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발생학 덕분에 유전자 차원에서의 조작과
이 조작이 정상적인 발생에 미치는 인과 관계에 대한 연구가 가능해졌다.
즉 실험발생학이야말로 오늘날의 발생생물학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실험발생학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① 산소, 중력, 온도, 초음파, 방사선 등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고 그것이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는 방법,
② 작은 바늘로 발생 중인 조직의 일부를 파괴한 후 그 영향을 관찰하는 미세수술법,
③ 배아의 일부를 제거한 후 최종 발생된 개체에서 파손되거나 변형된 조직을 관찰하는 방법,
④ 배아의 한쪽을 다른 쪽으로 이식한 후에 그것이 개체의 수족 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관찰하는 방법.
특별히 이 방법은 발생 중인 세포가 주변의 다른 세 포들과 끊임없이 정보 교환을 하면서 자신이 어떤
조직으로 분화할 지를 조절해 나가는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정해진 운명에 의해 독자적으로 발생을
수행하는 지를 조사하기에 적합한 방법이다.
⑤ 발생 중인 세포들이 서로 어떻게 물리적, 화학적 으로 유착되어 있는지를 보기 위하여 세포를 인위적 으로 분리하는 세포분리법과,
⑥ 돌연변이(mutation)를 일으켜서 유해 물질로 인 한 선천성기형을 이해하려는 방법,
⑦ 추적자(tracer)를 사용하여 발생의 경로와 세포 재배열을 추적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이외에도 발생생리학(developmental physiology)은 태아의 물질대사와 생리적 기능 발달에 관한 연구를 주로 담당하는 분야이다.
특히 생화학적 대사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선천적으 로 소화나 영양관계, 성장, 노화 등에 문제가 있을 때 적절한 치료법을 제공하려는 학문이다.
발생생리학과 유사한 연구 분야로서는 염색체의 비 정상적인 분포가 태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를 연구하는 세포유전학(cytogenetics),
발생 장애로 인하여 야기된 인간의 질병을 이해하려 는 임상발생학(clinical embryology), 발생과정 중
화학적 변화에 대한 연구를 담당하는 화학발생학 (chemical embryology),
그리고 병리학적 변화를 유전자 차원에서 설명하는 분자병리학(molecular pathology) 등이 있다.
제 3장
세포분열과 개체발생
동, 식물세포가 분열하는 방법에는 체세포분열
(mitosis)과 감수분열(meiosis) 의 두 가지가 있다.
감수분열은 생식세포분열이라고도 불린다.
흔히 “mitosis”를 유사분열이라 번역하고 있는데 이는 엄밀한 의미에서는 옳지 않은 해석이다.
유사 분열이라는 뜻은 세포가 분열하는 과정에서 방추사(spindle)가 나타난다는 뜻이다.
방추사는 염색체를 좌우로 끌어당기는 세포 내 실과 같은 구조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방추사가 감수분열에서도 관찰이 된다.
그래서 엄격하게 말하자면 유사분열에는
체세포분열과 생식세포분열의 두 종류가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이 두 가지 분열의 차이점은 염색체 수의 변화에서 찾는 것이 쉽다.
체세포분열 은 염색체 수의 변화가 없는 분열인 반면 에, 생식세포분열은 염색체 수가 반으로 감소하는
감수분열이다.
이런 의미에서 “mitosis”를 체세포분열로, “meiosis”
를 감수분열로 정의하는 것이 옳다.
한편 무사분열이라는 용어도 있다.
무사분열은 유사분열과 대비되는 용어이다.
방추사의 출현이 없이 세포가, 또는 핵이 그대로 길게 늘어나서 둘로 나뉘어지는 분열법이다.
무사분열은 단세포생물인 세균 등의 분열에서 주로 보이지만 일부 병든 세포나 늙은 세포에서 관찰되기도 한다.
체세포분열(mitosis)의 핵분열은 다시
전기(prophase), 중기(metaphase), 후기(anaphase), 말기(telophase)의 4단계로 나누어진다.
체세포분열
전기에는 길게 늘어졌던 염색사가 염색체로 응축이 되고 핵막이 소실되며, 방추사(spindle)가 형성된다.
또한 염색체의 복제가 일어나 DNA의 양이 두 배로 증가하는 시기이다(4n).
중기에는 이렇게 응축되고 복제된 염색체들이
적도판에 배열되며, 후기에는 이들 염색체의 복제된 팔들(염색분체, chromatid)이 각각 방추사에 이끌려 양극으로 이동한다.
말기에는 핵막이 다시 재생되고, 방추사가 소실되게 된다.
핵분열에 이어 세포질분열이 일어나면서 두 개의 딸 세포(daughter cell)가 만들어진다.
딸세포는 모세포와 형태나 유전적 구성이 완전히 동 일하다(2n).
감수분열(meiosis)은 1기와 2기로 나뉘어진 두 번에 걸친 세포분열이다. 따라서 감수분열의 결과 모두 4 개의 딸세포가 만들어지게 된다. 남자의 경우에는 이 4개가 모두 정자가 되는 반면, 여자의 경우에는 이
중 1개만이 정상적인 난자로 발생된다.
감수분열
나머지 3개는 모두 기능이 없는 극체(polar body)로 서 퇴화되게 된다.
극체도 염색체의 수나 구성은 난자와 동일하지만
세포질이 없어 수정(fertilization) 기능이 없을 뿐이다.
상동염색체(homologous chromosome)란 같은 형질에 관여하는 유전자들로 구성된,
즉 내용이 같은 한 쌍의 염색체를 말하다.
사람은 염색체가 총 46개로 이 중 44개가 체세포염 색체, 2개가 성염색체이다.
체세포염색체의 이름은 1번부터 크기순으로 붙이는 데 각 번호마다 2개씩 쌍을 이루고 있기에 22번까지 번호를 붙이고 있다(단, 21번과 22번은 크기가 뒤바 뀌어 있음).
즉 각 번호마다 쌍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렇게 쌍 을 이룬 염색체들을 상동염색체라고 한다.
상동염색체는 서로가 유전자의 종류는 같지만 완전 히 같은 것은 아니다.
예로써 눈의 색깔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가진다는 점에서 한 쌍의 상동염색체가 같기는 해도 한 쪽이 우성, 또 다른 쪽은 열성일 수 있다.
감수분열의 1기는 체세포분열과 비교하여 몇 가지 차 이점이 있다.
첫째, 전기에서 상동염색체(homologous
chromosome) 간에 유전자 교환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즉 염색체 교차(crossing over)에 의해서 상동염색체 에 있는 유전자들의 조합이 우성, 열성 간에 달라지 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유전자의 재배열이 일어나기 때문에 다음
세대로 다양한 조합의 형질이 전해질 수 있는 것이다.
형제, 자매가 비슷해 보여도 조금씩 모습이 틀린 이유가 바로 염색체 교차 때문이다.
둘째, 중기에 염색체들이 상동염색체별로 쌍을 이루 어 적도판에 배열되게 된다.
이 때문에 분열 후 염색체의 수가 반감되게 되는 것 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염색체의 수는 반감되지만 각각의 염색체가 복제되어 있으므로 전체적인 양은 그대로라는 것이다.
체세포분열에서는 쌍을 이루지 않고, 각각의 염색체 들이 그냥 일렬로 적도판에 배열하였다.
감수분열 2기는 염색체의 복제가 없는 체세포분열과 같다.
이미 염색체들은 복제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그대로
양극으로 각각의 분체가 끌려감으로서 분열되게 된다.
두 번에 걸쳐 세포가 분열하였으므로 감수분열의 결과는 총 4개의 딸세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