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일_2020.10.10 심사기간_2020.11.01-14 게재확정일_2020.11.27
트릭스터 개념을 통한 현대미술에서의 몸의 확장성 연구 -마크 퀸과 매튜 바니 작품 중심으로
A Study on The Expandability of The Body in Contemporary Art through The Concept of a Trickster
-focused on the works of Mark Quinn and Matthew Barney
고경호, 홍익대학교 조소과 / 이주현, 홍익대학교 조소과 Ko, Kyungho_Hongik University Dept. of Sculpture /
Lee, Juhyun_The Graduate School of Hongik University. Dept. of Sculpture
차례 1. 서론
2. 트릭스터의 개념
2.1. 트릭스터의 어원 및 경계성 2.2. 트릭스터의 존재유형
3. 현대미술에서 몸으로 표현되는 트릭스터 3.1. 양의성의 몸: 마크 퀸의 ‘컴플리트 마블즈’
3.2. 휴브리스로의 몸: 매튜 바니의 ‘크리매스터 사이클’
4. 결론 References
트릭스터 개념을 통한 현대미술에서의 몸의 확장성 연구 -마크 퀸과 매튜 바니 작품 중심으로
A Study on The Expandability of The Body in Contemporary Art through The Concept of a Trickster
-focused on the works of Mark Quinn and Matthew Barney
고경호, 홍익대학교 조소과 / 이주현, 홍익대학교 조소과 Ko, Kyungho_Hongik University Dept. of Sculpture /
Lee, Juhyun_The Graduate School of Hongik University. Dept. of Sculpture
요약
중심어 트릭스터 경계성 신화 현대미술 몸
현대미술에서 몸은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오브제인 동시에 근원적인 장소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몸이 갖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해체, 즉 경계적 존재로서의 역할이다. 원래 고대 신화에서 유래한 트릭스터는 경계에 존재하는 인간 유형을 의미하는 문학적 용어로 최근에는 문학 이 외에 심리학, 정신분석학 등 인문학 전반에 걸쳐 논의되는 개념이다. 본 연구는 트릭스터의 경계적 존 재로서의 특징에 주목하고, 이를 현대미술에서 몸을 통해 구현되는 사례에 대입하여 분석함으로써 경 계에서 벗어난 몸이 어떠한 도식으로 재수용되고 그 의미를 확장하는가에 대해 살펴보는 데 있다. 연 구 방법은 우선 논문의 전반부에서는 트릭스터 개념을 이루는 주요 요소(어원, 특징, 유형)를 레비- 스트로스의 신화학과 판 헤넵의 사회학에서의 논의를 토대로 개괄적으로 살펴본다. 그리고 이를 과거 부터 현재까지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는 여러 트릭스터의 유형 사례들을 통해 살펴본다. 논문의 후 반부에서는 앞선 논의를 바탕으로 현대미술에서 트릭스터 개념이 적용된 구체적 사례로 몸을 기반으 로 신화적 요소들을 작품에 차용하는 공통점을 지닌 작가인 매튜 바니와 마크 퀸의 작업을 분석한다.
두 작가의 사례연구를 통해 현대미술의 가변적이고 다원적 성격을 트릭스터의 경계성(Liminality)개 념을 통해 하나로 아우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트릭스터가 갖는 중개적 특성은 현대미술 에서 몸이 이전의 위계나 경계의 한계를 벗어나 보다 확장된 인문학적 사유를 가능하게 하는 매개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ABSTRACT
Keyword Trickster liminality myth
Contemporary Art body
In contemporary art, the body has been regarded as the closest object to humans and as a fundamental place. The most striking characteristic of the body is the dissolution of the boundary between humans and non-humans, that is the role of a boundary being. Originally derived from ancient mythology, the Trickster is a literary term that refers to the type of human existing at the boundary. Recently, it becomes a concept that is actively being discussed in the whole humanities such as psychology and psychoanalysis in addition to the literature. This study focuses on the characteristics of the Trickster as a boundary existence and analyzes it by substituting it into the actual case of the contemporary art realized through the body. This study also looks into what schema the body that deviated from the boundary is re-accepted and expands the meaning. In the first half of the text, the elements (etymology, characteristics, and types) that are the main concept of the Trickster are overviewed based on the discussions in Claude Levi Strauss' mythology and Van Heneb's sociology. Then we substitute those elements into various types of Trickster cases that exist around us from the past to the present. In the second half, based on the previous discussion, the works of Matthew Barney and Mark Quinn who have a common point of borrowing mythical elements into their works based on the body are compared and analyzed, which are concrete cases of the concept of a trickster applied in contemporary art. Through the case studies of the two artists, it can be confirmed that the variable and pluralistic features that appear in contemporary art can be combined into one through the trickster’s liminality. This change of perspective on contemporary art through the intermediary role of the trickster will help the body to function as a medium that enables more extended humanistic thinking beyond the limits of previous hierarchies or boundaries.
본 연구는 2018년도 홍익대학 교 학술연구진흥비에 의하여 지 원되었음.
This work was supported by 2018 Hongik University Research Fund.
1. 서론
이전의 많은 규범과 가치들이 재구성되고 문화의 정체성 또한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사회 속에 서 차이에 대한 긍정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차이는 주변의 모든 것들을 이분법적인 인식체 계를 통해 ‘경계’로 구분하려 할 때 발생하기에 차이에 대한 긍정이 가능하기 위해선 경계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몸은 포스트 모더니즘 이후 변화된 ‘경계’의 양상과 그 의미를 설명하는데 가장 적합한 매체인 동시에 장소 라 볼 수 있다. 이전의 몸이 항상 그 자체로 인식되는 것이 아닌 외부와 나를 구분 짓는 경계로 단일하고 고정된 지표로 여겨져 왔다면 오늘날의 몸은 가변적 지표로 존재하며 파편화되고 계속 변화하는 진행형으로 존재한다. 이제 몸은 경계의 어느 한쪽이 아닌 중간지대에 존재하고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이러한 경계에 존재하는 몸이 ‘트릭스터’라는 개념을 통해 현대미술과 어떻게 연계되고 실체화하는가를 살펴보는 데 있다.
트릭스터(trickster)는 원래 고대 원시 신화에서 유래한 말로 애초에는 학문적 용어가 아닌 단지 자신의 원초적 욕구에 따라 움직이며 혼란을 일으키는 존재라는 제한되고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어왔다.
그러나 1950년대에 들어서면서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 1908-2009)와 칼 융 (Jung, Carl Gustav, 1875~1961)의 논의를 시작으로 트릭스터는 사회 어디에도 귀속되지 않 는 중간지대에서 선과 악, 미와 추, 남과 여 등의 이분법적 구분을 초월한 혼돈 속에서 만들어진 존재라는 보다 넓은 인문학적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Song, J., 2013, p.171). 이러한 경계 적 존재로서의 트릭스터의 특성은 앞서 언급한 문학뿐만 아니라 인간의 육체성과 죽음, 전통적 미의 붕괴와 다원성 추구를 주요 쟁점으로 다루는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현대미술에서도 유의 미한 가치를 갖는다.
본 연구의 진행은 본문의 2.1장에서는 트릭스터 개념에 대한 이론적 고찰로 우선 트릭스터의 어원에 대해서 살펴본 후 트릭스터의 주된 속성인 ‘경계성’이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과 판 헤넵(Arnold Van Gennep, 1873-1957)의 ‘통과의례’에서의 논의를 통해 어떠한 형태로 변화 하고 확장하는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아울러 2.2장에서는 위의 이론적 원리를 근거로 인 간 서사에 등장하는 트릭스터의 여러 존재 유형들을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분석한다. 마지막 3장에서는 현대미술에서 나타나는 트릭스터의 구체적 사례로 마크 퀸(Marc Quinn, 1964-)의
‘완전한 대리석 조각들’(Complete Marbles)과 매튜 바니(Matthew Barney, 1967-)의 ‘크리 매스터 사이클’(The Cremaster Cycle)’을 제시하여 이를 앞서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분석한 다. 이러한 범주화된 개념에 머물지 않는 트릭스터의 상상적 역동성은 오늘날 몸을 마주함에 있어 위계나 경계의 한계를 벗어난 보다 확장된 감수성으로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도울 것이다.
2. 트릭스터의 개념
트릭스터는 오래된 인물 원형 중 하나로 그 오랜 기간만큼이나 인간의 부조리하고 모순된 여러 속성을 담고 있다. 2장에서는 이러한 트릭스터의 어원과 여러 속성 중 부가적 속성을 제외한 가장 기본적인 특성인 ‘경계성’에 대하여 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 서사에 다양한 유형으로 형상화하여 나타나는 트릭스터의 사례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1. 트릭스터의 어원 및 경계성
일반적으로 서구의 이성적 사고체계의 관념에서 벗어나 현실과 가상의 경계 언저리에서 낯설 음과 공포, 동정, 연민 등의 감정을 유발하는 비이성적인 영역의 존재들을 우리는 따로 구분 지어 트릭스터(trickster)라 부른다.
원래 고대 신화로부터 유래한 트릭스터는 일반적으로 트릭(trick:속임수)을 거는 사람으로 사 기꾼 또는 어릿광대 등의 제한된 의미로 쓰여왔으나 1950년대 이후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
(Claude levi-strauss, 1955)과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의 심리학에서 다루어진 시점을 계기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Levi-strauss, 1955). 신화연구에서 단일한 인물 유형에 불과했던 트릭스터가 이처럼 주목받게 된 것은 트릭스터의 고유한 특징인 경계성 (liminality) 때문이다.
레비-스트로스는 1955년 신화학에서 트릭스터를 처음 언급하면서 그 원형을 북미 원주민 신 화에 등장하는 코요테(coyote)나 까마귀(raven)에게서 찾았다. 그는 이 두 트릭스터의 원형이 갖는 역할이 신화에 나타나는 두 대립한 개념의 중개에 있다고 보았다. 예를 들자면 농사와 전쟁은 하나는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고 하나는 생명을 빼앗는 것으로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지 만 이 둘 사이에는 ‘수렵’이라는 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개적 개념이 존재한다. 이러한 도식 으로 보았을 때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중개적 개념으로 고기를 먹으면서도 생명을 빼앗지 않는 썩은 고기를 먹는 동물을 가정할 수 있는데 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코요테(coyote)와 까마귀(raven)이다. 중개적 개념은 기능이 정반대되는 두 개념 사이에 위치하기에 모호하고 다의적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중개적 개념이 인물로 유형화한 트릭스터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인간의 모호성을 의인화한 존재”인 것이다(Diamond, 1963, p.8).
중개자로서의 트릭스터는 그리스 신화로 시작해 북유럽 신화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폭넓게 분포하며 그중 대표적 유형으로는 신을 배반하고 인간에게 불을 선물한 프로메테우스나 이정 표 또는 경계석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헤르마(Herma)에서 유래한 신과 인간의 가교역할을 하 는 헤르메스를 들 수 있다.
트릭스터는 이처럼 지극히 오래된 존재들로 그 오랜 세월만큼 다양한 유형으로 변모되고 표현 되어왔다. 그러나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트릭스터가 지속됨에 있어 변하지 않은 불변의 본질은 바로 ‘경계성(liminality)’이다. 여기서 ‘경계’는 두 영역 사이의 중간적 공간을 의미하며 liminality 라는 이 단어에는 공간적 의미뿐만 아니라 시간적 의미까지 포함된다. 원래 경계성(liminality) 은 ‘문지방’을 의미하는 로마어 ‘리멘’(limen)을 어원으로 하며 인류학 분야에서는 판 헤넵 (Arnold Van Gennep, 1873-1957)에 의해 1909년 그의 저서인 “통과의례”에서 처음으로 사 용되었다. 여기서 ‘리멘’은 집의 안과 밖 또는 방과 방 그 사이를 구분하는 경계선을 의미하며
‘리멘’을 넘어섰다는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의 공간과는 다른 공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판 헤넵에 의하면, 통과의례란 주체가 사회에서 분리되었다가 다시 사회에 편입되는 과정 중 중간적 단계로 존재의 위상이 모호함에 처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의 인간은 여기에도 저기에도 없는 비가시적 존재이며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존재이다(Van Gennep, 1909/2000, p.41).
오늘날의 트릭스터들은 위의 레비-스트로스의 개념이나 판 헤넵의 사회 의례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경계의 유형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트릭스터는 본래 논리적 규범을 따르는 서구 문명사회에서 배제되어 온 도리에 어긋난 존재이자 소수자로서 항상 주변의 공간으로 내몰리지만, 규범과 규범, 내부와 외부 사이에 존재 하며 이전의 규칙을 깨고 새로운 규칙을 정립하여 그 존재의 장소를 점차 확장해 나간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2.2. 트릭스터의 존재유형
최근 과학기술과 의학의 발달로 몸에 대한 기존의 정의가 무너지고 신체와 그 이외 것들의 결합과 경계의 붕괴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현대미술에서 또한 이러한 가변적이고 확장된 몸의 개념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존재의 몸 유형을 필요로 하고 있다. 트릭스터는 수많은 서사에 서 인간이 경험하지 못하는 것을 대리 경험하는 가변적 몸 존재유형 중 하나인 동시에 실제와 가상의 세계를 연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시각장치이다. 융에 따르면 인간의 집단적 무의식 속에 는 무수한 원형들이 담겨 있는데 그중에서도 트릭스터는 극히 오래된 심리적 구조로 이는 원시 사회뿐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보았다(Jung, 1956). 이들은 기본적으 로 몸을 가지고 있으며 그 오랜 기간만큼 신화나 종교, 문학작품에서 동물에서부터 초인에 이르 기까지 수많은 변형된 모습으로 인간의 이야기 속에 등장해 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유형은 중개자로서의 트릭스터이다. 이들은 신과 인간, 현실과 가상의 경계지대에 존재하며 이 대립한 둘을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예로 그리스 신화 에 등장하는 헤르메스나 북유럽 신화의 로키, 인도 신화의 비슈누 등을 들 수 있으며 최근의 예로는 캐러비안의 해적의 잭 스패로 또한 이 유형의 트릭스터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유형으로는 의인화된 트릭스터를 들 수 있다. 고대 이솝우화의 여우로 시작해서 ‘피노 키오의 모험’에서의 목각인형 피노키오, 조지 오웰이 1945년에 쓴 풍자소설인 ‘동물농장’ 속 동물들까지 이들은 모두 인간이 아닌 인형 또는 동물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작품 안에서 인간 으로 읽히고 묘사된다. 이러한 의인화된 트릭스터는 분신과 같은 존재로 실제 인간보다 더 인간 이 처한 한계와 부조리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동양의 구전설화 속 동물 이나 반인반우(半人半牛)의 미노타우로스(Minotaurs), 남과 여의 결합한 유형인 양성구유의 레비스(rebis)처럼 트릭스터는 다양한 형태로 고정된 공간이나 시대, 문화권을 벗어나 우리 사회에 폭넓고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3. 현대미술에서 몸으로 표현되는 트릭스터
트릭스터의 내, 외부의 이질성을 밀어내지 않고 수용하는 존재 방식은 개념적 고정성에서 벗어 나 변화가 유동적이고 의미 확장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그 어원의 유래인 문학뿐 아니라 형식과 개념의 미학적 다원성을 추구하는 오늘날의 미술에까지 그 범위를 확장하여 적용할 수 있다.
본 장에서는 현대미술에서 트릭스터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 유형 사례로 몸을 기반으로 이미지가 갖는 의미의 확장성, 비고정성에 주목하여 작업하는 두 작가, 마크 퀸과 매튜 바니의 작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인간과 동물, 유기체와 기계 등 인간과 비인간을 결합한 경계 존재로서의 몸을 표현한 작가들은 많았으나 고전 속 신화의 존재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차용했다는 점에서 두 작가가 트릭스터 개념을 적용하기에 적합하다고 보았다. 마크 퀸과 매튜 바니는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성 소수자 같은 비정상으로 여겨지는 소수자들의 미천한 몸에 고전의 신화에 나오는 완전한 존재들이 가진 신성을 대입하여 이 두 이질적 요소의 결합을 통해 오늘날 타자, 소수자들의 몸을 바라보는 관점의 모순과 한계를 보여준다.
3.1. 양의성의 몸: 마크 퀸의 완전한 대리석 조각들(Complete Marbles) 중심으로
마크 퀸(Marc Quinn, 1964-)은 예술적 상상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이 동물적 육체 안에서 어떻게 끊임없이 변형되고 그 본질은 무엇인가에 관해 탐구해 온 작가이다. 퀸은 인간의 몸을 통해 대립하는 개념들의 공생을 보여줌으로써 이원론적 원리로 만들어진 본질적이고 절대적 개념을 해체하는 데 집중한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작품에서는 대개 하나의 육체 안에 정신과 육체, 정상과 비정상, 인간과 동물, 생과 사 등 이분법적 체제 안의 대립한 개념들이 서로 구분 되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되고 맞물려 존재한다.
이는 대립하는 두 개념이 경계를 통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레비-스트로스가 1955년 신화학에서 트릭스터의 원형으로 언급한 코요테(coyote)와도 같다. 레비-스트로스는 트릭스터의 역할이 신화에 나타나는 두 대립한 개념의 중개에 있다고 보고 생명을 상징하는 농사와 죽음을 상징하는 전쟁의 중개적 역할을 하는 것이 코요테이며 이러한 존재들은 대립적 두 개념을 모두 포괄하기에 모호하고 다의적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이처럼 “인간 의 모호성을 의인화한 존재”인 코요테같이 퀸의 작품들 역시 대립된 두 개념을 하나의 육체에 모두 포괄한다는 점에서 시각적 표현 방식으로 실체화한 트릭스터의 한 유형이라 볼 수 있다.
퀸은 인간의 몸은 항상 대립적 개념의 어느 하나가 아닌 둘 모두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명쾌하게 정의될 수 없다고 보았다. 그의 작업 중에서도 이러한 몸의 양의성, 즉 트릭스터로서의 속성이 가장 잘 나타난 작품이 ‘완전한 대리석 조각들’(Complete Marbles) 시리즈이다. 1999-2001 까지 장애가 있는 인체형상들로 구성된 ‘완전한 대리석 조각들’(Complete Marbles)은 정상과 비정상, 미와 추의 상반된 두 개념의 대립적 구도를 하나의 몸 안에서 아우르고자 만든 연작이 다. 퀸은 이 연작을 하게 된 동기를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Figure 1> Rebis, About the Middle of the 15th Century, Artist Unknown, Codex Germanicus Monacensis. Germany
“관람객들은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이나 루브르미술관(Louvre Museum)의 고전적인 인체 조각상을 보면서 감탄한다. 예를 들어 팔이 잘린 밀로의 비너스는 완벽한 여성 신체로 인식되며 만약 기존의 규범에 반하는 조각을 미술관에서 전시하게 된다면 아마도 사람들은 크게 반발할 것이다. 이상화된 미술품과 불만족스러운 현실의 차이는 흥미로운 탐구의 영역이 다. 그래서 신체 일부분이 조각난 것이 아닌 현실에서 불완전한 신체를 타고난 인물을 조형물로 만들게 되었다.”(Rogers, 2006, p.50).
<Figure 2> Torso, Variant av Type Hermes Pitti, The Fine Art Collections, Oslo, Norway.
<Figure 3> Peter Hull by Marc Quinn, 1999
피터 훌(Peter Hull)은 그의 마블 연작 중 첫 작품의 제목이자 모델로 해표지증 환자로 사지가 없는 상태로 태어났지만, 장애인올림픽 수영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퀸은 그의 몸을 위의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에서 볼 수 있는 고전적인 조각의 방식을 차용하여 제작했다. 이를 통해 훌의 불완전하다고 여겨지던 몸은 서양미술사 속에서 오랫동안 인체 미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토르소(Torso)의 신성하고 이상적인 신체로 재현된다. 토르소는 원래 그 리스, 로마 유적에서 발굴된 완전한 몸이었으나 오랜 세월에 의해 의도하지 않게 목이나 팔, 다리 등은 탈락하여 동체만 남은 조각을 의미하나 현대조각에서는 인체가 갖는 상징성을 극대 화하고자 일부러 목, 팔, 다리를 생략하기도 한다. 동일한 몸임에도 그것이 미술관에서 보여지 는 몸인가 현실에서 보여지는 몸인가에 따라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퀸을 더욱 이 연작에 집중하게 했다.
피터 훌(Peter Hull)이후 제작된 작품이 그의 대표작인 ‘임신한 앨리슨 래퍼(Alison lapper pregnant)’이다. ‘임신한 앨리슨 래퍼’는 선천적 장애가 있는 영국의 화가, 앨리슨 래퍼(Alison Lapper)를 모델로 한 작품으로 2005년, 트래펄가 광장에서 전시되었다. 두 팔 없이 뭉툭한 어깨와 기형적으로 짧은 다리를 가진 래퍼의 몸은 '보편적' 미의 기준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두 팔이 제거된 래퍼의 육체는 고대 그리스 미의 전형이라 불리는 두 팔 없는 밀로의 비너스를 연상케 한다. 이러한 이유는 앨리슨의 몸이 고전적 형식과 재료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 데에 기인한다. 앨리슨의 얼굴은 고대 그리스 조각에서 보여지는 이상적인 얼굴의 전형처럼 눈동자에서는 동공이 생략되고 눈썹과 입술은 절제되어 있다. 포즈 또한, 그리스 조각 에서 자주 보여지는 시선은 옆을 바라보고 동체는 비트는 콘트라포스토(Contrapposto)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매끄럽게 연마된 하얀 대리석 표면은 그리스 조각에서 나타나는 신성함을 그대 로 차용한다(Lee, W., 2019).
<Figure 4> Venus de Milo at the Louvre, Between 130 and 100 BC, Louvre Museum
<Figure 5> Alison Lapper Pregnant in Trafalgar Square, 2005
퀸의 작품에서 기형 또는 불완전함을 규정하는 잣대는 실재하는 대상의 속성이 아닌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 안에 존재한다. 고대의 조각상들은 오랜 세월 풍파를 겪으며 사지가 손실되고 몸뚱 이만 남아도 그 미적 가치는 전혀 소실되지 않는다. 누구도 밀로의 비너스가 불완전하다고 생각 하지 않으며 그것 그 자체로 완벽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현실에 실제 하는 인간의 장애나 기형 에 대해서는 불완전하며 아름답지 않고 흉한 큰 흠이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Rapper, 2006/
2006, p226). 이제까지 불완전하다고 여겨지던 앨리슨의 몸은 완전한 미의 전형인 고전 조각 형식과 재료의 재현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 새롭게 태어난 몸은 우리에게 본래 미는 절대적이고 고정된 것이 아닌 지극히 주관적 취향이 반영된 상대적 개념임을 상기시 키고 정형화된 미적 기준에서 벗어난 다양한 유형의 몸들을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이제 변경의 지대로 내몰려 억압되어온 장애인, 여성 등 소수자의 몸은 문화영역의 전면에 배치됨으로써 정상과 비정상, 미와 추, 생과 사 등의 제각기 대립하는 항들을 모두 포괄 하여 이전의 한정된 미의 범위를 확장하고 은폐되고 통제되었던 욕망이 표출되는 장소로 인식 되고 있다.
3.2. 휴브리스로의 몸: 매튜 바니의 크리매스터 사이클(Cremaster Cycle) 중심으로
매튜 바니(Matthew Barney, 1967-)는 인간의 육체적 한계와 성(性)의 이분법적 분화를 거부 하고 이를 역사와 신화, 문학에서의 서사들을 활용하여 조각, 사진, 퍼포먼스, 드로잉, 영상 등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해온 작가이다. 그의 작업 중에서 1994년부터 2002년까지 8년간 제작 된 5개의 작품의 연작인 ‘크리매스터 사이클’(The Cremaster Cycle)은 그가 직접 대본과 감독, 배우를 맡아 몽타주방식으로 제작된 영상작업으로 그의 대표작인 동시에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에 대한 그의 지향성이 가장 잘 드러난 작업이다. '크리매스터'는 원래 남자 고환 밑에 위치하며 외부 자극 때문에 체온의 상승이나 하강, 공포, 놀라움 등의 감각 변화가 주어지면 자율적으로 남성의 성기를 수축시키는 기능을 하는 근육을 칭하는 용어이다. 그러나 바니는 이 생물학적 용어를 ‘자궁의 태아가 남과 여로 구분되는 시점’에 대한 서사를 시작하는 장치로
활용한다. 여기서 ‘사이클’은 고환의 상승과 하강의 주기로 임신 직후의 성적 미분화 상태인 태아로 비유되며 남성은 여성으로, 여성은 남성으로 회기를 갈망하는 시기를 의미한다. 5개의 연작 중 크리매스터 1은 사이클 중 가장 ‘상승’하는 상태를, 크리매스터 5는 가장 ‘하강’한 상태 를 표현하고 있다. ‘크리매스터 사이클’을 이루는 5개의 연작은 명확한 순서나 해석의 개연성 없이 바니의 개인사를 비롯한 역사, 신화, 정치, 문학 등이 다양한 상징과 암시의 은유들로 뒤섞여있다.
바니의 크리매스터 사이클은 8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성, 정치, 욕망, 신화, 연금술과 그의 자전적 이야기 등의 거대 서사가 다층적 상징과 암시들과 뒤섞여 만들어진 작품으로 그 구조가 모호하고 내용 또한 상당히 난해하고 방대하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장에서는 크리매스터를 이루는 요소 중 본 연구의 핵심어인 트릭스터와 보다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휴브리스(hubris)’
에 집중하여 이를 유형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크리매스터 사이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기표와 기의가 제멋대로 짝을 이루며 새로운 상징을 만들어 내는데 노먼 브라이슨(Norman Bryson, 1949-)은 ‘Parkett’1)에 실린 그녀의 논평
“Matthew Barney’s Gonadotrophic Cavalcade”에서 이를 신화적 속성으로 보고, 이 신화적 속 성을 이루는 두 개념 ‘hubris’와 ‘mania’를 크리매스터 사이클에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여기 서 ‘hubris’는 인간이지만 신을 넘어서고자 하는 오만함을 의미하며, ‘mania’는 이러한 오만함으 로 인해 신에 의해 형벌에 처한 비정상적인 조증의 상태”로 이 둘의 결합은 변신을 통한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Jeon, H., 2015, p.123).원래 휴브리스의 어원은 ‘혼성’을 의미하는 하이브리드(hybrid)(Spector, 1996, p23).2)에서 왔다. ‘혼성은 안정된 지식이나 규범의 교란, 추측 불가능한 것들의 카오스를 의미하며 이는 모든 기존의 질서를 무력화한다. 휴브리스로 표현되는 혼성 교배(hybridization)는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세계를 파괴할 수도, 또 는 복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혼성의 특징이 바로 휴브리스의 주요 작동원리임을 의미한 다.(Kim, S., 2006, p62).이러한 혼성의 휴브리스는 이질적이고 상반된 요소들의 결합체이며 신과 인간의 경계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트릭스터의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바니는 크리매스터에서 휴브리스를 구현하기 위해 신화 속 양성구유 또는 자웅동체의 인물들 을 그의 작업으로 끌어들인다. 신화에서 가져온 이러한 혼성의 존재들은 신의 섭리로 만들어진 확고하게 고정된 질서인 종(種)의 체계 교란하는 휴브리스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다. 크리매 스터 사이클 시리즈는 4-1-5-2-3 순으로 제작되었지만 본 고에서는 편의상 번호순으로 각 각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휴브리스의 유형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크리매스터 1에서 휴브리스는 여성을 상징하는 무용수 대열과 남성의 고환을 상징하는 포도알을 차용하여 이 둘을 모두 지닌 자웅동체, 즉 혼성의 레비스로 재현된다. 크리매스터 사이클 시리즈의 대부분이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변신 욕망을 보여주는 데 반해 크리매스터 1은 시리즈 중 유일하게 여성에서 남성으로의 변신 욕망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1) 취리히에 본사를 둔 예술 전문 국제 잡지, 2017. 여름 100호까지 발행 후 폐간.
2) ‘혼성(Hybrid)’은 라틴어 하이브리다(hybrida), 즉 멧수퇘지와 집암퇘지 사이에서 태어난 돼지 새끼에서 왔다. Hybrida는 음란한 계 율위반이나 폭력을 뜻하는 그리스어 휴브리스(hubris또는 hybris)에서 왔다. Spector,Nancy, op.cit. p.23
<Figure 6> Matthew Barney, Cremaster 1,1995 <Figure 7> Matthew Barney, Cremaster 1,1995
크리매스터 2에서는 모르몬교가 신화적 요소로 차용하여 음낭 없는 성불구자인 게리 길모어 (Gary Gilmore)로 휴브리스를 재현했다. 바니는 성불구자인 길모어의 채워지지 않는 성적 욕 망을 경주용 자동차 시퀀스와 들소들의 달리기 사이클을 통해 비유적으로 드러낸다.
<Figure 8> Matthew Barney, Cremaster 2,1999
크리매스터 3은 좀비와 갱스터 무비의 내러티브로 진행되며 프리메이슨의 제례 의식과 모르몬 교의 결합을 스코틀랜드의 핑갈 신화를 차용하여 휴브리스로 표현한다. 크리매스터 3에서는 크리매스터 2의 길모어가 좀비로 변형된 여인의 모습으로 재등장하는데 이는 바니가 프리메이 슨의 제례 의식을 조롱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된다. 크리매스터 3에서는 다섯 시리즈의 연작 중 가장 유명한 휴브리스가 등장하는데 바로 장애인 육상선수이자 모델인 에이미 멀린스 (Aimee Mullins)가 연기한 치타와 인간이 결합된 형태의 휴브리스이다. 이 인물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간과 동물의 혼성체인 사티로스에 대한 은유로 크리매스터 3에서 견습도제 로 분한 바니 자신의 거세된 자아를 상징한다. 다시 말해 치타여인은 바니와 별개의 존재가 아닌 바니의 또 다른 자아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Figure 9> Matthew Barney, Cremaster 3, 2002
크리매스터 4에서는 바니가 직접 연기한 로우튼 후보자와 로우튼 양(Loughton Ram)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여기서 로우튼 양(Loughton Ram)은 머리에 두 쌍의 뿔이 지닌 사티로스의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한 쌍의 뿔은 아래를 다른 한 쌍은 위를 향해 솟아 있다. 이 두 쌍의 뿔은 앞서 언급된 바니의 ‘사이클’에서의 고환의 상승과 하강의 주기를 암시하며 이는 남성과 여성 두 성이 공존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즉 바니는 로우튼 후보자에게 양성의 로우튼 양의 모습을 덧씌움으로써 혼성의 신체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휴브리스를 구현하고자 했다.
<Figure 10> Matthew Barney, Cremaster 4, 1994 <Figure 11> Matthew Barney, Cremaster 5,1997
이러한 시도는 크리매스터 5에서 등장하는 휴브리스인 디바가 지닌 두 쌍의 머리 구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Kim, S., 2006, p.62).크리매스터 5에서 헝가리 국립 오페라 하우스의 겔레르 트 온천 속 진주 웅덩이에서 뛰놀고 있는 물의 님프들은 미성숙한 여성의 가슴에 덜 자란 남성 의 성기를 지닌 인간의 상반신과 도롱뇽의 하체를 가진 양성구유의 휴브리스로 표현되며 여기 서 바니는 주요 배역인 거인(Giant), 마법사(Magician), 디바(Diva) 3역을 직접 연기한다. 여 기서 거인은 크리매스터 3에 등장하는 견습 도제의 또 다른 변형된 자아를 상징한다. 거인은 여왕의 연인이자 바다의 신으로 성기 없이 고환만이 자코뱅 비둘기와 연결된 불완전한 성의 존재로 표현되며 마법사는 말을 탄 흑기사의 모습으로 등장하여 갑자기 손발이 결박된 알몸의 상태로 무대에서 움직인다. 마지막 인물인 디바는 여왕을 위한 양성의 프리마돈나로 등장하는 순간부터 퇴장할 때까지 끊임없는 등반을 시도하다가 무대로 고꾸라지며 죽음을 맞이한다. 바
니의 작품에서 휴브리스들은 끊임없이 오르기나 돌기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데 이러한 행위들 은 항상 좌절되거나 죽음으로 끝이 난다. 이는 충족될 수 없는 성적 욕망의 표현인 동시에 도달 할 수 없는 성에 대한 갈망을 의미한다. 바니가 그의 수많은 휴브리스를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 고자 하는 바는 양성적 변이를 통한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성이 결정되기 이전의 상태, 즉 두 성이 합일된 상태로의 회귀이다. 바니는 이러한 남성성과 여성성이 미분화된 상태로의 회귀 를 통해 인간의 성 구분을 초월한 보다 확장된 형태의 새로운 인간 유형을 제시한다.
4. 결론
질베르 뒤랑(Gilbert Durand, 1921- 2012)은 미디어의 발달과 범람하는 정보로 인해 이항 대립 간 결합이 일상화된 오늘날을 헤르메스의 시대라 비유했다.3) 이러한 시대에 양의적 존재 로서 대립하는 둘 사이에 위치하는 트릭스터의 본질은 의미의 확장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형식 과 개념의 다원성을 추구하는 오늘날의 미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본 연구는 이러한 트릭스터 의 본질에 주목하고, 이를 마크 퀸과 매튜 바니의 작품에 대입하여 분석함으로써 현대미술에서 매개로서의 몸이 어떠한 방식으로 재수용되고 확장하는가에 대해 다루고자 했다. 우선 레비- 스트로스와 판 헤넵의 논의를 통해 트릭스터가 지닌 역동적 상상력의 원천은 경계와 경계 그 사이, 즉 문턱의 중간지대에 위치함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트릭스터가 적용된 현대미술의 사례로 선정된 두 작가, 마크 퀸과 매튜 바니는 표현형식과 구조에서는 차이를 갖지만, 소수자, 주변인으로서의 불완전한 몸과 신화적 존재로서의 완전성, 신성이라는 두 대립항의 결합을 통 해 이질적 요소 간의 공존과 이분법적 질서의 해체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마크 퀸은 고전 신화의 이상적 존재들이 갖는 몸의 형식과 규범을 차용하여 불완전한 몸을 재현함으 로써 현실에 존재하는 이질적인 것들의 공존에 집중한다. 매튜 바니는 신화 속 양성의 존재들을 차용하여 그의 작품의 실제 인물들로 등장시킴으로써 성적 정체성이 모호한 존재들이 갖는 잠재성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이 두 작가의 작품 사례는 타자로서 경계에서 벗어난 존재들 역시 인간 유형 중 하나이며 인간의 주체성은 고정된 개념이 아닌 시대와 문화에 따라 계속 유동적으 로 변화하는 개념에 불과함을 보여준다. 이렇듯 트릭스터를 통해 확장된 몸 존재의 유형은 현대 미술에서 인간과 인간 아닌 것의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인간 유형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몸 담론에 대한 보다 넓은 시야로의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References
Diamond, S. (1963).
In Search of the Primitive-A Critique of Civilization
, Vol.9, Jeon, Hyesuk. (2015).Art of the posthuman era. Acanet
.Jo, Byungjun. (2016. 11.15).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735687
Jung, C. G, (1956).
On the psychology of the trickster figure. Radin, P. The trickster: A study in American Indian mythology
, New York: Philosophical Library.Kim, Siyeon. (2006).
Matthew barney's cemaster cycle research
, Sookmyung Women's University, 2006, G901:A-0005296449.Levi-strauss, C. (1955).
“The Structural Study of Myth.”
, Journal of American Folklore, 68(270):428–44.
Rapper, A. (2006).
my life in my hands
, Golden compass, Seoul.Rogers, R. (2006).
Marc Quinn Fourth Plinth
, Steidl mack. London.3) 프랑스의 인류학자로 현대문명을 프로메테우스의 시대, 디오니소스의 시대, 그리고 헤르메스의 시대로 구분하였다. 헤르메스의 시대 는 20세기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기로 어느 특정한 사상이나 철학이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주도하는 대신, 다양한 사상과 철학 이 함께 공존하면서 서로의 소통을 시도하는 다양성이 존중되는 시대이다.
Sculpture Lee Wonwook. (2019. 10.03). https://blog.naver.com/won8130/10098286159
Song Ji-eon, (2013)
The Epic of Growth and Trickster in the Western Film “3:10 to Yuma”
, Korean Literature Therapy Society, Vol.27, ISSN 1738-3854Spector, N. (1996). Parkett, Vol.48.
Van Gennep, A.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