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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R I H S 보 고 서
북한 도시(재)개발을 위한 첫걸음
김원배|중앙대학교 초빙교수
지난 20년간 학계와 연구기관에서 남북협력 정책 과 방안에 대해 여러 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 져왔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연구 결과물은 남북관 계의 갈지자 횡보로 별 용도 없이 사장되어온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통일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언 제 어떻게 통일이 다가올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서 통일 이후 시대를 대비한 연구는 정보 부족과 실태 파악의 어려움으로 인해 결국 남한 전문가들 이 생각하는 통일 한반도의 모습으로 투영될 수밖 에 없었다. 이상준 박사 외 3인이 수행한 「통일 한 반도 시대에 대비한 북한 주요 거점의 개발 잠재력 과 정책과제(I)」 연구도 이러한 근본적 한계를 안 고 출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에서 체제전환국의 사례분석과 지리정보시스템 분석을 토대로 제시하고 있는 내용은 이러한 근본적 한계
를 극복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 또한 연구진들이 강조한 바와 같이, 이 연구는 북한의 도시개발과 관련한 기초적 인 수치정보를 제공하여, 개략적인 개발비용 추산 을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분명 기존의 연구와 비교하여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연구진들이 체제전환을 시장화, 사유화, 국제화 로 파악하고 이를 도시 변동의 개념적 근거로 삼은 것은 향후 전개될 북한 체제전환의 과정을 이해하 는 데 충분한 설득력을 가진다. 다만, 연구진들도 인정하듯이, 각각의 전환 과정이 실제로 어떻게 맞 물려 전개될지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며, 결과적 으로 도시 변화에 미칠 영향도 일률적으로 예상하 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는 단순히 체제 전환에 따른 도시 변동을 추상적으로 파악하는 데
통일 한반도 시대에 대비한 북한 주요 거점의 개발잠재력과
정책과제(I)
Development Issues of the Centers in North Korea for
Preparing Korean Unification(I)
이상준·김천규·박세훈·신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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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고, 연구대상 도시인 남포·신의주와 유 사성을 가진 구동독의 두 도시 로스토크와 라이프 치히의 실증적 사례를 들어 북한 도시에서 예상되 는 변화를 구체적으로 예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 련 전문가나 정책담당자에게 유용한 자료를 제공 하고 있다.
다만 북한의 체제전환과 관련하여 구동독이나 동구 국가들이 걸어온 길을 어느 정도 답습할 것으 로 예상되지만, 북한의 사회경제적 특수성으로 인 해 상이한 경로를 밟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 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의 상황은 여타 국가와의 비 교를 불허할 만큼 독특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체 제변화에 따른 도시(재)개발의 과제는 북한의 특 수성을 충분히 반영한 것이어야만 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다핵화, 고밀화, 다양화의 개념은 거시적 차원에서 원용될 수 있을지 모르나, 북한 도시 전반에, 그리고 개별 도시 차원에서 기 계적으로 적용 가능한 개념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체제전환 국가들이 공통으로 당면했던 문 제인 대량 실업 발생, 경제 기반 약화, 인구 유출 등 을 감안할 때, 향후 북한 도시정책의 핵심은 일자 리 창출, 생활환경 정비, 경제기반 재생 및 확충으 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도시개발보다는 오히려 도시재생으로 불릴 수 있는 정책 과제는 당 연히 위의 목표를 해결하는 것과 연동되어 추진되 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내용적 고려가 후속 연구의 분석틀에 담겨야 할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지리정보시 스템에 기초한 개발 잠재력 분석이다. 보고서에 실 린 결과만 보면, 단순해 보이는 작업이지만 실제로 많은 품이 들어가는 작업임에 틀림없다. 남포와 신
의주 두 도시의 표고 분포, 경사도 분포, 토지이용 분포 등은 장래 필요해질 개발가능후보지를 도출하 는 데 매우 유용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특히 공 업지대 현황 및 주거지 현황 분석은 현재 북한 도 시의 실태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자료일 뿐만 아니 라 장래 산업용지나 주거용지 수요를 산출하는 데 에도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러한 지리정보 분석이 현황 파악과 신개발 가능후보지 도출에 주로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보 고서 4장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체제전환기의 북 한 도시 정책 과제 중 가장 시급한 것은 재개발 또 는 재정비일 것이다. 군사시설 이전 적지 활용, 공 업지대의 재개발, 주거지 재정비, 역사문화 자원의 복원 등은 북한 스스로 하든 외부의 힘을 빌리든 커 다란 도전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따라서 지리정보 분석을 통한 재개발 필요 지구의 도출이 이루어졌 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간 산발적으로 북한 도시의 실상에 대한 묘사 가 이루어져왔고, 북한의 체제변화 시 지향해야 할 도시 정책의 방향 등에 관해서도 약간의 논의가 있 어왔다. 이 보고서는 기존의 논의를 뛰어넘어 북한 체제변환에 따른 도시개발의 과제를 구체적인 자료 에 근거하여 체계적으로 거론했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 도시 관련 연구나 정책 논의의 새로운 시발점 을 마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남포, 신의주와 더 불어 후속 연구에서 다루게 될 라선, 청진, 원산, 평 양 등에 관한 분석결과가 생산된다면, 적어도 북한 의 주요 도시에 대한 체제전환 이후 개발 및 재생의 방향은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독자와 함께 후속 연구의 알찬 결과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