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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EP Film Reviews 精 神精 神 分 析J Korean Psychoanalytic Society 精 神精 神分 析分 析分 析 ::::第第第第 12 卷卷卷卷 第第第第 1 號號號號 2 0 0 1 Vol. 12, No. 1, page 126~128, 2 0 0 1
아이즈 와이드 샷
김 혜 남*
Eyes Wide Shut
Hae-Nam Kim, M.D.*
우린 저마다 아무에게도 말 못할 여러 환타지를 간직하 고 산다. 우리가 알고 있고, 때론 즐기고 있는 환타지 외에 도 우리 마음속엔 우리가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싶은 여러 환타지가 존재한다. 그러한 환타지들은 때론 꿈의 형태로, 때론 어느 순간에 뺨을 때리며 휙 지나가는 바람처럼 섬뜩 한 느낌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도 한다. 환타지에 대 해 프로이드는 우리의 Ego가 자라면서 원초적인 성적, 공 격적 충동을 포기하게 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이 충동들 은 환타지의 형태로 존재하게 되며, 이 환타지는 자연의 보 고처럼 우리 마음속에서 나름대로의 생을 유지한다고 설명 하였다. 사실 두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보면 우리는 머리 위에 또 다른 환상의 세계를 이고 살고 있다. 그러고 보면 참 복잡한 세상이다. 여러 사람이 서로 어울리고 부대끼고 사는 것도 복잡한데 각자 머리 위에 저마다의 환상의 세계 가 얹혀 있고, 그것들은 현실 세계의 법칙과 상관 없이 또 서로 얽혀 있다니 정말 그것들로부터 두 눈을 질끈 감아버 린 채 보고 싶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사실 모르는 것처럼 좋은 것이 어디 있는가. 내 속에 어 떤 환타지가 있건 말건 내 배우자의 머리 속에 어떤 환타 지가 있건 말건 안보고 살면 속 편할텐데. 그런데 어쩌다 힐끗 들여다 본 환타지는 사람들을 현기증 나게 만든다. 때 론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잃어버리게 하기도 하고.
“인간은 고상한 야만인이 아니라 비천한 야만인이다. 인 간은 잔인하며, 약하고, 어리석으며, 자신의 이익이 관련된 곳에는 객관적일 수가 없다. 나는 인간의 잔인하고 폭력적 인 특질에 관심이 많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인간의 진실 된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1972년 한 인터뷰에서 스 탠리 큐브릭이 한 말이다. 그는 세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답 게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에 관한 냉소적인 영화를 여럿 만들었다. 그러나 그가〔Full Metal Jacket〕 이후 12년의
오랜 침묵을 깨고 내놓은〔Eyes wide shut〕은 한 영화 천 재의 마지막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세상에 대한 좀더 긍정 적인 시각 변화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인간의 성적 환상에 대한 과감한 여행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세인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영화〔Eyes wide shut〕은 한 젊은 여피족 부부의 성적 환상을 다룬 영화이다. 젊은 미남 의사 빌(톰 크루즈)은 정 숙한 아내 앨리스(니콜 키드먼)와 여유롭고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들은 빌의 환자 지글러(시드니 폴락)가 여는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한 자리에서 각자 다른 이성 으로부터 강한 성적유혹을 받는다. 다음날 아내는 남편에 게 충격적인 고백을 털어 놓는다. 우연히 눈길이 마주친 한 해군장교의 매력에 반해 그와 하룻밤만 보낼 수 있다면 가 족 모두를 포기할 수 있을만큼 강렬한 욕망을 느꼈다는 것.
이 말을 들은 빌은 커다란 충격에 휩싸이고 반복적으로 떠 오르는 아내의 불륜에 대한 환상에 시달리며, 뉴욕 밤거리 를 헤매다 창녀를 찾아가 에이즈의 위험성에 노출될 뻔 하 기도 하고, 기괴하지만 종교 의식같은 집단섹스파티에 잠입 하여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곧 이 영화는 젊은 부 부가 갖는 성적 환타지가 서로 부딪치면서 만들어내는 성적 파노라마다.
이 영화는‘실제적’인 것과‘환상적’인 것이 끊임 없이 시각적으로 교차되면서 만들어진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 이 환상인가.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으며,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큐브릭은 환타지나 내적 현실이 어떻게 우리의 경 험을 모양짓고 지배하는가를 보여준다. 빌이 아내의 성적 욕망에 관한 환타지를 들은 후 그의 앞에는 유혹적이며 자 극적인, 그러나 낯선 경험들이 놓이게 된다. 그의 내적 현 실은 그로하여금 전혀 색다른 경험들을 받아들이게끔 유도 하고 자극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환상에 따라 사물을 해 석하고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이 앨리스의 캐릭터이다. 그녀는 바비
*김혜남신경정신과의원 Dr. Kim’s Psychiatric 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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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같은 모습이다. 이지적이며 가정적이고 정숙한 여성인그녀가 파티에서는 은근히 유혹적이며 관능적으로 변한다.
그러나 실제적인 성적 유혹 앞에서 그녀는 다시 가정으로 도망친다. 그리고 거울 앞에서의 정사. 그녀는 남편의 애무 를 받으며 거울 속의 자신에게 묘한 시선을 던진다. 아마도 거울은 환타지의 세계를 상징하는 것인 듯 하며, 이어서 거 울 안의 세계와 거울 밖의 세계가 계속 교차된다. 부인의 성적 환타지를 듣고 충격에 빠지는 빌 역시 환상과 현실의 세계를 넘나들며 방황한다. 과연 무엇이 환상이고 무엇이 진실인가. 무채색 연상으로 계속 떠오르는 부인의 불륜 장 면, 창녀와의 아슬아슬했던 일과 의상을 빌리기 위해 밤 늦 게 찾아간 의상실에서의 이해할 수 없던 장면, 그리고 마지 막 성적 감정이 배제된 듯한 의식같은 집단 성교 장면. 이 모든 것은 사실일 수도 그의 환상일 수도 있다. 그리고 서 로의 성적 환타지에 압도당한 가여운 젊은 부부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두려움과 안도감에 떨고 있다.
여기서 sex의 의미가 참 재미있다. 관계로서의 sex, 파 워로서의 sex, 강박으로서의 sex, 복수로서의 sex, 거래로 서의 sex, 자기애적 손상의 위안으로서의 sex.... 그러나 결국 사랑으로서의 sex가 이 모든 것을 감싼다. 어쩌면 너 무도 뻔한 결말이어서 보는 사람을 맥빠지게도 하지만. 그 러나 큐브릭의 냉소가 이를 가만히 둘 리가 없다. 그는 부 부의 사랑과 신뢰가 이 모든 것을 감싸고 이길 수 있다는 암시 뒤에 한 대사를 집어 넣는다.“빨리 집에 돌아가서 우 리 할 일이 있어. fuck!” 그건 다시 관계로서의 sex, 강박 으로서의 sex로의 복귀일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보면 나르 시즘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젊은 의사 빌은 상당히 나르 시스틱한 사람이다. 그는 잘 정돈된 외모에 안정된 직업, 성 실한 성격에 평화로운 가정을 갖고 있는 이상적인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부인이 나름대로의 내적 현실을 갖고 있는 전 체적인 사람이란 것을 보지 않으려 한다. 그는 정숙한 부인 과, 아이 어머니로서의 부인, 즉 그의 안정된 시스템 안에 하나의 톱니처럼 들어가 있는 부인만을 본다. 그는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인간이 아닌 대상처럼 거리를 두고 대 한다. 즉 모든 것은 그의 자기애적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대상일 뿐이다. 그러는 그에게 다른 남자에 관한 부 인의 성적 환타지는 하나의 위협이고 고문이 된다. 그는 부 인이 전체적인 인간이란 걸 보기 거부하고, 그의 남근기적 자기애(phallic narcisssism)는 상당한 손상을 받게 되며 그의 아이덴티티는 심각하게 흔들린다. 즉 그는 거세의 위 협에 직면한다. 그리고 질투와 고립이라는 딜레마 속에서 헤매게 된다. 이후 마치 환각처럼 반복적으로 그를 괴롭히
는 부인의 불륜에 대한 환상과 밤거리를 헤매며 겪는 일련 의 경험들은 그의 자아가 얼마나 취약하며 그가 얼마나 미 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성적 유혹과 부인의 내적 현실에 맞닥뜨린 그는 마치 psychotic defence(말 그대로의 정신병적인 상태는 아니더라도)를 사 용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경험과 부인의 꿈의 유 사점을 발견하고, 부인도 자신만큼 성적 환타지로 두려워하 고 있음을 알고는 안심한다. 둘은 더 이상 분리되지 않으니 까. 그리고 마치 어머니 앞에 서 있는 소년같은 모습이 된 다. 그리고 두 눈을 질끈 감고 다시 부인과의 관계로 들어 가기로 합의한다.
또 하나 이 영화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되살아난 원초경 (primal scene)의 충격이다. 빌에게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부인과 해군장교와의 성교장면은 어디서 본듯한 형태로 나 타난다. 그것은 사실이 아님을 앎에도 불구하고 그를 집요 하게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이는 그의 내적세계에 잠재되 어 있던 어떤 기억이 부인의 고백에 의해 자극받고 되살아 난 것임을 암시한다. 그것은 빌이 어릴 때 보았던 부모의 성교장면(primal scene)의 재생이다. 넘어뜨릴 수 없는 힘 과 권위를 상징하는 해군장교, 그에 반해 일탈을 꿈꾸는 부 인, 그리고 그 앞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자신-바로 에 디푸스적 삼각관계의 재현이다. 어릴 때 어둠 속에서 맞닥 뜨린 부모의 성교장면은 아이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온 다. 아이는 묘한 흥분과 함께 뭔가 무서운 일이 펼쳐지고 있다는 두려움 속에 휨싸이게 된다. 아이의 눈 앞에 펼쳐지 는 것은 어머니가 아버지로부터 뭔가 무서운 일을 당하고 있는 것 같은 장면이고, 그것은 성행위를 위험한 것으로 받 아들에게 되는 첫 경험이다. 그래 원초경과 연관된 성적 환 상은 가학-피학적인 양상을 많이 띠고 있다. 부인의 성적 환상에 맞닥뜨린 빌이 이후에 경험하는 일들은 위험하고 기 괴한 성이다. 유혹적이며 푸근할 것 같은 거리의 여인은 실 은 자신을 파괴할수도 있는 AIDS 환자이고, 의상대여점에 서는 딸과 아버지, 그리고 외간 남자 사이에 이해하기 힘든 일이 코메디처럼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찾아간 집단 섹스파티, 거기엔 그가 어릴 때 밤마다 보고 상상했을 법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는 호기심 많은 구경꾼으로 등장하며 그러한 장면을 목격했다는 사실로 위험에 처하게 된다. 바로 원초경의 재생이다. 이러한 원초경에의 노출은 아이에게 흥분과 두려움을 주는 것 외에 소외와 고립감의 느낌 그리고 질투의 감정도 동시에 부여한다. 아이는 자신 만이 그 장면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에 대해 묘한 질투와 고 립감을 느끼게 된다. 바로 빌이 부인의 환타지와 접한 후 느끼는 어찌할 수 없는 질투와 고립감의 느낌이다. 그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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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극복하기 위해 강박적으로 어릴 때의 장면을 찾아다닌 다. 그리고 아버지같은 이미지의 지글러로부터 그의 위험한 호기심에 대한 질책과 사실에 대한 해명을 듣고 방황을 멈 추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리라는 건지 아니면 두 눈을 크게 뜨고 서로의 내면 세계를 보고 그것 을 인정하고 온전히 받아들이자는 것인지 내내 헷갈렸다.
아무려면 어떠랴. 관객은 각자 자신의 양만큼만 가져가면 될 것을.
그러나 미완성의 영화여서 그런가. 내내 늘어지는 편집과,
판에 박힌듯한 연기, 관객에 감정을 강요하는 소음같은 음 악, 아하 음악이 저렇게 영화를 망칠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 이 들 정도였다. 물론 붉은 색과 황금색, 그리고 푸른 빛으 로 교차되는 색조의 향연과 중세 미술작품을 보는 듯한 집 단 섹스 장면 등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만일 큐브릭 이 살아 있다면 저 영화가 저렇게 대접받고 있을까 하는 의 구심, 죽은 천재에 대한 예우가 더 많은 것은 아닐까 하는 냉소적 시각, 이것 역시 영화를 보는 중 감독의 냉소가 나 에게 전이된 것인가. 하여튼 어찌보면 잘 만들어진, 그러나 어찌보면 지루한 성적 환상으로의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