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거주하는 동안 병역에 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단지 한국에 있는 남자만 입대하 면 되는 거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군대에서의 2년이라는 긴 복무기간은 시간 낭비이며 그 사람의 장 래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여겼고, 더군다나 해외영주권을 취득할 경우 군대를 가지 않을 수 있기에 군 입대의 필요성을 별로 느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병역을 연기하기 위해 병무청사이트를 검색해보던 중 해병대 홈페이지에 무심코 들어가게 되었습니 다. 훈련받는 동영상, 사진들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군대에 가지 않으 려고 군 생활도 편하게 하려는 요즘 시대에 자원해서, 그것도 5대1, 6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해병대에 지원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진흙 늪에서 범벅이 된 상태로‘팔각모 사나이’를 부르 던 장병들의 모습에서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강인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장병들이 그와 같은 훈련 을 받으면서까지 얻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호코리다카키 칸코쿠진
- 자랑스런 한국인 -
제1전차대대 상병|박 재 성
안녕하십니까? 저는 일본에서 9년간 생활하다 작년 2006년 8월에 해병대 1027기로 입대한 24살 박재성이라고 합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 사업으로 일본에 가게 되었고 작년에 일본 영주권을 취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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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결정적으로 군 입대를 마음먹게 된 것은 제 자신에게 떳떳하고 솔직해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일본 에 있는 동안, 한국의 국적을 가진 저는 이솝우화에 등장하는 미운오리새끼와 같았습니다. 외국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로,
일본 생활에서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하나의 족쇄처럼 느껴졌고,
남 앞에서도 당당히 밝힐 수 없었습니다. 일본에서는 한국어를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으려 했었고 저의 국적을 감추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오니 주위 모든 사람 들이 한국어를 쓰고 있었고 저는 더 이상 차별받는 대상이 아님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당시 저는‘내 나라는 대한민국이다. 나는 한국인이다!’ 라는 강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군 입대를 통하여 지금까지 일본인에게 맞추어 살려는 저의 모습을 버리고 당당한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고 또한 입증해보이고 싶었습니다. 군에 입대하겠다는 저의 결정에 부모님께서는 반대를 하셨지만 저는 제 판단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부모님을 설득하여 2006년 8월7일 입대하였습니다.
처음 입대를 하고 음식, 언어, 낯선 환경 등의 문화적 차이로 다른 동기보다 적응하는 데 많은 시일이 걸렸습니다. 무엇보다 음식이 문제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일주일에 2~3번밖에 먹지 않았던 김치가 매번 나오고 반찬이 가령 닭찜, 오이무침, 김치 두부찌개처럼 온통 빨강색일 때면 곤혹스러웠습니다.
매운 음식을 별로 먹지 않았던 저에게 그와 같은 메뉴는 고통이었습니다. 옆에서 맛있게 먹는 동기를 보고 용기를 내어 먹으면 매워서 혀가 따갑고 언제나 반찬을 남기기 일쑤였습니다. 처음에는 동기들 에게 음식을 나누어주었지만, 일본에 처음 갔을 때 일본 음식을 못 먹었던 것을 생각하며 계속 참으 면서 먹다보니 조금씩 매운 것도 먹게 되었습니다. 점점 매운 것도 맛있게 느껴졌고 훈련소 수료할 즈음 오히려 모자라서 못 먹을 정도로 잘 먹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힘든 것은 언어였습니다.
9년 동안 일본에 살면서 한국어는 집에서만 사용해왔고 대학생일 때는 자취를 하여 더더욱 사용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동기들과 대화를 할 때나 교관들이 지시하는 내용을 한 번에 알아들을 수 가 없었습니다. 동기들과 대화를 하면 60%만 이해하고 나머지 40%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어는 한국어 같은데 무슨 내용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심지어는 가끔 한국어가 일본어로 들릴 때도 있었습니다. 발음 또한 좋지 않아 동 기들과 대화를 하면 꼭 똑같은 말은 2~3번씩이나 반복하게 하였습니다. 동기들에게 뒤쳐지지 않으 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군입대한지 15개월이 지난 지금, 거의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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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대한사람 대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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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해졌고 선후임과 대화하는 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되었습니다.
군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를 돌이켜보면 참 많은 것들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 조금 만 힘들어도 금방 포기하고 타인에게 맡겨버리곤 했었는데 지금은 스스로 아무런 무리 없이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군대라는 곳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자신이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해 주지 않습 니다. 이런 환경으로 인하여 저는 인내심, 책임감, 제 일에 대한 자부심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껏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었다면 정말 얻기 힘든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작은 것에 대해서도 감 사하게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의 전투복에 있는 빨간 명찰과 생활관에 있는 제 이름을 보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한국은 외국 생활을 오래했던 나에게도 자리를 마련해주고 임무를 준다는 것, 나는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는 국군 중에 한 명이라는 것 등이 자부심을 갖게 해줍니다.제 인생에 있어서 군 생활은 큰 의미를 갖습니다. 군 생활을 통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꼭 완수해 야겠다는 책임감, 문제를 맞닥뜨렸을때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추진력, 대인 관계, 상관에 대한 충성심,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조리있게 조절할 수 있는 인내심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외국 생활을 오래하여 이제껏 한국에는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지만 군대를 통해서 인맥을 넓힐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전투복에 있는 빨간 명찰과 생활관에 있는 제 이름을 보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한국은 외국 생활을 오래했던 나에게도 자리를 마련해주고 임무를 준다는 것, 나는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는
국군 중에 한 명이라는 것 등이 자부심을 갖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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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해외 영주권을 갖게 되면 병역을 수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 또한 해외 영주권으로 군에 입 대하려 하지 않으려 했었습니다. 해외 생활을 하다보면 특히 남자라면 군 입대에 대한 걱정과 불안은 적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렵게 배운 외국어를 2년이라는 공백 기간으로 인해 잊어버리는 건 아 닌지, 문화적 차이로 군에 적응할 수 있을지, 2년 후에 다시 원래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 등 걱정 이 많을 것입니다. 때론 군에 입대하기 위해 포기해야 할 것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걱정하고 불안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군입대는 단순히 병역을 수행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발전 에 큰 기여를 하기 때문입니다.
군 입대하기 전 주위 사람들로부터 왜 굳이 군대를 가느냐고, 나이도 있으니 취직준비를 하라는 조언 을 많이 들었습니다. 걱정과 불안, 혹시나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 다. 그러나 막상 입대를 하여 군 생활을 하다보니 그런 걱정과 불안을 할 시간조차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게 되었고 어느새 당당한 군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2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에,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밑거름을 얻기에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 간인 것 같습니다. 한국 남자라면 다 가는 군대, 외국에서 생활한다고 하여 병역을 회피하면 저는 한 국인이라는 것을 부정하고 한국인라는 자부심이 없어질 것 같았습니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 외국 생활을 오래했던 저에게는 오래전에 잊혀졌던 것이었지만 군 입대를 하여 저는 이제 당당히 나 자신 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자랑스런 한국인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