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정보
80 국토 제421호(2016. 11)
영국
‘도시에 대한 권리(the right to the city)’와 런던의 ‘근린 포럼(Neighbourhood Forum)’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해비타트Ⅲ의 영향으로 주요 의제였던 ‘도시에 대한 권리’의 담론이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비타트Ⅲ 한국 민간위원회는 도시계획의 참여 보장과 공간을 직접 설계할 권리가 보장된 도시를 강조하고 있다. 영국은 오랫동안 도시계획에서 시민참여를 강조해왔기 때문에 영국에서 논의되는 시민참여 계획과 도시에 대한 권리의 담론들을 살펴보는 것은 하나의 선례로 의미가 있다.
최근 영국의 도시계획에서 주민참여에 관한 가장 혁신적인 움직임은 근린 포럼(Neighbourhood Forums)의 도입이다. 이는 2011년 연합정부 시절 도입된 ‘지역 주권법(Localism Act)’에 기초한 것으로 주 민이 주도적으 로 법적 계획안을 만들 수 있게 보장한 것이다. 근린 계획(Neighbourhood Planning)에 대 한 정부보고서에서는 근린 포럼의 도입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이론적으로, 도시계획은 항상 지역 공동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결정사항에 대해서 발언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종종 공동체의 의견이 무시되고는 한다(Department for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 2012).
(중략) 정부는 권한을 지역 주민과 지역 상인, 시민사회 리더들에게 이양하고자 한다(Department for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 2012).”
근린 계획안의 수립 절차를 살펴보면, 지역에 따라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원할 경우에는 주 민 스스로 계획안을 수립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21명 이상의 주민이 모여 포럼을 구성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규정은 없으나 정부의 계획안과 지역계획 등 상위 계획안과 충돌 하지 않는 선에서 제안되어야 한다. 이후 독립적인 검토(independent examination) 과정을 거쳐 지역주민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으면 법적인 효력이 발생한다. 이 근린 계획안에서 제안할 수 있는 내용은 건물의 설 계, 외관에 대한 광범위한 내용부터 근린의 토지이용을 규제하는 방법의 구체적인 계획까지 다양하게 포함 한다.
2011년 근린 계획이 시작되고 만 5년여가 지난 현재 런던 지역의 경우, 계획안 통과 1지역, 심사 제출 3지 역, 포럼 형성 50지역 등 근린 포럼의 여러 사례들이 생겼다. 하지만 실제로 근린 포럼이 애초 목적했던 대 로 도시에 대한 권리를 적절히 충족시키는지 그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런던 근린 포럼으로 촉발된 복잡한 담론에는 다인종, 다문화로 구성된 런던의 인구구성적 특징이 일조하고 있다. 이것은 ‘도시 에 대한 권리’에서 권리는 누구에게 귀속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내포한 현상이다. 인권에 대한 근본적인 질 문으로 돌아간다면, 이상적으로 지역에 사는 모든 주민을 뜻하는 것이지만 실제 현실에서 주민참여가 그런 광의적인 의미의 ‘도시에 대한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차원의 문제다.
81 단편적으로 런던의 근린 포럼은 주로
런던의 중심부, 고등교육을 받은 중산층 중심 지역에서 형성되었으며 상대적으 로 빈곤하다고 여겨지는 지역에서는 이 러한 정치 참여에 대한 역량을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지역 근린 포럼의 여성, 장 애인, 소수 인종 집단 등 사회적 약자의 참여 여부, 지역 사회 구성원의 대표성 여부를 살펴보면 이 또한 긍정적으로 보 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례로 초기에 참여했던 해크니 구(London Borough of Hackney) 의 스탬포드 힐 포럼(Stamford Hill Neighbourhood Forum: SHNF)이 나 노스해크니 포럼(North Hackney Neighbourhood Forum: NHNF)의 사 례를 살펴보면, 유대인 집단과 보수정치 집단이라는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한 지 역 주민 조직과 그에 반대하는 지역 주 민과의 갈등으로 확장되었다. 당시 지역 당국은 상위계획인 계획법(Town and
Country Planning) 61F에 따라 ‘지역의 통합에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첨예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라는 이유로 두 포럼을 모두 거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사례는 지역 포럼이 모든 지역의 구성원을 대표할 수 없 으며 특히 중심 집단에서 소외된 계층은 이 과정에서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긍정 적인 점은 이와 같은 개별적 사례들의 학습을 통해 이후에 제안된 근린 포럼들의 경우 포럼의 강령에 구체 적으로 지역의 구성원을 대표할 방안과 이에 대한 고려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 도시에서 다양한 구성원의 교류와 갈등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며 그 자체가 도시의 가치 중 하나라 고 할 수 있다. ‘도시에 대한 권리’를 중심으로 한 담론은 소외계층, 여성, 소수 민족 집단 등 취약 계층에 대 한 고려로 확장될수록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띤다. 주민의 직접 참여가 권리를 확장할 수 있는 한 단계일 수 있지만 다양한 사회 집단에 대한 고려없이 근본 가치에 다가가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해비타트Ⅲ와 같이 비전을 함께 나눌 기회는 무척 중요하며, 이를 통해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이후의 수많은 갈등 상황에서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표 1> 근린 계획의 과정
1. 근린 범위 설정, 포럼 구성
• 지역 의회가 그 역할을 할 수도 있으며, 지역 활동을 지속해온 공동체 그 룹이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음
• 새로 그룹을 설정할 수 있으며 반드시 21명 이상의 지역 주민이 포함 되어야 함
2. 계획안 준비: 계획안 또는 규약(order) 형식이 가능
• 지역 혹은 국가 계획과 충돌하지 않아야 함
• 다른 법률과 충돌하지 않아야 함
• 만약 계획 당국이 지역의 성장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공동체는 새로 운 주거시설과 업무시설의 건설을 막는 형태로 계획안을 설정할 수 없 음. 이런 경우 공동체는 근린 계획을 새로운 건설안의 디자인, 장소, 유 형을 제안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음
• 근린 계획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여해야만 함
•계획안 형식으로 계획 정책과 근린의 토지이용을 결정할 수 있음
•규약 형식으로 공동체는 새로운 건물들의 허가에 관여할 수 있음
3. 독립 검토 과정
•독립 감독관이 계획안의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함
• 충족하지 못할 경우 변경을 제안할 수 있으며 계획 당국은 이 제안을 참 조하여 변경 사항을 권고할 수 있음
4. 지역주민 투표
•50% 이상의 투표자가 찬성할 경우 계획안은 통과됨
5. 법적 효력
•투표 후 법적 효력이 발생함
출처: Department for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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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Department for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 2012. Neighbourhood Planning.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
neighbourhood-planning. (2016년 10월 14일 검색).
Rayna Coulson. 2016. London’s Neighbourhood Forums–an update. http://www.londoncommunications.co.uk/londons-neighbourhood-forums- an-update/ (2016년 10월 14일 검색).
Hackney Council. 2016. Neighbourhoodplanning Decisions. http://www.hackney.gov.uk/neighbourhood-planning-decisions. (2016년 10월 14일 검색).]
조현지 | University College London 도시 및 지역계획학과 박사과정([email protected])
미국
20/20 해비타트III 보고서: 지속가능한 도시화를 위한 성과와 도전
미국 연방 주택도시개발부(Department of Housing and Urban Development: HUD) 주도하에 진행된 해 비타트Ⅲ의 준비는 국무부(Departement of State)를 비롯한 주요 정부기관과 다양한 시민단체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는 다음의 두 보고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15년 4월에 발행된 미 연방 보고서(U.S.
National Report)는 UN 해비타트에서 요청한 구상에 따라 작성한 임시보고서로, 도시 인구, 토지 이용 및 도시계획, 환경 및 도시화, 거버넌스 및 법제화, 도시 경제 및 주택 등 다양한 측면에서 미국 도시화의 과 거와 미래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기술적 보고서(technical report)다. 반면, 해비타트Ⅲ를 앞두고 2016년 10월에 발행된 20/20 해비타트Ⅲ 보고서(U.S. 20/20 Habitat Ⅲ Report)는 지속가능한 도시화를 위해 미 연방정부가 지난 20년간 이루어온 성과와 향후 20년간 맞닥뜨릴 도전, 그리고 기회를 보여주는 서술적 보 고서(descriptive report)다. 해비타트Ⅲ 개최 직전까지 미 연방정부가 준비해온 20/20 해비타트Ⅲ 보고서 의 전체 내용을 장별로 요약하였다.
지난 20년간 미국의 도시화(Setting the U.S. Context)
지속가능한 도시화 측면에서 지난 20년간 미국에서 나타난 주요 변화는 연방, 주 및 지방정부 차원의 재정 구조 개선, 도시 현안과 관련된 법령 개정, 분권 및 지방정부 권한의 강화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지방재정 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3대 부문(교육, 복지, 교통)을 중심으로 재정원천을 확대하거나 다양화하 였고, 지방재정 지출효과 극대화를 위해 정책구현 및 투자유치 전략을 개발하였다. 2008년의 미국이 겪은 경제 대침체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법령(Housing and Economic Recovery Act 또는 American Recovery and Reinvestment Act)을 마련하였고, 한편으로는 교통, 에너지, 환경, 토지 이용 등 다양한 도 시 현안에 관한 법령의 제정과 개정이 이루어졌다. 지방정부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신규 법령이 마련되는 동시에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재정운용 체계도 개편하였다. 이와 같은 지난 2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 연방정부는 향후 20년간 지속가능한 도시화 구현을 위해 주민과 커뮤니티에 대한 투자, 포괄적 주거공간 확보, 그리고 경제적·환경적 회복력 구축이라는 전략을 마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