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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평화·안정과 한중관계 개선의 필요성
이 상 국(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기로에 선 한중 관계
1992년 수교 이래, 지난 25년간 한중관계는 국가 간의 단순한 외교관계에 서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부단히 발전해 왔다. 이와 같은 한중관계의 발전은 양국의 정치·경제·사회적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직접적으로 양국의 국가이익 확대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한중 관계의 진전은 역내의 다양한 전통 및 비전통 안보 문제의 해결을 위한 각국의 협력 움직임에 일조하는 한편, 동북아시아의 냉전 요소를 상당히 약화시킴으로써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도 크게 기여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 한중관계는 급속히 경색되고 있고, 이는 핵 능력 구비를 노린 북한의 연이은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 이에 따른 한국과 동북아 안보 환경의 악화에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최근 경색된 한중관계의 직접적인 계 기는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2016년 7월 미국과 한국 정부가 종말단 계 고고도 지역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추진을 공식화한 것과 관련 된다. 이후, 한중 관계는 중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 안보 이익을 손상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사드 배치 저지 차 원에서 경제·사회 영역을 중심으로 대한국 압박 정책을 구사하면서 악화되었 다.
북한은 2016년 두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하고, 수차례에 걸쳐 미사일 발사 실험을 감행하였다. 2017년에 들어서도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연이어 실행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에서, 한중관계 개선을 비롯한 역내 국가 간 상호 이해 증진과 협력은 더없 이 중요한 과제이다.
한국은 그동안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해 다양한 수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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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소하고자 노력하였다. 한국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북한의 핵 개발 움직임은 중단되지 않았고, 북한의 핵 위협은 이미 상 당한 수준에 이르게 됐다. 결국 한국은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효과적 대응 을 위해 군사적인 조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와 관 련, 한국 국방부는 이미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한국의 평화와 안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고, 주한미군의 사드배치는 한국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한중관계 개선의 필요성
북한의 핵 개발 노력은 한국의 생존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와 글로벌 안보 환경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그런 만큼,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 엔 등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북핵 문제가 지 닌 복잡성을 고려할 때, 역내 국가 간의 긴밀한 의사소통과 협력이 절실하 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과 중국은 ‘북한의 핵보유 저지’라는 더욱 큰 안보 이 익을 공유하고 있고, 북한의 핵 보유를 저지하기 위한 한중 간 협력은 양국 국익 보호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만일 우리가 북한의 핵 보유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다면, 양국의 안 보는 물론, 동아시아 안보는 더욱 위협받게 될 것이다. 현재 중국은 ‘중화민 족의 위대한 부흥’, ‘부국강병’을 실현하기 위한 ‘평화발전’전략을 추구하고 있고, 북한의 핵 보유 노력은 중국이 이러한 전략목표를 달성하는 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해, 북한의 핵 보유 움직임을 차단 하지 못한다면,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무기가 동북아에 배 치되거나, 동아시아 지역 내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향후 역내 안보환경이 크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평화적인 방식으로 강국화를 실현하려는 중국의 안보 환경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에 더해 지역국가 간 군사경쟁의 가속화는 국가 간의 전략적 신뢰를 더 욱 손상시킬 것이며, 국가 간 경제·사회 교류, 비전통 안보 협력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을 비롯한 지역국가들의 이익은 크게 손상될 것이다.
한중관계의 측면에서 보면, 한국과 중국은 지난 25년간의 교류·협력의 확 대, 양국 관계의 부단한 발전으로 경제 등 역내 주요 비전통 안보 영역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양국관계의 안정과 지속적인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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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한국과 중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 나아가 사드 문제를 이유로 중국이 한 국을 지나치게 압박할 경우, 한국 내에서는 “국가주권에 대한 도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장기적으로 한중관계가 부정적인 국면에서 헤어나기 힘 들 수도 있다.
동아시아 안보환경 개선을 위한 관련국의 공동 노력 절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정부는 북한 위협에 대한 효과적 대응과 군사 주권의 관점에서 주한미군의 사드배치 문제를 처리할 것이다. 이와 관련 한 민구 국방장관은 사드 배치는 “군사주권적 결정으로, 주변국에 당당히 밝히 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향후 한국은 사드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한국의 안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한중 간의 신뢰 회복 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전개할 것이다. 그러나 사드 문제와 관련한 한 중관계의 악화, 나아가 동아시아 안보환경의 악화는 본질적으로 역내 주요국 간 전략적 신뢰의 부족에 따른 것으로 한국 일방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는 힘들다.
주지하다시피 북핵 문제 해결을 포함하여 지역적․지구적 차원의 다양한 전통․비전통 안보 위협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거나 통제하기 위해서는 중국 을 포함한 역내 주요국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역내 주요국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 그렇다면, 무엇보 다도 역내 주요국간의 전략적 신뢰 제고와 안보환경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역내 주요국 간 전략적 신뢰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드 문제에 대 한 중국 측의 이해 제고 노력과 문제 해결을 위한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다른 관련국들도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고 북한의 핵 위협에 특화된 것”이라는 점을 중국 측에 더욱 설득력 있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중국과 역내 주요국들이 전략적 신뢰를 제고함 으로써 사드 문제가 더욱 악화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북핵 문제 해결에 더욱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주요국들도 역내 다양한 갈등과 분쟁 사안을 무력이 아닌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는 노력을 견지함으로써 동아시아 안보환경이 악화하 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역내 주요국들은 기존의 다양한 다자․양자대화체를 적극적으로 가동하고 활용해야 할 것이다.
역내 주요국 간 전략적 불신의 심화와 동아시아 신냉전 구도의 출현은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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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으로 특정 국가나 집단의 이익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은 중․장기적으로 동아시아 안보 환경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모든 역내 주요국들에게 막대한 비용을 불필요하게 요구하면서, 결과 적으로 모든 유관국의 전략적 이익이 크게 손상되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 다. 따라서 신냉전 구조의 출현을 막기 위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지혜와 노력 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