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회적 부동산 사례와 향후 과제
: 목포 건맥1897 협동조합
전은호 목포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email protected])
건맥1897 협동조합은 목포시 만호동에서 2019년 12월에 설립된 조합으로, 현재 120여 명 의 조합원이 마을 펍과 마을 스테이를 소유 · 운영하고 있다. 먼저 설립과정을 간단하게 살 펴보자.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1897개항문화거리 도시재생, 2017년 12월 선정) 이 추진 중인 만호동은 중심시가지 유형으로, 침체된 상권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매년 건 맥(건어물+맥주)축제가 기획되어 있었다. 건해산물 상인회를 중심으로 도시재생 주민협 의체와 도시재생지원센터, 목포시가 축제를 함께 기획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 들이 안주거리와 경품으로 줄 건어물을 기부하고 화장실을 공유하는 등 자발적이고 적극 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축제가 준비되었다.
행사 당일(2919년 9월 28일) 건해산물 거리 일대는 주최 측 추산 6천 명의 목포시민이 거리를 가득 메우며 성황리에 개최되었고, 상인과 주민들은 ‘건맥’을 통한 골목상권 활성화 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이에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상가 거리를 활성화할 수 있 는 지속가능한 방안을 모색했다. 건어물과 맥주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를 확인했기에 건해 산물이 유통되고 있는 거리 가운데에 펍(pub)을 만들어 건맥 축제를 일상화하고, 건맥 거
협동조합 설립과정
<그림 1> 건맥1897 축제 현장
자료: 건맥1897 협동조합.
제478호 2021 August
사회적 부동산 만들기(지역 자산화)
리 조성을 비전으로 마을 펍 설립을 위한 단계 로 접어들었다.
함께 만든 거리 축제에서 시작된 마을 펍 구 상은 자연스럽게 지역 주민들이 협력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체 형식으로 설정하게 되었다.
즉, 지역을 기반으로 민주적으로 소유하고 운 영하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상인회장과 도시재생지원센터, 지역 청년, 주 민협의체 대표 등이 발기인이 되어 창립 총회 를 개최하였다(2019년 12월 4일). 목포시로부 터 설립인가를 받은 후, 마을 펍의 주인이 되 고자 하는 주주(조합원)를 초대하는 ‘주주 (酒主) 파티’를 개최하였고 40~50여 명의 주민들이 현장에서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당초 빈 상가 1층을 임대하여 리모델링하기로 하였기에 약 5천만 원 가량의 공간 조성비와 초기 운영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 조합원당 최소 출자금을 50만 원으로(5구좌) 설정하고 100 명의 조합원을 모집하기로 하였다. 100명이 가입을 완료하였을 때에는 6700만 원 정도가 모였고, 최근 조합원 가입을 추가로 받기 시작하여 현재(2021년 7월) 123명의 조합원이 8 천만 원을 출자하였다.
조합원 참여를 위한 주주 파티 이후,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하여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펍 조성을 위한 리모델링 견적을 산출하던 중이었다. 견적 비용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추 가자금 투여가 불가피하다면 이참에 공간을 매입해 협동조합의 자산으로 만들고 지속가 능한 운영을 도모하자는 의견들이 나왔다. 이렇게 임대형 사업구조는 지역 자산화 사업으 로 변모하여 3층 건물 중 1층은 마을 펍으로, 2~3층은 기존의 여관(왕산장)을 활용해 마 을 스테이(stay)로 조성하기로 하였다. 초기에 확보한 출자금을 자기자본으로 하고 도시 재생 사업구역 내에서 활용가능한 주택도시기금(HUG) 활용을 모색하였으나, 심의과정에 서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인데다 자부담 비율이 낮은 신규 법인에 기금 승인이 어렵다’
라는 담당자의 통보를 받게 되었다. 지역공동체와 주민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가려는 사업 취지에 대한 이해 부족과 연대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부재한 기관과의 협력은 어렵겠다고 결정하고, 인내자본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회적 금융을 최대한 활 용하기로 하였다.
신설 협동조합이 외부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은 많지 않지만, 신용보증기금을 비롯 하여 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과 같은 금융기관에서 사회적 경제기업을 위한 특례보증상 품을 제공하고 있다. 초기 단계 사업체에 제공할 수 있는 최대 보증(5천만 원)을 통하여 자
<그림 2> 건맥1897 협동조합 주주 파티 개최
자료: 건맥1897 협동조합.
금을 확보했지만 추가적인 보증상품이나 담보를 일으킬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아,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투자자를 유치하는 대출(채권)형 크라우 드 펀딩(P2P)을 활용하였다. 사회적 경제기업이나 사회혁신 프로젝트와 시민투자자를 연 결하는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비플러스는 건맥1897 협동조합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주민과 함께 지역 자산화를 추진하는 로컬 프로젝트 펀딩 플랫폼으로서 의 역할에 적극적이었다. 비플러스 소셜 투자 프로젝트(제138호)의 조건은 목표액 6천만 원, 대출 기간 1년, 배당률(이자부담) 8% 수준이며, 투자자에 대한 리워드로 펍과 스테이 이용권을 제공하여 자금조달과 사업홍보를 동시에 유도하였다.
비플러스는 사회적 펀딩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지역 기반 사회적 프로젝트 중 의 미 있는 사업에 대하여 MG새마을금고중앙회와 사회공헌 차원의 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했 는데, 펀딩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부담을 대신해주는 것이었다. 또한, 8%의 중금리를 대 납하면서 협동조합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여주었다. 신용보증기금의 특례보증상품과 비플 러스를 통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부동산 매입을 완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건맥1897 협동조합의 지역 자산화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인 재단법인이 있었다. 바로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었다. 재단법인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하 연대기 금)은 대한민국 최초의 사회적 금융 도매기금으로, 지속가능한 사회적 금융 생태계 발전 과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2019년 1월 출범하였다. 연대기금은 지역 자산화 사업처 럼 지역 기반 사회적 목적의 프로젝트를 활성화하고 관련 프로젝트의 중개기관 육성에 관 심을 갖던 차였다. 연대기금은 앞서 설명한 비플러스를 하나의 중개기관으로 보고, 건맥 펍 조성비용 펀딩 성공액에 비례하여 매칭펀드를 조성하는 신규 상품을 내놓게 된다. 이를 통하여 비플러스 펀딩 목표액 6천만 원의 2배에 해당하는 1억 2천만 원을 1년 거치 3년 상환 조건으로 융자해주었다. 이를 통하여 건맥1897 협동조합은 건물매입을 완료하고 펍 공사
자료: 행정안전부 지역 자산화 지원사업 공고문.
<표 1> 행정안전부 지역 자산화 지원사업 내용(2020년)
구분 내용
대상 주민과 함께 지역 자산화를 추진하는 민간단체로, (예비)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사회적 경제기업
지원내용 업체당 5억 원 이내(총사업비, 공간 규모, 신용도 등에 따라 금액 결정)로 융자금리 3.5% 내외(2020년 1월 기준), 10년 상환(1년 거치 9년 분할) 조건
평가기준
• 소유·운영구조의 공공성: 공간 조성 및 활용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지역 주민 참여 정도, 매입자금 조성에 있어 지역 주민 참여계획 여부 등
• 공간 이용의 적절성: 공간 활용으로 추진하려는 사업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지 여부, 지역 주민 누구나 사용가능한 공간인지 여부 등
• 추진 주체의 역량: 지역 자산화 추진 주체의 그동안 주요 활동이 주민참여를 통한 지역활성화와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 등
• 상환능력 등 재무사항: 지역 자산화에 필요한 자금 중 자기자금 비중이 10%
이상인지 여부 등
제478호 2021 August
를 본격화할 수 있었다. 여기에 추가로 신협의 상생협력대출(사회적 경제기업 대상 시설 · 운 영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운영자금 도 일부 확보하게 되었다.
건물매입 후 마을 펍만 먼저 사업을 추진하 기로 결정한 사이, 행정안전부의 지역 자산화 지원사업 공모에 참여하여 2~3층 리모델링 비용을 조달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행 정안전부는 지역 자산화 사업을 ‘지역 주민들 이 안정적인 지역 활동을 위해 부동산 자산을 공동으로 매입 · 운영하며, 이에 따라 창출되 는 유무형의 가치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사 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건맥1897 협동조합은 해당 사업에 공모하여 후보 사업지로 선정되 었다. 행정안전부의 지역 자산화 사업은 보증 규모 및 상환(거치) 기간 확대를 통하여 지역 기반 주민조직들의 다양한 자산화 수요에 대응하는 핵심 지원정책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임대형 사업에서 자산화형 사업으로 변화하면서 초기 자기자본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 하다 보니, 외부자본 조달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기금, 비플러스, MG새마을금고, 신용보증기금, 신협, 농협, 행정안전부, 목포시와 같은 기관들의 지역 자 산화를 함께 성공시키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내자는 연대 의식이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들이 일반화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기반의 다양한 사회 적 경제조직 간의 협력과 연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 기금과 로컬 투자 플랫폼의 조성 등 지역 자산화를 위한 사회적 금융 생태계 구축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건맥1897 협동조합은 2020년 7월 17일 ‘1897건맥 펍’을 오픈하고 11월부터 ‘건맥 스테이(객 실 11개)’도 함께 운영을 시작하였다. 마을 기반의 사업체로서 주민고객 확보와 외부고객 유치에 있어서 연계 우위성을 지니고 있으며, 천혜의 건해산물을 다양한 메뉴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건맥 펍만의 메뉴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협동조합 설립 후 지역 자산화까지 7개월간의 여정 속에서 성공요인을 뽑아보자면, 내 부적 요인으로는 지역의 앵커 조직인 상인회가 중심이 되어 장소 기반의 협력적 사업체를 구축하는 데 큰 힘이 되어 주었다. 무엇보다 사회적 자본을 두텁게 형성해 온 상인회장(현 건맥협동조합 이사장)의 리더십이 사업의 추진력을 높이고 목포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사회적 금융 생태계가 어려운 여건 속에 서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지역 자산화를 성공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었 다. 도시재생사업과 함께 진행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중간지원조직인 도시재생지원센터
<그림 3> 1897건맥 펍 개업
자료: 건맥1897 협동조합.
지역 자산화
성공요인 분석 및
향후 과제
의 조직화, 법인 설립, 사회적 금융 연계, 운영 컨설팅 등과 관련한 지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공공의 조력은 행정안전부의 지역 자산화 지원사업이 큰 도움이 되었고, 이 과 정에서 목포시의 이자 지원(1%/년)도 운영과정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일조했다.
지역 자산화의 성과는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유익을 주어야 한다. 조합원에게는 건맥 펍 이용 시 할인(상시 10%)과 배당 가능한 이익의 발생 시 출자금의 10% 한도에서 배당하게 된다. 지역사회를 위한 기여 차원에서는 특별 적립을 통하여 지역사회 일자리 기금 및 축 제 지원기금을 조성하고 건맥축제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로 하였다. 또한, 건해산물 상가
<그림 4> 빈 상가건물의 재생
자료: 건맥1897 협동조합.
공동 창조
주주 배당
축제 기금
일자리 기금
상권 활성화
일자리 창출 조합원 할인
이익배당 (출자금 10%)
특별적립 지역기금 (잉여금 10%)
건해산물 특화메뉴 건맥축제
<그림 5> 건맥1897 협동조합의 조합원 혜택 및 지역사회 기여
제478호 2021 August
거리 활성화 및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추적 역할을 감당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부를 증 대시키는 데 있어서 나름의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마을 단위에서 주민이 소유한 펍(community owned pub)을 구현해낸 건맥1897 협동 조합은 주민 120여 명이 공유하는 펍을 만들었다. 조합원을 비롯하여 지역 주민들은 이 사례를 함께 만드는 경험을 하면서 자긍심이 고취되고 소속감이 향상되었으며, 지역의 변 화를 스스로 일으키고 추가적인 사업 확장에 대한 역량과 의지들도 생겨나고 있다. 앞으 로 원도심 일대 유관 사회적 경제조직과의 협력을 통하여 지역사회 기여 프로그램을 개발 하고, 지속가능하고 상생하는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데에도 중추적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기대한다.
건맥1897 협동조합의 지역 자산화 사례는 국유 · 사유로 양분된 소유 구조 속에서 지역 공동체 · 사회 · 시민적 소유와 운영이라는, 사회적 부동산 영역을 만들어냈다는 점에 의의 를 둘 수 있다. 이에 향후 관련 정책과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 대한다. 사회적 부동산이 다양하게 형성되고 지속가능한 운영을 돕는 정책과 이를 뒷받침 하는 제도적 기반이 구축되어 주민이 주인이 되는 마을, 시민이 주인이 되는 도시를 만들 어 나감으로써 공동체 회복과 지역사회의 부가 증대되는 경험을 지역 곳곳에서 해내기를 기대한다. 주민이 주인이 되면 마을은 변화한다.
최명식, 박소영, 홍사흠, 손은영, 전은호, 이상진. 2020. 지역 자산화를 위한 사회적 부동산 활성화 방안 연구. 세종: 국토 연구원.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