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 짧은 글 긴 생각 ㅣ
2010년을 기점으로 지구상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러한 범지구적 도시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진국의 도시화율은 이보다 훨씬 더 높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10년 기 준 약 82%에 달하고 있다. 도시화 현상은 필연적으로 도시의 경관과 지형의 변화를 야기하고 자연생태계를 분절 시킴으로 인해 수자원 순환체계의 교란, 자연 정화능력의 저하, 생물의 개체 및 종의 감소 등 다양한 문제를 야 기한다. 또한,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세계경제 질서는 국가 간, 지역 간, 도시 간의 무한경쟁을 촉진하여 개별 도시의 사회 및 경제 시스템이 더 이상 외부의 변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더 나아가 화석연료를 기반 으로 한 산업화와 경제활동은 지구온난화와 이로 인한 범지구적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는 지구상의 모 든 도시들에게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새로운 체제를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근현대 산업화시기 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불리며 영원히 번성할 것 같았던 디트로이트의 몰락, 미국 서브프 라임모기지 사태와 이로 인한 국제금융시장의 연쇄적 위기,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도심지역의 침수, 슈퍼태 풍 ‘카트리나’ 앞에 파괴된 뉴올리언스, 도호쿠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원전 폭발로 폐허가 된 후쿠시마, 조류 독감 등 신종 바이러스의 위협 등은 앞으로 우리 도시공동체가 당면하게 될지 모를 변화와 충격의 폭과 깊이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대내외로부터의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는 도시공동체 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그러한 변화를 미리 준비하고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준비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회복력(resilience)’은 사회 또는 생태 시스템이 동일한 기본 구조와 능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외부적 충격을 감내하거나 흡수하고, 스스로 재조직화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회복 력 있는 도시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의 사회·경제 시스템이 생태시스템과 긴밀히 유기적으로 연결되 어 있다는 사고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도시의 발전을 위한 각종 개발사업들이 이러한 연관성에 대한 고려와 함 께 사회·생태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급속한 변화나 충격, 재해 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공동체의 경제구조 다변화, 물리적 기반시설의 준비, 대응 시스템 마련 등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급속한 변화나 충격, 재해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고 회복력 있는 도시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구조적, 물 리적 준비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한 대응 시스템의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로부터의 사회·경제적 충격이나 재해가 실제 발생했을 경우 피해나 충격을 최소화하고 빠른 시일 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정부 일방의 노력이나 물리적 시스템의 작동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새로 운 형태의 거버넌스를 구축해 미리 준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 상호 신뢰성을 높이고 이에 기반한 위기관리 지도력의 확보 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회복력 있는 공동체,
신뢰와 참여가 전제되어야
김영태 | 서울시립대학교 국제도시및인프라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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