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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를 일군 경험, 인도네시아에 전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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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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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사온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한 정부 부처에서 일하는 공무원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보통 신 도시를 만들기 위해 땅을 갈아엎는 과정에서 최소한 한두 곳 에서는 유물이 나와 도시개발이 중단되게 마련인데, 세종시 개발은 그런 과정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 일 화를 소개한 공무원은 “사람이 살지 않던 곳을 도시로 만든 것”이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세종시에 거주했었던 사람들이라면 이런 농담을 한 번쯤 은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 보면, 과거 사람이 살지 않았던 황무지 같은 지역에 지금은 어엿한 도시가 들어 섰다는 얘기도 된다. 세종시 개발 초기에 세종시에서 지냈던 사람들이 몇 년 만에 다시 방문하면 “여기가 이렇게 번창한 곳이었어?” 하는 물음표를 던진다. 30년 넘게 서울에서 살아 온 필자 역시, 회사 인사발령으로 세종시에 내려온 직후 세종 시의 발달된 도시 인프라에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갑자기 세종시 얘기를 장황하게 꺼낸 것은 얼마 전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한국의 행정수도 건설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는 뉴스 때문이다. 2019년 8월 인도 네시아 정부는 국토균형발전과 자연재해 대응 등을 이유로,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칼리만탄 지역으로 이전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경제·

금융 중심지로 남겨두고, 칼리만탄 지역에 들어설 새로운 수도를 행정 중심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어 그해 11월

한국과 ‘수도이전 및 개발에 대한 기술협력 업무협약(MOU)’

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와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공식적으로 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하지는 않은 상태이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가 우리와 MOU를 체결한 이유에는 ‘행복도시(행정중심복합도 시)’ 세종의 깔끔하고 잘 갖춰진 도시 인프라가 큰 역할을 했 을 것이다. ‘사람이 살지 않았던’ 지역을 명실상부한 행정 중 심지이자 중부권 허브 도시로 만들어낸 것은, 한국의 도시개 발 기술력이 수준급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자카르타를 가본 사람들은 덥고 습한 날씨와 만성적 교 통체증, 이 두 가지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기후는 인위 적으로 바꿀 수 없겠지만, 만성적 교통체증은 새로운 수도 건설 과정에서 도시 인프라만 잘 갖춰놓으면 충분히 개선 가능한 부분이다. 세종시를 탄생시킨 한국의 경험이 인도네 시아에 대한 외부 이미지 개선에 기여한다면 양국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다만 세종시 역시 ‘진정한 행정수도’로 거듭나기 위해서 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치권의 ‘행정수도 완성’

구호가 무색하게 국회와 청와대 등 주요 권력기관이 여전히 서울에 남아있다. 또, 공항 접근성 역시 보완해야 한다. 현재 가장 가까운 국제공항인 청주공항은 규모나 노선 등 여러 측면에서 행정수도의 허브 공항이라 하기에 부족한 측면이 많다.

세종시를 일군 경험, 인도네시아에 전파된다

이종선 국민일보 기자 ([email protected])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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