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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도시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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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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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도시의 미래는?

강호제 국토연구원 산업입지연구센터장 ([email protected]) 연구자의 서가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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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다시 생각한다

드로르 폴렉(Dror Poleg) 지음

벌써 몇 년이 지난 이야기가 됐다.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제시되자 여 기저기서 말들이 많았다. 증기와 전기, 정보통신으로 요약되던 기존의 산업혁명과 달리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다단한 혁명은, 얼핏 들으면 유비쿼터스를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전자통신과 IT 산업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했다. 돌아보면 그 모든 변화를 아우르 는 혁명 같기도 하고. 실상 유비쿼터스나 스마트시티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 였지만, 4차 산업혁명은 특히 더 그랬다. 몇 차례 회의를 거듭하고, 고견을 청해 듣고 나 서야 뜬구름이라도 잡을 수 있었지만, 풀리지 않는 궁금증은 여전했다. “그래서 도시는?”

누구는 도시로의 집중이 계속될 거라고 했고, 누구는 시간과 공간에서 자유로운 시공 자재(時空自在)의 변화가 다가온다고 했다. 누구는 수도권으로의 집중이 계속될 것이고, 누구는 더 이상 수도권으로의 집중이 필요 없다고도 했다.

도시를 공부하는 누군가, 아니 모두에게 4차 산업혁명은 발등에 떨어진 뉴턴의 사과처 럼 다가왔다. 그 와중에 수도권 인구수는 처음으로 비수도권 인구수를 넘어섰고,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며, 대기업은 줄줄이 수도권에 공장용지를 사들였고, 정부는 급기야 수도권 3기 신도시를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은 그렇게 수도권으로의 집 중과 함께 시작되는 듯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했고, 언택트 산 업은 전통적인 콘택트 산업을 크게 앞지르며 성장했다. 하루 전 기차표를 예매하고 몇 시 간 안에 달려가야 참석할 수 있었던 회의는 화상회의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신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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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채소와 저녁 술안주를 위해 차를 끌고 마트에 가야 할 필요도 없어졌다. 환경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이 문화를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자율주행 전기차가 도로를 점 령하고, 하이퍼루프와 UAM(Urban Air Mobility)이 출현할 세상이 기다려지지만, 여전 히 질문은 유효했다. “그래서 도시는 어떻게 되는데?”

드로르 폴렉의 「부동산을 다시 생각한다」는 부동산 책이다. 그러나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보통의 부동산 책들과는 다른 책이다. 경매기법을 이야기하 지도 않고, 돈 되는 입지를 찍어주지도 않는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정부정책에서 살아남 는 법을 컨설팅해 주지도 않는다. 거창하게 보면 ‘부동산으로 바라본 도시의 미래’라고나 할까?

이 책은 상가건물에서 호텔, 주택, 산업용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동산 물건들 이 어떻게 기술변화 속에서 번들링(bundling)과 언번들링(unbundling)을 이루며 생존해 나가는지 설명해 주고 있는데, 경영학의 테일러와 마이클 포터부터 스마트시티의 앤서니 타운센드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이론적 설명을 함께 곁들이고 있다. 서지정보로 나열된 참고문헌만 26페이지에 이른다.

주제는 단순하다. 기술발달에 따라 부동산의 가치도 함께 변화한다는 것인데, 부동산 혁신의 백과사전이라고 해야 할까? 저자는 부동산의 가치를 극적으로 변화시킨 다양한 기업과 기술의 사례를 우버(Uber)나 아마존(Amazon),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이 잘 알 려진 회사뿐 아니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Venn과 같은 스타트업에 이르기까 지 상세히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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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호 2021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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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의 서가 36회 예고

김세훈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가 다음 호 필자로 나섭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원격근무를 가능케 한 기술의 진보로 인해 도심 오피스들이 결국 새로운 용도의 전환 을 고심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나, 오피스, 호텔, 주택이 결국은 모두 융합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사실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용도지역제에 대한 비판도 국내외 다양한 연구 에서 이미 다루어진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이나 제도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건축물의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개별 부동산의 개발뿐 아니라 도시재생까 지 시도하려는 기업과 시장의 변화를 좇아가다 보면 천문학적인 정책자금을 지원하면서 도 지지부진한 도시재생과 주택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주거와 오피스, 상업용 부동산이 서로 경계를 허물고 융합하는 반면, 산업용 건물의 변화가 훨씬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설명한다. 대도시에 접한 산업용 건물은 인 근의 주거, 오피스, 상업용 부동산과 일정 부분 융합하겠지만, 전기차, 드론 등 수송비를 절감할 수 있는 모빌리티 혁명이 일어나면서 점차 외곽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베버의 수송비 입지론이 아직도 유효하다면 산업은 더 이상 땅값 비싼 대도시에 입 지할 이유가 없게 된다. 베버의 수송비 입지론은 맞고, 마샬의 집적경제는 틀린 것일까?

저자는 시종일관 지금 우리가 직면하는 변화가 1900년대 초반의 뉴욕을 비롯한 미국의 대도시들이 경험했던 기술변화의 시대와 닮은 꼴이라고 주장한다. 어디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 같지 않은가? ‘기계가 탈곡기를 대체하고 오후에 런던의 은행원이 발행한 주문서 를 오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접수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라는 헨리 조지(Henry George) 의 시대와 우리의 시대가 같다고 진단하는 듯하다. 땅과 세금에 관한 무거운 담론은 없 다.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집중하고 철저하게 개발자의 입장에서 시장을 분석할 뿐 이다. 행간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구자의 서가 • 35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