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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굿모닝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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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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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1)

20 10 년 월8 호 굿

굿모닝인천

August 2010 8

August 2010 8

(2)

03 View

>2010 窓 당신의 ‘식탁’은 안녕하십니까?

04 Glory Train Tour

>기차타고 인천바다로 철길 건너, 바다 품에 안기다

06 Travel Incheon

>당일치기 인천여행 인천을 걷다, 기나긴 여운으로 남다

12 Museum Story

>인천근대박물관 옛 인천물건 ‘보물’이 되었네

14 Incheon Life

>실버농장 텃밭에서 키우는 건 행복과 건강

16

그래 어디든 가보는 거야 >강화군 교동도 유배지의 섬…그래서 아직 순수하다

19

강화도의 형제섬 >석모도 & 주문도 도시의 가쁜 숨, 그곳에 내려놓다

20 Old but New

>거리와 골목에서 인천 찾기 시간의 닻을 내린 무네미 - 화수동

26 Enjoy Incheon

>2010 인천 한류콘서트 별들의 향연에 인천이 반짝반짝

28 Culture News

인천&아츠 공연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外

30

김기신 인천광역시의회 제6대의장 “소수 의견도 존중하는 의회될 것”

32

김기홍 시의회 제1부의장 사랑과 격려받는 공감의정 실천

33

이재호 시의회 제2부의장 의회소통 이끄는 ‘피스메이커’ 자임

34

신임 상임위원장 인사말 시민 불편 해결…눈높이 의정 실천

35

의정

News

동북아트레이드타워 등 주요사업현장 방문 外

36

시정

News

송도국제업무단지 미래도시 모범사례로 주목 外

40 Focus

>사회적 기업 일자리는 ‘나눔’과 ‘상생’이다

44 From 1950 to 2010

>증언 - 내가 겪은 인천의 6·25전쟁(下) 인민군, 퇴각하며 감금자에게 무차별 총질

47 Health Life

>건강 백세 아이들도 선글라스가 필요한가요?

48 People

>사람과 사람 인천항 수출현장 역군 이선연 外

50 History

>인천 역사 산책 인천 역사의 퍼즐, 문화유산

52 Info Box

34기 문화학교 수강생 모집 外

56 Crossword Puzzle

인천바로알기 퍼즐

57 Reader’s Photo

>김치찰칵 사막여우로 변신 外

58 Language

>영·중·일어로 인천배우기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깁시다 2010. 08 Vol.200

Contents

20

COVER

표지그림 오진목

‘벽을 문으로’

280만 인천시민이 모두 행복한 그날을 꿈꾸며 문을 활짝 열고, 시민과 소통하고 함께 나누겠습니다.

※ 그림은 홍예문으로 보이는 송도국제도시 굿모닝인천

06 04

발행처 인천광역시 남동구 정각로 29(구월동 1138번지) 발행일 2010년 8월 1일

발행인 인천광역시장 편집인 공보관 조동암

편집장 유동현(뉴미디어 팀장) twitter.com/ihappyou 취재 편집위원 이용남 twitter.com/yona1488

정경숙 twitter.com/bluelou7 김윤경 twitter.com/ice3333

사진 김성환(포토저널리스트), 심영보·하장원(시 공보관실) 행정간행물 등록번호 62800000-84900-42-81 편집디자인·인쇄 성광디자인(주)

굿모닝인천은 goodmorning.incheon.go.kr을 통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본지에 실린 글과 사진은 허락받은 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본지에 게재된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인천광역시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굿모닝인천은 무료로 배부됩니다.

구독문의 032-440-8306 (해외에 있는 친지에게도 무료로 보내드립니다)

차 한잔

VIEW >

2010 窓

당신의 ‘식탁’은 안녕하십니까?

까슬한 잡곡밥과 구수한 청국장 뚝배기, 따끈하게 부친 두부에 뒷마당에서 갓 뜯어 온 텁텁한 호박잎이 척 얹혀진 밥상. 특별할 것 없는 이 소박한 상 차림이 건강을 위한 대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식탁을 점령한 인스턴트식품과 불균형한 식습관이 건강을 위협하면서, ‘건강은 음식을 바로 먹는 데서 시작한다’는 진리를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우리시는 시민들이 안심하고 음식을 섭취하고 건강할 수 있도록, 관내 유치원과 어린이집, 중학교를 대상으로 ‘생활 속 식품안전 실천 순회교육’을 연 중 실시하고 있다. 아이들은 실험과 놀이를 통해 식품안전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정보를 배우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 프로그 램을 더 보강하여 진행할 방침이다. 시는 이와 함께 ‘식품안전 전시회’와 ‘그린인천 식품안전포럼’을 개최하여 시민들이 식품에 대해 정확히 알고 안전 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늘 저녁, 가족을 위해 사랑과 정성을 재료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상’을 차려보자. 바른 식생활에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이 시작된다.

(3)

차창 밖 풍경을 가슴에 새기다

기차를 타고 바다를 가로질러 섬으로 간다, 그 얼마나 낭만적인가.

공항철도에서 운행하는 글로리 피서열차를 타면 바다의 넉넉한 품 에 안길 수 있다. 김포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 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 건너 섬으로 가는 열차다. 휴가철 을 맞아 한시적으로 김포공항에서 거잠포 앞 용유임시역까지 이어 지는 직통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열차에 몸을 싣는다. 여행은 차창 밖 세 상과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된다. 때는 여름, 산과 들에 녹음이 짙게 우거져 금방이라도 온 세상에 초록빛을 퍼트릴 것만 같다. 저 멀리 푸르게 물든 계양산이 부평벌을 인자하게 굽어보고 있다. 미

래의 꿈이 영글고 있는 청라를 지나, 드디어 눈앞에 바다가 펼쳐진 다.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고 크고 작은 섬들이 물 위에 잠기듯 신비 롭게 떠 있다. 영종대교를 지나니 함초가 붉게 타오른 갯벌이 아득 하게 펼쳐진다. 영화 ‘취화선’에서 장승업이 첫사랑을 잃은 아픔을 안고 휘적휘적 걷던 바로 그 곳이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 운 영상들이 지워지지 않을 그림으로 가슴에 곱게 새겨진다.

열차가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달려 용유임시역에 도착했다. 김포공 항에서 출발한 지 30여 분만이다. 오래 더 깊이 마음에 담고 싶은 풍 경을 빠르게 스쳐지나 온 것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괜찮다. 진짜 여 행은 지금부터 시작이기에.

glory trAiN tour >

기차타고 인천바다로

이 아름다운 바다, 마음에 한가득

용유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으면 거잠포가 나온다. 끝없이 펼쳐진 진회색 융단, 그 위 에는 바다일을 마친 배들이 지친 몸을 뉘고 잠을 청하고 있다. 바다 곁에는 80여 개의 회 집이 모인 회 타운이 자리 잡고 있다. 창 너머 섬과 바다를 바라보며 싱싱한 회를 입에 담 는 맛이 그만이다.

거잠포에서 20여 분을 걸으면 잠진도선착장이 나온다. 여기서 배를 타고 4분 남짓 바다 를 건너면 무의도에 이른다. 무의도 여행의 묘미는 섬 산행이다. 등산로 ‘환상의 길’을 타 고 호룡곡산에 오르고 구름다리를 거쳐 국사봉으로 간다. 산 아래 내려다보이는 바다와 섬의 풍경이 발걸음을 느리게 붙잡는다. 맑은 날에는 태안반도까지 바다 위 보석처럼 흩 뿌려진 섬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산에서 내려 무의도 서쪽으로 가면 하나개해변이 나온다. 은빛 모래사장이 완만하게 펼쳐진 바닷가에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칼잡이 오 수정’의 세트장이 사이좋게 안겨 있다. 섬의 북서쪽에 있는 실미해변은 초승달 모양의 해 변을 따라 100여 년 세월이 깃든 소나무 숲이 드리워져 있다.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 면 바다를 가로질러 실미도까지 걸어 들어갈 수도 있다.

무의도에서 잠진도선착장으로 다시 나와 북쪽 을왕리로 향한다. 거잠포를 시작으로 마 시안, 용유, 선녀바위, 을왕리, 왕산 해변이 펼쳐져 있어 사랑하는 이와 함께 오붓하게 걷 기 좋다. 10분 정도 거닐면 마시안해변이 나온다. 모래 둔덕 주변에 해송이 아름드리 우 거져 있어 아늑하다. 물이 빠지면 갯벌이 끝없이 펼쳐져 갯놀이를 즐기기 좋다. 선녀바 위해변은 야트막하지만 제법 야성미 넘치는 갯바위들이 해변을 메워 독특한 정취를 자 아낸다. 을왕리해변은 하얀 조개가루가 반짝이는 모래사장과 송림, 기암괴석이 아름답 게 어우러져 있다. 사이좋게 이웃한 왕산해변은 용유팔경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낙조가 눈부시기로 유명하다. 해질 무렵 해변에 내린 노을의 여운은 햇살보다도 길다. G

철길 건너, 바다 품에 안기다

‘아, 하루 쯤 푹 쉬고 싶다~’ 바쁜 일상에 묻혀 휴가는 꿈도 못 꾸고 있다면, 인천으로 가자. 인천은 푸르게 물결치는 바다 그 리고 섬을 품은 보석 같은 휴식처. 공항철도가 8월 한시적으로 운행하는 ‘글로리 피서열차’를 타면 더 가깝고 편리하게 인천의 바다로 갈 수 있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코레일공항철도

공항철도 기차타기

여름 휴가철을 맞아 코레일공항철도가 운행하는 ‘글로리 피서열차’는 지난 7월 24일 시작해 8월 15일까지 운행한다.

피서열차는 인천국제공항역에 종착하는 직통열차를 영종도 바닷가의 용유임시역까지 1일 26회 연장 운행한다. 일 반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인천국제공항역에서 피서열차에 탑승할 수 있다. 공항철도 이용승객의 경우 용유임시 역까지 연장 구간에 대한 별도의 운임은 없으며, 인천국제공항역~용유임시역 구간만 이용할 경우 1천원의 운임을 받는다. 김포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직통열차의 요금은 일반열차 요금과 동일한 3천400원이다. 코레일공항철 도는 이와 함께 10월 31일까지 매주 주말마다 용유임시역까지 연장 운행하는 ‘그린 에코 트레인’을 운행하고 있다.

한편 공항철도는 2단계 공사를 완료하는 2010년 말에 김포공항~디지털미디어시티~홍대입구~공덕~서울역까지 연 장 운행한다. 현재 시운전 중이다.

 글로리 피서열차 운행 시각 (8월 15일까지 매일)

김포공항역(07:38~19:38) 매시 38분 → 인천국제공항역(08:08~20:08) → 용유임시역(08:16~20:16)

용유임시역(08:48~20:48) 매시 48분 → 인천국제공항역(08:56~20:56) → 김포공항역(09:28~21:28)

 그린 에코 트레인 운행 시각 (10월 31일까지 매주 주말)

김포공항역(07:38~18:38) → 용유임시역(08:16~19:16)

용유임시역(08:48~19:48) → 김포공항역(09:28~20:28)

문의 코레일공항철도 745-778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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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 인천여행

인천을 걷다, 기나긴 여운으로 남다

떠나고 싶으나 떠날 수 없는 현실을 탓하지 말라. 가까이에 인천이 있지 않은가. 인천은 과거와 미래가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도시다. 상상 속 미래를 눈앞에 펼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나라 개화기와 근대화 산업발전을 이 끌어 온 역사가 묵묵히 배어 있다. 구석구석 녹아든 역사와 삶의 흔적을 좇아, 인천으로 간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지하철 1호선, 철컹거리는 리듬 따라 차창 밖 풍경이 느리게 스쳐지 나간다. 사람들의 표정에도 여유가 흐른다. 자리에 앉아 책장을 넘 기다보니 어느새 인천. 일상의 무료함을 씻어줄 새로운 세상이 시작 된다.

인천역에서 내려 중국식 전통 대문 패루(牌樓)에 들어서면 차이나타 운이다. 황금빛 용이 솟구쳐 오르는 기둥, 그 사이 빛나는 홍등, 춘장 냄새와 차(茶)향이 뒤섞인 독특한 향취…. 거리 곳곳에 중국 특유의 문화가 짙게 배어 있다.

북성동사무소 사이에 난 작은 골목에서 자장면이 태어났다. 공화춘

(共和春)은 100여 년 전 우리나라 자장면의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한 때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미식가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근대문화재 제246호로 지정된 공화춘은 현재 자장면박물관 으로 거듭나기 위해 공사가 한창이다. 멈추어진 시간 속에 변화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09:00

길 하나 사이로 중국에서 일본으로 간다. 인천개항장 근대 건축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일본 제18은행을 비롯해 제 1은행, 58은행은 일본이 금융을 장악했던 당시의 상황을 보 여준다. 일본인들의 집단 거주지였던 중구청 앞길에 있는 일본식 거리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고스란히 읊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100여 년 전에 지어진 창고와 공장 등을 리모델링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1890년대에 지어진 시 등록문화재 248호 일본우선주식회사를 비롯해 1930~40년 대에 지어진 13개 건물을 하나로 연결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예술 창작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역사 속에서 피어난 예술의 꽃은 그 향기가 더 깊고 풍부하다.

대에 지어진 13개 건물을 하나로 연결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예술

10:00

(5)

신포시장에서 지하도를 건너면 답동성당이다. 답동성당은 1890년 대에 세워진 성당 가운데 가장 오래된 서양식 근대 건축물 중 하나 로, 로마네스크양식의 웅장하고 화려한 자태가 돋보인다.

개항로를 따라 걷다가 경인선 다리를 지나면 배다리가 나온다. 개 항 직후 외국인들이 산 좋고 물 좋은 인천항과 응봉산 부근에 터를 잡으면서 한국인들은 배다리에서 삶을 꾸려야 했다. 이제껏 일본 과 중국, 서양을 넘나들었다면 여기부터는 오로지 한국이다. 배다

리에 이르자 사람 사는 냄새가 흠씬 풍긴다. 지금은 스페이스 빔이라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옛 인천양조 장, 오래된 의상실, 문구점 등 곳곳에 서민들의 삶이 끈적하게 녹아 있다. 특히 배다리는 1950~60년대 헌책방 거리로 유명했다. 인천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람냄새 종이냄새 짙게 배인 배다리에 얽힌 추억이 있을 것이다.

동인천역에 다다르니 해거름에 세상이 검기울어 간다. 현대적 풍경 속의 더디고 오래된 풍경을 좇았던 하루.

오래도록 사그러지지 않을 여운을 마음에 담고 전철에 오른다.

G

15:00

한낮이 기울고 허기가 느껴질 쯤, 생각나는 것은 바로 자장면이다. 차이나타운 거리에는 저마다의 풍미를 자랑하는 요리집 20여 곳이 줄지어 있다. 자금성은 공화춘 주방장 출신인 아버지에게서 가업을 이어 받은 화교 손덕준 씨가 운영하는 요리집이다. 시에서 지정한 향 토음식 지정업소로 특히 자장면 맛이 일품. 해산물, 육류, 야채 등 10가지 재료와 춘장이 어

우러져 입안을 황홀경으로 이끈다.

이 골목은 주말이면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다. 특히 중국 전통혼례행 사와 사자춤, 중국농악 등이 펼쳐지는 차이나타운거리예술제는 차이

나타운을 차이나타운답게 만들며 잊지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언덕을 올라 오른편으로 가면 중국식 사찰 의선당이 나온다. 나즈막 한 노란 벽에 둘러싸인 의선당은 관음보살과 삼국지에 나오는 관운

장을 모시고 있다. 옛날에는 중국무술을 연마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일본인과 중국인들의 세상이었다면, 자유공원이 있는 응봉산 일대는 서 구인들을 위한 공동조계지였다. 그런 이유로 한국과 서구의 문화가 어우러진 이 색적인 풍경이 곳곳에 스며 있다.

자유공원은 1888년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다. 서울 파고다공원보 다 8년이나 앞섰다. 이 공원의 원래 이름은 각국공원으로 공동조계지 안에 살던 외국인들이 모여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광복 이후에는 만국공원으로 불리다 1957년 맥아더장군의 동상을 세우면서는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바다와 항구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자유공원은 시민들의 휴식처로 오랜 사랑을 받았 다. 요즘에는 매주 토요일 상설공연을 열어 찾는 이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자유공원광장에서 남쪽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제물포구락부다.

1901년 세워진 제물포구락부는 1913년까지 서양인들이 무도회 를 열고 스포츠도 즐기던 친목의 장이었다. 현재는 스토리텔링 박물관으로 새 단장을 하였다. 곁에는 인천시역사자료관이 사 이좋게 이웃하고 있다. 이 곳은 원래 일본인 사업가가 살던 집 으로 해방 후에 사교장으로 쓰였으며, 1960년대 중반 인천시가 매입해 시장의 공관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전통미가 깃든 한옥 과 잘 가꿔진 정원, 바다가 보이는 뛰어난 전망을 품고 있어 촬 영지로도 인기가 좋다.

자유공원2길로 내려가면 담쟁이 넝쿨에 뒤덮인 예쁜 돌문이 나온다. 영화나 드라마 속 에서 많이 본 낯익은 풍경이다. 이 문은 일본조계지에서 뚫은 터널로, 일본 사람들은 아 나몽(穴門)이라 불렀고 인천사람들은 무지개를 닮았다하여 홍예문(虹霓門)이라 일렀다.

17:00

13:00

다시 차이나타운. 공자상이 굽어보고 있는 돌층계를 경계로 오 른편이 청국조계지고 왼편이 일본조계지다. 이렇듯 걸어서 나 라와 나라를 넘나드는 것은 인천이기에 누릴 수 있는 여행의 묘미다.

계단 옆에는 오래된 중국가옥이 있다. 녹색 페인트칠이 군데군 데 벗겨져진 2층 목조건물에 기나 긴 세월의 흔적이 서려있다.

계단을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우리나라 최초의 화교학교인

중산(中山)학교가 나온다. 이 곳은 원래 구한말 청국 영사관이 있던 자리로 1902년 화교 아이들 의 배움터가 되었다. 황금빛 전통문양이 새겨진 붉은 문과 담에 그려진 삼국지 벽화에서 중국 색이 강하게 전해진다.

12:00

18:30

20:00

홍예문에서 신포동 쪽으로 내려가면 내동 성공회성당이 나온다. 이 성당은 우리나라 최초로 세워진 성공회성당으로, 미국인 내과의사인 랜디스가 근처에 성 누가병원을 세워 의료선교

를 펼치기도 했다. 화강암 외벽의 중세풍 건물에 한국 전통의 처마양식이 가미되어 멋스럽다. 연꽃 문양의 십자가도 눈길을 끈다.

성공회성당에서 내려가면 신포시장이다. 신포시장은 개항기 당시 일본인과 중국 인, 서양인에게 고급 채소를 파는 푸성귀전에서 시작되었다. 우리에게는 쫄면의 고향이자 신포우리만두의 본점이 있는 곳으로 친숙하다. 닭강정으로도 잘 알려 져 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물엿에 고추기름이 들어간 매운 소스를 버무리

고 그 위에 땅콩가루를 살살 뿌린 닭강정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우러져 입안을 황홀경으로 이끈다.

이 골목은 주말이면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다. 특히 중국 전통혼례행 사와 사자춤, 중국농악 등이 펼쳐지는 차이나타운거리예술제는 차이

나타운을 차이나타운답게 만들며 잊지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언덕을 올라 오른편으로 가면 중국식 사찰 의선당이 나온다. 나즈막

(6)

복래춘 쉬필 라움

인천근대 박물관

인천역 도착 → 제1패루 → 구)공화춘 → 해안천주교성당 → 한중원쉼터 → 한중문화관 → 인천아트플랫폼 → 대불호텔터 → 구)일본제1은행 →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 관 구)일본제18은행 → 구)일본제58은행 → 중구청 앞 역사문화의 거리 → 중국식가옥 → 청일조계지계단 → 중산학교 → 삼국지벽화거리→ 차이나타운거리 → 의선당 → 제3패루 → 한미수교100주년기념탑 → 자유공원 → 제물포구락부 → 인천시역사자료관 → 홍예문 → 내동 성공회성당 → 신포시장 → 답동성당 → 배다리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인천을 여행해요

새로운 친구들과 인연을 맺고 함께 길을 떠나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중 구청에서는 문화관광해설사가 함께하는 도보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에서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1시간, 2시간 코스로 차이나타운, 자유공원, 신포동쇼핑타운 등 중구 일대를 둘러볼 수 있다. 문의는 중구 관광진흥과 (760-7820, cafe.daum.net/inmunkwan)로 하며 관람을 희망하는 날의 3~7일 전에 신 청한다. 또 인천관광공사는 월미달빛누리 상품으로 과거, 현재, 미래가 있는 인천여 행을 선보이고 있다.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개항장 일대,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컴 팩스마트시티, 인천대교, 을왕리해수욕장을 돌아보는 코스로 매주 토요일에 진행한 다. 요금은 9천900원. 롯데관광(1577-3700)으로 문의한다.

원조 신포닭강정 25년 전통의 신포닭강정집. 매콤 달콤한 맛이 그 만이고, 양도 푸짐하다. 그 때문에 주 말이나 퇴근 후 시간이면 닭을 사려 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진풍경을 연출한다. 30분, 1시간 쯤 기다리는 것은 입안의 행복을 생각하면 일도 아니다. 문의762-5800

아벨서점 배다리철교를 지나자 마자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헌책 방거리. 아벨서점은 17년 째 책방골

목 한 켠을 지키고 있는 배다리 터줏 대감이다. 세월의 곱절이 자욱이 쌓인

책 5만여 권이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 리고 있다. 문의764-8160

밥 아저씨 카페, Fog city 밖에서 보았을 때는 일반 식당 같은데, 들어가 보니 바 형태의 아담한 카페다. 주인 로 버트 와이머 씨는 1976년 부평에서 미 군으로 근무한 것이 인연이 되어 지난 해에 이곳에 카페를 열었다. 아내도 한 국인으로 인천에서 만났다. 캘리포니 아산 와인과 스테이크를 비롯해 피자, 파스타 등을 음미할 수 있으며, 주말에는 샴페인 브런치를 예약 받는 다. 대불호텔터 길 건너 맞은 편에 있다. 문의766-9024

복래춘 100년 전통을 이어 온 중국 과자점으로 화교학교 정문 앞 에 있다. 매일 구워내는 따듯한 공갈 빵과 잣, 호두, 땅콩 등이 버무려진 월병이 맛나다. 현재는 화교 2세가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문의772-3520 쉬필라움 독일어로 놀이터라는

뜻의 이름을 내 건 단칸방 크기의 작은 갤러리로, 인천작가들의 전시가 열린 다. 청일조계지 경계계단을 올라 삼국 지벽화거리 들머리에 있다. 최근 집 나 간 강아지를 찾는 과정을 통해 세상을 향한 열린 시각을 이야기하는 전시 프 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 더, 쉬

필라움 옆 계단에 서면 인천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숨이 뻥 뚫리는 듯 하다.

문의070-7520-9516(cafe.naver.com/spielraum)

인천아트플랫폼 8월, 9월 넷째 주 토요일에 시민들과 문화예술을 공 유하는 ‘플랫폼 데이’를 연다. 오후 3시 부터 7시까지 플랫폼 일대에서 연극, 클래식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또 29일까지 기획전시 ‘인터뷰전’을 열고, 21일부터 24일까지 영어뮤지컬 ‘헤어 스프레이’를 공연한다. 문의760-1005

차이나타운 거리예술제 오는 10 월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 차이나타운 일원에서 열 린다. 중국 전통혼례행사, 사자춤, 중국 농악 등을 펼치며 차이나타운을 화려 하게 물들인다.

문의 중구문화원 761-2778

한중문화관 전시와 교육활동을 통해 중국과 일본을 잇는 가교 역할 을 하고 있다. 8월 14일 오후 2시부 터 3시까지 어린이뮤지컬 미녀와 야 수를 공연하고, 10일부터 20일까지 한국 채색화협회 창립초청전을 연다.

문의760-7860~5

자유공원 토요상설공연 10 월 31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 시부터 5시 40분까지 상설공연 열린다. 자장면과 쫄면 무료시식 을 비롯해 도자기 페인팅, 사진촬 영 등 체험행사가 열리고, 국악, 힙 합, 아카펠라 등 다양한 장르의 공 연이 펼쳐진다.

문의(사)인천예총 873-5551

열린다. 자장면과 쫄면 무료시식 을 비롯해 도자기 페인팅, 사진촬 영 등 체험행사가 열리고, 국악, 힙 합, 아카펠라 등 다양한 장르의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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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uM >

인천근대박물관

옛 인천물건

‘보물’이 되었네

지금은 볼 수 없는 진귀한 생활물건들이 전시된 ‘인 천근대박물관’(관장 최웅규)이 인천의 살아있는 문 화공간 차이나타운에 8월 13일 문을 연다. 일찍이 버려졌거나 쓸모없는 물건으로 여겨져 없어진 물건 들이 이곳에선 오롯이 살아서 사람들에게 그 시대의 생활상을 말하고, 역사를 전하며 당시의 추억을 회 상하게 만든다. 인천근대박물관은 생활자료 수집전 문가 최웅규 관장이 40여 년간 수집해온 수 만점의 생활자료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엄선한 1천여 점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글 이용남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박물관에는 역사성과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를 품고 있는 생활 자료들이 가득하다. 구한말 외국선교사나 영국소설 ‘괴도 루팡’

의 주인공이 썼음직한 속 깊은 까만모자, 100년 전 일본에서 만 든 치약과 칫솔, 비누와 비누갑, 1885년 제조된 영국제 망원경, 유럽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대포알 모양의 역기, 1884년 갑신정변 이후 세워진 우정총국에서 처음발행 한 한국최초의 5종세트 우표, 나팔모양 스피커를 갖춘 진공관 라디오 등 진귀 한 물건들이 그득해 구경하는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1950, 60년대 중국집 공화춘에서 사용했던 젓가락, 중국자장 항아리, 중국옷 등 자장면과 함께한 화교들의 생활물품도 재미 있는 볼거리다.

인천의 역사와 대표성을 가진 희귀 물품도 만나 볼 수 있다. 대 한성냥공장, 인천성냥공업주식회사 등 성냥은 한때 인천을 대 표하는 말이었다. 인천성냥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니까 마포 성냥공장에서 만든 성냥 상표에 ‘인천’을 넣을 정도로 인천성냥 은 알아줬다. 박물관 2층엔 성냥관련 다양한 자료들을 모아놓 았다.

최 관장은 40년간 생활자료만 수집해왔다. 처음엔 골동품을 주 로 수집했는데 워낙 비싸 형편에 맞지 않았고, 소유하는 욕구 를 충족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쉽게 모으고 즐길 수 있는 생활 자료로 테마를 바꿨다. 35년전 서울의 인사동에서 헌 교과서들 이 천대받고 없어지는 것을 보고 교과서를 수집한 것이 생활자 료 첫 수집이었고 그 후 태극기, 도시락 등에 이어 1970년대 말 부터 인천관련 생활자료들을 모았다. 인천과 관련이 있는 물건 들은 보이는 데로 무조건 수집을 했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일화는 삼양라면 봉지와 인천에서 생산된 ‘스타사 이다’ 상표를 구하게 된 사연이다. 삼양라면 봉지는 충청도의 한 할머니가 집에 씨앗봉지로 쓰던 것을 얻게됐는데 1964년 제 조마크가 찍힌 제품의 봉지였다. 최 관장은 우리나라에서 생산 된 각종 라면제품 봉지 500여 종을 갖고 있다. 50년대 제조된 스타사이다 상표는 헌책방에서 산 책안에서 우연히 발견한 행 운의 선물이었다.

최관장의 생활자료 수집분야 전문성은 국가도 인정했다. 2008 년부터 분당에 있는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에 삐라, 전단 등의 생활자료 100여 점을 전시한 최용규 자료관이 운영되고 있다.

최관장은 “앞으로 인천근대박물관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우리의 옛 생활, 역사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과거나 어린시절을 추억하고 회상하는 추억의 장소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G

★ 인천의 물건 베스트 5

★ 성냥

성냥의 시발점은 인천. 1920년대 동구 금곡동 일대 성 냥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인천하면 ‘성냥’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한때 인천의 성냥이 유명세를 떨쳤다.

1920년대 생산된 봉황표, 행복표 등의 성냥에서부터 다방, 술집, 중국집의 광고문안이 들어간 성냥, ‘오인천’

등 인천의 지명이 들어간 성냥, 선물용 성냥, 외국에서 들어온 성냥 등 다양한 성냥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 세창양행 바늘, 바늘케이스

구한말 한국에서 무역을 하던 독일 무역회사인 세창양 행은 바늘, 면도칼, 물감 등의 약품과 생필품, 화약판매 업, 은행업, 광산업, 해운업까지 진출하여 위세를 떨쳤다.

세창양행에서 만든 바늘은 견고하고 단단해 당시 주부 들 사이에 많았던 제품이다.

★ 영국 장식장

영국식 문양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장식장. 구한말 때 영국에서 이 장식장을 흥선대원군과 인천영사관에 각 각 두 개 보냈는데 여기에 있는 것은 인천영사관에서 사용했던 것이다. 100년 전의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흠 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기품이 있다.

★ 송덕비

현대적 의미의 송덕비이다. 1965년에 만들어진 이 송 덕비는 인천에서 유명했던 미림극장 사장이 비탈진 언 덕에 살아 비나 눈이 오면 보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 던 송림동 주민들을 위해 사비로 계단을 만들어 준 것 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만들었다.

★ 쌀포대

1920~30년대 인천에서 사용됐던 쌀포대. 하얀색 광목 으로 만들어진 쌀포대 겉면엔 정미소의 이름이 커다랗게 인쇄되어 있어 쌀이 조선인 정미소에서 도정됐는지, 일 본사람이 운영하는 정미소에서 도정됐는지 알 수 있다.

박물관 가는 길

인천근대박물관은 차이나타운 중국인학교 정문 앞에 자리하고 있다. 2층으로 구성된 박물관은 문을 열고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세계로 여행하는 느낌을 갖게 한 다. 별천지로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환상여행이라고나 할까.

박물관은 8월 13일 문을 열며, 관람료는 어른 3천원, 어린이 2천원.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휴일없이 운영한다.

(cafe.daum.net/modernmus, 764-1988, 019-429-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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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heon Life >

실버농장

텃밭에서 키우는 건 행복과 건강

빠~알간 토마토가 향긋한 내음을 풍기며 탐스럽게 익어가 고, 어르신들의 구슬땀이 상추도 키우고, 고추도 열매 맺게 하는 곳. 남동구 수산동에 위치한 ‘실버농장’이다. 남동구 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건강한 어르신 중 농사에 관심도 있고, 수확의 기쁨을 만끽할 줄 아는 어르신 220명을 선발 해 지난 5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글 이용남 본지편집위원 사진 홍승훈 자유사진가

실버농장은 갖가지 채소의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어르신들이 심어놓은 채소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상추, 고추, 가지, 토마토, 아욱, 파, 깻잎, 쑥갓 등 자신들의 개성과 입맛에 맞는 채소들을 정성 껏 심어놓았다.

집집마다 다르게 조성해 놓은 텃밭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텃밭을 보면 이곳을 운영하는 어르신의 성격과 정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텃밭을 네 등분 해 앞쪽은 보라색 가지가 소담스럽게 자라고 있고, 그 다음은 지지대를 타고 싱싱하게 자란 고추, 그 다음은 파란 파가 싱그럽게 하늘을 향해 푸른 순을 쭉쭉 올리고 있다. 이어 마지막 한 등분은 완숙된 빨간색 토마토와 아직은 덜 익은 푸른색의 토마토가 무게를 못이기고 땅밑으로 주저앉아 주인의 손길만을 기다리고 있 다. 또 어떤 텃밭은 몽땅 고추만을 심어 윤기가 반질반질 도는 예쁜 고추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또 다른 밭은 잎이 푸릇푸릇 깨끗 한 깻잎 텃밭, 주인이 정성을 다한 그대로 깻잎이 크고 싱싱하다.

6평의 텃밭에 가지, 상추, 고추, 아욱 등을 심어 필요한 만큼 따다 반 찬으로 해먹고 주변의 이웃과도 나눠먹는다는 권기특 할아버지(77, 남동구 수산동)는 “이틀에 한번씩 아침이나 저녁에 나와 풀도 뽑고, 물도 주면서 텃밭을 가꾸고 있다”며 “요즘같은 때는 채소가 금방금 방 자라 우리집 식구 세 명이 먹기엔 너무 많다”고 말한다.

권 할아버지는 따다 놓은 채소를 딸네도 주고, 이웃 사촌들과도 나

눠먹어 채소덕분에 이웃과도 사이가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자랑한 다. 그는 지금 심어놓은 채소는 조만간 걷어내고, 9월부터는 김장배 추, 무를 심어 여기서 재배한 유기농 채소로 김장을 담가 먹을 생각 이라고 한다.

6평의 텃밭에 고추 100주를 심었다는 한 할머니(73)는 “고추가 아주 깨끗하고 예쁘게 잘 자랐다”며 자신의 농사짓는 솜씨를 뽐냈다.

이곳에서 텃밭농사를 짓고 있는 어르신들은 모두 한결같이 “우선 반찬값이 덜 들고, 유농이다 보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고 말한다.

실버농장에서는 농약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또 무료한 시간이 많은데 여기에 나와 일하면서 땀도 흘리고 농사 도 지으면서 수확한 것을 집에 가져오니까 가족들이 너무 좋아한다 며 내년에도 농사를 계속 지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한다.

어르신들에게 소일거리를 제공하고, 건강한 노년을 돕는 실버농장 의 인기가 높다. 대기자만 아직도 20명이 넘는다. 올해는 남동구 수 산동 7천70㎡ 규모로만 운영하지만 내년부터는 텃밭을 운영하고 싶 어하는 어르신들의 수요를 고려, 연수구 선학동, 서구 경서동, 서구 병방동 등으로 점차 실버농장을 늘려나갈 나갈 계획이다.

시 노인복지과 이호준 씨는 “어르신들이 텃밭을 가꾸면서 더 건강하 게 노년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면서 “텃밭농사를 지은 분 들 중엔 내년에도 할 수 없냐며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장소를 늘 려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좋은 기회를 드릴 계획”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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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위한 또다른 골든정책

우리시의 2010년 노인복지 방향은 ‘건강한 노인, 든든한 노후, 활기간 여가’로 정하 고 그에 맞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복지정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노인 복지정책을 소개한다.

●일자리 늘려요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를 늘린다. 2009년 200개 분야 1만1천명에서 올해는 230개 분야 1만3천명으로 확대된다. 주로 아이돌보미, 다문화가족 지원사업, 전통문화보급 사업, 방과 후 교실, 지하철 자전거 보관관리 등 어르신들의 보살핌이 필요한 곳이다.

●경제적 어려움 덜어 드려요

홀로사는 노인들을 위한 기초노령연금 지원이 확대된다. 2009년 15만여 명 선에서 올해는 17만명 정도로 2만여 명의 더 많은 어르신들이 기초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어려운 노인 돌보미 사업

가족없이 홀로살거나 거동이 힘든 어르신들을 위해 찾아가는 복지정책이 실시된다.

노-노 홈케어, 결식노인 무료급식, 저소득 재가노인 식사배달, 노인돌보미 바우처 지 원, 독거노인 생활지도사 파견사업 등을 통해 어려우신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사는 재미를 드려요

노인들의 여가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경로당에 여가문화 보급사업을 811여 개소 확대하고, 3월 개관한 노인종합문화회관은 기존의 문화회관과는 달리 노인문 화시설과 체육시설을 결합한 노인문화 보급의 메카로 특화시켜 다양하면서도 고품 격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도와요

시는 노인요양시설을 계속 확충 하고 있다. 재가시설 554개소, 요양시설은 190개소 로 작년대비 77개소가 증가한 상태다.

문의 시 노인복지과 440-28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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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디든 가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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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 교동도

유배지의 섬…

그래서 아직 순수하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서해와 남해에 있는 섬 10곳을 선정해 ‘명품 섬’으로 탈바꿈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에서는 강화군 교 동도와 옹진군 이작도가 선정되었다. 이들 섬에는 내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총 250억원의 국비(200억원)와 지방비(50 억원)가 투입돼 섬의 경관과 풍부한 보유자원을 활용한 특성화 사업을 벌이게 된다.

글·사진 유동현 본지 편집장

무너진 영화, 교동읍성

교동도는 품고 있는 역사와 경관을 볼 때 이미 명품 섬의 반열에 서 있다.

빼어난 아름다움을 품고 있으면서도 그저 무심히 자기 자리만 지켜왔을 뿐이다.

교동도는 강화군 섬 중에서 강화본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서해와 예성강, 임진강 그리고 한강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로 사람과 물자가 모여든 곳이 었다. 특히 고려시대에는 수도 개경 과 가깝고 중국을 오가는 바닷길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지 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섬이 다.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갈라지면서 교 동도의 북부 해안선은 이제 휴전선의 남방한계선이 되었다. 민통선(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에 있는 섬이기 때문 에 해병대의 출입통제를 받는다. 출

입이 편치 않아 외면 받았던 땅. 그 불편함과 통제의 사슬은 개발의 손길까지 막아줌으로써 자연의 순수함과 농촌의 순박함을 그대로 남 겨놓게 했다.

도호부와 수영(水營) 등 굵직굵직한 행정기관이 설치됐던 교동도에 는 그때의 영화를 말해주는 잔재가 아직도 남아있다. 대표적인 흔적 은 교동읍성. 읍성은 읍내리 577번지 일대에 있다. 이 읍성은 교동이 도호부로 승격되고 경기수영이 옮겨오면서 축조된 것으로 전해진다.

둘레는 305m이며 높이는 약 2.4m로 동, 남, 북 세 곳에 각각 성문을 설치했다.

읍성은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했다. 동문과 북문은 언제 무너져 내렸는지 알 수 없고 남문은 1921년 때의 세찬 폭풍우로 문루가 없어 졌다. 현재는 무지개 형태의 홍예문만이 달랑 남아있다. 문 안 바로 앞에 양옥집이 자리하고 있어 언뜻 보면 홍예문이 마치 이 집의 문처 럼 보일 정도로 초라하다. 안쪽 벽에는 ‘南樓(남루)’ 바깥벽에는 ‘三道 統門(삼도통문)’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그나마 남아있는 성곽은 민가의 담장으로 쓰이고 있거나 잡초에 묻혀있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공자상 가장 먼저 안치한 향교 교동도에는 우리나라 향교 가운데 가장 먼저 공자상을 중국으로부터 가져다 봉 안한 유서 깊은 향교가 있다. 고려 충렬 왕(1286년) 때 유학자 안유(안향)는 원 나라에 갔다오는 길에 이곳에 닻을 내 려 공자의 화상을 교동향교에 모셨다.

왜 안유는 이 향교에 처음 공자상을 봉 헌했을까. 옛날에 교동도는 중국을 오 가는 바다 길목에 있어 대부분의 배들 은 이곳을 거쳐 갔다. 안유 역시 중국에 서 돌아올 때 교동도를 거쳐야만 했는 데 이 향교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을 것이다. 향교는 섬의 주 봉우리 격인 화 개산(해발 259m) 남쪽 기슭에 자리 잡 고 있다.

향교로 오르는 오솔길 초입에 다다르면 읍내리 비석군을 만날 수 있다. 이 지역 의 목민관인 수군절도사, 도호부사 등의 공덕과 선정을 새겨놓은 33기의 비석을 한데 모아놓은 곳이다. 비석군을 뒤로하고 향교에 이르면 붉은 홍살 문과 하마비(下馬碑)가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향교는 대성전을 비 롯한 오밀조밀한 부속건물들이 주위의 경관과 함께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영화세트장 같은 대룡시장

막상 교동도에 들어오면 섬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사 방에 넓은 논과 밭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섬 대부분이 간석지로 조성된 교동도는 ‘교동에서 풍년이 들면 교동사람들은 13년을 먹고, 강화 전체 사람들은 3년을 먹고 남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옥한 토질을 자랑한다. 몽골군에 대한 항쟁이 장기간 가능했던 이유도 이 처럼 풍족한 농사가 뒷받침됐을 것이라는 풀이다.

교동도에서 제일 높은 화개산(260m)을 오른다. 화개산은 조선 명종 때 쌓은 석성이 있다. 성곽의 돌들은 70년대 새마을운동을 하면서 마 을에서 도로를 만들 때 사용하고 지금은 정상에 일부만 남아 있다.

면사무소 쪽 뒤편에서 정상으로 가는 중턱에는 연산군이 귀양왔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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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터가 있다. 연산군은 이곳에서 3개월 넘게 위리안치(圍籬安 置) 당하다가 역질에 걸려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그 터에는 유배지 였음을 알리는 비석 하나가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교동은 연산군뿐 만 아니라 안평대군, 광해군, 임해군 등 조선시대 폐군과 종친의 유배 지로 자주 활용됐다. 급한 바다 물살이 길을 막아 외부인과의 접촉을 차단할 수 있고 한양과 가까워 유배인들에 대한 정보가 쉽사리 전달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컸기 때문이다. 봉수대와 화개사로 이어지는 등 산로는 동쪽으로는 강화도, 서쪽으로는 볼음도, 남쪽으로는 석모도, 북쪽으로는 연백군이 훤히 보이는 아름다운 둘레길을 형성하고 있었

다.

요즘 교동도에서 외지인의 방문이 가장 빈 번한 곳은 대룡시장이다. 시간이 멈춘 듯한 1950~60년대 영화세트장 같은 이 시장이 얼마 전에 TV 프로그램 1박2일에 소개되었

기 때문이다. 총 길이가 200m가 채 되 지 않는 좁은 시장통에는 이발관,

장의사, 약방, 다방 그리고 시계수

리점 등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6.25 사변 때 황해도에서 건너 온 피란민들이 천막을 치고 장사를 하 던 골목인데 전쟁이 끝나고 군에서 무상으로 지원해 준 나무와 합판 을 사용해 주춧대를 놓고 가게를 지었다고 한다.

요즘 교동도는 변화의 거대한 물살 앞에 섰다. 조력발전소와 연륙교 공사가 계획되었거나 진행되고 있다. 발전소와 다리가 완공되면 섬 은 어쩔 수 없이 손때를 타게 된다. ‘유배지의 섬’ 교동이 어떤 모습으 로 변할지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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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강화대교를 건너서 읍을 지나 송해면으로 향한다. 하점초등학교와 하점면사무소를 지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창후리 방향으로 달리면 선착장(933-4268)이 나온다. 교 동도 가는 배는 수시로 있다. 선착장에 해병대 초소가 있는데 신고서를 간단하게 기 재하면 별 어려움 없이 배를 탈 수 있다. 요금(편도)은 일반 1천5백원이며, 승용차는 1만5천원(운전자 포함)이다.

석모도로 가기위해 외포리에서 배를 탄다. 해풍보다 먼저 부는 것 이 갈매기들의 날개짓 바람이다. 갈매기들은 스크루를 돌리기 전에 뱃전으로 날아와 곡예비행을 보여준다. 순전히 새우깡을 얻어먹기 위해서다. 선착장에 내리면 길이 양 갈래로 나 있다. 이 섬은 테마가 많은 섬이다. 어느 길을 택하든 섬 한바퀴를 돌며 모두 만나게 된다.

고깃배가 닻을 내려놓고 있는 어류정항은 바다쪽으로 쑥 뻗은 지형 때문에 서해에서는 드물게 해돋이를 볼 수 있다. 민머루해수욕장은 모래 해변의 모습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지만 오히려 광활한 갯벌 평원에 가깝다. 아쉬운 대로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장구너머포구 언 덕에 오르면 먼바다까지 시야가 뚫린다. 높은 곳에서

보면 장구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보문사는 석모도의 허리께에 자리 잡고 있다. 일주문 에서 절 마당까지의 가파른 오르막이 만만치 않다. 가 쁜 숨은 사찰에 오르기 전에 이미 세상의 것을 모두 토 해내라고 하는 듯 하다. 대웅전을 지나쳐 400개의 돌계 단을 딛고 서면 눈썹바위의 마애석불 앞에 다다른다.

여기서 보는 바다는 가히 일품이다. 소송도, 대송도 그 너머로 주문도, 볼음도가 눈에 들어온다.

주문도는 석모도 너머에 있는 자그마한 섬이다. 주문 도 가는 배는 완행이다. 바로 직행하지 않고 볼음도, 아 차도를 들렀다가 간다. 세 섬 사이에 갇힌 바다는 호수 처럼 고요하다.

주문도에는 대빈창, 뒷장술, 앞장술 등 구수한 발음의 해수욕장이 있다. 대빈창해수욕장은 조선시대에 중국 사신을 영접한 대변청이 있던 곳이다. 물 가까운 쪽은 모래밭, 그 위쪽은 몽돌밭으로 돼 있는 해변이다. 해수 욕장을 둘러 친 소나무 숲이 일품이다. 뒷장술해수욕 장은 고운 모래사장이 1.5㎞ 정도 펼쳐져 있다. 물이 완 전히 빠지면 2㎞가량 떨어진 분점도(분지도)까지 걸어 갈 수 있을 만큼 망망 갯벌이 펼쳐진다. 상합, 가무락, 틈부락이라 불리는 조개들이 지천이다.

뒷장술이 있으니 앞장술도 있다. 앞장술해수욕장은 사 시사철 섬 특유의 한적함에 흠뻑 빠질 수 있다. 갈매기 조차 숨을 죽인 그 바다에서는 아련하게 해조음을 들 을 수 있다.

섬 중앙에는 1902년에 세워진 서도중앙교회가 있다.

이 전통 한옥교회는 황해도 해주에서 목재와 기와를 날라다가 지었 다고 한다. 주문도에 와서 이 교회 하나만 보고 가도 섬 기행의 즐거 움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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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석모도와 주문도는 외포리 선착장에서 삼보해운(932-5007)을 이용한다. 석모도는 수시 로 배가 다니고 주문도는 하루 두 차례 정기선이 운항하는데 휴가철에는 최대 6회까지 수시 운항하기 때문에 미리 전화로 문의하는 편이 좋다.

도시의 가쁜 숨, 그곳에 내려놓다

강화도의 형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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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 & 주문도

주문도

석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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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동

의 닻 내린

사람만 표정이 있는 게 아니다. 도시도 표정이 있다. 동구 화수동은 느린 것을 부끄럽고 쓸모없는 것으로 조롱하는 세 상 속에서 여전히 아날로그식 표정을 짓 고 있는 동네다. 바닷물이 넘어 들어 왔 다고 해서 무네미라고 불렸던 이곳은 한 때 바다에서 건져 올린 온갖 생물로 인 천에 젖을 물렸다. 인천의 미래 조감도 와 청사진에서도 비껴나 있는 덕분에 어 느 때 가도 냄새와 소리로 인천인의 몸 속에 체득된 강렬한 추억을 이끌어내는 몇 남지 않은 곳이다.

글 유동현 본지 편집장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화수부두

화도진중학교

민들레국수집

일꾼교회

쌍우물

동일방직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인프라코어

화도진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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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TiTLe

구라 같은 이야기, 민들레국수집

요즘 화수동이 뜨고 있다. 국수집 하나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화수동 언덕배기에 자리 잡 은 ‘민들레 국수집’은 국수 맛 때문에 뜬 집이 아니다. 그곳은 주리고 배고픈 자들을 위해 하늘창고

에서 식재료를 꺼내 천상의 식탁을 차려낸다.

2003년 만우절(4월1일)에 문을 연 ‘민들레 국수집’은 거짓말 같은 공간이다. 거짓말 같이 문을 열 어, 공갈처럼 많은 사랑이 모여들어, 구라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믿기지 않게 7년을 버텨오 고 있다. 이곳 주인장은 서영남 씨다. 그는 25년 동안 가톨릭 수사(修士)로 지냈다. 소외되고 가

난한 이들 속으로 더 깊게 들어가기 위해 수사복을 벗어 던졌다.

“이곳에서는 줄을 서지 않습니다. 무조건 가장 많이 굶은 사람이 먼저 먹습니다.” 노숙인이나 배고픈 사람들은 모두 세상의 줄서기 경쟁에서 밀려난 꼴찌들이다. 이곳에서나마 줄서기와

눈칫밥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서 씨의 깊은 배려가 깔려 있다.

식탁 하나 3평짜리로 시작한 가게는 24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을 만큼 18평으로 넓어졌 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찾아오는 손님은 400명에서 500명 정도. 하루 짓는 쌀만 20㎏짜리 예닐곱 포대를 풀어야 한다. 그날 이집의 식단은 계란말이, 마늘장아찌, 열무김치, 어묵조림, 미역국 등이고 후식은 수박화채다. 뷔페식으로 차려졌다.

‘민들레 국수집’에는 ‘국수’가 없다. 초기 식단은 국수였지만, 밀가루로는 ‘손님’들의 허기를 달랠 수 없어 메뉴를 변경했다. 언젠가 모든 사람들이 배고프지 않는 그날, 간식으로 국수 를 내놓을 수 있게 되길 바라며 가게 이름도 바꾸지 않고 있다. 이곳은 정부나 기업의 지원 을 받지 않는다. 집배원, 회사원, 주부 등 뜻을 함께하는 순수 개인들이 십시일반으로 후원 을 한다. 식당안의 식자재 창고에는 전국 각지의 발송지가 적힌 쌀, 고추장, 채소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중년의 남자 한 명이 검은 봉투 하나를 식탁에 슬쩍 놓고 간다. 아이스크림이 가득 담겨져 있다. “저분, 기장님이세 요” “기장님이요?” “예, 대한항공 조종사예요” 서울 등촌동에 사는 윤종원 씨는 비행이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이곳

에 와서 봉사를 한다. 5년 동안 계란말이를 만들어 이제는 계란말이 의 달인이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벽에는 8월 7일부터 11일까지의 여름휴가가 공지돼 있다. “형무소만 큼 냉기 돌고 썰렁한 데가 어디 있습니까? 또 한바퀴 돌고 와야죠” 그 는 부인 베로니카와 함께 사형수, 무기수 등 장기 수형자를 만나기 위해 진주, 순천 등을 다녀올 계획을 세웠다. 15년 동안 해 온 일이다.

국수집에서 150m쯤 떨어진 곳에 또 하나의 민들레 홀씨가 떨어졌다.

아이들을 위한 ‘민들레 꿈 어린이 밥집’이 최근에 문을 열었다. 형편 이 어려운 동네 아이들은 물론 맞벌이 등으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어울려 쉬며 밥과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36㎡의 1 층에는 식당이, 비슷한 넓이의 3층에는 공부방이 자리 잡고 있다.

민들레 씨앗은 바람에 날려 멀리 멀리 날아가고 있다. 노숙인 공동 체 ‘민들레의 집’과 ‘민들레 희망지원센터’의 문도 열었다. 화수동에서 날아 간 홀씨 하나가 인천을 점점 민들레 밭으로 만드는 작은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183번지에 떨어진 민주화 밀알 한톨

우리는 이제 동구 화수동 ‘183번지’를 기억해야 한다. 그곳은 인천도 시산업선교회가 태동한 곳이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한국의 산업 화 과정 속에 노동 운동과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의 불씨를 키워온 곳 이다. 선교회는 1961년 4월 동일방직과 한국기계공업에서 산업전도 를 시작하면서 탄생하였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선교회 측은 ‘인천 산선’이라고 부름)는 산업사회의 민주화와 평화를 위한 화해자로서 의 사명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 회원들은 ‘위장 취업’을 통해 직접 현 장에 들어가 이른바 ‘노동자 의식화’ 사업을 펼쳤다. 인천산선은 김근 태 등 유력한 민주화 운동가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화수동 주변에는 동일방직, 대우중공업(현 두산인프라코어), 이천전 기, 한국유리 등 큰 공장들이 많이 있었다. 한때 도시산업선교회는

‘도산’이라 불리었고 ‘도시산업선교회가 기업에 침투하면 그 기업은 도산한다’며 산선을 ‘빨갱이’ ‘공산당’이라고 몰아세우며 끊임없는 감 시와 무차별 탄압을 펼쳤다. 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은 화수동으로 출 근해 하루 종일 산선이 있던 골목에 진을 치곤했다.

산선의 노동자교회 자리는 이제 ‘일꾼교회’와 ‘사회복지선교회’로 바 뀌었다. 교회 현관 입구에는 70년대까지 15평짜리 초가지붕 건물이 었던 인천산선 회관의 흑백사진과 선교회를 돕던 조지 오글 목사가 미국으로 추방되는 모습의 사진들이 걸려 있다. 현재 이 교회에는 집 회 사진과 보고문서 등 도시산업선교회 활동 자료가 30여 박스 가량 보관돼 있고 동일방직 여공들이 피신해 있던 지하방 등 민주화 운동

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 고 있다.

“당시에는 교회 밖 노동의 현장, 가난의 현장에서 노 동자들과 함께하는 것이 선교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는 일꾼교회 담임 김도진 목사는 이제 동구푸드마켓 운영과 장 애인 및 저소득층 자녀교 육 등 사회복지선교회로 서의 소명을 이어가고 있 다.

이양선을 노려보던 화도진

꽝! 꽝! 꽈앙 - 고종 19년(1882) 4월 6일(양력 5월 22일), 천지를 뒤흔드 는 대포소리가 인천 앞바다에서 들려왔다. 바다에 떠 있던 미국 스와 타라함에서 21발의 축포를 쏘아댔고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조금 떨 어져 있던 청국 군함에서도 15발의 대포를 쐈다. 한미수호통상조약 이 조인된 것을 알리는 대포였다. 조약체결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화도진 언덕에서 이뤄졌다.

외국함대와 상선 등 이양선(異樣船)이 인천 앞바다에 자주 출몰하자 조선정부는 고종 16년(1879)에 강화도에서 캐 온 돌을 이용해 화도진 (花島鎭)을 구축했다. 화도진은 묘도(괭이부리)북변포대, 호구(논현 동)포대 등 인천 해안선을 빙 둘러싼 포대들을 예하부대로 둔 야전사 령부 같은 역할을 했다. 1894년 10월 말경에 폐쇄됐고 해방 전에 인 근지역이 매립되면서 완전히 그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가 지난 1988 년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화도진도’를 토대로 복원됐다. 복원 공 사를 할 당시 진지 터에는 피난민과 도시 빈민의 허름한 집이 다닥다 닥 붙어 있었다.

100여 년 전 이곳은 소나무 숲으로 뒤덮였고 바닷물이 진지 바로 밑 까지 밀려들어왔으며 제물포(현 도심지)로 통하는 한줄기 오솔길이 화도고개를 넘어갔을 뿐이라고 전해진다. 진 정문 옆에 약 20여 채의 민가가 있으며 간혹 말을 탄 병사가 총 혹은 창을 비켜들고 왕래했고 어쩌다 가마를 탄 양반들이 드나들곤 했다고 한다.

화도진 뒤쪽에는 한미수교 기념비가 사람 키 높이만큼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미국과 조약이 체결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건립된 것이 다. 그런데 조약 체결 장소는 이곳이 아니라 중구 항동 옛 영국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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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TiTLe

관 자리인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조약이 체결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는 이곳에도 표석을 세웠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화도진 언덕에 올라서면 영종도와 작약도 가 한눈에 들어왔다. 지금도 고층 아파트와 공장들로 시야가 가려지 지만 사이로 어렴풋이 바다가 보인다. 오늘도 화도진은 100년 질곡 의 역사를 품은 채 앞바다에 떠있는 ‘이양선’들을 그렇게 묵묵히 바라 보고 있다.

화도진 병사들도 길어다 먹은 쌍우물

화도진 뒤쪽 동네로 내려오면 우물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우물이야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 모든 마을의 식수를 역할을 했기 때문에 특별 할 것도 없지만 이곳에는 쌍우물이 있었다.

인천 향토지에 조차 이 우물에 대한 기록은 자세하지 않고 다만 화도 진도에 우물정(井)자(字)가 표기된 정도다. 화수동의 옛 이름인 무네 미에 있는 쌍우물은 맑고 시원해서 화도진 병사들도 길어다 마셨을 것이라는 얘기가 지역에 간혹 전해져 왔다. 두 개의 우물 중 하나는 건너편에 민가가 생기면서 없어져 버려 지금은 하나만 남은 외로운 신세가 됐다.

“물맛은 좀 짰어. 그래도 물이 잘 나와서 만석동, 송현동에서도 물지 게 지고 와서 하루종일 줄 서서 퍼갔지.” 19세 때 이 동네로 시집와서 50년 넘게 이곳에 살고 있는 한 할머니가 우물의 활약상을 전한다.

지금은 우물의 입구가 굳게 닫혀져 있는데 특이하게도 우물통에 수 도꼭지를 달아 놨다. 가끔 그 꼭지를 통해 물을 빼버릴 정도로 우물 은 여전히 원기왕성하다. 매년 10월이 되면 살아있는 이 우물 앞에서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비는 쌍우물축제가 열린다.

더 이상 비린내 나지 않는 부두

화수동을 화수동답게 했던 것은 화수부두다. 화수부두는 1960, 70년 대 연평도 조기잡이 배를 비롯해 옹진, 강화, 충청도 앞바다에서 잡 은 생선을 가득 실은 배들이 드나들던 우리나라 3대 어항이었다. 선 박의 주소지는 덕적도, 연평도 등 섬이었지만 생선을 판매하는 곳은 화수부두였고 선주들은 인근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그들은 1960 년대에 벌써 자가용을 부릴 정도로 자산가였다.

화수부두에는 수협공판장, 얼음공장, 어구상점, 식당 등이 즐비했고 새우젓 배들이 입항하는 날이면 큰길까지 비릿한 난장이 서곤 했다.

여름날 아이들은 얼음공장에서 선박으로 나르는 공중 파이프에서 떨어지는 얼음조각을 주워 먹으며 즐거워했다.

그러나 이제 화수부두는 도시의 오지(奧地)가 되었다. 문명도, 유행

도, 세인의 관심도 모두 비껴 간 안쓰러운 부두가 되었다. 옛날의 화 려한 모습은 오간데 없고 고달픈 삶의 흔적만 곳곳에 남아 있다.

이제는 부두로 가는 입구조차 쉽게 찾을 수 없다. 두산인프라코아 뒤 편에 겨우 매달려 있는 그곳은 공장과 북항 개발로 포구로서의 여백 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 선착장에는 낡고 녹슨 어선들이 갯벌에 반쯤 파묻혀 있고 부둣가에는 빛바랜 어망들과 어구들이 아무렇게나 나 뒹굴고 있다. 언제 쓰일지 모를 녹슨 닻을 쌓아놓은 닻공장도 기계소 리가 멈춰져 있다. 출항도 가뭄에 콩 나듯 하는지 경찰마크 뜯긴 선 박출입통제소는 자물쇠로 잠겨져 있다.

그나마 부두 안쪽에는 ‘서울식당’이라는 횟집이 50년 넘게 망부석처 럼 화수부두를 끝까지 지키고 있다. 이 집의 복요리는 아직도 인천에 부임해 오는 기관장들이 꼭 들러 맛볼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어 화 수부두의 존재감을 가끔 드러낸다.

공장의 거대한 옹벽 뒤로 숨어 버린 어촌 마을에는 부두와 함께 늙어 간 사람들이 힘겹게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들의 인기척이 그나마 부 두를 지키고 있는 듯 했다. “다 옛날 얘기여. 이젠 비린내 맡기도 힘 들어. 그냥 이렇게 가는 거지 뭐.” 아직도 먹을 것이 있는지 착각하고 길을 잃은 갈매기를 벗 삼아 바람을 쐬고 있는 노인은 바튼 기침과 함께 느릿한 한마디 내뱉는다.

그림자 길어진 시간, 할머니 젓가슴처럼 쪼그라든 부두를 빠져 나오 는데 어디선가 추억이 스며있는 비린내와 뱃고동이 바람에 실려 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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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인천 한류콘서트

별들의 향연에 인천이 반짝반짝

인천에 별이 쏟아진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2PM, 손담비 등 국내 정상의 스타들이 2010 인천 한류콘서트(Incheon Korean Music Wave 2010)를 통해 인천무대에 오른다. 인천 한류콘서트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인천을 알리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음악축제로 거듭난다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 더 화려하고 강렬하게, 한류콘서트 두 번째 이야기 지난해 9월 5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은 별들의 잔치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국내외에 인천을 널리 알리고자 기획된 인천 한류콘서 트(Incheon Korean Music Wave)가 열린 것이다. 출연진은 화려했으 며 관객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월드스타 비를 비롯해 슈퍼주니어, 소 녀시대, 2PM, 샤이니, 브라운아이드걸스 등 국내 정상급 뮤지션들이 한무대에 올랐고, 이들을 보기 위해 5만 여 명의 관객들이 문학경기 장으로 모여들었다.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조명 속에 너나 구분 없 이 한데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었다.

그로부터 1년, 더 화려하고 강렬해진 인천 한류콘서트의 두 번째 여 정이 시작된다. 우리시가 주최하고 HH컴퍼니가 주관하는 2010 인 천 한류콘서트는 8월 29일 오후 7시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번 콘서트 역시 내로라하는 톱스타들이 총출동한다. 국내 에서 5년 만에 앨범을 발표하는 아시아의 별 보아, 3년 만에 미니앨 범 ‘디지털 바운스(Digital bounce)’로 컴백한 세븐, 첫 정규앨범을 발 표하며 타이틀 곡 ‘I need a girl’로 음악차트 1위를 휩쓸고 있는 태양 이 무대를 빛낸다. 이와 함께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2PM, 손담비, 유 키스, 엠블랙, 애프터스쿨, SG워너비 등 K-pop을 대표하는 최정상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화려한 무대와 팬 미팅, 팬 사인회 등이 함께 열려 아시아 전역의 팬들과 언론의 관심 도 뜨겁다.

★ 인천을 알리는 K-pop 음악축제로 자리 매김

인천 한류콘서트는 단순한 별들의 잔치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K-pop 음악축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그로써 인천을 아시 아의 뮤직허브로 키우고 인천을 한류의 중심으로 만들어, 인천을 국 내외에 널리 알리겠다는 큰 뜻을 품고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HH컴퍼니의 대표 이혁재는 “국제도시 인천이 우리 문화가 해외로 진출하는 전초지가 되어야 한다. 인천 한류콘서트를 부산국제영화제 수준의 국제적인 행사로 키우겠다”는 야무진 포부 를 밝힌 바 있다.

이번 콘서트는 MBC ‘쇼! 음악중심’을 통해 녹화 방송하며, 콘서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koreanwave festival.com)를 통 해 확인할 수 있다.

눈부신 별들의 향연, 인천 한류콘서트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축 제로 성장해 인천을 널리 알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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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2010 인천 한류콘서트(Incheon Korean Music Wave 2010) 기간 8월 29일(일) 오후 7:00~9:30

장소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

출연진 보아, 세븐, 태양, 카라, 슈퍼주니어, 2PM, 소녀시대, SG워너비, 샤이니, 유키스, CNBLUE, 엠블랙, 비스트, 손담비, 애프터스쿨 등

티켓예매 ticket.gmarket.co.kr 문의 www.koreanwave festival.co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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