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1) 문제 제기 및 연구 목적
국가적 스케일에서 촌락 사회에 관한 연구는 도·농
통합형 정주기반 구축과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구상 등 주로 정부에서 주도하는 하향식 프로젝트의 타당성 을 검토하고, 문제점을 찾아 정책을 제안하는데 집중 되어 있다. 농촌과 어촌 지역에서 주민들의 지속가능 한 삶과 촌락 사회의 미래지향적 발전 전략에 관한 선
촌락 지역의 사회적 공간성 변화
-경상남도 촌락의 인구 구조와 영역 자산 활용을 중심으로-
심광택*
The Changes of Social Spatiality in Rural Areas: Focusing on Population Structure and Utilization of Territorial Assets in Gyeongnam Provincial Villages
Kwang Taek Sim*
요약:본 논문은 인구 구조와 영역 자산 활용의 관점에서 공간적 경계를 넘나들며 촌락 지역의 사회적 공간성 변화를 밝히고 있다.
촌락 공동체의 인구 특성과 농업 활동을 토대로 촌락사회의 미래를 예상하면, 거창군 위천면 황산마을과 합천군 초계면 하남마을에 서는 앞으로 촌락 주민의 노령화가 심화되고, 농업 경영의 특성화 및 대규모화가 진행될 것이다. 외지인의 유입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합천군 덕곡면과 율지마을은 통영시 욕지면 유동마을에서 이주민과 토착민 간의 상호보완적 관계와 공동체 의식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촌락 공동체가 영역 자산을 활용하여 삶터(교육·문화 공간)와 일터(경제활동 공간)로서 촌락의 공간적 기능 을 재생시키려는 노력이 사례 지역의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 현상으로 시련을 맞이하고 있다.
주요어:사회적 공간성, 공간적 경계 넘기, 고령화, 영역 자산, 공간적 기능
Abstract:This paper aims to explain the changes of social spatiality in rural areas as seen on a sloping scale in reference of population structure and utilization of territorial assets. Guessing from the population characteristics of rural communities and farming activities in Hwangsan village of Uichon-Myeon, Geochang-Gun and Hanam village of Chogye-Myeon, Hapchon-Gun, it will become a society characterized by super-aged intensification and large-scale crop cultivation. Deokgok-Myeon and Yulji village of Hapchon-Gun are required to intake outside residents. They have to understand the complementary cooperation and become conscious of the relationship between existing residents and relocated people in Yudong village of Yokji-Myeon, Tonyoung-Si. Due to a decreasing population and the phenomena of the ‘super-aged’, the efforts to revive the spatial function as a living and working space while utilizing territorial assets could be challenged in these case study regions.
Key Words : social spatiality, sloping across the scales, aging, territorial assets, spatial function
* 진주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부교수(Associate Professor, Department of Social Studies Education, Chinju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email protected]
행 연구는 다음과 같다.
박재길 등(2002, 226)은 농촌의 미래상을 도·농 통 합형 공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농촌 개발의 정책 대상 을 도시민을 위한 주거지 개발, 농촌 관광, 도·농 교 류 등 도시민에게까지 확대하며, 생활권의 광역화에 대응한 정주생활권(중심 도시-기초 중심지-마을) 전 략 추진과 지역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에 바탕을 둔 농 촌개발 사업의 확대를 제안하였다. 국가균형발전위원 회(2006, 353)에 의하면 도시민의 농촌이주 수요를 유 효화하는 것이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의 요체이며, 송 미령 등(2007, 71)은 농촌을 삶터, 일터, 쉼터, 공동체 의 터로서 개념화하고 있다. 지역 발전(지역 경제력, 주민 활력, 공공서비스 충족, 여가 공간) 지수 구성변 수 간 상관계수를 살펴본 결과, 개별 지수들 중 지자체 의 공공정책을 통해 단기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줄 여지가 가장 큰 부분은 공공서비스 충족 지수이지만, 지자체의 노력이 주민 활력 지수(인구증가율, 인구의 유·출입, 고령화율, 경제활동 인구, 교육 수준 등)에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변화를 초래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김성귀 등(2007, 107)은 살고 싶은 어촌을 만들기 위해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주민들의 소득을 유지해야 하며, 네트워크의 강화와 어촌 공동체 형성 을 강조하였다. 가고 싶은 바다를 조성하기 위해서 어 촌의 경관과 환경의 질적 제고, 전통 문화의 유지, 지 역 특성화 작업을 제안하였다.
촌락-지방적 스케일에서 촌락사회지리에 관한 연구 는 과소화, 노령화된 우리나라 촌락의 현실을 세계화 의 시각으로 인구와 경제면에서 설명하거나, 이를 지 양하고 촌락을 둘러싼 공간과 사회 간의 관계 검토, 농 촌체험관광 마을에 대한 사례 분석 등을 통해 지역사 회의 공동체성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고 있다. 이에 관한 선행 연구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山田正浩(2006, 38)에 의하면 1985~1990년 사이에 경남의 창원은 인구가 59.2% 증가했지만, 합천은 26.4% 감소하였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귀농한 주 민들이 마을을 다시 떠나면, 사천시 곤명면 은사리 안 남골에서는 딸기 생산이 급감할 것이지만, 이전부터 딸기의 주산지였던 진주시 수곡면에서의 생산량 변화 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전종한(2005, 628)은 촌
락의 사회공간성과 영역성 연구에서 경관과 영역성 안 에 다양한 자연적, 사회적, 정치적 과정들이 서로 교차 하기 때문에, 생태적, 사회적 환경 변화에 대한 촌락 주민들의 주체적 대응 과정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함을 지적하였다. 안종현(2007, 207)은 녹색농촌체험마을 사업과 관련하여 사례 마을의 관광 만들기 사업에 대 한 주민들의 참여와 의식 행태를 고찰한 결과, 주민의 참여는 마을의 특성을 고려하여 해당 마을에 적합한 주민참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농촌 관 광이 지속가능한 농촌 발전을 위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하였다. 고선영(2008, 433)은 지역 발전 의 주체인 주민 참여와 역할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바 탕으로 경기도의 네 지역에 대한 사례 분석을 실시하 였다. 농촌체험관광 마을의 핵심적 영역 자산으로서 제도적 자산의 역량과 이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는 관계적 자산의 수준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네트워크 사회에서 촌락의 사회적 공간은 사 회 현상과 특성이 나타나는 무대와 의사소통의 장으로 서 역할뿐만 아니라, 촌락 주민의 일상을 생산하고 소 비하는 기제 그리고 공동체적 삶을 규제하거나 확장하 는 동인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그러므로 네 트워크 사회에서 촌락의 사회적 공간성을 인식하기 위 해서는 국가적 스케일에서 촌락-지방적 스케일까지 공간적 범위와 경계를 넘나들며 스케일 간 연구 주제 의 내적 연관성을 분석하고, 실증주의적·인간주의 적·구조주의적 관점에서 촌락 사회와 공간 간의 상호 관련성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1)
최근에 한국의 촌락 사회는 인구 고령화 문제와 영 역 자산을 활용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에 의해 위험 과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촌락 공동체 생활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는 요인으로서 인 구 고령화와 영역 자산 활용에 주목하고자 한다. 사례 지역에서의 인구 구조를 분석하고 공간 스케일을 가로 지르면서 촌락 사회와 공간(정치생태·경제·문화 공 간) 간의 상호관련성을 파악하여 촌락의 사회적 공간 성 변화를 밝히고자 한다. 이를 위해 경험적 관찰에 의 한 실증적인 자료 분석, 마을의 전통과 주민 생활을 이 해하는 장소적 공감,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를 위한 제 도적 지원과 주민 대응 가운데 사례 촌락의 특성에 걸
맞은 연구 관점을 선택적으로 적용한다.
2) 연구 지역과 연구 방법
경상남도는 지리적으로 지리산 동부산지, 낙동강 유 역의 경상분지, 남해안의 다도해 지역 등으로 구성된 다. 산지촌, 농촌, 어촌이 주로 10개 군(인구 순으로 함 안·거창·창녕·고성·합천·하동·남해·함양·산 청·의령 군)에 산재하며, 행정구역상 10개 시(인구 순 으로 창원·김해·마산·진주·양산·거제·진해·
통영·사천·밀양 시)가 남동해안 가까이에 분포한다.
산지촌, 농촌, 어촌 지역의 사회적 공간성 변화사례를 파악하기 위해, 경상남도의 산간 지역(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해발고도 310m 내외), 내륙 분지(합천군 초계 면 상대리- 해발고도 67m 내외), 하천 유역(합천군 덕 곡면 율지리- 해발고도 17m 내외), 도서 지역(통영시 욕지면 서산리- 해발고도 10m 내외)에서 영역 자산을 활용하여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에 적극적인 네 곳의 촌락을 사례 지역으로 선정한다(그림 1).
사례 지역으로 선정된 촌락 사회에서 주민들이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영역 자산을 활용하는 사회 적 행위와 공간 간의 관계는 다음과 같은 내용과 방법
을 통해 밝혀질 것이다.
첫째, 촌락 사회는 촌락 공동체의 의사결정과 사회 적 행위를 통해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주 민의 집합체인 인구를 고령화 정도와 성·연령의 구조 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구조주의적, 실증주의적 관점 을 적용하여 시·군 스케일에서 지역사회의 변화와 고 령인구 분포 간의 관계를 추론하고, 면·리 스케일에 서 인구의 성별·연령별 구조의 특성을 분석한다.
둘째, 소백산맥에 인접한 거창군 위천면 황산마을은 전통 한옥과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전통고가 마을로 서 거듭나고 있다. 군 스케일에서 거창국제연극제와 황산마을 간의 상호관계를 분석한다. 촌락 스케일에서 문화적 장소 판촉의 과정을 살펴 촌락 공동체와 경제 활동 공간 간의 관계 변화를 파악한다.
셋째, 초계분지에 위치한 합천군 초계면 하남마을은 건강장수 및 정보화 마을의 성공 사례로 평가되고 있 다. 인간주의적, 구조주의적 관점을 적용하여 군과 면 스케일에서 초계분지의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와 권 율 도원수부에 대한 장소적 공감을 체험하고, 시대적 조건과 입지적 조건 간의 관계 변화를 추론한다. 촌락
그림 1. 사례연구 지역
스케일에서 산업적 장소 판촉의 과정을 살펴 촌락 공 동체와 경제활동 공간 간의 관계 변화를 분석한다.
넷째, 낙동강 유역에 위치한 합천군 덕곡면 율지마 을은 오광대 탈춤의 발상지로서 문화역사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군 스케일에서 합천밤마리오광 대와 낙동강 유역 간의 상호관계를 분석한다. 촌락 스 케일에서 문화적 장소 판촉의 과정을 중심으로 촌락 공동체와 경제 및 문화 공간 간의 관계 변화를 파악한 다.
다섯째, 남해안 도서지역에 위치한 통영시 욕지면 유동마을은 욕지도의 유일한 어촌체험 마을이다. 국가 스케일에서 해사 채취와 정치생태 공간 간의 관계를, 시와 면 스케일에서 욕지 주민과 연근해 어업 및 양식 업 공간 간의 관계 변화를 분석한다. 촌락 스케일에서 생태적 장소 판촉의 과정을 살펴 촌락 공동체와 경제 활동 공간 간의 관계 변화를 파악한다.
여섯째, 본 연구는 주로 문헌 연구, 현지 조사, 자료 분석, 주민 면담 등을 통해 진행하였다. 사례 지역의 실제 답사는 2007년 8월부터 2009년 2월까지 모두 7 회 실시하였으며, 미진한 부분은 답사 이후 전화 면담 으로 보완하였다.
3) 영역 자산과 사회적 공간성 개념 논의
지리의 중요성을 가장 명료하게 강조할 수 있는 방 법은 영역(territory)이다. 하지만 공간과 공간성, 거리 와 접근성, 영역을 함께 고려한다면, 사회적 관계는 공 간적 맥락뿐만 아니라, 시간적 맥락에서 연구되어야 한다(Starr, 2005, 393). 영역은 사회적 권력에 의해 확 정된 범위(area)이며, 경계에 의해 구분된 공간 (bounded space)이다. 영역은 사회 조직과 밀접한 관 계가 있고, 사회 조직의 발전은 새로운 영역을 형성하 기 때문에, 영역은 공간적 측면에서 사회 구조를 파악 하는데 중요하다. 인간의 행위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 적 공간은 영역의 집적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영역으로 서 지역은 항상 동기가 부여된 인간의 활동에 의해 생 성된 것이므로 정치적이며, 영역으로서 지역이 만들어 진 과정(영역성)을 이해하려면 사회적·행정적 권력의 역사를 탐구할 필요가 있다(森川, 2006, 149).
영역의 집적물인 사회적 공간에서 공간적 입지 조건 의 중요성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재평가되 고 그 의미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중앙정 부에 의해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정책은 지방자치단체와 촌락 공동체가 아 름답고 쾌적하고 특색있는 지역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촉진하고 있다. 그 결과 지방 정부와 촌락 주민 들의 관심이 촌락 사회에 산재한 영역 자산을 새롭게 발굴하고 활용하여, 삶터와 일터로서 촌락의 공간적 기능을 복원하는데 모아지고 있다.
영역 자산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중시 되는 자산은 문화적 자산, 제도적·정치적 자산, 물리 적 자산으로 나눌 수 있다. 영역적 장소 경쟁은 특정한 장소에 내재되어 있는 사회적 관계나 조건 등 경제 활 동의 입지 대체성이 거의 없는 영역 자산(혹은 장소 자 산)에 기반한 경쟁을 말하며, 영역 특수성이 경쟁 이점 의 원천이 된다(김현호, 2002, 61-82). 공동체성으로 대표되는 관계적 자산은 물리적 자산, 문화적 자산에 비해 실체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지역 활성화의 대 상이 아니라 물리적, 문화적 자산을 활용하는 제도적 자산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주는 촉매로서 작용한다 (고선영, 2008, 421-422). 그러나 영역 자산의 본래 의 미가 장소 배태적이며 지역 의존적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의 성공 사례(향토 축제)를 모방하여 장소 배 태성과는 모순되는 장소 판촉의 동질화 현상이 발생하 기도 한다(임석회, 2007, 274).
최근, 촌락 사회에서 제도적·정치적 자산인 중앙정 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힘입어 마을의 물리적·
문화적·관계적 자산을 활용하여 공간적 경계를 넘어 장소를 판촉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촌락 사회에 서 영역 자산을 판촉하는 활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집합체인 인구 집단의 구조와 성격을 파악하 고, 지방자치단체 및 촌락 공동체가 국가·시(도)·시 (군,구)·읍(면,동)·촌락 스케일을 가로지르며, 신자 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항하여 어떠한 스케일의 정치2) 를 구사하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산 지촌, 농촌, 어촌 지역에서 사례 촌락 공동체가 영역 자산을 활용하여 삶터와 일터로서 촌락의 공간적 기능 을 재생하는 노력과 공간(정치생태·경제·문화 공간)
간의 상호관련성(사회적 공간성) 변화는 공적·사적 공간 스케일을 넘나들며 파악할 수 있다.
촌락 사회에서 공적·사적 공간 영역은 촌락 주민들 의 공동체 의식과 자아 인식의 토대를 이루며, 다른 촌 락의 공적·사적 공간 영역과 상호이해 관계에 의해서 너와 그들이 아닌 나와 우리의 공간으로서 거리를 두 고 배타적인 경계 범위를 갖게 된다. 나아가 촌락 공동 체와 공적·사적 공간 영역 간의 관계는 일상생활에서 촌락 주민들의 공간적 행위에 긴장감을 느끼고 경쟁하 는 사교거리와 편안함을 느끼고 협력하는 친근거리의 관계로 다시 구분될 수 있다.
네트워크 사회의 공적·사적 공간 영역에서 촌락 공 동체와 주민들의 일상적 행위와 계획은 촌락 사회의 변화(시대적 조건)에 따라 사교 거리와 친근 거리(입지 적 조건)를 넘나들며 공간 스케일을 가로지르는 모습 을 보인다. 촌락 사회와 삶터 및 일터로서의 공간적 기 능 간의 관계는 읍(면·동), 시(군·구), 시(도), 국가, 세계 등 공간 스케일에 반영된 촌락공동체주의, 지방 주의, 국가주의, 신자유주의 등 이데올로기와 행정적 영향력 그리고 촌락 주민의 일상적 실천에 의해 끊임 없이 변화하고 재생산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촌락 지역의 사회적 공간성 변화는 공간적 성격과 범위의 경계를 넘나들며 촌락 사회와 정치생태·경제·문화 공간 간의 상호관계 변화를 분석하여 파악할 수 있다 (그림 2). 예를 들면, 유럽연합의 공간성을 영토-정부-
권력의 상호관계 속에서 검토한 Clark and Jones (2008, 309)는 공간성을 다양한 규모에서 고찰하고 있 다. 세 요소들의 관계는 근본적으로 개인, 지방, 지역, 국가, 세계 간의 권위, 정체성, 지식의 재규모화 (rescaling)에 기반하고 있다. 규모(scale)는 전제되거 나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생산되며 관계적 이고 상호 삼투적이다.
지역에서의 공간성은 공간의 속성들(위치, 거리, 경 계, 영토, 규모, 장소 등) 자체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 라, 지역의 행위 주체들이 공간적 속성과 비공간적인 현상(인식, 물질, 가치, 사회·문화 조직과 제도 등)을 관련시킨 활동의 결과로 나타난 실체로 규정할 수 있 다(박규택, 2009, 179). Brown(2007, 106)은 공간성을 공간적 조직 원리로서 규정하고, 멕시코의 유카탄 반 도 마야지역의 촌락 경관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에 삼림이 필수적이라는 마야인의 생각과 정반대되는 서 구인의 관념을 비교 연구하였다. 그는 토지소유 제도 의 단순 비교에서 논의를 심화시켜 직선적, 순환적 문 화 경관이 나타나는 과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두 개의 공간 조직의 원리 문제를 다루었다.
이와 같은 지역의 사회적 공간성(social spatiality) 변화는 구체적으로 인간사회와 공간 간의 변증법적 관 계를 살펴가며 밝힐 수 있다. 사회의 변화(시대적 조 건)에 따라 공간의 입지적 조건의 중요성이 상대적으 로 다르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경상남
그림 2. 공적·사적 공간의 경계 넘기
도 거제시 고현동(古縣洞) 지역은 육지로부터 접근하 기에 유리하고 바다의 수심이 깊고 풍향이 안정된 곳 이다. 고현동 지역이 전통사회의 읍치 공간에서, 1950 년대 포로수용소의 공간으로, 1970년대부터 조선 산업 의 메카로서, 1995년부터 지방자치단체의 중심지로서 재평가되고 있다. 고현동 지역의 사회적 공간성 형성 은 국가적 스케일에서 촌락적 스케일까지 공간의 경계 를 넘어 지역사회와 공간 간의 변증법적 과정으로 설 명할 수 있다.
2. 인구의 고령화 추이와 사례 지역 인구 구조
지리 정보는 크게 공간 데이터와 속성 데이터로 나 누어지는데, 행정구역별 인구수나 인구밀도는 공간 데 이터의 집괴 사상에 해당하며, 지역별 인구는 정량적 속성 데이터에 해당한다(박삼옥 등, 2004, 30-33).
시·군 스케일에서 노인 인구수가 전자인 예이고, 면·리 스케일에서 성별·연령별 인구 구조는 후자의 예이다. 본 논문의 인구 구조 분석에서 공간스케일 가 로지르기는 스케일 간 인구 현상의 내적 연관성을 분 석하기 보다는 사례 지역의 인구 구조와 관련된 공간 데이터와 속성 데이터를 구하기 위해 각각 대상 지역 의 스케일을 다르게 적용하여 그 의미를 파악하는 도 구적 장치로서 역할을 한다.
공간 데이터로서 경남의 시·군별 스케일에서 노인 (65세 이상) 인구수를 구하여 공간적 분포 간의 관계 변화를 추론한다. 속성 데이터로서 사례 지역의 면·
리별 스케일에서 인구 구조의 성별·연령별 인구수를 구하여 촌락 공간 간의 관계 변화를 분석한다. 시·군 스케일에서 인구의 고령화 단계 파악은 지방자치단체 가 삶터로서 지역의 교육 및 문화 기능을 활성화시키 려는 전략과 면·리 스케일에서 인구 구조의 특성 파 악은 촌락 공동체가 일터·쉼터·공동체의 터로서 촌 락의 경제·여가·사교 기능을 유지하려는 노력과 각 각 내적 연관성을 갖기 때문이다.
1) 시·군 스케일에서 인구의 고령화 추이
농촌 지역사회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연구한 대부분 의 선행 연구들은 인구 구조의 변화를 농촌 지역사회 의 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측면으로 파악하고 있 다. 우리나라 농촌의 고령화는 더욱 더 심각한 상황이 다. 면지역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가 1975년 4.9%에서 2005년에 이미 24.2%에 이르러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 였다. 반면 동지역은 1975년 2.3%에서 2005년 7.2%로 인구 고령화의 도·농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김부성, 2009, 44-50). 통계청은 1988년을 전후하여 우리나라 총 인구가 2020년 5,500만 명에서 정점을 이루고 하강 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2006년 11월 장래의 추계 인 구를 다시 작성하여 2018년 노령인구 14.3%로 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총 인구는 5,000만 명을 넘지 못하 고 하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국가통계포털).
국가 스케일에서 인구증가율이 1.08%까지 하락하자 뒤늦게 정부는 2005년부터 인구출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젊은층에서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과 출 산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1950년대 후반에 태어 난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기에 접근하면서 우리나라 인 구의 고령화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경남 스 케일에서 인구는 2000년~2005년 사이에 오히려 2.6%
증가하였다. 2005년 11월 1일 현재 경남의 시·군별 인구 고령화 진행은 창원과 김해가 고령화 이전 단계 이고, 마산, 진주, 진해, 통영, 거제, 양산이 고령화 단 계이며, 사천과 밀양이 고령 단계이다. 10개 군 지역은 모두 초고령 단계이다(그림 3). 시·군 스케일에서 2000년과 2005년 경남의 시·군별 총 인구와 노인 인 구(표 1)를 바탕으로 인구 증가율과 노인 인구 구성비 의 변화를 살펴보면 표 2와 같다. 경남 지역사회의 변 화와 고령 인구 분포 간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로 유형화하여 그 원인을 추리할 수 있다.
첫째, 젊은 연령층이 많은 도시 지역이다. 벤처·중 소 기업의 비중이 높은 창원과 김해는 고령화 이전 단 계에 해당하며, 진해, 김해, 거제, 양산은 높은 인구증 가율을 유지하면서 노인 인구 구성비 변화가 미약하 다. 경남의 수위 도시로서 창원의 도시 세력권은 인접 한 김해와 진해까지 인구의 분산을, 부산광역시에서
교외화 현상은 위성 도시 김해와 양산까지 괄목한 만 한 인구 성장을 초래하였다. 거제의 경우는 조선 산업 의 성장으로 외지에서 노동자 유입이 지속되었기 때문 이다. 같은 기간 제조업 분야 사업체 수(인구 수) 변화 는 창원 37.2%(8.2%), 김해 44.6%(36.1%), 거제 12.1%(28.5%), 사업서비스업 분야 사업체 수(인구 수) 변화는 창원 33.9%(101.2%), 김해 52.5%(53.2%), 거제 46.7%(129.9%) 각각 증가하였다.3)
둘째, 인구의 고령화가 미약한 도시 지역이다. 마산, 진주, 통영은 인구 감소와 노인 인구 구성비의 변화 모 두 미약한 편이다. 마산은 항만물류 도시로서 첨단정 보 산업, 진주는 혁신 도시로서 바이오 산업, 통영은 해양관광 도시로서 문화예술 행사를 각각 도시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현재는 정체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사천은 우주항공 산업의 클러스터가 형성된 지역으로 군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구 감소가 미 약하다. 그러나 밀양은 농촌적 성격이 뚜렷하여 조만 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인구의 초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촌락 지역
이다. 의령, 함안, 창녕, 고성, 남해, 하동, 산청, 함양, 거창, 합천은 모두 인구가 크게 줄어들면서, 노인 인구 구성비는 3.9%(함안군)~8.1%(산청군) 증가하였다. 대 전-통영 고속국도가 통과하며 진주로의 접근성(약 40km)이 불리한 산청군의 인구감소율은 15.2%에 달 하지만, 남해와 중부내륙 고속국도가 교차하며 마산에 인접한 함안군의 인구감소율은 7.5%에 머물고 있다.
함안군은 인접한 중심 도시 마산과 창원으로 접근성 (약 20km)이 유리하고 농경지가 넓게 발달했기 때문 이다.
2) 면·리 스케일에서 인구의 성별·연령별 구조
2008년 8월 현재, 거창군 위천면에는 1,084가구에 2,410명이 거주하며, 총 66가구 중 62가구가 거창 신 씨 동족 촌락으로 황산 1구에는 149명(남자 72명, 여자 77명)이 살고 있다. 초고령 사회인 위천면과 황산 1구 의 성별·연령별 인구 구조를 비교하면, 황산 1구에서 10세 미만과 50대의 남초 현상이 뚜렷하다. 40대부터 그림 3. 경남의 시·군별 고령화 단계(2005년)
70대까지의 인구가 각각 58.1%, 59%로 과반수를 차지 하며, 20세 미만의 인구는 각각 15.1%, 15.5%로 표주 박형의 인구피라미드를 나타낸다(그림 4). 마을에 빈 집(5채)을 소유한 향우의 일부가 퇴임 후 귀향할 뜻을 밝히고 있다. 향우와 주민들이 외지인에게 부동산 매 매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에, 황산 1구는 동족 촌락으로 서의 위상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인구의 재 생산 측면에서 동족 촌락의 지속 가능성은 담보할 수 없는 상태이다.
2008년 8월 현재, 합천군 초계면에는 1,502가구에 3,363명이 거주하며, 다양한 성씨로 구성된 하남마을 은 총 50가구에 117명(남자 56명, 여자 61명)이 살고 있다. 초고령 사회인 초계면과 하남마을은 50~70대 연령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통점이 있으나, 초계 면의 인구 구조와 달리 하남마을에는 10세 미만과 20 대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10세 미만에는 결혼 이주민
(일본인 2명, 통일교)의 자녀가 5명(어린이집 2명, 초 등학생 3명)이 포함되어 있고, 20대에는 외지에 나간 군인, 대학생 등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마을에 빈 집 (4채)을 소유한 향우 모두가 퇴임 후 귀향할 예정이다 (그림 5).
황산1구와 하남마을에서 촌락 공동체의 인구 특성 과 주민들의 농업활동을 토대로 미래의 모습을 예상하 면, 앞으로 촌락 주민의 초고령 심화, 농업 경영의 특 성화 및 대규모화가 진행될 것이다. 다음과 같은 주민 들의 일상적 실천과 계획이 그러한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나는 일본의 치바현 출신으로 백화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통일교회의 주선으로 12년 전 결혼하 여 한국인 남편과 슬하에 아들 3명을 두고 있다. 시 어머니를 모시고 남편과 같이 벼(8,580m2), 양파, 콩 표 1. 시·군별 총 인구 및 노인 인구(2005년)
구분 창원시 마산시 진주시 진해시 통통영영시시 사천시 김해시 밀양시 거제시 양산시 총 인구(명) 499,414 426,784 336,355 149,128 121,,115 106,532 428,893 105,651 193,398 215,845 65세 이상 인구(명) 22,234 33,876 32,730 12,995 13,,876 16,087 26,465 20,174 13,681 16,025 노인 인구 구성비(%) 4.5 7.9 9.7 8.7 11..5 15.1 6.2 19.1 7.1 7.4 평균 연령(세) 31.9 35.8 35.7 34.9 37..9 39.2 32.3 42.1 33.5 33.8 구분 의령군 함안군 창녕군 고성군 남해군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거거창창군군 합합천천군군 총 인구(명) 27,495 54,093 57,382 49,316 46,694 45,234 32,358 37,131 60,,524 47,,651 65세 이상 인구(명) 8,875 10,921 14,362 12,084 14,360 12,413 9,660 10,517 13,,337 15,,148 노인 인구 구성비(%) 32.3 20.2 25.0 24.5 30.8 27.4 29.9 28.3 22..0 31..8 평균 연령(세) 49.0 42.2 39.4 45.5 48.5 46.6 48.2 47.0 42..8 49..3 자료: 통계청, 2006
표 2. 시·군별 총 인구 및 노인 인구 구성비 증감(2000년~2005년)
자료: 통계청, 2001; 2006
구분 창원시 마산시 진주시 진해시 통통영영시시 사천시 김해시 밀양시 거제시 양산시 인구 증가율(%) -3.1 -1.6 -0.9 17.3 --2..1 -3.9 29.6 -8.8 15.6 12.9 65세 이상 인구증가(%) 1.0 1.9 2.2 1.4 2..1 3.3 0.6 4.5 0.1 1.6 고령화 단계 고령화 전 고령화 고령화 고령화 고고령령화화 고령 고령화 전 고령 고령화 고령화 구분 의령군 함안군 창녕군 고성군 남해군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거거창창군군 합합천천군군 인구 증가율(%) -12.1 -7.5 -11.9 -11.5 -12.0 -12.2 -15.2 -11.3 --8..2 --12..2 65세 이상 인구증가(%) 7.1 3.9 6.1 5.3 6.5 6.5 8.1 7.1 4..9 8..0 고령화 단계 초고령 초고령 초고령 초고령 초고령 초고령 초고령 초고령 초초고고령령 초초고고령령
그림 4. 거창군 위천면과 황산1구 인구 구조(2008년)
그림 5. 합천군 초계면과 하남마을 인구 구조(2008년)
그림 6. 합천군 덕곡면과 율지리 인구 구조(2008년)
그림 7. 통영시 욕지면과 유동마을 인구 구조(2008년)
등을 재배한다. 합천영화테마파크, 합천박물관 등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을 위해 통역 도우미로서 활동 한다. 통일교 모임에서 인근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과 만나기도 한다(마사코, 45세, 하남마을 결혼이주민, 2008.10.11 면담).
나는 벼(9,900m2), 양파(이모작), 감자, 콩 등을 재 배하며, 최근에 전남 함평군의 성공 사례를 견학한 다음, 해바라기(1,320m2)를 시범적으로 계약 재배하 고 있다. 마을의 어르신들은 일흔이 넘어 농사일이 힘에 부치면 40~50대 기계화 영농업자한테 임대한 다. 이러한 경향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10년 이내에 농업의 경영 구조는 전환될 것이다(신용국, 49세, 황 산1구 이장, 2008. 9.10 면담).
마을 공동체 사업장에서 일하는 50~60대 노동력 은 앞으로 10년 후에는 60~70대가 될 것이다. 사무 자동화와 영농의 기계화에 의해 대규모 농가 7~8가 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소규모 농가는 주말 농장을 분양하여 농촌체험 마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다 문화 가정을 이루고 가사와 마을을 위해 열심인 마사 코와 사나에가 마을의 지도자가 될 수도 있다(성영 수, 53세, 하남마을 이장, 2008.8.19 면담).
덕곡면은 합천군내 16개면 가운데 면세가 가장 작 다. 2008년 9월 현재, 합천군 덕곡면에는 531가구에 1,036명이 거주하며, 율지리는 총 50가구에 99명(남자 43명, 여자 56명)이 살고 있다. 빈 집이 3채 있다. 초고 령 사회인 덕곡면과 율지리에서 농업 노동력은 주로 50~60대의 연령층으로서 덕곡면은 33.8%, 율지리는 33.4%로 거의 같은 비중을 차지한다. 율지리 20대 연 령층에서 실제 거주하는 주민은 5명에 불과하다. 나머 지 15명이 외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자녀인 사실을 감안하면 덕곡면과 율지리 인구 구조의 실제 모습은 유사하다(그림 6).
욕지면에는 2008년 9월 현재, 1,155가구에 2,304명 이 거주한다. 20대~30대의 연령층에서 남초 현상이 뚜렷하다. 남자들은 인력 중심의 가업을 돕거나 고향 에 안주하는 반면, 여자들은 주로 사무직 일자리를 찾 아 육지로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마을은 해수욕 장과 낚시터가 외지에 알려진 곳으로 39가구에 63명
(남자 37명, 여자 26명)이 살고 있다. 빈 집이 8채 있 다. 2000년 전후 외지에서 인구가 유입하여 펜션·민 박 사업에 종사하는 30~50대(39.7%)와 반농반어를 하 는 토착민 60~70대(38.1%) 연령층의 비중이 균형을 이룬다(그림 7).
덕곡면은 생활권의 광역화에 따라 농촌 지역에서 자 족적인 시장 기능을 발휘할 만한 인구의 임계 규모 이 하로 인구가 줄어들었다. 면 전체에 걸쳐 인구 2,000명 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면소재지 기능이 심각하게 훼 손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국가균형발전위원회, 2006, 339), 덕곡면 소재지 율지리는 농촌 지역의 기초 중심지로서 기능을 이미 상실하였다. 욕지면은 어족 자원의 고갈과 수산 분야 채산성의 악화로 인구가 급 격하게 유출되었으나, 최근 주5일제 근무의 영향으로 관광 및 여가 산업에 투자하려는 외지인의 유입이 늘 고 있다. 유동마을에는 30~50대 펜션·민박 사업자들 이 감소된 어업 인구 자리를 메우고 촌락 공동체의 신 규 구성원으로서 편입되고 있다.
덕곡면과 율지리에서는 촌락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 해서 유출된 구성원의 자리를 채워줄 외지인의 유입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상태이다. 욕지면 유동마을에서 토 착민은 촌락 공동체 유지를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 고, 신규 구성원으로 편입된 외지인은 토착민과 민박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공유하고 있다. 덕곡면 과 율지마을은 욕지면 유동마을에서 이주민과 토착민 간의 상호보완적 관계와 공동체 의식이 새롭게 형성되 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3. 촌락 지역에서의 영역 자산과 사회적 공간성 변화
1) 산간 지역- 거창국제연극제와 황산마을
거창군 북서 지역은 덕유산(1,614m)-남덕유산 (1,507m) 능선을 따라 전북 무주군, 장수군과 경남 함 양군이 경계를 이룬다. 그 안쪽으로 금원산(1,353m)- 기백산(1,331m) 능선으로 이어지는 경관도 산이 높고
골이 깊은 편이다. 덕유산과 금원산에서 각각 발원한 위천천과 상천이 위천면 소재지 부근에서 합수된다.
수승대는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 바로 앞에 흐르는 위 천천 계곡의 하류에 위치한다(그림 8). 수승대(搜勝臺) 는 백제와 신라가 대립할 때 백제에서 신라로 가는 사 신을 전별하던 곳으로 처음에는 근심 수(愁), 보낼 송 (送) 자를 써서 수송대(愁送臺)라 하였다. 조선 중종 때 신권(愼權)이 여기에 은거하면서 구연서원을 세우고 강 학하였고, 1543년 이황에 의해 수승대로 개칭되었다.
수승대관광지에 정착한 지 10년 정도 되었다. 여름철 사람들이 수승대에 관광하러 많이 오기 때문에, 수용자가 주체가 되어 축제가 열리는 역발상적인 개념이 정착되었 다. 초기에는 피서를 왔다가 우연하게 연극제에 참가했지 만, 최근에는 가족 중심으로 연극을 보고 나서 텐트촌, 민 박촌을 중심으로 피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야외에서 열리는 연극에 대한 매력에 관람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그림 9). 거창국제연극제는 공연예술 축제로서 자연 경관과 문화 축제를 결합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경제적인 효과를 거두며, 거창군을 국제적인 브랜드로 만 들고 문화 산업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이종일, 57세,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 2009.2.28 면담).
이처럼 거창군에서 연극 공연이 발달한 요인은 전략 적 요인과 지역적 특수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략적 요인으로는 연극의 공급 목적 및 방법의 변화, 연극 컨텐츠의 변화, 지방 정부와의 연계 형성, 지역 브랜드로의 활용을 들 수 있다. 지역적 특수 요인에는 관광 자원(내륙의 계곡 유원지), 편리한 교통, 교육 부 문의 중심성 등이 있다(윤아영, 2006, 90-96). 거창국 제연극제4)집행위원회는 영국의 에딘버러와 프랑스의 아비뇽에서 연극 축제를 세계적인 지역 브랜드로 발전 시킨 것을 거울삼아 거창군 전체를 연극 축제로 브랜 드화하는 계획을 추진하여 지역 발전을 선도하고 있 다. 향후, 거창군과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회에서 축제 기간 동안 거창읍에 위치한 학교·둔치·다목적 극장을 중심으로 동쪽의 가북면 용산숲, 북쪽의 웅양 면 동호숲과 주상면 폐석장, 남쪽의 신원면 거창사건 추모공원 등을 공연장으로 활용하면, 거창국제연극제 는 지역 브랜드로서의 가치가 제고될 것이다.
수승대 관리사무소 부근에는 조선 연산군 7(1501)년 입향조 신우맹의 자손 신권이 전남 영암에서 이주하여 심은 은행나무 두 그루가 현존한다.5)
그 후 자손들의 거처는 지금의 황산1구로 확산되어
그림 8. 위천면 황산리 부근
거창 신씨 동족 촌락을 형성하여 2009년 현재 15대에 이르고 있다. 비슷한 시기 마을 동쪽에 이웃한 황산 2 구에는 창녕 조씨와 안동 권씨가 입조하여 역시 동족 촌락을 이루었지만, 1970년대를 전후하여 주로 대구·
부산으로 이촌향도가 진행되면서 해체되었다(황산 1구 주민 신인범, 80세, 2008.9.10일 면담).
수승대 관광지에 인접한 황산 1구는 총 66가구 가운 데 농가 59호(딸기재배 1호 포함), 음식업과 숙박업 7 호이다. 가구주가 30대인 2가구는 농업과 건설업을 겸 업하며, 70~80대 5가구는 퇴임 후에 귀향하여 주로 밭 농사에 종사한다. 마을의 경지는 논 25ha, 밭 7ha, 비 닐하우스 1ha이다. 정부의 경지정리 사업에 의해 마을 뒤에 1970년대 황산 저수지가 축조되고, 그 앞에 묘지 와 밭으로 활용하던 구릉지는 논(6ha 정도)으로 개간 되었다. 농민들은 마을 주변의 경지에서 주로 논농사 와 밭농사를 한다. 주요 밭작물로는 고추, 콩, 고구마, 감자, 양파, 채소, 옥수수 등을 재배한다. 부업으로 한 우를 가구당 2~6마리 정도 사육한다.
거창군에서는 거창국제연극제를 인근의 금원산 자 연 휴양림, 수승대, 전통고가 마을을 연계한 개발 계획 을 추진 중이며, 고가보존 사업으로 황산 1구 마을에 매년 2가구씩 지원하고 있다. 마을의 거창 신씨 고가들 은 경남 지방의 일반적인 주택 양식인 홑집 대신에 사 랑채와 안채 모두 겹집의 팔작지붕 형태로 과거 일가 의 경제력과 권위를 드러낸다. 특히, 황산 1구 마을의 토담(그림 10)은 건축학적 의미와 예술적 아름다움을 더해 2007년 경상남도 문화재로 지정받아 2008년 10 월부터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적한 산간 지역이 관광 및 여가 공간으로 인식되
면서 수승대관광지, 거창국제연극제, 전통 한옥이 영 역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황산 1구에서는 전통고가 마 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황산마을 66가구 중 12가구가 부업으로 민박 사업을 하며, 매년 거창국 제연극제가 열리는 여름철에 성수기를 맞이한다. 마을 주민들은 전통고가 마을 만들기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편, 민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주택을 개량하고 있다. 황산마을은 물리적 자산인 청정한 산 간 계곡, 문화적 자산인 거창국제연극제 및 전통 한옥, 제도적·정치적 자산인 거창군의 개발 계획과 도문화 재 지정, 관계적 자산인 동족촌의 유대 의식을 결합시 켜 전통고가 마을 만들기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었다.
2) 내륙 분지- 권율 도원수부와 하남마을
초계분지 안에는 동서 8km, 남북 5km 범위의 넓은 평야가 발달해 있다. 높은 인구 부양력을 바탕으로 5개 성(민, 변, 정, 주, 최)씨가 창성된 본관이기도 하다. 초 계면 소재지는 인접한 적중면, 쌍책면, 청덕면, 덕곡면 의 중심지로서 합천군 동부 5개면 가운데 유일하게 5 일장(5·10일)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들판 가운데 흐르는 산내천은 적중면과 경계를 이루면서 북동쪽의 수구에서 황강에 흘러들어 동쪽에 이웃한 청덕면 적포 리에서 낙동강에 합류한다. 북쪽에 이웃한 쌍책면 성 산리 옥전고분군6)은 초계면 주변 지역이 선사 시대부 터 삶의 터전이었음을 말해준다(그림 11).
1597년(정유재란) 이순신 장군은 삼도수군통제사에 서 파직되어 투옥된 뒤 4월 1일(음력) 백의종군의 명을 그림 9. 거창국제연극제(2008.8) 그림 10. 황산마을 토담(2008.9)
받는다. 이순신 장군의 일행은 한양-수원-아산-공 주-논산-익산-임실-남원-운봉-구례-순천-하동- 진주-산청-합천을 거쳐 6월 4일(음력) 초계에 도착한 다.
1597년 6월 4일- 맑다. 일찍 떠나려는데, 삼가현 감 신효업이 문안의 글을 보내면서 노자까지 보내다.
낮에 합천 땅에 이르러 고을에서 십리쯤 떨어진 홰나 무 정자가 있는 곳에서 아침밥을 먹다. 너무 더워서 한참 동안 말을 쉬게 하고 오리쯤 가니 길이 쌍갈래 이다. 한 길은 곧바로 합천군으로 들어가는 길이요, 또 한 길은 초계로 가는 길이다. 그래서 강을 건너지 않고 가다가, 거의 십리쯤 가니 원수 권율의 진이 바 라보였다. 문보가 살고 있는 집에 들어가 자다. 고개 를 끼고 넘어오는데, 기암절벽이 천길이나 되고, 강 물은 굽이 돌며 깊고, 길은 험하고, 다리는 위험하다.
만일 이 험한 곳을 눌러 지킨다면, 만 명의 군사라도 지나가지 못하겠다(구인환, 2004, 417-418).
이순신 장군은 이어해의 집에 거처를 정한 후, 44일 간 머물면서 택정재를 넘어 권율 도원수부(그림 12)를 5차례 방문한다. 경상남도는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 정비 사업으로 백의종군 도중 장군이 유숙했던 하동, 진주, 산청, 합천에서 민가를 사들여 고증을 거쳐 당시 형태로 복원한 뒤 생활상을 체험할 계획이다. 합천군 과 초계면은 권율 도원수부, 관아, 기념관 등을 2012년 까지 완공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백의종군 당시 초계 현감이 장군에게 바쳤던 연포국을 무우, 두부, 다시마,
고기를 넣고 만들어서 방문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주변 산지에서 흘러든 시냇물이 황강으로 배수되는 닫 힌 공간에서 농업에 주목한 선조들은 소규모 저수지를 많이 만들어 넓은 평야를 자원으로 활용한 반면, 관 광·여가 공간과 관련하여 문화적 자산에 주목한 지방 자치단체들은 역사지리적 흔적을 찾아 증거로 만들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장소 판촉의 영역 자산으로 활 용하고 있다.
초계분지 서남쪽에 위치한 하남마을은 총 50가구 중 농가 40호, 비농가 10호이다. 마을의 경지는 논 40ha, 밭 2ha, 비닐하우스 3ha이다. 벼농사를 주로 하며 2모 작으로 밀, 보리, 양파, 마늘을 재배하고 있다. 부업으 로 참외 농사와 한우 사육이 행해지고 있다. 노인생활 지도 마을 3년을 겪으면서 마을 자립의 기반을 다져오 던 하남마을의 변화는 2003년 여성 이장(성영수씨) 마 을에 배정된 군사업비 3,000만원에서 시작되었다. 마 을 회의를 통해 지자체에서 지원한 사업비로 찜질방, 마을 쉼터, 게이트볼장, 마을꽃길 조성, 큰샘 복원 등 웰빙 농촌마을의 기반을 조성하였다. 2005년에는 합천 군에서 처음으로 유일하게 농촌건강장수 마을로 선정 되어 3년간 보조금을 지원받아 제조 시설(198m2)을 갖 추고 양파, 쌀, 콩을 가공하여 양파즙, 가래떡, 메주를 생산하였다. 마을 농가에서 생산된 양파, 쌀, 콩을 시 중보다 비싼 가격에 수매하여 가공한다. 이장은 주민 들을 설득하여 마을 기금 700만원으로 공장부지 (330m2)를 사들여 농산물가공 공장(건강장수 센터)을 신축하였다(그림 13).
제품은 마을 공장에서 주문 생산되어 우체국 택배를
그림 11. 초계분지(2007.10)
통해 판매되었다. 2008년 행정안전부 지정 정보화 마 을로도 선정되면서 합천 하남 양떡메(양파즙, 가래떡, 메주) 정보화 마을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2009년 3월 하남마을에 초고속 인터넷을 구축하고 마 을 탐방, 마을 소식, 마을 장터, 여행 스케치, 오감오색 체험 마당, 이야기 마당의 콘텐츠로 구성된 마을 홈페 이지(http://hanam.invil.org)를 개통하였기 때문이다.
농산물가공 공장은 주민 공동으로 생산하고 판매하는 전략으로 운영된다. 제품 생산을 위해 촌락 구성원의 주류를 이루는 50~60대 여성 인력이 당번제로 근무하 며 개인별로 월급이 지급된다. 수익의 일부는 공장설 비 확장과 공동 급식소 설치 및 조리사 수당 지급을 위 해 마을의 공동 기금으로 비축한다. 초기에는 향우회 (鄕友會)를 통해 마을 주민의 자녀들이 주 고객이었으 나, 향우들의 적극적인 홍보와 품질의 고급화 그리고 전자 상거래를 통해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
하남마을 공동체는 2009년부터 우리밀(밀가루) 포장 판매 계획을 세워 마을과 개인의 사업(밀가루, 칡즙 등) 발전을 공동으로 추구하고 있다. 하남마을 공동체 에서는 주민들이 경제활동을 통해 촌락 사회의 공적·
사적 공간을 넘나들면서, 공간 스케일을 가로지르고 촌락 공동체와 가정 간 일터의 경계를 허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 이장의 유연한 지도력에 힘입어 마을 주민이 공동 사업장에서 함께 일하고 1인당 월평균 50 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면서 강화된 공동체 의식은 마을 발전의 초석이 되었다. 하남마을의 성공 사례는 촌락 공동체가 선조들의 영역 자산 인식을 발전시켜 관계적 자산인 지도자의 헌신적 노력과 구성원의 공동 체 의식, 제도적·정치적 자산인 농촌건강장수 마을
및 정보화 마을에 대한 행정 지원, 물리적 자산인 산지 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가공하여 판매하는 전략을 시의적절하게 결합시킨 결과이다.
3) 하천 유역- 밤마리오광대7)와 율지마을
낙동강은 1930년대까지도 수심이 깊어 하운(河運)으 로 많이 이용되어, 안동까지도 소금배가 오르내렸다고 한다. 합천군 덕곡면 밤마리(栗旨里, 율지마을)는 하항 (河港) 또는 하시(河市)로서 큰 고장이었으며, 인근 4읍 (의령, 합천, 고령, 초계)의 물산의 집산지일뿐더러 특 히 여름철(음력 6월) 함양, 산청 쪽의 삼(베)과 해안 지 방의 어염(魚鹽)과 다른 지방의 미곡(米穀) 등과의 교 역을 위한 난장을 트게 되어 거상들이 모여 대광대패 에게 비용을 주어 며칠씩 오광대 놀이를 놀게 하였다 고 한다(이두현, 1979, 244-245)(그림 14).
일제 시대에는 창원-창녕-합천-거창을 연결하는 2 등 도로변-합천·의령·창녕의 접점-에 위치하여 자 동차 교통과 수운의 이점을 동시에 살릴 수 있었던 적 포가 밤마리를 대신하여 이 지역 물화 교역의 중심지 로서 기능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1923년과 1938년 경 남의 장시 분포에 따르면 율지장은 1938년까지 존속하 고 있었으나, 적포장은 1923년 보이지 않다가 1938년 새롭게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그 사이에 신설되었음을 알 수 있다(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9, 227-232; 이영 기, 2001, 30). 1930년대 홍수로 인해 없어진 후 지금 은 그 흔적도 찾을 수 없지만, 적포의 경우 현재의 중 적포마을 앞의 낙동강변을 따라 5~6가구의 객주와 주 막·여관들이 늘어서 있었으며, 많을 때에는 20여 척 그림 12. 권율도원수부(초계면사무소, 2009.2) 그림 13. 농산물가공공장(2009.2)
의 상선이 정박하였다. 그리고 강변에 정기 시장은 아 니지만 어염을 실은 배가 올라오면 거창·합천·삼가 등지에서 많은 농민들이 농산물을 가지고 모여들어 이 른바 갯벌장이라는 부정기 시장이 형성되었다(정치영, 1999, 462).
합천군을 동서 방향으로 관통하는 황강은 청덕면 적 포리에서 낙동강과 합류한다. 인근의 적포교에서 북쪽 으로 5km 정도 낙동강을 거슬러 오르면 덕곡면 율지 리에 위치한 율지교에 이른다. 수운이 교통의 주요한 역할을 하던 고대부터 낙동강을 따라 사람들과 물산이 이동하여 하천의 본류와 지류가 만나는 주변, 하천의 본류와 내륙으로 연결되는 곳은 일찍부터 포구가 발달 하여 주민 생활의 근거지로서 중심지 역할을 하였다.
합천군 중동부 지역의 청덕면 적포리와 덕곡면 율지리 가 대표적인 예이다. 덕곡면 율지리는 낙동강에서 경 남의 북서부 내륙으로 연결되는 지점으로 인근에는 포 구가 발달했었다. 율지마을은 낙동강 본류 주변 자연 제방8)가까이 위치하며 대부분의 경작지는 범람 가능 성이 높은 배후습지에 형성되어 있다(그림 15).
밤마리는 낙동강과 지류인 회천의 합류점에 위치한 포구 마을로 덕곡면 소재지이다. 수로 교통이 쇠퇴하 고 육상 교통이 발달하면서 포구의 기능은 소멸하였 다. 그 결과 주변 지역과의 교류도 급감하면서 덕곡면 율지리는 내륙의 오지 마을로 변하였다. 합천군, 고령 군, 창녕군의 경계에 위치한 율지마을9)은 50가구 가운 데 45가구가 농업, 5가구가 상업에 종사한다. 마을의 경지는 논 10ha, 밭 3ha, 비닐하우스 1ha이다. 율지리 가 수해 마을에서 경지정리 시범마을로 바뀌게 된 계 기는 1968년부터 시작된 율지제방 공사이다.10)
수해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난 주민들은 배후습지의
비옥한 농경지에서 벼농사 외에 감자, 마늘, 양파, 수 박(비닐하우스) 작목반을 조직하여 공동으로 생산하고 농협에 계통 출하를 한다. 최근에는 감자보다 수익성 이 높은 마늘, 양파 재배에 주력하고 있다. 2001년부터 덕곡면에서는 면사무소 옆에 탈제작 체험 학습관을 개 관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2003년 문화관광부에서 추진 하는 문화역사마을 만들기 사업에 오광대 발상지11)밤 마리가 선정되면서부터 마을에는 본격적인 변화가 시 작되었다.
2004년 합천문화원에서는 합천오광대의 역사를 재 현하고 수로 교통이 발달한 낙동강 포구에서 남부형 탈춤이 발상되었음을 알리고자 탈춤 조형물과 나룻배 모형을 제작하여 율지마을에 설치하였다. 남부형 오광 대탈춤 발상지로서 밤마리의 옛 명성을 되찾고 문화적 자산을 판촉하기 위한 촌락 공동체의 노력은 미래 세 대가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교육 활 동으로 구현되고 있다. 합천 밤마리오광대보존회12)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탈의 역사성에 대해 해설하고, 덕 곡면사무소 담당 직원은 종이탈 만들기 방법을 지도한 다(그림 16). 합천군에서는 동부권 5개면(덕곡면, 쌍책 면, 청덕면, 적중면, 초계면) 지역을 시설채소·특화 작물 주산지(테크노 농업단지)로 조성하고, 가야 문화 의 중심지와 합천오광대 발상지를 관광 자원화하는 사 업에 주력하고 있다.
4) 도서 지역- 욕지도 해사 채취와 유동마을
통영항에서 뱃길로 남서방향 32km 지점에 위치한 욕지도(欲知島)는 인근의 연화도, 노대도, 두미도 등 39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욕지면의 중심지이 그림 14. 밤마리 장터(2009.2) 그림 15. 피수대(2008.9) 그림 16. 탈 만들기(2008.8)
다. 욕지도는 매일 7회(통영항 5회, 삼덕항 2회 출항) 배편(소요시간 1시간~1시간 30분)으로 육지와 연결된 다. 주산인 천황산(392m) 줄기의 동쪽 사면 아래(동항 리)에는 소규모 평지가 발달하여 욕지도 패총, 면사무 소, 욕지항, 자부포 등이 위치하고, 서쪽 사면 암석 해 안의 헤드랜드 사이에 도동, 덕동, 유동 해수욕장과 촌 락이 형성되어 있다. 남쪽 사면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촌락의 발달이 미약하다(그림 17).
욕지 주민들은 전통적으로 반농반어에 종사해왔다.
일제 시대 형성된 자부포에서 파시를 통해 거래되는 수산물이 부산, 마산 등지로 유통되면서 부산 생활권 에, 1980년대 오늘날의 선착장 부근으로 중심지가 이 동하면서 통영 생활권에 편입되었다. 상당수의 주민들 이 1970년대 중반부터13)일자리와 교육의 기회를 찾아 육지로 떠나면서 자연 마을 가운데 적지 않은 촌락이 소멸하였다(그림 18). 1990년대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의 정책 전환은 욕지 주민들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초래하였다. 국토해양부에서는 어민들을 위해 바다목장화 사업14)을 추진하고 있으며, 욕지 주민들은 어업(마을, 정치망), 양식업(가두리, 패류), 고구마 농 사, 펜션·민박 사업, 부두 노점상 등으로 생계를 유지 한다. 관광·여가 산업의 영향으로 최근 3~4년 사이에 외지인에 의한 토지 구입과 펜션 건설이 늘고 있다.
국가 스케일에서 연안지역 개발과 해사 채취에 따른
해양 생태계 영향, 전자 장비에 의한 대량 어획 체제 때문에 남해안의 어족 자원이 고갈되었고, 남해안의 가두리 양식장이 고흥반도까지 확산되면서 어류가 과 잉 생산되었다. 그 결과 남해안 갯벌 파괴, 백화 현상 (해안가 돌에 석회질이 쌓여 잡풀이 나지 않음), 연근 해 어선감척 사업, 사료값 폭등, 수산물 가격 불안과 유통 문제, 내수면 어업 확산, 중국산 수산물 유통 등 을 초래하였다. 시와 면 스케일에서 통영시 욕지도 어 민의 어업과 축양 어업은 광양항-부산신항 간 연안에 서의 갯벌 파괴와 욕지도 앞바다에서 해사 채취의 영 향으로 더욱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15)(그림 19)
일반적으로 해안에서 폭 10m, 수심 10m되는 곳까 지 마을 어장으로 지정되어 어촌계에서 관리한다. 마 을 어장에서 벗어나면 해저는 EEZ부근(수심 120~
150m)까지 갈수록 미세한 모래로 뒤덮여 있다. 물고기 들은 그곳에서 산란하고 치어가 커지면 연안으로 몰려 온다. 2001년부터 (주)부산신항만이 욕지도 남쪽 50km 지점 EEZ 부근에서 200만m3의 모래를 채취한16) 다음, 7년 동안 개별업체가 매년 530만~1,500만m3의 모래를 채취해 모두 5,800만m3의 모래를 신항만 공사 에 공급하였다(그림 20). 그 결과 물고기 산란장이 파 괴되고 욕지도 해안에는 백화 현상이 생겼다. 해저에 서는 먼지가 쌓이고 부유 모래가 가라앉아 전복·소 라·게 등이 잡히지 않았다. 어류(멸치·방어·고등
그림 17. 욕지도 3차원 입체도 그림 18. 폐촌의 집터(도동, 20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