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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R I H S 서 평
아껴놓은 땅, 전남의 시대를 연다
이원섭｜국토연구원 연구위원
송재구의 전남부국론
송재구 지음 | 다우출판사 | 278쪽 | 값 8,000원
시대가 변하면 유행도 변하듯이 지역발전의 흐름 에도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있음을 국내외에서 목 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토구조가 산업화 이후 수도권과 영남지역이 경제발전을 견인하여 온 것 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사실에 의문의 여지가 없듯이 최근 중국과의 교역이 급증함에 따라 서해 안 지역이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고 이에 따라 전 남을 포함한 서해안지역이 앞으로 국토에서 차지 하게 될 위상이 현재와는 크게 다를 것임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국가적 차원에서 목 포를 중심으로 하는 서남권 지역의 발전을 위해 대형 개발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송재구의 전남부국론」은 1968년부터 1998년
까지 30년 동안 공직생활을 한 저자가 자신의 고 향이자 주된 활동무대였던 전남의 발전방향을
‘사랑이라는 노래에 음표 하나를 그리는 마음으 로’그려내고 있는 책이다. 때문에 저자의 전남 사랑이 진하게 배어 있고 전남의 발전잠재력에 대 한 저자의 확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 에 대한 아쉬움이 곳곳에 묻어나고 있다. 저자는 전남에 대해 대한민국을 위해서 지금까지는 아껴 놓은 땅이며 동북아 시대가 본격화되면 세계와 미 래를 향해 큰 역할을 해야 하는 지역이라고 설명 하고 있다. 전남부국론은 낙후된 전남의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대안 을 저자의 행정경험을 토대로 설득력 있게 제시하 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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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섯 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먼저‘이제는 전남이다’로 시작하여‘송재구의 전 남부국론’, ‘행정에도 CEO가 있다’, ‘고난이 클 수록 은총도 크다’, ‘나의 인생 60년, 나의 공직 생활 30년’으로 이어진다. 각 장의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처음 두 장이 전남부국론의 핵심을 이 루며 나머지는 저자의 지방행정 및 인생의 이력을 되돌아보는 내용이다.
‘이제는 전남이다’에서는 전남을 스펜서 존슨 의「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 나오는 치즈에 비유하고 있다. 반세기 전만 해도 곡창지대로서 전국에서 제일가는 부자 지역이었던 전남이 오늘 날 경쟁력을 상실한 데에는 산업화와 정치권력과 같은 외부적 원인과 함께 리더십 부재와 같은 지 역내부의 요인들에 기인한다. 저자는 전남이라는 치즈 창고가 비어가고 있음에도 이를 인식하지 못 하고 지역의 미래를 향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노 력이 미흡한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역설하고 있는 각종 지역개발 아이디어 는 새로운 전남을 위한 신선한 치즈 창고를 만들 고자 하는 것이다.
저자는 지난 40여 년간 발전에서 소외된 전남 이 지금은 그 소외로 인하여 국토의 아껴놓은 땅 으로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본다.
이 책에서는 전남의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력 으로 목포∙무안의 국제자유도시와 광양항을 제 시하고 있다. 목포국제자유도시는 저자가 목포시 장으로 재직하던 1989년 시민의 날 기념사에서 처음 제안하였으며, 더 나아가서 목포-무안-신 안을 통합하는 신(新)무안국제자유도시를 인구
50만 명의 도시로 건설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광양컨테이너 항만은 저자가 전라남도 기획관 리실장으로 재직하던 1984년 건설계획이 입안되 었는데 이 사업이 국책사업으로 반영된 데는 저자 가 큰 역할을 하였다. 무안국제공항과 광양항이 전남을 세계와 연결하는 관문이자 앞으로 국토 서 남부 지역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에서 저자의 안목이 돋보인다. 광양항을 중심 으로 하는 전남 동부지역의 발전을 위해 저자는 전경(全京)광역시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전경광 역시는 전남 동부의 5개 시군과 경남 서부의 5개 시군으로 구성되는 새로운 광역지자체로서 국토 의 균형발전과 대외개방, 지역감정 해소 등의 목 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이다. 아울러 전남과 불 가분의 관계에 있는 광주의 발전을 위해 전남과 광주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으며, 광주공항∙광주 역 이전 등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지역리 더의 중요성이다. 그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든, 아니면 실무책임자든 리더의 선견지명이 지역의 운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들의 생각이 당시에는 허무맹랑하고 실현불가능한 공 상처럼 보여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지역의 잠재력 에 근거를 갖고 있다면 언젠가는 현실화될 가능성 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전남에서 진행 되는 대형 국책프로젝트는 저자를 비롯한 전남의 발전을 위해 애쓴 이들의 고뇌와 혜안이 없었더라 면 상상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지나치지 않을 것이 라는 말로서 이 서평을 맺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