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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산맥체계 재정립 과정과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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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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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산맥체계는 우리 국민들이 한반도 전체의 지형지세를 이해하고 국토를 정확히 인식 하는 데 있어서 근간이 되는 지식체계다. 이러한 산맥의 분류체계와 명칭은 1900년대를 전후하 여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그 이전에는 산줄기 중심의 체계였으나 일본인 지질학자 고토분지로(小藤文次郞)가 발표했던 논문‘An Orographic Sketch of Korea(조선산악 론)’이 소개되면서 지질구조를 기준으로 하는 산맥분류가 체계화되었다.

산맥에 대한 논의는 1980년대 초 전통지리서의 산줄기체계가 수록된‘산경표(山經表)’의 존재가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현재 교과서에 실려 있는 우리나라 산맥체계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학계와 전문가 그리고 일반 국민 사이에 끊이지 않게 되었다. 논쟁의 핵 심은‘산맥설정의 기준을 땅밑 지질구조에 기반하느냐, 아니면 땅위 지형의 모습으로 하느냐’

는 산맥의 정의와 기준문제 그리고‘특정 산맥이 존재하느냐, 아니냐’하는 실체문제였다. 이처 럼 20년이 넘도록 지속돼 온 한반도 산맥체계에 대한 논쟁을 정리하기 위해서, 국토자원에 대 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담당하는 국토연구원은‘한반도 산맥체계 재정립 연구’2)를 수 행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산맥의 이름인 태백, 소백, 차령, 노령, 낭림, 마천령, 적유령, 멸악, 마식령 등의 산맥명칭과 요동방향, 중국방향, 한국방향 등의 산맥분류는 고토분지로가 명명한

한반도 산맥체계 재정립 과정과 의의

임은선|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2) 김영표∙임은선∙김연준. 2004. 「한반도 산맥체계 재정립 연구: 산줄기 분석을 중심으로」. 국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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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현행 교과서나 논문에 수록된 산맥체계가 교육목적에 의해 매우 간략하게 표현되어 고 토분지로의 산맥과 다른 모습이지만 현재 초∙중등교과서와 지리부도, 연구논문 등에 수록되 어 있는 산맥의 틀은 일본인 지질학자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토분지로의 산맥체계는 지질학적 증거의 뒷받침이 부족하여 유럽의 일부 지질학자로부터 신 랄한 비판을 받았으나, 현행 산맥체계는 그 영향을 받아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국토연구원의 연구에서는 현행 산맥에 대한 문제의식에서부터 출발하여 보다 정확한 산맥 의 개념과 정의를 토대로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접근으로 한반도의 산맥을 규명하려고 하였다.

우선 관련 문헌을 조사하여 산맥의 개념을 확인하였고, 전통지리서, 고토분지로의 조선산악론, 현행교과서 등을 조사하여 산맥체계의 변천과정을 분석하였다. 또한 지질과 지형데이터베이스 를 이용하고 GIS를 이용한 과학적인 방법론을 도입하여 현행 산맥체계의 문제점을 찾아보고, 산맥의 정의에 따라 한반도 산맥의 실체를 규명하려 하였다.

학계 일부에서는 국토연구원의 연구에 대하여‘산맥과 분수계를 혼동하고 있으며, 국토연구 원의 연구는 분수계에 관한 연구일 뿐, 산맥에 관한 연구가 아니다’, ‘지형의 형성과정과 지질 학적 특성을 배제한 것은 논리적 모순이며 자의적인 판단’이라고 문제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한반도 산맥체계 재정립 연구’는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확립하기 위해 국내∙외의 관련 문헌에서 제시하고 있는 산맥에 대한 정의를 기준으로 산맥체계를 설정한 연구다.

산맥의 정의가 수록된 문헌에서 학자들의 주장은 다소 차이가 나지만 공통된 개념을 정리하 면‘산맥(山脈, Mountain Range)은 산지에서 산봉우리가 선상(線狀)이나 대상(帶狀)으로 길게 연속되어 있는 지형’이다. 외국의 주요 문헌에서는 심지어 산맥을‘지질의 형성요인과는 무관 하다’거나‘같은 지질구조를 반드시 가질 필요는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어 현재 학계의 일부에 서 주장하는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 부연하자면 산맥은 산봉우리가 길게 연속된 지형으로 그 규모와 연속성이 분류기준이 된다.

국토연구원의 연구가 산맥과 분수계의 개념을 혼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학계 일부의 견해 는 사실과 다르다. 이 연구에서는 산맥을 찾는 하나의 변수로서 분수계를 사용했을 따름이며, 분수계 자체에만 의존하여 산맥을 설정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분수계는‘내린 비가 각각 반대쪽으로 흐르는 경계선으로 하천의 유역을 나누는 경계가 되며, 산맥의 봉우리를 이은 선에 상당한다’라고 정의한다. 거의 대부분의 산맥은 분수계의 기능을 한다. 따라서 산맥을 검토하 기 위해서 분수계를 분석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또한 산맥이 지형형성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다 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대륙과 해양판의 움직임에 따른 대규모 지각운동, 습곡작용, 융 기와 침식작용에 의해 현재의 한반도 산지가 모습을 갖추었음은 기초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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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다. 그러나 지형의 형성과정이나 지질학적 특성은 도출된 산맥의 성격에 관한 것이지 산맥 을 정의하는 기준은 아니다. 즉 지질학적 요소들 은 지표면으로 나타나 있는 산맥이 어떤 작용에 의해서 현재의 모습으로 남게 되었는지 산맥의 형성원인과 과정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요인들인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앞서 일부 학계에서 제기한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고 산맥의 정의와 설정기 준에 따라 수치표고자료와 위성영상을 활용하여 한반도 산맥체계를 재정립하였다. 산의 규모와 산지의 연속성을 산맥 설정기준으로 삼았고, 산 의 규모는 지역별로 상대고도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해 판단하였으며, 산지의 연속성은 산 능선 의 분포와 산봉우리 연속경향면 분석을 통해 추 출했다. 이 연구에서는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의 한반도 주산맥(1차 산맥)을 비롯하여 22개의

2차 산맥, 24개의 3차 산맥, 3개의 독립산맥 등

모두 50개의 산맥을 제시하였다. <그림>에서 왼 쪽지도는 한반도 산맥체계를 재정립한 결과이 고, 오른쪽은 2차 산맥 이상을 간략히 표현한 산 맥모형이다.

이 연구에서는 산맥에 대한 정의에 따라 산맥 의 규모와 연속성에 의하여 논리적으로 산맥체 계를 설정했으며, 정확한 자료를 토대로 정량적 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고토분지

<그림> 한반도의 산맥체계(좌)와 산맥모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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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의 수작업에 의한 스케치 수준의 연구결과를 그대로 답습하여 산맥의 개략적인 산맥모형만 을 제시하던 기존 연구방법에 비하면, 위성영상∙수치표고자료, 산봉우리 위치자료(x, y, z)를 이용하여 GIS의 공간분석방법을 도입한 것은 이 연구의 과학성으로 인정되는 부분이다.

또 하나 검토되어야 할 사실은 과연 산줄기와 산맥이 전혀 다른 실체이고 다른 개념으로 접 근해야 하는 것인가의 문제다. ‘산줄기’는 순수한 우리말이고, ‘산맥(山脈)’은 산줄기를 한자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산줄기를 한자로 쓸 때 산경(山經)이라고 썼었는데 일제시대부 터 산줄기를 산맥(山脈)으로 쓰기 시작했다. 결국 산줄기, 산맥, 산경은 모두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북한은 1994년 8월부터 국가과학원 지리학연구소에서 지형∙지질자료와 인공위성자료, 역 사자료 등을 전면적으로 분석∙검토하고 현장답사를 통해, 1996년에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등 을 백두대산줄기라고 이름을 지으며, 왜곡된 한반도의 산맥체계를 과학적으로 새로 정립했다 고 발표했다. 북한이 새로운 산맥체계를 정립한 이후 남한에서는 1996년부터 산림청과 환경부 에서 백두대간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으며, 2003년 12월‘백두대간보호에관한법률’을 재정하게 되었다. 또한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2004년 3월 초∙중등학교에‘백두대간의 이해와 보전’이 라는 교과서 보조자료를 발간하여 현장에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등 산맥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발표된 국토연구원의‘한반도 산맥체계 재정립 연구’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국민들에게 정확한 산맥체계를 알렸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러 운 일이라 여겨진다.

이번에 한반도 산맥체계 재정립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고 해서 이것으로 바로 교과서에 수 록된 산맥체계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 연구에서 규명된 결과를 토대로 현장답사와 함께 관련 기관 및 전문가 토론회, 여론수렴 등 바른 산맥의 실체를 확인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앞으 로는 지금까지 거론된 여러 문제와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연구기관과 학계가 함께 노력하여 모 든 국민이 우리 국토의 바른 모습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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