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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루스 올마이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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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펄로(Buffalo)는 미국 뉴욕주 서부 끝자락에 위치하 고 있으며, 유명한 5대호 중 온타리오(Ontario) 호수와 이리(Erie) 호수 사이에 자리 잡은 도시다. 버펄로라는 도시는 사실 우리에게 도시가 아닌 물소를 닮은 ‘바이슨 (Bison)’이라는 동물의 또 다른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 다. 그래서 어떤 이는 이 도시에 버펄로가 많이 살아서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도시 이 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미국이 아직 개척되지 않았을 시 절, 프랑스 출신의 한 탐험대가 대서양에서 내륙 쪽으 로 탐험을 시작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탐험대원들 은 원주민이었던 인디언들과 대서양 연안에 사는 앵글 로 색슨 계열 사람들(영국에서 도망쳐서 미국으로 건너 간)과 함께 내륙으로 탐험해 들어갔는데, 눈앞에 광활 한 숲과 아름다운 호수와 강들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보 게 되었다. 그 순간 탐험대 대장이었던 프랑스인 장교가

“정말 아름다운 호수로군, beau fleuve!”라고 외친 것이 오늘날의 버펄로(Buffalo) 라는 도시의 이름이 되었다 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아 름다운 호수가 도시의 이름 이 되었을 정도로 버펄로에 는 볼 만한 강과 호수가 많 이 있다.

이러한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인 버펄로를 배경으로 한 몇 안 되는 영화 중 2003년에 개봉한 ‘브루스 올마이 티’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인 브루스(짐 캐리)가 신에 게 불만을 토로하다가 어느 날 신의 능력을 부여받게 되 면서 일어나는 갖가지 일들을 코믹하게 그려낸 영화다.

특히 브루스와 신이 호수 중간에서 만나는 장면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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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브루스 올마이티(Bruce Almighty, 2003): 톰 새디악(Tom Shadyac) 감독, 짐 캐리(Jim Carrey), 모건 프리먼(Morgan Freeman), 제니퍼 애니스톤(Jennifer Aniston) 등 출연.

ㅣ 영화와 도시 ㅣ 21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 1)

기적을 꿈꾸는 도시, 버펄로(Buffalo)

최성근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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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신이 브루스에게 신의 역할을 맡기고 휴가를 떠나 면서 멋진 요트를 향해 유유히 호수 위를 걸어가고, 브 루스는 도시를 향해 호수 위를 뛰어가는 장면이 그림같 이 그려지고 있다.

버펄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리호와 온타리오호 사이에 위치한 수상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리적 여건은 자연히 버펄로가 내륙의 항구도시로 발 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의 산업화가 급속하게 이 루어진 19세기 말부터 슈피리어호(Superior), 미시간호 (Michigan), 휴런호(Huron)에서 뉴욕이나 보스턴으로 향하는 수많은 물류가 버펄로 항구를 통해 운송이 되 었다. 농산물·기계·광물 등 다양한 화물이 운송되었 고, 다양한 자원이 모여들자 이를 기반으로 각종 제조 업과 화학, 제철 공업 등이 버펄로에 터를 잡고 발달하

기 시작하였다. 더욱이 풍부한 수자원과 함께 나이아가 라 폭포가 인접해 있어 수력발전을 통한 전기공급이 이 뤄져 19세기 말~20세기 초 버펄로는 대표적인 미국의 공업도시 중 하나로 발돋움하게 된다. 1900년대 초 버 펄로는 세계적인 곡물 및 가축 시장과 철도와 운하 교 통의 요충지가 되었으며, 철강산업과 유통산업의 중심 지가 되었다.

무엇보다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이며 세계인들이 한 번쯤은 보길 꿈꾼다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버펄로라는 도시의 매력을 높여주고 있다. 이리호에서 흘러들어온 나이아가라 강이 북쪽 온타리오호로 흘러들어가면서 자 연스럽게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국경을 형성하고 있는 데 바로 그 접점에 나이아가라 폭포가 위치해 있다. 나 이아가라 폭포는 미국령에 속한 나이아가라 강 중앙의

기적을 꿈꾸는 도시, 버펄로(Buffalo)

최성근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email protected])

나이아가라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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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섬으로 인해 두 줄기로 갈라지게 되는데, 중앙에 있는 폭포는 호스슈(Horseshoe, 말발굽) 폭포 또는 캐 나다 폭포라고도 하며 높이 약 53m, 너비 약 790m에 이른다. 고트섬 북동쪽의 또 다른 작은 폭포는 높이 약 25m, 너비 320m에 이른다. 나이아가라 강물의 94%

는 호스슈 폭포로 흘러내리며, 호스슈 폭포가 쏟아 내 리는 물의 양은 자그마치 분당 1억 6,000만ℓ로, 1시간 동안 쏟아지는 물의 양이 우리나라 서울 1천만 명의 시 민이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보다 많다고 한다. 이러 한 엄청난 양의 폭포수가 빚어내는 장관을 보기 위해 연

간 1,2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세계에서 매 년 버펄로와 캐나다를 찾는다. 나이아가라 폭 포에서의 백미는 ‘Maid of the Mist(안개 속의 처녀)’로 불리우는 유람선 관광이다. 영화 ‘브루 스 올마이티’ 속에서도 물론 나이아가라 폭포를 빼놓을 수 없다. 브루스는 Maid of the Mist호 의 23주년 기념일 취재를 맡아 취재를 하게 되 는데 물보라의 거센 바람과 함께 비옷을 입고 도 온몸이 다 젖을 정도로 엄청난 나이아가라 폭포의 위용을 느낄 수가 있다. 물론 실제 나이 아가라 폭포의 웅장함과 압도적인 광경은 실제 경험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아쉽더라도 영화 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 느낌을 전해 받을 수는 있을 것 같다.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에서 보여지는 버펄 로는 웅장한 나이아가라 폭포의 위용에도 있지 만, 일상적이면서도 평온한 미국 중소도시로서 의 매력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영화 첫 장면부터 시내 중심가의 전통 쿠키가게에서 아 주 거대한 쿠키를 만들어 이를 방송하는 모습 이 그려진다. 리포터인 브루스가 우유가 가득 담긴 통을 들고 달려가면서 아이들에게 우유를 쏟아주는데 이때 아이들의 모습은 즐겁기만 하 다. 또한 신이 된 브루스가 취재를 하던 중 운석이 떨어 지기도 하는데 이 장면에서도 배경은 역시 칠리소스로 만든 음식나누기 행사다. 특히 브루스와 약혼녀가 자주 찾아가는 식당이 있는데 그곳은 아주 협소하지만 정겹 고 따뜻한 공간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영화 말미에서도 브루스는 약혼녀와 함께 이웃들이 모인 가운데 헌혈 행 사를 취재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이 모든 이미지는 버펄로란 도시가 미국의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그러나 따뜻하면서도 정겨운 도시로서의 매력을 지니고 있음을 영화는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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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중간에서 만나는 신과 브루스

따뜻하고 정겨운 도시 버펄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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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양한 매력을 가진 도시 버펄로는 사실 우리 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것은 버펄로라는 도시가 이미 전성기를 한참 지나 쇠락해버린 도시가 되어버린 운명과도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다. 한때 물류 중심지 요, 공업도시로 급성장했던 버펄로는 교통, 산업, 노동 여건의 다양한 변화와 함께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공장은 문을 닫고, 각종 산업은 쇠퇴하였으며,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도시를 떠났다. 전통적인 제조업의 쇠퇴 와 고임금, 도로교통의 발달 등으로 경제적 침체기를 맞 게 된 버펄로는 미국 내 25만 명 이상의 중견도시 중 가 장 빈곤한 도시의 하나가 되고 말았다. 60만 명에 육박 했던 인구는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고, 빈곤층 비율도 약 30%에 달하여 디트로이트 다음으로 빈곤층이 많은 도 시가 되었다. 영화에서도 이러한 버펄로의 쇠락한 모습 또한 동시에 그려져 있다. 특히 브루스가 자신의 전지전 능한 힘을 오용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도시는 혼란에 빠 지고, 각종 소요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복권에 당첨되었 지만 상금이 1달러밖에 안된다는 것에 좌절하여 방화를 저지르고, 거리에서 시위를 하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코 믹하기도 하지만 과거의 영광스럽던 모습을 상실한 버

펄로의 좌절과 허망함이 동시에 그려진 것 같다. 전지전 능한 신이 도시에 있지만 도시는 오히려 혼란에 빠지고, 그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브루스 자신도 오히려 약혼 녀에게 버림 받으면서 무의미와 허무함에 불행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버펄로를 배경으로 한 영화 브루 스 올마이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 를 전해주고 있을까? 먼저 영화의 개요와 내용을 소개 하면 다음과 같다. 영화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코미 디 배우 짐 캐리와 미국 드라마 프렌즈의 배우로 유명해 진 제니퍼 애니스톤이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친 작품으 로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버펄로 지역 방송 국의 뉴스 리포터인 브루스(짐 캐리)는 재미있는 입담으 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지만 정작 자신은 자신에게 주 어지는 별 볼일 없는 취재거리가 늘 불만이다. 브루스 는 공석으로 알고 있던 앵커 자리가 자신과 앙숙관계에 있던 라이벌 기자에게 돌아갔다는 것을 알게 되자, 생 방송상에서 정신없이 욕을 퍼붓고 결국 그는 방송국에 서 쫓겨나게 된다. 브루스는 하늘을 향해 삿대질을 해대 며 자신의 불행은 모두 신 탓이라며 원망을 하자,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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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모습으로 나타난 신은 그의 전지전능한 힘을 브루 스에게 모두 주고 휴가를 떠나버린다. 하루아침에 신이 된 브루스는 그의 힘으로 토마토 스프를 홍해처럼 가르 기도 하고, 멋진 스포츠카를 타며, 심지어 애인의 가슴 크기를 하룻밤에 부풀게 하고, 그녀를 위해 달을 지구로 당겨오기도 하는 등 자기 멋대로 신의 능력을 휘두른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그의 귀에는 지구 곳곳에서의 기도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고, 곳곳에서 재앙이 일어나면 서 신이 된 그조차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결국 그는 신의 역할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것인지를 토로하면서 포기하겠다고 외친다. 이때 신이 다시 그에 게 나타나 사람들이 신에 대해서 가진 잘못된 기대에 대 해서 언급한다. “스프 갈라놓기는 기적이 아니라 마법일 뿐이야. 두 개의 직장을 가진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시 간을 쪼개어 축구 연습에 가는 게 바로 기적이야. 10대 청소년이 다른 모르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헌혈을 하는 것, 그런 걸 바로 기적이라고 하는 거야. 사람들은 내가 그들을 위해 일을 해주길 원하지만 그들은 그 힘이 바로 자신에게 있음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어. 기적이 보고 싶 나? 그럼 스스로 기적이 되게나.”

이 영화에서 신의 역할을 맡은 명배우 모건 프리먼이 전한 이 메시지로 인해 이 영화가 코믹 영화임에도 불구 하고 제법 많은 이들에게 깊은 성찰과 가슴울림을 주고 있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영화 속의 브루스와 같은 허황된 기적만을 바라보며, 정 작 현실에서는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삶을 살고 있기 때 문일 것이다. 자신이 바라는 기적을 이뤄내는 힘은 정작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원망하고 불평하며,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결국 스스로 패배자의 인생 을 자초하는 어리석음에 우리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이 다. 자신의 인생, 나의 삶, 내 주변을 조금만 주의 깊게 돌아보면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기적을 일궈낼 힘이 잠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된 버펄로는 마치 영화 속 브루스의 마음을 그대로 투영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나이아가 라 폭포는 과거와 다름없이 웅장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 지만, 이 도시는 과거의 영화로운 모습을 상실한 채 브 루스와 같이 기적을 바라는 듯한 모습이다. 버펄로를 연 고로 하는 ‘버펄로 빌스(Buffalo Bills)’라는 미국 프로미 식축구(NFL)팀은 강력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1960년대 ㅣ 영화와 도시 ㅣ 21

버펄로 항구

ⓒ Fortunate4now,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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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불구하고 슈퍼볼 우승을 하지 못하고 리 그 1위 내지 포스트 시즌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팀의 기량은 더욱 떨 어졌고, 이제는 지역 리그 내에서도 약체 팀 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영광을 기억하는 수많은 팬들이 빌스의 경기가 있 는 날이면 TV 앞에 앉아 버펄로윙을 곁들 여가며 빌스를 응원한다. 이기는 경기보다

는 지는 경기가 많지만 여전히 그들은 마음속으로 빌스 가 이기는 ‘기적’을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흡사 전지전능한 힘을 가진 브루스가 나타나 버펄로를 다시 과거 영화로웠던 모습으로 되돌려주기를 바라는 마음과 같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영화는 제2, 제3의 브루스를 꿈꾸는 이들에게 기적이란 과거의 영화로운 모습이나 우리가 꿈꾸는 그 무언가를 마법처럼 현실화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 을 보여준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신적인 능력으 로라도 자신의 삶에 기적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그러 한 소망은 또 다른 욕망으로 분출되기도 하고, 그러한 욕 망이 채워지지 않을 때 인간은 분노하고 좌절하기도 하 며 누군가를 원망하기도 한다. 영화 속 브루스는 버펄로 라는 도시에 살아가면서 현실을 뛰어넘는 이상적인 기 적이 일어나기를 소망하는 소시민을 대표한다. 마치 로 또 복권에 당첨되기를 소망하면서 복권을 사는 한 소시 민처럼 말이다. 하지만 진정한 기적은 로또 복권에 당첨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 그 자체에 기적이 숨어 있다고 말해준다. 진정한 기적은 그 를 사랑하는 연인과, 그의 동료들과, 정겨운 이웃들과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다. 그가 일 하는 일터에서, 그가 자고 일어나는 가정에서, 그리고

그가 발딛는 곳곳에서 매순간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 이다. 그것은 단지 현실에 순응하거나 불만족한 현실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추란 것은 아니다. 우리 자신에게 기 적의 능력, 가능성, 잠재력이 이미 주어졌다는 것을 믿 고 우리 스스로가 기적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영화 속 배경이 된 도시 버펄로 역시나 과거의 영광스러 웠던 기적을 꿈꾸는 공간으로 그려져 있다. 하지만 그 안 에 사는 사람들은 이미 기적의 주인공들이다. 오늘 현재 를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기적을 이미 이뤄가고 있고, 또 내일의 기적을 이뤄갈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그런 도시 로서 말이다.

버펄로 빌스(Buffalo Bills)의 경기가 열리는 랠프윌슨스타디움

ⓒ David L Selby, 위키피디아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