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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1호 2020 march
우리나라는 1976년부터 건설업체들의 영업범위를 법률로 제한해 왔다. 종합건설업 체는 원도급 수주만, 전문건설업체는 하도급 수주만으로 영업범위를 제한하는, 세계 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규제가 있었다(<그림 1> 참조). 업종별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건설산업기본법(구 건설업법)」에 도입되었지만, 도입취지와는 달리 수직적 원 · 하 도급 관계 고착, 페이퍼컴퍼니 증가, 기업 경쟁력 약화 등의 다양한 문제점을 양산 했다. 이러한 행태를 비꼬아 ‘칸막이식 업역규제’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건설업계 또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뒤 1990년대 말부터 업역규제 개선 논의가 반복적으로 제기되었으나,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매번 좌초되었다. 하지만 산업 전 반의 위기가 코앞에 다가오자 정부의 강한 의지가 결합되면서 2018년 12월 말 비로소 40여 년간의 업역규제가 폐지되었다. 업역규제 폐지는 정부, 건설업계, 노동계 등 이해 당사자들이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로드맵’ 합의를 만들고 이를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노사정 선언식(2018년 11월 7일)에서 발표하는 등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그림 2>
참조).
2018년 12월, 40여 년 만에 칸막이식 업역규제 폐지
건설산업 업역규제 폐지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 1)
신영철 | 건설경제연구소장 ([email protected])
<그림 1> 건설업 영업범위(수주) 제한
종합건설업 1개 전문업(일괄하도급)
2개 이상 전문업
전문건설업 발주자
합법
불법
종합건설업 불법 불법
합법
1) 이 글은 필자가 연구진으로 참여한 고용영향평가 결과보고서(신현구 외. 2019.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 업역규제 개선 의 고용효과. 세종: 한국노동연구원)의 내용을 상당부분 인용하였음.
특집 | 2020 건설경제 ·산업의 혁신과제 28
국내 건설업의 총 취업자수는 2004년 183만 명에서 2007년 186만 4천 명으로 소 폭 증가하였으나, 2009년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173만 5천 명으로 이례적인 감소가 있었다. 이후 2013년까지 180만 명을 하회하다가 2014년부터 증가세로 전환된 후 2018년에는 203만 4천 명으로 급증하였는데, 최근의 민간 건축부문 활황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2018년의 건설업 총 취업자수는 200만 명을 초과하여 역대 가장 많은 취업자수를 달성하였지만, 전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로 10여 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표 1> 참조). 아마도 기술 발전, 모듈화 등을 통하여 소요인원 감 소 추세가 건설업에서도 나타났기 때문이겠지만, 불법고용이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것도 큰 이유일 것이다.
건설업 일자리의 주요 논의대상은 절대 다수의 일용직 건설노동자다. 매일 고용과 해고가 반복되므로, 매일 생존의 문제가 되기에 특히 그렇다. 건설인부로 통칭되는 이들 의 일자리 양은 건설공사 발주량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자리 증가를 위해서는 건설투자 증가가 유일한 해법일 것이다. 하지만 제한된 재원으로 무한정 건설투자를 늘릴 수 없는 현시점에서 내국인 일자리 창출의 의미는 ‘불법고용으로 누수된 일자리’ 회복이다(<그림 3> 참조). 참고로 2018년 건설졍제연구소에서 발간한 「2019년도 건설업 취업동포 적정 규 모 산정」 보고서는 불법고용 외국인 규모를 약 26만 명으로 추정하였는데, 건설현장의 불 법고용만 해소되어도 약 20만 개 이상 일자리 창출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건설업 취업자수 추이와 일자리 창출의 의미
<표 1> 전 산업 및 건설업 취업자수 추이
구분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전 산업 22,682 22,831 23,188 23,561 23,775 23,688 24,033 24,527 24,955 25,299 25,897 26,178 26,409 26,725 26,822 건설업 1,830 1,814 1,838 1,864 1,828 1,735 1,768 1,772 1,797 1,780 1,829 1,854 1,869 1,988 2,034
비중(%) 8.1 7.9 7.9 7.9 7.7 7.3 7.4 7.2 7.2 7.0 7.1 7.1 7.1 7.4 7.6
(단위: 천 명)
자료: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https://www.kostat.go.kr/portal/korea/kor_nw/1/3/2/index.board (2020년 3월 2일 검색).
<그림 2>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방안(현행 → 개선)
자료: 국토교통부 2018.
현행: 단순 공종 종합공사 → 종합만 도급 가능
A종합업체 B전문업체
철근콘크리트 석공사
※◊◊학교 교문공사 철근콘크리트 석공사
윈도급 가능 윈도급 불가
A종합업체 B전문업체
개선: 종합공사 → 종합·전문·컨소시엄 도급 가능
석공 철콘
C전문업체 D전문업체
철콘 석공
※◊◊학교 교문공사 철근콘크리트 석공사
윈도급 가능
컨소시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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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건설업 일자리 창출의 의미
내국인 노동자 (일자리 창출)
외국인 노동자 내국인 노동자
내국인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불법고용 합법
현재 상황
일자리 창출
2019년 10월경 건설업 종사자 405명(주분야: 종합 51.4%, 전문 48.6%)을 대상으 로 한 설문조사 중 ‘업역규제 폐지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항목이 있었다. 설 문조사 분석결과 각 세부 항목에 대한 5점 척도 평균은, 기술관리직 고용 증가 3.27 점, 고용관리 강화 및 근로조건 개선 3.20점, 임금지불능력 제고 3.18점, 적정임금 제 결합 시 내국인 고용 증가 3.10점, 안전사고 발생 감소 3.0점의 순이었다. 반면 내국인 고용 증가, 젊은 층 진입 및 숙련인력 육성 촉진은 평균 3.0점 이하였다. 설 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설산업 생산구조를 개선시키는 업역규제 폐지와 건설노동 자 고용영향과는 직접적 관계가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종합과 전문건설업체 종사자의 답변에는 일관된 차이가 있었다. 전문건설 업체 소속 응답자가 종합건설업체보다 업역규제 폐지의 고용영향 효과에 대하여 상 대적으로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이다(<그림 4> 참조).
업역규제 폐지에 따른 고용영향 설문분석 결과
3.35
3.39
3.25
3.37
3.22
주: 5점 척도의 평균 점수로서, 1은 ‘전혀 아니다’, 2는 ‘아니다’, 3은 ‘보통이다’, 4는 ‘그렇다’, 5는 ‘매우 그렇다’를 의미함.
<그림 4> ‘업역규제 폐지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견해(5점 척도)
노무비 누수가 억제돼 임금지불능력이 제고될 것이다. 3.09
2.79
2.95
3.13
2.81
2,76
3.16
3.14
3.17 직접시공이 늘면서 기술관리직의 고용도 증가할 것이다.
임금지불능력 제고에 따라 내국인 고용이 증가할 것이다.
적정임금제(시중노임단가 이상 지급 의무화)와 결합될 경우 내국인 고용이 더욱 확실히 증가할 것이다.
도급단계가 줄어 고용관리가 강화되고 근로조건은 개선될 것이다.
직접시공이 늘면서 안전사고 발생이 감소할 것이다.
젊은 층의 진입 및 숙련인력 육성을 촉진할 것이다.
종합건설업 전문건설업
특집 | 2020 건설경제 ·산업의 혁신과제 30
업역규제 폐지를 포함한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방안’은 타 업종 수주 시 직접시공 을 원칙으로 하기에 고용의 질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겠으나, 핵심은 건설업 생산구 조를 개선하는 것이므로 고용효과와 직접적 연관성이 적다. 하지만 업역규제 폐지를 다른 제도들(직접시공제, 적정임금제)과 병행 시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므로, 고용효과를 유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토대가 마련된 것은 큰 의미다. 2019년 10월 건설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업역규제 폐지에 있어서 직접 시공제와 적정임금제를 각각 결합할 때보다 병행할 때의 고용효과가 크게 증가할 것 이라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신현구 외 2019). 다만 적정임금제는 민간사업장까지 강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 점은 정책 운영에 고려되어야 한다.
꼭 첨언해야 할 것이 있다. 업역규제 폐지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효과적 관 리체계 운영이 필수라는 점이다. 필요한 제도가 도입되었음에도 탈법 · 불법 · 편법 등을 묵인하게 된다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bad money drives out good)하는 잘못 된 폐습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100억 원 미만 공사에 시행된 직접시공 제가 그렇고, 여전히 불법인 재하도급이 만연된 현실도 그렇다. 이제라도 우리나라 건설업이 공정한 경쟁력 확보, 책임과 신뢰 구축, 합법고용 등으로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받는 산업이 되어야 한다.
건설경제연구소. 2018. 2019년도 건설업 취업동포 적정 규모 산정. 울산: 한국산업인력공단.
국토교통부. 2018. 건설산업 혁신 위해 40년 묵은 칸막이식 업역규제 허문다, 11월 7일. 발표자료.
신현구 외. 2019.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 업역규제 개선의 고용효과. 세종: 한국노동연구원.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https://www.kostat.go.kr/portal/korea/kor_nw/1/3/2/index.board (2020년 3월 2일 검색).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