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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가 둔화 중인 석유와 천연가스 수요
대표적인 수입 에너지원인 석유의 경우, 1997년을 기점을 20 여 년째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은 1981년 1억 8,200만 배럴이었던 것이 1997년 8억 7,300만 배럴로 16년 만에 380% 증가하였지만, 이후 경기 상황에 따라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여 2014년 원유 수입량은 9억 2,800만 배럴로 1997년 이후 17년간 6.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국 내 석유 소비를 주도했던 석유제품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국내 석유 소비 증가율 역시 1980년대와 같은 급증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에너지원 다변화에 따라 천연가스, 전 력 등 다른 에너지원들의 소비 또한 늘어남에 따라 향후 전체 에 너지 중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절대량 역시 크 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들어가며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그동안 많은 자원을 수입에 의존 해왔다. 특히 석유, 석탄, 천연가스, 우라늄 등 에너지 자원의 경 우에는 전체 수요의 97% 정도를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들은 국 제 에너지시장 가격 변동에 따라 가격과 공급이 매우 불안정한 상 태를 보이고 있다. 1960년대부터 본격화된 우리나라의 중화학공 업 육성 정책에 따라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 시작되었다. 그 때마다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에 맞춰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국가적인 과제로 제기되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는 경제 발전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고, IMF 구제금융 여파가 한참이던 1998년을 제외하고는 꾸 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동안 우리나 라의 에너지 정책은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예측하고, 이 수요 에 맞는 안정적인 공급에 맞춰 수립되어 왔다. 5년 단위로 국가 에너지정책 전반에 대해 다루는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 천연가 스, 석탄, 신재생에너지 등 개별 에너지원을 중심으로 수립되는 하위 계획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이었고, 이 원칙은 지금도 매우 중요하다.
한편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본격화되면서 많은 나라의 에너지정책은 공급 위주의 에너지정책 에서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통한 수요 관리정책으로 그 방향성이 바뀌고 있다. 또한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공급 시스템을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 바꾸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에너지
정책 수립에서 ‘탈석유’, ‘저탄소’, ‘친환경’, ‘분산형’과 같은 키워드 들이 중요한 키워드로 제기되고 있으나 공급위주의 에너지 정책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비판 역시 함께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에너지 효율이 향 상되는 등 에너지 수요 증가가 둔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전력분야 이외에도 석유, 천연가스 등 다양한 에너지원에서 함께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과거 지속적인 수요 증가를 가정한 기존 정책 방향과는 분명히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 고 있다. 이에 이 글은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국내 에너지 상황 변화에 대해 예측하고 향후 에너지 정책 수립의 방향성 전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현황 분석
2014년 우리나라의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2억 1,400만 TOE 로 1981년 3,900만 TOE에 비해 30여년 사이 5.5배나 증가하 였다. 이를 1인당 에너지 소비량으로 계산하여 보아도 1981년 1.18 TOE에서 2014년 5.61 TOE로 4.8배 증가한 것으로 나 타나는데, 이는 에너지 소비 증가가 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산업규모 변화 등으로 인한 것임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의 에너지원은 무연탄과 수력 등 일부 자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에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국내 무연탄 생산 감소와 전체 에너지 소비량 증가에 따라 에너지원의 수입의존도는 점점 낮아져 1981 년 75.0% 였던 수입의존도는 2014년 현재 95.2%를 기록하고 있다.
천연가스(LNG)의 경우, 석유에 비해 뒤늦기는 했지만, 2010 년대 이후 본격적인 수요 증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1980 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한 천연가스 수입량 은 1986년 11만 7천 톤에서 2011년 3,669만 톤 25년 사이 313% 증가하였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2014년 3,710만 톤에 그치고 있다. 이는 현재 천연 가스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가 지 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천연가스 수요 (2014년 기준)는 발전용이 전체의 49.2%로 절대 다수를 차지 하고, 산업용이 23.1%, 가정용이 19.7%, 일반용이 8.1%를 차지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중 발전용 수요는 전력수 요 증가 둔화와 석탄·핵발전소 증설의 영향으로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이러한 용도별 격차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벌 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12월 발표된 ‘제12차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2015- 2029)’에 따르면, 2029년까지 가정용과 일반용, 산업용 천연가 스 수요는 각각 1.28%, 2.98%, 2.35% 씩 증가세를 보일 것 으로 전망되지만, 발전용 천연가스는 연평균 4.17%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전체 천연가스 수 요는 연평균 0.34%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시작된 전력 설비 공급과잉
최근 에너지 분야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은 전력소비 증가 둔화를 둘러싼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전력 수요 증가율 역시 다 른 에너지원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 히 이런 증가율 감소세는 GDP 증가율과 비교할 때 더욱 의미있
글 이헌석(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 충분한가 부족한가?
- 전력/에너지정책 변화 시나리오-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 충분한가 부족한가?
미래연구 포커스 한국사회의 통념적 미래이슈 진단
〔그림 3〕 우리나라의 LNG 수입현황
〔그림 2〕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현황
〔그림 1〕 우리나라의 최종에너지소비
240 210 180 150 120 90 60 30
01981 1983 1985 1987 1989 1991 1993 1995 1997 1999 2001 2003 2005 2007 2009 2011 2013
▒ 석탄 ▒ 석유 ▒ LNG ▒ 도시가스 ▒ 전력 ▒ 열 ▒ 신재생에너지
1000 900 800 700 600 500 400 300 200 100 0
100 90 80 70 60 50 40 30 20 10 1981 1983 1985 1987 1989 1991 1993 1995 1997 1999 2001 2003 2005 2007 2009 2011 2013 0
▒ 중동 ▒ 아시아 ▒ 아프리카 ▒ 아메리카 중동 의존도
45 40 35 30 25 20 15 10 5 0
900 800 700 600 500 400 300 200 100 0
(mil.ton) (USD/ton)
▒ 인도네시아 ▒ 말레이시아 ▒ 카타르 ▒ 이집트
▒ 오만 ▒ 브르나이 ▒ 호주 ▒ 기타 수입가격 1988 1990 1992 1994 1996 1998 2000 2002 2004 2006 2008 2010 2012 2014
자료: 2015에너지통계연보 자료: 2015에너지통계연보
자료: 2015에너지통계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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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데이터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전력수요 증가 는 GDP 증가와 함께 이뤄진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012년 이후 보이는 양상은 GDP 증가와 전력판매 증가가 탈동 조화(Decoupling) 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전력수요는 이에 따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GDP와 전력판매의 탈동조화 현상은 이미 선진국에서
는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문 제 심화에 따라 에너지 효율 향상과 전력수요 감축을 위한 노력 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에너지 다소비 업종에서 저소비 업종으 로 산업구조 변화가 이뤄지면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전력 수요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고, 경제 상황에 따라 전력 수요가 감소하 는 일들도 폭넓게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전력수요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발전설비 증가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 2013년 확정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은 2,957만kW의 발전설비 증설 계획을 담고 있다. 당시 정부 는 2027년까지 전력소비증가율은 연평균 2.2%, 최대 전력수요 는 연평균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 전력수요에 맞는 신 규 발전설비 건설계획을 담았다. 이런 기조는 2015년 확정된 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어 석탄화력 발전소 와 핵발전소 증설 계획이 현재 추진 중이다.
둔화되는 전력수요증가와 발전설비 증설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 격이 비싼 LNG 화력발전을 중심으로 이용률 급감이 이뤄지고 있다. LNG 발전소의 이용률은 2013년 67.1%에서 작년 40%
대로 떨어졌다. 향후에도 이용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2020년대에 이르면 LNG 발전소의 이용률은 20%대가 될 전망 이다. 전력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발전을 하지 않고, 이에 따 라 발전소 이용률과 수 익이 떨어지고 있는 것 이다. 현재 LNG 발전은 주로 민간 발전사업자들 이 담당하고 있는데, 이 에 따라 이들 민간발전사 업자들의 수익 구조도 악 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향후 이런 추세 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사상 최대전력 수요를 기록했던 올해 1 월 21일의 경우에도 전 력예비율이 14.2%를 기 록했다. 즉 겨울철 피크 시기에도 14.2%의 전력 설비는 가동을 하지 않 고 있는다는 것을 의미
한다. 평상시 전력예비율은 20%를 상회하고 있고, 현 추세대로 라면 30~40%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소는 종류를 막론하고 건설과정에서 많은 비용과 사회적 갈등이 수반된다. 특 히 최근에는 발전소 건설뿐만 아니라 송전선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까지 폭넓게 벌어지고 있어 전력설비가 남아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발전소를 더 짓는가는 사회적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미래 전망과 한국적 시사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 전력정책에 있어 전통적인 핵심과 제는 ‘안정적인 공급’이었다. 이는 에너지자원의 빈곤함과 중화 학공업 등 에너지다소비 업종을 주요 산업으로 갖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매우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향후 에너지 정책 설정에 있어서는 새로운 시나리오 설정 이 필요하다.
수요 증가 정체, 공급 과잉에 대한 시나리오는?
최근 많이 이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 구감소, 저성장과 경기침체 상황에 처해있다. 대통령 직속 저출 산·고령사회위원회의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 는 2016년 3,704만 명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50년 엔 지금보다 1천만 명 줄어든 2,535만 명이 될 전망이다. 노동 력의 감소는 생산력의 감소로도 이어지지만 내수 증가 역시 둔화 됨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 속도는 둔화되고 장기간의 저성장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에너지 정책 측면에서는 경제 상황 이외에도 기후변화대응과 에 너지효율 향상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이다. 최근 확대되고 있는 고효율기기와 다양하게 벌어지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에너지 소비의 절대량을 줄이는데 기여한다. 이런 면에서 과거와 같이 대규모 수요 증가를 예측한 에너지 정책 수립은 매우 심각한 문 제를 낳을 수 있다.
먼저 과잉설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이어질 수 있다. 에너지산 업은 장치산업의 특성을 갖고 있다.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르 는 설비를 미리 투자하지 않으면 에너지산업에 진출하기란 사실 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늘어난 설비에 맞춰 수요가 늘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앞서 언급한 LNG 민간 발전사업자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정부의 에너지정책과 수요 예측에 따라 선투자한 금액에 대해 적절한 수익이 나지 않
을 경우, 민간발전사업자는 추가적인 수익구조를 정부에 요구하 거나 최악의 경우 발전 사업을 중단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경제적 인 손실은 물론 오히려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아이 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고 늘지 않는 에너지 수요를 늘리기 위한 조치를 할 수는 없다. 에너지 빈곤국인 우리의 상황은 물론이고 자원 배분의 효 율성, 기후변화 문제 같은 국제사회의 동향 모든 면을 고려할 때 적절치 않은 해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필요한 것은 수요 증가 정체, 공급과잉에 대비하는 새로운 각도의 시나리오이다. 에너지 정책적 측면에서 볼 때, 수 요 증가 정체는 에너지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늘 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따라가기에 급급한 상황에서는 효율성 향 상과 에너지원 다변화·전환을 고민하기 어렵다. 일단 공급하기 에도 바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요 증가가 둔화된 이후에는 기 존 노후 설비나 사회적 논란이 많은 에너지원을 친환경적이고 지 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바꿔갈 수 있다. 또한 그동안 논란이 많 았던 중앙집중식 에너지공급 시스템을 분산형, 지역자립형 에너 지 시스템으로 바꿀 수 있는 여지도 과거보다 많아진다.
이런 면에서 핵발전, 석탄화력발전 등 거대 발전소, 765kV 초 고압 송전탑 건설 논란, 수도권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송변전망 확충 어려움, 에너지 효율성 향상 등 다양한 에너지정책의 쟁점 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나리오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글을 마치며
시대와 상황에 따라 정책은 계속 변화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에너지정책 역시 이런 전반적인 정책적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 다. 특히 에너지 문제를 둘러싼 우리나라의 상황은 여러 가지로 녹록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 변화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에너지 수요 증가 둔화세는 에너지 산 업 둔화에 따른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이미 많은 선진국들이 에너지 수요 증가 정체 상황을 겪었으며, 이에 따라 에너지정책 방향을 바꿔왔다. 이제 우리나라 역시 과 거의 안정적인 공급을 최우선시하는 정책이 그 실효성을 다할 때 가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 변화를 직시하고 새로운 패러다 임을 에너지정책에 도입한다면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였던 다양 한 현안들을 풀수 있는 새로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에 대한 충분하고 진지한 사회적 토론과 의견 수렴과정이 이후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 충분한가 부족한가?
미래연구 포커스 I The next Human Platform
〔그림 4〕 최근 우리나라의 GDP 증가율과 전력판매량 증가율 추이
12 10 8 6 4 2 0
(%)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 GDP 증가율 전략판매량 증가율
7.4 8.0
2.9 5.4
4.9 6.3
3.9 6.5
5.2 4.9
5.5 5.7
2.8 4.5
0.7 2.4
6.5 10.1
3.7 4.8
2.3 2.5 3.0
1.8 3.3
0.6
자료: 국회예산정책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