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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과 혁신을 위한 경쟁정책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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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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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I E T 산 업 경 제

경쟁정책을 수립하고 반독점법을 집행하는 경 쟁당국은 두 가지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한 가지 는 과거 수십 년 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고, 나머지 하나는 비교적 최근 들어 시작되었다. 첫 째 질문은 ‘경쟁정책이 한 국가경제의 성장에 어 떤 역할을 하는가’이다. 이는 특히 성장이 정체 되는 시점에 경쟁당국의 역할을 유보 내지 축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측이 주로 제기하는 질 문이다.

두 번째는 ICT나 산업 간 융·복합으로 특징지 어지는 신(新)성장 분야에 있어서 경쟁당국의 전 통적인 정책 수단이나 법 적용이 여전히 효과적 이고 타당한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경쟁법 적용 여부나 판단이 동태적으로 급변하는 시장의 특 수성에 걸맞도록 유연하게 변화될 필요가 있다 는 것이다.

가용 자원의 최대 활용을 통해 일정한 수준의

경제발전을 이룩한 국가들에 있어서 생산성을 높 이는 것은 그 다음 단계로의 경제성장을 위한 가 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경제의 생 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종 산업정책과 더불어 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들 간에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장(場)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 이 중요하다.

경제성장을 위한 경쟁정책의 역할

일상생활에서 경쟁은 다양한 선택권의 보장, 좋은 품질과 싼 가격을 제공하는 것 정도로 인식 된다. 그렇다면, 보다 거시경제적 차원에서 경쟁 은 과연 어떻게 경제성장에 기여하는가? 우선, 경 쟁은 이른바 배분적 효율성(allocative efficiency) 을 높인다. 즉, 시장에 경쟁이 존재하면 보다 효 율적인 기업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거나 새롭 게 시장에 진입하고, 비효율적인 기업들은 시장 에서 퇴출된다[이를 기업 간 효과(between-firms

경제성장과 혁신을 위한 경쟁정책의 역할 *

홍형주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거래심판담당관

* 본고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 의견이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식 입장이 아 님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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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fect)라 한다]. 다음으로, 경쟁은 기업들의 생산 성 자체를 증진시킨다. 즉, 경쟁을 인위적으로 가 로막아온 규제의 장벽을 벗어난 기업은 자체적으 로 효율성 증대를 위해 노력할 유인을 지니게 되 고 이는 혁신(innovation)으로 귀결된다1)[이를 기 업 내 효과(within-firm effect)라 한다].

경쟁당국은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사용한다. 현재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 간 가격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담합 을 적발하고 경쟁 저해적인 M&A 등을 시정한다.

또한, 독과점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막고, 새 로운 기업들의 시장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 하기 위해 각종 경쟁제한적 규제를 없앤다. 이러 한 전통적인 경쟁당국으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우 리나라 공정위는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들이 시 장에서 유효한 잠재적 경쟁자로서 제대로 성장·

1) 경쟁과 혁신 간의 관계에 대한 실증적 연구 결과를 보면 양자는 대략적 으로 역(逆)-U자형 관계에 있다. 즉, 적당한 정도의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에서 혁신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반면, 독점도가 높거나 아니면 경쟁이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은 상대적으로 혁신이 적게 이루어진다[Aghion et al(2005). Competition and Innovation : an Inverted-U Relationship.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등 참조].

기능할 수 있도록 불공정하도급 시정 등 대-중소 기업 간 협력 증진업무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경쟁정책의 거시경제적 효과를 분 석하기 위한 실증연구들이 산업조직론(Industrial Organization) 분야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이루 어져 왔다. 특히, 최근 OECD 12개 회원국의 22개 산업에서 경쟁정책이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에 미친 영향을 추정한 연구2)에 따르 면, 제대로 집행된 경쟁정책은 (다양한 국가·산업 별 특수요인이나 변수들 간의 연관관계효과 등을 배제하더라도) 국가 경제의 생산성 향상과 유의 미한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경쟁정책이 소비자 후생, 개별 기업 및 산업 수준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GDP성장률 등 제반 거시경제 변수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가 축적되어 있다.3) 이 연구들의

2) Buccirossi et al(2013). Competition policy and productivity growth : an empirical assessment. Review of Economics and Statistics.

3) 경쟁정책과 거시경제 변수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 동향에 대해서는 OECD(2014). Factsheet on how competition policy affects macro- economic outcomes를 참조할 수 있다. 한편, 한국 공정위가 처리한 주 요 사건의 소비자 후생 증대효과 추정에 관한 연구로는 공정거래위원회 (2012), 「경쟁법 집행효과에 대한 경제분석」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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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적인 결론은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 는 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높고, 특히 상부 산업 (upstream sectors)의 경쟁은 하부 산업의 생산성이 나 고용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어 경제 전반에 그 효과가 폭넓게 전이된다는 것이다.

경제혁신을 위한 경쟁정책의 역할

19세기 영국의 경제학자인 David Ricardo는 ‘내 연적 마진(intensive margin)’과 ‘외연적 마진(ex- tensive margin)’을 구분할 것을 강조했다. 내연적 마진을 높이는 것은 이미 사용되고 있었던 토지 와 같은 생산요소로부터 보다 많은 산출(output) 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외연적 마진을 높 이는 것은 기존에는 사용되지 않았던 생산요소로 부터 새롭게 산출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존재하는 경제시스템을 어떻게 조정하고 운 영할지에 대해(즉, 내연적 마진에 대해)서만 경제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 된다. 혁신과 성장 을 위해서는 외연적 마진을 높이는 것에, 즉 경제 적 외연을 확대하는 것에 보다 중점을 두어야 하 며, 이것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기본취지이다.

혁신이란 일반적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법 을 도입하여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제 품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최근에는 특히 ICT 등 디지털 기 술에 기반을 두고 산업 간 융·복합이 이루어지는 신성장 분야에서 혁신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신성장 분야는 경쟁정책적인 관점에서 보 면, 혁신적인 창의성과 기술로 시장을 선점한 자가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first mover takes all), 일단 시장이 선점되면 네트워크 효과 등에 의해 만들어진 높은 진입장벽으로 새로운 후발주자의 시장진입이 쉽지 않으며, 기술발전의 속도가 빨라 시장 자체가 동태적으로 급변하므로 ‘시장 내에서 의 경쟁’(competition in the market)이 아니라 ‘시 장을 위한 경쟁’(competition for the market)이 이 루어질 유인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이와 같은 특징 때문에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행 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우선, 시장선점자가 유통망 봉쇄, 부당한 거래조건 부과 등을 통해 경 쟁사업자의 시장진입을 방해하는 배제행위를 할 수 있다. 또한, 시장에 이미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 는 중소사업자 등 거래상대방에 대한 착취행위도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특정 시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시장지배력을 지렛대로 사용하여 불공정한 방법을 통해 인접시장까지 지배력을 확대하는 지 배력 전이(leveraging)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특 히, 시장선점자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권 등 지적재산권을 남용할 경우 이러한 불공정행위가 가지는 폐해의 파괴력이 더욱 크다. 신성장 분야 의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경쟁당국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문제는 경쟁당국이 ICT 등 신성장 분야에도 그 동안 사용해오던 전통적 분석 수단을 그대로 적용 할 수 있는가에 있다. 경쟁당국은 경쟁이 제한되 는지 여부를 분석하기 위해 분석단위가 되는 관 련 시장을 획정하고 그 시장에서 어떤 기업이 시 장지배력(market power)을 갖고 있는지를 판단한 후 그 기업의 행위가 시장 경쟁에 어떤 영향을 주 는지를 평가한다. 신성장 분야에서는 기업 및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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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간에 융·복합화가 심화되고 네트워크나 플랫 폼 등 사업 모델과 경쟁양상도 다양하다. 어떤 기 업의 문제가 되는 행위가 없었을 경우에 형성되었 을 경쟁상황을 예측하기도 어렵고, 산업의 변화속 도도 빨라 정태적 분석결과의 유효성이 의심받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경쟁법 적용에 있어 이러한 시장 특성에 맞게 분석 틀을 조정하거나 확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대상의 특성에 맞게 분석 수단은 날카롭게 가다듬되, ‘시장경쟁 촉진을 통한 소비자 후생 증대’라는 경쟁정책의 본질을 잊어서 는 안 된다. 본말이 바뀌면 곤란하다.

한편, 혁신과 신성장 분야 발전을 유도하기 위 한 핵심 중 하나는 특허권 등 지적재산권을 어디 까지 보호하고 그 남용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 에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의 한 발표가 주목된 다. 영국에서 발간되는 경쟁법·정책 전문저널인 GCR(Global Competition Review)은 2001년 이후 매년 세계 각국 경쟁당국을 평가하여 그 결과를 발 표한다. 얼마 전 발표된 2016년 평가결과 한국 공 정위는 프랑스, 독일, 미국 경쟁당국과 함께 최고 등급(별 5개)을 받았다. 이번 GCR의 한국 공정위 에 대한 최우수 등급 평가는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경쟁당국 중에서는 최초라는 점에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GCR은 평가의 근거로서 카르텔·기업결 합 등 경쟁법 핵심영역에 대한 역량 집중, 절차적 정당성 제고 노력, 높은 승소율과 함께 지적재산권 분야의 활발한 법 집행을 통한 시장혁신 유도를 꼽 았다. 특히, 작년 5월 Microsoft-Nokia 기업결합 건 에서 특허 남용 가능성을 차단하는 내용의 동의의 결을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한 사례4)를 예로 들며 한국 공정위가 지재권 분야에 있어서 경쟁법 집행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정위는 앞으 로도 경쟁당국으로서 기업과 시장의 혁신을 활성 화하는데 기여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경쟁정책이 거시경제 성장과 개별 산업 및 기업 의 혁신에 걸림돌이 되지 않느냐는 의문은 오해에 서 비롯된 것이다. 제대로 집행된 경쟁법·정책은 국가경제 성장과 혁신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에 대한 답이다.

4) 모바일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Microsoft가 Nokia의 휴대폰 단말기 사 업을 인수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 등에 자신이 가진 특허권을 남용할 우려가 있었다. 공정위는 과도한 특허사용료 요구를 막기 위해 Microsoft가 표준필수특허에 대해 비차별적인(FRAND) 조건을 항상 준 수하도록 하였고, Microsoft가 국내 스마트폰·태블릿 제조업체에 대해 판매금지소송을 제기하지 않도록 하여 무분별한 특허침해소송 제기를 금지하는 내용으로 동의 의결하였다.

참조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