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외 리 포 트
미국의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정책 변화와 시사점
김선웅|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밀워키캠퍼스 경제학과 교수
이 글은 1945년 이후 현재까지 실시된 미국의 저 소득층을 위한 주요 주택정책을 역사적인 측면에 서 기술하고자 한다. 그간 집행되었던 정책을 논 의함에 있어서 그 정책을 도입하게 된 중요한 사 회, 경제, 역사적인 사건들을 고찰하고, 정책을 입 안, 집행하는 과정에서 과연 그 정책이 지향하고 자 하는 목적을 잘 달성하였는지, 또한 시행착오 로 인하여 어떠한 부작용이 있었는지를 분석하고 자 한다. 이를 통하여 한국의 저소득층을 위한 주 택정책 수립과 집행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아 보고자 한다.
미국 저소득층의 주택정책 현황
2005년 현재 미국의 저소득층 주택정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미국 각 도시에 산재 하여 있는 약 130만 채의 공공임대주택이다. 거의 모든 공공임대주택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3,300개 의 지방 공공주택공사(Local Public Housing
Authority)가 소유하여 관리하고 있다. 연방정부 의 주택 및 도시개발부(Department of Housing and Urban Development: HUD)는 지방 공공주택 공사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공공주택의 계획, 개발, 관리 등에 관한 제반 기술을 지원한다. 주에 따라서는 주정부도 지방 공공주택공사의 보조금 을 지급하거나, 기술적인 지원을 하기도 한다. 둘 째, HUD는 주정부의 주택도시국이나 지방 공공 주택공사를 통하여 약 200만 가구에게 housing voucher(주거비보조 상환증서)를 지급하고 있다.
지방 공공주택공사가 소유∙관리하는 공공임대주 택과는 달리, 주거비보조 상환증서는 그 지역의 평균 주거비, 가구소득과 가족 수 등의 가구구조 에 따라 보조금의 액수가 정해진다. 이 상환증서 를 가지면 수혜자는 어느 지역에 있든지 원하는 주택을 임대 또는 매입하여 상환증서에 명기된 금 액을 현금 대신 집주인이나 모기지론을 대출해준 은행에 지불하게 된다. 셋째, 저소득주택세금면제 (Low Income Housing Tax Credit: LIHTC)제도로
하여 주는 제도다.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보조까지 합하면, 미국의 약 1억 가구 중에서 약 5%에 해당 되는 500만 저소득층 가구(약 1,500만 명)가 직접 적으로 주택보조를 받고 있다고 추정된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저소득층 주택정책의 추 진을 위한 재정은 상당부분 HUD의 재정으로 충 당되고 있다. 공공주택과 주거비보조 상환증서 프 로그램에서 사용하고 있는 HUD의 2006년 주택 보조비 예산은 약 260억 달러 정도다. 이는 연방 정부의 1년 예산 2.6조 달러(2.6 trillion dollars)의 약 1% 정도에 해당되는 것이다. 주정부나 지방정 부도 직간접적으로 저소득층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하여 어느 정도의 자체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산에 대한 통계가 잘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하게 그 규모를 파악할 수 는 없지만, 중앙정부의 지출에 비해 훨씬 적으리 라고 추측된다.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본다면, 미국의 주택정 책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은 주택소유자에 대한 연방소득세 혜택이다. 이는 첫째, 주택소유로 인 한 재산세와 주택모기지론의 이자비용을 소득에
세 혜택은 주택유지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하는 이자와 재산세의 약 30%를 감면받는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주택소유로 인한 양도소득세 (capital gains tax)를 상당부분 면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액수가 한정되어 있고, 또 나이가 55세 이 상이어야 해당되지만, 재산의 증식이 대부분 주택 가격의 증가로 생긴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 로 인한 혜택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 투자나 감가상각 등의 각종 세금혜택을 합한 주택 관계 세금혜택의 총액은 연간 약 1,200억 달러 정 도로 추정되고 있다.
직접보조금과 세금제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주 어지는 주택에 관한 혜택을 소득별 5분위로 나누 어 보면 <표>와 같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간접적 인 세금혜택이 직접적인 주거보조금보다 약 4배 정도로 많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고소득층 가구일수록 세금혜택이 점차 증가한다는 것이다.
전체 세금혜택의 약 50%에 해당되는 600억 달러 의 혜택은 상위 20%에 해당되는 가구에게 돌아가 고 있다. 두 번째의 20%에 해당되는 가구에게 돌 아가는 혜택은 약 370억 달러로써 전체 세금혜택
<표> 소득계층 기준 세금혜택 및 보조금 현황
소득구분 세금혜택
(bill. $)
직접보조금 (bill. $)
합계 (bill. $)
비율 (%)
상한경계 ($/year)
평균소득 ($/year)
최하 20% 1.4 30.4 31.8 20.3 18,464 10,295
둘째 20% 6.6 4.5 11.2 7.1 34,397 26,177
셋째 20% 16.8 1.7 18.5 11.8 54,787 44,111
넷째 20% 37.2 0.6 37.8 24.1 86,585 69,384
최상 20% 57.2 0.1 57.4 36.6 n.a. 148,138
합계 119.3 37.3 156.7 100 n.a. 59,988
자료: Dolbeare 외.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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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약 30%에 해당된다. 따라서 소득수준 상위 40%에 해당되는 가구가 전체 세금혜택의 약 80%
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직접보조금은 소득수준 최하 20% 가구에 90%가 집중되어 있다. 결과적 으로 중하계급이라고 할 수 있는 소득수준 20%에 서 60%의 가구에게 돌아가는 정부의 혜택은 상대 적으로 가장 작다고 할 수 있다.
연방정부의 저소득층 주택정책 개입
미국은 국토가 방대하고, 50개 주가 합쳐진 연방 제의 정치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택, 도시 개발, 빈곤퇴치 등과 같이 지역성이 강한 경제∙
사회적 문제들은 전통적으로 주정부(state government)나 지방정부(local government)를 중 심으로 다루어져 왔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 후 중앙정부의 역할이 점점 강화됨과 더불어 저소 득층의 주택문제에도 중앙정부의 역할이 더욱 커 졌다. 특히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많 은 군인들이 제대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미게 되면 서 주택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었다. 반면에 전쟁을 위한 군사, 공산품의 생산에 주력하였던 미국의 경제구조가 주택수요 증가를 시기에 맞추 어 만족시키지 못함으로 인해 주택부족 현상이 심 화되고, 주택가격이 급상승하였다. 또한, 남부지 역의 많은 흑인들이 동북부나, 중서부의 대도시로 대규모 이동함으로써 도시의 주택문제는 더욱 심 화되었다.
이러한 주택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연방의회는 1949년 주택법(Housing Act of 1949)을 제정하였 다. 이전에도 주택법이 있었지만, 이는 중산층의 주택소유를 돕기 위한 정책이었고, 저소득층을 위
한 법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나 1949년 주택법 의 제정은 연방정부가 구체적으로 저소득층 주택 문제에 대대적으로 개입하게 된 가장 큰 동기가 되었다. 주택법의 목적은 모든 미국 가정에게 버 젓한 주택과 적당한 생활환경(a decent home and a suitable living environment for every American family)을 제공하고자 하는 데 있었다. 특히, 향후 6년간에 걸쳐서 81만 호의 주택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가장 중요한 정책수단으로서는 주택 시설이 낙후된 지역을 철거하고(clearance of slums and blighted areas) 새로운 주택을 건설(new construction) 하는 것에 있었다. 이처럼 야심찬 목 적과는 달리, 1949년 주택법은 그 목적을 실행하 는 데 필요한 재원을 충분하게 마련하지 못하였 다. 따라서 그 성과는 미흡하기 짝이 없었고, 실제 건설된 주택의 수는 연평균 2~3만 호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이러한 빈약한 실적으로는 저소득층 주택 문제가 해결될 수 없었다. 1950년대의 부진한 주 택문제는 1960년에 이르러 극심한 사회문제로 발 전하였다. 특히, 대도시 중심부의 도시 재개발사 업, 도심을 관통하는 대규모 고속도로 건설 등의 도시 주택문제와 인종문제로 인한 충돌, 도시의 소요문제(problem of riots)가 인권운동(civil rights movement)과 어울려 사회적으로 큰 혼란과 충돌 을 야기하였다. 이와 같이 1960년대는 주택과 도 시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의식이 강하게 도출 되었으며, 이러한 요구가 상당부문 정책에 반영되 었다. 디트로이트,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흑인들 이 많이 거주하는 대도시에는 대규모 소요가 일어 나고, 이러한 사회적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도시 및 주택문제는 가장 중요한 정치문제로 등장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그 위의 계층에게는 혜택 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1961년에 개정된 주택법 Section 221(d)(3)에서는, 민간이나 비영리기관이 개발하는 주택에 대해 정부가 시장보다 낮은 이자 율을 제공함으로써, 실수요자에게 약 15~20%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안을 마련하였다. Section 221 (d)(3)은 적어도 자가소유 가구를 상대로 하였기 때문에 그 대상이 저소득층은 아니었다. 그러나 참 여하는 개발업자가 많지 않아 큰 성과를 거두지 못 하였다. 또한 1965년 존슨 대통령은 월세보조금 프로그램을 만들어 준극빈자층의 주택문제를 해 결하려고 시도하였다. 월세보조금은 준극빈자층 에 한정되었지만 차차 극빈자층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5년 동안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그 수혜자 수는 3만 1천 가구에 지나지 않았다. Section 23 Leased Housing Program은 건물을 신축하지 않고, 이미 지어진 건물을 주택공사가 빌려서 재임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1960년대에 이르러 도시 개발이 교외로 확산되면서(suburbanization) 도심 의 공실률(vacancy rate)이 높아지고 있었기 때문 에 이러한 상황에서 추가로 신축을 늘린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었다.
1968년 이후 대량 공공주택 건설과 1973년 건설 중지령(Moratorium)
1968년에 이르러 닉슨 정부와 의회는 다시 한 번 야심차게 마련한 주택법을 발표하였다. 닉슨은 도 시 내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10년간에
층이나 중∙저소득층(low and moderate income) 가구를 위한 주택으로 할당하였다. 이는 1950년대 에 10여 년간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이 1년에 2만 호~7만 호 정도로 증가한 것에 비교하여 본다면 1968년의 정책목표가 얼마나 야심에 찬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다.
1968년 주택법이 이러한 정책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마련한 수단은 Section 202의 노인주택건 설, Section 235에 의한 연방주택공사(Federal Housing Administration: FHA)의 저소득층과 중 ㆍ저소득층의 모기지론 보조, Section 236에 근거 한 민간개발업자의 저소득층 주택개발에 대한 FHA 융자보증을 시작하였다. FHA는 1934년 설 립되어 연방정부의 주택소유정책을 수행하는 기 관이다. 현재, FHA의 주요 사업은 저소득층의 모 기지 보험을 가입시켜 주는 것이다. 모기지론을 융자하는 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저소득층 주택은 위험부담이 많은 담보다. 저소득층은 소득의 변화 가 심하고, 만일 실업이나 질병 등 갑자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융자한 금액을 제대로 낼 수 없는 경 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저소득층의 주택은 일반 적으로 가격의 상승률이 낮기 때문에 담보로 한 주택의 가치가 높지 않아 위험부담이 크다. 이러 한 모기지론 융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하여 은행은 융자율(loan to value ratio)이 높은(통상 80% 이 상) 대출의 경우에는 모기지 보험(mortgage insurance)을 요구하여 위험률을 낮췄다. 그러나 민간 모기지 보험회사는 저소득층의 모기지 보험 가입을 꺼려하기 때문에 FHA가 이를 담당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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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의 정책변화는 이전에 보지 못하던 양적 인 실적을 이루게 되었다. 매년 20만 호에서 40만 호에 이르는 저소득층과 중ㆍ저소득층을 위한 새 로운 주택이 건설되었다. 정부는 이러한 대량 주 택공급사업에 많은 재정을 투입하였다. 그러나 이 러한 대량 공급정책은 저소득층의 주택문제를 해 결하지는 못한 채 두 가지 새로운 문제점이 발생 하였다. 첫째는 도시의 미관문제가 지적되었다.
미관문제는 기존의 높이가 낮은 저소득층 주택을 파괴하고 고층 아파트 형태의 건물을 신축함으로 써, 저소득층 동네가 살벌하게 되고 도시미관에 크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둘째는, 사회적 인 문제였다. 많은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을 한 곳 에 집중하여 높은 밀도로 건축하는 데에 따라 공 공주택단지 내에서의 범죄행위가 급상승하게 되 었다. 따라서 가격이 싸다고 할지라도 많은 저소 득층 가구는 공공주택단지에 거주하는 것을 꺼리 게 되었다. 자연히 공공주택단지의 공실률이 높아 지고, 이러한 빈 건물이 범죄나 마약활동 등에 이 용됨으로써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그 결과, 구 조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시설이 좋더라도 건물이나 단지가 유기(abandon)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유기된 건물을 관리하는 것보다 그 자체 를 파괴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결정이 될 경우도 많았다. 1956년에 신축되고 1972년에 파괴한 세 인트 루이스(St. Louis)의 대규모 고층 공공주택 단지 프루이트-아이고(Pruitt-Igoe)는 이러한 정 책의 실패를 대변하는 일례로 꼽히고 있다.
수요위주의 정책으로 변환
닉슨 행정부는 1973년에 이르러 공공주택 건설중
지령(moratorium)을 선언하게 되었다. 닉슨의 건 설중지령은 미국 저소득층 주택정책의 두 가지 획 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다. 첫째는, 공공주택 건설 등 공급위주 일변도의 주택정책에 서 임대료 보조 등 수요위주의 정책이 점차 도입 되기 시작하였다. 둘째로는 공공주택의 건설, 관 리 등을 중앙정부에서 주정부나 지방정부, 또는 지방주택공사로 그 의무를 위임하기 시작하였다.
건설중지령 이후 10여 년 동안, 미국 저소득층 주택정책은 공급위주의 정책과 수요위주의 정책 이 서로 각축하는 양상을 나타내게 되었다. 이 두 정책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공급위주의 정책은 정 부의 역할이 확실하게 주어져 있기 때문에 정부의 통제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면 빠른 시일 안에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급위주의 정책을 집행하려면 정부의 행정비용이 상당하게 소요된 다. 건설회사의 건물 시방(specification), 발주 등 의 과정을 감독하기에는 상당한 행정력이 필요하 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독과정에서 정부와 건설회 사 또는 개발회사 사이의 관계가 투명하게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정부 관리와 건설회사 간의 부적 절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 요인이 존재한다. 또, 공급위주 정책을 실제로 추진하는 기관들은 규모 가 크고, 수가 작기 때문에 그들의 강력한 로비활 동이 부패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다른 문제점으 로는 연방정부가 지역의 사정을 모두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연방정부 주도의 건설정책이 지역의 저소득층 주택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그 문제를 확대시킬 수도 있다.
수요위주의 정책은 정부가 주택을 공급하지 않 고 수요자에게 직접 현금이나 상환증서(voucher)
하여 공급하는 방법이다. 수요위주 정책은 무엇보 다도 수혜자에게 선택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공공 주택은 입지적으로 일부 지역에 제한될 수밖에 없 고, 주택의 형태 또한 공급자의 디자인에 따라 제 한될 수밖에 없다. 반면, 현금보조나 상환증서를 통한 정책은 수혜자가 도시의 어느 곳에서나 주택 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생활을 영위하 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주택의 위치에 대 한 선택뿐만 아니라 주택의 가격, 침실의 수, 면적 등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비용 을 투입하더라도 수요위주의 정책은 공급위주 정 책보다 수혜자들의 복지를 더 많이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수요위주 정책은 공급위주 정책과는 다른 종류 의 행정기술이 필요하다. 공급위주 정책은 주로 개발업자나 건설회사 등을 다루는 기술적인 문제 에 치중하는 행정을 하지만, 수요위주 정책은 많 은 수요자를 상대로 그들의 소득, 가족구조, 주택 의 필요성 등을 검증하는 행정이 필요하다. 따라 서 공급위주 정책을 집행하는 데 생길 수 있는 부 패가능성에 대한 고려보다는 행정지침을 속인다 거나 공무원에게 뇌물을 줘서 혜택을 받으려는 수 요자를 잘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수요위주 정책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은 수혜자의 주택환경을 개선하기보다는 주택가격의 상승만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서 어떤 지역에 저소득층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의 물량이 절대적으로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그 들이 주택보조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보조금 은 고스란히 건물주에게 돌아가고 임차인의 주택
라서 그러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보면, 주택가격의 상 승은 다른 주택공급업자들의 공급을 촉진할 가능 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면, 수 요위주 정책은 일단 시행되면 다시 감소하거나 제 거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수혜자의 수가 곧 투표자 의 수로 연결될 수 있고, 저소득층에게 주어진 권 리(entitlement)를 다시 없애는 것은 정치인의 이미 지에 큰 손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 급속하게 적용된 수요위주의 정 책에 대해서는 많은 실증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이 연구들을 검토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결론 을 내릴 수 있다. 첫째, 수요위주의 정책이 공급위 주 정책에 비해 선택의 폭을 넓혀서 같은 비용을 가지고, 수혜자에게 더 큰 도움을 주느냐 하는 점 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자들의 의견이 모아져 있 다. 수요위주 정책의 수혜자는 직장과 더 가까운 곳에 주택을 선택하거나, 더 나은 동네에 주택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수요위주 정책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주거패턴을 혼합하는 효과 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인종적인 문제에 있 어서는 주거비 보조 상환증서를 가진 가구도, 보 조를 받기 이전과 비슷한 인종이 있는 동네를 선 택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한편, 일부 임대인은 주 택보조금을 받는 가구를 선호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저소득층의 임대료를 직접 현금으로 받는 경우보다 상환증서로 받을 때 더 안전하다는 장점 때문이지만 후자의 경우는 보 조금을 받는 저소득층 임차인들의 행동이 임대인 이나 다른 임차인들에게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많다
고 보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학자들은 상환증서 프로 그램이 공공주택 건설정책보다 비용이 절감된다 고 평가하고 있다. 같은 재정규모로 더 많은 저소 득층을 도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주택정책이 전적으로 수요위주 정책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의견의 차이가 있다. 적어 도 저소득층의 주택공급이 절대적으로 적은 지역 에 있어서는 공급위주 정책이 그들의 주택의 질을 높이는 데 더 실용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정책이 장기적으로 저소 득층의 소득이나 임금의 상승을 가져오고, 경제적 인 독립을 가져오느냐 하는 점에 있어서는 많은 학 자들이 회의를 제기하고 있다. 저소득층이 주거보 조로 인해서 좀 더 나은 지역으로 이사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의 소득이나 임금의 향상, 경제적인 독 립 등의 근본적인 효과를 야기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공급위주의 정책은 저소득층 주택문제의 본질 을 그들이 구축할 수 있는 그럴듯한 양질의 주택 (decent housing) 수가 적다는 데 있다고 보고 있 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주 택을 대량 공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수요 위주 정책은 저소득층 주택문제의 본질을 주택문 제가 아니라 소득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저소득층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들 의 저소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지방정부로 재량권 이동(Devolution)
1970년대와 1980년대의 또 다른 확실한 변화는 저소득층 주택정책이 점차 지방화되었다는 점이
다. 그러나 지방화는 일시적인 행정혁신에 의해서 이루어졌다고 하기보다는 오랜 동안 시행착오를 거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1973년 건설중 지령 이후에도 중앙정부는 도시와 주택문제에 대 해 재정적 자원과 정치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었 다. 그러나 주택문제는 근본적으로 지방의 문제이 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획일적인 정책으로는 큰 효 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제 기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HUD는 직접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것을 지양하고 지방의 지식과 인적자원, 사회적 기관, 네트워크 등을 최 대한 이용하는 정책을 모색하였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교부금이나 보조금을 지불하는 grant program을 공개적으로 모집하였다. 전반적인 운 영방법은 HUD가 정책목적을 세우고, 그 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보조금 경합을 공개하면 그 보조금 을 받기 위해 지방정부, 지방주택공사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단체, 비영리사업단체 등 다양한 기관들 이 응시할 수 있다. 이렇게 응시된 제안(proposal) 을 HUD가 심사하여 당선된 제안에 대해 보조금 을 지불하는 것이다. 따라서 HUD의 역할은 자금 을 확보한 후 grant program을 만들어서 이를 공시 하고 들어온 제안서를 처리하는 것이다.
실제로 저소득층 주택문제와 도시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정부가 개입되지 않아 도 된다는 것이 HUD의 의도이기는 하지만, 한 지 역의 여러 기관들이 중구난방으로 보조금을 신청 함으로써, 도시개발의 일관성에 문제가 발생하였 다. 따라서 지방정부의 조정역할이 필요하게 되었 고, 자연히 지방정부가 보조금 신청경합의 중추적 인 역할을 하기 시작하였다. 지방정부가 재정적으 해 외 리 포 트
하게 연락하여 제안함으로써 보조금을 받을 가능 성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보조금 경합 시 또 하나의 문제는, 보조금의 분 할이 지역사회의 우선순위와 필요성에 따라서 결 정되기보다는 보조금 신청서를 어떻게 잘 쓰느냐 에 따라 많이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보조 금 신청서 준비를 하기 위하여 많은 기관들이 시 간과 재정, 에너지를 투자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보조금 신청자뿐 아니라 HUD의 입장에서도 일일 이 보조금 신청서를 접수하고, 평가하는 데 많은 시간과 자원을 할애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과 당 경쟁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많은 낭비를 초래하 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HUD는 구체적인 용도를 지정하여 집행하는‘categorical grant’보다 구체적 인 용도를 지정하지 않는‘block grant’를 더 선호 하게 되었고, 점차 categorical grant의 비중이 줄어 들게 되었다. block grant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택문제를 제외한 8가지 보조금 프로그램을 하 나로 묶은 Community Development Block Grant(CDBG)다. 1970년대 중반부터 실시된 CDBG는 점차 그 중요성을 더하게 되었고, 2005 년 회계연도까지 집행되었다. 2006년 회계연도에 는 CDBG가 취소되었는데 2007년 이후 새로운 방식으로 CDBG의 보조금을 결정할 계획이다.
동시에 주택에 관한 보조금 프로그램도 점차 통합되었다. 1990년에는 housing opportunity program이 시작되었는데, 이는 주정부나 지방정 부가 공공주택을 건설하거나, 건설업자에게 융자 를 주거나, 모기지론 이자율을 보조하는 등 어떠 한 방법을 택하든지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인 방법
으로 지방정부에게 일임한 것이다.
저소득주택 세금면제(LIHTC)
1986년에는 중요한 저소득층 주택정책으로 세금 감면제도가 도입되었다. 그때까지는 저소득층만 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세금정책이 존재하지 않 았고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상당 한 세금혜택이 있었다. 이는 주택모기지론 융자에 들어가는 이자와 주택의 재산세가 100% 연방정 부 소득세에서 공제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혜택 은 주로 고가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고소득자에 게 집중되었다. 싼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자연히 세금혜택이 적고,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많은 저 소득층 가구는 세금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였다.
이러한 불공평을 어느 정도 줄이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가 LIHTC다.
LIHTC는 특기할 만한 세 가지의 요소를 가지 고 있다. 첫째, 저소득층 주택을 공급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세금면제 혜택이다. 즉, 가지고 있는 임 대주택의 20% 이상을 저소득층 가구(그 지역 평 균소득 수준 50% 이하) 주민에게 임대하거나, 40%이상의 주택을 지역 평균소득 60% 이하 주 민에게 임대하는 건물주는 건물에 대한 세금(재산 세와 소득세)을 면제받는 것이다. 이러한 조항은 건물주들이 저소득층의 주택공급을 증가시키기 위한 당근이 된다. 둘째, 연방정부는 건물주에게 돌아가는 세금혜택에 비례하는 보조금을 지방정 부에게 block grant로 지불하는 것이다. 건물주의 세금혜택이 많아지면, 지방정부에 주어지는 보조
금의 양도 이와 비례하여 증가하게 된다. 셋째, LIHTC는 일정한 자격요건을 통과한 모든 건물주 가 아니라 HUD가 심사하여 선발한 건물주에게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말해서, 세금면제를 통한 정책수단 은 낭비가 많은 정책수단이다. 차라리 세금면제 를 하지 않고 세금을 거둬서 필요한 정책목표에 직 접 재정자원을 투자하는 비용이 더 적게 든다. 세 금면제 정책을 쓰게 되면, 정책목표를 달성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도 세금면제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금면제 정책수단의 일반 적인 문제점을 LIHTC는 자격요건을 심사하여 정 책목적에 도움이 되는 일부에게만 세금감면 혜택 을 주기 때문에 세금감면 정책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LIHTC는 저소득층 주택건물주의 감세 가 지방정부의 재정증가로 직접 연계되어 있기 때 문에, 민간과 지방정부의 협력을 조장하게 된다.
저소득층 주택문제는 정부와 민간부문의 협력이 아니면 이루어질 수 없다. LIHTC의 경우 지방정 부는 그 지역에 있는 건물주를 도와 그들이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건물주는 반대 로 지방정부가 block grant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 록 서로 돕는 요인(incentive)이 내재해 있다. 따라 서 민관협력 사업이 많이 나타나게 되었다.
LIHTC를 처음 실시하기 시작한 1980년 후기 에는 응모과정이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각 건물주 가 세금공제 혜택을 쉽게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별로 커다란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그러나 점차 그 사용도가 늘어나서 현재 100만 호 이상의 저소 득층 주택에 응용되고 있다.
결론과 정책 시사점
지금까지 미국 저소득층 주택정책의 변화와 현황 을 살펴보았다. 중앙정부가 중심이 되어 낙후한 도 심지역의 저소득층 주거지역을 재개발하는 공급 일변도의 저소득층 주택정책에서 시작한 미국은 1970년대 초에 이르러 이러한 정책수단이 결코 저 소득층의 주거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1973년 닉슨 대통령의 공공주택 건설중지 령을 전환점으로 하여 저소득층 주택정책에 수요 위주의 정책들이 대규모로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지난 20년 동안 실시된 수요위주 정책은 전반적으 로 공급위주의 정책보다 소요비용이 적고, 그 정책 목표를 더 많이 달성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요위주의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공급위주 정책을 전혀 쓰지 않는 것이 현명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주택시장의 상 황에 따라 특히, 단기적으로 저소득층 주택문제의 가장 큰 원인이 저소득층을 위한 공급의 한계 때문 이라면 공급정책이 더 유효하다고 판단되고 있다.
아직도 미국에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중 주 택정책을 어디에서 주도하느냐에 대해서는 확실 한 대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저소득층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고,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에 있는 건설업자, 개발업자, 시민단체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택정책은 빈곤을 퇴치하고, 저소득층 의 경제자립을 이룩하는 데는 큰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주택정책의 주요 역할은 저소득층 주 거환경을 개선하고, 생활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것에 있다는 것이다. 주택정책 자체만으로는 저소 해 외 리 포 트
고용과 수입을 장기적으로 증가시킴으로써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한국의 주택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파 트 분야 가격통제를 통한 주택공급 위주의 정책이 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정책의 수혜자가 중산 층과 고소득층 등의 주택소유자, 특히 분양을 통 해 주택을 소유하게 된 사람들이었다. 또한 재산 의 증식이 부동산, 특히 아파트 가격의 상승에 크 게 의존하고 있고, 주택가격의 상승이 지역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는 한국의 상황에서는 주택소유의 편익이 서울과 그 주변의 도시 주민에 집중되었 다. 따라서 저소득층은 주거비의 상승에 비해서 소득의 증가가 따라가지 못하고, 또한 재산증식의 기회를 박탈당한 셈이 되기 때문에 이들의 주택문 제를 종합적으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평당 분양가 규제를 하는 경우 또 한 가지 중요 한 부작용은 건설업자들이 소형 아파트보다 대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강력한 요인이 된다. 이는 같은 수준의 주택이라면, 평당 건축비가 대형보다는 소 형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양가격을 통한 주택 공급 정책은 저소득층이 주로 차지하는 소형 아파 트의 공급을 상대적으로 위축시킬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경험과 한국의 특수한 사정 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은 정책시사점을 생각해 본 다. 첫째, 공급위주의 정책은 저소득층의 주택공급 이 제한되어 있는 곳에서는 빠르고, 확실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주택 공급이 충분한 지역이라면, 공급위주의 주택보다 는 수요위주의 정책이 훨씬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 된다. 따라서 서울 근교와 급속하게 성장하는 지방
은 지역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일부 건설업자에게 대부분의 혜택이 돌아가리라고 추측된다.
둘째, 저소득층의 주거형태가 임대뿐만이 아니 라 전세도 많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금 보 조도 저소득층의 주거환경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 다. 이러한 수요위주의 정책은 공급위주 정책의 약 점을 크게 보완할 수 있다. 공급위주 정책은 일반 적으로 정책의 혜택이 일부 제한된 사람에게만 돌 아가고 주택의 위치나, 크기, 가격 등이 다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요위주 정책은 수혜자 의 신상(특히 소득이나 재산 등)을 정확하게 검증 할 수 있는 사회 안정망 배급의 인프라를 가정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허위신청과 보고로 인 해 자원의 낭비가 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주택시장의 상황이 각각 다른 지역에 획 일적인 공급정책을 수행하는 것보다 지역마다 사 정에 맡게 다른 정책수단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또, 이러한 지역별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주 체로서 지방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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