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학회 정회원,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석사과정(주저자: [email protected])
** 본 학회 정회원,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교신저자: [email protected])
역사문화환경 보전의 갈등요인 분석 및 협력적 거버넌스에 관한 연구
- 경복궁 서측 지역, ‘서촌(西村)’을 중심으로
The Economic Ripple Effect Analysis of the Seoul City Bukchon Historical Environment Conservation Policy
- Focusing on the Korean-style House Conservation Program
최성은* 이희정**
Choi, Sung-Eun Lee, Hee-Jung
Abstract
Recent policy shift for the city’s amenity and to improve the quality, who want to take advantage of existing historic and cultural environment, daily space awareness is growing. For a more sustainable management of these historical and cultural environment is essential to the building of governance. However the existing research on the historic and cultural environment lack of construction governance or top-down approach is mostly the situation. Therefore construction of collaborative governance is of paramount importance.
The purpose of this study, after the conflict shown seo-chon ‘areas identified in the historical and cultural environment are used to analyze the activity of the subject appears in the process to establish the correct collaborative governance.
키워드 : 역사, 문화, 환경, 서촌, 협력적 거버넌스, 갈등
KeyWords : historical, cultural, environment, Seo-chon, collaborative governance, conflict
Ⅰ.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과거 급속한 개발위주의 도시정책에서 도시의 쾌적성 및 질적 향상을 위한 도시정책으로 전환되면서, 기존 삶의 환경 및 생활의 질을 높이려는 관심이 증가하였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환경을 적극적으로 보전하고 활용하고자 하는 논의로 연구를 통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 구는 그 지역의 역사문화환경을 일상적 생활공간으로 활용하고, 그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논의로 이어지 고 있다.
하지만 이를 보전하기 위한 다양한 법 제도와 계획은 물리적 초점과 공공의 일방적 진행으로 그 지역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주체들의 의견은 무시되어 공공과 지역주민간의 갈등을 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문화환경의 관리를 위해서는 직·간접적인 주체들 간의 소통 및 협력이 이루어 질 수 있는 거버넌스 구 축이 필수적이다.
즉, 과거에는 도시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위해 정부엘리트나 전문가가 정책 아이디 어를 제시하고 이를 강력하게 추진해왔으나, 이제는 해당지역 주민들은 물론 환경단체나 시민단체 그리고 일반시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정책형성 및 집행의 선결조건이 되고 있다.1)
하여 현재 갈등이 진행되고 있는 역사문화환경을 대상으로 갈등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위한 협력적 거 버넌스 구축을 제안하고자 한다.
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연구의 대상인 종로구 소재 경복궁 서측지역은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하여 역사적 가치가 크고 현대와 전 통이 공존하는 공간으로서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최근 한옥밀집지역(서울특별시 한옥보존 및 진흥에 관한 조례 제 2조 제 2호)으로 지정되었지만 공공의 한옥보존정책과 지역주민들의 주택재개발을 주장하는 의견이 대립되면서 여러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하여 역사문화환경 내 협력적 거버넌스가 필요한 지역이 라 생각되어 선정하였으며, 서촌의 15개 법정동(행정동 2동) 내 지구단위계획이 지정된 구역 안에서 한옥 의 보존과 개발에 대한 갈등을 분석하고자 한다.
먼저 협력적 거버넌스에 대한 선행연구 및 문헌참고로 이론적 고찰 후, 그 개념을 정의한다. 그 후 주요 검토 대상은 서촌의 역사문화환경의 보전 및 활용에 대한 도시계획사업 추진과정에 있어 그간의 갈등 요인 을 분석하고, 주요 주체별 역할과 그 활동에 대한 파악을 통해 주체간의 상호작용 알아보는 것이다.
연구의 방법은 국내의 문헌 분석과 현장답사 및 담당자·전문가 및 지역주민 인터뷰로 진행 하였으며 이 러한 분석을 통해 향후 서촌의 역사문화 환경이 적극적이며 지속적으로 지켜질 수 있도록 현재의 한계점을 짚어 올바른 협력적 거버넌스의 다양한 관계를 분석하고자 한다.
1) 서순탁, 사회적 자본 증진을 위한 도시계획의 역할과 과제 : 접근방법과 정책적 함의, 『국토연구』 통권 제 33권(2002.04) p.73-87
Ⅱ. 선행연구 분석 및 개념정립
1. 협력적 계획이론 관련 선행연구 분석
의사소통적, 협력적 계획이론이 관련된 기존의 연구를 분석해 본 결과, 조명래(2001)와 최현재(2002)의 삼청각 보전 과정의 연구는 대상을 하나의 단일 건축물로 본 연구로 계획수립과정에서의 주체들의 소통 구 조가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문채, 김광구(2006)의 기무사과천 이전사업 사례에 대한 논문은 환경문제나 기피시설 입지와 관련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사례연구는 있지만 역사문화환경 보전과정을 다룬 실증적 연구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2. 협력적 거버넌스의 개념
그림 1. 협력적 통치양식으로서 거버넌스 체제 특성(자료:
정규호, 2002, “지속가능성을 위한 도시 거버넌 스 체제에서 합의 형성에 관한 연구”, 서울대학교 환경계획학과 행정학 박사논문)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는 1990년대 이후부터 등장 하였는데, 협력적 거버넌스의 개념을 검토하기 위해 서 먼저 거버넌스의 일반적인 개념부터 살펴볼 필요 가 있다. 거버넌스는 원래 행정학적인 측면에서 대두 되던 개념으로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거버넌스는 정부(정권), 통치를 의미하는 ‘거버먼트 (government)’ 와 유사하다. 하지만 오늘날 거버넌 스는 여러 학문분야의 학자들에게 다양한 의미로 사 용되고 있으며 ‘거버넌스’라는 개념이 도시계획 및 개 발 분야에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학자에 따라 다르게 규정되는 거버넌스의 개념(의미)과 정의 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세계은행 (1992)에 의하면 거버넌스란 국가 발전을 위해 경제적·사회적 자원들 을 관리하는, 국정운영을 위한 정치적 권력행사를 의 미한다. Rhodes(1997)는 거버넌스를 일컬어 정부가 변화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새로운 통치과정(process of governing)이라는 우회적 표현을 썼다. 김석준 외(2002)에서는 거버넌스 개념을 정의 수준에 따라 협 의의 개념과 광의의 개념으로 구분해서 협의의 거버넌스 개념은 오래 전부터 국가나 시장 메커니즘과는 별 도로 존재해 왔던 조정양식의 원형으로 파악하여, 시민사회 중심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협의의 정 의에서는 거버넌스를 복합조직 또는 네트워크로 부르면서 “공식적 권위 없이도 다양한 행위자들이 자율적 으로 호혜적인 상호 의존성에 기반하여 협력하도록 하는 제도 및 조정 형태”로 정의한다.2)
이처럼 한 가지의 확정된 개념으로 서술하기는 어렵지만,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점은 ‘조직간 상호의존
2) 은재호, 오수길,2009,『한국의 협력적 거버넌스』, 한국행정연구원 협력, 갈등 연구총서 ⓛ
성’과 ‘정부조직과 비정부조직 간의 협력’방식에 대한 논의에 있다. 즉, 거버넌스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그리고 다양한 시민사회의 조직들이 자발적으로 상호의존 및 협력하는 통치방식 혹은 네트워크 체계라 할 수 있다.3)
협력적 거버넌스는 위의 거버넌스 개념 설명에서 말한 자발적으로 유발된 주체들이, 단순한 참여와 타 협의 단계를 넘어 문제해결 시, 수평적 관계에서 소통과 협력으로서 풀어나가는 거버넌스 관계를 뜻한다.
이의 특징은 중앙·지방정부, 이해당사자(주로 지역주민), 그리고 관련 이슈에 관심을 갖는 다른 조직들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까지 함께 공동으로 참여하여 스스로 의사결정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 이다. 또한 주체들 간의 서로 의존성이 높은 특징을 갖으며, 가장 작은 규모의 지역공동체에서 이해당사자 들(지역주민)의 의도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된다는 점에 그 의미가 크다. 이러한 협력적 거버넌스는 문제 해결 시 서로 간의 협력과 의존성을 높이는데 있어 효과적인 민주주의 활성화 및 성숙한 시민사회를 위한 첫걸음이 된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3. 역사문화환경에서의 협력적 거버넌스의 필요성
그림 2. 역사문화환경에서의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
역사문화환경의 경우 사유재 그자체도 공공 공간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의 공공성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되는 환경이므로 그만큼 사공간의 소유자들의 협력이 중요시된다.4) 앞으로 이와 같은 협력적 거버넌스의 이해가 역사문화환경 관리에 적용되면, 이와 관련된 주체들 간의 소 통과 협력을 통한 지속가능한 관리가 이루어 질 것이다. 특히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정합성이 부족하거나, 역사문화자산의 소유관 리주체와 주변 도시공간의 소유관리주체, 도 시공간의 일상적 경험집단들의 공통된 이해관 계가 확보되지 않고는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 다5)(그림2 참조). 이러한 측면에서 주체간의 협력적 거버넌스의 구축은 반드시 필요하다.
3) 이은구 외 9명 공저, 『로컬 거버넌스』, 법문사, 2003. 2-4
4) 장옥연, 『소통과 협력을 통한 역사환경 보전 계획과정 연구-서울인사동과 북촌 계획 사례』, 서울시립대학교 학위논문(박 사), 2005, p24
5) 권영상, 『면(面)적인 역사문화환경에 대한 참여 거버넌스 비교』, 대한건축학회논문집, 제 27권 제 4호(2011.04), p.240
Ⅲ. 분석의 틀 설정
본 연구에서는 정책의 진행과정에서 나타난 갈등의 상황을 단계별로 나누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살 펴본다. 이때 갈등의 요인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Urban Land Use Planning(Fifth Edition)에서 설명하 는 지속가능한 계획모델인 프리즘 모델을 통해 분석하고자 한다.
1. 사례의 갈등 단계 분류
갈등은 생성, 발전, 소멸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계속 변화한다. 그리고 주체들 간의 상호 관계에서 발 생하기 때문에 특정한 단계에 따라 갈등의 양상이 다르게 표출된다.6) 갈등의 진행과정 또는 단계 분류를 Pondy(1967)는 잠재적 갈등, 인지된 갈등, 감지된 갈등 및 명백한 갈등으로 구분하였으며 건설교통부·사 회갈등연구소(2007)는 갈등 잠복기→갈등출현기→갈등심화기→교착상태기→갈등완화기→갈등해소기로 구분하여, 각 단계마다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서촌의 도시계획 흐름을 서울 전체 도시계획 흐름과 비교하여, 나타나는 주요사건 을 시기별로 정리하였다. 이를 갈등잠복 및 출현기→갈등심화기→갈등과 협력의 공존기로 크게 3단계로 구분한다.
현재 서촌의 상황이 지역사회에 이슈로 나타나기까지의 과정 을 살펴본바 서울의 도시계획 흐름과 발맞추어 가지 못한 시기 인 1990년대 초반부터 2004년까지를 갈등잠복 및 출현기로 보 았으며, 한옥보전정책이 시작된 후 주택 재개발 조합설립 추진 위 승인이 취소된 2010년까지를 서로 관련이 있는 여러 주체들 의 의견이 충돌하는 시기를 갈등심화기로 분류하였다. 다음 2011년부터 현재까지 나타나는 시기는 서촌의 한옥 보전에 대 한 주민들의 인식이 전반적으로 전환되는 단계이다. 하지만 갈 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 는 단계로 갈등과 협력의 공존기로 보았다.
2. 프리즘 모델의 이론적 고찰
프리즘은 빛을 굴절시키는 역할을 한다. 빛과 같이 단순하게 보이는 것도 프리즘을 통과하면 숨겨진 복 잡성을 보여주고 그 구성요소가 분해된다. 토지이용계획에서의 프리즘 모델 역시 그러한 것이다. 즉, 단순
6) 장성환, 『도시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이해집단 간 갈등 구조 분석』, 연세대학교 대학원 도시공학과 박사학위논문, (2010.06), p.18
한 물리적 계획을 프리즘 모델에 적용시키면서 지속가능한 토지이용 계획의 주요 요소와 그 관 계를 파악할 수 있다. 이 모델은 점점 더 다양해 지는 이익 집단의 요구와 다양한 우선순위 그리 고 그에 따른 갈등의 양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분석 모델이 된다. 그러므로 지속가능한 협력적 거버넌스로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갈등의 구성요소와 그 사이의 상호작용을 파악하기 위한 모델로 이를 인용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토지이 용계획에 있어서 지속가능성 프리즘 모델은 핵심 가치사이의 상호작용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프리 즘의 꼭짓점은 형평성, 경제, 생태, 그리고 거주적합성 등의 핵심가치를 나타내며 연결 축은 그 가치들 사 이의 상호작용을 나타낸다.
• 성 장 관 리 갈 등: 거주적합성과 경제적 성장 사이의 긴장, 시장원리에 의한 개발이 고품질의 생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
• 녹 색 도 시 갈 등: 거주적합성과 생태 사이의 긴장, 건축환경 대 자연환경 사이의 우선순위 갈등
• 젠트리피케이션 갈등: 거주적합성과 형평성 사이 긴장, 중상층의 도심회귀를 유인하기 위한 재개발 및 개선과 현재 거주자의 이익을 위한 빈곤계층 마을의 보존사이의 갈등
3. 분석 요소
1) 분석범주 설정
갈등은 각 시기별로 우선순위 되는 가치들이 다르며, 다양한 요인들이 서로 얽혀있기 때문에 발생된다.
특히나 제도적,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요소들이 핵심가치들로 보여지며, 거버넌스를 이해하는 1차적 요 소인 주요 주체별 상호작용이 핵심 요소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하여 분석한다.
2) 분석 요소
① 제도적 요소
제도적 요소는 정부의 정책결정이나 법적으로 제도화된 모든 계획이 이에 해당된다. 공공문제를 해결하 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는 결정된 후에 주요 주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며, 수직적 관계로 정해진 제도는 갈등 증폭의 요인이 될 수 있다.
② 경제적 요소
경제적 요소는 해당 지역의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증폭시키거나 완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인7)이자 예
7) 강황선(2003)은 다양한 행위자들이 협력체제(network)내에 머물러 있고자 하는 유인적 요소(incentive)가 있어야 하며 유형적 유인책으로 금전적 보상을, 무형적 유인책으로는 각 이해관계자들의 자긍심과 소속감으로 보았다.
그림 5. 지속가능성 프리즘은 형평성, 경제, 생태, 거주적합성 등 주요 가치를 보여줌 (출처:Godschalk 2004, 미국 계획 협회의 저널 인용)
민한 요소이다. 주민들이 침해받은 재산권이나, 매몰(함몰)비용, 한옥보존에 대한 공공의 지원 등이 경제 적 요소의 세부요소로 꼽을 수 있겠다.
③ 환경적 요소
환경적 요소는 본 연구의 갈등심화기 단계에 갈등의 기저가 된 주요 요소라 할 수 있다. 즉 역사문화환 경의 보존과 노후화된 환경의 물리적 개선이라는 서로 대립되는 이 지역의 특수한 환경적 요소를 말한다.
④ 사회적 요소
이 지역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가지는 사고방식, 관념, 사회적 관계 등을 말한다. 사회적 요소는 다른 요소들과 대비되는 것으로 이에 속하는 주요 주체들은 타 요소에 의해서 제약을 받음과 동시에 적극적인 활동을 함으로써 자신들의 환경을 바꾸기도 한다.
거버넌스에서 강조하는 협력 또한 주요주체들의 사회적 관계, 즉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말하 고 있다. 그러므로 협력적 거버넌스를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들의 네트워크가 어떻게, 그리고 누구에 의해 주도적으로 발생하는가를 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발생된 네트워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 다.8)
Ⅳ. 서촌의 갈등발생 배경 및 현황
1. 서촌의 갈등발생 배경
193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공업화와 맞물린 서울시 인구는 1926년 30만6천명에서 44년에는 107만 8천명으로 급증하였다. 이에 서촌도 일본인 유입과 함께 인구 폭증의 결과가 여실히 나타났다.(표 1) 또한 경기호황으로 인한 주택건설 붐으로 인한 필지 분할이 이루어져 1933년 이후 통인동 154번지 이 상의 집 필지 분할과 체부동 118번지 일대에 대량으로 주택이 공급되었다. 1945년 해방 후, 끊임없는 지 방이주민들의 서울로의 이동으로 빈 공간을 차지하면서 한옥의 밀도는 더 높아지게 되었고 인왕산 자락으 로 판자촌이 형성되었다. 이에 주택부족문제를 해결하고자 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였지만, 1968년 청와대 경호(1.21사태, 궁정동 청와대 습격사건)와 관련하여 삼엄한 경비아래 고도제한 등의 주택 건축의 제제가 가해지면서 급격한 개발 보다는 점진적이고 제한이 가해지는 상황이 1990년대 초반까지 지 속되었다. 이 사건으로 비정규전에 대비하기 위해 향토예비군이 창설되는 등 대외적인 경호가 강화되었으 며 서촌지역에서는 인왕산 출입이 제한되었고 청와대 앞 효자로도 통제되었다. 이 시기가 바로 청와대 주 변 도심에 대형건물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통제되기 시작한 때였다.9) 그 결과 서촌 지역은 오래된 도시형 한옥이 밀집되어 있는 독특한 경관을 형성하게 되었다.
8) 문채, 김광구,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에 관한 연구-기무사 과천 이전사업을 사례로』,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지, 제 41권 6 호, 2006, p.181
9) 『정도 600년 서울 재발견<36>도시계획(3) “청화대 경호”구실 기현건물 양산』, 동아일보, 1933년 8월 26일자
이후 1993년 문민정부의 출범으로 고도제한과 규제가 완화되면서 누상동166번지 일대, 신교동6번지 및 8번지 일대에 주거환경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건축허가의 남발로 4·5층 고층빌라들이 난립하였다.
이러한 서촌 지역 내의 변화로 한옥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상대적인 경제적 불리함과 생활의 불편함을 토로 하였고, 2002년 당시 서울시장의 권한아래 필운, 누하, 옥인, 체부동이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었다.
그림 6. 서울시와 서촌지역의 도시계획 흐름 비교
그러나 2008년 12월 10일 서울시는 우리 고유의 주거양식인 한옥의 멸실을 막고자 현존하는 한옥지역 의 보전을 지원하고 한옥을 서울의 미래자산으로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서울 한옥선언’을 발표하였다. 이 에 서촌의 체부동 외 3동의 주택 재개발계획은 무산되고 한옥보전지구로 지정되는 변화를 맞게 되었다.
2. 서촌의 현황
인왕산 정상의 동쪽과 경복궁(청와대)의 서쪽에 위치한 서촌은 조선의 도읍인 한성이 건설되는 과정에서 사직단이 지어지고, 서산(西山) 혹은 서봉(西峰)으로 불리던 인왕산이 이름을 얻으면서 서촌이라는 지명으 로 부르게 되었다.
서촌은 1912~1936년에 일어난 소규모의 필지 분할 외에는 1912년 이전의 길과 필지가 그대로 유지되 어 있는 곳이 많으며, 오래된 도시형 한옥의 밀집과 곳곳에 위치한 적산가옥 등 역사적 가치가 충분한 경 관을 형성하고 있다. 서촌 지역의 이러한 다층적인 역사성은 최근 서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문화자원으로 주목받으면서, 그 역사적·장소적 특성을 보전관리하기 위해 2010년 4월 15일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으 로 지정되었다. 현재 서촌의 법정동은 서울시 종로구 사직동, 필운동, 체부동, 통인동, 누상동, 누하동, 옥 인동, 신교동, 청운동, 궁정동, 효자동, 창성동, 통의동, 내자동, 적선동 등 15개 동을 포괄하고 있으며 청 운효자동과 사직동 2개의 행정동에 포함되고 있다. 이 동에 남아있는 한옥의 수는 총 668여 채 정도로 그 중에서도 누하동 127동, 체부동 149동으로 누하동과 체부동에 한옥들이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Ⅴ. 서촌의 갈등 단계별 주요 내용 및 관련 주체 분석
1. 갈등 잠복 및 출현기
1) 주요 이슈 : 문민정부 출범 전·후로 시작된 갈등 그동안 권위주의 통치의 표본으로 여겨왔던 청와대 주변의 ‘봉 쇄’조치는 청와대 이웃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규제에 묶여 20 여 년 동안 서울 종로구 효자·청운·궁정동 일대 주민들은 생활의 불편함을 그대로 감수해야만 했다. 이때의 주민들은 “대통령 경호 를 구실삼아 통행을 제한하거나 건축을 규제하는 등의 국민을 무 시하는 조치는 마땅히 사라져야 할 구시대의 유물”10)이라는 의견 을 내비쳤다. <그림 5>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1968년 김신조 무 장공비 침투 사건(1.21사태)으로 인해 문민정부의 출범(1993년) 이전까지 서촌은 폐쇄적이고 삼엄한 공간으로 유지되어왔다. 청와 대 주변 주택가 35만평(6천 필지)은 지난 77년 풍치 및 도시미관 지구로 지정돼 기존 주택의 증개축은 물론 3층 이상 건물의 신축 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당시 서울시는 도시미관보호를 이유로 삼 청동, 효자동, 통의동등 청와대 근접지역에 대해서는 건물최고높 이를 10m로 청운동, 신교동 등 일부지역은 15m이하로 규제하는 고도제한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이 일대 주택가가 고도제한 조치로 묶인 것은 도시미관 및 공원녹지 보호라는 본래 목적이외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 로, 건물높이를 규제하지 않을 경우 청와대 내부가 가시권에 들 게 돼 외부사람이 수시로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는 보안상 이유 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문민정치시대의 시작과 함께 인왕 산과 청와대앞길 등이 개방됨에 따라 그 전까지는 ‘성역’처럼 여겨 진 청와대 주변에 대한 통제조치가 크게 완화되면서 청와대 인근 지역의 고도제한 등 각종 건축규제 조치 역시 전면 재검토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었다. 이에 서울시는 종로구의 구(區) 단위 도시기본계획이 완료되는 당시 연말쯤 고도제한완화를 시행
하였고 이때 청운동, 신교동, 궁정동, 통인동, 누하동, 필운동 등의 일부지역 건축물 높이는 20m까지 완 화되었으며 10m이하 제한지역인 효자동, 통의동 등의 일부지역은 12m로 완화되었다.11) 이로 인한 급격 한 개발로 지금의 누상동과 신교동 빌라촌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
10) 한겨레, “청와대 주변 ‘봉쇄’ 풀릴까”, 1992.12.27 11) 매일경제, “청와대 주변 고도제한 완화”, 1993.3.4
그림 7. 누상동 빌라 난립 (현재모습)
그림 8. 삼엄한 청와대 입구, 26일 오후 청 와대 서문 입구 도로에서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쳐놓고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출처 : 한겨 레, 1992.12.27일자 14면)
2) 분석요소
이 시기의 주요 갈등을 유발하는 구성 요소를 살펴보면 도시미관보호라는 제도적 요소와 재산권이 침해된 주민들의 경제적 요소가 서로 충돌하여 갈등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를 아래의 <그림 8>로 표현 하였다. 하지만 이때는 주민들의 경제적 침해보다 제도적인 행정의 권한이 우세했던 시기로 보여 진다.
3) 주요 주체간의 상호작용 분석
① 서울시
당시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보안상의 이유로 개발이 제한되어 인근지역 주민들의 생활 불편 등 각종 불이익을 감수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청와대 주변 고도제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는 청와대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와 야 가능함을 밝히면서 협의가 어려움을 토로하 였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항의가 증가하자, 서울시는 1993년 12월말 이 지역 건물의 최고 높이를 청와대 근접지역은 10m에서 12m로, 15m로 제한된 지역은 20m까지 완화하는 방 안을 수립하였고 그 다음해부터 시행을 추진하 였다.
② 주민
보안상의 이유로 주변 지역의 건물높이를 제한한 것은 주민 편의를 무시한 행정의 횡포를 지적하기 시작하였으며, 공원녹 지와 경관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재산권 행사를 막는 각종 건축규제는 없어져야 함을 주장하는 여론이 형성되 었다.12)
주민들은 이에 따라 건축규제가 지역실정에 맞게 이뤄질 수 있도록 「청와대 주변 종합개발계획」을 마련해달라는 청원서를 준비하는 한편 각 동별로 연계해 서명운동도 벌이기 시작하였 다.13) 당시 주요 주체 간 상호관계를 살펴보면 <그림 9>와 같다.
12) 동아일보, 앞의 기사
13) 이때 주민들이 주장한 내용으로는 20년 가까이 묶여왔던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려면 최소한 추사로 동쪽의 효자, 창성, 통의동 일대는 5층 정도를 짓도록 높이 18m로, 추사로 서쪽 누상, 누하, 옥인, 통인동 일대는 재개발이 가능하도록 30m까 지 고도제한이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일대는 오랫동안 집을 수리할 엄두도 못내 주민들 대부분이 낡은 옛집을 헐 고 공동주택을 원하는데 추사로 동쪽의 경우 최소한 5층(18m)정도는 돼야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동아일보,
“청와대 인접지역 건축규제 완화조치 주민들, ‘기대 못 미친다’반발”, 1993.9.26
표 2. 갈등 잠복 및 출현기의 갈등 구성요소 영향력 정도 파악
구성 요소 직접적 영향 간접적 영향 영향
주 부 주 부 없음
제도적 ●
경제적 ●
사회적 ○
환경적
역사문화
환경보존 X
주택
재개발 ●
(●는 주 영향, ○는 부수적 영향, ×는 영향력 없음의 정도로 표현)
그림 9. 갈등잠복 및 출현기의 갈등 분석요소
2. 갈등심화기
1) 주요 이슈 : 지구단위계획 수립 후 심화된 갈등 서촌의 낙후된 주거환경개선을 목적으로 1992년부터 추진된 서촌의 15개 법정동에서 나타난 도시계획사업은 총 4개의 사업(주거환경개선사업, 주택재개발사업, 도시 환경정비사업, 지구단위계획)이 있으며, 그 중 주택재개 발사업은 2004년부터 체부, 누하, 필운 제 1구역에서 추 진 중이었다. 하지만 2010년 4월 15일 경복궁 서측 제 1 종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재개발 사업은 무 산되었다(그림10,11 참고).
경복궁 서측 지구단위계획은 북촌과 마찬가지로 한옥 밀집주거지를 체계적·계획적으로 보전·관리하고자 한옥 의 멸실 제어방책으로 수립된 도시계획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하지만 이로 인해 서촌의 한옥보존과 주 택재개발이라는 양립될 수 없는 목표의 충돌은 개인이나 집단 간에 이루어지는 사회적 충돌로 이어지면서 이때부 터 심화된 갈등기가 시작된다.
그림 10. 갈등 잠복 및 출현기의 주요 주체 간 상호관계
그림 11. 경복궁 서측 제 1종 지구단위계획 구역 내의 주택 재개발 사업이 무산 된 일대 (출처: 경복궁 서측 제 1종 지구단위계획 편집)
2) 분석요소
이 시기의 갈등 요인은 시의 한옥보존정책인 지구단위계획 수립의 제도적 요소와 그 전부터 개발 이익을 얻지 못한 주민들의 반대 의견의 대립이라 볼 수 있다. 이때 주민들의 상황은 재개발 사업 추진 과정 중에 발생된 매몰(함몰)비용의 불분명한 책임소재와 한옥에서 계속 살겠다는 주민들도 시의 지원책이 부족하다 는 불만을 품고 있던 상황으로 경제적 요소의 영향력 정도는 그 전보다 훨씬 극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같은 환경적 요소 안에서 역사문화환경의 보존과 노후화된 환경의 재개발로 분리되면서 갈등은 극대 화 된다. 이를 <그림 12>으로 표현하였으며 그 영향력의 정도를 <표 3>으로 구분하였다.
표 3. 갈등 심화기의 갈등 구성요소 영향력 정도 파악
구성 요소 직접적 영향 간접적 영향 영향
주 부 주 부 없음
제도적 ●
경제적 ●
사회적 ○
환경적
역사문화
환경보존 ○
주택 재개발 ●
(●는 주 영향, ○는 부수적 영향, ×는 영향력 없음의 정도로 표현)
그림 13. 갈등심화기의 갈등 분석요소
그림 12. 서촌지역 내 도시계획의 과정 (종로구 홈페이지 참고하여 재작성)
3) 주요 주체들의 활동내용과 상호관계
① 서울시
2008년 6월 25일 서울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개최하여 전통한옥보전 및 옛 도시 조직 보전 등의 사유로 서촌지역 내 도심한옥을 잘 유지하고 있는 지역인 체부동 127번지 일대의 체부 제 1 주택재 개발구역 정비계획을 부결시켰다.14)
당시 도시 관리과장은 “체부동 일대는 한옥이 밀집된 주거지로 주변에 경복궁과 사직단 등 중요 문화재 는 물론 서울의 내사산 중 하나인 인왕산과 인접해 역사성이 있는 곳”이라며 “주변 지역 전체와 조화를 이 루는 한옥보존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부결됐다”고 발표하였다.15)
② 주민
이 지역의 주민들은 주거환경의 낙후에 따른 주민들의 재개발 요구에 따라 체부 주택재개발 예정구역이 기 지정되어 당초 주민들의 재개발구역 정비계획은 한옥을 모두 철거하고 최고층수 12층인 아파트 600가 구를 짓는 내용으로 2004년 6월에 재개발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설립한 상황이었다. 또한 추진위에서는 사업자를 선정하여 재개발 정비 계획서와 설계도를 모두 작성해 둔 상태였다.
체부동 일대 뿐만이 아닌 누하동과 필운동 일대에도 지구단위계획으로 인한 주택재개발 의 추진이 실제 무효화 되었으며 누하정비예 정구역 추진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의 한옥 보존정책으로 개발이 전혀 진행되지 않 아 답답하다는 의견을 피력한바 있다. 또한 실 제 서촌은 낡고 지저분한 건물과 골목이 많아 동네 보존에 애착이 없는 주민들도 다수 증가 하고 있다. 지원금을 받고 수리를 시작하여도 집을 수리할 동안 다른 곳에 살 여력이 없는
주민들이 더 많고 벽과 벽이 붙어 다닥다닥 붙어있는 한옥들을 수리하려면 붙어 있는 여러 집이 동시에 공 사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주민들이 한꺼번에 수리를 하겠다고 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공 사라 생각하는 주민들이 대다수16)로 나타나, 주민들은 한옥 보전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공공의 계획들이 언론을 통해 발표되자 서촌이 향후 역사문화환경을 가진 관광지로 계획되어 지가상 승을 기대하는 주민들도 생기고 있었다.
14) 서울특별시, 2010. 경복궁 서측 제 1종 지구단위계획
15) 경향신문, “체부동 한옥 밀집지 보존-서울시 재개발 계획 부결”, 2008.6.27 16) 2010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서촌, 사람들의 삶과 일상』, 서울역사박물관, 2010
그림 14. 체부동 주택재개발추진위원회의 보존을 반대하는 펼침 막 (출처: 2010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서촌, 사람들의 삶과 일상』)
그림 15. 갈등 심화기의 주요 주체 간 상호관계
3. 갈등과 협력의 공존기
1) 주요 이슈 : 다양한 주체들의 등장 및 또 다른 갈등의 시작 이 시기 가장 큰 특징은 주민들이 서촌의 한옥보존에 대
한 인식의 변화이다. 2011년부터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히 생겨나면서 주민들 지역답사와 개발과 보존의 문 제를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주민모임과 새로운 주민단체들의 활동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 한 변화로 재개발에 대한 요구와 그에 따른 갈등들이 점차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중요한 사건으로는 한옥의 문화재적 가치에 대한 논란 으로, 2004년 등록문화재로 지정이 되었던 통인동 154- 10번지의 ‘이상의 집’은 1920~30년대 집장사가 원래 집 을 허물고 새로 지은 한옥임이 밝혀지면서 2008년 문화재 지정이 취소가 되었다. 이에 (재)아름지기 시민단체는 이 집터를 사들여 일부 전문가들과 함께 4층 규모의 이상기 념관을 건립하는 신축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주민협의체 인 서촌주거공간연구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현 가옥을 철거하고 기념관을 새로 지으면 80년 이라는 시간을 쌓아 온 삶의 공간이 존중 받지 못 한다”는 한옥의 가치에 대한 질의 요구서를 전달하고 초청 간담회를 몇 차례 진행하였 다.17) 후에 (재)아름지기와 참여했던 전문가들은 이러한
17) 서촌주거공간연구회 홈페이지
그림 16. (재)아름지기와 건축가에 의해 계획된 신 축 건물 예상도
그림 17. ‘이상의 집터’ 보존 운동 포스터 (출처:
서촌공간연구회 홈페이지)
건의를 받아들여 현재 ‘이상의 집 터’를 그대로 보존하여 개방된 문화장소로 활용하는데 동의하였다.
한편 언론을 통해 서촌의 역사문화환경의 우수성이 알려지고 정적인 분위기에 대한 선호가 늘면서 카 페, 레스토랑, 문화여가시설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는 곧 젊은 세대의 주민들과 외부인 유입의 주된 요 소가 되었다. 이에 원주민들은 향후 상업화의 과도한 유입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소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자본의 가치로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상업화에 대하여 큰 거부감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구단위계획 내에 한옥보전구역은 ‘한옥지정구역’18)과 ‘한옥권장구역’19) 등으로 지정 관리되어 진다. ‘한 옥지정구역’에서는 적극적으로 높이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 외의 구역에서는 물리적인 수요에 의해 대규모건축물이 들어서고 있다. 2011년 7월에는 필운동 87번지의 70여 년 된 한옥이 4층 높이의 빌라를 짓기 위해 철거되었으며, 누하동 236번지에는 이미 7층짜리 공동주택이 세워졌다. 또 2011년 8월 당시 누하동 222-3번지에서는 6층짜리 건물 공사가 한창인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이에 주민들 사이 에서도 정책을 비난하는 반발세력과 개발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나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서촌은 역사문화환경 보전과 개발이라는 목표의 충돌 이후,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동 시에 작동하고 있다. 상업화에 대한 우려, 지구단위계획 내에서의 빈틈, 지역의 관광화를 위한 새로운 정 책들이 그것이다.
2) 분석 요인
이 시기에는 역사문화환경을 보전하자는 인식의 확대로 환경적 요소와 그 전에 충돌하였던 경제적 요소 가 다소 줄어들었음을 파악하였다. 하지만 다양한 주체들의 등장으로 사회적 요소의 영향력이 커졌음을 알 수 있으며, 새로운 제도적 요소가 또 다른 갈등을 야기 시켰다.
표 4. 갈등과 협력의 공존기의 갈등 구성요소 영향력 정도 파악
구성 요소 직접적 영향 간접적 영향 영향
주 부 주 부 없음
제도적 ●
경제적 ○
사회적
환경적
역사문화
환경보존 ● ○
주택 재개발
(●는 주 영향, ○는 부수적 영향, ×는 영향력 없음의 정도로 표현)
그림 18. 갈등과 협력의 공존기의 갈등 분석요소
18) 한옥지정구역: 한옥이 4채 이상 모여 있어 보존가치가 높은 곳으로 건물 신축 시 한옥만 지을 수 있다. 용도는 주택을 비롯 해 소매점 휴게음식점 의원 한의원 치과 침술원만 허용된다.
19) 한옥권장구역: 한옥지정구역 주변 지역으로 한옥 이외의 건물을 지을 수 있지만, 전통양식의 담장을 설치해야하는 등 건축 물 외관계획을 지키도록 한다.
3) 주요 주체들의 활동 내용과 상호관계
① 서울시, 종로구
앞서 말한 지구단위계획에서의 빈틈에 대한 구청측 관계자는 “문제가 되고 있는 누하동 236번지와 필운 동 87번지는 일반 건축물을 지어도 되는 구역이고, 누하동 222-3번지는 한옥권장지역이라 반드시 한옥을 지어야 하는 것을 아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어 다짜고짜 한옥 보존만 주 장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어디까지나 사유재산이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한옥지정 구역 이외의 곳에 현대식 건물을 못짓게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그림18 참조).
하여 서울시는 주민들의 한옥보존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한옥 보존의 진흥을 위하여 한옥수선 및 신축의 지원금 규모를 확대하였으며, 2012년 5월 ‘주민중심형 한옥마을 공동체 희망사업’20)의 지원계획을 공고하 여 이를 위한 주민설명회 개최 하였다.
한편, 종로구에서 이 지역을 역사문화관광지로 브랜드화하기 위하여 서촌이라는 지명 대신 ‘세종마을’로 명명하였다. 종로구청장은 “이 지역은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곳으로, 세종대왕은 문화와 과학, 성군의 이미 지를 가졌기 때문에 ‘세종마을’로 부르는 것이 좋다”라고 언급했으며, 세종마을이라는 타이틀로 동네를 브 랜드화 시키고자 2011년 5월 15일 구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마을 선포식을 가졌다(그림 19 참조).
그림 19. 2011년 8월 당시 현장 사진. 서울종로구 누하동 의 한 한옥이 있던 집터에 6층짜리 건물(222-3 번지)공사가 한창이다. 전통한옥들이 높은 현대 식 건물사이에 둘러싸여 옹색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출처: 한국일보.2011.08.20자 9면)
그림 20. 2011년 5월, 세종마을 선포식 현장
② 주민
서촌의 역사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자율적인 주민협의체 ‘서촌주거공간연구회’의 형성은 한 옥보존과 개발에 따른 주체들의 갈등 중재 역할을 한다. 이들은 연구 및 교육 사업을 통해 개발을 지지하 는 주민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보존가치의 기준이 다른 전문가 및 시민단체들과의 소통과 협의로 철거 반 대 운동을 하였으며, 외부인에게 동네답사를 통한 역사문화자원을 소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새롭
20) 이 사업은 지역주민들이 마을문화체험, 교육, 공동시설 설치 등 한옥마을 활성화방안을 제안하면 타당성을 검토한 뒤 시에 서 사업비 일부를 지원해주는 방식이며, 제안자가 10% 이상을 자비 부담하는 조건으로 공동체 프로그램은 1개 사업 당 최 대 500만원, 시설 및 공간조성사업은 1개 사업 당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해준다. 2012년 10월 기준, 서촌 내 3팀 사업제 안서 제출 상태 확인.
게 들어온 주민들은 원주민들과의 갈등을 원만하게 하고자 서 촌의 마을기업인 ‘품애’에서는 착한마을잔치 등 다양한 마을 프로그램을 통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서촌 관련 컨텐츠를 모아 지역 주민들이 주인공으로 소개되는 지역 신문
‘시옷’을 창간하여 발행하고 있다(그림 20 참조).
한편 서촌의 지명을 개명한 일에 대하여 대다수 주민들은, 이미 수많은 서적들을 통해 서촌이라고 언급되어 왔고 현재 이 지역 내 많은 공방들과 카페들이 서촌이란 명칭을 달고 활 발히 운영 중인 상황에서 공공이 ‘선포식’까지 하며 개명을 강 요하는 것에 대하여 불만을 품고 있는 상황이다.
③ 전문가 및 시민단체
(재)아름지기에서는 ‘이상의 집터’ 신축 건립계획에 대한 서 촌주거공간연구회의 반대의견을 받아들이면서, 한옥을 보수 하여 현대적인 기능을 담아 사무공간과 전시공간으로 직접 운 영하여 한옥과 전통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무료 개방하 고 있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이곳은 기존의 전형적인 기념관 형식을 벗어나 한 시인이 살았던 집터를 그대로 기억하는 장 소로 만들어 현재 이상과 관련된 다수의 도서 구비하고 있으 며 지역단체의 프로그램 운용 및 연구, 학술 모임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재)아름지기와 (재)화동문화재단의 주최아래 ‘헤리티 지 투모로우 프로젝트’라는 공모전이 경복궁 서측지역을 대상 으로 진행된 바 있으며, 여기서는 전통건축의 정의에 대해 질 문을 던지고 이 시대에 맞는 건축으로서 한옥의 가능성과 그 에 따른 해법을 모색하는 학생공모를 진행하였다.
(사)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에서는 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동네의 생활공간을 다시 살려내는 일로 체부동에 한평 공원만들기를 진행한 바 있다.
이러한 전문가 및 민간단체의 활동은 서촌지역 내 역사문화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역 주민들 에게 자긍심을 키워주는 역할 또한 수행하고 있다.
그림 22. 현재 ‘이상의 집터’의 모습 - 연구·
학술 모임 지원을 위해 무료로 공간 대여 (출처: 아름지기 홈페이지) 그림 21. 서촌 소식지 ‘시옷’
그림 23, 갈등과 협력의 공존기 주요 주체 간 상호관계
Ⅵ. 소결
이제껏 분석해 본 서촌에서의 갈등 요인은 시기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각 요소의 영향력에 따라 갈등의 정도도 달라짐을 분석할 수 있었다.
갈등 잠복 및 출현기에는 당시 권위적인 공공의 영향력 아래 일방적 규제를 받은 주민들의 입장을 살펴 보면 하향식 정책 입안은 결국 갈등의 시작을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갈등 심화기에서는 공공의 규제와 민간의 이익추구, 보상을 원하는 주민들의 관계로 갈등이 극대화 되 었다. 이때 공공의 역할인 정책이 시(市)차원과 구(區)차원으로 나누어지는 결정권의 문제로 이어지게 되 면서, 종로구의 재개발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인가 허가와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결정은 곧 중앙정부와 지 방정부간의 호흡 부족으로 보여 진다. 이러한 도시계획 입안의 현 상황이 각종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효율 적인 추진을 방해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방해요소들은 결국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라 할 수 있는 주 민들에게 공공의 제도나 정책에 대한 신뢰도까지 떨어뜨리게 한다. 그렇기에 공공만이 아니라 그 지역주민 의 공감을 얻어내어 참여를 이끌어내는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이 반드시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한편 갈등과 협력의 공존기에서 나타난 주민들의 자생적인 협의체의 출범은 주민들 스스로가 갈등을 인 식하고 해결하려는 자세로 변하였다는 점에서 협력적 거버넌스의 시작이라 말할 수 있다. 즉, 협력적 거버 넌스의 전제 조건은 자발적인 참여와 소통의 자세이다. 또한 서울시의 ‘주민중심형 한옥마을 공동체 사업’
정책은 공공이 주민과 파트너십 네트워크형 체계로 사업을 진행 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동시에 부정적인 면도 보이고 있는데, 첫 번째로 과도한 상업화로의 우려는 지가가 높은 도심지에 위치 한 한옥의 보존으로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를 개인에게만 맡긴다면 결국 대부분의 한옥이 카페나 공방처럼 바뀌게 되어 상업화의 대세를 막기 힘들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의 적절한 개입 이 필요하다.
두 번째 현재 한옥지정구역 외의 물리적 수요에 의한 공간 변화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구역 지정의 세 심한 결정이 부족했음을 보여주며, 비한옥에 대한 사항의 규정이 느슨하여 일어난 결과로 보여 진다. 하지
만 높이제한은 지구단위계획의 목표를 실현하는데 중요한 계획요소이지만, 개인의 사유재산에 직접적 영 향을 주는 규제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개인 재산권침해에 따른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어 공공성과 형평 성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세 번째 종로구의 인위적이며 일 방향적인 마을의 관광명소화 정책은 아직까지 공공의 하향식 접근 체계 를 보여준다. 이는 이 지역의 협력적 거버넌스를 와해시키는 요인이 분명하며, 서촌이 가지고 있는 한계라 생각한다. 공공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주민들이 원치 않는 곳에 세금을 사용하는 정책은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힘들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역사문화환경의 성공적인 거버넌스 구축의 사례로 북촌을 언급하곤 한다. 북촌 가꾸기사업 후에 생긴 문제점은 차치하더라도, 당시 갈등을 해결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민과 공공 그리고 시민단체의 적극 적인 참여에서 비롯한다. 현재 북촌을 방문하였던 관광객 수는 2010년 8월 기준으로 151,800명이며 그 중 외국인 방문객 수는 56,400명이라고 한다. 2006년에 비하면 우려 10배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간 셈이 다. 또한 그 지역에 꼭 필요한 공공과 시민단체의 투자도 한 몫 하였는데, 일례로 서울시 민속자료 22호인
‘가회동 백인제 가옥’은 서울시가 130억 원에 매입하여 현재 시민과 관광객에게 개방하여 한옥문화센터 등 다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서촌에서도 공공의 개입과 지원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공공은 앞으로의 서촌을 성공한 역사문 화환경으로 계획하기 위해서는 서촌 한옥만의 정체성이 녹아있는 지침을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며, 일관성 있는 계획과 주민들이 원하는 투자로 신뢰감을 얻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한옥이 밀 집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화재’가치를 우선시하여 주민이 실제 생활하는 ‘주거지’로서의 서촌에 대한 일상 성의 문제를 놓치지 말아야한다.
한편 주민들은 공공의 투자나 노력에 마땅한 적극적인 협력의 자세로 적극적인 참여를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체계적인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역사문화환경을 성공적으로 보전하고 활용한다면 지역발전 뿐만 아니라, 도시 공간 전체에 대해 수혜자의 폭이 넓고 매력적이며 지속가능한 도시 공간 창조가 가능 21) 할 것이다.
Ⅶ. 결론
본 연구의 사례 대상지인 서촌은 현재 갈등과 협력이 공존하고 있는 단계이며 앞으로 완전한 협력기로 가기까지 다양한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갈등은 상황에 따라 우선시되는 가치들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며, 그 때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내는 주장 또한 다르다.
결국 좋은 계획이란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제도적 요소가 한 데에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분포된 영향 력을 지니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그 지역의 주요 주체들의 소통이 우선시 되어 서로의 생각과 의견들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꾸준한 협의가 필요하다. 도시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전지전능한 계
21) 권영상, 2007. “면(面)적인 역사문화환경에 대한 참여 거버넌스 비교”, 『대한건축학회논문집』, 제 27권 제 4호(2011.04), p.239 논 문 접 수 : 2013.12.29 1차 심사완료 : 2014.04.22 2차 심사완료 2014.09.24 게 재 확 정 : 2013.04.29
획가와 전문가는 없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토론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하며, 그들은 이제 갈등이 발생한 이후의 사후적 관리로서 갈등의 해결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적 관리를 통한 갈등예 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것이 곧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의 시작이며 이 체계를 제도화한다면, 공공의 문제 해결에 있어 절차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이 연구는 다른 역사문화환경 보전 과정 속의 갈등을 분석하여 역사문화환경 형 협력적 거버넌스에 대한 규명 연구로 발전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1. 김정원과 김기호(2001) “도시역사환경의 면적보전을 위한도시계획제도 운영특성 연구” 한국도시설계 학회 2001 추계학술대회논문집.
2. 권영상(2011), “면적인 역사문화환경에 대한 참여 거버넌스 비교” 「대한건축학회지」 27(4):239-248.
3. 김성주(2009) “도시계획 의사결정과정의 거버넌스 형성 요인에 관한 연구 - 순천만 보전사례의 과정 분석을 중심으로”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4. 태윤재와 박소현(2006) “도심역사지구의 로컬 거버넌스 형성 특성에 관한 연구 -북촌의 경우를 중심으 로” 한국도시설계학회 2006 춘계학술대회논문집.
5. 최샛별과 박소현(2009) “서울 서촌 문화지구 적용 가능성에 관한 연구 : 보스톤 문화지구와 역사지구 의 특성 분석을 기반으로” 2009 한국도시설계 춘계학술발표대회 논문집.
6. 이은구 등(2003), 로컬 거버넌스, 법문사.
7. 박재창 등(2009) 시민참여와 거버넌스. 오름.
8. 은재호와 오수길(2009) 한국의 협력적 거버넌스. 대영문화사.
9. 라도삼(2010) 문화특성지역 형성요인 및 실태에 관한 연구. 서울연구원.
10. 김기호(2006) “역사경관 관리에서 지방정부의 역할 - 덴버시와 서울시의 비교” 「국토계획」
41(5):131-147.
11. 장옥연과 김기호(2008) “소통과 협력을 통한 역사환경 보전 계획과정 연구 - 서울인사동과 북촌을 사 례로” 2008 한국도시설계학회 추계학술대회논문집.
논 문 접 수 : 2013.12.29 1차 심사완료 : 2014.04.22 2차 심사완료 : 2014.09.24 게 재 확 정 : 2014.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