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구원 부설 건축도시공간연구소에서는 올 들어 국토해양부, 국토연구원과 공동으로 2010 도시건 축정책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건축정책포럼은 국토환경 향상 및 국가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바람직 한 정책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전문가와 실무자 간의‘자유로운 토론의 장’으로 기획되었다. 제1차 포 럼은 지난 5월 28일 예술의 전당 서울서예박물관 4층 문화사랑방 대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포럼 에는 권영상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부연구위원이‘국격 향상을 위한 신(新)한옥 플랜’, 안국진 금성종합 건축사사무소 사장이‘한옥의 보급 및 확산 방안’에 대해서, 양윤식 한얼문화유산연구원장이‘한옥 산 업화 기반구축 방향’, 한필원 한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한옥의 체계적 보전과 적극적 활용방안’에 대해서 각각 발제하였다. 이후 토론은 최일 목포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의 진행 아래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조준범 목포대학교 도시 및 지역개발학과 교수, 조정구 구가도시건축 소장, 전봉희 서울대학교 건 축학과 교수, 황혜주 목포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참석하였다. 다음은 이번 포럼의 주요 발표 내용과 토 론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이다.
한옥 르네상스 시대의 실현
권제중｜국토연구원 부설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부연구위원 이정실｜국토연구원 부설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연구원(정리)
발표내용
1. 국격 향상을 위한 신(新)한옥 플랜(권영상 건축도시 공간연구소 부연구위원)
최근 친환경주택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면서 녹색 건축으로서 한옥의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우수한 도시∙문화자산으로 국격 제고의 중 요성과 고품격∙친환경주택에 대한 선호가 증가되 었다. 이러한 배경 아래 한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종합적 추진전략 마련이 시급해졌고, 정부에서는 한옥을 보급∙확산하고 체계적으로 보전∙활용하 는 방안인 신한옥 플랜을 발표하였다.
이는 2020년 한옥르네상스 시대 실현을 목표로 크게 4개 분야의 실천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은
▲한옥의 보급∙확산: 농어촌지역에
한옥 신축 지원, 한옥표준설계도서 배부, 택지개발 지 일부에 한옥마을 시범단지 조성, ▲기술개발 및 산업화: 설계기술 개발, 성능기술 개발, 시공기술 개발,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한 한옥 연구개발 (R&D), 민간의 자생력 확보가 가능한 시장규모 (연간 5천 채) 창출, 목재의 표준화 및 생산∙유통 산업 육성 추진, 국가 한옥센터 설립, 설계∙시공 전문인력 양성, ▲한옥의 보전∙관리: 한옥의 체 계적 관리를 위한 한옥등록제 시행, 한옥밀집지역 개∙보수 지원 및 주거환경 인프라 구축,▲한옥의
적극적 활용: 한옥 체험프로그램 확대, 한옥에 문 화공간 조성, 외교시설이나 공공시설을 한옥 또는 한옥 스타일로 조성하는 한(HAN) 하우스 브랜드 화 사업 추진 등이다.2. 한옥의 보급 및 확산방안(안국진 금성종합건축사 사무소 사장)
■전통 한옥의 문제점과 한옥의 현 주소
전통 한옥의 문제점은 현대 생활에 맞지 않는 공간 모듈, 주문 방식의 수공예 생산으로 인한 높은 시 공비, 유지∙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요약된다. 이는 한옥의 보급 및 확산을 저해하는 요소로 거주성능 이 취약한 한옥의 단점을 개선하고 현 시대에 맞도 록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통 목구조와 자연재료 및 목조 한옥지붕으로 이루어진 전통 한 옥과는 달리 현대 한옥은 한 스타일 혹은 한옥 스 타일, 즉 다양한 재료의 조합에 의한 포괄적 수용 이 한옥 활성화를 위해 절실한 상황이다.
한옥 보급을 위한 선결과제로는
▲
경제적 한 옥: 공학목재를 사용하고, 규격 표준화∙모듈화, 시공법 개발구법 개발, 신재료 개발, 공장생산기술 (프리컷 가공) 개발, ▲따뜻한 한옥: 단열성능 향 상, 단열창호 개발, ▲편리한 한옥: 주방∙화장실 현대화, 수납공간 활용, 칸 모듈 확대, ▲하자가 없 는 한옥: 공학목재 사용(구조용 집성재∙일반목재 비교), 지붕공사 건식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한옥지원제도 개선방향
민간 주도의 한옥 분양시장이 한옥 활성화 선결조 건이라고 본다. 기존의 개별 지원은 규모의 경제성 이 결여되어 산업화로 연결되지 않으므로 한옥 대 량생산을 통한 산업화를 위해 개별 지원에서 사업 자 지원으로 확대가 필요하다. 한옥마을 조성의 경 우 한옥시장 형성을 위해 사업계획의 승인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또한 한옥의 수요는 농촌보다 도시 에 있다. 이를 위해 도시형 한옥 개발∙보급이 필요 K R I H S F O C U S : 국국 토토 연연 구구 원원 소소 식식
축보다 마을단위 조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옥마 을을 조성할 수 있는 택지공급이 요구되며, 한옥마 을이 자연녹지지역에 들어갈 경우 현행 건폐율
20%에서 40% 정도로 완화할 필요가 있고, 신도시
택지개발지구 내 한옥마을 지정이 요구된다.3. 한옥 산업화 기반 구축방향(양윤식 한얼문화유산 연구원장)
■대량생산기반 가공시스템 구축
최근에는 국민적 수요증가 및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나 아파트 등 타 건축물의 두 배에 달하는 건축비가 한옥 보급을 저 해하고 있다. 경험에 의존한 기존 축조방법은 건축 품질을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한옥의 보 급 확대 및 산업화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건축 품 질 및 경제성 확보를 위해서는 기존의 전통 가공방 식을 현대적 부재 가공기술로 체계화한 대량생산 기반 가공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옥 부재정보, 접합형태 및 가공정보를 DB화하고 이 를 가공시스템에서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시 스템의 개발과 구축이 필요하다. 전통한옥 건축과 한옥 부재의 특성이 충분히 고려된 부재 생산 및 가공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술이 국내 연구∙개발 로 이루어져야 한옥의 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 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전통 한옥 부재가공 기법을 조사하여 체계를 정립하고, DB화를 통해 부재 가공시스템을 현대화하도록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한옥의 경쟁력 확 보를 위해서는 시공의 효율성 증대가 필요하다. 또 한,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시공 표준 개발을 통한 축조기술의 보편화가 절실하므로 혼합형 구조 부 재 및 접합부 모듈 개발을 통해 한옥 전체 구조를 부구조시스템으로 구분∙모듈화하여 현장조립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한옥 시공 표준개발 및 시공∙공정관리 기술개 발, 그리고 공기단축형 복합 모듈 개발이 필요하 다. 한옥 산업화의 기반 구축을 위해 공급과 수요 의 메커니즘이 마련될 때까지 수요창출을 위한 지 원 및 진흥사업이 정책적으로 요구된다. 또한 신한 옥 공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연구∙개발의 선도 적 시행이 있어야 한다.
4. 한옥의 체계적 보전과 적극적 활용방안(한필원 한 남대학교 교수)
■한옥의 보전과 활용의 상관관계
역사∙문화적으로 의미가 큰 한옥을 문화재로 지 정하여‘보전’하는 것은 필요한 문화정책이라 생 각한다. 여기서 보전이란 보존과는 다른 말이다.
보전이 원형의 근간을 유지하며 새로운 조건에 맞 게 다소의 변경을 수용하며 유연하게 유지, 관리해 나가는 것을 말하는 반면, 보존은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보전은 관리와 활용의 개념 을 내포하는 용어로, 역사문화적 진정성 (Authenticity)과 현재의 현실적 요구의 타협을 의 미한다. 한옥이 과거의 일정한 시점에 얼어붙은 하 나의 화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한옥이 거주공간
으로서 생명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나무∙흙 등 자연재료로 지어져 유기적으로 갱신되는 건축 인 한옥은 보존이 어렵다. 또한, 다른 문화유산과 달리 일상생활이 일어나는 주거에 있어서 원형 유 지, 곧 보존이 대단히 어렵다. 원형 유지를 추구하 는 한옥이나 민속마을에서는 필연적으로 거주자의 생활 문제가 대두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거주자가 떠나 집이 비게 되면 관리가 되지 않아 한옥은 급속히 퇴락한다. 한옥의 활용 주체와 대상 (한옥)이 모두 품격을 유지할 수 있는 보전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한옥의 보전과 활용을 위한 전략
입지∙규모에 따른 분화된 전략을 수립하여 한옥 을 문화관광의 대상으로 활용한다. 인근지역의 한 옥을 비롯하여 다른 자산들과 연계하여 흡인력을 높이고,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옥을 한복∙한식∙한글∙한국 음악∙한지 등 이른바 한 스타일과 관련한 활동의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일정한 규모와 현대 설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한옥과 그 공간의 의미를 같이 보 전해야 하며, 지역, 시대, 인문적 관련성을 기반으 로 한옥들을 네트워크화하고 한옥에 대한 정보를 관광 루트의 연계적 정보로서 제공하는 것이 중요 하다. 이와 관련하여 전통한옥 활용 매뉴얼 제작 및 한옥 보전의 경제학 연구 역시 뒤따라야 한다.
토론내용
■김승배(피데스개발 대표): 한옥 보급을 확산하기 위 해서는 산업화 및 브랜드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시 장 규모가 한옥 1만 채 정도를 소비할 수 있다면 가
격도 떨어지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 및 공공의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도시 근처에서 먼 저 한옥시장이 활성화되면 전원마을까지 더불어 확대될 것이다. 소비자의 지원에 대한 정책 또한 필요하다. 제도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한옥주택을 구입할 때 금융지원에 대한 정책 마련 역시 시급하다. 팔리지 않은 블록형 단독주택 부지 가 도시에 산재해 있으며, 이들을 한옥사업에 활용 하면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 세대당 필지면적, 기 타 지구단위계획, 개발계획상 제한을 변경한다면 한옥의 사업화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 조준범(목포대학교 교수): 「건축법」에 한옥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한옥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한 옥이 현대의 건축 속에서 어떤 위상을 차지하는지, 현대 건축유형에서 한옥을 인정하려고 하는 것인지 분명하게 규정하고, 「건축법」의 다른 부분 또는 제 도와 균형을 맞춰 나가야 한다. 한옥에 대해서만 예 외 등이 적용된다면 한옥의 특성 자체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한옥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완화 할 수 있는 부분을 한 번 더 생각해야 할 것이다. 다 른 말로 표현하면, 역차별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으 므로 조심스럽다. 한옥을 활성화하고 진흥시키더라 도, 한옥의 품격을 유지하면서 활성화할 방법을 찾 아야 한다. 주택공급 수준에서 맞춰줄 수 있는 문 제, 다양한 지원방식에 대해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 해야 한다. 개발권양도제(TDR) 문제를 적극적으 로 도입해서 개발과정에서 나오는 불이익을 조정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같은 여건 조성을 위해서 는 비용절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오 히려 개발자보다는 자재공급 및 개발 관련자 또는 중소기업에 지원을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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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한옥은 단순하게 살기 좋은 집, 건강한 집이 아 니라 미학과 풍취, 정취를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대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옥의 공사비뿐만 아 니라 설계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현재 한옥 관 련 지원은 잘되고 있지만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는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한 배경에 표준설계도 가 있다. 건축가로서 표준설계도를 보았을 때 답답 한 집을 설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옥은 가 능성이 있고, 풍부한 내용을 담을 수 있는 집이다.
한옥 설계와 디자인에 대한 지원, 조경 및 아트디 렉터에 대한 지원, 한옥 네트워크화에 대한 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봉희(서울대학교 교수): 한옥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는 고밀화, 고층화다. 품격 의 고양 역시 중요한 요소다. 전근대의 한옥이 최 고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현 시대에 맞게 개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화가 필 요하고, 품격을 고양하기 위해서 다양한 개발이 필 요하다. 한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건축가들이 열정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 한옥 설계에 대한 지 식이 없는 건축가를 위해 BIM이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생산기술과 성능기술 같은 경 우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건축언어 속에 들어갈 것이다. 1960년부터 지금까지 한옥은 코마 (Coma)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한옥을 되살리기 위해 한옥이라는 정의에 구속되지 않고, 시장에서도 훨씬 더 자유로운 한옥, 아파트형 한옥 까지 포함해서 다양한 한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 한다.
기 때 콘크리트가 들어오면서 이질적인 양식의 건 축물들이 지어졌고, 이처럼 획기적인 변화에 대해 혼란이 있었다. 요즘 한옥은 친환경적 가치, 문화 적 정체성 등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많이 지어지 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비싸고 불편하기 때문이 다. 한옥은 시대적 양식이기 때문에 현대의 사회경 제적 시스템에 맞지 않고 불편하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재료적 한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기본적 으로 한옥이 많이 지어져야 그중에서 품격 있는 한 옥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진다. 한옥에는 나무가 많 이 쓰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긴 하지만 한옥의 개념 을 규정하지 않고 가능한 한 여러 가지 재료에 대 해서 연구해야 한다. 문화적 단절, 역사적 단절 등 에서 한옥을 바라본 것이 아닌지 반성하고, 한옥을 열린 개념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