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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가지 키워드로 읽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시 변화
김세훈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email protected]) 연구자의 서가 •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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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시티
요즘도시 (권오은, 배광진, 이가영, 황희정, 강유진, 김지환, 이성인, 이승현, 장국화) 지음
지난 한 해 감염병 확산과 그로 인한 후폭풍은 우리 사회 곳곳을 아프게 후벼팠다. 세계 경제는 휘청거렸고 골목상권은 무너졌다. 집단감염, 자택격리, 이동제한, 도시봉쇄, 비 대면 수업 같은 낯선 단어도 차차 익숙해졌다. 최근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바이러스 종식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기력하게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새로운 정상성, 즉 ‘뉴노멀’의 단서를 찾고자 발버둥쳤고, 비대면 상황에 꽤 적응한 이들 도 생겼다. 나아가 위기를 현명하게 관리하고 재도약의 기회로 전환하는 노력도 이루어 졌다. 물론 사람들의 고착된 행태를 바꾸고 오래된 산업구조와 도시공간을 재편하는 일 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대응과 도전이 나타났다.
나는 이 기간에 다른 도시 분야 연구자들보다 비교적 차분하게 도시를 바라볼 기회가 있었다. 서울대학교 부임 후 처음으로 연구년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비록 해외 체류나 도 시답사 기회를 박탈당한 채 일상적 활동을 멈춘 도시 한가운데 있는 게 안타까웠지만, 적 어도 한 가지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코로나는 분명 우리 시대에 전대미문의 충격이다.
하지만 감염병과 함께 나타나고 있는 도시와 공동체의 변화는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수 면 아래에서 꽤 진행 중이었다. 코로나는 이런 변화가 그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을 크게 앞당겼을 뿐이다. 비대면 문화의 확산, 로컬 지향형 생활권의 재편, 신선식품을 포함한
87 배송 서비스의 진화, 보편적 · 선별적 복지제도 실험, 정체된 전통산업의 몰락과 플랫폼 기업의 부상 등이 그러하다.
다른 관찰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공포와 위협은 어느 곳이나, 누구에게나 보 편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부정적 충격을 받는 정도와 일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이 차이는 앞으로 도시공간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분화시 키는 원동력이 된다. 필자는 이러한 격차를 ‘도시 격차’라고 정의한다. 예를 들어 어떤 곳 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방문객 감소와 소비 위축이 지역경제 마비와 상권 몰락, 기업 도산 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감염 위협을 최소화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유지된다. 운이 좋다면 새로운 시장에 적응한 기업의 활동이 정착할 수도 있다. 앞으로 상당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의 기조가 유지된다면 이러한 도시격차 효 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지역에 더 크게 누적될 것이다. 앞으로 나타날 도시변화(y)의 함수를 백신 보급에 따른 일상성 회복(x1)과 가중된 도시격차의 효과(x2)로 해석할 수 있 을까. 그 결과가 자못 궁금하다.
이런 생각을 꾹꾹 눌러 담아 젊은 연구자의 시각으로 예민하게 쓴 책이 여기서 소개하 는 「뉴노멀시티」 이다. 이 책은 전 지구적 감염병 시대에 도시, 건축, 공간 분야에서 주목 해야 할 변화와 혁신적 시도를 담았다. 특히 도시공간의 미래, 새로운 공공성의 모습, 사 회혁신의 주체가 만나는 지점을 세심하게 다루었다. 이러한 내용을 여섯 가지 키워드, 즉 ① 거주하는 도시, ② 일하는 도시, ③ 이동하는 도시, ④ 교류하는 도시, ⑤ 배우는 도시, ⑥ 공존하는 도시로 나누어 정리했다. 과연 뉴노멀 모색의 시기에 도시를 더 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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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호 2021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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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의 서가 37회 예고
강미나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다음 호 필자로 나섭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바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앞으로의 변화 가능성은 무엇이고 코로나와 함께 인류가 살아갈 방안은 무엇일까? 한 예로, ‘거주하는 도시’에서는 코로나 시대에 집을 고르는 기 준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또 도시와 농어촌 사이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실험하 는 사람들 이야기를 다루었다. 나아가 인종, 계급, 빈부로 인해 기울어진 세계와 거주권 문제도 포함된다.
이 책이 갖는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코로나 이후 뉴노멀은 얼마나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뉴노멀은 이미 디자인이 끝난 미래가 아니란 뜻이다. 불확 실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상상, 현실의 한계와 사람의 잠재력에 대한 통찰, 사회의 약한 고리와 쇠퇴하는 공간을 바꾸려는 의지가 만나는 영역이다. 열려 있는 미래이자 지 금의 노력이 영향을 줄 수 있는 미래이다. 이렇게 보면 도시 · 조경을 전공한 저자들이 공 간과 사람에 대한 따스한 시선으로 상상하고, 통찰하고, 시대적 난제를 해결하려는 목소 리를 낸 것 자체가 큰 의미이다.
「뉴노멀시티」 를 이 코너에 소개하는 이유는 책이 쓰인 과정에도 있다. 이 책은 주제선 정부터 책 기획, 인터뷰 섭외와 본문 작성까지 ‘요즘도시’라는 그룹의 젊은 창업자들이 주 도했다. 오늘날은 부동산과 주택 관련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현실과 함께 질주하는 여러 도시의 이야기를 쉽고 전문성 있게 전달하는 미디어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그런 점 에서 도시를 매개로 삶을 영위하는 대중에게 한발 다가서서 말을 거는 이들의 첫 발자국 에 주목한다. 여기에 서울대학교 학생들도 저자로 참여했다. 이렇게 총 9명의 청년 연구 자가 함께 작업했지만, 마치 한 명이 쓴 것처럼 글의 이음매가 매끄럽다. 나아가 이들은 도시 이야기를 종이라는 굴레에 박제시키지 않았다. 온라인 트렌드 세미나를 통해 저자 들이 인터뷰한 ‘체인지 메이커’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장으로 독자를 초대했다. 나아 가 출판 비용 일부는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충당했고, 독자가 참여해 ‘마이 시티 맵’을 만들어 SNS로 공유하면 이를 홈페이지와 전시에 활용할 예정이다. ‘연구자의 서가’
에 소개된 책 중 유일하게 온라인을 기반으로 지식이 만들어지고 유통된 책이 아닐까 싶 다. 무척 희망적이게도, 코로나의 위협은 의기투합한 연구자들의 새로운 지식 창출과 교 류 시도를 잠재울 만큼은 아니었다.
연구자의 서가 •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