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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안02] 서구미학의 기본 개념들 (분석: 마네, 회화 ‘올림피아’ & ‘풀밭 위의 점심식사’(1863))
[학습목표]
1. 미(beauty)와 예술(art)이란 말의 어원과 그것이 당대에 지닌 의미를 알 아본다.
2. 테크네와 예술의 관계를 알아본다.
3. 원시 예술과의 비교를 통해 고대 그리스의 예술관에 대해 알아본다.
4. 중세의 아르스 개념과 중세 예술의 특성에 대해 알아본다.
5. 르네상스 예술의 특성과 그 시대에 이루어진 예술 개념상의 변화에 대 해 알아본다.
6. 르네상스 이후 파인 아트 체제의 성립 과정과 그 의미에 대해 알아본 다.
[주요용어] 테크네, 뮤지케, 미메시스, 자유로운 기예들, 하모니아, 파인 아트
[학습과제](I)
1. 미와 예술 개념의 역사적 변화를 추적해 보고, 이런 변화를 발생시킨 요인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2. 바퇴는 예술의 각 장르를 묶어주는 공통의 원리가 ‘미에 대한 추구’라고 주장했다. 바퇴의 주장을 염두에 두고 각 장르에서 미에 대한 추구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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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서구미학의 기본개념들 미학의 문제 : 미(beauty)와 예술(fine arts)
1. 코레이아, 카타르시스, 미메시스 - ‘코레이아’는 춤과 음악과 시가 미분 화된 채 융합되어 진행되는 인간 활동의 형태를 가리키는 말이되, 그 특징 은 감정의 표현이다. 최초의 원시적 단계에서 코레이아는 거기에 참여함으 로써, 그 후 점차 발전된 지적인 단계에서는 그것을 보거나 듣기만 함으로 써도 감정의 표현을 통해 마음을 진정시켜 주는 치유효과를 갖고 있는 것 으로 이해되었다. 따라서 춤은 후에 음악이나 연극에 의해 인수되게 된 역 할, 곧 감정을 달래고 진정시켜 영혼을 세척시켜 주는 역할을 담당하였고, 이러한 정화를 고대 그리스인들은 카타르시스(katharsis: catharsis)라고, 그리고 그들은 동작과 음과 말로 이루어진 코레이아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 는 이러한 춤을 미메시스(mimesis: imitation) 즉, 모방이라고 불렀다. 모방 에 대한 이러한 최초의 의미가 후에 아파테(apate: illusion)의 개념과 결부 되면서 그것은 연극과 회화와 조각에 있어서 환영을 만들어 낸다는 재현의 의미가 된 것이다.
2. 뮤즈, 엔토우시아스모스 - 춤이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이러한 연합형태 의 코레이아로부터 추후 음과 말이 점차 떨어져 나가 독립된 형태를 이룬 것이 음악과 시이다. 이와 같은 표현적인 예술을 관장하는 고대 그리스 뮤 즈(muses) 여신의 체제에 의하면, 그것들이 인간에 의한 활동이 아니라, 각각의 여신들에 의한 영감(inspiration)의 소산임을 뜻한다. 이 영감을 가 리키는 고대 그리스어가 엔토우시아스모스(enthousiasmos)로서, 그것은
‘신에 홀린 상태’를 뜻하는 말이었다. 그러므로 이 말은 본래 종교적인 용 어로서 신에 사로잡힌 접신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추후, 그것이 시의 발 생에 적용되어 불꽃같은 ‘시적 열정(fuor poeticus)’ 혹은 ‘시적 영감’이라 는 말로 발전된 것이다.
3. 테크네 - 영어의 ‘아트(art)’라는 말의 어원이기도 한 이 말은 최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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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를 지니고 있는 인간의 제작(poesis: making)에 적용된 말이었다. 즉, 그것은 1) 자연에 의해 제공된 질료가 있어야 하고, 2) 일단의 규칙에 기초해야 하며, 3) 제작자 스스로의 작업에 의해 수행되 는, 지적인 제작능력 일반을 뜻하는 말이었다. 이상과 같은 세 가지 요소 를 갖춘 인간의 제작기술을 고대 그리스인들은 ‘테크네’라고 불렀고, 이러 한 테크네는 “인식적이 아니라 제작적이며, 영감이 아니라 기술(skill)에 기 초하고 있으며, 기계적 일상이 아니라 일반적인 규칙에 의해 의식적으로 인도되는, 자연에 의해서가 아닌 인간에 의해 생긴 모든 공예(craft)” 일 반, 즉 ‘지적인 활동’의 한 형태에 적용되는 말이었다.
4. 노모스, 캐논 - ‘규범(kanon: canon)’은 시각예술이 준수해야만 하는 형식 혹은 일반적 규칙을 뜻하는 말로서 음악에서는 이에 해당되는 것을
‘노모스(nomos: law/order)’라고 불렀다. 이러한 노모스를 수학적으로 연구 하여 하모니아(harmonia: harmony)를 발견한 사람이 바로 피타고라스 및 그의 제자들이고, 그들은 하모니아를 수(number)와 척도(measure)와 비례 (proportion)에 입각하고 있는 수적 배열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에 대한 이 같은 설명은 질서나 규칙성이야말로 미의 보증서라는 확신을 강화시켜 주 었고, 따라서 수학적으로 계산을 하여 기하학적으로 구성을 하는 시각예술 에 있어서의 규범의 성립은 미는 곧 비례라는 그리스인들의 미론은 시각예 술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미의 본질은 부분들의 배치의 질서와 규칙성에 있다는 신념을 처음으로 확립한 음악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이 다. 그러나 초기의 고대 그리스인들은 첫 번째의 느슨한 의미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하모니아’라는 말을 견지하고 있었지만, 후자인 좁은 의미에 대해서는 ‘시메트리아(symmetria: proportion)’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규범은 탄력적인 것, 즉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이라기보다 항 상 새롭게 추구되고 수정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5. 칼 론 - 영어의 ‘뷰티풀(beautiful)’에 해당되는 고대의 ‘칼론(kalón)’이 라는 말은 근대 시기를 통해 사용되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 고 있는 말이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해 주고, 감탄을 유발시키 는 일체의 것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말이었다. 따라서 그것이 적용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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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의 범위는 시각이나 청각의 대상에 대해서 뿐만이 아니라, 전혀 다른 방식과 전혀 다른 이유로 우리를 즐겁게 해 주는 많은 대상들, 예컨대 인 간의 마음이나 성격에 대해서까지 적용되는 말이었다. 즉, 그것은 행위나 습관, 제도나 사고에도 적용되고 있었다. 그리고 시각적인 대상들 중 미술 작품에 대해서만 이 말이 적용되려면 그것은 르네상스 시대에 와서야 비로 소 가능했던 일이다.
6. 테오리아 - ‘테오리아(theoria: viewing)’라는 말은 ‘관조’ 혹은 ‘정관’이 라는 말로 번역되고 있는 영어의 ‘콘템플레이션(contemplation)’이라는 말 의 어원으로서 근대 이후에는 미적 태도를 취할 때의 특수한 지각이라는 의미로서 사용되어 왔으나, 고대 그리스에서 이 말이 사용되었을 때는 그 러한 특수한 의미로서가 아니였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우리가 오늘날 과학 적 탐구나 미적 관조라고 하는 것에 다같이 ‘테오리아’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아름다운 사물을 ‘보는’ 일과 일상적 사물을 ‘보는’ 일 간에 어떠한 구별도 하지 않은 채 이 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기원전 5세기경에 이르러서도 미와 예술작품을 보는 일이 특수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라 는 사실이 조금도 시사되지 않은 채, 고대 그리스인들은 여전히 옛날의 의 미 그대로 ‘테오리아’라는 말을 모든 봄에 대해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 중 에 그들은 지각을 일종의 탐구로써 간주하기도 했고, 탐구를 일종의 지각 인 것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사고(thought)는 지각 (perception)보다 고차적인 것으로 생각되었으며, 그리고 이러한 사고는 지 각들 중 오직 시각하고만 어떤 유사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당시의 그리스인들은 시각과 청각은 서로 다른 것이라고 믿 고 있었으며, 시각예술은 귀를 통해 지각되는 예술과 구별되는 것으로 알 고 있었다. 따라서 음악이야말로 영혼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활동으로 서 신성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시각예술에 대해서만 ‘아름답다’
는 말을 적용하는 전통을 낳게 되었다. 이처럼 고대 그리스인들의 미의 개 념은 애초에는 도덕적인 미 등을 포함하는 광의의 것이었으나 시간이 경과 함에 따라 미의 개념이 감각적인 것에 국한되었을 때, 그들은 그것을 시지 각의 비례에 제한시켜 놓았다. 따라서 좁은 의미의 미의 개념은 시각에 기 초하여 형상과 색에 의해 정의되는 전통을 낳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