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일_2021.04.10 심사기간_2021.05.01-14 게재확정일_2021.05.26 DOI https://doi.org/10.47294/KSBDA.22.3.33
동시대 예술에서 인터넷 미디어의 영향과 예술적 함의: 포스트인터넷 아트 작품 사례를 중심으로 Internet Media's Influence and Artistic Implications in Contemporary Art:
focused on examples of Post-Internet artworks
차보리, 울산대학교 서양화과 / 이현진(교신저자),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미래융합연구원 X-Media 센터
Cha, Bo Ri_Department of Painting, University of Ulsan /
Lee, Hyun Jean(Corresponding author)_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 Arts, Yonsei University X-Media Art and Research Center, ICONS, Yonsei University
차례 1. 서론
2.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의 변화 및 포스트인터넷에 관한 고찰 2.1.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의 변화
2.2. 포스트인터넷과 포스트인터넷 아트
3.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작품 사례 3.1. 디지털 이미지의 변용-코리 아칸젤
3.2. 소셜 미디어 플랫폼-올리버 라릭과 아말리아 울만 3.3. 물리적 공간의 확장-카트야 노비츠코바
4. 결론 References
동시대 예술에서 인터넷 미디어의 영향과 예술적 함의: 포스트인터넷 아트 작품 사례를 중심으로 Internet Media's Influence and Artistic Implications in Contemporary Art:
focused on examples of Post-Internet artworks
차보리, 울산대학교 서양화과 / 이현진(교신저자),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미래융합연구원 X-Media 센터
Cha, Bo Ri_Department of Painting, University of Ulsan /
Lee, Hyun Jean(Corresponding author)_Graduate School of Communication & Arts, Yonsei University X-Media Art and Research Center, ICONS, Yonsei University
요약
중심어
포스트인터넷 아트 포스트인터넷 인터넷 미디어
2010년을 전후한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에서 유발된 변화와 문화양식은 포스트인터넷 시대의 도 래를 예고했다. 이러한 시대에 ‘인터넷 이후’, 즉 ‘포스트인터넷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관점 및 분석이 잇따라 있어 왔지만, 여전히 그 범위와 해석이 광범위하다. 이는 포스트인터넷에 대한 접근이 그간 인터넷에 발현된 환경적 요소뿐 아니라, 그 환경에서 딸려온 양태가 파편적이고 혼종적이기 때문 이다. 이러한 배경 아래 본 연구는 포스트인터넷의 담론 및 가치를 포스트인터넷 아트 예술가들의 작 품 사례를 들어 미시적으로 살펴보며,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미학적 가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에 그 의의와 목적이 있다. 그 연구 방법은 먼저 동시대 예술에서 인터넷이 미치는 영향 및 그 특징에 대 하여, 특히 웹 2.0 서비스의 ‘참여 · 개방 · 분산’적 접근 하에 살펴봤다. 웹 2.0 서비스는 포스트인터넷 을 유발한 조건임에 분명한데, 이는 인터넷 이용자 역할을 생산/수용자로 전환시키는 동시에 이들을 유기적인 생산 주체로 변화시켜, 기존의 선형적인 미디어와는 다른 결을 제시했다. 한편 인터넷 계보 에서 파생된 다양한 기술적 조건과 변화된 인식 역시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미학에 특이점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이를 크게 ‘디지털 이미지에 대한 재해석’, ‘인터넷 패러디 문화 및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활용’, 그리고 ‘물리적 공간으로 귀환하는 작품’이라는 세 가지 큰 틀로 살펴보며, 그 구체적 사례들을 설명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본 연구는 이들 예술가들이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에 포섭된 상황 뿐만 아니라, 인터넷 안팎을 오가며 어느 정도 반영적이고 성찰적인 관점을 가진다고 본다. 이들 속에 서 포스트인터넷 이후의 불안정한 증후에 포섭되지 않고자 지속적으로 포스트인터넷 환경을 사유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ABSTRACT
Keywords Post-Internet Art Post-Internet Internet media
Around 2010, the changes and cultural patterns induced in the contemporary Internet media environment heralded the advent of the Post-Internet era. In this era, there have been various approaches to the new perspectives and interpretations of ‘after the Internet’ questioning ‘what is Post-Internet’, but the scopes and analyses of them are still vague. This is because the approach to the Post-Internet is not only the environmental factors expressed on the Internet but also the patterns inherited from the environment that is fragmented and hybrid. Based on this background, this study examines the aesthetic value of Post-Internet Art in detail while looking at the Post-Internet discourse and value microscopically with examples of the works of Post-Internet Art. This study first observes the ‘participatory · openness · disperse’ of Web 2.0 services among the effects and characteristics of the Internet of contemporary art. Web 2.0 services are conditions that triggered Post-Internet. By transforming the role of Internet users into organic production subjects and producers/recipients, Web 2.0 presents a different basis from the existing linear media. On the other hand, various technological conditions and the changed perceptions derived from Internet genealogy provide particular characteristics to the aesthetics of Post-Internet Art. Such characteristics can be examined under the following three frames: ‘reinterpretation of digital images’, ‘utilization of internet parody culture and social media platforms’, and ‘works returned to physical space.’ This study interpreted that the artists hold reflective and introspective perspectives while looking around the Internet and its situation in which they are involved. It is because they have continuously speculated the Post-Internet environment in order not to be covered by the unstable symptoms after Post-Internet.
이 논문은 차보리의 석사학위논문: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예술적 가치와 단서를 재정리한 것임.
1. 서론
2000년대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기술과 2010년대 데이터 네트워크(Network of Data) 기술로 전환된 현재 인터넷 기술은 많은 커뮤니티의 사회/경제 구조를 탈바꿈시켰다 (<Table 1> 참고). 우선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는 마치 자연과 같은, 생활 세계 주변의 생태 (ecology)적 환경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이 인터넷 환경은 닷컴 붕괴 이후 더욱더 은유적이 고 다양한 함의를 지니게 되었다. 이러한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에 대한 변화된 인식과 함의는 수많은 영역에서 고찰되는데, 그중 인터넷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웹 서비스 및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다. 웹 서비스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이용자들 은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할 뿐 아니라, 스스로 생산하는 능동적인 주체로서 진화하였다. 특히 그들은 능동적 주체로서 웹 2.0 서비스의 ‘참여 · 개방 · 분산’과 같은 선순환 과정의 틈에서 수 많은 정보 데이터를 이용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문화를 이끄는 근원적 유발자이기도 하다 (<Figure 1> 참고). 이처럼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는 인터넷의 대중화를 기점으로 꾸준히 변 화·진화하였고, 그에 의해 발현된 다양한 현상들은 포스트인터넷(Post-Internet) 시대를 대변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포스트인터넷 미디어 시대에 반응하는 예술이라 일컬어지는 ‘포스트인 터넷 아트’에 대하여 논하고자 하는데 미리 밝혀두지만, 이 동시대 혹은 포스트인터넷 시기의 범위를 인터넷 대중화 및 웹 2.0 서비스가 등장한 2000년도를 시작으로 포스트인터넷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진 2010년도를 전후한 시점까지, 약 십여 년이라는 기간으로 한정해 다뤄보고자 한다.
1990년 2000년 2010년
기술
Network of Network Social Network Network of Data Net Neutrality(망중립성) Mobile Network
TCP/IP HTML XHTML HTML5 Linked Data/RDF
소프트웨어 PC기반/web open source app/mobile clouding
computing
하드웨어 PC mobile
appliance(iphone/Netbook)
콘텐츠 copyright P2P production/CCL 협업
cloud computing
시장 탈상품화/탈시장화 재상품화
이용자 초기 네티즌 이용자 대중 생산-소비 대중
규제 탈규제/자율 재규제/정부 통제 증가
<Table 1> Internet Technology and User Relations Change (Paik, W., 2011, p.345)
실제, 예술 영역에서도 2010년을 전후해 ‘포스트인터넷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의 논의를 활발히 제기되어 왔다. 동시대 예술가들은 인터넷상에서 유동하는 데이터 자원과 이에 유발된 인터넷 혼종적 함의를 직·간접적으로 매개하는 등 다양한 방법론을 펼치면서 포스트인터넷의 대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합류해온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인터넷 문화는 개인의 세계를 다양하게 조립하는 브리콜라주(bricolage) 및 리믹스(remix) 개념으로 대변되기도 한다(Manovich, 2009). 즉 포스트인터넷 아트는 복잡한 인터넷 네트워크망처럼 광범위하고 혼합적인 성격을 띤다. 물론 포스트인터넷 아트는 인터넷의 수많은 현상과 변화에 존속되어 있기에 이를 비평적
으로 솎아내 그 개념의 내막을 파악하는 것은 녹록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의 장 안에서 본 연구는 포스트인터넷 아트에서 발견되는 작품들이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의 변화된 현 상과 데이터 자원을 적극적으로 매개한다고 보는 긍정적인 입장에서 출발한다. 본 연구자 는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예술가들이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에 유발된 다양한 혼종적 함의와 그 담론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
<Figure 1> Web 2.0 Technologies for Information Distribution (Han, J., 2007, p.30)
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이에 영향을 받은 포스트인터넷 아트 예술가들의 작품 사례를 중심으로 포스트인터넷의 가치를 미시적인 관점으로 파악하고자 한 시도다. 또한 현재 포스트인터넷 아 트의 논의가 얼핏 보기에 잠시 휴지기적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인상과 함께, 이러한 포스트인터 넷 아트만의 미학적 가치를 재목적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함께한다. 다시 말해 본 연구는 포스트인터넷 시대에서 ‘포스트인터넷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안을 찾는 것이 아닌, 포스트인터넷 아트 영역에 존속된 예술가들의 창작물을 통해 그들의 비평적 의도와 행보 를 엿보며, 포스트인터넷의 담론에 대한 새로운 가치와 해석을 좀 더 미시적인 관점으로 좁혀 행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본론에서 다음과 같은 지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시각 문화에 근간을 두고 있는 포스트인터넷 아트가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의 환경과 어떠한 밀접한 지점이 맞닿아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은 웹 서비스의 진화, 미디어의 변화된 인식 등 다채로운 층위의 요소들이 유동한다. 이를 위해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의 변화에서 딸려오는 다양한 요소와 그 함의 및 담론을 분석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의 변화된 인식과 특징이 포스트인터넷 및 포스트인터넷 아트가 유발된 시기와 맞닿아 있기에, 이를 포스트인터넷 및 포스트인터넷 아트에 관한 선행연구를 통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3장에선 위와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포스트인터넷 아트 작품 사례를 크게 다음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 려 한다. 첫째, 디지털 이미지의 변용과 재해석; 둘째,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패러디 문화 와 예술적 방법론; 셋째, 물리적 공간으로 귀환한 작품들이 그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포스트 인터넷 아트가 인터넷 안팎을 오가면 유동적으로 전유한다는 지점에서 서로 굵직하게 나눠 접근해 볼 수 있다. 이는 포스트인터넷 아트 예술가들의 창작 행위를 더욱 유의미하게 진단하고 자 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그리하여 이들이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의 변화된 인식과 연대 그리고 그 양태를 어떻게 스스로 재편하는지를 살펴보며 연구의 결론으로 향하고자 한다.
2.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의 변화 및 포스트인터넷에 관한 고찰 2.1.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의 변화
미디어에 관한 인식은 미디어 생태학적으로 전화되면서, 미디어는 “기술의 물질적, 상징적 특 성에 따라 자동적으로 형성되는 환경이 아니라, 특정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맥락과 접합되 고 사람과 문화와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면서 형성되는 환경”으로 여겨지게 되었다(Postman, 1985/2009, p.133). 이러한 미디어 생태학적 인식은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에서도 유효하 다. 매튜 풀러(Matthew Fuller, 2005)는 미디어에 콜라주(collage) 개념을 연결해 미디어 생태 학적 관점을 엿봤는데, 그는 “프로세스와 사물(processes and objects), 존재와 사물(beings and things), 패턴과 물질(patterns and matter)의 거대하고 역동적인 상호관계”가 콜라주처럼 각기 조절되어 새로운 형태를 만든다고 설명한다(Fuller, 2005, p.2). 결국 이러한 미디어 생태 학적 관점은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에서도 사회적이고 지적인 환경을 유도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동시대 인터넷 이용자들은 인터넷상에 전유하는 정보 데이터를 혼합/분산하 여 자신의 의도에 부합하는 창작 행위를 일삼는다. 결국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은 기존 전통 미디어와는 다른 독보적인 환경을 구축하면서, 동시대인들의 일상에 필수적인 매개체로 거듭남과 동시에 새로운 인식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으로써 그 위치를 다진다. 이러한 변화된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지속적으로 진화하며, 수많은 영역에 존속되어 혼종 문화를 이끄는 장으로 격상되었다. 이는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의 특징에 기인한 다. 우선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의 특징은 송신자 위주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쌍방향 상호작용의 기반으로 송·수신자의 역할을 다변적으로 이끈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의 국면에서 동시대 인터넷 이용자들은 그들의 경험과 전문화된 지식을 실시간 생성/공유하며,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유기적 주체로서 그 능동성을 획득해간다.
그 변화의 테제에 큰 영향을 미친 것 중 하나가 웹 서비스다. 웹 서비스의 발전 및 버전은 웹 1.0, 2.0, 3.0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특히 웹 2.0 서비스는 웹 1.0 서비스와 달리 ‘참여 · 개방
· 분산’과 같은 키워드로 개인의 생각, 경험, 정보 등을 공유하며 확장한다. 웹 2.0 서비스는 포스트인터넷을 유발하는 다양한 조건에도 부합하는데, 김지훈(2016)은 2000년대 후반 포스 트디지털 아트와 같은 실천과 관념이 웹 2.0 서비스의 패러다임 시기와도 함께한다고 언급하였 다. 이처럼 웹 2.0 서비스에 유동하는 수많은 메타 플랫폼들은 이용자에게 풍부한 경험과 기회 를 제공하며, 예컨대 유튜브(YouTube), 페이스북(Facebook), 트위터(Twitter) 등이 웹 2.0 서비스에 기인하는 대표적인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일 것이다. 이는 웹 2.0 서비스 기술에 기생 하는 이용자 생성 콘텐츠(User-Generated Content) 플랫폼으로써 브리콜라주 원리가 작동한 다. 다시 말해 웹 1.0이 인터넷 디렉터리 검색 혹은 카테고리의 일차원적 정보를 내세워 이용자 에게 전달했다면, 웹 2.0은 쌍방향 소통에 그 의의와 가치를 두면서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성하는 등 그 인식과 변화를 달리한다. 다시 말해 웹 1.0, 웹 2.0과 동일한 개념인 미디어 1.0과 미디어 2.0처럼 이들의 진화에 주요한 변화는 바로 ‘생산 주체’가 ‘생산자’와 ‘수용자’의 역할을 동시에 행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디어 2.0 콘텐츠의 성격은 ‘즉흥적/전문적/단편적 /주관적’ 성격을 지녔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개인의 성향과 목적에 걸맞게 진화한다는 점에서 파악된다(<Table 2>에서 정리 참조).
Media 1.0 Media 2.0
생산 주체 생산자 ≠ 수용자 생산자 ⟷ 수용자
정보유통 일방향 단일 유통 다채널 복수 유통
브랜드 권위형 브랜드 개인형 브랜드
정보흐름 정보집중 정보분배 · 정보공유
콘텐츠의 성격 권위적, 범용적, 종합적, 객관적 즉흥적, 전문적, 단편적, 주관적
정보노출 종합 편집 편성 단일 콘텐츠 개별 노출
유통방식 아날로그 디지털
광고 규격화, 정형화, 대중 지향 롱테일 광고, 개인 지향
<Table 2> Media 1.0 and Media 2.0 (Myoung, S., 2008, p.30)
또한 웹 2.0의 주요한 특징은 팀 오라일리(Tim O'Reilly, 2005)의 「What Is Web 2.0: Design Patterns and Business Models for the Next Generation of Software」를 통해 재확인된다.
여기서 오라일리는 웹 2.0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웹 2.0의 특징은 “플랫폼으로서의 웹(The Web as platform), 집단 지성의 활용(Harnessing collective intelligence), 데이터는 차세대 인텔 인사이드(Data is the next Intel Inside), 소프트웨어 해체 주기의 종말(End of the software release cycle), 가벼운 프로그래밍 모델(Lightweight programming models), 단일 디바이스를 넘어선 소프트웨어(Software above the level of a single device), 풍부한 이용자 경험(Rich user experiences)”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O'Reilly, 2005, pp.18-34). 결 국 웹 2.0 서비스는 모든 인터넷상의 정보 데이터가 연결되어 있으며, 인터넷 이용자에서 참여 의 아키텍처(architecture)를 유도하며 중간 매개자 위치에서 행동유동성을 유발한다. 이는 마 노비치(Manovich, 2009)가 20세기는 단순히 문화 산업을 소비했던 시기라면, 21세기는 프로 슈머(prosumer)와 전문 아마추어(pro-am)로 인해 개인의 독창적 문화가 구축된 시기라 예견 한 것에 비추어 파악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미디어 생태학적 관점, 개인의 세계를 브리콜라주하 는 플랫폼의 등장, 그 안에 유동하는 인터넷 이용자 주체의 변화’ 등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에서 유발되는 다양한 기술적 조건과 그 인식의 변화는 동시대 사회·문화의 패턴을 극적으 로 변화시키는 원동력을 작동한다. 이는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원류(源流)로서 태동한다. 결국 이러한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에 노출된 “포스트인터넷 아트는 인터넷을 단지 일종의 도구 로써 사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가상이건 물리적 공간이건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는 원동 력으로의 인터넷 환경에 대한 활용 및 비판에 더 집중한다”(Shin, B., 2019). 그리고 포스트인 터넷 아트의 예술가들은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그 흐름에 흡수되어, 다양한 인터 넷 데이터 자원을 매개하는 등 자신의 전위적 예술 실천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렇다면 이러
한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에 귀속된 예술은 어떠한 논의와 담론을 포스트인터넷 영역 아래 서 펼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2.2. 포스트인터넷과 포스트인터넷 아트
2006년 비로소 인터넷이 웹 2.0을 기반으로 한 소셜 미디어이자 대중 미디어로 발돋움했을 때, 예술가인 마리사 올슨(Marisa Olson, 2006)은 뉴욕에서 개최된 ‘넷 미학 2.0(Net Aesthetics 2.0)’이라는 토론회에서 ‘인터넷 이후(after the internet)’라는 발언과 함께 자신의 전위적 창작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하고자 하였다. 그 후 2년 뒤 올슨은 넷 아트에서 기생 하는 프로서퍼(pro-surfer)들이 일삼는 “복사와 붙여넣기(copy-and-paste)”와 같은 행위가 미학적으로 작동하면서, 이에 “발견된 사진(found photography)”은 예술을 초월한다고 주장하 였다(Olson, 2008, p.274). 이어 제니퍼 챈(Jennifer Chan, 2014)은 「Notes on Post-Internet
」에서 포스트인터넷을 동시대 예술로서 해석하며, “대중 미디어로서 인터넷을 예술의 영역으로 불러드릴 때, 포스트인터넷 아트는 유사하게 발전된 관점과 물리적 공간이 뒷받침된 생각들의 옮김이다”라고 설명한다(Chan, 2014, p.107). 이와 함께 챈은 포스트인터넷 실천이 “기존 장르 의 혼종성, 하이퍼매개(hyper-mediation), 플랫폼 지향적 활동, 디지털과 물리적 환경의 형태 적 출력물 사이의 미끄러짐(slippage), 전술적인 웹 서핑(tactical web surfing) 등으로 특정 지어진다”고 설명한다(Chan, 2014, p.110). 이러한 올슨과 챈의 발언을 빌어 파악할 수 있는 지점은 아마도 인터넷에 유발된 다양한 관습적 행위가 이미 예술의 제도권에 침투해 포스트인 터넷 아트의 새로움을 적극적으로 이끈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또한 이러한 포스트인터넷 아트 및 포스트인터넷에 논의는 국내에서도 발견된다. 최근 오준호(2019)는 ‘디지털 이후’의 예술로 서, 포스트디지털(Post-Digital)과 포스트인터넷에 대한 두 담론을 비판적으로 구분하고자 하 였다. 그는 포스트인터넷은 인터넷의 대중화에 파생된 ‘비평적 작업’이고, 포스트디지털은 디지 털 기술의 진보성이 보장되는 위계를 전복하는 ‘비판적 실천’으로 이 두 개념의 패턴을 구분할 순 있겠지만, 이를 비평적으로 솎아내는 것은 불가하다고 판단한다. 한편 김지훈은 디지털 이미 지, 포스트인터넷, 포스트매체, 영화 등 미디어 미학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펼쳤다. 그는 2016년 국내 예술 매거진인 아트인컬처(Art in Culture)에서 포스트인터넷 아트에 대한 논 의를 심층적으로 접근하면서, 포스트인터넷 아트란 “온라인의 언어와 스타일, 행동방식들이 오프라인 삶에 근본적으로 침윤된 상황에 반응하는 모든 종류의 예술작업을 포괄한다”고 설명 한다(Kim, J., 2016, p.94). 나아가 그는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새로움이란 근본적으로 이전 예술 담론과 그 결을 함께 하는 재매개적 성향을 품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와 같이 포스트인터넷 및 포스트인터넷 아트에 대한 고찰을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비평가 혹은 예술가들의 선언적 표현과 해석을 통해 간략히 살펴봤을 때, 본 연구자가 발견할 수 있었 던 지점은 그들은 포스트인터넷에 대한 논의를 변화된 향후 인터넷 환경을 통해 어떻게 바라보 아야 하는가에 대한 반영적이고 성찰적인 탐닉을 통해 고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그들은 인터 넷 ‘이후’와 인터넷 ‘이전’, 그사이에 존속된 수많은 관습과 사유가 포스트인터넷에서 재발견된 다는 점에 집중한다. 다시 말하면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새로움은 더는 없다’라는 은유적 함의 의 전제가 뒤따라온다. 본 연구자는 이러한 철학적이고 예술 미학적인 그들의 해석에 다음과 같은 다양한 질문이 생겼다. 예컨대 챈의 주장처럼 인터넷 미디어 환경에 동시대인과 같은 예술가 들이 온전히 지배당할 때, 예술가들은 어떠한 “자아 성찰적 의식(self-reflexive awareness)”을 증명해야 하는지(Chan, 2014, p.110). 그리고 포스트인터넷 아트 선상에 놓인 예술가들은 모 든 것이 혼합적으로 뒤엉킨 혼종 문화 틈에서 자신의 창작 행위에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선 어떠한 비평적 관점을 펼쳐야 하는지 등이 그것이다. 왜냐하면 인터넷 ‘이전’과 ‘이후’에서 예술 가들은 위와 같은 해석 및 창작 행위를 진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 비평 영역에선 포스트인터 넷에 대한 특이점을 발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보는 거시적으론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유일무이한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는 예술·문 화의 영역에선 새로운 이상계를 새로이 설계하고자 하는 전위적 행위일 것이다.
만약 포스트인터넷 아트가 인터넷 ‘이후’ 혹은 ‘인터넷이 지배적인 소통방식이 된 이후’를 대변 하는 예술이라면, 넷 아트/포스트디지털/포스트미디어 등과 같은 담론들은 인터넷 ‘이전’의 예 술이라는 가설이 생긴다. 앞서도 살펴봤듯이, 포스트인터넷 아트는 인터넷 ‘이전’의 예술과 접 합되어 논의되기도 한다. 그리고 포스트인터넷 아트 예술가들은 끊임없이 포스트인터넷 아트 에 대한 사유를 인터넷 ‘이전’과 ‘이후’ 그사이 ‘이내’를 오가며 다양한 전술과 전략을 모색한다.
우선 여기에서 본 연구자가 사용하고 있는 ‘이내’는 두 가지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자 사용한 중의적(重義的) 표현의 단어다. 하나는 명사적 표현의 ‘이내(以內)’처럼 일정한 범위를 일컫는 단어이기도 하면서, 또 다른 하난 부사인 ‘이내(soon)’처럼 ‘머지않아/곧’이라는 뜻으로 사용된 다. 본 연구자가 이러한 중의적 표현인 ‘이내(以內)/(soon)’를 빌어 포스트인터넷 아트 예술가 들의 다양한 전술과 전략을 살펴보고자 함은 우선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담론이 ‘이전’, ‘이후’
그사이 범위와 같은 ‘이내(以內)’에서 재차 논의되고 있는 점에서 포착하였다. 그 예로 김지훈 (2016)은 포스트인터넷 아트가 초기 넷 아트가 지향했던 온라인 기반의 제작 방식과는 다르게 물리적 공간으로 전환되기도 하지만, 포스트인터넷 아트는 포스트매체(Post-Medium)와 포 스트미디어(Post-Media) 담론에서 발견되는 제작과 수용 및 관습이 이미 녹아있다고 주장하 였다. 그리고 챈은 포스트인터넷 아트는 동시대 예술인 동시에 네트워크 문화와 뉴미디어에 존속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그는 “포스트인터넷은 넷 아트와 동시대 예술(contemporary art) 사이의 사생아(the bastard child)다”라고 언급하였다(Chan, 2014, p.110). 이러한 챈의 주장 은 아마도 포스트인터넷 아트가 넷 아트가 추구했던 기술에서 의해 전이되면서, 동시대 예술이 그것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을 파악할 수 있겠다. 또 위와 같은 담론 외에도 2006년, 2008년, 2013년 뉴욕과 런던에서 진행된 토론회의 논의 내용을 통해서도 포스트인터넷 아트 에 대한 등장을 직 · 간접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물론 2006년, 2008년 ‘넷 미학 2.0(Net Aesthetics 2.0)’, 2013년 ‘포스트 넷 미학(Post-Net Aesthetic)’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었던 토론회의 논의와 그 내용은 시대별로 조금씩 상이하긴 했으나, 토론회에 참석했던 그들은 인터 넷에 포섭된 예술 즉 포스트인터넷 아트에 대한 미학적 가능성을 미리 탐색하고 있었다. 결국 그들은 ‘인터넷에 영향을 받은 다양한 관습’과 그에 파생된 ‘인터넷 플랫폼’ 그리고 ‘인터넷 공 간의 권력’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전개하고 있기에 그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재해석해야 한다 고 입을 모았기 때문이다.
본 연구자는 위와 같은 담론과 해석을 통해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단초는 ‘이전’ 예술 담론들과 긴밀히 접합되어 있고, 이러한 접합의 접지점(接地點)은 인터넷
‘이후’에 즉 포스트인터넷 아트에 대한 다양한 함의의 여지를 자연스레 유발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하여 본 연구자는 이러한 범위와 같은 ‘이내(以內)’의 틈에서 포스트인터넷 아트에 대한 정의는 머지않아/곧 새로운 미학적 가치로 ‘이내(soon)’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로 접근한다. 다 시 말해 포스트인터넷 아트에 대한 수많은 담론이 이미 인터넷 ‘이전’과 ‘이후’ 그사이 ‘이내’에 서 인터넷에 지배당한 그 이후 수없이 반영돼 논의되고 있듯,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예술 비평 및 담론은 이미 상대주의와 보편주의와 같은 관점을 재차 오갔기에 그러하다. 또 이러한 오감과 교차의 틈에서 본 연구자는 포스트인터넷 아트에 대한 미학적 가치가 예술가들의 전위적 실천 으로 고스란히 증명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포스트인터넷 아트 선상에 놓인 예술가들은 큐레이터 겸 미술 평론가인 니콜라 부리요(Nicolas Bourriaud, 2009)가 주장하는 ‘래디컨트 (radicant)’적 사고를 기반으로 그 행보의 타당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Figure 2> 참고).
우선 여기서 잠시 ‘래디컨트’란 단어에 대하여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부리요(Bourriaud, 2009) 는 이 용어를 래디컨트(The Radicant)라는 저서에서 사용했는데, 그는 21세기 현대 예술의 상호 보편주의를 새로운 모더니티 즉 ‘얼터모던(Altermodern)’이라 해석하면서, 그 얼터모던 의 실천성을 래디컨트라는 식물 용어를 통해 독창적으로 해석한다. 그는 “‘래디컨트하다는 것 (to be radicant)’은 누군가의 뿌리를 움직일 수 있게 설정하고, 그 뿌리를 이질적인 배경과 형식으로 연출하면서, 우리의 정체성을 완벽하게 정의 내리는 그들의 힘을 부인하고, 생각을 해석하고, 이미지를 코드로 바꾸고, 행동을 인식하며, 강요하기보다는 교환하는 것”이라고 설
명한다(Bourriaud, 2009/2013, p.32). 즉 그는 상호 연관된 현대 예술의 보편주의를 열린 보편 성으로 번역하는 실천적 행위로 예술가들이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 부리요는 얼터모더니티 시대 즉 동시대에서 예술가들이 방랑자가 되어, 다양한 경험 및 인식을 미적 기호 로 삼아, 번역하는 방식을 추구하는 래디컨트적 사고로 이를 증명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 는 것이다. 본 연구자는 이러한 래디컨트적 사고가 포스트인터넷 아트 예술가들에 의해 이미 전이되었다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광범위한 예술의 한 프레임에서 포스트인터넷 아트 예술가 들은 어떠한 미적 기호를 주축으로 자신의 주체적 예술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래디컨트적 사고 로 입증하고자 헤매는지. 그리고 그 헤맴의 가치를 스스로 어떻게 번역하고 있는지. 다음 장에 서 구체적인 그들의 작품 사례를 들어 좀 더 깊이 살펴보도록 하겠다. 단, 포스트인터넷 아트 작품 사례의 범주가 광범위하기에 앞서 서론에서 말했듯, 이를 인터넷 데이터 자원에서 핵심적인 디지털 이미지에 대한 재해석의 사례, 웹 2.0 서비스에 충당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반응하는 사례들, 그리고 다시 가상에서 물리적 공간으로 귀환하는 작품 사례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3.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작품 사례 3.1. 디지털 이미지의 변용-코리 아칸젤
포스트인터넷과 넷 아트에서 재차 거론되는 코리 아칸젤(Cory Arcangel)은 현재 포스트 콘셉 트 예술가로 활동 중이며, 그는 지속적으로 음악, 비디오, 퍼포먼스, 영화 등 다양한 창작 행위 를 펼치고 있다. 그중 아칸젤의 Photoshop CS 연작은 밈(meme)과 같은 복제 현상과 인터넷상 에 증식해 유동하는 디지털 이미지의 변용성에 몰두하는 듯하다. 밈은 모방의 미학에 근거하고, 이는 인터넷상의 유동하는 디지털 이미지는 확장성을 초래한다. 동시대에서 기술 복제는 누구 나 할 수 있고, 포토샵과 같은 이미지 편집 및 합성 도구는 디지털 이미지의 원본성을 담보로 하지 않는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은 동시대인들의 손끝에서 편집되고 재조합되면서 새로운 이미지 데이터를 끊임없이 생산하는 매개체로써 그 역할을 다 한다. 이는 생산 주체의 다변화를 이끌었고 이러한 생산 주체자는 밈과 같은 복제자의 역할을 부여받으면서 자신의 의도에 부합하는 다면적 사고를 일삼는다. 결국 “인간의 창조성은 곧 변 이와 재조합의 과정이다”라고 하듯이(Blackmore, 1999/2017, p.58), 이러한 다면적 사고는 인간의 창조성을 끝없이 잇는다. 즉 인간의 창조성은 밈과 같은 복제자에 의해 그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밈의 정의가 앞서 언급한 래디컨트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고 본다. 예컨대 식물의 뿌리가 혼합적이고 예측할 수 없게 퍼진다면, 동시대 인터넷 네트워크 는 식물의 뿌리줄기와 같을 것이다. 그리고 동시대 인터넷 이용자 즉 밈의 복제자들은 네트워크 를 따라 유동하는 디지털 이미지를 변이하고 재조합한다. 결국 동시대 인터넷은 ‘리좀 (Rhizome)’이라는 특징과 밈과 같은 복제자들에 의해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래디컨트적 사고로 확장된다. 그리고 이러한 인터넷상의 디지털 이미지는 시각 문화에 근간하는 예술가들에게 소
<Figure 2> Modernism, Postmodernism and ‘the Altermodern’ (Bourriaud, 2009)
재 혹은 주제로 늘 사용되어 왔다. 그렇다면 아칸젤은 이러한 인터넷의 제도권 안에서 어떠한 창작물을 통해 포스트인터넷 아트 담론에 진입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Figure 3>
Photoshop CS: 84 by [...] X=19750 작품은 아칸젤이 2011년 5월 뉴욕에 위치한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에서 <Pro Tools>라는 전시를 통해 소개한 작품 중 하나다. 이 작품의 캡션을 면밀히 보면, 작품의 사이즈/해상도/이미지 모드/그레디언트 기본 값/마우스 업·다운의 좌표 등이 노골적으로 기입되어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아마도 캡션 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아칸젤의 의도는 동시대 예술에서 디지털 도구가 얼마나 작업과 긴밀 한 관계를 유지하고 적극적으로 개입되는지를 가시화시키려는 듯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아칸 젤의 작품을 버내큘러(vernacular) 문화와 혼종성 그리고 데이빗 조슬릿(David Joselit, 2011) 이 주장한 동사와 같은 인간의 행동 과정을 통해 재해석하고자 한다.
웹 2.0 서비스의 특징 중 하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다. 집단지성은 동료 생산, 전문 아마추어 등에 의해 지식이 축적되며, 이는 동시대 수많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전체 문화 를 넘어선 소수의 독자적이고 독창적인 하위문화를 이끌기도 한다. 그 집단지성의 예로 톰 셜만 (Tom Sherman, 2008)은 현재 웹 이용자와 미디어의 긴밀한 관계를 버내큘러 개념을 통해 살펴본다. 구체적으로 그는 버내큘러 비디오를 예로 그 개념을 엿봤다. 셜만은 인터넷상에 전유 하는 버내큘러 비디오와 플랫폼 그리고 미디어의 창 · 제작자들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 즉 이를 구획하는 보편성이라는 차원을 넘어선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인터넷 미디어와 그 안에 유동하는 플랫폼에 기생하는 창 · 제작자가 “공생 관계(symbiotic relationship)”로 협력적으로 움직인다(Mitchem, 2008, p.208). 이러한 버내큘러 문화의 가치 는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한 부분이기도 하면서, 그 안에 호미 바바(Homi Bhabha)가 주장한 포스트식민성에 대한 혼종화가 발견된다. 바바가 주장하는 혼종화란 “지배담론에 전복적인 질 문을 던지고, ‘원형’을 다르게 해석하고, 또한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면서 그 권위를 해체시 키는 과정이다”(Park, S., 2016, p.35). 여기서 바바가 주장한 혼종화 과정을 빌어 동시대 인터 넷 미디어를 연관해 살펴본다면, 초기 인터넷이 디렉터리 검색 혹은 카테고리의 정보를 일차원 적이고 표면적인 페이지 메타포를 내세워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일방적인 정보를 내세웠다면, 동시대 인터넷 이용자들은 메타적 플랫폼의 발전과 다양한 정보 생산을 모방하는 부분적 흉내 내기 즉 혼종화 과정을 통해 그 권위를 스스로 재정립한다. 한편 이 혼종화 과정에서 중요한 지점은 결국 동사와 같은 행동 과정에 있다는 조슬릿의 주장도 새겨볼 만하다. 「What to Do with Pictures」라는 글에서 조슬릿(Joselit, 2011)은 인터넷 데이터를 미디어 생태학적 관점에 서 보면서, 이에 발견된 수많은 콘텐츠 자원에서 의미 있는 가치와 패턴을 고유하게 섭렵하기 위해선 인간의 행동 과정이 이를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버내큘러의 개념 과 지배자의 권력에 맞서는 피지배자의 부분적 흉내내기와 같은 혼종화 그리고 행동 과정의 가치는 아칸젤의 Photoshop CS: 84 by [...] X=19750 작품을 인터넷 문화의 포섭될 수밖에 없는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 예술가들의 실천이 보편성이라는 차원을 넘어서고자 하는 전위적 전술의 표상이자, 동시에 인터넷 미디어 환경과 동시대인들의 공생적 관계를 표출한 청사진으 로 해석할 수 있게 한다.
3.2. 소셜 미디어 플랫폼-올리버 라릭과 아말리아 울만
한편 동시대 인터넷 문화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 패러디 문화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포스트인터넷 아트에서 줄곧 등장한다. 본 연구자는 그 대표적 사례로 올리버 라릭(Oliver Laric)의 Missile Variations(2010), 아말리아 울만(Amalia Ulman)의 Excellences &
Perfections(2014) 이 두 작품을 예시로 살펴보겠다. 우선 라릭은 2010년 Missile Variations 라는 작품을 소개하였다. 이 작업의 모티브는 2008년 이란의 한 매체에서 자국이 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지만, 이것이 거짓임이 드러나면서 인터넷상의 각종 패러디 이 미지가 떠다니게 되었고, 라릭은 이 패러디 이미지들을 자신의 작업 재료로 사용하면서 인터넷 상의 즐비한 패러디 문화를 포착해 재해석하였다(<Figure 4> 참고). 이런 라릭의 작품과 그
<Figure 3> Photoshop CS:
84 by 66 Inches, 300 DPI, RGB, Square Pixels, Default Gradient “Blue, Red, Yellow”, Mousedown Y=25150 X=0, Mouseup Y=50 X=19750 (Arcangel, 2011)
의도는 동시대 원본이 없는 복제물의 복제물 에 대한 반응이자, 편집물, 합성물, 가공물이 증식하고 있는 현 상황 그 자체를 여과기 없 이 날것처럼 표출한 시대의 반영이라 볼 수 있다. 결국 동시대 인터넷상에 유동하고 있는 디지털 이미지는 복제의 복제가 거듭되고 있 는 대상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인터넷 패러 디 문화에서 디지털 이미지의 원본성은 아예 없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결국 디지털 이미 지의 원본성은 포스트인터넷 시대에 전복된 듯하고, 인터넷 문화에 포섭된 동시대인들은 더 이상 이미지의 숭고미(崇高美)에 집착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포스트인터넷 시대의 포스트인 터넷 아트는 디지털 이미지뿐만 아니라, 기술적 측면과 정신적 측면의 ‘차이’에서 발견되는 것 이라 할 수 있다. 이에 패러디 문화는 원작의 모방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 원작을 차용하는
‘의도’에 있듯이 말이다(Lim, B., 2007). 그리고 그 의도와 차이는 밈과 같은 복제자들에 의해 다채롭게 해석되며, 특히 인터넷의 기생하는 다양한 플랫폼은 디지털 이미지/영상을 품고 있는 스펙터클의 증거물로써 재확인된다. “스펙터클은 자아와 세계 사이의 경계를 소멸시킨다. 자아 는 세계의 현전-부재로 에워싸여 진압된다. 또한 스펙터클은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소멸시킨 다”(Debord, 1967/2014, p.212). 이러한 스펙터클의 사회 혹은 그 정의는 아직 동시대에도 유효하다. 물론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에서 자본주의 생산 체제와 규율 사회의 식민지화 같은 부정적 현실도 잔존하지만, 시공간의 거리를 소멸 시켜 소통의 다원화를 이끈 핵심적인 장임을 부정할 순 없다.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 플랫폼 중 이미지로 소통하는 ‘인스타그램(Instagram)’의 상황은 어떠한 가. 인스타그램은 2010년 개발되어 25개의 언어로 작동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인스타 그램은 ‘인스턴트(Instant)’와 ‘텔레그램(Telegram)’의 합성어로 사진, 즉 이미지를 통해 타인 과 소통하는 동시대의 핵심적인 플랫폼으로써 정착하였다. 우선 이러한 인스타그램은 카메라 렌즈가 달린 모바일 폰과 함께 누구나 쉽게 이미지를 편집할 수 있게 개발된 수많은 애플리케이 션의 대중화로 인해 더욱더 발전하였다. 나아가 동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계보가 텍스트 중심 정보에서 이미지 중심 정보로 전개되면서, 이에 노출된 동시대인들은 인스타그램에 더욱 쉽게 흡수되었다. 물론 인스타그램은 타인과의 소통을 이어준다는 측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지 만, 그 안에는 타인의 정보를 관음증처럼 매개한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발견된다. 클래이 칼버트 (Calvert, 2000)가 주장한 것처럼 동시대인들은 “사생활 노출에 대한 희생을 감수하면서 대중 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이미지 형식으로 드러난 타인의 정보를 소비하는 것”(as cited in Kim, H., & Han, E., 2018, p.445)에 대한 ‘매개된 관음증(mediated voyeurism)’을 일상생활 속에 서 지속적으로 일삼는다. 그리고 이러한 관음증적인 소비 행태는 수많은 인스타그램의 계정 안에서 아름답게 꾸며진 아침 식사, 관리된 멋진 몸, 행복한 일상의 모습, 패션 매거진에서나 볼법한 아름다운 인테리어 등과 같은 예시의 이미지를 통해 쉽게 포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동시대인들은 인스타그램에 매개된 일상 속에서 타인의 이미지를 관음증적으로 과소비한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예술가 울만은 이러한 미디어에 매개된 환경에서 관음증의 기회에 노출된 동시대인들에게 마치 진짜인지/가짜인지 모를 매혹적인 셀피(selfie) 이미지를 2014년 자신의
<Figure 5> Excellences & Perfections (Ulman, 2014)
<Figure 4> Missile Variations (Laric, 2010)
계정에 수개월 동안 업로드하였다(<Figure 5> 참고). 이 셀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울만 이지만, 그는 마치 일인다역과 같은 역할극이라도 하는 듯 보인다. 즉 셀피의 주인공들은 현실 에 존재하지 않는 가짜로 보이는 것이다. 물론 셀피는 한정된 텍스트와 가상의 환경에서 효과적 인 수단으로 자기 제시 방법이 될 수 있다(Kim, D., & Baek, E., Choo, H., 2017). 하지만 울만은 이러한 동시대인들의 자기 제시 방법을 효과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공간을 빌어, 마치 판타지처럼 과대 포장된 동시대인들의 일상을 픽션인지 논픽션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게끔 자연스레 조작한다. 만약 이러한 울만의 접근법 및 의도가 동시대인들의 관음증을 유발 하는 소셜 미디어의 부정적 단면을 꼬집는다면, 울만은 이를 어둡고 거북한 다크 판타지와 같은 이미지를 통해 표출하기보단, 반대로 뽀얀 화면에 굴욕 없는 낭만적 이미지를 셀피라는 미학적 방법론으로 씌워 일종의 반영적이고 저항적 온라인 퍼포먼스를 유연하게 선보였다.
지금까지 포스트인터넷 아트 작품 사례의 폭이 광범위하기에 그 사례를 디지털 이미지를 재해 석하고, 인터넷에서 유발된 패러디 문화와 소셜 미디어 플랫폼 공간을 활용한 작품들을 살펴보 았다. 이후 단락에서는 그 마지막 사례로 물리적 공간에서 발견되는 포스트인터넷 아트 작품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포스트인터넷 아트에 대한 논의가 이전 담론들과 차별화되는 중요한 지점은 바로 물리적 공간 혹은 화이트큐브로 작품들이 재소환된다는 점에 있다. 진 맥휴(Gene McHugh, 2015)는 인터넷의 영향권에 있는 예술가들이 인터넷의 파편과 같은 이미지와 영상 을 물리적 공간으로 재배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고, 김지훈(2016)은 포스트인터넷 아트 실천의 새로움이 초기 넷 아트가 추구했던 온라인 제작양상과 다르게 물리적 공간으로 환원되 고 있는 지점에서 찾고 있었다. 그리고 신보슬(2019) 역시 포스트인터넷 아트와 넷 아트의 큰 차이점 및 변화가 온라인의 경계를 넘어선 물성을 가진 작품을 통해 그 차이와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었다. 결국 이러한 논의 및 해석은 총체적으로 포스트인터넷 아트가 인터넷 문화의 영향을 받은 예술로서 태동하지만,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물리적 공간’으로 귀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본 연구자는 이를 특히 포스트인터넷 아트 논의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는 예술가 카트야 노비츠코바(Katja Novitskova)의 물리적 작품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3.3. 물리적 공간의 확장-카트야 노비츠코바
노비츠코바의 Approximation 연작은 돌고래/펭귄/카멜레온/원숭이/앵무새/기린 등 다양한 동 물 형상이 알루미늄 금속판 표면 위 고밀도 색으로 전사된 뒤, 그 테두리가 컷아웃(cutout) 방식으로 재단된 작품들이다(<Figure 6> 참고). 그의 연작에서 표현된 동물의 형상은 실제 그 동물 크기를 가늠할 수 없게 혹은 그 크기가 과장되어 표현되었고, 이는 물리적 공간과 함께 융합되어 연출된다. 이러한 연출 방법은 마치 혼합현실(mixed reality)과 같은 착각마저 불러 일으키면서, 동시에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에서 유발되는 수용자의 현전감(Presence)과는 다른 차원의 현전감이 유발된다. 우선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에서 파악되는 현전감은 “매개된 환경 또는 매개체가 가상적 비-물리적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수용자가 그 환경에 존재하 거나 개체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현전감을 반영하여 가상 · 증강현실을 정의하 면, 가상 · 증강현실은 수용자가 현전감을 경험하는 실제 또는 시뮬레이션 환경이다”(as cited in Kim W., & Nah, K., 2017, p.143). 만약 위와 같이 가상현실에서 유발되는 현전감이 투명성 의 비매개(immediacy)를 반영한 환영적 공간을 빌어 수용자에게 실제 개체가 존재하지 않지만 이를 ‘있음(presence)’으로 그 대상을 파악하게 만든다면, 역으로 동시대는 현실과 가상 그리 고 환영이 뒤엉킨 혼합현실과 같은 반영적 시대를 야기하기에, 어쩌면 동시대인들에게 이런 모든 것이 전환되고 환기된 재매개적 환경 안에서 실제 개체의 ‘있음’과 ‘없음(absence)’은 그 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로 인해 동시대인들은 가상현실과는 다른 현전감 을 이미 다른 공간 혹은 다른 장르에서 일찌감치 경험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위를 근거로 노비 츠코바의 작품을 비평적으로 해석하면, 그의 작품은 ‘실재(實在)의 실체’, ‘있음과 없음’이 모호 한 동시대 혼합현실의 근사치(approximation)를 포스트인터넷 아트 영역 아래에서 물리적 공
<Figure 6> Approximation III (Novitskova, 2013), Approximation Mars I (Novitskova, 2014)
간을 빌어 연출하는 듯하다. 마치 그의 작품 제목처럼 말이다.
한편 본 연구자가 처음 노비츠코바의 작품을 구글링해 그의 작품을 모니터 화면 표면에서 접했 을 때, 일시적으로 비-손실 그래픽 파일 포맷인 PNG(Portable Network Graphic) 파일 특징을 포착할 수 있었다. PNG 파일은 GIF 파일의 단점을 보완해 만들어졌다. 우선 GIF 파일은 8bit의 256색만을 지원해 원본 이미지의 색상 정보가 많이 유실되지만, PNG 파일은 1,600만 색의 24bit 트루컬러를 지원하면서 원본 이미지의 색상 정보를 고스란히 유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 PNG 파일은 투명도 옵션을 이용자의 정의에 맞게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PNG 확장자의 특징 및 장점으로 PNG 파일은 그 쓰임새가 섬세한 경계가 있는 문자나 이미지에 주로 사용되며, 각각의 객체 혹은 배경과 용이하게 결합/분리된다. 그러나 이용자가 PNG 파일 이미지의 투명도 유무를 웹상 혹은 모니터 표면에서 확인하긴 쉽지 않다. 그리해 이러한 투명도를 이용자가 쉽게 파악할 수 있게 생성된 것이 흑백의 격자무늬고, 이러한 흑백의 격자무늬는 이미지와 함께 오버레이(overlay) 된다(<Figure 7> 참고).
이처럼 PNG 파일 투명도와 이미지가 웹상에서 흑백의 격자무늬와 함께 오버레이 되어 연출되 듯이, 마치 노비츠코바의 Approximation 연작에서 등장하는 동물 이미지도 물리적 전시 공간 과 함께 오버레이 되어 연출된다. 이는 투명 PNG 확장자 이미지들이 층층이 포개어져 한 장의 이미지처럼 보이듯, 노비츠코바의 작품도 물리적 공간과 동물 이미지가 중첩되어 마치 실재- 실사판 PNG 확장자와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그리고 이러한 동물 이미지가 매번 다른 전시장 풍경과 융합되어 다양한 미장센을 유도하기에, 본 연구자는 그의 연작이 PNG 확장자와 유사한 제작양상과 함께 위와 같은 감상적 경험을 유발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감상적 경험을 관객 이 물리적 전시 공간에서 온전히 체험하기 위해선 작품과의 일정한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되, 작품의 정면을 직시해야만 맛볼 수 있다. 이는 <Figure 8> Approximation Ⅱ 작품 이미지처럼 관객은 그의 작품 뒷면을 통해선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 이미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으며, 이는 올바른 감상적 경험을 제한시킨다. 아마도 이러한 노비츠코바의 의도 및 연출 방법은 마치 인터넷 이용자가 모니터 사각 프레임 표면을 응시해야 그 이미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듯, 그 역시 자신의 작업과 관객의 간극에 일정한 거리 두기를 유도하면서 정면을 마주하게끔 연출 한다.
한편 김지훈(2016)은 실제 화이트큐브에 설치된 노비츠코바의 Approximation 연작에 등장하 는 동물 이미지가 관객의 눈을 실제 동물들이 서식하는 곳으로 연결하는 링크이자 연결고리로 작동한다고 해석하면서, 그는 노비츠코바가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동물 이미지를 일종의 ‘문화 적 유인 물질’로 바라본다”라고 해석한다(Kim, J., 2016, p.100). 이런 김지훈의 은유적 평가를 재해석한다면, 대중 미디어에 유동하는 동물 이미지는 인터넷상의 디지털 ‘유인물(handout)’인 동시에 문화적 ‘유인물(incentive)’이라는 관점에서 재확인된다. 다시 말해 동시대 디지털 유인 물들은 이미지화되어 인간의 소통 및 동기를 유발하면서, 이는 사회·문화의 유인 물질로써 문화 적 유인물로 증강한다. 노비츠코바의 연작이 설치된 물리적인 전시장은 거시적으론 문화적 유 인물을 대변하며, 노비츠코바의 연작에서 등장하는 동물 이미지는 동시대 디지털 이미지의 유 인물처럼 유동한다. 그리고 관객은 그 전시장 공간과 동물 이미지를 결합해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 너머를 사유하게 된다. 노비츠코바의 연작에서 사용되고 있는 동물 이미지 즉 디지털 이미지 는 기존의 유인물들이 지하유인물(地下油印物) 혹은 불온유인물(不穩油印物)처럼 인쇄된 글 의 내용과 그 용도에 따라 달리 해석되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동시대 디지털 이미지 유인물이 어떻게 동시대인들의 의식과 현실을 반영해 야기되고 있는지를 잠시 살펴볼 필요도 있겠다.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 2012)은 The Wretched of the Screen이라는 저서에서 디지털 이미지의 확장성이 인간의 현실과 의식을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인터넷의 네트워크를 따 라 전유하고 있는 ‘poor image’를 빈곤하고 가난한 저화질의 이미지로써 독창적인 해석을 내놓 은 바 있다. 지면상 슈타이얼의 ‘poor image’를 면밀히 논할 수는 없지만, 슈타이얼은 역사적 계보의 미디어가 여타 비-관습적인 재료로 인해 ‘poor image’의 계보를 지속적으로 이으며, 이는 지가 베르토프(Dziga Vertov)의 ‘시각적 유대(visual bond)’가 다시 현실화한다고 평가하
<Figure 7> PNG
<Figure 8> Approximation
Ⅱ (Novitskova, 2012)
였다(Steyerl, 2012/2016). 이처럼 슈타이얼이 주장하는 ‘poor image’의 시각적 유대의 개념 은 노비츠코바의 Approximation 연작에서 풍겨져오는 고화질의 이미지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듯하다. 그리고 노비츠코바의 Approximation 연작은 인터넷상의 문화에서 포섭된 상황만을 고려한 작업이 아닌, 물리적 유대와 시각적 유대를 궁극적으로 지향하면서 동시에 그가 주장하 는 일종의 철학적 ‘생존 가이드’를 자신의 창작 행위로 증명한다.
4. 결론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은 다양한 인터넷의 환경적 요인 및 요소에 의해 다변적으로 진화하 면서 동시대인들에게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켰다. 그러한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은 기존 미디어의 관습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혼합해 다채로운 혼종 문화를 이끈다. 이러한 혼돈의 틈에서 포스트인터넷 예술가들은 진보적인 문화 양상을 일궈내기 위해 다각도로 탐색 한다. 그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패러다임에 들어선 포스트인터넷 아트 예술가들은 참여형 소비 자 혹은 능동적 창 · 제작자로 거듭나면서, 자신의 창작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하고자 다채 로운 방법론을 펼친다. 본 연구는 위와 같은 연구배경을 기반으로 포스트인터넷 아트 예술가들 의 작품 사례를 들어 그들의 창작 행위를 유의미하게 진단하고자 하였다. 단, 그 예를 디지털 이미지를 활용한 사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유동하는 작품 사례들 끝으로 포스트인터넷 아트 에서 유일한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으로 귀환하는 작품으로 한정해 살펴봤다.
우선 코리 아칸젤의 Photoshop CS: 84 by [...] X=19750 작품을 통해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이 예술의 영역에서 어떠한 영향력을 주도하고 있는지를 버내큘러 문화와 혼종성 그리고 동사와 같은 인간의 행동 과정을 통해 엿봤다. 결국 아칸젤의 작품 및 그의 의도는 동시대 인터 넷 미디어 환경에 존속된 인터넷 플랫폼의 창 · 제작자가 공생적 관계로 생산주체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틈에서, 다소 기득권적인 인터넷 전체 문화에 대립하는 하위문화의 독창성에 귀를 기울이는 듯했다. 한편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반응하는 작품 사례로 본 연구자는 올리버 라릭의 Missile Variations와 아말리아 울만의 Excellences & Perfections를 통해 패러디 문화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들의 방법론을 살펴봤다. 이를 통해 본 연구자가 잠정적 으로 파악할 수 있었던 지점은 포스트인터넷 아트에 귀속된 그들이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 환경 의 스펙터클하고 허무맹랑한 분위기를 ‘자아와 세계, 현전과 부재’와 같은 문제의식을 빌어 유 연하게 묘사하는 듯했다. 끝으로 물리적 공간에 놓인 노비츠코바의 연작은 동시대 혼합현실과 같은 지각적 착각을 빗대어, 인터넷 ‘이후’와 ‘이전’ 그사이 ‘이내’의 혼돈을 물리적 공간으로 이끌어 재현하였다. 물론 본 연구에서 언급한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작품 사례가 한정적이며, 그 사례의 기준이 다소 불분명하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은 한계라 할 수 있다. 아마도 이러한 한계점은 동시대 인터넷 미디어의 다양한 함의와 요소가 복합적이며 혼재하기에, 이를 위와 같은 작품 사례를 들어 포스트인터넷 및 포스트인터넷 아트에 대한 비평적 담론에 한 발 더 내딛고자 했던 시도가 다소 일말의 빛으로 그친 것은 아닌지 다소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일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던 지점은 포스트인터넷 아트가 더는 인터넷상의 문화에 서 포섭된 상황만을 고려하는 예술이 아닌, 보다 예술가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그들의 전위적인 전략과 전술에 의해 실천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 본 연구의 시작쯤에 언급한 ‘포스트 인터넷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궁극적으론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인터넷 ‘이후’, 즉 포스트인터넷은 동시대를 일컫는 철학적이고 함축적인 의미를 지닌 고유명사처럼 각인되었 고, 동시대인들은 인터넷 ‘이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의미론적이며 존재론적인 정의의 답안을 모색하는 자인 동시에 그 질문의 단초를 찾기 위한 방랑자인 듯하다. 만약 포스 트인터넷 아트가 예술 미학의 한 페이지로 등극하기 위해선, 포스트인터넷 ‘이전’과 ‘이후’에 대한 전반적인 담론의 맥락을 유연하게 파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 살펴본바, 포스트인터넷 아트의 예술가들은 일정한 거주지가 없는 표박자(漂泊者)처럼 끊임없이 인터넷
‘이후’와 ‘이전’ 사이의 ‘이내’를 오가며 인터넷에 지배당한 전과 후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었 다. 만약 포스트인터넷 아트만의 새로운 미학적 가치가 머지않아 그들의 창작 행위로 인해 온전
히 증명된다면, 포스트인터넷 아트는 예술 미학의 수면 위로 새로이 건설될 것이다. 부리요가 광대한 동시대의 예술에서 예술가가 방랑자와 같다고 표현했듯이, 그들은 모든 것이 낯익지만 낯선, 새롭지만 새롭지 않은 포스트인터넷 시대의 맥락을 래디컨트적 사고로 지탱해 증명해야 할 것이다. 결국 포스트인터넷 아트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더는 새롭지 않다. 과거든 현재 든 언제나 미디어를 반영한 미학은 새로운 형태를 요구했기에. 그 선상에 놓인 예술가들은 언제 나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자신의 창작 행위로 그 정당성을 입증하고자 고군분투하였고, 동시에 언제 등장할지 모를 새로운 미학에 대한 가치의 본질을 정면으로 마주하였다. 이는 언제나 그러 했듯, 예술가들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그 시대의 역사와 의미를 사유하며 끊임없이 고찰하는 성찰자이기에.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이상계를 건설하는 건설자이기에. 이러한 시대 의 진보와 변화에 예술가들이 마땅히 자신의 독창적인 해석과 번역을 한데 녹여 래디컨트적 사고로 진동케 한다면, 포스트인터넷 아트뿐만 아니라 다가올 새로운 예술 미학이라는 전장에 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는 포스트인터넷 예술가들이 방랑자이자 표박자이며 탐험가이자 설계자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예술가들은 동시대를 재현하고 대변한다. 나 역시 오늘을 사는 예술가로서 우리는 이제 미디어가 없는 세상으로 돌아갈 수도 멈출 수도 없음을 인식한다.
우리는 동시대 수많은 교집합에 들어선 사유자이기에 자신과 세계를 거시적이고 미시적으로 오가며 콜라주하고, 때때로 데콜라주(décollage) 해야 할 것이다. 마치 모험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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