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분권화시대의 네트워크형 국토공간구조: 네덜란드 란스타드
조진철|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머리말
네덜란드는 싱가포르와 함께 국제화·세계화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도시공간정책 연구의 중심대 상 중 하나다. 작은 국토와 자연자원을 극복하고 지식기반경제와 국제물류의 중심에 우뚝 선 나라 네덜란드, 배울 점이 많은 나라임에 틀림없다. 그 러나 국제화·세계화의 미래를 보여줄 것 같은 네 덜란드도 21세기 초 세계적 불황의 여파로 더 이 상 20세기 말과 같은 영화를 누리지는 못하고 있 다. 최근 네덜란드의 경제는 1% 미만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노사화합의 상징이었던 노조는 길거 리로 나오고 있다. 그들의 자랑거리였던 네덜란드 국영 항공회사 KLM은 2003년 10월에 에어프랑 스가 인수하였고, 스키폴(Schipol) 국제공항은 허 브공항으로서의 위치가 유명무실해질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해 있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국제물 류기지 로테르담은 세계 3위인 부산항보다도 세 계물류 분담량이 줄어들어 세계 7위에 머물고 있 는 실정이다.
이러한 네덜란드의 현재는 네덜란드인들로 하 여금 국제화·세계화 시대에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공간적인 준비를 하도록 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최근 2∼3년간의 저성장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기반시설의 정비를 서두르고 있고, 국제화·세계 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공간정책으로 네트워크 도시의 개념을 실천하고 있다. 네트워크도시 개념 의 두드러진 실천적 프로젝트는 네덜란드의 경제 생활권의 중심인 란스타드(Randstad) 계획이다.
그것은 델타메트로폴리스(Deltametropolis) 계획 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글은 그 계획의 일반적 내 용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며 시사점에서 우리나라 수도권 및 국토공간에 시사하는 바를 언급하고자 한다.
델타메트로폴리스의 공간적 범위: 란스타드
란스타드는 네덜란드의 경제적 중심을 일컬어 지 칭하는 지역개념이다.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헤 이그, 우트레흐트는 란스타드를 구성하는 4개의 해 외 리 포 트
도시들은 도시별로 25만 명에서 75만 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가운데 위치한 녹지공간을 4개의 도시가 둘러싸고 있다. 70∼80km2의 란스타드 지 역 안에 약 60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며, 네덜란드 경제활동이 대부분 이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Deltametropolis의 기원
1980~1990년대 네덜란드의 공간계획은 경제 활 성화를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부분 기간 산업 발전과 이의 효율화를 위한 인프라 계획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세계 제일의 항구로 도 약하기 위한 로테르담의 화학 및 철강산업의 확 장, 유럽 제5위로의 도약을 위한 스키폴 공항의 확장 및 주변지역의 산업단지계획, 로테르담과 유 럽내륙(독일)을 연결하기 위한 새로운 화물운송 철도의 건설, 독일과 프랑스를 연결하기 위한 고
공간계획은 스키폴 공항과 로테르담을 국제화 통 로로 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입안했고, 4개의 주요 도시 중심부에 국제적으로 매력적인 프로젝트들 을 시행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들 프로젝트의 문제점은 지방의 자율 적인 결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가공간계획에 의 해 좌우됨으로써 top - down 방식의 한계를 보여 주었으며, 무엇보다도 이들 도시들의 프로젝트를 종합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광역권 추진체계가 부 족하였다. 계획은 있지만, 추진할 수 있는 체계가 없어 종합적인 건설보다는 일부 자금력을 갖춘 도 시들(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의 분절적인 프로젝 트들만이 성사될 수 있었다. 또한, 지역적으로 다 핵심도시(polycentric)가 국제경쟁력을 가지기에는 불충분하고 오히려 대도시가 바람직하다는 논리 가 우선시되어 란스타드를 전체적인 안목으로 바 라보는 네트워크 방안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웠다.
그로부터 10년 뒤 개발경제의 분절적인 산업발 전과 인프라 건설계획은 중앙정부와 지역정부간 의 협력관계가 성숙해짐에 따라‘네트워크 도시’
라는 개념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것은 단일 핵 심의 대도시 개념으로부터 다핵도시로서의 란스 타드를 바라보는 견해로 1998년 란스타드 4개 도 시의 공간계획안(the Alderman of Spatial Planning)인‘델타메트로폴리스’가 수립되었다.
주요쟁점은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대도 시와 중간규모의 도시들이 느슨하게 연결되기보 다는 새롭게 유기체적으로 결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이들 도시들을 네트워크함으로써 결합력 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주요내용은 란스
<그림> 란스타드 위치도
해 외 리 포 트
타드 지역 내의 통합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의 발 전, 수변과 녹지공간의 상호의존적 구조확보, 대 학간·문화적 기구들간의 협력, 각 주거지역의 특 징적인 건설을 통한 다양화 방안 강구, 이민자와 의 융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개발경제시 대의 분절적인 교통계획, 산업입지계획으로부터 더 나아가 공간의 네트워크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는 측면에서 상당히 발전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주요 계획내용
1. 델타메트로폴리스의 개념
델타메트로폴리스는 공간적 범위로 란스타드 지 역을 계획하는 지역개발 개념이며, 내용적 범위로 는 개발지상주의적인 도시네트워크 개념을 넘어 환경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계획이다. 여 러 도시센터가 교통네트워크와 환경네트워크를 통해 효율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생활 권을 확대하는 개념일 뿐만 아니라 공간을 유기적 으로 결합·배치하여 친환경성과 경제적 효율성 을 더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계획이다. 색깔로 표 현하자면 도시화로 인한 공간은 빨강으로, 환경공 간을 녹색으로 묘사하여, green - red 네트워크로 부르기도 한다.
2. 델타메트로폴리스의 계획구성요소
델타메트로폴리스는 델타(Delta), 메트로(Metro), 폴리스(Polis)라는 세 가지 주요한 요소로 나누어 진다. 델타와 메트로는 각각 환경네트워크와 교통 네트워크의 개념이며 폴리스는 교통결절지역이 다. 세부적으로 델타는 녹청네트워크(Green-Blue Network)로 명명하며, 남부의 라인강 삼각주와
중부의 녹색공간 및 북부 이젤호수(IJssel Lake)를 아우르는 지역이 해안에 의해 연결되는 네트워크 를 의 미 한 다 . 메 트 로 는 교 통 네 트 워 크 (Infrastructure Network)로서 국제적인 도로, 항 구, 철도, 공항, 대중교통수단의 확장 및 효율화 사업을 일컬으며, HST(High Speed Transport)네 트워크, 대도시간 및 중요결절간의 전철시스템 등 으로 구성되어 있다. 폴리스는 암스테르담, 헤이 그, 우트레흐트, 로테르담 등 대도시와 주변의 중·소 도시들을 통칭하는 교통결절지역이다. 이 들 세 요소들은 주택, 산업, 공원, 학교 등 토지사 용의 근본이 되며 공간발전을 주도한다. 이들 세 요소들을 통합하여 델타메트로폴리스의 개념을 간단히 설명하면, 주요결절지들을 연결하는 환경, 교통네트워크의 완성이 델타메트로폴리스의 요체 라 할 수 있다.
3. 기존 공간계획과의 차이
기존 인프라 개발정책이 교통네트워크에 한정되 어 설명하는 것에 비해, 델타메트로폴리스는 환경 네트워크를 의식적으로 공간에 실현시키며, 폴리 스의 개념이 자족성을 근간으로 하는 교통과 토지 사용의 결합에 의한 콤팩트시티를 지향하고 있다 는 것이 다른 개념이다. 이전 계획들이 인프라의 건설에 의한 자동차와 트럭 등의 사용효율성에 초 점이 맞추어져 있던 것에 비해, 델타메트로폴리스 개념은 대중교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환경공간 의 활용을 통해 삶의 질을 한 단계 향상시킨다. 이 것은 사용효율성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여 교통 효율성의 증진을 지속하는 동시에 교통효율성의 강조에 의해서만 나타나기 쉬운 환경파괴를 의식 적 환경공간의 창출을 통해 만회하고 더 나아가
교통네트워크
1. 도시의 계층구조
교통네트워크 형성의 결정적 요인은 어떻게 공간 이 구성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도 시화 과정은 어느 특정한 곳에 집중한다기보다는 네덜란드 전국에 걸쳐 도시가 산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공간구조의 특성은 첫째, 마을이나 이웃 공동체 등의 소도시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으며, 둘째, 인구 10만 명 정도, 반경 3km 이내의 많은 중간규모 도시 중심의 도시화 과정을 거쳤다는 것 이고, 셋째, 100만 명 미만의 주민이 거주하는 매 우 적은 수의 저밀도 대도시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공간구조의 계층구조는 교통네트워크의 계층적 구조에 영향을 주는데, 정주공간이 크면 클수록 더 많은 도시서비스를 제공하므로 도시서 비스 기능의 계층적 구조에 따라 교통네트워크의 거리가 다르다.
2. 네덜란드 교통구조의 특징
네덜란드 교통구조의 특징은 산재한 도시정주공 간을 연결하기 위해 조밀하며 접근성이 우수한 네 트워크가 발달하였고, 다수단(multimodal) 교통구 조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교통시스템을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네덜란드는 총연장 11만km 의 조밀한 도로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사용자 들은 이들 교통네트워크로부터 비교적 용이한 접 근성을 확보하고 있다. 도로네트워크 중 약 2,200km의 광역 고속도로 체계는 국제기준과 비
갖추어져 있어 약 2,800km의 조밀한 철도네트워 크가 있다. 대중교통수단으로는 메트로네트워크 의 효율적인 여객운송을 위해 도시간 전철 및 버 스, 도시 내 버스, 트램 등이 갖추어져 있다. 도로 네트워크 이외에도 화물운송과 도시간 대중교통 수단으로 조밀한 수로교통네트워크 또한 구축되 어 있다.
3. 대중교통의 현황 및 전망
네덜란드의 정주공간과 잘 갖추어진 교통네트워 크의 서비스와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유럽의 평균 에 비해 이용자의 이동성을 월등히 신장시켜 1인 당 하루에 네 번, 약 40km를 통근이나 쇼핑 등을 하도록 교통수요를 유발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대 중교통수단의 교통분담률은 높지 않으며, 도시 내 대중교통수단의 교통분담률은 2%, 도시간 분담률 은 15%로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선호도는 거리가 멀수록 높다. 도시 내 대중교통수단 이용률이 높 지 않은 것은 저밀도의 도시정주공간, 대부분 소 도시 위주의 정주패턴과 무관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러한 정주공간은 자전거 사용을 우선시하도록 하고 있다. 도시간 대중교통수단 이용률이 높지 않은 것은 도시활동의 집중성과 대단위 도시의 형 성이 미약하여 자동차 위주의 도시간 정주공간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도시간 대중교통 수단은 먼 거리에서 통근 또는 여행하는 사람들이 철도를 이용함으로써 도시 내 대중교통수단보다 는 높은 분담률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 교통시장에서 대중교통의 수송분담률은 적고, 교통수단간(intermodal), 다수단교통
(multimodal) 분담률은 더욱 더 적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네덜란드는 꾸준히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수단 간분담률과 다수단분담률을 향상시키기 위한 Kiss and Ride,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 등의 정책들은 대 중교통 수송분담률을 향상시키기 위한 중요한 정 책들이다.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높이기 위한 정 책은 네트워크도시의 근간이 되는 교통정책인데, 가장 큰 이유는 이들 대중교통 네트워크가 공간구 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교통정책 담당자들은 이들 대중교통수단 증진정 책이 교외화에 의해 초래된 공간발전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콤팩트한 도 시 정주체계를 강화한다고 믿고 있다.
환경네트워크
델타메트로폴리스 계획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환경과 삶의 질이라는 개념을 네트워크로 연결시 켜 지역의 공간정책을 구체화시켰다는 점이다. 그 동안 환경은 개발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보존적 차원에서 주로 다루어져 왔다. 또한 삶의 질은 상 당히 추상적 개념으로 지역단위 수도권공간에서 는 잘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델타메트로폴리스 계획은 수변계획, 운하 등을 이용한 레크리에이션 및 교통계획, 해안을 이용한 관광계획, 녹색 개방 공간 등을 개발과 연계해 도시화 정도가 강한 지 역에 현실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계획은 아직 계 획단계이지만, 주어진 자연환경을 적절히 활용하 여 삶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델타메트 로폴리스 계획은 분명 국제화·세계화시대에 대 응한 수도권계획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사점
유럽은 봉건주의 역사를 토대로 중·소도시의 발 전이 두드러진 공간발전 형태를 보여준다. 사실 이러한 도시발전 형태는 종주도시화 현상을 경험 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부러움의 일부였기 때문에, 지방분권화를 위한 이상적인 공간발전 방안으로 중소도시의 발전을 고무시키는 일련의 계획들을 진행하고 있다. 특이한 양상은 중·소도시의 발전 을 보여주고 있는 네덜란드의 경우 최근까지 상당 히 오랫동안 대도시 중심적인 도시발전이 네덜란 드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생각을 가 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제집적의 이익과 수요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대도시 중심의 경제발전 정책을 유럽의 부유한 나라에서도 실시 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컬한 측면이 없지 않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분산도시개발정책이 이미 1990년대 초반에 세워져 있었지만, 대도시 중심적인 사고에 의한 도시공간정책은 지속해서 지역계획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대도시 중심적인 국제경쟁력 확보방안이 중·소 도시 중심의 분권화를 통한 국제화 방안보다 우선 시 되어져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네덜란드에서 대도시 중심 적인 사고를 뛰어 넘어 네트워크도시의 개념이 지 배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고무적이며, 중·소도시 중심의 분권화가 단지 도시계획의 이상으로서 존 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한 현실성 있는 계획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착으로서 네트워크도시의 해 외 리 포 트
첫 번째는 삶의 질이라는 것이 비경제적 개념 이 아니라 경제적 개념으로 전환됨에 따라 공간계 획에서 삶의 질을 반영하려는 경향이 대두되고 있 다는 것을 증명한다.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교통, 환경 등 외부불경제에 의해 초래되는 손실이 커짐 에 따라 대도시 중심정책에 의해 발생하는 경제집 적 이익만으로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다국적기업의 산업 유치는 이전에는 작게 다뤄져 왔던 근로자들의 생 활환경 또한 기업의 입지에 있어 높은 비중을 차 지하게 만들었다. 기업들의 유치가 국부의 향상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이전에 미 심쩍게 생각되던 대도시 중심적인 사고와 중·소 도시 중심적인 사고간의 혼돈은 네트워크도시라 는 개념으로 발전·정리되고 있는 듯하다.
두 번째는 중·소도시 중심적인 결절지들의 유 기적 연결체로 네트워크의 강화방안이 전면에 떠 오르고 있다. 네트워크는 단순히 교통에 국한되는 개념이 아니라, 공간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도로, 철도, 대중교통, 수상교통 등의 네트워크 구 축뿐만 아니라 녹색개방공간과 해안, 강 등의 청 색공간도 중요한 네트워크의 개념에 포함되어 공 간을 빠르게 연결하고 동시에 삶의 질 개념을 네 트워크에 인입시키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네트워크도시를 현실화한 네 덜란드의 델타메트로폴리스 계획은 우리의 수도 권계획에 시사하는 바 크다. 사실 우리의 수도권 계획은 네트워크도시라는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듯하다. 우선 대도시 중심적인 도시발전의 개념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 대도시 중심적인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주변도시들이 서울의 베드 타운으로 기능함으로써 지역적으로 단일 핵심인 서울과 그 이외의 주변도시들로 구성되어 각종 외 부불경제 효과를 발생하고 있다. 네트워크도시의 핵심적 요체는 지역적 다핵심도시의 발전이다. 네 덜란드 란스타드의 경우는 암스테르담, 헤이그, 로테르담, 우트레흐트와 중소규모의 도시들이 각 각 자족적인 역할을 하는 가운데 지역적으로 다핵 심도시의 발전양상을 보여준다. 한때 이러한 다핵 심도시의 발전이 과연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가에 대한 의문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그간의 경 험과 2000년대 초반의 델타메트로폴리스 계획은 분명 지역적 다핵심도시가 향후 국제경쟁에서 장 점을 가지고 있고, 국제화시대 도시발전의 공간적 모범이 되리라는 것을 증명한다. 다행히도, 수도 권에 있어 인천, 수원 등은 최근 통근패턴이 서울 중심으로 향하던 것에 비해 각각의 도시 내로 통 근패턴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미 상당히 자족적인 경향성을 보여주고 있으므로, 이의 활용을 통한 네트워크방안의 모색은 수도권의 다핵심도시 발 전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지역에 있어 도시들을 빠르고 효과적으 로 연결하는 교통네트워크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자연개발을 통한 환경네트워크 구축이 필 요하다. 고속철도, 고속도로, 철도, 대중교통수단 의 발전과 아울러 수도권 동부의 녹색공간을 한강 과 서해안의 청색공간에 연결시키는 Green-Blue 네트워크의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다. 사실 수도권 중심부를 흐르는 한강은‘한강의 기적’이라는 말 로 표현되다시피 경제개발의 상징으로 간주되어
져 왔다. 세계 어느 나라를 둘러봐도 도심부를 흐 르는 강폭이 이렇게 큰 강은 보기 드물다. 수변계 획, 운하계획 등을 교통과 관광이라는 큰 테마와 관련하여 개발하고, 개발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공간창출은 네덜란드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부 분은 아니다. 최근 네덜란드에서 보여주고 있는 Blue네트워크의 강조는 한강과 서부해안의 활용 을 통한 국제적 관광휴양도시로서 수도권을 재창 출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또한, 네트워크도시는 수도권의 대도시, 중소 도시와의 교통, 환경네트워크 구축뿐만 아니라 분 권형 국토공간구조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현재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중소도시들은 단핵중심 적인 구조에서 도시계획구역을 확장하여 단핵구 조를 더 심화시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시규 모가 어느 정도 팽창하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분 권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도시규모가 비대해 지면 외부불경제효과의 노정은 피할 수 없다. 따 라서 분권화시대에 국토공간구조가 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도 다핵심도시를 근간으로 하는 네트워크도시의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인구가 계속 해서 유입되는 도시의 경우 우선적으로 자족적인 배후도시들을 공간화하고 이들 배후도시들의 연 결체계를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외곽순환도 로의 건설, 배후도시와 중심도시간의 녹지공간 확 보 등을 통해 삶의 질 및 교통효율성을 확보할 필 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중심도시와 배후도시들 간의 연결체계가 중심도시를 중심으로 확장하는 단핵중심의 도시공간구조는 지양하고, 배후도시 들의 자족성을 강화시키는 방향에서 산업들의 입 지, 교통네트워크와 환경네트워크를 결합하는 방
식이 주요하다. 다만, 자족성을 강화하기 위해 신 도시를 건설하기보다는 기존의 소규모 도시 또는 그에 준하는 규모의 배후도시를 육성하는 것이 바 람직할 것이다.
한편, 북한의 국토공간구조에 대해서도 이 네 트워크도시 개념은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의 도농균형에 의한 중소도시의 발전은 반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것으로 이의 파괴보다는 활용을 극 대화하는 네트워크도시의 적용을 필요로 한다. 북 한은 장래 개혁·개방이 가속화함에 따라 자본주 의 경제의 확산과 더불어 평양을 중심으로 일극화 할 가능성이 있으며, 단일핵심 중심의 도시공간구 조는 도시주변의 난개발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현재 북한의 교통네트워크는 중심도시를 중심으 로 방사형으로 뻗어 있는 도로 및 철도에 의존하 고 있는데, 이러한 지역 단일핵심 구조로는 주변 중소도시의 자족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중심도시 가 이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개혁·개 방기에 의식적으로 중소도시들간의 교통네트워크 를 완비하여 교통효율성을 강화하고 배후도시와 중심도시 사이에 환경네트워크를 보존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의 도시들은 직주근접의 원칙에 충실하며, 대중교통 우선의 공간계획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도시가 지향하고 있는 도시 공간구조와도 일맥상통한다. 물론 자본주의 경제 수요와 집적의 논리가 통용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공간 재배열이 뒤따를 것이지만 기본골격은 활용 여하에 따라 오히려 바람직한 공간구조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해 외 리 포 트