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행위분류 상설관리체계’ 운영 방향
연준흠
1ㆍ김선우
21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2대한의사협회 보험연구팀
교신 및 책임저자: 연준흠 주소: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761-1 E-mail: yonjh@paik.ac.kr Tel: 02-950-1171
Fax: 02-950-1323
보고를 시작하며
의료행위 분류는 의무기록 전산화, 보험급여 상환, 임상 연구, 병원자원 관리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됩니다. 따라서 의료행위분류의 국가적 표준은 의료서비스에 관한 정보 수집과 활용을 용이하게 하여 의료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제적인 의료정보 교환을 가능하게 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의료기관에서는 건강보험 청구와 관련한 업무가 의무기록 작성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보건복지부 고시(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의 행위분류와 표현을 의무기록에도 사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보험청구 단위의 분류 세밀도(Granularity)와 용어(Terminology)로 표현되지 않는 의료행위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보다 넓은 개념의 분류체계와 용어표현의 표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모든 의료행위를 기술하고 용어를 통 일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약 8,600개의 의료행위를 포함하는 한국표준의료행위분류1를 1996년에 발 간하였고, 2004년에는 ‘의과행위분류 정비 및 의사업무량 상대가치 개발 연구’를 통해 행위정의 개념 1 한국표준 의료행위분류: KCPM - Korean Classification of Procedures in Medicine
을 도입하였습니다. 그리고 2010년부터는 모든 전문과가 참여하여 순차적으로 한국형 의료행위분류2 와 관련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의료행위를 분류하고 정의하는 업무에 대한 합의 체계를 구축해 왔습니 다.
이와 같은 경험과 자원을 활용하여 대한의사협회에서는 2015년 회기부터 ‘의료행위분류 상설관 리체계’(이하 관리체계)를 가동할 예정입니다. 아직 유관 기관들과 업무협력을 위한 협의가 완료되지 는 않았지만, 이번 기회에 이 관리체계가 추구하는 업무방향과 실무적인 내용을 보고 드리고자 합니다.
관리체계의 업무 구조 및 방향
의사협회에서 의료행위를 분류하고 정의하는 업무는 25개 전문과가 참여하는 ‘의료행위심의원 회’가 맡고 있습니다. 그 동안 위원회의 업무처리 방식으로 미루어 보면, 앞으로도 아래와 같은 두 가 지 원칙에 근거한 업무추진 방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1. 전문가 상호검증(Peer Review)에 의한 합의 : 임상 경험을 공유하는 동료 의사의 합의된 견해에 근거한 각 전문과 간의 형평과 일관성 추구
2. 임상현장을 최대한 반영하고 개선안을 제안 : 건강보험 급여 및 비급여, 신의료기술 평가 등 다 양한 제도에 의한 행위분류를 반영하고, 바람직한 분류 형태를 개선안으로 제시
즉, 관리체계는 위원회의 정기적인 의사결정에 의해 운영되며, 위원회는 전문가 상호검증 정신에 입각해서 우리나라 임상현장과 의료제도를 최대한 반영하는 분류체계를 추구하게 될 것인데, 여기에 는 현행 분류체계에 대한 정교한 해석과 전문가적 견해를 피력하는 것에 더해서 개선안을 제시하고 이를 의사협회의 공식적인 의견으로 확립하는 능동적인 영역도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관리체계의 업무 내용
현재까지 의사협회가 관여해온 우리나라 의료행위분류에 대한 주요업무를 건강보험 급여행위, 비급여행위, 신의료기술 평가신청 행위 등으로 구분하고, 관리체계에서 분류와 정의에 대한 개정, 신 설, 삭제 등을 다뤄야 할 것으로 인지하고 있는 업무 범위는 아래 Table 1과 같습니다.
건강보험 급여 행위에 대한 관리는 주로 지불단위로 생성되는 신의료기술, 재분류된 행위, 비급여 에서 급여로 전환된 행위들에 관한 부분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가 법적 절차에 따라 정부 위원회에서 의사결정하고 고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 관리체계를 통해 전문가 의견이 반영될 수 있 2 한국형 의료행위분류: KCPT - Korean Classification of Procedural Terminology
구분속성 관리 업무(안) 참고 형태종류사례(또는 예시)관련 법령세분화 정도 건강보험 급여행위기존 행위 5,000여개의 기존 고시 행위 '초진 진찰료' 등 행위 정의 개정보건복지부 고시-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 대가치점수
건보급여 지불단위 신설 행위신의료기술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목적신의료기술 평가 및 급여 적용된 '광각 형광안저혈관조영술' 등행위 분류 및 정의 개정 (또는 신설, 삭제) 재분류 (또는 신 설) 및 삭 제 행위
비급여(고시행위)에서 급여로 전환되는 행위 (선별급여* 포함) 정부 정책에 의해 급여 전환된 '초음파검사' 등 비급여(예시행위)에서 급여로 전환되는 행위 (선별급여 포함)
정부 정책에 의해 급여 전환된 '유방재건술' 등 지불정확성 재고 목적조직절편 제작 검사 실시 여부에 따 라 세분화 추진 중인 '액상 체액세 포 병리검사' 등 정책적 목적선택진료비 급여화 정책으로 신설된 '다학제 통합진료료' 등 급여기준 정비 목적기존 '광범위정맥류발거술'에 준용 되고 있는 '하지정맥류 냉동제거 술'의 재분류 추진 등 임상기록 목적 (지불정확성 재고 방향 제시) 기존 '충수절제술-단순'을 개복, 다 공내시경, 단일공내시경등으로 세분화 추진 등 행위 분류 및 정의 연구 의무기록 작성단위 건강보험 비급여행위기존 행위고시 행위*800여개의 기존 고시 행위 '후각기 능(인지역치)검사' 등행위 정의 개정보건복지부 고시-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 대가치점수
비급여 지불단위 예시 행위*행위 시행 목적에 따라 비급여가 적 용되는 '반흔성형술', '모발이식술' 등
행위 분류 및 정의 개정보건복지부령-건강보험요양급 여기준에관한규칙 제9조제1항 별표2 신설 행위신의료기술의 건강보험 비급여 적용 목적 (고시 행위)
신의료기술 평가 및 비급여 적용된 '초음파 유도하고강도초음파집 속술' 등
행위 분류 및 정의 개정 (또는 신설. 삭제)보건복지부 고시-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 대가치점수 재분류 (또는 신 설) 및 삭 제 행위
지불정확성 재고 목적 (고시 행위)기존 '경구 음식물유발시험과 경구 약물유발시험검사'를 '음식물'과 ' 약물'으로 세분화 추진 등
Table 1. 의료행위분류 상설관리체계 업무(안)
구분속성 관리 업무(안) 참고 형태종류사례(또는 예시)관련 법령세분화 정도 임상기록 목적(지불정확성 재고 방향 제시, 예시 행위)‘모발이식술'을절개법, 비절개법 등으로 세분화 등행위 분류 및 정의 연구보건복지부령-건강보험요양급 여기준에관한규칙 제9조제1항 별표2
의무기록 작성단위 기타 행위급여기준에 의해 급여(기존) 행위가 비급여로 적용되는 행위
‘양전자단층촬영-토르소' 등급여행위 재분류(또는 신설)의 임 상기록 목적(지불정확성 재고 방 향 제시)'과 동일 보건복지부 고시-요양급여의 적 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 항
비급여 지불단위 신의료기술 평가신청 행위
평가 대상 행위안전성·유효성이 있는의료 기술*Berg 균형검사', '광각 형광안저혈 관조영술', '초음파 유도하 고강도 초음파집속술' 등
‘급여, 비급여 신설'과 동일보건복지부 고시-신의료기술의 안 전성, 유효성 평가결과기술평가 단위 제한적 의료기술*유리체내 자가 혈소판 농축액 주입 술' 등행위 분류 및 정의 연구보건복지부 고시-제한적 의료기 술 평가 및 실시에 관한 규정비급여 지불단위 연구단계 의료기술*부신종양의 고주파열치료' 등보건복지부령-신의료기술평가 에 관한 규칙 제3조제8항제2호기술평가 단위 평가 제외 행위기존 의료기술*배뇨일지 작성 교육 및 판독' 등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는 기본 진료료 포함으로 판정) 보건복지부 고시-신의료기술평 가의 절차와 방법 등에 관한 규정 제5조제1항 의무기록 작성단위 조기 기술*흉부 전기 저항을 이용한 비침습적 심박출량 측정' 등관련 업무 없음보건복지부 고시-신의료기술평가 의 절차와 방법 등에 관한 규정 제5조제1항
기술평가 단위 기타 행위의료급여, 자동차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의 영역에서 고유한 지불단위로 사 용되는 행위행위 분류 및 정의 연구의료급여, 자동차보험, 산업재해 보상보험 관련 법령영역별 지불단위 *주. 용어 설명 1) 선별급여 : 보건복지부 고시 '요양급여비용의 100분의 100미만의 범위에서 본인부담률을 달리 적용하는 항목 및 부담률의 결정 등에 관한 기준'에 의해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행위 2) 비급여 고시 행위 : 보건복지부 고시[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에 의해 행위명이 고시된 비급여 항목 3) 비급여 예시 행위 : 보건복지부령[건강보험요양급여기준에 관한 규칙 제9조 제1항 별표2]에 열거된 상황 및 진단 등에 관련된 비급여 항목[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단순 피 로 등) 대상 행위] 4) 안전성·유효성이 있는 의료기술 : 신의료기술평가 결과, 안전성·유효성이 인정되어 임상에서 사용 가능한 의료기술 5) 제한적 의료기술 : 신의료기술평가 결과, ‘대체기술이 없는 의료기술 또는 희귀질환 치료(검사)방법으로 남용의 소지가 없는 의료기술로 시급한 의료현장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 되는 경우’로서 연구단계 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의료기술 중 의료기관의 신청을 받아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한 범위 안에서 일정기간 동안 선정된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진료를 허용하고 그 결과를 의과학적 근거로서 활용하는 제도 6) 연구단계 의료기술 : 신의료기술평가 결과, 의료기술의 안전성 및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은 의료기술 7) 기존 의료기술 : 신의료기술 평가대상여부 심의 결과, 건강보험 급여․비급여 대상과 동일하거나 이와 유사하다고 인정된 의료기술 8) 조기 기술 : 신의료기술 평가대상여부 심의 결과, 신청된 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평가를 수행할 만한 연구결과가 부족한 의료기술
Table 1. Continued
도록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이 고시되는 수준보다 세분화된 형태의 분류체계를 연구하여 의 료기관의 임상기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건강보험의 지불정확성 재고를 위한 개선안으로 제시하는 작업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물론 임상에서 더 이상 시행되지 않는 행위를 확인하 여 삭제함으로 무의미한 행위코드가 분류체계를 교란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건강보험 비급여 행위는 현재 보건복지부가 행위명을 고시하고 있는 항목과 ‘건강보험요양급여기 준에관한규칙’에서 행위 시행 목적이나 적응증에 따라 예시해 놓은 항목들을 건강보험 급여 행위와 호환이 가능한 방식으로 분류하고 정의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다만, 건강보험 급여기준에 의해 기 존 급여행위가 비급여로 적용되는 행위들에 대해서는 임상기록 수준의 분류체계를 연구하여 이 부분 도 지불정확성 재고를 위한 개선안으로 제시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신의료기술로 평가 신청된 행위들은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서 평가를 거쳐 ‘안 전성·유효성이 있는 의료기술’과 ‘제한적 의료기술’, ‘연구단계 의료기술’으로 분류됩니다. 이 중 ‘안전 성·유효성이 있는 의료기술’은 건강보험 급여 또는 비급여 결정 단계를 거치게 되므로, 관리체계의 일 반적인 업무 방식에 따라 행위를 관리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제한적 의료기술’, ‘연구단계 의료기 술’은 임상연구 목적으로 시행되는 행위들이기 때문에, 관리체계에서 연구 수준의 분류안을 작성하여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신의료기술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는 행위들 중 ‘기존 의료기술’에 대해서는 행위별 특성을 검토하여 유사행위를 재분류하는 연구가 동반되어야 우리나라 행위분류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관리체계 업무를 더 확장한다면, 의료급여나 자동차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의 영역에서 고유 한 지불단위로 사용되는 행위들에 대해서도 분류체계를 연구하고 개선안을 제시하면 더욱 바람직한 구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고를 마치며
아직 우리나라에는 임상현장의 모든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분류하고 정의하는 정부조직이나 연 구기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업무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의료의 다양한 영역에서 논의되고 있기 때 문에, 건강보험이나 의료정보와 관련된 정부기관이 부분적으로 업무를 개발하면서 그 영역을 확대해 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의료행위분류 상설관리체계’를 가동하여 이상적인 행위분류와 임상현실의 적용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면서, 복잡한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선도 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