은 주민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주변의 아파트 단지를 보십시오.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그 단 지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어떤 부분이 마음 에 안 들어도 하소연할 곳이 없습니다. 그저 주어 진 환경에서 살아갈 뿐입니다.

▶김: 마지막으로 원론적인 질문입니다만 계획의 권위 는 어디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말 기본 적이고 지자체 또는 국가의 바탕이 되는 계획, 혹은 정 책들은 가급적 적게 바뀌고 일관성을 유지했으면 합니 다. 기관장의 취향이나 한시적인 특별법에 의하여 그러 한 계획들이 무시되거나 수정변경되는 일은 가급적 지 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계획에 그러한 권위가 부 여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가 필요할까요?

▶ ▶ 온: 계획의 권위를 논할 때 혹자들은 한번 만 들어진 계획은 꼭 지키는 것이 권위를 지키는 것 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권위는 외부의 압력에 대항하는 힘을 가져야 합니다. 권위가 정치권에서 유추되어야 하는가는 해묵은 논쟁입니다. 객관적 합리성을 지니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일 좋은 것 은 무정부주의적 전통으로 회귀하는 것밖에 없습 니다. 계획 무용론입니다. 계획에서 엔드 유저인 시민들이 주도해서 계획을 만들어가도록 해야 합 니다. 그래야 권위가 삽니다. 가령 아파트 단지 색 을 바꾸더라도 주민이 직접 원하는 색을 선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계획의 원칙입니다. 위 에서 만들어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과 전 문가가 만들어서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하위 공 간은 주민 스스로 정하게 하되, 상위 계획은 전략

계획이므로 전문가들이 해야 할 것입니다. 또, 실 제적인 주민참여는 전문가들과 주민들이 함께 참 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행정관료들 은 절차상의 관리를 하고, 내용은 계획가들이 만 드는 게 바람직합니다. 계획가는 계획추진 과정을 원활하게 하고 전문적 지식을 서비스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 · 슈 · 와 · 사 · 람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