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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시대의 법적 · 윤리적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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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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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더 뒤바꾸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인터넷, 월드와이드 웹이 다양한 산업분야와 경제의 흐름에 지대한 변화를 불러왔지 만, 쇼핑 등에 비하여 부동산, 교육 관련 산업에는 그다지 큰 영향 을 미치지 못하였다. 가상현실은 모든 시장의 요소들에 소비자가 입체적으로 접근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경제의 판도를 바꾸어 놓 을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에 가상현실 기술을 적용하게 되어 소비 자들이 보다 풍부하게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 제 공하게 될 것이다. 가령, 연극과 같은 무대예술에 가상현실 기술 을 접목하게 되면 관람객의 몰입감을 보다 높일 수 있다. 지난 2015년 10월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석굴암 VR 체험관을 통하여 관람객이 직접 걸어서 석굴암 내부를 탐험하는 기회를 제공한 바 와 같이 문화재 체험에 있어서도 얼마든지 가상현실 기술을 접목 할 수 있다. 또한, 가상현실은 기자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전달 하는 기존 저널리즘의 전통적인 방식을 깨고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는 가상현실 저널리즘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할 수도 있다.

가상현실 시대의 법적·윤리적 쟁점

미래연구 포커스 “VR in Real Life”

또한,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VR산업협회는 2020년 국내 가상 현실 시장 규모가 5조 7천 억원 가량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상현실 산업의 하드웨 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나,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시장은 그에 비하여 미약한 발전단계에 있다.

그러나 가상현실 콘텐츠는 게임, 스포츠, 헬스케어, 교육 등 다양 한 분야와 접목될 가능성이 많은 만큼, 전도유망한 시장 영역이라 고 할 수 있다. 가상현실 기술이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으나, 대중에게 호소할 수 있는 컨텐츠의 부족으로 인하여 그 개발이 늦 어진 점을 감안하면, 가상현실에 있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의 균형적인 발전으로 지속가능한 가상현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실감하게 된다. 최근 정부에서도 ‘문 화와 ICT융합을 통한 콘텐츠 신시장 창출 간담회’ 등을 통하여 가상현실 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플랫폼과 콘텐츠 창 출을 위한 방안 마련에 힘쓰고 있는 실정이다.

가상현실이 경제, 문화, 사회 등 전반에 미치는 영향

앞서 살펴본 바처럼 가상현실은 영상 이후의 차세대 콘텐츠로서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상 현실이 우리 산업, 경제, 문화, 사회 등 전반적인 분야에 어떠한 영 향을 미치게 될까? 「매트릭스」처럼 빨간 약을 먹어야 비로소 각성 하여 현실이 아님을 인지할 수 있게 될 정도로, 가상현실을 현실 과 구분할 수 없게 되면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까?

우선 가상현실 기술이 활성화됨에 따라 소비자의 직접 경험을 가상 현실을 통한 경험으로 대체 가능하게 되어 항공, 관광과 같은 여러 산업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 의 여행서비스 플랫폼인 ‘알리트립’은 이미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 하여 소비자가 호텔 객실 예약 시 가상현실 기기를 통하여 실제 숙박하게 될 객실을 둘러본 뒤 예약을 결정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감을 통하여 생생하고 자연스러운 현실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의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호텔 객실 예약 서비스를 넘어 호텔에 숙박하는 경험 자체를 가상현실로 대체 하게 될 것이다.

또한, 가상현실 기술이 실생활의 일부가 되면, 이제까지 평면의 월드와이드웹(“Flat” World Wide Web)이 음악, 여행, 쇼핑과 같 은 모든 산업에 있어서 소비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여 소 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쳐온 것처럼 경제의 수요와 공급 판도를

가상현실 시대의 법적 · 윤리적 쟁점

글 구태언(테크앤로 법률사무소 대표)

빨간 약과 파란 약, 현실 같은 가상현실(VR) 시대의 도래

당신의 눈앞에 빨간 약과 파란 약이 놓여 있다. 파란 약을 선택하 면 이제까지 가상현실을 진실로 믿고 살아왔던 대로 계속하여 가 상현실 속에서 살아가게 되며, 빨간 약을 먹게 되면 가상현실에서 벗어나 진짜 삶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앤디 워쇼스키, 래리 워쇼 스키 형제가 연출하여 1999년 개봉한 SF 영화 「매트릭스」의 이러 한 장면은 조만간 수십 년 안에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곧 실현 될 것만 같다. 그만큼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상현실의 기술 발전은 진짜 현실과 가상현실을 구별할 수 없는 시대의 도래를 앞 당기고 있다.

가상현실의 시장 및 생태계 현황

필자는 핀테크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법률자문을 위하여 올해 2월경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모바일 전시회 인 MWC(Mobile World Congress)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당 시 MWC에서 목도한 새로운 기술의 화두는 다름 아닌 가상현 실이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HTC 등 유수한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이 예외 없이 모두 가상현실과 관련한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이렇듯 가상현실은 2016년 ICT 산업의 최대 이슈 중 하 나이며, ICT 산업의 선두주자들이 가상현실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가상현실의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페이스북이 이미 2014년 3월 VR 기술 전문 스타트업인 오큘러스VR을 인수 하였고, 마크 주커버그가 ‘몰입형 3D콘텐츠가 명백히 영상 이후 의 차세대 콘텐츠가 될 것’이라 선언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가상현실 기술은 사실 최근 들어 새롭게 등장한 것 이 아니라, 195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며, 가상현실 기기를 구성하 는 일부 요소에 대한 개발은 이미 1860년대에서도 그 흔적을 찾 아볼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된 기술이다. 오랜 기간 동안 대중화되 지 못하였으나, 최근 ICT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최근 가 상현실 기술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통계 포털 사이트인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가상 현실 하드웨어 시장 규모는 52억 달러 정도,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245억 달러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삼성 기어 VR은 2016년 5백만대 이상의 매출이 예측되며, 가상현실 기기에 관심을 가지며 기기를 실제로 구매하는 이용자의 숫자도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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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에 관한 법적·윤리적 쟁점

한편, 가상현실 기술의 대중화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가상현실로 인하여 폭력 또는 포르노에 무방비하게 노출될 우려가 있으며,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윤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가 상현실로 인하여 의사소통의 부재와 인간소외, 현실에서의 부적 응 현상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며, 가상현실을 통하여 비윤리적 인 행위를 하더라도 양심의 가책이나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법적 쟁점으로는 가상현실에 대한 법적 규제가 가능한지 여부에서 부터 가상현실의 일상화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들을 규제하기 위 한 새로운 법률이 필요한지 여부, 또는 어떤 법률을 통하여 규제할 것인지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 가령, 진짜 현실과 가짜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고, 가상현실에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그 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도덕적, 법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우선 가상현실을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 보도록 한다. 가상현실은 인공적인 기술을 활용하여 구축된, 실 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인공 환경을 의미한다. 인간의 상 상 속 현실과 같은 가상현실에 대하여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인 간의 사고에 대하여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이다. 진짜 현실에 실재하지 않는 가상현실에서의 행위가 현실에 서의 범죄 결과 발생으로 연결되지 않는 이상, 행위 자체에 대 한 법적 규제는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불법이거나 유해한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내지 컨텐츠를 개발 한 개발자에게 그 법적 책임의 소재를 묻는 방식으로 법적 규 제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만일, 가상현실을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가상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범죄에 대해서 사건의 당사자들이 서 로 다른 국가의 국민일 경우 어느 국가에서 관할권을 가지는지 문 제가 발생할 수 있다. 양 나라의 법이 다르면 어떻게 할 것인 가? 가령, 명예보호에 관한 범죄인 경우 대부분의 선진국은 형사

처벌을 하지 않는 반면, 우리나라는 명예훼손죄를 처벌하는 규 정을 두고 있어 어느 국가에 관할권을 인정하느냐에 따라 처벌 여 부가 달라질 수 있다.

다음으로 가상현실을 규제하기 위한 새로운 법의 필요성에 대하여 살펴보자. 가상현실이라고 해서 법률문제가 전면적으로 새롭게 재편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규제당국은 새로운 현상에 대 해서는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새로운 규 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간 기다리며 지켜보는 기간이 필요하다. 가상현실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변화는 과연 무엇인지 보고 느낄 수 있어야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가상현실 로 인한 변화에 대하여 숙고하지 않고 무작정 새로운 규제를 도입 하기 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가상현실로 인한 문제점을 숙고하여 기존 규제를 점진적으로 상황에 맞게 개정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한편, 가상현실로 인한 법적, 윤리적 이슈 중 뜨거운 감자는 포 르노라 할 수 있다. 가상현실을 통하여 포르노가 제작될 경우 성 범죄 등 성과 관련된 폭력적인 행위가 가상현실에서 이루어진다 는 이유만으로 정당화될 수도 있으며, 가상현실에서의 사용자의 행 위로 인하여 현실에서의 성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우에 따라 결과의 발생이 애초에 불가하나 위험성이 있 는 경우 처벌하는 범죄인 불능미수로 볼 수 있고, 혹은 가상현실 에서의 행위이기 때문에 범죄행위의 위험성조차 없는 경우로 보 아 불가벌적 불능범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만일 가상현실에서 의 사용자의 행위로 인하여 현실에서의 범죄 결과 발생이 가능하 며 위험성도 존재하는 경우라면 관련 법령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 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가상현실에서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가상 신체 접촉 등을 통하여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 감을 주는 경우 이를 처벌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 등 다양한 문 제가 존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상현실에서 유명상표나 유명상호를 도용하여 표시했을 경우 지식재산권 침해로 볼 것인가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일반인은 볼 수 없고 특수장치를 써야만 보이는 가상현실 안에서 지식재산권의 침해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아직은 생소하 지만, 조만간 가상현실 서비스가 상용화할 것으로 보이므로 가상 현실에서도 법적 이익 침해가 발생한다는 인식이 곧 보편화될 것 이다. 또한, 특정인의 외관을 이용하여 아바타를 만들어 활용할 경우 초상권 침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며, 타인의 초상권을 그가 전혀 원하지 않는 목적으로 무단 사용한다면 명예훼손과 함께

미래연구 포커스 I “VR in Real Life”

손해배상도 문제될 것이다. 한편, 가상현실 기술의 일상화로 인하 여 간편결제 수단이 가상현실에도 적용되어 금융회사나 핀테크회 사들이 여러 가지 서비스나 상품의 거래를 중개할 것이며, 너무나 간편해진 지급결제방법 때문에 순간적으로 금전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전자상거래 사기를 당해 큰 손해를 본 경우 가상현실 서비 스 플랫폼이 이를 예방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좀 더 면밀한 법률검 토가 필요하다.

글을 마치며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대중화된 컨텐츠 제작이 확대되었 을 뿐 아니라, 실제 현실과 같은 자연스러운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위한 고화질 디스플레이 기술이 개발되었고, 모션 및 위치정보 기술 및 컴퓨팅,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진짜 현실 같 은 가상현실의 표현 및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매트릭스」 속 의 인간의 감각기관에 연결된 센서들을 통해 제공되는 광대한 가상현실이 실제 현실화되는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도래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다가오는 가상현실 시대가 영화처럼 빨간 약을 먹어야만 현실이 아님을 인지할 수 있는 시대라면 과연 어떻 게 될까.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및 결합에 따라 더욱 더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는 가상현실 규제에 대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다각화된 윤리적, 법적 담론을 마련하는 장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법 률을 심사 숙고하지 않고 무작정 도입하기보다는 법률은 현상을 바라보되, 앞서가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가상현실 시대에 적 합한 법 규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상현실 시대의 법적·윤리적 쟁점

사진자료: 삼성기어 VR, http://www.samsung.com/uk/consumer/mobile-devices/wearables/gear/ SM-R322NZWABTU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