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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통합을 위한 부동산자산의 불평등 완화방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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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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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Hs 보고서 KRIHs 보고서 서평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이 남들은 접근할 수 없는 정보 로 땅 투기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의 분노 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 사건은 정치권으로도 불똥 이 튀어 의혹의 당사자는 해명하느라 바쁘고, 부동산 민감성은 역사상 최고치에 이른 것 같다. 한국은 공분 (公憤)이 사라진 사회라고 느낀 적이 있었는데, 필자가 틀렸다.

이 보고서는 들불처럼 번진 분노가 지극히 정당하 다고 웅변한다.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분석해 보 니 2019년 부동산자산 지니계수는 0.6655라고 한다.

살림집(주택)은 0.6684, 나머지 부동산은 0.8700으 로 나왔다.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소득지니계수는 0.339이니, 부동산자산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의 두 배 수준이다. 자산 불평등이 소득 불평등보다 높은 것이 보통이지만, 심해도 너무 심하다. 거주주택자산의 불 평등이 자산 불평등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 다고 한다. 집값이 치솟은 2020년 자료를 포함하면 끔 찍해질 것이다. 동네병원에서 큰 병원 가보라는 소리 듣는 게 무섭듯이, 후속연구를 주문하기가 겁이 난다.

면담을 통해 부동산 불평등의 실태를 질적으로 보여 주는 것도 이 보고서의 미덕이다. 특히 사회적 이동에 눈길이 간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도 피땀 흘려 일하면 집 한 채는 마련할 수 있었던,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튼튼했던 때가 있었다. 58세 여성은 “대학 나오면 바로 취직되고, 월급 모으면 집도 마련하는” 시 절을 살았다고 회상한다. ‘다이내믹 코리아’가 주거계 급의 이동에서도 실현되었던 셈이다.

그러나 부동산자산 불평등이 점점 심해지다 보니 계 층이동의 사다리는 군데군데 썩는 수준을 넘어섰다.

이제는 돌멩이 하나만 얹어도 부러질 지경이다. 어지 간하면 대학 졸업장이 있건만 “지금 20대는 물려받은 재산이 있는지, 어떤 집안에서 태어났는지에 따라서”

출발점이 하늘과 땅 차이다. ‘부모님이 마포에다 집 을 얻어 준’ 친구를 둔 36세 남성과 ‘10년 죽어라 일해 서 거기에 조금만 맞춰’가야 하는 29세 여성은 맨발로 뒤쫓아 가야 한다. 요새 청년들이 공정성에 민감하다 고 하는데, 단군 이래 최고 스펙을 자랑하는 젊은이들 이 단군 이래 최대 부동산 불평등과 마주 서고 있으니

사회통합을 위한 부동산자산의 불평등 완화방안 연구

이형찬, 송하승, 오민준, 김지혜, 최수 지음 2020년 12월 발간 서평 | 황규성 한신대학교 연구교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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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호 2021 August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더 우려스러운 건 부동산 격차 가 ‘희망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사다리가 아 예 사라지기 전에 발을 들여놓으려는 사람들은 영혼까 지 끌어온다. 그러나 끌어 올 영혼도 없으면 맥이 풀리 기 마련이다. “자기의 소득으로 구매가 가능한 부동산 이 없으니까…”라는 29세 여성의 탄식에서 조짐이 읽 힌다.

꿈이 가난한 사회를 만드는 건 기성 세대가 후속 세 대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이 보고서는 현세대가 나중 에 ‘부동산 불평등 확대재생산’을 죄목으로 하는 기소 장을 받지 않을 방책을 제시하고 있다. 조세정책, 재정 정책, 금융정책, 이익환수정책으로 나누어 상세히 제 안하고 있다. 네 가지 분야로 나누어 대안을 제시하다 보니 미세조정부터 구조개혁에 이르기까지 그 수준이 다양하다. 상속세 · 증여세의 급격한 누진세율 적용, 이익환수금의 기금화 같은 제안은 특히 눈에 띈다. 아 쉬운 점도 있다. 분석내용과 대안 제시의 연계가 다소 미흡하다는 점은 정책보고서에서 흔히 발견되니 애써 지적할 것은 아니다. 몇몇 기존 대안이 반복되고 있지 만, 신이 아닌 인간에게 보고서를 낼 때마다 새로운 알 맹이를 요구하는 것도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

진정성 있는 아쉬움은 따로 있다. 필자는 부동산 전 문가가 아니지만 불평등에는 관심이 있다. 불평등은 책이나 논문으로 접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다루기 어려운 난제(wicked problem)인 경우가 많은데, 부동산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하루가 멀다 하고 정책을 발표했지만 집값 잡는 데 실 패했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끔 부동산시장에서 정 책이 작동하는 방식과 행위자의 대응양식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불충분하게 알거나, 안다고 착각하는 무언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부 동산정책은 A와 B 사이의 딜레마 정도가 아니라 A, B, C 사이의 트릴레마, 아니면 그 이상의 복잡한 상황에

봉착하고 있을지 모른다.

난제 앞에서 고담준론(高談峻論)은 무기력하기 일쑤 다. 경제학 교과서의 가르침을 공급확대나 수요억제와 같이 덩치 큰 정책으로 번역해 풀어 놓아도 효험이 그 저 그런 경우가 많다. 복잡한 문제에 몽둥이 하나를 만 병통치약 삼아 달려들면 스텝이 꼬인다. 소크라테스에 게 물어봐도 답을 모를 것이다. 계량기법을 동원한 정 교한 분석도 좋지만, 무엇이 어떻게 움직여서 그런 결 과가 나왔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현미경 을 들이대고 실제로 부동산시장과 부동산정책이 움직 이는 양태를 그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시도는 했는 데 충분하지는 않다. 전문가의 입을 빌려 난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전달하기보다는, 연구진이 암막으로 들 어가 찍어낸 동영상이 보고 싶다. 이 동영상이 비밀을 풀고 정책을 구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책대안으로 기본소득을 다루는 부분은 약간 아쉽 다. 기본소득제도는 기본적으로 기본소득일 뿐, 부동 산 불평등에 대처하는 정책이 아니다. 제안처럼 국토 보유세 같은 과세제도를 통해 기본소득 저금통을 불릴 수는 있겠지만, 주택정책은 기본소득 재원형성을 위 한 것이 아니다. 기본소득 아이디어를 가져온다면 남 의 논에 물 대기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일부에서 논의 되고 있는 기본주택의 개념, 타당성, 정책적 실현방안 과 씨름하며 주택정책 안에서 정면대결로 나아가야 한 다. 그럼에도 다른 세상을 위해 뜻을 내비치는 대목이 반갑다. 앞으로 별도의 보고서를 기대한다. 기본주택 을 포함해서 남은 숙제가 너무나 많다.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