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31, No. 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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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학명저
중국명저 60부 중 과학기술명저 15종을 소개하며
강석호 영남대학교 화학공학부 명예교수, 한국분체산업연구소장
1970년 미국과 중국이 핑퐁외교를 통하여 20년간의 냉전시대를 마감하면서 주은래-키신저가 길을 닦고 닉 슨과 모택동이 악수를 함으로서 미국과 중국이 외교관 계를 수립하였다. 이때부터 두 나라 사람들은 교류를 시 작하였으나 한국사람은 가까운 중국에 갈수도 없었다.
이 시절에 한국은 수출과 공업입국 정책으로 막 발 전하려는 단계였으나, 중국에는 발을 들여 놓지도 못 하였고 중국에 관한 정보도 받기가 어려웠었다. 그러 나 언젠가는 한국도 중국과 교류하게 될 날이 있을 것 이라고 우리 한국사람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필자도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중국과 교류할 날이 있을 것 이니 중국말을 배워서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과 교류 할 준비를 해둘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였다. 우 리나라는 한창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나 는 중국인구 10억 명이 1년에 한 켤레씩 한국산 양말 (그 당시에는 섬유제품이 수출1위 품목이었다)을 사 신는다면 10억불의 수출은 쉽게 가능할 것이라고 주 장하였다. 그 당시 한국의 연간 수출액은 약 50억 US$ 정도였으므로, 이러한 생각은, 중국을 잘 모르 는 나로서는, 대단히 훌륭한 발상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1970년대 초반에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한국 인 학자 한 명이 중국을 방문하고 미국에 돌아 가면서 한국의 자기 고향을 방문하는 길에 영남대학교에 와 서 중국을 소개하는 강연회를 가졌다. 그 강연회에서
그분은 중국에 관한 많은 소식을 슬라이드로 전달해 주었다. 질문시간에 내가 양말 10억 불 어치를 수출하 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는데, 그분의 대답이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중국사람의 태반은 평생 동안 양말을 안 신고 맨발로 생활한다면서, 거대한 중국을 이해하 기는 쉽지 않다고 나의 질문에 대답하였다. 그 이후로 나는 중국을, 또는 다른 나라의 경제와 문화를 이해하 려면, 어학 실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굳혔다.
그러다가 나는 60세 무렵부터 중국말을 자습하고 정년 후에는 본격적으로 중국어 학원을 다니면서 중 국어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현장실습을 명목으로 선 생님과 중국여행도 함께 하였다. 중국여행 중에 신화 서점(新華書店; 중국의 국영 서적 판매망)에 들려서 몇 가지 쉬운 책을 골랐는데, 국민학생용 책과 중학생 용 책 서너 권을 구입하였다. 구입한 책 중에 하나가 바로“중학생에게 일생 동안 영향을 줄 중국 명저 60 부”라는 책이다.
사진 1. “중학생에게 일생 동안 영향을 줄 60부 중국명 저”의 책 표지.
“중학생에게 일생 동안 영향을 줄 60부 중국명저”
는 중국학자들이“중국의 청소년들이 평생 동안 영향 을 받으면서 살아갈 유명한 고전 60가지를 선정하여 청소년 독서를 도와주는 목적으로”출판한 책이다.
“60부 중국명저”속에는 상서, 黃帝內經, 山海經, 주역, 도덕경, 손자병법, 논어, 대학, 중용, 考工記, 좌전, 얼 아, 국어, 전국책, 광자, 순자, 손빈병법, 한비자, 묵자, 맹자, 여씨춘추, 九章算術, 회남자, 사기, 한서, 후한서, 논형, 설문해자, 傷寒雜病 , 태평경, 삼국지, 抱朴子, 금강경, 낙양가람기, 水經注, 齊民要術, 천자문, 안씨가 훈, 대당서역기, 정관정요, 천금방, 단경, 茶經, 자치통 감, 夢溪筆談, 백가성, 삼자경, 용재수필, 農桑衣食撮 要, 本草綱目, 채근담, 기효신서, 天工開物, 農政全書, 서하객유기, 명이대방록, 일지록, 증국번가서, 해국도 지, 삼십육계 등 60부 명저가 수록되어있다. 선정의 기준은 학자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중요한 점 은 이 60부 속에 1/4에 해당하는 15부가 과학기술에 관한 책(漢字로 표시한 것)이라는 점이다.
8년 전 이 책을 샀을 때는 필자가 읽기에 벅찬 수준 이었지만, 이제는 중국어실력이 좀 늘어서 읽기에 큰 어려움이 없는 정도가 되었으므로, 나의 중국어 공부 도 계속할 겸, 책 속에 포함된 훌륭한 중국과학기술 고전 15책의 요약된 내용을 번역하여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하여 원고를 준비하였다. 원본의 근간은 저작자 소개와 내용의 개요가 대부분이고, 아주 짧은 글로 된 작품평가, 유명인의 평가, 실제내용 몇 구절, 원본을 읽을 때의 주의사항, 관련이 큰 다른 책의 소 개와 비교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필자는 과학기술 저서 의 저작자와 책 내용의 개요를 번역하고, 기타 사항들 은 필자 임의대로 생략한 것도 있고 이해를 돕기 위하 여 다른 자료를 조금 추가한 것도 있음을 밝혀둔다.
예를 들면, 역사적인 연대 기록을 추가하거나 다른 한 글 번역본에서 도움될 만한 내용을 극히 작지만 옮겨 실어서 보완하였다.
이 작업을 수행하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을 기록으로 남겨서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저 한다.
중국은 오래된 기록물이 많은 나라이다. 전쟁을 그 렇게 많이 했으면서도 문헌들이 어렵게 남아서 전해 지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중국인들이 옛날부터 지금 까지 매우 과학기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사고를 했다는 점을 한국인이 배워야 한다 고 생각한다.
서양문화가 라틴티어와 희랍어에서 영향을 받은 것 과 마찬가지로, 중국어로 저술된 수많은 고전(문학 작 품을 포함해서)은 한국, 일본, 베트남 중앙아시아 등 주위의 넓은 지역의 생활과 문화에 수 천년 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영향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우리의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중국 고전을 더 잘 이해하고 그들의 지혜를 원용할 필 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중국과학기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될 몇가 지 책을 참고문헌으로 첨부하였다.
중국명저 60부 중 과학 기술 관련서적 15종 소개(1); 황제내경(黃帝內 )
강석호 역주 황제내경이라는 제목은 황제가 지은 내경 즉 신체내 부와 관련된 책( )이라는 뜻이다. 중국역사상 가장 오 래된 황제인 신농씨가 저술하였다는 뜻으로 이런 제목 이 붙어있으나, 실제로는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사람들 376…NICE, 제31권 제3호, 2013
이 보태고 다시 써서 만들어진 의학서적이다. 내경의 원본은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다만 한(漢; B.C.206~
A.D.220) 나라 때에 만들어진 원본이 현재 전해지는 內經 사본들의 원전이라고 전문가들은 믿고 있다. 宋나 라 英宗때(1067)의 판본 주석에 의하면 唐(618~907) 나라 사람 왕빙(王 )이 내용을 보충하였다는 기록이 보인다고 한다. 말하자면 1천년 이상 보충되고 해석되 면서 내용이 현재까지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內 은 춘추전국시대(B.C.722~221)에 책 으로 만들어졌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러 종류의“황제내경”은 각각 4개의 소제목소문, 령추, 태소, 명당(素問, 太素, 明堂)이 달려서 구 별되었으나, 북송(947~1126) 이후에 내경이라고 총 칭되었다. 황제내경의 서술 내용은 황제가 질문하고, 전설상의 6대신이 대답하는 대화형식으로 되어있다.
전체 책을 통하여 황제와 대신들은 우주와 인간생활 에 관련된 환경과 인체와 인간 정서 사이의 관계, 생 활 습관과 건강의 관계, 신체의 내장기관들 사이의 상 호관계, 생명유지과정과 병리과정의 관계, 병증과 증 상의 관계 등을 분석하고 진단하여 의학적 견해를 제 공하는 형식으로 서술되어있다. “황제내경”은 매우 넓 게 전해 내려오고 있으나, 현재는 두 가지 내경, 즉,
“黃帝內經素問”과“黃帝內經 ”가 대표적이다.
“황제내경소문”은 AD6세기에 全元이 처음으로 주 석을 달고, 762년에는 당나라의 왕빙이 주석을 보충하 여“황제내경소문”24권, 81편을 주석 보충하였는데, 그 중 제목만 있고 본 문장이 없는 72~73편을 제외 하고“구장(九藏)”7편을 보충하였다. 11세기 북송 때 의 교정의서국이라는 기관에서 왕씨의 주석본을 교정 하여“重廣補注황제내경소문”이라고 개명하여 발간하 였다. 이 판을 근본으로 수 십 종의 판각본이 제작되 었다.
“황제내경령추”본은“漢書-藝文志”에“九卷”이라는 명칭으로 소개되어 있고, 6세기 전후에 針 , 九 , 九 , 등, 각기 다른 명칭으로 전해지는 판본들 이 있다. 南北朝-隨唐時代에“침경”주석본은 여러 종
류가 전해지면서, 수, 당 조선, 일본 등의 의료 법 령, 심지어 의학 교재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후세 에 전해지지 못하였다.
송대(1135)에 간행된
“령추”본이 “구권(구 권)”판의 유일 본으로 전해지고 있다. 12권 본 과 24권본이 동일하지않 으나, 편목내용은 순서 가 달라도 차이는 없다.
황제내경의 내용은 매우 풍부하다. ”소문”판은 인체 생리, 병리, 질병치료의 원칙, 사람과 자연의 관계 등, 기본이론에 편중되어 있는 반면, “령추”판에는 오히려 인체해부, 오장육부 경락, 몸의 경혈과 침-뜸 치료 등 등에 편중되어있다. 두 가지 판의 공통점은 관련되는 문제의 이론을 취급했을 뿐만 아니라, 서로 관련 없는 질병 치료의 구체적 약 처방과 치료기술을 서술하였다.
“내경”의 저자들은 인류의 질병을 알기 위해서는 먼 저 인류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점을 인식한 것 같다.
“내경”의 저자들은 인체의 해부 연구에도 직접 관여 한 것으로 믿어지며, 인체의 내외 부분의 해부를 실제 로 경험한 것으로 믿어진다. “내경”중에는 수준 높은 의료기술이 많이 언급되어 있다. 예를 들면 목욕요법, 관장기술, 혈전폐쇄성 혈관염증, 뿌리깊은 악성종기 수술 등을 서술하고 있다. 내경에는 동침(筒針; 中空 針)을 설계하여 배속에 물이 채인 복수의 제거수술을 시행한 것으로 묘사되어있다. 이 기술은 복수치료를 통한 환자의 고통을 경감시키는 목적을 달성한 성공 적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통침을 이용한 복수 제거 수술이 복수현상의 근본을 치료하지는 못하였지 만, 이러한 의학시술이 후세에 계속 발전되고 응용되 게 된 시초가 되었다.
“내경”은 질병 예방을 제창하고 질병의 조기 치료 를 강조하였다. 중국의학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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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학명저그림 1. 황제상(黃帝像) (문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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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 제31권 제3호, 2013예방을 통해서 인체 건강을 촉진한다는 사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원칙은“내경”에서 비롯된 것이 틀림없다.
“황제내경”에는 신체적 질병만 취급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대인들이 걱정하는 정신병 내지 정신상담 심리상담을 통한 질병치료도 저술에 포함시켰다. 최 근에 정민교수가 조선일보에 소개한“오로칠상”을 인 용하는 것이 좋겠다. “五勞七傷”은 질병의 원인이 되 는 행동을 나열한 의학용어로서“황제내경 소문”에 아래와 같이 소개되어있다. 먼저 오로는 질병을 일어 키는 다섯 가지 피로현상이다.
한곳만 뚫어져라 보는 구시(久視)는 상혈(傷血)을 부른다. 현대인들이 TV앞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이 건 강에 나쁜 이유이다. 누워만 있는 구와(久臥)는 상기 (傷氣)가 문제다. 병들어 누워있는 것은 어쩔수 없을 것이다. 계속 앉아있는 구좌(久坐)는 상육(傷肉)으로 나타난다. 근육에 힘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오래 서 있 는 구립(久立)은 상골(傷骨) 즉 관절을 상하게 한다.
다리에“정맥류”가 많은 직업병 환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구행(久行)은 상근(傷筋) 즉 근육을 손상시킨
다. 다니며 물건 파는 사람은 구행에서 탈이 난다. 공 부하는 학생이나 사무직은 구시와 구좌를 면할 수 없 고, 노인은 구와나 구좌가 문제이다.
칠상(칠상), 즉, 신체나 정신에 손상을 가져오는 일 곱 가지 행동은 어떤 것이 있는가?
지나친 포식은 비장을 손상시킨다. 과도한 노여움 은 기운을 역류시켜 간을 상하게 한다. 용을 써서 무 거운 것을 들거나, 습한 곳에 오래 앉아 있으면 신장 이 망가진다. 추운 곳에 있거나 찬 음료수를 마시면 폐가 상한다. 비바람과 추위 및 더위는 육신을 망가뜨 린다. 두려움과 절제 없는 행동은 뜻을 꺾어버린다. 육 신을 힘들게 하고 뜻을 손상하면 정신이 무너진다.
경옥고는 보양효과가 대단해도 너무 비싸니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림에 떡이다. 도시를 피해서 공기 좋 은 산속으로 들어가면 직장이 없어지니 그것도 안 된 다. 도시에 살면서도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절 제 있는 생활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유지하는 것이 다. 이것이“황제내경”을 읽지 아니한 보통사람들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리라. 이상은 정민 교수의 칼 럼에서 따온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