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최근 지구 온난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감소하기 위한 노 력을 크게 기울이고 있으며, 특히 근본적인 문제 해 결을 위해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없거나 매우 적은 수 소나 천연가스, 태양광 등의 여러 신재생 에너지가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중, 천연가스 는 기존의 화석연료인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 매우 적 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또한 전 세계적으로 매장량도 매우 풍부하여 미래 에너지원으로 손색이 없다.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태양광이나 풍력, 지열 등의 신재생 에너지는 아직까지 그 에너 지 생산량이 소비량을 따라가기 어려운 수준이며, 원 자력의 경우에는 항상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 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등 오염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새로운 에너지 세대로 나아가야 하지만, 적어도 천연가스가 그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에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액화 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 LNG) 형태의 운송이
다. 메탄이 주성분인 천연가스를 -162 oC에서 액화시 키게 되면 기체 상태의 약 1/600 정도로 부피를 줄일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인 운송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특 히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LNG 액화 플랜트와 저장 탱크, 그리고 운송선박의 설계 및 제조 기술의 발전은 LNG 방식 운송의 비용을 크게 절감시켜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초기 액화 비용과 저장을 위한 극저 온 유지비 및 장비 이용료가 상당하기 때문에 대량의 천연가스 운송에 적합하다.
또 다른 방법은 압축천연가스(Compressed Natural Gas, CNG) 형태의 운송 방식으로 천연가스를 200 기 압 이상의 고압으로 압축하여 저장, 운송하는 형태이 다. 저장 효율은 LNG 방식의 1/3 수준으로 떨어지지 만 대신 유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LNG보다 저렴하여 중, 소량의 천연가스 저장 및 운송에 주로 이용된다.
그러나 고압으로 인해 폭발의 위험성이 항상 내재되 어 있으며, 실제 C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버스 등의 운송 수단에서 종종 폭발로 인한 사고 발생이 보고되 고 있다.
LNG의 비용과 CNG의 안전성 문제를 동시에 해 결할 수 있는 절충안으로 최근 제안되고 있는 방법은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이용한 천연가스의 저장 및 수송
신규철
경북대학교 응용화학공학부 조교수 [email protected]
2005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공학사 2007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공학석사 2010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공학박사
2012 National Research Council of Canada Research Associate 현재 경북대학교 응용화학공학부 응용화학전공 조교수
천연가스의 고체화(Solidified Natural Gas, SNG)를 통 한 저장 및 운송 방식이다. 이 방법은 천연가스를 가 스 하이드레이트라고 하는 고체 수화물의 형태로 저 장하여 운송하는 것으로 기체 상태의 천연가스를 약 1/170 정도로 부피를 줄일 수 있으며, 영하의 온도를 유지한다면 상대적으로 낮은 30 기압 정도의 압력으 로도 보관이 가능하여 폭발의 위험성으로부터 상대 적으로 매우 안전하다. 본 칼럼에서는 천연가스 저장 및 운송 수단으로서 가스 하이드레이트에 대해 소개 해 보고자 한다.
본론
가스 하이드레이트란?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의 조 건에서 기체가 물과 화학적 결합이 아닌 물리적 결합 에 의해 고체 상태의 결정으로 존재하는 화합물을 말 한다. 수소 결합으로 연결된 3차원의 격자(lattice) 구 조를 형성하는 물을 주체(host)라고 하며, 이 격자 구 조 내부에 형성된 동공(cage)에 포집되는 기체나 액 체를 객체(guest)라고 한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주 체 – 객체 화합물(host–guest compound)의 일종이며 기체 이외에도 좀 더 큰 분자량을 가지는 탄화수소 나 알코올 등의 분자도 객체 분자로서 하이드레이트 를 형성할 수 있다(그림 1). 이러한 경우를 모두 포함 하여 ‘barrier’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khlatron’에서 유래 한 크러스레이트 하이드레이트(clathrate hydrate)가 좀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된다[1, 2]. 정규 적인 의미의 크러스레이트 하이드레이트는 주체 격 자와 객체 분자 간에 반 데르 발스(van der Waals) 상 호작용으로 안정화되는 경우에 한정하였으며, 아민 이나 알코올 등의 객체 분자가 주체 격자와 수소결합 을 형성하여 연결되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는 세미 크러스레이트 하이드레이트(semi-clathrate hydrate) 로 분류 하였으나, 최근 많은 연구를 통해 다양한 종 류의 객체 분자들이 수소 결합이나 할로겐 결합 등을 주체 격자와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이상 ‘일 부’의 경우로 한정하기 어렵게 되어, 현재는 물 분자
들로 온전한 동공을 형성하는 경우를 모두 크러스레 이트 하이드레이트라고 부르고 있는 추세이며[3], 여 러 개의 동공들이 합쳐져 거대 동공을 만드는 일부 경우에만 세미크러스레이트라는 명칭을 유지하고 있 다. 이 외에도 소수성의 양이온 또는 음이온이 객체 로 작용하고 그 짝이온이 물 분자 주체 격자 안에 도 핑된 형태로 존재하는 크러스레이트 하이드레이트도 존재하며, 주체–객체 간에 이온성 상호작용이 존재 하는 이 경우는 특별히 이온성 크러스레이트 하이드 레이트(ionic clathrate hydrate)로 분류하고 있다(그림 2)[4].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객체 분자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다양한 결정 구조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 며, 많은 경우 구조 I(structure I), 구조 II(structure II),
그림 1. 프로판과 메탄이 포함된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
그 림 2 . 이 온 성 크 러 스 레 이 트 하 이 드 레 이 트 의 일 종 인 tetramethylammnonium hydroxide decahydrate.
구조 H(structure H)라고 부르는 세 가지 결정 구조로 분류할 수 있다(그림 3). 각각의 구조는 여러 종류의 동공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오각형 면 12개로 이루 어진 512(pentagonal dodecahedron) 동공은 세 구조가 모두 포함하고 있다. 구조 I은 입방(cubic) Pm-3n 결 정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12 Å 크기의 단위 셀에는 46 개의 물 분자들이 2개의 작은 512 동공과 6개의 조 금 더 큰 51262–12 개의 오각형 면과 2 개의 육각형 면 으로 이루어진–동공을 형성하고 있다. 메탄, 황화 수소, 이산화탄소 등이 두 종류의 동공을 모두 점유 하면서 구조 I을 형성하는 객체로 알려져 있으며, 이 때 객체 한 분자에 대한 이론적인 수화수(hydration number)는 5.75가 된다. 위의 기체 분자들보다 조금 더 크기가 큰 에탄의 경우 작은 동공은 비워둔 채로 큰 동공만을 점유하면서 구조 I을 형성하는 객체이 며, 이 경우 에탄 한 분자에 대한 이론적인 수화수는 7.67이 된다. 구조 I은 주로 5 Å 전후의 크기를 가지는 객체 분자들에 의해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주요 결정 구조 중 하나인 구조 II는 입방 Fd- 3m 결정 구조이며 ~17.3 Å 크기의 단위 셀은 136 개 의 물 분자들을 포함하고, 8개의 큰 51264 동공과 16개 의 작은 512 동공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조 II를 형성 할 수 있는 객체 분자로는 수소, 산소, 질소, 알곤 등 4 Å 전후의 작은 분자들이 큰 동공과 작은 동공 모두
를 점유하면서 형성하거나 프로판, 이소부탄 등 6 Å 이상의 큰 분자들이 큰 동공만을 점유한 형태로 형성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은 객체 분자가 구조 II 의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높은 압력이 필요하며 특히 수소의 경우는 1,000 기압 이상의 고압이 필요하다. 또한 수소의 경우 큰 51264 동공 안에 4개의 수소 분자가 클러스터를 형성한 상 태로 존재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반면에 프로판, 이 소부탄 등 큰 객체 분자의 구조 II 하이드레이트는 상 당히 낮은 압력에서도 안정적으로 구조를 유지할 수 있으며 또한 비어있는 작은 512 동공에 추가적으로 작 은 객체 분자를 저장하는 것 또한 가능하여 이러한 부분이 천연가스 저장 등에 응용되기도 한다. 마지막 으로 구조 H는 육방 (hexagonal) P6/mmm 결정 구조 이며 a ~ 12.2 Å, c ~ 10.1 Å 크기의 단위 셀에는 34개 의 물 분자들이 1개의 큰 51268 동공과 2개의 435663 동 공, 그리고 3개의 512 동공을 구성하고 있다. 1개의 커 다란 51268 동공은 이소펜탄, 네오헥산, 메틸시클로헥 산 등의 7 Å 이상의 상대적으로 큰 탄화수소 분자들 이 점유할 수 있으며, 구조 H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help guest”라고 불리는 두 번째 객체 분자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구조 H의 help guest로는 주로 메탄, 제논 등이 쓰이며, 이들은 2개의 435663 동공과 3개의 512 동 공을 점유하여 구조를 안정화시킨다. 구조 H의 하이
그림 3. 세 가지 대표적인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결정 구조와 각 구조의 동공의 종류.
드레이트들은 많은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압력에서 형성될 수 있어, 이를 천연가스 저장에 응용하려는 많은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1].
천연가스의 저장 및 수송
전 세계에 존재하는 천연가스의 60% 이상은 규모 가 작거나 생산지와 수요지간 거리가 멀어서 액화 및 유지 비용이 상당한 LNG 방식의 운송으로는 경제성 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 천연가스 수입 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에는 중 소 규모의 가스전이 많아 LNG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경 제성 있는 천연가스 저장 및 수송 기술의 개발이 매우 필요하다. 이러한 근거리 그리고 중 소규모의 가스전 개발에 적합하게 적용 가능한 기술이 CNG와 SNG 방 식이며, SNG에 주로 사용 가능한 매체가 바로 가스 하 이드레이트이다[5-7]. 언급한 바와 같이 가스 하이드 레이트는 결정 고체의 단위 부피 당 약 170 배에 해당 하는 기체를 저장할 수 있으며 이는 CNG와 유사한 수 준의 에너지 밀도이다. 따라서 이를 활용하면 가스 하 이드레이트를 천연가스의 저장 및 수송에 이용할 수 있다. 그림 4에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이용한 천연 가스의 저장 및 수송에 대한 개념도가 소개되어 있다.
이 방식의 천연가스 저장 및 수송에서 중요한 요소는 빠르고 효율적인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제조 시스 템과 수송을 위한 안정적인 저장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으며, 그 중 일부를 아래에 소개하고자 한다.
하이드레이트 형성 촉진제(hydrate promoter) 하이드레이트 형성을 촉진(promotion)시킬 수 있 는 다양한 첨가물이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 진 형성 촉진제는 Sodium Dodecyl Sulfate(SDS)와 같은 계면활성제 종류이다.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의 형 성은 물 또는 얼음과 천연가스의 접촉을 통해서 이루 어지며, 친수기와 친유기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계면 활성제들은 물과 천연가스의 접촉을 좀 더 활발히 이 루어지도록 한다. 이를 통해 하이드레이트를 훨씬 빠 른 속도로 제조하는 것이 가능하다. 최근 Ripmeester 등에 의해 진행된 연구에서는 기존에 하이드레이트 생성을 열역학적으로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진 메탄 올이 미량 첨가될 경우 대단히 빠른 속도로 얼음 입 자를 메탄 하이드레이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8]. 미량의 메탄올이 하이드레이트 온도–
압력 평형에 미치는 영향은 작기 때문에 물 대신 얼 음에서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제조하는 공정에서 는 메탄올 첨가가 빠르고 효율적인 제조를 위한 옵션 으로 고려될 수 있다.
동역학적(kinetic) 하이드레이트 형성 촉진제 이외 에도 열역학적 촉진제 또한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구조 II와 구조 H를 형성하는 큰 분자들은 비어있는
그림 4. 하이드레이트를 이용한 천연가스의 생산 및 수송에 대한 개념도[7].
작은 동공에 메탄 분자를 저장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하이드레이트 형성은 순수한 메탄 하이드레이트보 다 높은 온도, 낮은 압력의 조건에서 이루어질 수 있 다 [1]. 또한 quaternary ammonium salt(QAS) 하이드레 이트와 같이 여러 동공이 합쳐져 하나의 커다란 동공 을 만드는 세미크러스레이트의 경우에도 순수 천연 가스 하이드레이트보다 훨씬 온화한 조건에서 저장 이 가능해 이와 관련된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그림 5)[9]. 하지만 이러한 열역학적 촉진제의 경 우 상당수의 동공을 거대 탄화수소 분자들이 차지하 게 되어 천연가스의 저장량이 상당히 줄어드는 단점 이 있다.
하이드레이트의 자기보존효과(self–preservation effect)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안 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 이 필요하며, 이는 천연가스 저장 매체로서 가스 하 이드레이트의 단점으로 지목되어 왔다. 그러나 1990 년대에 노르웨이의 Gudmundsson 교수가 하이드레이 트의 자기보존효과를 밝혀내면서 이러한 단점을 극 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10, 11]. 하이드레이트의 자 기보존효과란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유지될 수 없는 온도, 압력 조건에서도 해리가 진행되지 않고 6개월 이상의 장기간 동안 안정된 고체 상태의 하이드레이 트 구조를 유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 현상에 대
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는 않았 으나 가장 널리 인정되고 있는 가설은 하이드레이트 의 해리가 시작될 때 표면에 형성된 얇은 얼음 막이 외부와의 열 전달을 막아주어 추가적인 하이드레이 트의 해리를 지연시킨다는 것으로, 이 현상을 이용할 경우 -10 oC 이하로 온도만 유지한다면 상압에서도 하이드레이트를 이용한 천연가스의 저장이 가능해진 다[12]. 자기보존효과는 하이드레이트 고체의 분말형 태에서 보다 펠릿 형태에서 좀 더 극대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따라서 천연가스 수송을 위한 하이드 레이트 제조는 주로 펠릿 형태의 제조가 많이 고려되 고 있다. 자기보존효과는 저장 매체로서 가스 하이드 레이트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현상 중 하나라 할 수 있으나, 천연가스 저장 및 수송의 상용화를 위 해서는 좀 더 많은 연구 결과와 메커니즘에 대한 명 확한 규명이 필요하다.
결론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천연가스를 저장하고 수송 하는 매체로서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나, 상용화 를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도 여전히 존재하 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문제점들이 개선되고 있어, 하이드레이트에 기반한 천연가스의 저장 및 수송의 상용화도 빠른 시일 내에 달성될 것 으로 기대된다. 또한 천연가스의 저장뿐 아니라 이산 화탄소 저장 및 격리, 심해와 영구동토층의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 개발, 플로우 어슈어런스(flow assur- ance), 담수화, 혼합기체의 분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들의 상호 보완을 통해 천연가스 저장 매 체로서의 하이드레이트 기술도 더욱 빠르게 진보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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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Tetrabutylammonium Bromide (TBAB) 세미크러스레이 트 하이드레이트[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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