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통권 247호
(2021. 3. 9)
바이든 취임 이후 미국
외교전략의 도전요인과 과제
성기영 외교전략연구실
제247호
March 2021. No. 247
국문초록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한 달만에 중동 지역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을 승인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유혈사태도 장기화하면서 사망자가 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이번 군사공격이 이란 핵합의(JCPOA) 복귀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유혈사태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번째 외교정책 연설(2월24일)에서 밝혔던 △자유의 수호, △보편적 권리 인정, △인간 존엄성의 존중 등 미국 외교의 우선적 가치들을 퇴색시키고 있다. 미얀마 유혈사태와 이란 핵 합의 복귀 문제 모두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권위주의 리더십을 배경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외교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전략 성패 여부는 과거 미국이 추구해온 ‘자유주의적 패권국(liberal leviathan)’ 전략의 성패를 가늠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힘의 모범(example of power)’이 아닌, ‘모범의 힘 (power of example)’으로 세계를 이끌겠다고 공언했지만 중동의 불안과 미얀마의 유혈사태는 국제사회가 미국을 향해 바이든 외교가 지향하는 ‘모범’이 무엇인지, ‘힘’은 어떻게 행사할 것인지를 동시에 묻고 있다.
핵심어 : 바이든 외교전략, 민주주의 외교, 시리아 군사작전, 미얀마 유혈사태
바이든 취임 이후 미국 외교전략의 도전요인과 과제
이슈브리프 통권 247호
바이든 취임 이후 미국 외교전략의 도전요인과 과제 01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한 달만에 중동 지역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을 승인 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 국방부가 2월25일 F15-E 2대와 정밀유도 미사일 7발을 동원해 시리아 동부지역의 친이란 민병대 시설을 폭격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미국 언론은 이번 폭격으로 인해 1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도했지만 시리아 현지 인권단체들은 22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까지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시대의 일방주의적 대외전략을 비판하면서 미국의 리더십 복원을 선언 하고 외교를 미국 대외전략의 중심에 놓겠다고 공언했던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한 달만에 중동지역에서 군사작전을 감행한 사실은 다양한 해석을 동반한다.
일방적 군사력의 행사가 아닌 동맹 공조와 다자주의를 앞세웠던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그 중의 하나이다.
시리아 내 군사작전 확대해석 경계
일단 미 국방부는 이번 군사작전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은 데 대한 비례적 대응 차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대한 군사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미군이 부상을 입은 사건은 지난 2월15일 발생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국의 인사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미군기지가 공격을 받은 지 열흘 만에 공격의 배후로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에 대한 군사 작전을 명령했다는 것이다. 국방부 발표에서도 이번 군사공격이 중동 지역에 대한 군사적 개입 확대 의지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미 국방부의 설명만으로 해소되지 않는 대목들도 있다. 국방부 대변인이 군사작전의 구체적 목표와 작전에 동원된 전투기와 미사일 등 구체적 정보들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사실이나 이란 핵합의 복귀를 여러 차례 공언했던 바이든 성기영 (외교전략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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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가 이란의 반발이 예상되는 이번 군사공격을 전격적으로 승인한 배경 등이 그것이다.
우선 바이든 행정부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이번 군사공격이 대이란 관계의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 복귀를 둘러싸고 ‘선(先) 제재 해제’를 통한 합의 복원을 요구하는 이란과 ‘선(先) 합의 준수’ 조치를 이란측에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던 상황에서 이번 폭격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시아파 민병대나 헤즈볼라와 하마스 같은 친 (親)이란 프록시 조직이 중동지역 미국 시설이나 미국인을 공격하면 이를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외교와의 차별화를 추구하면서도 이란이 미군시설에 대한 공격을 지렛대로 향후 협상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하게 맞서겠다는 의지를 이번 군사공격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을 것이다.
이란 핵합의 복귀 일정 제시에 어려움
오는 6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이란의 국내 상황도 바이든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 조기 복귀 약속 이행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2015년 서방과의 핵합의 주역이었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있을 뿐 아니라 현재 거론되고 있는 차기 대통령 후보들은 대부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다. 군부 강경파가 득세했던 지난해 2월 총선 투표율은 42.5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6월 대선에서도 낮은 투표율이 이어지면 개혁 성향 후보가 나서더라도 당선 가능성은 더욱 떨어질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섣불리 이란 핵합의 복귀 일정을 제시하기 어려운 정치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중동 지역에서의 군사작전 승인을 이란이나 중동 뿐만 아니라 대선 기간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했던 외교정책 기조의 변화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한 미국 외교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동맹과의 관계 회복을 역설했다. 또 대중정책 분야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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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취임 이후 미국 외교전략의 도전요인과 과제 03
트럼프식의 예측불가능한 대결구도 대신 ‘질서있는 경쟁(competition without catastrophe)’을 통해 경쟁과 협력의 공존을 예고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신정부 외교의 원천으로 삼으려고 했던 미국의 민주 주의는 의사당 난동 사건으로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고 대중정책 관련 메시지도 예상보다 훨씬 강경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거친 설전을 마다하지 않았고 유럽과의 동맹 복원을 주제로 한 뮌헨 안보회의 화상연설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은 격렬해질(stiff) 것”이라고 예고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강경 기조를 반영하듯 윌리엄 번스 CIA 국장 지명자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중국을 ‘가공할 만한 적수’와 ‘약탈적 리더십’이라고 몰아붙였고 러시아에 대해서는 ‘중국만큼이나 파괴적’이라는 수사를 동원해 비판했다.
유럽은 바이든 외교 환영과 동시에 거리두기
취임 초반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경 기조를 유지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에 대해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로부터 어느 정도 수준의 호응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표방하는 가치 지향적 외교에 국제사회의 ‘규범세력(normative power)’을 자임해왔던 서유럽 국가들은 환영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트럼프 외교의 일방적 폭주를 경험했었던 이들 국가들 입장에서 바이든의 취임은 대서양 외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국 경제의존도에서 유럽 내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상이하고 러시아로 부터의 에너지 공급 비중도 무시할 수 없어 유럽 국가들이 바이든의 외교정책 방향 전환에 이인삼각처럼 발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다. 유럽 국가의 정상들과 바이든 대통령이 함께 참여해 화상회의로 열렸던 뮌헨안보회의 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과 독일의 이익이 항상 수렴하는 것은 아니다”며 거리를 두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의 독자 안보 능력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이 돌아왔다’는 야심찬 선언으로 외교행보를 시작했지만
집권초 내세웠던 진보적 아젠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장애물도 적지 않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은 도덕적 이상주의의 기준만을 내세워 중국과 러시아 등 미국식 자유주의 가치를 위협하는 권위주의 국가들을 상대하려고 한다거나 트럼프 시기 미국 외교의 위상 회복은 고결한 이상주의를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여론의 비판을 극복해야 한다.
바이든 외교의 이상주의와 도덕주의
미국 내에서는 이란 핵합의 복귀에 대한 이란 정부의 상대적 무관심을 바이든의 대중동 정책이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징조로 해석하는 시각이 등장했고 인권외교를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가 정작 미얀마 군부 쿠데타 세력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 하고 있다고 느끼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현재 미얀마의 상황을 놓고 보면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번째 외교정책 연설(2월24일)에서 밝혔던 △자유의 수호, △ 보편적 권리 인정, △인간 존엄성의 존중 등 미국 외교의 우선적 가치들은 퇴색 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초기 맞닥뜨린 미얀마 유혈사태와 이란 핵합의 복귀 문제 모두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권위주의 리더십의 등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외교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민주주의 연대를 강조하고 권위주의 체제와의 대결을 강조해온 바이든 외교가 ‘선교이상주의(missionary idealism)’라는 일부의 냉소적 시각(파이낸셜 타임스 2020/11/24)을 극복할 수 있는지가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의 대응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전략 성패 여부는 과거 미국이 추구해온 ‘자유주의적 패권국 (liberal leviathan)’ 전략의 성패를 가늠하는 척도라고도 할 수 있다. 자유주의적 패권국 전략은 냉전 시기에는 저개발 권위주의 국가에 미국식 민주주의 확산을 통해 사회주의의 침윤을 방지하고 냉전 이후에도 기존 민주국가들의 민주주의 완성도를 높임으로써 국제협력의 구심점으로서 미국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외교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슈브리프 통권 247호
바이든 취임 이후 미국 외교전략의 도전요인과 과제 05
중동 불안과 미얀마 유혈사태가 남긴 질문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심화되면서 포퓰리즘의 확산과 권위주의의 부활 등 민주 주의의 퇴보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시의적절하게 민주주의 외교를 미국 대외전략의 브랜드로 채택했다. 그러나 경제적 국익과 안보 수요가 상충하는 국제관계에서 자유세계(free world)와 권위주의 체제의 대결을 강조 하는 냉전적 접근방식이 여전히 유효한지,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지만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국가들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아야 할지 등 뒤따르는 질문들에 아직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바이든 외교의 현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월20일 취임사에서 ‘힘의 모범(example of power)’이 아니라
‘모범의 힘(power of example)’으로 세계를 이끌겠다고 공언했다. 글로벌 스탠다드가 사라진 국제정치 현실에서 다시 한번 가치외교와 도덕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중동에서 등장하고 있는 불안 요인들과 미얀마에서 지속되는 유혈사태는 국제사회가 미국을 향해 바이든 외교가 지향하는 ‘모범’이 무엇인지,
‘힘’은 어떻게 행사할 것인지를 동시에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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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집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공식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