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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과제 : 뮤지션유니온의 활동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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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악 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과제 - 뮤지션유니온의 활동을 중심으로

Challenges for a virtuous cycle of music ecosystem : Focusing on the activities of “Korea Musicians Union”

저자 (Authors)

이씬정석

Esssin Jeongseuk

출처 (Source)

대중음악, 2016.11, 148-178 (31 pages)

Koren Journal of Popular Music, 2016.11, 148-178 (31 pages)

발행처 (Publisher)

한국대중음악학회

The Kor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opular Music

URL http://www.dbpia.co.kr/Article/NODE07114883

APA Style 이씬정석 (2016). 음악 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과제. 대중음악, 148-178.

이용정보 (Acc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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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Information

연세대학교 1.233.215.***

2018/04/06 12:16 (KST)

(2)

대중음악

일반논문

음악 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과제 :

뮤지션유니온의 활동을 중심으로

이씬정석(싱어송라이터, 뮤지션유니온 교육정책팀장)

1. 여는 글 2. 뮤지션유니온

2.1. 음악 예술 활동의 주인이자, 예술 노동의 사회적 교섭 당사자 조직 2.2. 뮤지션유니온의 규약과 3대 지향에서 밝히는 주요 활동 방향 3. 음악 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주요 과제

3.1. 음원 플랫폼과 거대 기획사나 소수 뮤지션에게 집중되는 음원 수익의 음악 생 태계 환원

3.2. 드라마, 영화 OST 제작 과정에서 벌어지는 작곡가들에 대한 착취 해소 3.3. 뮤지션 양성 체계와 예술 노동

4. 맺으며

2013년 결성된 대한민국 뮤지션들의 노동조합인 뮤지션유니온의 연혁과 활동 과정을 살펴보고 뮤지션유니온이 활동 방향으로 제시한 3대 지향을 고 찰했다. 뮤지션유니온이 집중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 음원 가격과 유통의 문제, 복합장르에서의 음악 노동 착취의 문제, 뮤지션 양성 체계와 예 술 노동의 문제로 나누어 살펴보고 그 원인과 과제를 제시하였다.

한국의 대중음악은 음원 유통 플랫폼을 중심으로 하는 음악저작물 유통 체계, 그 음원 생산자들과 대중음악 공연이나 드라마, 영화, 뮤지컬과 같은 복합장르 등에 참여하는 작곡가나 가수, 배우, 연주자, 스태프 등 음악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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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어: 뮤지션유니온, 음악 생태계, 예술 노동, 음원,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협력하는 산업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음악 예술 활동의 주인이자, 예술 노동의 사회적 교섭 당사자 조직으로서 뮤지션유니온이 역량을 강화하 고 책임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을 때 음악 생태계의 선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

1. 여는 글

뮤지션유니온을 제안한 밴드 ‘더 문’의 보컬리스트 정문식은 ‘영혼 과 정신의 자유로움’을 가진 음악가들이 동시대를 살고 있는 민중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며 음악을 만들고 연대할 때 사회 속에서 뮤지 션으로서, 창작자로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정문식, 2012) 고 했다. 뮤지션의 사회적 지위는 음악 활동의 사회적 정당성이나 음 악의 사회적 가치와 함께 평가되고 자리매김된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에서 음악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시대적, 역사적 배경 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떠돌이 천민 계급이던 남사당패나 술자 리 여흥을 제공하던 기녀들부터 라디오방송, 음반 제작이 시작된 일제 치하의 식민지, 일본식 군가를 그대로 이어온 한국전쟁 종군음악, 미 국의 유행음악을 카피하거나 번안해 연주하던 미8군 클럽 공연 등 한 국 대중음악의 성장 배경은 뮤지션과 대중음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저급한 수준에 머물게 했다. 식민과 군사독재에 숨죽이게 한 정치적 거세와 일본과 미국에서 이식된 서양문화우월주의, 한국전쟁 전후의 반공 이데올로기, 출세와 성공만이 절대적 가치인 승자 독식의 사회적 패러다임으로 길들여져 온 탓에 대중음악 뮤지션을 ‘딴따라’로 부르 고 대중음악은 가치가 없는 것으로 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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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권력과 자본에 철저히 순종하며 기생하기도 했고 정치적 활 동이나 의미를 배제한 순수예술의 가면을 쓰고 고상한 체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1980년대 ‘민중가요’라는 명칭으로 유통되고 향유되던 음 악들이 지배 이데올로기에 대한 저항의 문화 현상으로 나타나면서 뮤 지션들과 대중에게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음악에 사회참여적이고 비 판적인 메시지를 담을 수 있게 되었고 기존 유통 방식과 미디어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유통 방식을 경험했다.1) 1990년대 중반 이후 대중문 화의 팽창과 함께 한국의 대중음악은 급속도로 산업화되기 시작해 많 은 대학에 실용음악 관련 학과들이 개설되어 대중음악 관련 종사자를 양성하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인터넷,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 해 음악 소비 방식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2011년 두리반을 거점으로 만들어진 ‘자립음악생산조합’은 비주류 음악을 생산하고 향유하는 주체들의 협력적 활동 모델로 그 가능성이 주목받았고, 음원 생산과 유통, 소비 영역에서 건강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2014년 결성된 ‘바른음원협동조합’은 음원 생산자의 지 속 가능한 음악 환경을 조성하는데 활동 목표를 두고 있다. 2012년 창립을 준비해 2013년 결성된 ‘뮤지션유니온’은 음악가의 정체성을 음악 노동자로 규정하고 권리 보호와 복지 증진, 음악과 음악 노동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2)

창립 3년에 이른 뮤지션유니온은 그동안의 경험과 내외 조건 등을 살펴보고 앞으로 전개할 활동에 대해 뜻과 의지를 모아야 한다. 뮤지 션유니온 조합원들이 뮤지션답게 음악 예술의 미학적, 사회문화적 질 문에 어떤 음악적 활동을 할 것인가? 전변된 문화 콘텐츠 산업 구조에

1) 김창남(2007), 「민중가요의 대중음악사적 의의」를 재구성.

2) 박선영(2014), 「대안음악을 위한 세 가지 목소리」를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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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예술 노동 종사자로서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한 어떤 투쟁을 해야 할 것인가?

이 글에서는 뮤지션유니온의 현황과 활동 방향 그리고, 뮤지션유니 온이 직면해야 할 음악 생태계의 현실을 짚어보고 선순환을 위한 과 제를 도출하고자 한다.

2. 뮤지션유니온

2.1. 음악 예술 활동의 주인이자 예술 노동의 사회적 교섭 당사자 조직

2012년 2월 10일, 2회 유데이(U-day)페스티벌 준비위원회는 청년 뮤지션 실태 조사3) 결과를 발표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뮤지션들이 순 수한 음악 활동(창작, 공연, 음원/음반 수입 등)만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현실을 고발하며 뮤지션유니온을 제안하였다. 몇 달 동안 ‘준비모임 그룹’을 운영하고, 2013년 1월 ‘뮤지션유니온 준비위원회’로 전환하 였다. 2013년 9월 8일 창립총회를 통해 규약을 가진 노동조합으로 ‘뮤 지션유니온’이 출범했다.

2013년 창립총회에서 50명의 조합원으로 출발한 뮤지션유니온은 2016년 9월 현재 189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19명이 후원회원이 다. 조합원의 상당수는 개별 밴드에서 활동하는 플레이어들이거나 DIY뮤지션4)이며 드라마·영화 등의 OST 작업을 하는 작곡가, 음반

3) 월수입 69만 원 … 배고픈 음악가 ‘인디밴드’-󰡔경향신문󰡕, 백인성·강수진(입력:

2012.02.10. 21:24:54, 수정: 2012.02.11. 00:04:43) http://news.khan.co.kr/kh_news/

khan_art_view.html?artid=201202102124545&code=9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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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나 공연에 ‘세션맨’으로 활동하는 연주자 등이 있다. 대다수가 공연 활동이나 개인 교습, 학원 강습 등에 종사하거나 음악 활동이 가능한 2nd Jop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도 하고 직접 레코딩 스튜디오나 밴드 연습실을 운영하거나 엔지니어, 기획자 등으로 활동한다. 조합원 들의 공연 활동은 클럽, 페스티벌 등 무대나 집회와 같은 사회적 예술 행동의 장소에서 이루어진다.

음악 생산 당사자 조직으로서 뮤지션유니온은 준비위원회로 활동 할 때부터 ‘예술인소셜유니온’ 등과 협력하여 「저작권법」과 「음악 산 업진흥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위한 활동5)을 벌여왔으며, 광고 기반 수익으로 공짜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밀크뮤직’에 항의하며 강남역 삼성 본관 앞에서 ‘항의 버스킹 시위’6)를 하였다. 또한, 저작권 침해나 불공정 계약, 예술 노동의 권리 침해 등 뮤지션들의 피해 사례를 접수 해 문제 해결을 위한 자문 변호사와 관련 단체들과 함께 법률적 지원 과 공동 대응을 진행7)하고 있다. 사례로는 OST 작곡가들의 저작권과

4) DIY뮤지션: 위키백과에 의하면 인디음악 또는 독립음악은 음악의 창작 유통과 정에서 독립적으로, 자주적인 DIY(Do-It-Yourself)원칙에 따라 음반을 제작해 발 매하는 음악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음악의 창작과 프로듀싱, 녹음, 믹싱, 마스 터링 등의 음반 제작과정은 뮤지션이 스스로 해결하고 유통, 대관, 공연 섭외 등은 인디레이블이 돕는 형태를 취한다.

5) 최민희, 음원 가격 합리화 위한 저작권법 개정안 발의-파이낸셜뉴스(입력:

2013. 07.11 13:05|수정: 2014.11.05. 11:00), http://www.fnnews.com/news/ - 2013071113 05238046.

6) 밀크뮤직 광고논란 뮤지션유니온 삼성전자 앞 1인 시위 나서-텐아시아, 권석정 (입력: 2015.02.08. 22:05:21|수정: 2015.02.09 06:15:26), http://tenasia.hankyung.

com/archives/438700.

7) 드라마, 영화 ost 외주제작사인 ‘로이엔터테인먼트’의 저작권 침해와 수익 독식 에 대한 대응

* [토요기획] 음원수익 외주업체 독식…작곡가 착취하는 ‘하청제국’-경향신문, 박은하(입력: 2015.12.25. 21:37|수정: 2015.12.25. 23:06) http://m.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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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조(목적) 조합은 음악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을 통해 조합의 선언, 강령 및 결의 에 입각하여 음악 노동자의 권익을 신장하고 조합원의 정치·경제·사 회적 지위의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제4조(사업) 조합은 제3조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업을 수행한 다.

1. 조합원의 정치, 경제, 사회적 지위에 관한 사항 2. 음악 노동자의 단결과 조직화

3. 조합원의 노동조건 개선 및 복지 증진에 관한 사항 4. 조직 확대 강화에 관한 사항

5. 사회보장제도의 확립과 노동관계법 및 음악 산업 관련 법 개정, 준수에 관한 사항

6. 생활권과 노동권 확립에 관한 사항

7. 국제노동단체 및 민주노동조합과의 유대 강화

8. 임금과 그에 준하는 소득의 향상과 공정한 소득분배 확립 9. 기타 목적 달성에 필요한 사항

출처: 뮤지션유니온 3차 총회를 통해 개정된 규약 중()에서, 2016년 2월 20일.

<표 1> 뮤지션유니온의 목적과 사업

수익을 가로챈 ‘로이엔터테인먼트’와 같은 OST 외주업체들의 불공정 사례, 실용음악학원 강사들에 대한 임금 체불 사례에 대한 소송 제기, 페스티벌 공연 출연료 지급 지연에 대한 공동 대응, 음반 제작을 위해 녹음했던 음원의 드라마 OST 사용 관련 불공정 계약에 대한 사례 자 문 등이다.

뮤지션유니온이 준비위원회로 시작해 한국 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지 4년째이다. 구성원들은 음악 예술 활동의 주인이자, 스스로 예술 노동의 주체로 선언하며 사회적 교섭의 당사자를 자임하고 있다.

view.html?artid=201512252137525&code=&med_id=khan.

* [토요기획] 이름 없는 작곡가들의 싸움-경향신문, 박은하(입력: 2015.12.25.

22:22:55 수정: 2015.12.25. 22:36:52)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 _view.html?artid= 201512252222555&code=9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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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뮤지션유니온의 구성원들은 음악가로서, 또한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음을 선언한다. 우리가 말하는 노동자성은 전통적 개념-고용관계 아래에서의 노동자성이 아닌 유 무형의 모든 생산과 창조는 노동의 결과물이라는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주체적인 자기 선언으로서의 노동자성이다. 이를 바탕으로 뮤지 션유니온은 한국 사회 내 음악가의 노동가치 회복을 지향할 것이다.

2. 뮤지션유니온은 대중 예술로서 음악의 사회적 가치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현 시대 음악과 예술 작품을 향유하고 소비하는 주체들은 시장의 직접 소비자뿐 이 아닌 사회 전체이므로 모든 음악과 예술은 사회적 가치를 지닌다. 그러하기 에, 뮤지션유니온은 사회 전체를 향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3. 뮤지션유니온은 음악인들에 대한 복지 제도와 사회적 지원 확대를 넘어 사회, 경제, 정치, 문화적으로 정당한 지위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음악 산업의 1차 생산자들에게 정당하고 공정한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현 시기 한국 음악 산업의 불합리성 극복과 개혁을 위해 노력하며, 또한 음악 산업의 한 주체 로서 음악 관련 제 단체들에 대한 개혁과 갱신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출처: 뮤지션유니온 창립총회 자료집, 2013.

<표 2> 뮤지션유니온의 3대 지향

2016년 2월 20일, 3차 정기총회를 통해 위원장과 사무국장을 새롭게 선출하고 2기 운영위원회 활동을 시작하였다.

2.2. 뮤지션유니온의 규약과 3대 지향에서 밝히는 주요 활동 방향

2016년 2월 20일, 3차 정기총회에서 개정된 「뮤지션유니온 규약」 에서 설립 목적은 ‘음악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을 통해 조합의 선언, 강령 및 결의에 입각하여 음악 노동자의 권익을 신장하고 조합원의 정치·경제·사회적 지위의 향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개정된 규약을 통해 뮤지션유니온이 음악 노동자들의 자주적 노동조합임을 더욱 분 명히 하였다. 조직되기 쉽지 않은 뮤지션들의 자주적인 노동조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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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한국 사회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2013년 9월 8일 창립총회에서 채택된 뮤지션유니온의 3대 지향은 1) ‘뮤지션의 정체성을 노동자로 선언’하고 2) ‘음악 예술의 사회적 가치 회복을 위해 노력’하며 3) ‘뮤지션의 복리 증진과 음악 산업 구조 개혁을 위해 주체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천명하였다. 이렇게 천명된 3대 지향은 뮤지션유니온의 주요 활동 방향에 대한 나침반과 같다.

2.2.1. 뮤지션의 노동자성 선언

최근 예술인 복지정책의 주요 화두로 자리 잡아가는 것이 ‘예술 노 동’이다. 예술가들의 노동자성 논란은 계약관계에 익숙하지 않은 한 국 사회 풍토와 가까운 사람들끼리 부탁이나 구두 약속 정도로 ‘예술 노동’을 제공하고 있어 말 그대로 ‘좋은 게 좋은 거’라거나 ‘뻔히 아는 사람들끼리 왜 이래?’라며 후진적인 관행을 반복하고 있다. 음악저작 물이나 공연 등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에 대해 명확한 ‘예술 노동 계약’ 관행을 바로잡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소규모, 개별적 예술 노동 제공 과정에서는 「예술인복지법」이나 「음악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저작권」 등에서 명시하고 있는 서면계약은 현실에서는 제대로 이루 어지지 않고 구두계약 관행이 많다. 2016년 5월 4일 시행된 「예술인 복지법」 개정안에 의해 예술계의 서면계약을 강제하겠다8)고 나섰으 나 아직까지 그 효과는 미미하다.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못하고 있는 예술 노동에 대한 인식 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여러 음악 예술의 공간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 스스로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각기 다른 만큼 지속적으로 사회적 담

8) 󰡔노컷뉴스󰡕, 2016.05.03.09:31, 김영태 기자 ‘예술인과 서면계약’ 안하면 내일부 터 최대 500만 원 부과. http://www.nocutnews.co.kr/news/4588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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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형성이 필요하다.

음악이 휴식이나 놀이가 아니라 직업 음악가에게는 직업이라는 당 연한 표제인 “우리의 일은 음악입니다”는 뮤지션유니온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 문장이다. ‘Music is work 캠페인’은 홍보물 배포와 ‘캠페인 버스킹’으로 활동 내용이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파급력이 약하고 이슈 장악력이 떨어지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또한, 창 작이나 실연, 음악 강습 등 음악 노동 제공에 앞서 기본적인 계약 체결 을 요구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배포한 표준 계 약서는 현실에서 적절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여러 상황에 맞는 적 절한 간이 계약 양식을 뮤지션유니온이 직접 개발해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2.2.2. 음악 예술의 사회적 가치 회복을 위한 노력

우리 사회에서는 인간의 삶에 정서적 감흥과 에너지를 주는 예술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깊이 있는 담론이나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낯설다. 식민지와 분단, 군사독재의 정치적 상황과 고도로 압축 된 경제성장기를 겪으면서 상류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이른바 ‘고 급 예술’과 하층민들의 욕망을 잠재우는 ‘하류 문화’ 쯤으로 인식해왔 다. 1970년대 이후 ‘김민기’를 비롯한 노래운동 진영의 작곡가들이 사회참여적인 음악 창작을 통해 저항의 메시지를 담아내며 사회적 가 치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음악 작품에 정치적 메시지를 넣어줌으로써 그 음악을 향유하는 대중(민중)들의 정치적 진출을 도왔고 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큰 기여를 했던 역사적 경험은 음악 예술의 사회적 기 능에 대한 중요한 함의를 가지고 있다.

대중음악의 사회적 책무와 가치에 대한 이해는 우리 사회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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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가진 역사적 맥락과 같이 봐야 한다. 1960년대의 ‘순수’와 ‘참 여’ 논쟁부터 1970년대 ‘민족예술문화’운동에서 이어진 1980년대 ‘민 중예술’, ‘노동 문화 예술’을 지나 1990년대 이후 사회 각 계층으로 확대되어 여성, 빈민, 이주 노동자, 이주 여성, 재난 피해 당사자 등의 소수자들의 직접적인 예술 활동이 활발해지고 ‘생활문화’ 영역에서

‘커뮤니티아트’로 진화(이광석·송경동, 2015)해온 문화 예술의 전개 과 정9)의 사회·역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는 대중 예술의 음악 장르가 가 지는 사회적 책무 그리고 가치와 연계되어 있다.

하지만, 뮤지션유니온은 음악 예술의 사회적 가치 회복을 위한 노 력의 일환으로 일관성 있는 사업을 계획하거나 논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정한 상황에 맞추어 진행했던 ‘세월호 1주기 기억음반’

제작이나 추모 공연 참여 등의 일회적인 활동만으로 음악 예술의 사 회적 가치 회복을 위한 노력이 충분했다고 볼 수는 없다.

뮤지션유니온은 노래운동 진영에서 활동해온 조합원들이 개별적으 로 사회적 연대 공연 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이를 각자의 선택 적 활동이라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좀 더 나아가 내부의 논의 과정 을 통해 뮤지션유니온의 집체적인 활동 내용을 찾아야 한다. 대중(민 중)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회참여적 예술 행동과 음악 창작 활동, 대중 의 문화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건강한 음악교육 활동 등에 대한 뮤 지션유니온만의 독창적인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9) 김준기 외, 「‘예술 노동+예술 노동’ 좌담; 예술 노동과 예술 행동을 둘러싼 사회적 의미와 흐름에 대하여 - 예술 노동과 예술 행동은 어떻게 마주할 것인 가」, 2015, 171~1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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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뮤지션의 복리 증진과 음악 산업 구조 개혁을 위한 주체적 참여 이동연(2013)은 “예술가의 복지는 가난한 예술가에 대한 선택적 지 원이라기보다는 돈보다는 미적 가치를 선택한 예술가로서의 자기 자 존감에 대한 호혜적 보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10)라고 하였다. 뮤 지션유니온에 가입해 있는 뮤지션들 중 상당수는 예술인복지법에 근 거해 설립된 예술인복지재단에서 진행한 예술인 활동 증명을 통해

‘예술인’으로 등록하기도 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뮤지션이 라는 직업인으로서의 자기 정체성 획득은 사회적 절차를 통한 증명보 다 예술 활동 속에서 스스로를 규정하는 자기 선언에서 시작된다. 예 술인의 복리 증진은 예술이 갖는 사회적 기능을 이해하고 직업적 정 체성을 체득하며, 자신의 음악 활동으로 뮤지션이라는 자존감을 확인 하고 그에 상응한 보상을 받는 데서 시작해 뮤지션 스스로 자립을 향 해간다.

더불어 대중음악의 산업화라는 사회적 환경에서 종사자인 예술 노 동자로서 뮤지션에 대한 사회적 지위의 인식 재고가 절실하다. 한국의 음악 산업은 현재 음원 유통 플랫폼을 정점으로 음원 생산자들이 종 사하는 음악저작물 유통 체계, 대중음악 공연이나 드라마, 영화, 뮤지 컬과 같은 복합장르 등에 참여하는 작곡가나 가수, 배우, 연주자, 스태 프 등 공연 산업 체계, 음악 산업 종사자를 양성하는 교육과정과 수료 후 음악 산업에 투입되는 예술 노동 체계 등의 산업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K-Pop’을 비롯한 음악 산업에 대한 연구는 그 종사자들인 음악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목소리보다 산업적 필요에 따라 예술 경영의 논 리를 제시하는 성향이 강하다.

10) 이동연, 󰡔예술과 노동 사이󰡕, 2013, 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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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 산업의 네트워크 구조에 관한 연구」(박양우 외, 2013) 에 따르면, “대중음악의 주요행위자로 아티스트나 작사, 작곡, 편곡자 의 비중이 큼에도 불구하고 대중음악 네트워크에서 기획사와 방송국 의 영향력은 절대적인 것에 비해 아티스트의 영향력은 소비자보다도 낮았다”.11) 기획사와 방송국들의 문화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서로 유 기적이고 협조적인 분위기의 대중음악 산업 구조이지만 그 무대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의 힘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바꾸어 말하면 연예인을 키우는 전문 기획사들이 10대 초반의 청소년들을 훈련시켜 춤을 잘 추고 노래를 잘하는 ‘아이돌’로 만들어 대중에게 상품으로 내놓는 시대에 TV 음악방송 프로그램은 ‘아이돌’들만의 무대를 방송 하고 대중은 ‘아이돌’의 음악만을 소비하는 것을 반복하는 한국 사회 음악 생태계의 구조적 한계는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 하고 대우받지 못하는 대중음악 산업 구조의 권력관계에서 파생되었 다고도 볼 수 있다.

음원 유통 플랫폼, 기획사, 방송국 등의 음악 산업 구조의 강자들 속에서 이제 막 얼굴을 내밀고 있는 뮤지션유니온의 저돌적인 몸부림 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개별 음악 노동자들의 자기 정체성을 부여하고 공동 행동을 만들어갈 수 있는 조직이 나타난 점 때문이다. 조합원 규모가 크지 못한 조직력의 한계 에도 대중음악 산업 구조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음악 노동자들의 노 동조합으로서 뮤지션유니온의 존재 의미가 대두되고 있다.

11) 박양우 외, 「한국 대중음악 산업의 네트워크 구조에 관한 연구」, 2013을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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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음악 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주요 과제

음악 산업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려는 자본과 방송 중심으로 판이 짜인 음악 산업 구조 안에서 뮤지션유니온의 목소리는 무엇이어야 할 것인가? 음악 산업 생태계 안에서 벌어지는 몇 가지 사례를 짚어보며 음악 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뮤지션유니온의 활동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3.1. 음원 플랫폼과 거대 기획사나 소수 뮤지션에게 집중되는 음원 수 익의 음악 생태계 환원

3.1.1. 음원 산업의 한계비용

다수의 생산자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 유사 상품을 생산 공급하 여 상호 경쟁하며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만 상품 차별성(인지도, 선호도 등)으로 특정 상품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는 독점적 경쟁시장(monopol- istic competition)이 있다. 경제학자들은 독점적 경쟁시장의 사례로 팬이 나 마니아의 충성도에 의해 판매량이 결정되는 음반, 책 등의 출판 시장을 들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음악 시장은 전변하였다. 이제 녹음실과 전문적인 엔지니어의 손을 거쳐 공장에서 만들어야 했던 음반 제작 과정은 디 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홈레코딩 등을 통해 직접 음반을 제작하는 DIY 시스템이 많아졌다. 통신 기술 발전과 디바이스의 변화로 음반이 아닌 음원으로 음악을 듣는 편리한 시대가 되었으며 최근에는 따로 저장하 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엄청난 음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어 음악 저작물을 소유하지 않는 시대로 전환12)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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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공정을 거쳐 공장에서 만들던 음반은 초기 제작 비용이 많이 들지만 팔수록 제작 단가가 감소하며 이윤이 커지는 구조였다. 그럼에 도 LP나 카세트테이프, CD 등의 실물 복제물은 복제품의 제작 단계에 서도 개별 비용이 발생한다. 음원은 창작과 실연을 거쳐 녹음되고 후 반 작업을 마친 이후에는 디지털 파일의 형태로 존재하기에 완성된 콘텐츠는 무한 복제가 가능해졌으며 스트리밍의 경우 하나의 음원을 복제해 저장하지도 않고 휘발시켜버리는 단계에 이르렀다. 추가로 개 별 제작 비용이 없어져 제작 비용이 절감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유통 플랫폼의 관리 비용만 발생하게 되었다. 한번 완성한 음원 파일을 전 송받아 듣기만 할 뿐인데 무슨 돈을 더 내라는 거냐며 음원에 대한 정당한 비용 지불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특징을 가지는 콘텐츠 산업의 성격과 함께 급속도로 발전한 디지털 정보 통신 기술로 인해 통신회사들과 유료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음원 플랫폼의 절대적 영향 력이 커졌고 이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 음악을 만들고 프로모션을 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춘 기획사들의 힘이 막강해졌다. 더구나, 인터 넷과 모바일을 통해 문화 콘텐츠의 시장 영역이 국경을 초월해 확대 됨에 따라 K-pop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시장을 만들어감에 따라 점차 자본력을 가진 음악 제작사들이 음악 산업의 중심이 되고 있고, 한류 콘텐츠와 같이 복합장르(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를 제작하고 그 콘텐츠 에 부속되어 있는 또 다른 음악 콘텐츠를 사고파는 시장이 형성되면

12)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밀크뮤직은 광고 청취로 수익을 만드는 사업 모델로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넌 아직도 돈 내고 음악을 듣니?’라는 자극 적인 광고 카피를 활용해 음악 자체가 무료인 것처럼 호도해 뮤지션들의 비난 을 받기도 했다(http://tenasia.hankyung.com/archives/438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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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제작사, 기획사들과 같이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을 기본적으로 필요해지게 되었고 더욱 치열한 자본 시장 의 논리가 작동하게 되고 있다.13)

3.1.2. 음원 산업의 역습: 스트리밍 유통 구조에서 음악 생산자의 수익 은 축소

소리바다의 등장으로 음원을 서로 공유하며 불법적인 복제가 폭발 적으로 증가하면서 음반 판매가 급감하자 뒤늦게 정부와 음악 산업계 는 음원에 대한 정책을 만들고 관리에 나섰다. 무료 불법 다운로드 음원을 찾아 듣던 대중이 유료화에 반발할 것을 두려워한 정부는 무 료에 가까운 저가 정액제 상품으로 회원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음원 플 랫폼에 힘을 보태주었다.

대중은 몇 천 원짜리 월 정액제 상품에 가입해 음악을 무제한으로 듣고 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원 플랫폼에 접속한 이용 자는 자신의 음악적 취향과 상관없이 음원 차트부터 볼 수 있게 설계 되어 있다. 대중은 유행하는 음악을 저렴하게 자신도 즐길 수만 있으 면 아무 상관이 없다며 오히려 반기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대중은 음원 플랫폼이 제공하는 음악 정보에 한정해 음악을 듣는 정보의 비 대칭성이 발생하지만 음악 소비자들은 별 관심이 없다. 일부 마니아들 이 음원을 검색해 듣지만 그들에게도 맞춤형 추천곡 서비스가 제공된 다. 개인의 음악적 선호도는 로그인과 몇 회의 다운로드, 스트리밍으 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음원 플랫폼 회원 기록에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이다.

13) 양승규 외, 「생태시스템(Eco System) 관점에서 바라본 음악 산업 변화의 흐름」, 2013, 226~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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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016년 9월 21일.

<그림 1> 멜론 실시간차트 캡쳐 화면

과거 음반 한 장 구매 비용보다 훨씬 적은 지불로 무한대에 가까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자 음악 생산자들은 잘 만든 음악보다 패스트 푸드와 같은 음악, 인스턴트 음악을 생산하게 되었다. god 출신의 가 수 김태우는 2013년 3월 8일 방송된 KBS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요즘 나오는 음악들이 인스턴트, 패스트푸드라 쉽게 질리고 잊혀진다”라며 가요계의 현실을 말했다.14) 인스턴트 음악, 패스트푸 드 같은 음악이 소비될 수밖에 없는 음악 환경에 그 원인이 있다. 음반 (CD)이 팔리지 않는 음악 시장의 추세를 반영하듯 ‘디지털 싱글’이라 는 그럴싸한 제목을 달고 음원으로 등록하고 있지만 음악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는 쉽지 않고 선택을 받아도 과거 음반 판매보다 훨씬 적 은 수입이 들어온다.

멜론차트의 실시간 점유율은 재미있는 사실을 보여준다. 1위곡 791,827명, 2위곡 573,889명, 3위곡 465,113명으로 24시간 통계치를 보여주는 이 시스템은 마치 경주마에게 베팅하는 경마장처럼 입장권 을 받는 유통 플랫폼만이 안전하게 돈을 챙기고 뮤지션들은 경주마처

14) http://office.kbs.co.kr/mylovekbs/archives/86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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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 낙오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게 한다. 순위 밖에 있으면 관심조차 받지 못한다. 더구나, 위 통계의 숫자가 스트리밍이라면 1위곡의 가수 는 24시간 동안 벌어들인 음원 수익이 100만 원이 되지 못할 수 있다.

만약 월 정액제 71% 할인을 받은 3개월 4,500원 이용자는 1곡 스트리 밍에 1.2원 정도의 저작권 사용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80만 번의 스트 리밍 숫자가 무색하다. 대박이 날 경우 하루에 몇 억 원씩 쓸어 담았다 는 음반 제작사의 전설은 말 그대로 전설이 되었다.

3.1.3. 음원 유통과 수익 분배율에서 음악 창작자를 위한 대책이 절실 박병규(2012)의 연구에 의하면 ‘1분 미리듣기’라는 디지털 음악 소 비 환경에 따라 후크송 같은 음악 형식이 보편화되었고 음악 생산자 들은 생존 전략으로 단순하고 재생 시간이 짧은 음원을 만들게 되었 다.15) 음원 플랫폼이 음악 유통 구조에 대해 생태적 접근이 아닌 산업 적인 분석으로만 접근해 해법을 제시하려 하면 파생되는 결과는 상상 할 수 없는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음악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 필수적인 다양한 음악 생산자들의 생존이 위협받게 되면 긍정적인 어 떤 변화보다 종 다양성은 파괴되고 음악적 자양분이 풍부하지 못한 조건이 지속되는 어느 시점에 한국의 음악 산업은 붕괴될 수 있다. 멜론이나 다수의 음원 유통 플랫폼이 채택하고 있는 현행 정액제 음원 유통 방식을 시급히 폐기하고 종량제 방식으로 음원 유통 구조 가 바뀌어야 한다. 정액제 음원 유통은 뮤지션과 음원 제작자의 고혈 을 짜내 음원 유통사들의 단기 수익을 높이는 방식에 불과하다.

최근 애플뮤직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맞선다며 멜론을 비롯한 국내

15) 박병규, 「디지털음악 시장을 통해 살펴본 국내 대중가요의 변화」, 2012, 184~

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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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플랫폼들은 월 4,500원에 무제한 스트리밍을 제공하겠다16)고 광 고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낮은 스트리밍 가격 요율임에도 뮤지션과 음원 생산자들은 도저히 생존할 수 없는 할인율의 정액제 스트리밍 상품으로 고객 단속에 나선 것이다. 2012년 음악 생산자들이 음원 플 랫폼에 대한 ‘스탑덤핑운동’으로 종량제에 대한 요구를 높였으나 공 급가 보장 수준에서 끝났다. 이후 소비자에게 비우호적인 종량제 방식 은 시장에서 배제되고 저가에 더 많은 곡을 들을 수 있게 할인된 정액 제 방식이 유통 플랫폼 회사들의 유료 회원 유치를 위한 생존 전략으 로 통용되었다.17) 뮤지션과 음원 제작자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가입 자 유치를 위한 가격경쟁만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KT뮤직 이 기본료 100원에 1곡당 10원을 부과하는 종량제 방식의 상품을 통 해 1달에 400곡 이하로 음악을 많이 듣지 않는 이들에게 유리한 조건 을 제시하고 있다.18)

음원 정액제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는 대중음악 산업에서 복잡하면 서 중요한 부분이다. 서영덕(2013)이 음악 산업의 품질이나 다양성을 위해서 종량제(가격차별이나 단일가격 관계없이)가 바람직하다고 제안하 며 정액제 시스템에서 음원의 품질과 관계없이 음원 창작자의 수입이 동일하므로 더 좋은 음악을 창작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라 고까지 제기한19) 점을 주목하자.

또한, 음원 가격에 대한 현실화와 징수 규정, 수익 분배율 조정이

16) 멜론, “10년 전, 그 가격 그대로,” http://www.melon.com/pamphlet/brand.htm.

17) 김병오, 「한국 음악 산업의 쟁점 연구」, 2013을 재구성.

18) 김현아, “음악스트리밍, 곡당 10원 종량제 첫선,” 󰡔이데일리󰡕(2015.09.16.

14:22),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E31&newsid=026469 66609500776&DCD=A00503&OutLnkChk=Y).

19) 서영덕, 󰡔음원 시장의 가격전략 유형 비교: 정액제와 종량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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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하다. 몇 년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2015년 12월 문화체육관 광부가 고시한 「음원전송사용료 개정안」20)에 의하면 음원 전송 사용 료(스트리밍 4.2원)는 여전히 적고 저작권 권리자(창작자, 실연자, 제작자) 가 나눠 갖는 시스템 하에서 음악 창작자나 실연자보다 음원 유통 플 랫폼이나 제작사(레이블) 등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더구나 50%의 할인율을 적용할 수 있는 무제한 스 트리밍이나 75%까지 할인할 수 있는 다운로드 스트리밍 묶음 상품은 뮤지션과 음악 제작자에게 좌절감을 맛보게 한다.21)

수많은 뮤지션과 음악 제작자들은 너무나 저렴한 음원 가격과 분배 율로 음악 생산자 자신들의 음악 창작 활동에 대한 보상이 턱없이 적 어 사회적으로 천대받는다는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한편으로, 음악 산업은 잘 팔리는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이들에게만 수익이 돌아가 는 자본주의 시장의 논리에 따른다. 과거에 비해 이익의 규모가 적어 졌더라도 여전히 소수 뮤지션들과 제작자들에게는 달콤한 꿀과 같기 때문인지 현재의 음악 산업 구조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자본력의 추를 달고 기울어져 있는 음원 시장에서 ‘승자 독식’이라는 전형적인 자본주의의 폐해를 보여주고 있는 슬픈 현실인 것이다. 어쩌 면 ‘과잉 수익’을 음악 생태계에 환원하는 ‘음원 수익 누진 공여제’를 시행해야 하지 않을까?

20) 2015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창작자의 권익을 확대하겠다며 발표한 ‘음원 전송사용료 개선안’(http://www.mcst.go.kr/web/s_notice/press/pressView.jsp?pSeq

=14805)에 의해 각 저작권 단체들은 징수규정을 마련했다(http://www.mcst.

go.kr/web/s_data/ordinance/instruction/instructionView.jsp?pSeq=1953).

21) 바른음원협동조합,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에 대한 바른음원 협동조 합 성명서」, 2015.12.23, http://bmcoop.org/board/board.asp?brdId=barun04&brd Idx=292&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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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드라마, 영화 OST 제작 과정에서 벌어지는 작곡가들에 대한 착 취 해소

3.2.1. 로이엔터테인먼트의 저작권 침해와 음악 수익 편취

로이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와 영화의 음악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 던 김한조가 방송사와 영화 제작사와의 인맥으로 음악 작업 하청을 위해 만든 회사로 이 회사에서 음악 작곡을 해왔던 작곡가들이 저작 권 무단 도용이나 수익 편취 등을 문제 삼으면서 세상에 알려졌다.22) 방송사나 영화에 사용된 대부분의 배경음악에 대해 작곡자가 명시되 지 않았으며 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사용하거나 수익 배분 역시 회사에게 유리한 계약을 체결하고 해외 판권 수입 정산은 불투명하게 처리했다.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며 6명의 작곡가가 공동 대응을 해왔고 많은 단체들이 이 사건을 기화로 저작권 거래 공정화에 대한 요구를 높이고 있다.

3.2.2. 방송 권력을 최상위로 한 OST 제작의 다단계 하청 구조 드라마 OST 작곡을 하는 뮤지션유니온 조합원의 증언에 의하면 드 라마 기획 단계에서 제작부 음악 감독으로 OST 작곡 경험이 있는 개 별 작곡가와 계약하기도 하지만 OST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기획사들 과 계약할 만큼 산업화되었다. 드라마 기획 단계에서 음악 감독이 선 임되면 직접 작업하기보다 OST 제작 전문 기획사들에게 하청을 주고 OST 제작사들은 실용음악을 전공한 전문 작곡가들에게 하청을 줘 완 성한 음원들 중 드라마나 영화의 분위기에 적당한 곡을 골라 드라마

22) https://www.facebook.com/GhostonRoy/posts/87182992960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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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후반 편집에 활용하기도 한다.

디지털 음악 제작 환경으로 인해 하청 구조의 맨 밑바닥에 있는 작곡가들의 작업 단계에 OST 음원은 거의 완성본이 나온다. 보컬이 가이드 녹음만 되어 있더라도 모든 트랙의 편곡까지 마친 상태에서 OST 제작사는 적당한 가수를 섭외해 보컬 녹음을 끝내고 후반 작업 을 끝내 납품한다. 작곡과, 실용음악과 전공자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일거리가 끊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작곡가와 제작사 간의 불공정한 계약 관행이 비일비재하다.

현행 법령상 OST 음원은 그 제작사가 저작인접권을 보유하게 된다.

만들어진 음원에 대한 판권이 제작사에 주어짐에도 제작사는 음원 제 작 과정에 드는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려 DIY 작곡가들에게 작곡료나 진행 경비를 지원하지 않고 음원 수익이 발생할 때 작곡가가 저작권 료를 챙겨가니 그것으로 된 거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뮤지션유니 온 조합원에 의하면 나중에 유명한 가수를 섭외해 음원 녹음할 수 있 게 해주겠다고 꼬드기는 사탕발림을 잊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해 자신의 정규 음반을 준비하던 어떤 뮤지션은 자신의 음원 샘플을 아는 지인에게 보내주었다. 음반을 잘 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 는 의미였다고 했다. 그 지인에게 건네진 음원 샘플은 또 다른 OST 제작사를 거쳐 어느 케이블방송 드라마 제작팀에 소개되었고 음악을 들은 제작팀은 음원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지 OST에 쓰겠다고 결정해 통보했다. 그 과정을 전혀 몰랐던 뮤지션은 정규 음반 작업 샘플이 OST에 선택되었다는 데 당황했으며 미처 서면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채 예고편에 그 음원이 삽입되어 방송되었다. 사후에 드라마 제작사와 뮤지션이 정식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도 많았다. OST 제작사와 드라마 제작사, 방송국 등이 갑의 지위를 이용해 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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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접권, 2차 저작물 사용에 대한 동의 절차나 이익 분배의 정산에서 불공정 계약 관행이 드러난 사례였다.

3.2.3. 복합장르 참여 작곡가들의 예술 노동 착취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

드라마와 영화뿐만 아니라 뮤지컬 등의 작업 과정에 참여하는 뮤지 션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는 저작권 거래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유 명세가 없는 뮤지션들은 자신의 음악 노동 제공에 대한 보상이 턱없 이 적어도 그 일이라도 못하게 될까봐 어쩔 수 없이 감내하며 버티고 있다.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매일매일 음악을 작곡하고 녹음해 샘플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도 자신의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데다 그 일마저 끊기면 음악을 포기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는 현실이 가혹하지 않은 가?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제가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기 위한 마지노 선인 것처럼 뮤지션의 음악 노동에 대한 최저 임금이 보장될 필요가 있다. 최근 제기된 기본소득제도가 대안이 될 수 있겠다.

3.3. 뮤지션 양성 체계와 예술 노동

3.3.1. 공교육의 실용음악과와 사교육 시장의 실용음악학원

과거 음대, 미대 등으로만 존재하던 장르 예술 중심의 대학 교육에 지금은 문화 콘텐츠, 실용 예술, 대중문화, 예술 경영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학과들이 개설되어 있다. 예술 관련 직업군이 다양해지고 양적으로도 팽창되어 산업화되었으며 이러한 직업군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선호도 높아졌기 때문이다.23) 1990년대 이후 대중문화의 비약 적인 성장과 음반 산업의 호황, 방송 미디어 환경의 발전으로 자본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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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주요한 수단으로 대중음악이 자리 잡게 되면서 경제적 신분 상 승을 하고자 하는 통로로 ‘연예인’이 선호 직업군으로 변화되었다. 방 송국들은 몇 백만 명이 몰려드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히트 상품으로 만들어내고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선망하는 ‘아이돌’이나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꿈을 안고 실용음악학원에 다니거나 실용음악과에 진학 하고 있다. 그러나 마주해야 할 현실은 가혹하다.

이정선(2013)의 연구에 의하면 2013년 41개의 2·3년제 대학에 2,910명 정원으로, 39개의 4년제 대학에 1,535명 정원으로 개설되어 있고, 24개의 대학원에 전공 과정이 운영 중이며 이외에도 사회교육 원이라는 이름의 학점은행제 콘서바토리가 17개교에서 ‘실용음악’ 내 지 ‘실용음악 전공’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24) 매년 4000~5000여 명의 ‘실용음악’ 전공자들이 졸업하고 있으며 여기에 기존 음악대학 의 작곡과나 연주, 성악 전공 등을 더하면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급속 한 인구 절벽으로 정원 미달 사태를 겪고 있는 대학들이 학과통폐합, 학교통폐합, 모집 정원 축소 등 대학 구조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 데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실용음악과들에도 열악한 수업 환경이나 커리큘럼, 취업 지도의 산적한 문제들로 인해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음악 산업은 커졌다고 하지만 관련된 일자리는 크게 성장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고학력 뮤지션들이 계속 고용 시장에 나오고 있는 문 제가 심각하다. ‘실용음악’ 관련 학과에서 강의라도 하고 있는 교수나 강사들은 교육 메커니즘에서 과실을 따먹으면서도 언제 터질지 모르

23) 이원재, 「‘예술 노동+예술 노동’ [좌담] 예술 노동과 예술 행동을 둘러싼 사회 적 의미와 흐름에 대하여-예술 노동과 예술 행동은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2015, 177쪽.

24) 이정선, 「대학 실용음악계열 학과의 개설 행태」, 2013을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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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시한폭탄을 돌리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용음악 관련 학과의 졸업자들 중 얼마나 음악 관련 종사자로 취업하는지 파 악조차 되지 않는 상황인데다 그나마 실용음악학원 등의 예술 사교육 시장의 저임금 구조에 끼어들면 다행이라고 여기는 등 누적되어가는 고학력 뮤지션의 실업난은 상상 이상이다.

고학력 뮤지션들에게 강요된 현실은 음악 산업의 권력 구조에 편입 하기 위한 비굴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공교 육, 사교육을 통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음악적 능력을 갖게 되었지 만 이에 비해 저임금으로 공연이나 교육, 창작 활동 등의 음악 노동을 제공하거나 ‘음악저작물’을 값싸게 넘기고 있다. 어떻게든 음악 활동 을 이어가고 싶은 뮤지션들에게 강요된 ‘자발적 부역’과 같은 협력적 음악 산업 구조에 대한 개입은 하지 못한 채, 모든 책임을 개별 뮤지션 에게 떠넘기는 사회적 분위기는 뮤지션들에게 절망을 주기만 한다.

3.3.2. 예술 노동

사회구조의 변화에 의해 음악 예술을 비롯한 예술의 산업화가 이루 어진 상황에서 ‘예술 노동’의 사회적 의제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해야 할 상황임에도 ‘예술 노동’에 대한 대중적 인식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 다. 예술과 예술인을 바라보는 대중적 시선이 아직까지는 전통적인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예술인들 역시 스스로 자신의 정체 성을 이른바 ‘전문가’ 범주로만 해석해 특별한 존재로 설명하려 한다.

이러한 태도는 산업사회로 변화된 조건임에도 ‘예술’을 고귀한 것으 로 이해하고 ‘예술 노동’에서 파생되는 여러 산업적 관계를 도외시하 게 한다.

산업화에 따라 반드시 드러나게 되는 노동문제를 ‘예술’이라는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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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를 붙여 외면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 없다. ‘음악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 동원되는 모든 뮤지션의 ‘음악 노동’에 대한 노동계약 현황과 관련 분야의 다양한 직업군들의 실태를 조사해 음악 산업 구조 전반 에 대한 노동관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또한, 예술 노동계약의 형태가 1회적 공연 계약이거나 비정규 혹은 기간제 근로계약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문제점과 함께 ‘예술 노동’

의 특수한 사회적 의미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국립극장이나 국립오페 라단, KBS관현악단 등 고전적인 해석에 준거한 고급 예술 종사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해온 사례가 있지만 그 활동이 경제적 측면의 조합주 의로만 접근하는 경향은 결국 ‘예술 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외면하는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문화 예술의 산업화, 상품화에 대한 사회적 고발이나 대응, 저항이 없고 체제 내화된 예술의 자리에서 자신의 예 술의 갱신하지 않는 보수성을 가진다25)는 송경동(2015)의 지적은 타당 성이 있다.

4. 맺으며

뮤지션유니온은 스스로 1) 뮤지션의 정체성을 노동자로 선언, 2) 음 악 예술의 사회적 가치 회복을 위해 노력, 3) 뮤지션의 복리 증진과 음악 산업 구조 개혁을 위한 주체적인 참여로 설정한 3대 지향에 따라 음악 생태계를 위해 음악 생산 당사자, 예술 노동 당사자로서 목소리

25) 송경동, 「‘예술 노동 + 예술 노동’ [좌담] 예술 노동과 예술 행동을 둘러싼 사회적 의미와 흐름에 대하여-예술 노동과 예술 행동은 어떻게 마주할 것인 가」, 2015, 181~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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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높여야 한다.

뮤지션유니온은 예술 노동의 사회적 교섭 당사자 조직이다. 한국의 음악 산업은 현재 음원 유통 플랫폼을 정점으로 음원 생산자들이 종 사하는 음악저작물 유통 체계, 대중음악 공연이나 드라마, 영화, 뮤지 컬과 같은 복합장르 등에 참여하는 작곡가나 가수, 배우, 연주자, 스태 프 등 공연 산업 체계, 음악 산업 종사자를 양성하는 교육과정과 수료 후 음악 산업에 투입되는 예술 노동 체계 등의 산업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산업구조에서는 반드시 노동관계 당사자들이 등장한다. 음악 산 업 구조에서 뮤지션유니온은 예술 노동의 당사자 조직으로 인정되어 야 하며 스스로 목소리를 높이고 존재 의미를 드러내야 한다.

‘예술 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회복하는 자기 지향을 내세우고 있는 뮤지션유니온은 음악 노동자들의 사회적 교섭 당사자임에도 노조 설 립 신고를 미루고 있다. 노동조합으로 인정될 수 있겠는지 법률가들에 게 자문을 구해보면 변호사이건 노무사이건 불가능하다고 답하고 있 다. 노동관계에서 사용자가 불분명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한 다. 그러나 음악 노동의 결과물인 ‘음악저작물’에 대한 음원 가격과 유통의 문제, 복합장르에서의 음악 노동 착취의 문제, 뮤지션 양성 체 계와 예술 노동의 현황에서 뮤지션유니온은 ‘음악 산업’의 사회적 교 섭 당사자임에 분명하다.

뮤지션유니온이 이제껏 진행해온 ‘Music is work 캠페인’이 추상적 인 차원이었다면 점차 구체적인 실현 과제가 나와야 한다. 현재까지 진행해왔던 ‘저작권, 저작인접권의 보호’, 음악 방송의 장르 편향성에 대한 ‘음악 편성 쿼터제’나 음원 수익 과점 현상에 대한 ‘음원 수익 누진 공여제’, 음악 노동(창작, 공연, 기획, 스태프 등)의 다양한 근로계약 관계에 대한 ‘음악 노동계약’ 관리 감독 강화 등과 같은 대중문화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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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요구를 높여가야 한다.

또한, 뮤지션유니온은 음악 예술 활동의 주인인 뮤지션들이 직접 노동조합을 만들었기 때문에 ‘예술 행동’을 통한 사회적 참여를 높여 나가며 음악 예술 생태계 선순환의 주체로 서야 한다.

‘예술 노동’이 가진 특수한 사회적 가치는 보수화되고 체제에 내화 된 예술 행위의 전승과 반복만이 아니라 새롭고 진보적인 예술적 실 천에서 드러난다. 사회 현실에 대한 직간접적인 참여와 ‘예술 행동’의 조직화를 통해 음악 예술 활동의 주인으로서 자존감을 드높이고 자신 의 예술적 성취를 고취할 수 있다. 음악의 향유자들인 대중과의 소통 은 음악 작품과 무대뿐만 아니라 무대 밖의 일상이나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며 예술가 본연의 자존감으로 귀결될 것이 다. 예술가에게 자신이 예술 활동을 펼쳐지는 시공간에 대한 개입은 과정과 결과의 여러 지점에서 다발적으로 이루어진다.

뮤지션유니온은 음악 예술 활동의 사회적 참여와 예술 행동의 적극 적인 조직화를 통해 음악 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높여가야 한다. 뮤지 션유니온 조합원들의 예술 활동 과정과 결과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개 별 조합원뿐만 아니라 뮤지션유니온의 상징화된 외형으로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영향력을 키워 음악 생태계의 선순환의 물꼬를 틀 수 있다.

덧붙여, 뮤지션유니온은 뮤지션들이 성장하는 무대 환경에 대한 참 여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 한국 사회 음악 생태계에 신선 한 피를 제공해왔던 홍대씬의 붕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신진 뮤지 션들이 자신의 음악적 기량을 다듬어가며 사회의 음악 자양분을 키워 내던 홍대 인근의 이름 있던 라이브 공연장들은 임대료가 치솟아 버 티지 못해 문을 닫고 있고, 변두리에 새로 문을 연 라이브 공연장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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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기획 공연보다 공연장을 대관해주며 생존해가고 있다. 뮤지션유 니온은 홍대씬을 비롯한 여러 라이브 공연장과 상생을 위한 협력적 관계를 모색해 신진 뮤지션들의 인큐베이팅뿐만 아니라 뮤지션들의 자기 성장 공간으로 무대 환경에 개입해야 한다.

뮤지션유니온이 음악 예술 활동의 주인이자, 예술 노동의 사회적 교섭 당사자 조직으로서 그 역량을 강화하고 책임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을 때 자본과 권력에 경도되어 있던 음악 생태계의 선순환을 기대 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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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2016년 10월 4일, 심사완료: 2016년 11월 5일, 게재확정: 2016년 1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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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Challenges for a virtuous cycle

of music ecosystem: Focusing on the activities of “Korea Musicians Union”

Esssin Jeongseuk(Singersongwriter, Korea Musicians Union)

After examinating the history and activities of Korea Musicians Union established in 2013, I reviewed the three major pursuit and directions they suggested.

I provided the reasons and their future tasks by separating their activ- ities into three different issues: Price of digital music files and their dis- tribution issue, labour exploitation issue in complex genre, and pop musi- cian training system and arts labor issue.

Korean popular music has an industrial structure of musical works marketing system based on music distribution platform. Musical industry workers participating in various genres such as music producers, compos- ers, singers, actors, performers and staff members cooperate each other.

The virtuous cycle of musical ecosystem will be created when Korea Musicians Union, as the leader of musical arts activities and the organ- ization creating social negotiations of arts labor, strengthens its capacity and participate with a competent and responsible manor.

Keywords: Korea Musicians Union, Music ecosystem, Arts labor, Digital music files, Music indu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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