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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_다중시점을 통해 본 내러티브와 시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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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시점을 통해 본 내러티브와 시각화 :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엘리펀트>를 중심으로 김재영*

I. 서론

II. 내러티브로 본 다중시점

1. 다중시점 내러티브: 에피소드식 구성 2. 다중시점 내러티브: 중첩된 시간과 공간 III. 스타일로 본 다중시점

1. 공간 구성으로서 시각화: 카메라 움직임 2. 시간 구성으로서 편집

IV. 결론

I. 서 론

영화적 시점에 대해 조엘 마니는 “카메라의 시선이며, 감독의 시선이 며, 어떤 문제나 현실세계에 대한 감독의 관점”1)이라고 했다. 본 연구 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이 2003년도에 연출한 <엘리펀트Elephant>를 통 해 단일시점의 사진이나 회화와는 차별성을 가진 영화 매체의 시점 즉,

‘다중시점’에 초점을 맞춰 고찰하고자한다. 다중 시점이란 “하나의 상황 이나 플롯 라인을 여러 형대로 구성하는 것”이며 구로사와 아끼라 감 독의 <나생문>에서처럼 “여러 명의 시점을 통해 다각도로 조망”하거나 한 사건이 “여러 명의 등장인물의 시점에 의해 서술”되는 것이다.2)

*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영화영상제작학과 박사수료

논문투고일: 2018. 08. 31 심사완료일 : 2018. 09. 27 게재확정일 : 2018. 10. 11 1) 조엘 마니, 『시점』, 김호영 역,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7, pp.31-32 2) 조진희, 『영화의 재구성』, 한나래, 2007, pp.165-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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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를 선택한 이유는 이러한 시점의 문제를, 감독이 내러티브와 카메라의 시각화를 통해 충분히 재현해내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영화 <엘리펀트>는 1999년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을 다루고 있다. 소외된 소수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온 감독은 <엘리 펀트>에서 이 사건이 발생한 원인 규명보다는 총기난사 사건 발생 당 시 같은 장소에 있었던 희생자들과 목격자들, 그리고 가해자들을 평등 한 시선으로 지켜볼 뿐이다. 본 저자는 이를 구스 반 산트 감독이 현실 세계 문제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점과 태도에 대한 표현이라고 보았다.

이에 본 연구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작품 <엘리펀트>를 통한 시선 과 관점의 구현으로서 다중시점을 어떻게 구축하고 재현해내는 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2장에서는 <엘리펀트>는 전형적인 방식이 아닌 비전형적인 플롯 방식 중 하나인 에피소드식 구성을 선택해 어떻게 다 중시점을 구현해내고 있는지 살필 것이다. 감독은 관객의 동화를 이끌 어내기 위한 특정한 주인공을 내세우기 보다는 다중의 인물설정과 정 교하게 계산된 에피소드식 사건구성 방식, 그리고 연대기적 시간구성이 아닌 구로사와 아끼라 감독의 <라쇼몽>으로 대표되는 반복되고 중복된 시간구성 방식 등을 선택하고 있다. 3장에서는 스타일적 시각화 측면에 서 다중시점을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 지 살펴 볼 것이다. 여기서 시각 화는 “카메라가 보여주는(하지만 관객이 보고 있는)것과 등장인물이 보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 사이의 관계”3)이다. 즉, 영화적 시점과 카메 라의 시선에 관한 것이다. 이는 영화적 공간구성으로서 촬영과 미장센, 그리고 영화적 시간구성으로서 편집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엘리펀트>

에서 촬영을 통한 공간구성 특징 중 하나는 스토리 공간인 어느 고등 학교 건물 안과 밖을 등장인물들과 동행하듯 따라다니는 카메라 움직 임(트래블링샷(Travelling shot))과 롱테이크(Long take) 촬영이다. 또 한 편집에 의한 시간 구성은 “표현 방법들을 섬세하게 만들고 서사를 이해하기 쉽게 해주는”4) 기존의 매끄러운 편집방식, 즉 보이지 않는

3) 조엘 마니, 앞의 책, p91

4) 벵상 피넬,『몽타주』, 심은진 역,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8,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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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에 의한 이미지 구성을 최소화한다. 카메라가 보여주는 것과 등장 인물이 보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들 사이의 관계가 기존 영화적 시각화 와 편집 시점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으로써 관객의 참여와 관찰을 위해 편집된 영화적 시간성보다는 연속된 현실의 시간 성을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시각화에 의한 영화적 시점이 카메라 시선 의 주체와 대상이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다면 <엘리펀트>에서는 다중시 점에 의해 명확한 분리는 일어나지 않고, 경계를 넘나들면서 하나로 통 합된다. 즉, 카메라 시점의 “주체이면서도 객체”5)가 된다. 다시 말해 카메라의 시선으로 재현된 시각화는 개별 객체들의 시선으로 분화되어 객관화 되었다가 다시 주체로 통합되는 과정을 촬영과 편집 스타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이러한 인식과 관점의 구현으로서 다중시점이

<엘리펀트>를 통해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 지를 주제의식과 관련한 ‘내 러티브로 본 다중시점’과 시각화 측면에서의 ‘스타일로 본 다중시점’에 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II. 내러티브로 본 다중시점

1. 다중시점 내러티브: 에피소드식 구성

영화에서 시점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룬 조엘 마니는 “시점이란 시 네아스트가 특별한 의도를 갖고 선택한 것이며, 특별한 목적을 위해 구 성된 시선의 지점”6)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다.7) 영화에서의 시점이 단순 하게 카메라 렌즈를 통한 시선의 문제만이 아니며, 이야기 서술 방식인

5) 오정민,「거스 반 산트의 영화‘엘리펀트’에서 보이는 시점과 주체/객체의 문제」, 인문과학연구(제27집), 2009.

6) 조엘 마니, 앞의 책, p32

7) 그의 설명을 좀 더 덧붙이자면 “감독은 카메라를 단지 가장 좋은 시선의 지점에 위치시킬 뿐 아니라, 관객에게 자신의 시각과 시점을 전달할 수 있는 자리에 위치시키는 것이다. 이는 물리적 의미에서의 시점이자 심리적이며 나아가 정신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의미의 시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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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통한 감독의 지각의 문제이며, 현실세계 문제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다. 또한 관객들에게 “자신의 지각과 자신의 시점을 전달8)”할 관점의 문제이다. 여기서 시점은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인 스토리텔링 이자, 어떤 내용을 특정한 형식(플롯)으로 전달하려는 내러티브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극영화의 내러티브는 전형적인 내러티브와 비전형적인 내러티브로 나눈다. 전형적인 내러티브는 일정한 유형으로 캐릭터 설 정, 사건의 연결 방식과 플롯의 구성 방식 등으로 관객의 스토리 이해 와 몰입도를 높인다. 그럼으로써 수동적인 위치에서 이야기를 향유하게 되는 관객들은 현실문제에 대한 감독의 관점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 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비전형적인 내러티브는 복합적인 유형 의 캐릭터로 특정한 주인공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거나 종결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사건 구성에 있어서도 동기와 상황에 대해 구체적 으로 설명하지 않고 사건들 간의 유기적인 관련성 역시 미약하거나 부 재하다. 이런 캐릭터 설정과 사건 구성에서 일탈의 의도적인 반복은 내 러티브의 응집력을 흩어놓음으로써 관객은 감독이 재현한 현실문제에 대해 단순한 관찰자가 아닌 참여자가 된다.9)

영화 <엘리펀트>의 내러티브를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2003년 칸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엘리펀트>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미국 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알렉스와 친구 에릭이 같은 학교 학생들과 교직 원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한 끔직한 사건10)이 일어났는데, 이 사건이 일 어나기 직전과 직후, 희생자와 목격자, 그리고 사건의 주범인 두 학생 의 일상적인 학교생활을 에피소드식으로 다루고 있다. 술이 덜 깬 아버 지가 운전을 하려는 것 때문에 걱정이 많은 존의 에피소드, 인물사진 포트폴리오에 온 신경을 쓰고 있는 일라이어스의 에피소드, 외모와 이

8) 조엘 마니, 앞의 책, p32 9) 조진희, 앞의 책, pp.143-170

10) 1999년 4월 20일 미국의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에릭과 딜란이라는 두 소 년이 미국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벌인 이 총기 난사 사건은 무려 900여발의 총알로 학생 12명과 교 사 1명을 죽인 끔찍한 사건이었다. 거스 반 산트는 이 학살 사건을 재구성해 <엘리펀트>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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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이 주된 관심거리인 여학생 3인조(브리태니, 조든, 니콜)의 에피소드, 이들과는 반대로 선생님의 지적과 친구들의 놀림에도 불구하고 외모엔 별 관심이 없는, 하지만 좋아하는 음악엔 마음을 빼앗기는 미셸의 에피 소드, 이성애-동성애 모임에 참석하기 전 존을 위로해준 아카디아의 에 피소드, 총소리에 놀라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카디아의 탈출을 침착하 게 돕지만 자신은 정작 어이없이 희생된 흑인 베니의 에피소드, 그리고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 총기난사범 알렉스와 공범 인 친구 에릭의 에피소드 등.

영화 <엘리펀트>는 이들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 총기 사건이 일어 나기 직전 이들이 공유한 시간과 공간을 인물들이 처한 다양한 상황과 시점에서 관찰하고 기록한다. 감독은 전형적인 내러티브에서처럼 특정 인물에게만 주인공의 지위를 부여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특 별한 목적의식도 갖고 있지 않다. 가해자인 알렉스와 그를 괴롭혔던 미 식축구선수이며 마지막 희생자인 네이선과의 갈등적 요소를 보여주긴 하지만 일반적인 극영화에서처럼 갈등이 일어나고 그 갈등으로 인해 긴장이 만들어지고 그 긴장감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거치지도 않는다.

단지 총기 사건이 일어나기 전과 그 이후 그들의 에피소드만 다중시점 내러티브 방식으로 재현할 뿐이다. 이 때문에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 으면서도 현실문제에 대한 그의 태도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감독은 다중시점의 비전형적인 내러티브 방식을 통해 청소년에 의한 총기사건으로 인한 “미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젊은이 들의 시선”11)과 “사회의 변방에서 살아가는 소외된 자들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창조한 아웃사이더를 영웅으로 만들지 도 않고, 사회의 희생양으로 몰아붙이지도 않는”12)다. 이는 구스 반 산 트 감독의 일관된 주제의식과 이 문제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 및 태도 를 드러내는 방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13).

11) 이상인,「거스 반 산트 감독의 <레퀴엠 3부작-게리, 엘리펀트, 라스트 데이즈>에 관한 연구」, 한국예 술교육학회, 예술교육연구(6권2호), 2008, p20

12) 씨네21, 『영화감독사전』, 한겨레신문사, 2002

13) 반면, 콜롬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메터리 <볼링 포 콜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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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중시점 내러티브: 중첩된 시간과 공간

데이비드 보드웰은 “내러티브란 시간과 공간에서 발생하는 인과관계 로 엮어진 사건들의 연결”14)이라고 했다. 내러티브는 기본적으로 스토 리의 기본 구성요소 중 하나인 사건의 원인과 결과가 시간 속에서 일 어난다. 그리고 사건이 제시되는 근거에 따라 스토리의 시간은 구축 된 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영화의 화면공간 또한 사건이 발생하는 스토리의 공간이며 플롯 공간이다.15) <엘리펀트>는 총기 난사가 일어나 기 전 16분 동안 희생된 학생들과 그곳에 그들과 함께 있었던 목격자 들, 그리고 총기 난사 당사자들과의 중첩된 시간과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크게 세 공간을 중심으로 인물들 개개인의 시점에 따라 반 복적으로 재현된다. 네이션과 3인조 여학생이 공유한 식당으로 가는 복도 앞에서의 시*공간과 존과 일라이어스, 미셸이 만났던 도서관으로 가는 복도에서의 시*공간, 그리고 존과 총기난사범 2인조 알렉스와 에 릭이 마주친 학교 후문 쪽 야외 공간.

중첩된 플롯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기 직전과 직후 이들이 무엇을 하 고 있었는 지 살펴보면, 운동장에서 여자 친구가 기다리고 있는 교무실 로 향해 간 미식축구 선수 네이션은 여자 친구 캐리를 만나 외출하면 서 밤에 친구들과 노는 자리에 캐리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설득한다. 그 런 와중에도 자신을 관심 있게 바라봐주는 3인조 여학생들의 시선도 즐긴다. 반면, 여학생 3인조는 네이션에게 관심을 갖지만 그에게 여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여자 친구 캐리로 화제를 바꾼다. 그 리곤 간섭하는 부모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가 함께 쇼핑을 못가겠다

인>(2002)은 <엘리펀트>에서의 구스 반 산트 감독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취한다. 이 다큐멘터리는‘미 국 총기 문제의 원인을 피로 쓴 미국의 역사에서 찾고 있으며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선 누구나 소지할 수 있는 총기 소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면서 문제의 원인과 해결을 감독 자신이 적 극적이면서도 도발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의도를 드러낸다. (<볼링 포 콜럼바인>은 2003년 아카데미상 을 수상했고, 2002년 칸 영화제에서는 55주년 기념상을, 프랑스 세자르 영화제에서는 최우수 해외 영 화상을 수상했다.)

14) 데이비드 보드웰·크리스틴 톰슨, 『영화예술』, 주진숙·이용관 역, 이론과 실천, 1994, p97 15) 데이비드 보드웰·크리스틴 톰슨, 앞의 책, pp1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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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친구를 비난하기도 한다. 그녀들의 관심 속에는 이성과 다이어트, 쇼핑, 친구 등 10대 소녀들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엿보인다. 또한 존과 일라이어스, 미셸은 어떤가(그림1). 만취한 상태로 운전한 아버지의 차 를 타고 온 존은 형이 올 때까지 아버지를 지켜야 한다. 하지만 지각한 벌로 교장실로 불려 경고를 받는다. 아버지 때문에 근심이 가득한 존이 지만 복도에서 만난 일라이어스의 인물 사진 촬영 부탁엔 흔쾌히 재밌 는 포즈를 취해준다. 학교건물을 나와 아버지에게 가던 존은 중무장 한 알렉스와 에릭과 마주친다. 복도에서 존을 만난 일라이어스는 학교 오 는 길에 공원에서 찍은 커플들 사진을 현상하고, 더 멋진 인물 사진 아 이디어를 얻기 위해 도서관으로 간다. 현재 그는 다른 어떤 것보다 자 신의 포트폴리오 대상에게만 관심이 있다. 때문에 도서관에서 알렉스가 자신에게 총을 겨냥했을 때(shoot), 그 특별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먼저 알렉스를 향해 카메라 셔터(shot)를 누른다(그림10). 마지막 으로 존과 일라이어스가 만났던 곳과 같은 복도에서 흐릿한 배경으로 급하게 뛰어갔던 미셸은 첫 번째 희생자이다. 그녀는 체육선생님에게 짧은 옷을 입지 않는다고 지적을 당했고, 탈의실에선 친구들에게 놀림 을 당한다. 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은 도서관 일을 하러 가야한다. 존과 일라이어스가 사진을 찍고 있다. 시작 종이 울린다. 뛰 기 시작하는 미셸, 가까스로 제시간에 도서관에 도착한다.

앞서 살펴본 (그림1) 에서처럼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 각각의 사건 속 한 인물이 사건의 중심이 될 때 다른 인물들은 배경으로 물러나지만, 반대 로 배경의 인물이 사건의 중심이 되면 이전엔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은 사건의 주변인이 된다. 이처럼 총기사건이 일어나기 직전과 직 후 그 시간과 공간에 있었던 많은 학생들과 교직원과 식당 종사자들은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자신들의 관심에 맞춰, 자신들의 생활을 영위하 고 있는 모습들을 재현한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이러한 플롯 시간과 공간의 중첩이라는 개별적인 기록을 통해 영화 <엘리펀트>만의 “특별 했던 인식의 순간을 기록”16)한다.

16) 이상인,「거스 반 산트 감독의 <레퀴엠 3부작-게리, 엘리펀트, 라스트 데이즈>에 관한 연구」, 한국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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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엘리펀트>17) 그림2. 오픈닝-하늘 그림3. 엔딩-하늘 반복된 시간*공간(복도)

영화 <엘리펀트>는 청명하고 맑은 초저녁 하늘에 맑은 구름이 빠르 게 흘러가는 장면으로 시작(그림2)한다. 그리고 이야기 중간쯤에 갑자 기 먹구름이 몰려와 순식간에 어두운 하늘로 변했다가 다시 옅은 구름 층이 가득한 하늘(그림3)로 끝이 난다. 신화와 상징 연구에 권위 있는 장영란은 하늘 상징에 대해 “하늘은 인간의 감각들 중 시각을 통해 지 각될 수 있다. 시각은 인간이 가진 감각들 중 ‘거리’를 전제로 하는 감 각”18)이라고 했다. 우리는 우리의 눈 또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하늘을 올려본다. 마치 불교경전『열반경(涅槃經)』의 군맹무상(群盲撫象)19) 나오는 우화 속 코끼리 만지는 맹인들과 같다. <엘리펀트>에 나오는 각 각의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여자 친구 캐리와 저녁에도 함께 하고 싶어 한 네이션도, 학생식당에서 다이어트와 쇼핑을 고민하던 브리태니와 친 구들도, 도서관 일에 늦을 까봐 뛰었던 미셸도, 만취한 아버지의 음주 운전을 막기 위해 형을 기다리는 존도 몇 분 후에 일어날 그 끔직한 총기사건을 상상하지 못했다. 사건의 공범인 에릭도 알렉스에게 죽임을 당할 줄 몰랐을 것이다. 단지 그 순간 자신에겐 주어진 상황에서 판단 하고 행동할 따름이다. 때문에 영화 <엘리펀트>는 사건 직전 자신들에

술교육학회, 예술교육연구(6권2호), pp27-28, 2008.

17) 구스 반 산트, <엘리펀트(Elephant)>, 81min, color, 미국, 2003

18) 장영란, 「고대 그리스 신화의 철학의 ‘하늘’의 상징과 이미지의 변용」, 기호학 연구(제39집), p513, 2014.

19) 열반경(涅槃經)의 군맹무상: “날 때부터 장님인 사람들이 코끼리를 만져보고 코끼리의 생김새를 서로 말하고 있었다. 다리를 만져본 사람은 ‘코끼리는 기둥 같다’ 귀를 만져본 사람은 ‘코끼리는 부챗살 같 다’ 배를 만져본 사람은 ‘코끼리는 벽 같다’ 코를 만져본 사람은 ‘코끼리는 뱀 같다’고 하며...”이 우화 속 코끼리는 영화의 제목 “Elephant”다.

(정토회, http://www.jungto.org/vod/vod1.html?sm=v&b_no=26351&page=1&p_no=8(검색날짜: 2018.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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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주어진 상황에 충실했던 학생들의 일상을, 그들 각자의 시점에서 좀 더 가까이 근접해 들어가 기록하듯 재현한다.

정리하자면 감독은 영화 <엘리펀트>에서 특정 주인공 중심의 스토리 텔링으로부터 벗어나 개별 인물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에피소드식 구성과 반복되고 중첩된 플롯 시간과 공간구성 방식을 선택했다. 즉 구 스 반 산트 감독이 미국 내 총기문제라는 현실문제에 대한 다양한 관 점과 태도를 재현함으로써 관객의 다의적 해석과 체험의 가능성을 남 겨두었다.

Ⅲ. 스타일로 본 다중시점

1. 공간 구성으로서 시각화: 카메라 움직임

영화에서 촬영은 이미지 대상을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지점인 “시 선의 구성으로서의 시점”을 갖는다.20) 이러한 시선의 구성 과정에는 반 드시 관객을 전제로 한다. 때문에 카메라를 통해 구성된 시점이 관객을 어떻게 인도하고 있느냐는 감독의 윤리적이고 미학적인 태도와 관련해 설명할 수가 있다. 다시 말해 <엘리펀트>에서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시 점은 단지 “영화 속에 자신의 개인적인 기록을 담아내고, 그것을 통해 영화 스스로 진실을 말하게 하는 것이다.”21) 이는 <엘리펀트>에서 “어 떤 씬에 존재하는 특정한 순간마다 극적 행동을 지켜보는”22) 카메라의 시선(또는 감독/관객의 시선)과 촬영 대상인 등장인물들, 그리고 인물 들과 공간과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시각화와 카메라 움직임(트래블 링Travelling)을 선택하고 있다.

트래블링 촬영은 등장인물과 함께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인 학교 건 물 밖에서 안으로, 다시 안에서 밖으로 따라다닌다. 그러면서 건물 내

20) 조엘 마니, 앞의 책, 2007, p31

21) 씨네21, 『영화감독사전』, 한겨레신문사, 2002

22) 알렉산더 맥켄드릭·폴 크로닉(역음),『영화 수업』, 김윤철 역, 북하우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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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구조를, 그리고 그 건물 안과 밖에 생활하고 있는 학생 및 교직원 들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즉 감독의 시점(또는 관객의 시점이기도 한)인 카메라와 촬영 대상인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다양한 시점들 간의 연결이 이 카메라 움직임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캠퍼스 공원에서 커플을 촬영한 직후 암실에 들러 현상을 하고 다시 카메라를 들고 도서관으로 간 일라이어스를 따라가는 카메라의 움직임,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미식축구 연습을 하다 여자 친구 캐리를 만나기 위해 교무실로 가는 네이션을 따라 이동하는 카메라의 시선, 그 리고 음주운전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아버지 때문에 괴로운 존을 따르거나 지켜보는 카메라의 시점, 친구들을 피해 텅 빈 체육관을 가로 질러가는 미셸이 바라보는 시점, 그리고 총기난사범인 알렉스와 그의 방을 소개하는 카메라 움직임과 미장센 등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엘리펀트>에서 마지막 희생자인 네이션을 따르는 카메라는 그로부터 시작하지는 않는 다. 카메라는 고정된 상태로 화면 중경쯤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미식축 구 연습을 하고 있는 무리들과 네이션을 함께 보여준다. 그리고 한 소 녀(미셸)가 화면 전경으로 들어온다(그림4). 미셸은 배경음악으로 흘러 나오는 피아노 연주 곡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23) 행복한 표정으로 감상하고 프레임 아웃된다. 잠시 후 중경에서 미식축구를 하던 네이션 이 전경으로 들어와 겉옷을 입고 건물 안으로 걷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카메라도 함께 움직이기 시작해 아주 길게 네이션을 따라 이동한다. 여 자 친구 캐리를 만나러 가는 네이션의 긴 여정을 동반자적 시점으로 동행하면서 카메라는 건물과 복도에서 자신들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을 스케치 하듯 기록한다. 그들 중 네이션에게 관심을 갖는 여학 생 3인조에 와서는 객관적인 시점이었던 카메라의 시선이 그녀들의 주 관적 시점으로 옮겨갔다가 네이션의 주관적 시점과 객관적 시점을 동 시에 보여주었다가 다시 네이션을 따라가는 객관적인 카메라의 시점으

23) 이‘월광 소나타’는 나중에 밝혀지지만 총기난사범 중 한 명인 알렉스가 연주하고 있다. 이 피아노 연 주는 미셸이 프레임 아웃된 이후에도 계속 이어져 네이션의 이동쇼트가 끝날 때까지 지속된다. 아이 러니하게도 연주자인 알렉스에게 희생된 첫 번째가 미셸이고 마지막 희생자가 네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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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바뀐다. 카메라 움직임에 의한 화면구성은 이와 같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했던 인물들의 관계성을 기억하고 상기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엘리펀트>를 이루고 있는 에피소드의 제목은 영화 속 총기사건의 희생자의 이름이다. 내러티브에서 목격자인 존은 각 에피소드 속 인물 과 인물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존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희생자들과 연관돼 있다. 두 번째 살펴볼 카메라 움직임은 존과 직접 연관된 희생자 일라이어스와 관련되어 있다. 일라이어스는 희생되기 직 전 복도에서 만난 존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는다.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담길 인물 사진에만 관심이 있는 그는 총기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공 원에서 범상치 않은 커플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때 카메라의 프레임은 고정된 상태에서 정면으로 다가왔다가 멀어져 가는 일라이어스의 뒷모 습을 롱테이크로 지켜본다. 자신의 포트폴리오용 촬영 대상을 진지하게 물색하는 일라이어스의 시선과 그런 그를 담담하게 지켜보고 있는 구 스 반 산트의 카메라의 시선은 일라이어스를 따라 이동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그의 현재를 기록한다. 즉 도서관에서 두 번째 희생자가 됐 을 때까지 카메라가 따라다니면서 기록한 일라이어스의 현재는 학생들 로 북적이는 복도를 지나 잠깐 암실에 들러 필름 현상을 하고, 도서관 앞 복도에서 만난 존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모습은 도서관에서 사진잡지를 보다 맞닥뜨린 중무장한 알렉스를 자신의 카메 라에 담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알렉스의 두 번째 희생자가 된다. 이처 럼 카메라는 일라이어스가 희생되기 전 몇 시간 동안의 일상을 트래블 링 샷으로 따라다니며 다양한 시점에서 기록한다.

다음으로 목격자 존과 첫 번째 희생자인 미셸, 그리고 마지막 희생자 인 알렉스에 대한 촬영과 화면 구성은 다음과 같다. 영화가 시작하면 만취한 아버지가 운전한 차를 타고 학교에 가고 있는 존의 장면을 부 감 이동 샷으로 보여준다. 아버지가 걱정된 존은 형에게 전화를 해 아 버지를 부탁한다. 그런 존을 못마땅하게 지켜보고 있는 교장은 아웃 포 커스 된다. 실내장면에서의 이러한 아웃 포커스를 통한 평면적인 화면 구성은 단지 존에게 국한되지 않고 인물과 인물, 인물과 공간 관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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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시각화로 드러난다. 이러한 개별 주체들의 평면적인 관계성을 다 층적이고 다중적인 시점으로 연결시켜주는 것이 카메라 이동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존이 아버지의 자동차 키를 맡긴 교무실을 보자.

이곳은 총기난사의 주범인 알렉스에게 마지막 희생자가 된 네이션과 그의 여자 친구 캐리의 에피소드가 끝나는 곳이다. 하지만 카메라는 존 으로 이어져 네이션와 캐리를 보여주고 그리고 자동차 보험 문제로 걱 정이 많은 어떤 교사를 보여준다. 그는 동료 교사들로부터 생일 축하 서프라이즈를 받는다. 이 교사는 내러티브상 중요한 인물은 아니지만 카메라는 그를 놓치지 않고 기록한다. 또 다른 예로 여학생 3인조 에피 소드를 보자. 식당에서 그녀들을 따르던 카메라는 그녀들에게서 벗어나 몰래 마리화나를 나눠 피우는 식당 직원으로 옮겨갔다가 다시 식당을 나가는 그녀들에게로 이어진다. 이처럼 카메라의 움직임은 특별히 내러 티브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과 상황들을 재현한 다.

존과 미셸, 알렉스의 공간을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 다. 교무실에서 나온 존은 복도를 지나 빈 휴게실에 들어와 괴로운 듯 눈물을 흘린다. 그런 그를 동성애-이성애 모임에 참석하러 가던 아카디 아가 위로를 해준다. 그런데 광각렌즈로 촬영된 이 공간은 아카디아가 들어오기 전까진 공허하고 쓸쓸하게 보인다. 존의 배경은 아웃 포커스 였던 초점이 배경 속으로 들어온 아카디아로 이동한다. 그리고 다시 포 커스인 된 존을 위로해주기 위해 아카디아가 다가와 두 샷이 된다(그 림5). 이렇게 위로를 받은 존은 건물 밖으로 나가 생존자가 된다. 여기 선 초점 이동이 두 인물을 연결시켜주고 있다. 하지만 첫 번째 희생자 인 미셸의 공간구성은 존과 같으면서도 다르다. 체육교사에게 복장에 대한 지적을 당하고 동급생들에게 외모적으로 비하를 당한 미셸의 내 적 공간으로 표현된 빈 체육관(그림6)도 존의 빈 휴게실처럼 단일한 시점의 고정된 카메라로 황량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미셸에게는 그녀를 위로해줄 아카디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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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미셸과 알렉스(배경) 그림5. 존의 공간(아카디아 함께) 그림6. 미셸(빈 체육관)

존과 미셀, 알렉스의 공통점은 세 사람 모두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 는 것이다. 존은 아버지의 음주 운전에 걱정이, 미셸과 알렉스는 친구 들의 왕따가 그들을 괴롭히고 있다. 존과 미셸의 공간이 고정된 샷으로 보여줬다면 총기난사 주범인 알렉스의 공간은 베토벤의 피아노곡 <엘 리제를 위하여>를 연주하고 있는 알렉스를 시작으로 360도 패닝 (panning)해서 방 전체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트로피와 그가 그린 그 림, 많은 스케치들24)로 채워져 있다. 입체적인 카메라 움직임으로 보여 준 알렉스의 방은 그가 취미생활로 그림그리기나 피아노 연주하기를 좋아하는 아주 평범한 고등학생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총기난사 주범 알렉스에 대한 재현은 단면적인 재현보다는 보다 입체적으로 재 현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촬영과 화면구성으로 이루어진 카메라의 시선은 각 에 피소드의 주체인 인물의 시점을 따른다. 그러면서 개별 인물들의 시선 은 다른 인물들의 시선과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또는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중첩된다. 이렇게 다양한 인물의, 다양한 시점은 한 고등학교 에서 일어난 총기 사건과 그 사건을 구성하고 있는 인물들의 소소하고 순간적인 삶의 구성요소들이 된다. 다시 말해 <엘리펀트>의 촬영과 미 장센에 의한 시각화는 “시간을 사건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열망”이자

“비디오 게임을 영화로 전환하되 스펙터클하지 않게 재현”하려는 감독 의 윤리적 태도이다.25) 또한 감독은 트래블링 샷이라는 촬영 기법을

24) 스케치 그림 중에 영화의 제목인 ‘엘리펀트’도 있다. 또한 피아노를 연주하는 알렉스의 얼굴에는 왕따 당한 교실에서의 짜증도, 식당에서의 학생들의 소리에 괴로워하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방에 서의 알렉스는 총기사건의 주범이라고 여길 그 어떤 징후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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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해 적어도 “우리가 그들을 오래 지켜볼 수 있고, 잊지 않게”26) 미학 적으로 그들의 삶을 기록한다.

2. 시간 구성으로서 편집

스티븐 디 캐츠는 “편집의 실행을 이해하는 것은 그 씬의 극적인 필 요들에 주목하면서 전체 시퀀스를 위해 요구되는 카메라 위치에 대한 전체상을 그려볼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했다27). 편집에 의해 영화의 복합 시점이 생기기 이전에는 영화적 시점 또한 회화나 사진의 전통을 이어받은 단일 시점을 사용하여 재현하였다.

1895년 그랑 카페에서 소개된 뤼미에르 형제의 활동사진들인 <기차의 도착>이나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들이나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세 계 여행>같은 소위 초기 타블로 영화들은 하나의 시점으로 촬영되었다.

단지 사진이나 회화와의 차이점은 정교하게 계산되고 구성된 움직임이 추가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편집은 관객이 위치하고 바라보는 지점을 단일한 시점에서 다양한 시점으로의 변화가 가능하게 했다. 편 집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초기영화에서 관객은 “제시되는 현실의 일부 분 앞에 서 있으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터 관객은 볼거리 내부 에, 즉 그 공간 안에 있게 된다.”28) 이는 인과성에 의한 서술이 존재하 는 연속 이미지인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구성적 영화 시간 요소로 사 용된다. 영화의 시간은 “쇼트들의 연속과 그것들의 관계를 조직하는 몽 타주에 의해 결정”29)된다. 때문에 제시된 쇼트가 영화적 공간 안에 어 떤 시점으로 존재하느냐는 인물이 공간적(또는 시간적) 배경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지 인지할 수 있게 해준다.

25) 송혜진, ‘정성일 평론가와 전찬일 평론가의 <엘리펀트> 찬반 논쟁’, 씨네21(No.468), 2004.09.08.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26021)

26) 심영섭, ‘거스 반 산트의 최고 걸작, <엘리펀트>’, 씨네21(No.469), 2004.9.15.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26138)

27) 스티븐 디 캐츠, 『영화연출론』, 김학순 최병근 역, 시공사, 1998, p168 28) 조엘 마니, 앞의 책, p88

29) 벵상 피넬, 앞의 책,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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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카메라를 통해 제시된 쇼트의 시점을 조엘 마니는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누고 있다. 첫 번째는 관객과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응시자’라고 할 수 있는 객관적 쇼트가 있다. 이는 감독의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를 규정해주는

‘누군가를 통한 시선’인 주관적 쇼트다. 시점 쇼트(P.O.V)라고도 하는 이 쇼트의 시점에서 관객은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보게 된다. 그리고 마 지막으로 카메라가 한 인물을 따라다니는 ‘동반적 시선’이라고 하는 반 주관적 쇼트이다. 이 시점에서 관객은 인물의 움직임을 따라다닐 수 있 고, 때로는 인물의 어깨 뒤에 숨어 인물의 주관적 시점과 관객의 객관 적 시점을 중첩시킬 수도 있다.30)

그림7. 네이션 시점으로 보여진 3인조 여학생 그림8. 여학생들과 그녀들을 보는 네이션

위에서 언급한 세 범주인 객관적 시점, 주관적 시점, 반주관적 시점31) 은 <엘리펀트>에서시간과 공간의 분절인 물리적 편집에 의존하지 않는 롱테이크와 동반자적 시선으로 이어지는 카메라 움직임(트래블링 샷)에 따라 한 쇼트 내에서의 시점 전환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내적 편집에 의한 시점 전환으로 이어지는 롱테이크와 트래블링 샷은 “객관적인 관점 에서 뿐만 아니라 매우 주관적인 관점, 즉 관객이 등장인물들의 바로 곁 에서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전달”32)할 수 있다. 예를 들면 2장에서 살펴 본 것처럼 네이션이 여자 친구 캐리를 만나러 가는 긴 복도 롱테이크 트

30) 조엘 마니, 앞의 책, pp.90-98

31) 이는 주관적이면서 객관적인 두 시점을 동시에 담고 있는 이중시점이다.

32) 김영준·민대진, 「<버드맨>의 롱테이크기법분석」, 영상문화콘텐츠연구(13집), 2018,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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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블링 샷에서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네이션을 앞서거나 뒤서거나 하던 카메라가 네이션에게 관심 있는 여학생 3인조 앞을 지날 때 객관적으로 네이션을 보여준다. 이어서 3인조 여학생들의 주관적 시점으로 전환되었 다가 다시 네이션의 얼굴 배경으로 여학생들을 볼 수 있는 반주관적 시 점으로의 전환이 편집 없이 한 쇼트 안에서 유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림7, 그림8). 이는 특정 등장인물의 시점만을 강조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내적 편집에 의한 “시점의 확대와 통합”33)은 관객 도 감독도 등장인물도 그 이야기 공간 안에 함께 존재함으로써 서로의 입장을 공유할 수 있게 한다.

이와 관련해 살펴볼 또다른 장면은 존과 일라이어스, 미셸 이 세 인물 의 시점이 내적 편집에 의해 반복과 중첩으로 확대되고 통합돼 재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 인물의 시점이 공유되고 전환되는 복도(그림1)는 이 들의 시점뿐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도 중복되고 있음을 앞선 내러티브 분 석으로 살펴본 바가 있다. 여기서는 그들이 공유한 복도를 전후로 어떻게 시작해서 연결되고 마무리 되는 지 살피고자한다. 왜냐면 편집에서의 시 간구성은 쇼트와 쇼트의 전후 맥락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내러티 브의 시간적 서술 관계로 보면 이 복도 장면 이후,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 나기 몇 십분 전으로 사건은 반복적으로 플래시 백 된다. 뿐만 아니라 이 복도를 지나간 세 사람은 불과 몇 분 후에 일어날 알렉스와 에릭 2인조 총기난사범에 의해 두 사람은 희생자가 되고 한 사람은 생존자로 남는다.

그림9. 존의 슬로우 모션 그림10. 총을 든 알렉스를 찍는 일라이어스

33) 벵상 피넬, 앞의 책, pp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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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 장면(그림1)의 첫번째는 일라이어스로 시작해서 존으로 마무리된 다. 이 상황이 시작되는 바로 앞선 쇼트가 네이션과 캐리의 뒷모습이며 바로 이어서 일라이어스의 정면 쇼트이다. 이렇게 앞선 쇼트와는 다른 시 선으로부터 시작된 일라이어스는 카메라를 향해 걸어온다. 쇼트는 일라이 어스와 존이 만나는 지점에 이를 때까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이동한 다. 일라이어스가 존의 사진을 찍어주는 동안 쇼트는 잠시 멈춰서 그들을 지켜본다. 그들의 뒤쪽엔 포커스 아웃된 붉은 옷을 입은 미셸도 보인다.

스토리 시간 구성으로 보면 일라이어스는 이 복도에 오기 전 암실에서 커플 사진을 현상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인물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나왔고, 존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그의 사진을 찍는다. 그때 종소리가 들린다. 종소리와 함께 배경의 미셸은 화면을 지나쳐 프레임 아 웃되고 일라이어스도 미셸 방향으로 프레임 아웃된다. 그리고 쇼트는 존 을 따르는 카메라 시점으로 바뀐다. 일라이어스가 오던 방향으로 걷기 시 작한 존의 뒷모습을 그의 걸음 속도에 맞게 트래블링하는 카메라의 시점 은 존이 식당 복도를 지나 건물 밖으로 나가서도 계속 이어진다. 존과 함 께 건물 밖으로 나간 카메라는 부마라는 개와 잠깐 장난을 치는 존을 슬 로우 모션으로 보여준다(그림9). 이어 존은 중무장한 채 건물 안으로 들 어가는 총기난사의 주범들 알렉스와 에릭 2인조와 맞닥뜨린다. 복도 이후 지속된 쇼트는 그때서야 놀란 존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보여주고 컷된 다. 그리고 존의 시점이 된 쇼트는 건물로 들어가는 알렉스와 에릭 2인조 를 보여준다. 스토리 시간 순서로는 학교는 이후 이들에 의해 참혹하고 끔직한 공간으로 변한다. 하지만 컷해서 보여준 다음 쇼트는 플래시 백해 서 과학 수업 시간에 네이션에게 괴롭힘 당하는 알렉스의 이야기를 보여 준다. 이처럼 첫 번째 복도 장면은 희생자인 일라이어스로 시작해서 목격 자인 존을 위한 시점으로, 그리고 다시 사건의 주범인 알렉스와 에릭을 위한 이야기로 시점으로의 전환이 유연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목격할 수 가 있다.

반복되는 복도의 두 번째에서 카메라는 일라이어스만을 중심으로 따른 다. 이 쇼의 시작은 암실에서 사진 작업하는 일라이어스의 표정을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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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보여준다. 그는 평화로워 보인다. 컷이 바뀌면 암실에서 나온 일라이 어스가 복도에서 존을 만나 사진을 찍고 도서관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사 진 잡지를 들고 프레임 아웃되면 책수레를 끌고 화면 안으로 들어온 미 셸에게로 카메라의 시선이 옮겨간다. 그리고 장면은 컷되고 다시 플롯 시 간은 과거로 돌아간다. 일라이어스 에피소드의 끝은 존보다는 그 끔직한 사건의 순간에 좀 더 근접한 시간에서 멈춘다. 즉, 존의 쇼트가 무장한 알렉스와 에릭 2인조가 건물로 들어가는 순간에서 멈췄다면, 일라이어스 에게 스토리 시간은 그들을 직접 보여주지는 않지만 알렉스가 첫 번째 공격 대상을 찾아 도서관으로 들어온 순간에 멈춘다. 복도를 공유한 세 번째 인물인 미셸에게서는 알렉스가 총을 장전하는 순간에 멈춘다. 이렇 게 복도라는 같은 공간을 공유한 세 인물에 의해 제시된 스토리 시간은 첫 번째 희생자가 발생한 순간에 점진적으로 근접해 들어간다. 이처럼 쇼 트들의 연속과 그것들의 관계로 조직된 편집에 따라 관객의 시점은 확대 되어가면서 동시에 사건이 발생한 순간으로 수렴된다.

세 번째 반복된 복도는 존과 일라이어스의 배경으로 소개되었던 미셸 의 에피소드이다. 이 에피소드는 영화의 중간쯤 보여주는 급변하는 하늘 인써트 이후이며, 알렉스와 에릭이 배송된 총과 실탄으로 사격 연습하는 장면 바로 직후이다. 미셸의 복도 쇼트가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쇼트는 알렉스와 에릭이 총기난사 모의를 하는 장면이다. 알렉스와 미셸은 친구 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들이다. 하지만 알렉스는 끔직한 사건의 주 범이고, 미셸은 그의 첫 번째 희생자가 된다.

편집을 통해 구성된 사건들의 배열은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단순한 이 분법적 구분이 아닌 좀 더 다각적인 시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일라이어스 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그의 촬영 대상은 주로 주변의 인물들이다.

그래서 공원에서 커플을 찍었고, 복도에서 존을 찍었다. 마찬가지로 그는 도서관에서 알렉스가 자신에게 총을 겨누는 순간 아무 거리낌 없이 그를 카메라에 담았다. 동시에 영화촬영 카메라는 화면 정면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일라이어스를 찍는다(그림10). 영화는 그의 마지막을 기록하고, 일라이어스의 카메라는 알렉스의 마지막을 기록한다. 감독의 시점과 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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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스의 시점, 그리고 알렉스의 시점이 동시에 공존하는 순간이다. 즉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이며 찍히는 대상과 찍는 주 체의 시점과 경계가 흐릿해진다.

영화 <엘리펀트>에서 롱테이크 트래블링 샷으로 재현한 현실의 시간 은 인물이 특정한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34) 영화적 쇼트의 시간, 즉 고 속촬영에 의한 슬로우 모션으로 전환된다. 이는 그 인물만을 위한 시간 이며, 객관적 시점에 주관적 시점으로의 전환을 강조하기 위한 영화적 시간이다. 존의 에피소드 이외에도 미셸과 네이션의 경우에도 이러한 순간은 존재한다. 선생님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외면당한 미셸이 배경음 악으로 흐르는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들으며 행복해한다(그림4).

또한 여학생 3인조의 시선을 즐기는 네이션의 모습에서도 그렇다(그림 7, 그림8). 미셸과 네이션은 둘 다 친구들의 관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 관심이 미셸에게는 비난의 관심이고, 네이션에게는 매력적인 관심이 다. 이 둘은 극단적으로 주변인들에 의해 분리되고 있지만 동시에 하나 로 연결되어 있다. 다시 말해 영화 <엘리펀트>에서 구스 반 산트 감독 은 편집으로 구성된 각 인물들의 다양한 시점을 통해 개별 인물들의 특별한 순간을 강조함과 동시에 그들이 공유한 시*공간 안에 연속적으 로 머무르게 하고 있다.

영화를 편집한다는 것은 “촬영에 있어서의 실제 시간과 필름 위에 재현된 시간, 그리고 관객이 느끼는 시간 사이의 관계들을 융통성 있게 다루면서 시간을 조직하는 것”35)이다. 영화 <엘리펀트>는 학교라는 공 간의 외부에서 시작해서 내부로 끝난다. 네이션을 따라 들어간 카메라

34) 이는 외재적 사운드를 통해서 잘 들어나고 있다. 일라이어스가 사진을 찍거나 암실에서 현상을 하거 나 사진과 관련된 일에 몰입할 때를 제외하곤 감독은 일라이어스 모습 위로 배경음악을 들려준다. 알 렉스가 친구들의 말소리를 괴로운 소음처럼 느끼는 내적 상태를 보여주기 위해 새 소리 효과음을 외 재음으로 사용했듯이, 여기서는 친구나 촬영의 대상이 될 친구들 외엔 전혀 관심이 없는 일라이어스 의 내면 상태를 강력한 전자음악 사운드로 들려준다. 이는 미셸의 내적 상태를 대변해주는 사운드이 기도 하다. 미셸은 친구들에게 외면당하고 있지만 어찌 보면 그녀가 친구들을 외면하고 있는 지도 모 른다. 이러한 인물의 내면을 위한 외재적 사운드는 슬로우 모션과 마찬가지로 일라이어스와 미셸을 따르면서 보여준 객관적이고, 주관적이며 동시에 동반자적 시점에 감독의 시점까지 제시하게 된다.

즉, 한 인물에 대해 외적이면서도 동시에 내적인 세계를 동시에 들여다볼 기회를 주면서 단면적인 이 해보다는 다면적인 측면에서의 이해가 가능하게 한다.

35) 벵상 피넬, 앞의 책,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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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시선은 학교 공간을 공유한 많은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기록하고 네 이션과 그의 여자 친구 캐리의 마지막 목격자가 된다. 촬영과 편집을 통해 구성된 시*공간은 희생자들을 객관적이고 주관적이며 동시에 반 주관적(동반자적)시점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경계를 흐릿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슬로우 모션과 외재적 사운드로 인 물들의 내면까지 표현하려함으로써 총기난사 사건의 순간 그곳에 있었 던 인물들을 기록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공유한 공간, 그리고 시간 을 특정 인물의 단일 시점이 아닌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시점으로 그 사건을 재구성해서 재현하고 있다.

Ⅳ. 결 론

지금까지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연출한 <엘리펀트>를 다중시점에 초 점을 맞춰 살펴보았다. 영화에서 시점은 카메라의 시선이자 감독의 시 선이며, 어떤 문제나 현실세계에 대한 감독의 관점이다. 이에 본 연구 는 이러한 인식과 관점의 구현으로서 다중시점을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영화 <엘리펀트>에서 어떻게 재현해내고 있는 지를 살펴보았다. 2장

‘내러티브로 본 다중시점’에서는 비전형적인 다중시점 내러티브 방식인 멀티 인물설정, 정교하게 계산된 에피소드식 구성 방식, 그리고 중첩된 시간과 공간 구성에 대해서, 3장 ‘스타일로 본 다중시점’에서는 카메라 가 보여주는 것과 등장인물이 보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 사이의 관계를 화면구성으로서 촬영과 시간구성으로서 편집을 중심으로 다중시점 시 각화를 살펴보았다. <엘리펀트>에서 카메라의 시선으로 구현된 시각화 는 개별 주체들의 다중시점으로 분화되었다가 다시 주체로 통합되는 과정을 스타일을 통해 보여준다. 영화 <엘리펀트>에서의 다중시점은

‘내러티브’와 ‘스타일’을 통해 감독이 현실세계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인지하고 있고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 지 알 수 있었다. 즉, 소외된 소수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온 감독은 <엘리펀트>에서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끔직한 총기난사에 대해 원인 규명보다는 총기난사 사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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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같은 장소에 있었던 피해자들과 목격자들, 그리고 가해자들을 평 등한 시선으로 기록하고 기억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영화 <엘리 펀트>를 통해 살펴본 다중시점 내러티브와 다중시점 시각화는 영상매 체로서 영화가 현실세계에 대한 단순한 재현이 아닌 복합적 인식과 지 각의 기능으로써 활용될 수 있음을 살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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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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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장영란, 「고대 그리스 신화의 철학의 ‘하늘’의 상징과 이미지의 변 용」, 기호학 연구, 제39집, 2014,pp509-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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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No.467), 2004.8.24.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25777)

[15] 심영섭, ‘거스 반 산트의 최고 걸작, <엘리펀트>’, 씨네21(No.469), 200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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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26138)

[16] 송혜진, ‘정성일 평론가와 전찬일 평론가의 <엘리펀트> 찬반 논쟁’, 씨네21(No.468), 2004.09.08.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26021) [17] 짐 호버먼, 이담형 번역, ‘반 산트의 가장 성공적인 실험작,

<엘리펀트>’, 씨네21(No.485)2005.01.12.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28133) [18] 정토회,

http://www.jungto.org/vod/vod1.html?sm=v&b_no=26351&page=1&p_no=8 (검색날짜: 2018. 05.11)

(24)

■ 국문초록

다중시점을 통해 본 내러티브와 시각화 :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엘리펀트>를 중심으로

김재영

본 연구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이 2003년도에 연출한 <엘리펀트 Elephant>를 ‘다중시점’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고자한다. 조엘 마니는 영 화에서 시점은 “카메라의 시선이며, 감독의 시선이며, 어떤 문제나 현 실세계에 대한 감독의 관점”이라고 했다. <엘리펀트>를 선택한 이유는 이러한 시점의 문제를, 감독이 지닌 현실세계의 인식의 구현인 내러티 브와 카메라의 시선인 시각화 문제로까지 확장해서 살펴볼 수 있기 때 문이었다.

영화 <엘리펀트>는 1999년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을 다루고 있다. 소외된 소수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온 감독은 <엘리 펀트>에서 이 문제가 발생한 원인 규명보다는 총기난사 사건 발생 당 시 같은 장소에 있었던 피해자들과 목격자들, 그리고 가해자들을 평등 한 시선으로 지켜볼 뿐이다. 이에 본 연구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엘 리펀트>에서 이러한 인식과 관점의 구현으로서 다중시점을 어떻게 재 현해내고 있는 지를, 2장에서는 ‘내러티브로 본 다중시점’을, 3장에서는

‘스타일로 본 다중시점’을 통해 살펴보려고 한다.

2장에서, 전형적인 내러티브 방식이 아닌 비전형적인 다중시점 내러 티브 방식을 통해 감독은 효과적으로 관객들의 동화를 이끌어내는 방 식보다는 감독 자신의 문제의식을 표현하기 위해 비전형적인 멀티 인 물설정, 정교하게 계산된 에피소드식 구성 방식, 그리고 선형적인 내러 티브적 시간구성이 아닌 중첩된 시간구성 방식 등을 선택하여 재현하 고 있다.

3장에서는 앞선 다중시점 내러티브가 감독의 문제의식을 어떻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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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고 있느냐와 관련시켰다면, 여기서는 스타일적 측면에서 화면구성 으로서 촬영과 시간구성으로 편집을 중심으로 다중시점 시각화를 살펴 보고자 한다. 시각화는 “카메라가 보여주는(하지만 관객이 보고 있는) 것과 등장인물이 보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 사이의 관계”이다. 즉, 구 성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재현된 인물들 간의 관계에 대한 영화적 시 점과 카메라의 시선에 관한 것이다. <엘리펀트>에서 카메라의 시선으로 구현된 시각화는 개별 객체들의 시선으로 분화되어 객관화 되었다가 다시 주체로 통합되는 과정을 스타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엘리펀트>를 연출한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현실세계 에 대한 문제인식 방식과 영상적 시각화 재현 방식을 살펴보았다. <엘 리펀트>에서의 다중시점 내러티브와 다중시점 시각화는 영상매체로서 영화가 현실세계에 대한 단순한 재현이 아닌 복합적 인식과 지각의 기 능으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주제어 : 시점, 다중시점, 내러티브, 시각화, 편집, 엘리펀트, 구스 반 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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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stract

Narrative and visualization through multiple viewpoints:

Focused on Gus Van Sant's <Elephant>

JaeYoung Kim

This study focuses on Elephant directed by Gus Van Sant in 2003.

Joel Manney said that the point of view in the movie was "the camera's gaze, the gaze of the director, and the viewpoint of the director on any problem or real world." The movie Elephant deals with the shooting rampage at Columbine High School in 1999. In this paper, we present how the director Gus Van Sant reflects in the film Elephant through multi-view, as a multi-view narrative in chapter 2 and multi-view visualization.

In Chapter 2, supervisors use non-traditional multi-view narrative methods, which are not typical narrative methods, in order to effectively express their own awareness of problems, rather than deriving the audience's assimilation effectively.  In Chapter 3, we discuss the multi-view visualization with emphasis on editing in terms of shooting and time composition as a screen composition in terms of style from the viewpoint of how the preceding multi-view narrative relates to how the supervisor's problem consciousness is shown.

Visualization is "the relationship between what the camera shows (but what the viewer is seeing) and what the character is supposed to see".

That is, it relates to the cinematic viewpoint and the camera's gaze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onstructed space and the characters reproduced in time. In the Elephant, the visualization realized by the camera's gaze is differentiated into the eyes of the individ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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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jects, then objectified, and then the process of integrating into the subject is shown through the style.

Director Gus Van Sant, who directed the Elephant, looked at how he perceived the problem in the real world and reproduced it with visual visualization. Multi-view narrative and multi-view visualization in Elephant is a good text that shows that film can be utilized as a function of complex perception and perception, not simply representation of the real world.

KEYWORDS : Point of view, Multi-Point of view, Editing, Narrative, Visualization, Elephant, Gus Van Sant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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