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역사길의 시작 홍성역
충청도에서는 내포(內浦)가 제일 좋은 곳이다. 가야산 앞뒤에 있는 열 고을을 함께 내포 라고 한다. 서쪽은 큰 바다이고, 북쪽은 경기도 바닷가 고을과 마주했는데, 곧 서해가 쑥 들어온 곳이다. ...땅이 기름지고 평평하다. 또 생선과 소금이 매우 흔하므로 부자 가 많고 여러 대를 이어 사는 사대부 집이 많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내포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내포’는 바다가 육지 쪽으로 깊게 들어온 포구를 의미하는 것으로, 아산만과 천수만을 끼고 있는 충남 서 해안 지역을 지칭한다. 내포신도시로 알려진 곳, 조선 시대 홍주목으로 내포를 관할했던 지역의 현재 지명은 홍성이다.
홍성은 근초고왕 때 온주라는 백제의 행정구역으로 등장한다. 백제 멸망 이후 임존성 부흥운동의 중심지였고, 신라 말에는 후백제와 고려의 각축장이었다. 홍주라는 지명은 고려 시대부터 사용되었으며, 고려를 거쳐 조선 태종 때에는 홍주목과 결성현이 설치되 어 충청남도 서북부지역의 중심지가 되었다. 특히 홍주목은 청주, 충주, 공주와 함께 충 청도 4대 목(牧) 가운데 하나였다. 조선 시대 충청도 서북부지역은 육상교통의 소외지역 이었기 때문에, 내포지역은 홍성을 통해 내륙과 교류할 수 있었다. 홍성은 충청도 서북부 지역의 행정과 군사 중심지이면서 수상 · 육상교통의 결절점으로 성장했다. 1914년 일제 의 행정구역 개편으로 홍주군과 결성현이 통합되어 홍성군이 되었고, 1931년 천안과 장 항을 연결하는 철도가 전 구간 개통되면서 교통중심지로서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오서산에서 발원한 삽교천을 따라 발달한 넓은 들, 서해안의 천수만 바다에서 나는 풍요 로운 먹거리와, 홍주읍성, 홍주 의병 등 수많은 역사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홍성 여행은 장
항선 홍성역에서 시작된다.
홍성군에는 화양역, 홍성역, 신성역, 광천역까지 4개의 장항선 역이 있고, 예산을 지난 장항선 열차 는 화양역을 지나쳐 홍성역에 와서야 정차한다. 홍 성 답사를 이야기했을 때, 대전이 고향인 직장 동료 는 어린 시절 친척 집에 갈 때 천안에서 기차를 타 고 홍성으로 갔던 경험을 전해줬다. 2019년 철도통 계연보에 의하면 홍성역은 장항선 전체 노선에서 여객수송이 가장 많다.
대천해수욕장을 끼고 있어 1970년대부터 부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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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홍성역
1위였던 대천역을 제치고 2010년부터 홍성역이 여 객 수송 1위 역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로교통이 발달하기 전 천안과 충남 서북부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였고, 서해안 고속도로 등 도로 교통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지금도 천안까지 이동할 때는 버스보다 장항선 기차가 빠르다는 점이 가장 중 요한 이유일 것이다. 또한, 홍성 및 예산 일원에 충남 도청의 이전과 함께 구상된 내포신도시 개발로 홍성 군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옥 지붕이 인상적인 홍성역은 읍내 인구수가 4만 내외인 군 단위 역치고는 규모가 크 고 웅장하다. 홍주읍성의 관문이었던 조양문을 건축 양식에 적용해 역사 도시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플랫폼에 내렸을 때는 삽교천 주변의 넓은 들 사이에 우뚝 솟은 한옥 지붕 이 낯설었는데, ‘홍주 천년’을 강조하는 지역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건축 디자인이라는 생각 이 들었다. 역 광장에는 홍성을 대표하는 역사인물을 소개하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홍성역은 장항선 개량사업으로 철로를 이설하면서 2008년 12월, 읍내 외곽의 현재 위치 로 확장 · 이전하였다. 옛 홍성역은 종합버스터미널과 인접해 있었다. 대부분 지역에서 철 도교통과 도로교통이 경쟁 관계인 반면, 홍성은 천안에서 청양, 태안 등 충남의 다른 지역 으로 이동하는 결절점에 있었기 때문에 버스터미널과 철도역이 일종의 공생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옛 역사에서 500m 정도 떨어진 현 위치로 이전하면서 버스터미널, 홍성시장 등 읍내 중심지와의 접근성이 낮아지고, 자동차 도로교통이 발달하면서 홍성역의 기능이 축소되어 왔다. 최근 홍성군에서 추진하는 ‘홍성역세권 개발’과 2022년 개통 예정인 서해선 복선전철이 장항선 기차역인 홍성역의 역할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
역 광장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롯데마트와 CGV 영화관, 시외버스터미널이 한 건물에 있는 홍성종합터미널에 도착한다. 종합터미널 주변은 그야말로 홍성읍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홍성전통시장, 상설시장, 군청사 등이 인접해 있고, 군 단위 중심지에서는 보기 드 문 북적거림이 느껴진다.
홍성전통시장은 바다와 내륙을 연결하는 공간적 위치, 홍주목이 있었다는 정치 · 경제 적 위치로 인해 주변 지역의 유통 거점역할을 해온 정기시장(1일, 6일장)이다. 마침 우리 답사팀이 방문했던 날이 16일이라 전통시장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 여러 통로의 상점 과 좌판마다 싱싱한 채소와 해산물이 가득했다. ‘홍성은 몰라도 남당항의 새조개 축제는 들어봤다’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남당항과 궁리포구가 대표적인 수산물 생산지이다. 또, 시장 입구의 넓은 공터를 둘러싼 건물에는 전국 한우의 6%를 생산하는 명성에 걸맞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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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홍성버스터미널과 롯데마트
은 들이 펼쳐져 있고, 천수만 연안에 항구가 발달해 있어 육지와 바다의 먹거리가 모두 풍부하다.
홍성전통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양문이 우 뚝 서 있다. 남대문과 비슷한 형태인 조양문은 홍주 읍성의 동쪽 관문으로 알려져 있다. 조양문을 지나 홍주아문을 통과하면 홍성군청에 도착한다. 종합터 미널과 전통시장이 홍성군의 현재 모습을 보여준다 면, 조양문에서 홍성군청사에 이르는 지역은 ‘홍주 목 천년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홍주목의 방어를 위해 축조된 성곽은 길이 가 1772m에 달했다고 하는데, 동학농민혁명과 홍주 의병 등의 역사적 사건을 거치면서 현재는 810m 정도 남아 있다. 홍성군에서는 고지도의 자료를 토대로 법원, 검찰청, 세무 서 등의 건물을 이전시키고 주변 토지를 매입하면서 홍주읍성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 다. 홍주읍성과 결성읍성을 복원하고, 홍성 출신의 역사적 인물을 발굴해서 역사문화도 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것이 홍성군의 계획이다.
2014년부터는 ‘홍성 역사인물축제’를 개최해 홍성 출신의 인물을 알리고 있다. 성삼문, 최영, 한용운, 김좌진, 이응노, 한성준이 그 주인공들이다. 군청의 계획을 반영하듯, ‘홍 주 천년 양반마을 조성’이라는 플래카드가 자주 눈에 띄었다. 역사문화도시의 이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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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홍주읍성과 홍성군 전경
자료: https://www.hongseong.go.kr/kor/
강조하는 것은 내포신도시 조성과 군청사 이전에 따른 홍성읍 원도심의 공동화(空洞化) 에 대비하고, 홍성역과 연계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홍주읍성의 건축물 중 현재까지 보존된 것으로는 조양문, 홍주아문, 안회당, 여하정 등이 있다. 일제강점시기까지도 군수의 행정사무실로 이용되었던 안회당은 홍주목 관아 의 중심 건물이다. 2015년부터 문화재 재활용 사업으로 전통 찻집, 문화체험, 인문학 강 의 등에 활용되면서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안회당 북측에는 홍주 목사들의 쉼터가 되었다는 여하정의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나는 백성을 위해 무엇 을 할까’라는 여하(余何)의 의미는 여하정의 모습보다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안회당 북쪽 면에서 사진을 찍으면 건물 뒤로 현재의 군청건물이 보여 묘한 대조를 이 룬다. 현재의 홍성과 과거의 홍주 사이에서 지역 정체성을 찾으려는 홍성군의 모습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군청사가 2022년 홍성읍 옥암지구로 이전하고 나면 홍주목 이래 행정 중심지였던 이곳도 역사의 흔적으로만 남을 것이다.
홍성역에서 광천역으로 이동하기 전 신성역을 찾았다. 인근에 청운대학, 혜전대학 등 대학교가 세 곳이나 있지만 ‘홍성읍 대학길 179’라는 주소가 무색하게 여객업무가 중단되 고 모든 장항선 열차가 ‘통과’하는 역이다. 1923년 학계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후 한차례 폐역되었다가 1965년에 무배치 간이역인 신성역이 되었다. 1975년에는 보통역으로 승격 되고, 1991년부터 아세아 시멘트 전용선이 신설되어 화물도 수송하는 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접근성이 좋지 않은 위치, 홍성역을 통한 군 내 도로교통 발달 등의 원인으로 여 객수요가 계속 감소하여 2007년부터 여객업무가 중단되었다. 2008년 12월 장항선 1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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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안회당과 홍성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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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다. 크고 번듯한 신축건물은 철조망으로 굳게 닫혀 있어, 역 광장 앞의 버스정류 장이 더 쓸쓸해 보였다.
바닷길과 육지의 길을 이어주던 광천역, 그리고 광천역의 토굴 새우젓
신성역을 통과한 열차가 정차하는 곳은 홍성군의 마지막 장항선 역인 광천역이다. 광천 읍은 1914년 조선총독부의 행정구역 통폐합 이전까지 결성군 관할지역이었다. 홍주군과 결성군이 홍성으로 통합되면서 홍성군 광천면이 되었고 1942년 광천읍으로 승격되었다.
광천의 성장은 옹암포구의 성장과 장항선의 개통 덕이다. 1923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 시한 광천역은 1931년 천안~장항 간 철도 전 구간이 개통되면서 내포지역의 유통 결절 점이자 지역 경제의 중심지가 되었다. 옹암포구의 독배마을에서 숙성한 새우젓, 천수만 에서 생산된 자연산 김, 광천우시장의 한우가 광천장에 집산되고, 광천역을 통해 내륙지 역으로 유통되었다. 장항선 개통 이후 1970년대까지가 광천장의 전성기였다. 이 시기 광 천장의 성장은 홍성 전체의 성장을 주도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육지에서 흘러드는 토사로 뱃길이 어려워지고 1970년 12월 태안반도와 안면도 사이의 연육교가 완공되어 옹암포의 포구 기능이 쇠퇴하다가, 1997년 보령방조제의 건설로 더 이상 배가 들어올 수 없게 되었다. 옹암포의 폐쇄와 함께 도로교통이 발달하면서 광천장 의 유통 중심지 역할도 쇠퇴하였다.
현재 광천역의 여객수송 규모는 광천장이 전성기를 누리던 1970년대의 25% 수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시기 홍성역의 변화와 비교해 보면 1990년대 이후 광천역 이용객이 급격 히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철도 이용객은 줄었지만 지금도 광천역에는 새마을호와 무 궁화호뿐만 아니라 서해 금빛열차까지 장항선의 모든 열차가 정차하고 있다. 관광열차인 서해 금빛열차는 장항선이 지나는 시 · 군별로 한 개의 역에 정차하지만, 홍성 구간은 홍 성역과 광천역 두 곳에 정차한다. 광천역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새우젓을 사러 오는 사람들과 오서산을 찾는 관광객들이다. 서해안의 등대라는 오서산은 해발 790m로 내포
역명 1970년 1980년 1990년 2000년 2010년 2019년
자료: 철도통계연보.
<표 1> 홍성역과 광천역 이용객 변화 (단위: 명)
광천역 1,271,333 1,247,832 845,943 435,450 321,954 299,381
홍성역 1,674,635 1,232,718 951,078 1,156,337 1,119,455 1,193,371
지역에서 가장 높아 천수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 고, 갈대 군락지가 형성돼 있어 철도 산행지로 유명 하다. 가을철에는 오서산 등산을 마친 관광객들이 광천장에 들러 새우젓과 김을 사서 돌아간다. 광천 읍에서는 이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매년 10월에 광천역을 중심으로 ‘광천새우젓 축제’를 열고 있다.
광천장에서 판매하는 토굴 새우젓은 광천읍 옹암 리(독배 마을)에서 생산한다. 옹암리 뒷산에는 일 제강점기에 개발되었다가 폐광된 금광이 남아 있었 는데, 여기에 보관한 새우젓이 여름을 지나고도 생 생한 것을 보고 토굴에 새우젓을 보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초기에는 폐금광에 새우젓을 보관해 주는 보관업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주민들이 직접 토굴을 파고 새우젓을 생산 · 판 매하는 것으로 발전했다. 토굴마을의 새우젓 판매점은 대부분 새우젓을 숙성하는 토굴을 겸하고 있다. 토굴은 새우젓 저장 외에 ‘자연 숙성 젓갈’ 홍보관으로도 활용된다.
장항선의 다른 역들은 새로운 선로로 이설되어 현대식의 큰 역사와 승강장으로 바뀌었 지만, 광천역은 아직 이설되지 않아 아담하고 소박한 모습이다. 장항선은 2008년 신성역 까지 직선화 사업이 완료되었고, 홍성(신성~주포), 보령(남포~간치) 구간의 곡선 선로 를 직선화해 열차가 시속 230km 이상 달릴 수 있게 한다는 2단계 개량사업을 추진 중이 다. 그런데 직선화 노선과 광천역의 이전 위치를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게 되면서 보령 구간의 사업이 완료된 현재까지 홍성 구간은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논란은 2011년 국토해양부의 ‘장항선 2단계 개량사업 기본계획’이 2013년 발표된 철도 시설관리공단의 기본설계안에서 변경되면서 시작되었다. 광천역을 이전하는 위치에 따 라 철도노선이 달라지는데, 당시 국토해양부의 계획안대로라면 철도노선이 곡선을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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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광천역
<그림 7> 광천시장 <그림 8> 토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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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며 변경안을 찬성하는 주민과 국토해양부의 기본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주민 간의 갈등은 주민투표, 간담회,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면서도 좁혀지지 않았다. 더구 나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변경안 노선이 석면 폐광을 지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광천 역 이전 논란은 몇 년간 계속되었다. 답사를 위해 토굴 새우젓 마을을 방문했을 때, 도로 변에 걸린 ‘토굴이 무너지면 새우젓은 어디로 가나요? 광천새우젓의 명성, 토굴을 지켜 주세요’라는 플래카드는 광천역 이전을 둘러싼 갈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2020년 국토교통부의 고시안은 논란이 되었던 석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성~광 천 구간은 기존의 철도노선을 최대한 활용하고, 광천역도 시가지에 인접한 현재의 위치 에 신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광천읍의 인구가 최근 급격히 줄고, 2017년 읍으로 승격한 홍북읍에 지역 내 인구 순 위 2위를 내주게 되면서 광천읍은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또 다른 모색을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장사익 테마거리’ 조성인데, ‘찔레꽃’ 노래로 유명한 소리꾼 장사익의 고향 이 광천읍이라는 점을 활용한 관광활성화 사업이다. 과거 광천시장이 번성했을 때 장사 익의 부친이 장터 최고의 장구재비였고, 장사익이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광천읍에 살 면서 오서산 중턱에서 소리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문화상품으로 개발하여
‘장사익 길’을 조성하고, 옛 장터와 광천역까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야기 길’을 만들어 광천역의 방문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내포신도시의 희망을 품고 미래로
기차가 홍성군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통과하는 화양역은 무배치 간이역이다. 1951년 무 배치 간이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이래, 배치 간이역에서 보통역을 거쳐 또다시 화물과 여 객업무가 모두 중단된 무배치 간이역으로의 변화를 겪었다. 삽교역, 홍성역 등 장항선의 큰 역 사이에 끼어 있는 데다, 장항선 연선에서도 오지에 있기 때문에 작은 간이역을 벗 어난 적이 없다. 2000년대 초반에는 화차(貨車)를 제작하는 태양중공업과 전용선으로 연 결되어 화물역으로 성장할 것이 기대되었다. 그러나 태양중공업의 화차 제작이 중단되면 서 화양역의 화물업무는 2006년 11월 이후 중단되었고, 2007년 6월부터는 여객영업도 중단했다.
2층 양옥건물로 지어진 화양역은 2008년 장항선 개량 1단계 사업이 완료되면서 지어 졌다. 화양역 신역사건물과 주변의 공터는 옛 선로와 플랫폼이 있던 자리다. 화양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구 화양역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역은 사라졌지만, 길 끝에 역이
있을 것만 같은 전형적인 역전 마을에 폐업한 치킨 집과 슈퍼마켓, 대한통운 사무소 간판이 그대로 남 아 있다. 서해선 계획 초기에는 역의 시점이 화양 역으로 알려져 인근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그 러나 홍성역으로 계획이 변경되면서 화양역은 무배 치 간이역으로 계속 남게 되었고, 홍성군 전체 발전 에서 소외되는 것에 대한 주민 불만이 높아졌다. 내 포신도시와 가장 가까운 역이라는 점에서 화양역의 활용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고, 내포신도시의 배후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민 요구도 높다. 신설 되는 서해선 노선을 둘러싸고 예산군 삽교역과 홍성군 원도심 주민, 내포신도시 주민들 의 이해관계가 얽힌 이 지역에서 작은 무배치 간이역, 화양역의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쉽 지 않아 보인다.
화양역에서 자동차로 10분쯤 떨어진 곳에 충남도청이 이전한 내포신도시가 있다. 홍 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삽교읍 일원에 걸쳐있는 내포신도시는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2012년 완공된 충남도청사와 도서관 건물이 아직은 휑한 내포신도시의 랜드마크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내포신도시 조성의 역사는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대전광역시가 충청남 도에서 분리 독립하면서 도청 이전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오랜 논의와 충남 여러 지역의 도청 유치경쟁 결과, 균형개발과 지리적 접근성을 배경으로 홍성군과 예산군이 공동협력 한 현재 위치가 도청 이전 지역으로 선정되었다. 2012년 충남도청이 이전하였고, 도서관 등 공공기관과 주거지 입주가 이어졌다.
내포신도시 사업 진행과 함께 홍성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홍성군의 변화는 우선 인구증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다른 농어촌지역과 마찬가지로 홍성군도 1965년을 정점으로 40년 이상 인구감소 추세를 이어왔다. 1965년 15만 명에서 2011년 9만 명 아래로 떨어졌던 홍성군의 인구는 2019년 10만 2826명으로 증가했다. 홍성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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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명 2011년 2013년 2015년 2017년 2019년
자료: 홍성군 통계연보.
<표 2> 홍성군 3개 읍지역의 인구 변화
홍성읍 44,832 44,420 42,810 40,221 39,389
광천읍 11,014 10,664 10,564 9,756 9,130
홍북읍 4,526 6,573 15,165 26,911 28,301
(단위: 명)
<그림 9> 화양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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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되지 않던 홍북면은 2017년 홍북읍으로 승격했고, 현재는 홍성읍에 이어 인구 2위의 지위에 올라섰다.
내포신도시의 인구유입은 홍성군과 예산군 등 인근 지역에서 유입된 비율이 높다. <표 2>를 보면 내포신 도시 인구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홍북읍의 인구증 가는 홍성읍과 광천읍의 인구감소로 이어져 원도심 의 공동화가 우려되기도 한다.
내포신도시는 인구 10만 명 수용을 목표로 계획되 었지만 2020년 12월의 인구가 2만 8천 명으로 당초 목표의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학, 종합병원, 산업시설 등 외부 인구를 유인할 수 있는 시설을 유치하지 못한 것이 원인 으로 지적되면서 지역 신문에서 내포신도시의 시설유치 촉구를 요구하는 기사가 자주 등장 한다. 그러나 2020년 10월 내포신도시가 충남혁신도시로 지정되면서 수도권의 공공기관과 대학, 산업시설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내포혁신도시 지정과 함께 홍성군의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2022년으로 예정된 서해선 복선전철의 개통이다. 최근 ‘4차 국토 철도망계획’에서 서해선과 경부고속 철도를 연결하는 안이 발표되었다. 서해선 KTX 고속철도망이 구축되면 홍성~서울의 시 간거리는 45분으로 단축된다. ‘홍주 천년’의 역사를 품은 홍성군은 내포혁신도시와 서해 선, 장항선 복선화를 발판으로 홍성시(市) 전환, 홍성역세권 개발, 군청사 이전 등 미래 로 가는 열차에 탑승할 기대에 가득 차 있다.
경향일보. 2020. 대전·충남 혁신도시 확정, 10월 8일. https://www.khan.co.kr/local/Daejeon/article/202010081628011 (2021년 6월 19일 검색).
국민일보. 2021. 홍성~서울 45분... 충남 서해안 KTX 달린다, 6월 22일.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 924197181&code=11131417&cp=du (2021년 6월 24일 검색).
국토교통부. 2020. 장항선개량2단계(신성-주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주민 등의 의견수렴 및 반영여부 공개, 3월 16일.
http://www.molit.go.kr/USR/BORD0201/m_69/DTL.jsp?mode=view&idx=241292 (2021년 6월 24일 검색).
동양일보. 2021. 예산군, 내포태안선·중부권 동서 횡단선..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의 추가 검토 사업으로 반영, 4월 22 일. http://www.d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7017 (2021년 6월 21일 검색).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https://www.heritage.go.kr/heri/idx/index.do (2021년 7월 1일 검색).
심승희, 한지은. 2021. 장항선의 기능 및 연선 지역의 변화. 문화역사지리 제33권 제1호: 134-157.
임병조. 2010. 지역정체성과 제도화: 지역 지리학의 새로운 모색 내포지역 연구. 파주: 한울엠플러스.
충청남도. 2020. 충남지리지. 홍성: 충남도청.
충청매일. 2021. 홍성 광천읍, 장사익 선생 테마 문화예술공간 만든다, 3월 21일. http://www.ccdn.co.kr/news/
articleView.html?idxno=694179 (2021년 6월 21일 검색).
홍성군. 2016. 홍성군지 1-5권. 홍성: 홍성군청.
홍성군 홈페이지. https://www.hongseong.go.kr/kor/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