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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본 삼각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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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출처 보도일자

미해결 문제_ 고본 삼각형 네이버

캐스트 2010년 3월 9일(화)

수학이라는 글자만 봐도 속이 메슥거린다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수학 문제는 아주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그 안에 놀라운 수학적 원리가 숨어있다. 아직도 해 결되지 않고 있는 미해결 문제 가운데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문제를 하나 소개한다.

W 모양에 직선 2개를 그어 겹치지 않는 삼각형 6개를 만들라?

몇 년 전에 인터넷 세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W 모 양에 직선 두 개를 그어 겹치지 않는 삼 각형 여섯 개를 만들어 보라는 문제였다.

여기에 “아인슈타인이 푼 문제”라느니

“여섯 개를 만들면 상금 1억” 같은 좀 이상해 보이는 문구도 덧붙여서 돌아다 녔다. 이리저리 그어 보면, 겹치지 않는 삼각형을 다섯 개까지는 만들 수 있는데, 여섯 개는 좀처럼 되지 않는다. 삼각형이 딱 하나 부족한 감질나는(?) 상황이 계속 되자 몇 시간 동안 계속 선만 그어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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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한 둘이 아니었다. 과연 정답은 무엇이었을까?

W에 직선 두 개를 그어 겹치지 않는 삼각형 여섯 개를 만드는 문제의 정답은 “문 제가 엉터리”라는 것이다. W 모양에 직선 두 개를 그어 만들 수 있는 겹치지 않는 삼각형의 수는 아무리 많아야 다섯 개뿐이고, 여섯 개는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아인슈타인”이니 “상금 1억”이니 하는 유치한 문구도 낚시를 위한 것이었 고.

원래 이 문제가 유행하기 훨씬 전에 비슷한 문제가 있었는데, 그 문제는 W 모양 에 직선 세 개를 그어 서로 겹치지 않는 삼각형 아홉 개를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이 문제도 아인슈타인과는 아무 상관없지만, 직선 두 개짜리와는 달리 분명히 답이 존재하는 문제이다. 정답은 다음과 같다.

아마도 직선 두 개로 삼각형 여섯 개를 만드는 문제는, 누군가가 이 문제를 살짝 바꾸어 내면서 퍼져나간 것 같다. 출제자의 실수일 수도 있지만, 만약 의도적인 낚 시였다면, 만선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 낚는 데 성공했다.

고본 삼각형

영문자 W는 네 개의 선분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제 W에 직선 두 개 를 긋는 대신, 직선 6개를 그어 겹치지 않는 삼각형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자. 네 개의 직선을 W 모양으로 배열하면 원래의 문제가 되지만, W 모양을 만들 필요가 없다면 당연히 겹치지 않는 삼각형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이것을 일반화하여, 3 개의 직선, 4개의 직선, 5개의 직선을 긋는 각 경우에 겹치지 않는 삼각형을 최대 몇 개까지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하여 보자. 그 답은 다음과 같다. 아래 풀이에서 직 선 6개로 겹치지 않는 삼각형 7개를 만드는 방법은 다른 것도 가능하다. 대체로 약 간의 시행착오만 거치면 충분히 구할 수 있는 풀이들이며, 삼각형을 더 많이 만들 수 없다는 것도 거의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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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여러 개의 직선을 배치하여 만들 수 있는 겹치지 않는 삼각형을 고본 삼 각형(Kobon triangle)이라 한다. 이 이름은 이 문제를 처음 제시한 일본의 퍼즐 전 문가 고본 후지무라(Kobon Fujimura, 藤村幸三郎)의 이름을 딴 것이다. 직선 n개를 그어 만들 수 있는 겹치지 않는 삼각형의 최대 개수를 고본 수(Kobon number)라 하며 보통 K(n)으로 나타낸다. 위의 그림에 따르면, K(3)=1, K(4)=2, K(5)=5, K(6)=7이다. K(7)은 얼마일까? 그리고 K(n)은 n에 대해 어떤 식으로 나타날까?

K(7)을 구하는 것이야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가능한 모든 경우를 그려서라도 해결할 수 있지만, K(n)의 정확한 식을 구하는 것은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K(n)의 값을 정확히 구하는 대신, K(n)의 값이 얼마 이하인지를 알려주는 식은 어떨까? 이와 같은 값을 상계(upper bound)라고 한다. 예를 들어, n개의 직 선 가운데 세 개를 고르면 삼각형 하나를 만들 수 있으므로, K(n)의 값은 아래 값 보다 더 클 수 없다.

따라서 위의 값은 K(n)에 대한 상계가 된다. 그러나 이 값은 n이 커짐에 따라 급격 하게 커져서 좋은 상계라고 하기는 어렵다.

고본 삼각형에 대한 다무라의 상계

고본 수에 대해 꽤 좋은 상계로 는 일본의 다무라 사부로(田村三 郎)가 구한 다음 식이 있다.

고본 삼각형을 만들려면, 직선을 여러 개의 선분으로 분할한 다음, 이 선분들로 삼각형을 만드는 것 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직선 n개를 배치할 때, 한 직선 위에는 최대 n-2개의 선분이 만들어지므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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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삼각형을 만들 때 사용되는 선분의 개수는 아무리 많아야 n(n-2)개이다. K(5)의 예에서 볼 수 있듯, 모든 선분이 삼각형을 만드는 데 동원되는 경우에는 두 삼각형 의 공통변이 되는 선분이 없는 쪽이 삼각형을 가장 많이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모 든 선분이 삼각형을 만드는 데 동원되는 경우는 3k(n)≤n(n-2)가 되어야 한다. 이로 부터 다무라의 상계를 얻는다.

다무라의 상계에 n=3,4,5,…를 대입하여 보면, 차례로 1, 2, 5가 되어 K(n)의 값과 일치한다. 그러나 n=6을 대입하면 그 값은 8이고, K(6)=7이므로 살짝 어긋나게 된 다. 완벽하게 K(n)의 값을 알려주는 식은 아니지만, 이 상계는 K(n)의 값을 구하는 데에 꽤 쓸모가 있다. 즉, 이 상계가 나타내는 수만큼 고본 삼각형을 만들 수 있으 면, 바로 그 값이 고본 수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n=7일 때, 다무라의 상계는 [7x5/3]=11이고, 다음과 같이 직선 7개로 11개의 고본 삼각형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K(7)=11이 될 수밖에 없다. 같은 식으로 K(9)=21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n=8에 대한 다무라의 상계는 16이고 K(8)에 대한 알려진 가장 좋은 값은 15이어서 이 방법으로 정확한 K(8)의 값을 알 수는 없다. 즉, K(8)이 15인지 16인지 모른다 는 뜻이다.

러시아 수학의 저력

우리나라에서는 드물지만, 외국에는 수학 퍼즐과 같은 유희 수학을 즐기는 모임이 적지 않다. 고본 삼각형은 이런 모임의 성격에 딱 맞는 문제여서 많은 사람들이 K(n)의 값을 구하는 데에 도전하였다. 10개의 직선으로 25개의 고본 삼각형을 만드 는 방법은 일찌감치 알려져 있었지만, 직선의 개수가 10개를 넘는 경우는 너무나 복잡하여 고본 삼각형을 몇 개나 만들 수 있는지는 21세기에 들어와서도 거의 알려 져 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1996년부터 1999년까지 러시아의 한 수학 모임에서 n=11, 12, 13에 대해 고본 삼각형이 32, 38, 47 개가 되는 방법을 이미 발견하였 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이 경우 다무라의 상계가 각 각 33, 40, 47이므로 러시아 인들의 발견은 고본 수 K(n)의 정확한 값에 대단히 가까이 다가간 셈이다. 실제로 K(13)=47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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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상계를 찾은 클레망과 바더

다무라의 상계가 꽤 훌륭하지만, 몇몇 값에서 K(n)의 알려진 가장 좋은 값과 아주 약간 차이가 난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수학자들은 더욱 엄밀한 논증을 통해 다무 라의 상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하였다. 별다른 성과가 없다가 2007년 클레망(Gilles Clément)과 바더(Johannes Bader)는 직선의 개수 n을 6으로 나눈 나머지가 0 또는 2인 경우, 다무라의 상계와 같은 개수의 고본 삼각형을 만들 수 없음을 증명하였다. 따라서 n을 6으로 나눈 나머지가 0 또는 2인 경우에는 다무라 의 상계보다 1 작은 수를 K(n)에 대한 새로운 상계로 생각할 수 있다.

다무라의 상계, 클레망과 바더의 상계, K(n)의 알려진 가장 좋은 값을 표로 나타내 면 다음과 같다. 이 표로부터 n=3,4,5,6,7,8,9, 13,15,17에 대해서는 K(n)의 값이 정확히 구해졌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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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역사에 한 줄 이름을 남기는 멋진 경험

별로 심오한 내용도 아니고,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내용도 아니지만, 이와 같이 사소해 보이는 문제도 수학의 발전에 기여하는 경우가 많다. 수학이란 그저 문제의 정답을 구하는 것보다는 답을 구하려는 과정에서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방식 자체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혹시 클레망과 바더보다 더 좋은 상계를 찾아 낸 분은 꼭 연락 부탁 드린다. 이것이 힘들어 보인다면, 현재 해결되지 않은 가장 작은 고본 수인 K(10)의 값을 구하는 데 도전해 보기 바란다. K(10)에 대해 알려진 가장 좋은 값은 25이고 클레망과 바더의 상계는 26이므로, 직선 10개로 겹치지 않 는 삼각형 26개를 만들거나, 직선 10개로는 겹치지 않는 삼각형 26개를 만들 수 없음을 보이면 된다. 수학의 역사에 이런 식으로 한 줄 이름을 남기는 것도 멋진 경험 아닐까?

글 박부성 / 경남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수학과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등 과학원 연구원을 거쳐 현재 경남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재미있는 영재들의 수학퍼즐 1,2>와 <천재들의 수학노트>가 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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